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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우울증 - 박인환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감기처럼 쉽게 걸릴 수 있는 정신질환이라는 얘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울증을 심장질환, 교통사고에 이어 인류를 괴롭히는 3대 질환으로 꼽고 있다. 2020년이 되면 우울증이 인류를 괴롭힐 2위의 질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우울증에 걸리면 괜히 슬프거나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다. 잘 웃지도 않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입맛도 떨어진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울증의 특징을 한마디로 '상실감'으로 요약한다. 기력의 상실, 흥미와 자신감과 희망의 상실이 우울증의 증상이자 원인인 것이다.

 

만병의 근원인 감기를 대수롭지 않게 볼 수 없듯 마음의 독감 역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우울증 증세가 심해지면 극도의 불안과 절망, 자살충동으로 이어진다. 감정 조절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극단적인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자살자들의 상당수가 전조증상으로 우울증을 앓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은 곧 정신병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정신과 치료를 기피하거나 치료받는 사실을 숨긴게 사실이다. 치료흔적이 전과기록처럼 남아 사회생활을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편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속병만 앓아왔던 것이다. 심지어 비보험처리를 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건강심사평가원(심평원)이 발표한 자료는 우울증 환자의 급증과 함께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개선돼 가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심평원의 2004∼2008년 우울증 환자 진료실적에 따르면 2008년 환자의 항우울제 투여횟수가 6천82만여 회로 2004년의 4천480만여 회에 비해 5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의 급증은 그만큼 우리사회에 그늘이 많다는 증거다. 그동안 압축성장에 매달리면서 양극화는 가속화되고, 사회 안전망의 부실속에서 경제위기까지 겪고 있다. 계층간 격차가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감내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우울증이 오래 가면 마음의 병이 깊어져 결국은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간다. 사회적 불행이자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약자에 대한 배려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 질병인 우울증이 상실감과 집착에서 연유한다는 점에서 개개인들도 마음을 비우는데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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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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