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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체불 근로자'에 설 선물을 - 임상훈

임상훈 기자(사회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한해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한 해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모두가 풍요로워야 할 설날.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지난 한해 공들여 일한 성과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른바 체불임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은 아직까지 한 해의 마무리도, 새 해의 출발도 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형편에 있다. 가정을 꾸리고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설날이 달가울 리 없다. 수중에 돈은 한 푼 없는데 물가는 치솟아 명절상 차리기, 설빔 마련하기, 세뱃돈 준비하기가 벅찰 따름이다.

 

800만원의 체불임금이 있다는 근로자는 “경기도 어렵고 일자리도 부족해 적은 임금이지만 꾹 참고 성실히 일했다”며 “하지만 업체가 도산했다며 나 몰라라 하면 근로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고 깊은 한숨을 지었다.

 

도내에는 아직까지 2500여명의 근로자들이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이 같은 처지에 놓여 신음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당장 명절을 지내고, 생계를 잇기 위해 카드를 쓰고 사채에 의존하다 보면 받을 임금은 그대로 인데 갚아야 할 빚은 눈덩이처럼 덩치를 불려가기만 한다.

 

한 체불임금 근로자는 “업체에 찾아가 악을 쓰고 집회를 하는 것은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느냐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오는 행동”이라며 “아무리 발버둥쳐도 꿈쩍도 않는 업체를 보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굴뚝같다”고 말했다.

 

다행히 노동부는 올해 설 연휴 체불임금 청산대책을 세우고 체불 근로자의 생계와 법률 등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체불임금에 우는 근로자들의 손에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쥐어주는 것. 설 명절을 맞는 체불임금 근로자들에게 이보다 큰 선물은 없을 것이다.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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