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가 ‘산악철도 시험노선(1㎞)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남원 지리산으로 시험노선이 유치돼야 본격적인 실용화 노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떤가. 지난 2013년 4월16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기술교류 협약을 갖고 지리산 산악철도 사업의 첫 단추를 뀄던 남원시로서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2016년에 공모를 통해 시험노선 대상지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남원시는 올해 지역의 최대 현안사업으로 산악철도 유치를 꼽고 있다.
△산악철도= 산악철도는 폭설, 결빙, 급경사 등의 기후 및 지형 조건에 맞춰 산악지형에서 운행할 수 있게 특수하게 제작된 철도를 의미한다.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운행하고 있는 톱니바퀴형(랙&피니언) 산악철도가 세계적인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남원시의 실용화 노선은 1구간 18㎞(육모정∼고기삼거리∼정령치∼달궁삼거리), 2구간 16㎞(달궁삼거리∼성삼재∼천은사)로 나뉘어 있다. 시는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에 산악철도 시범도입을 위해 전북도 및 정치권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2018년에 시범노선 설치, 2020년에 산악철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추진 배경=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국내 최대의 자생식물(1470여종)을 품고 있는 대한민국의 명산이다.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정령치와 노고단 구간은 국토교통부 선정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올라 있으나, 산악지대 특성상 겨울철 결빙으로 10월말부터 다음해 3월까지 약 5개월은 차량통행이 제한된다. 지리산의 주요관광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주민 통행불편과 제한된 관광자원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미흡하다.
지역이 안고 있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 지리산이 갖고 있는 천연자원을 보존하는 지혜를 해발 3454m의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철도에서 찾았다. 스위스는 100여년 전부터 만년설이 덮인 스위 융프라우를 볼 수 있는 산악철도를 개발해 현재는 전 세계인이 지속적으로 찾고 있는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최신식 친환경 산악철도를 지리산에 도입한다면 지리산의 제한된 겨울관광과 차량통행으로 인한 교통정체 및 배기가스 오염 등을 해소하고 세계인이 주목하는 새로운 관광자원 창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 프로젝트가 계획됐다.
△추진 과정= 남원시는 지리산에 산악철도를 유치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전개해왔다. 2013년 4월에는 국토교통부 산악철도 핵심기술개발 R&D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지리산 산악철도 시범 도입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했고, 2014년 2월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실시한 ‘지리산 산악철도 기본계획 및 예비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했다.
2014년 11월에는 산악철도 선점 및 시민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서울상공회의소에서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악철도 세미나를 개최했다. 2014년 12월에는 전북도지사에게 산악철도 시범도입에 대한 전북도 차원의 협조 및 지원을 요청했다.
2015년 3월에는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남원시로 초대해 산악철도 시범도입의 당위성을 제시했고, 하반기에는 지리산 현지에서 산악철도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어떤 효과= 시에 따르면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에 산악철도가 도입될 경우, 일단 최초의 산악철도라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갖게 된다. 지리산의 사계를 자원화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발돋움이 기대된다. 이에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원시는 또한 이 구간의 차량 통행으로 인한 대기오염, 야생동물의 로드킬, 급커브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이 예방될 것으로 내다봤다.
△난관과 대책 = 이 프로젝트의 성사까지 여러 난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선 대상지 중 일부 지방도가 폐쇄됨에 따라 주민들이 관광객 감소 등을 우려해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남원시는 이에대해 “현재 겨울철 5개월 동안 차량동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거의 없고, 머무르는 관광이 아닌 스쳐가는 관광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며 “산악철도가 도입된다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지리산의 겨울을 관광자원화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의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는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은 생태계의 보고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개발은 안된다는게 환경단체의 입장이지만, 현재 지리산 순환도로에는 해마다 여름철 피서 차량이 몰리면서 발생하는 차량 배기가스 문제와 매년 500여건 이상의 로드 킬 발생 등 환경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부 지방도를 폐쇄하고 기존 도로에 친환경 미래 녹색 교통시스템인 산악철도를 도입하게 되면 환경문제는 물론 생태계 파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대상지가 자연공원법에 의한 국립공원지역으로 개발에 대한 허가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지리산 산악철도는 국립공원지역을 관통하는 지방도에 설치하는 사업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전라북도, 환경부 등 유관기관의 절대적인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다”면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시행한 지리산 산악철도 예비타당성조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악철도 시범사업 추진에 따른 막대한 재원 마련도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자체 개발한 랙&피니언, 독립 차륜장치 등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미래 녹색교통 산악철도 시스템이다. 중앙정부에 R&D 연구개발 시범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민간사업자 참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이환주 남원시장 "국내 첫 산악철도, 지역경제 파급효과 커…시민들 적극적인 관심·협조 필요"
이 시장은 국내 최초의 산악철도 선점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시장은 “산악철도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난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범노선 및 실용화 노선이 남원에 도입된다면 최초로 산악철도를 선점한다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면서 “남원시는 이를위해 현재 국토교통부 및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의 상징성과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악철도 유치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남원시가 체류형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며, 사계절 관광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그동안 급경사 및 급커브로 인해 빈번하게 발생했던 교통사고 위험 문제, 차량통행으로 인한 공해발생 문제, 야생동물 로드킬 문제 등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1단계 구간(18㎞·육모정∼고기삼거리∼정령치∼달궁삼거리) 중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산악철도 핵심기술(급구배 추진시스템, 탄성 랙&피니언, 매립궤도 기술)에 대한 성능시험 시험장(Test Bed) 유치를 추진중인 남원시. 이 시장은 “테스트 베드 대상지로 선정돼야 다음 단계인 실용화 노선까지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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