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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명인명물] 남원 연극 막 올린 배수연씨

교사 중심 극단 '둥지' 출범…남원 연극 첫 탄생 / 다음달 '김주열 열사' 공연 전북 연극문화 확산

▲ 남원 연극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 ‘만선’의 홍보책자를 선보이는 배수연 씨

1985년 12월, 남원지역 학교의 교사들을 중심으로 ‘연극 단체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다음해인 1986년 2월 겨울방학을 끝낸 교사들은 한 식당에 모여 발기인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남원 연극의 시작을 알리는 극단 ‘둥지’는 그렇게 출범했다.

 

총 20명의 둥지 회원 중 16명은 당시 남원지역 중·고등학교에 근무중이었고, 이들은 첫 작품으로 ‘만선’을 택했다.

 

배수연(59) 씨는 남원 연극의 막을 올린 둥지의 중심 인물에 속한다. 첫 작품의 연출도 그가 맡았다.

 

배 씨는 “둥지가 탄생했을 당시 남원은 연극의 불모지였다. 첫 작품에 참여했던 회원 중 연극을 한번도 구경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전문성은 전혀 없었다”면서 “하지만 1980년대는 연극예술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시절로, 우리는 2개월 동안 맹연습을 통해 1986년 4월에 만선을 무대에 올렸다. 이틀동안 2000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첫 공연은 성황을 이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배수연 씨는 이후 방황하는 별들(1987년), 노비문서(1988년), 한씨연대기(1989∼1990년), 반녀의 봄(1990년), 오장군의 발톱(1991년), 반녀의 겨울(1999∼2000년), 정유재란(2001년) 등 많은 공연을 연출하게 된다.

 

하지만 극단의 가난한 살림은 공연장 임대료(한달 10만원 정도)를 낼 수 없는 실정으로 내몰기도 했다.

 

그래도 연극예술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남원에 연극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는 지금까지 공연을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배 씨는 설명했다. 그는 현재 둥지의 57회 작품인 ‘아! 그날이여!’의 연출가로 남원시민들과 함께 공연을 준비중이다.

 

12월14일과 15일에 공연될 이 작품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남원 출신)에 대한 내용이다.

 

2010년 만인의사 추모공연에 이어 남원이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유산을 체계화하겠다는 신념이 이번 작품에도 반영된 것이다.

 

그는 “역사, 사랑, 민주화 등 남원의 소재는 다양하다.

 

남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연예술작품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남원의 연극을 브랜드화 하고 싶다”는 목표를 내세울 정도다.

 

그리고 한가지를 꼭 당부했다. 몇명의 후배들이라도 안정적으로 연극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풍류와 예술의 고장에서 연극 무대가 지속될 수 있도록 남원시가 관심을 가져달라는 주문이다.

 

제6회 전북연극제 우수작품상 및 연출상(1990년), 계원연극상(1999년), 동화연극상(2013년) 등을 수상한 바 있는 배수연 씨.

 

고등학교 교사와 연출가, 대학교 교수(명신대 연극영화학과와 사회복지학과)로 인생 2막을 살았다는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며 완성하는 연극 무대처럼, 내년에는 인생 3막을 올릴 것”이라는 새로운 각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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