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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제 2의 이정현' 배출하려면

▲ 수석논설위원
“전북은 새누리당의 불모지다. 도민이 마음을 알아줄 때까지 더욱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전북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지난 22일 전북을 방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제 전북도민이 됐다”며 첫 운을 이렇게 뗐다. 그는 송하진 지사로부터 명예도민증을 받았다. 불모지(wasteland)는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거칠고 메마른 땅을 일컫는다. 하지만 미개척지라는 뜻도 있다. 미개척지는 개척 가능성을 함의한다. 새누리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북은 불모지일 수도, 미개척지일 수도 있다.

 

진정성 없는 사탕발림 이제 그만

 

새누리당은 지금 전북에서 ‘제2의 이정현’을 배출시키는 것이 최대 숙제다. 이정현은 작년 7·30 재보선 때 전통적 야당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이 감히 최고위원의 자리에 올랐다. 여러 당선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의 진정성을 꼽겠다. 지역과 주민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먹혔다. 비상이 걸린 건 새정치민주연합 쪽이다. 전북에 도미노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몇몇 국회의원은 지역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보좌관까지 두었다. 여론도 기울었다. 전북에서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한두명 정도는 나와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제법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

 

그런데 걸림돌이 있다. 이런 논리가 쫙 깔린다 해도 박근혜 대통령의 허당약속을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도리질 칠 게 분명한데 이를 어찌할 것인가.

 

“모든 공직에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 어느 한 지역이 아니라 모든 지역의 100% 대한민국 정권이 될 것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을 희망의 땅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겠다.” “새만금이 중국 특구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 대선 때 박 대통령의 약속들이다.

 

이 약속은 집권 3년차에 들어선 지금 어떠한가. 특정지역 편중인사에다 이념과 지역, 계층에 따라 나라는 찢겨져 있다. 새만금은 박 대통령 당선 이후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100% 대한민국’은 물거품이 됐다. 이런 걸 떠올리면 표는 다 날아가고 말 것이다. ‘제2의 이정현’은 기대 난망일 터다.

 

이런 상황인 데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핵심을 비켜갔다. “도민 여러분이 마음의 벽을 허물어 달라. 새누리당이 더욱 힘을 내서 지역발전에 노력하겠다. (김무성)” “고향에 온 것 같다. 환황해권 경제성장이 인천에서 성장해 평택 당진 서산으로 내려오고 있다. 다음 차례는 군산 새만금이 있는 전북이다. (이인제)” “호남에 오면 많이 듣는 얘기가 지역인재 등용이다. 인재를 널리 등용하는 건 100% 대한민국의 시작이고 기초다. (이정현)” 격화소양(隔靴搔痒)이다. 선거 때 하던 립서비스를 어쩌면 그렇게도 똑같이 되풀이 하는지 원∼. 진정성도 없이 어린애 달래듯 사탕발림만 늘어놓았다.

 

김무성 대표는 언젠가 지역의 현안 한가지는 꼭 해결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송하진 지사한테 “가장 중요한 현안이 뭐냐. 하나만 말해 달라. 대표직을 걸고 해결하겠다”고 했으면 어떠했을까. 이런 정도는 돼야 진정정 있게 받아들일 것이다.

 

인사대탕평·균형발전정책 실천을

 

당협위원장의 문제도 있다. 원외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집권 여당의 위원장이라면 의제설정, 정책협의, 중앙당과의 교감 등 할 일이 많다. 인사와 예산, 사업 등에서 성과도 내야 한다. 전북처럼 정치력이 취약한 곳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진정성이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일부는 자기 몫 챙기느라 서울 올라다니기에 바쁘다.

 

이래서는 ‘제2의 이정현’은 언감생심이다. 아직도 늦지 않다. 인사대탕평, 균형발전 차원의 지역정책, 이정현 같은 진정성 있는 활동을 한다면 지역도 감응할 것이다.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전북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 김 대표의 말은 정확한 진단이다. 실행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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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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