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70대 후반, 경력만 55년 이상 옷감·재질따라 4가지 색다른 소리 해외서도 명성…"이색공연 곧 선봬"
"우리처럼 나이 먹었는데도 전국 어디서나 환영해주니 얼마나 기뻐. 앞으로 힘닿는데까지 공연해 사람들한테 전통의 소리, 우리 고유의 소리를 계속 들려주고 싶어"
완주군 고산면 창포체험마을 다듬이할머니연주단은 이미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명물이다.
예전에는 시골마을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으나 어느 때부턴가 희귀해진 다듬이 소리를 살려 옛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조상의 자랑스런 무형의 유물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6월 창단된 다듬이할머니연주단은 평균 나이 70대 후반으로 다듬이 경력 55년 이상씩이다.
김달례 단장이 83세로 가장 많고 김정순(82), 김복순(79), 유애식·박순덕·김순례(75), 임종숙(73), 장충자(71) 할머니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듬이 돌은 차돌로 만들어져 청아한 소리를 내고 방망이는 박달나무다. 다른 나무는 오래가지 못하고 쪼개진다.
이들은 옷감의 재질과 두께에 따라 4가지의 다른 소리를 낸다.
김달례·임종숙 할머니는 사대부 등 지체높은 양반들의 옷감인 명주를 두들겨 꽹가리소리 비슷한 소리를 낸다.
선비 등 중간계층이 주로 입던 강닥목은 유애식·장충자 할머니가, 광목은 김복순·박순덕 할머니가 맡고 있다. 강닥목은 장구소리, 광목은 징소리가 난다.
김정순·김순례 할머니는 머슴·농민 등 하층민들이 입던, 두껍고 질긴 무명을 두들겨 북소리를 내고 있다.
처음엔 6명으로 시작했으나 나중에 2명이 늘었다. 질병 등 결원에 대비했으나 할머니들은 아파서 공연을 못한 적이 없다.
김정순 할머니는 "나이 먹어서 돈주고도 못다니는 곳을 구경을 하고 다니고 맛있는 것 많이 먹어보니 너무나 행복하다"면서 "몸이 안좋다가도 다듬이를 연습하고 공연하면 금방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다듬이연주단의 활약은 눈부시다.
전국에서 초청받아 공연을 다니고 있고 방송은 무한지대큐, 세상의 아침, 아침마당, 영상에세이, 언제나 청춘, 투데이 전북, 6시 내고향, 공감 특별한 세상, 리빙쇼 등 숱하게 출연했다. 일본·미국의 유명 방송에도 소개된 바 있다. 쉐라톤워커힐 호텔·팰리스 호텔 등 유명 호텔과 예술의 전당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2009년 3월 24일에는 SBS 강호동의 스타킹에 출연해 방청객과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평소 주무대는 완주 고산 창포체험마을로 마을을 찾는 체험객에게 공연을 아끼지 않는다.
다듬이연주단은 지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임동창 선생을 단장으로 하는 다듬이특화사업단이 만들어져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꾸밀 계획이다.
이제까지 다듬이를 두들기는 소리만을 관객에게 선사했으나 앞으로는 빨래를 수거해 빨래터에서 방망이로 두들기고, 행궈서 말리고, 다듬이돌에 놓고 두들기는 과정을 스토리로 담아낼 예정이다. 더욱 재미있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부터는 창포체험마을의 50~70대 여성 15명이 다듬이를 전수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 집에서 맹연습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실력을 가다듬고 있다.
창포체험마을 배인자사무장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세가지가 간난아이 울음소리, 아이들 글 읽는 소리와 다듬이 소리라고 예부터 전해온다"면서 "다듬이 연주를 발전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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