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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구단주야?”⋯'봉동이장' 최강희, 중국 기자에 돌직구 이유는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을 이끌고 있는 '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 도중 현지 기자와 고성 섞인 설전을 벌이며 거취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력 부진으로 팬들의 불만이 거세지는 가운데, 경기 후 감정이 폭발한 최 감독의 발언이 중국 축구계를 강하게 흔들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5일 중국 윈난성 위시 고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 중국 슈퍼리그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승격팀 윈난 위쿤에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뒤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불편한 질문에 고성을 쏟아냈다. 산둥은 전반 11분 시에원넝의 선제골과 전반 추가시간 제카의 추가골로 2-0까지 앞섰지만, 후반전 들어 3골을 연달아 실점하며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산둥은 최근 4경기에서 1무 3패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5위(승점 17)로 추락했다. 선두 청두 룽청(승점 26)과는 격차가 9점까지 벌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선수들과 코치진은 이번 부진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책임을 묻는 건 옳지 않다.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가 져야 한다"고 단호히 답했다. 하지만 다음 질문부터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한 기자가 "팀과 본인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최 감독은 다소 격앙된 어조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돌리지 말고 직접 말하라. 나에게 묻는 건가, 아니면 팀에 묻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홈과 원정에서 팬들이 '감독 사퇴'를 외친다"는 질문이 나오자 최 감독은 언성을 높이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게 재밌어 보이나? 난 모든 질문에 성심껏 답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은 뭐하는 건가? 나는 언제나 가방을 싸고 다닌다. 빙빙 돌리지 말고,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똑바로 물어봐라. 지금 그게 질문이라고 생각하나? 웃겨? 어디 질문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고 있어!" 등의 격앙된 답변을 쏟아냈다. 이에 당황한 기자가 "팀 패배가 내 책임이라는 건가?"라고 되묻자, 최 감독은 "당신이 이 팀의 구단주인가? 최종 결정권자인가?"라고 반박하며 기자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어 "내가 책임질 준비가 돼 있고, 내 짐은 항상 싸여져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감정 섞인 표현으로 답을 대신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의 언쟁을 말리기도 했으며, 일부 매체는 최 감독이 기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격한 언행을 보였다고 전했다. 소후닷컴은 "최강희 감독의 태도는 부끄러움도 책임감도 느껴지지 않는 행동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산둥 타이산 구단은 당일 밤 공식 SNS를 통해 팬과 언론을 대상으로 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단은 "최근 부상과 전술적인 문제로 인해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코치진 및 선수단과 함께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리그는 아직 19경기가 남아 있다. 팀은 '타이산 정신'을 되새기며, 남은 시즌 동안 팬들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전북현대의 전성기를 이끈 최강희 감독은 K리그에서 6회 우승, ACL 2회 우승을 이뤄내며 '봉동 이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지도자로서 강한 리더십과 조직력으로 정평이 나 있던 그였기에, 이번 중국 기자회견에서의 격한 반응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평소 냉철하고 신중하던 최강희 감독의 모습과는 상당히 대비된다"며 "그만큼 심리적인 압박이 크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전했다. 산둥 구단의 향후 결정에 따라, 최강희 감독의 중국 생활이 중대 분수령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축구
  • 정윤성
  • 2025.05.08 09:55

농촌 기본사회 실현 위한 농민 공익수당 정책 강화해야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이 된 농촌에서부터 농민 공익수당 정책을 강화하는 등 민생을 살리는 기본사회에 한발 더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연구원(원장 이남호)은 7일 발간한 이슈브리핑에서 ‘농촌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전략과 과제’를 제시했다. 이번 이슈브리핑을 통해 전북연구원은 산업화 과정에서 균형 발전과 멀어진 농촌에서부터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3대 전략으로 ‘농민 공익수당’, ‘농촌 기본 소득’, ‘농촌 생활 돌봄’을 발표했다. 농촌이 담당해온 일터, 삶터, 쉼터로서의 역할 유지가 핵심이다. 먼저 전북연구원은 공익적 기능을 생산하는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에 대한 보상과 지원 마련을 위해 ‘농민 공익수당’의 정책 강화를 제안했다. 이어서 농촌 유지를 위해 주민이 생활할 수 있는 일정한 지원이 이뤄지는 ‘농촌 기본 소득’의 혁신적인 정책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농촌의 주민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지역의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끝으로 전북연구원은 일상의 안정 장치로서 ‘농촌 생활 돌봄’ 정책의 전면 확대를 제안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선도사업인 생생마을관리소 확대와 정부 정책 활용 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을 맡은 황영모 선임연구위원은 “농촌 기본 사회는 정부의 재정 여건을 고려해 가능한 정책수단을 활용하되 농촌 기본 사회로 나가는 단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정 제약과 정책 효율성을 이유로 현상 유지와 관리 대상에 그치지 않기 위해 기존 정책을 강화하고 신규 정책의 혁신적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남호 원장도 “농촌사회는 경제적 사회적 격차가 커져 영농의 불리함과 생활의 불편함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복합 위기 상황에서 사회 회복력의 원천인 농업, 농촌에서부터 기본사회를 현실화하는 정책 실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연구원은 지난해 민주연구원과 ‘농촌 기본소득 연구 협약’을 맺고 농촌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선도 정책을 기획해 왔다.

  • 자치·의회
  • 김영호
  • 2025.05.07 18:16

무주산골영화제, 한국장편영화경쟁부문 '창' 섹션 작품·심사위원 공개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올해 한국장편영화경쟁부문 <창>섹션의 상영작 8편과 심사위원을 공개했다. 무주산골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섹션인 '창' 섹션은 우리가 사는 다채로운 세상을 개성적이고 차별화된 시선으로 포착해 한국 영화의 지평을 넓힌 동시대 한국장편영화를 선정·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그해 눈에 띄는 수작들은 물론 신선하고 도전적인 작품들이 '창'섹션을 통해 상영돼 영화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특히 올해는 국내 영화인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돼 최근 독립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화제작부터 다양한 장르의 수작들이 출품됐다. 이러한 열띤 경쟁 속 올해 '창'섹션 상영작으로 선정된 8편(극영화 6편, 다큐멘터리 1편, 애니메이션 1편)은 작품성을 전제로 새로운 감각과 통찰이 돋보이는 영화, 자신만의 언어 또는 미학을 고민하며 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도전과 시도가 두드러지는 영화들이다. 극영화로는 탈북성소수자 이야기를 담은 박준호 감독의 <3670>,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풀어낸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 관계의 진실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조희영 감독의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배우 한예리와 김설진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강미자 감독의 <봄밤>, 캐릭터들의 에너지가 강렬한 서사를 이끌어내는 김효은 감독의 <새벽의 Tango>, 차동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월드 프리미어로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는 <해바라기>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다큐멘터리로는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정재훈 감독의 <에스퍼의 빛>이, 애니메이션으로는 인간과 동물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허범욱 감독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가 각각 선정됐다. 무주산골영화제는 “다채로운 형식, 영화적 개성과 잠재력, 한국 사회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시선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창'섹션 상영작 8편을 통해 관객들은 동시대 한국 영화의 현재를 살펴보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창'섹션 시상 내역은 뉴비전상, 감독상, CAPRA 크리에이티브상, 영화평론가상, 무주관객상 5개 부문으로 상금은 총 2300만 원이다. 심사위원으로는 김영민 프로듀서(<은밀하게 위대하게><파묘> 등), 윤가은 감독(<우리집><우리들> 등), 임대형 감독(<윤희에게><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등)이 참여하며, 영화평론가상 부문은 박동수, 손희정, 홍수정 영화평론가가 심사를 맡을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5.05.07 18:11

축구 명가 전북, 대전 넘어 ‘닥공’ 부활시킬까?

‘축구 명가’ 전북현대모터스FC가 이번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을 넘어 ‘닥공(닥치고 공격)’의 명성을 부활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북은 시즌 초반 FC안양전 1-0 승리부터 컵대회를 포함한 8경기에서 6승 2무로 무패의 전설을 써 내려갔다. 전북의 수비가 안정화되면서 공격 파괴력도 증가했고, 전북팬들은 ‘창과 방패’의 기가 막힌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거스 포옛 감독의 닥공과 실리를 병행한 지휘에 환호하고 있다. 현재 전북은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대전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점 22점으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대전은 승점 27점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전은 이번 시즌 리그 13경기에서 8승 3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대전이 패배한 팀은 각각 울산과 전북으로 나머지 11경기에서는 모두 득점을 뽑아냈다. 대부분 경기에서 승기를 잡고 리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북과 대전은 이번 시즌 잠재적인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두팀은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다른팀들을 제치며 이번 시즌의 ‘용호상박’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양 팀은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코리아컵(옛 FA컵) 4라운드(16강)을 통해 리턴 매치를 갖는다.

  • 전북현대
  • 이강모
  • 2025.05.07 18:11

패트병 재활용 노력 이어져…재활용품 생태계 구축은 과제

폐플라스틱 문제가 큰 사회적·환경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페트병 재활용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플라스틱 재활용품 생태계 구축까지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전북 도내 생활 폐기물 중 페트병 배출량은 2022년 6547t에서 2023년 9568t으로 크게 늘었다. 이렇듯 페트병 등 폐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늘어남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건강 문제와 매립장 부족 문제, 환경오염 등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처럼 플라스틱 관련 문제가 사회적·환경적 문제로 떠오르자 일상 속 배출된 페트병을 수거하고 재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사회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7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투명 페트병 무인 수거매장 내부에서는 투명 페트병으로 꽉 찬 봉투와 라벨, 뚜껑 등이 담긴 바구니를 확인할 수 있었다. 페트병을 반납하면 포인트를 환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반납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매장에 있는 4개의 수거함 중 2개는 페트병 수거함이 가득 차 있다는 메시지가 떠 있는 상태였다. 해당 민간 업체는 지자체 운영 없이 별도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거한 페트병을 플레이크 형태로 분쇄해 의류, 가방, 신발 등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역시 페트병 수거와 재활용을 위해 무인 수거함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도내 투명 페트병 무인회수기 설치 사업이 진행 중으로, 현재 군산을 제외한 도내 13개 시·군에 총 110대의 회수기가 설치, 운영 중이다. 해당 회수기도 수거함에 페트병을 반납하면 포인트를 적립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지자체의 홍보를 통해 무인회수기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페트병 회수량 역시 2022년 2만 5432㎏에서 2024년 22만 9294㎏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이러한 페트병 재활용에 대한 노력이 재활용품 생태계 구축까지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고 꼬집었다. 동시에 지자체 차원의 플라스틱 재활용 교육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창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재활용 관련 공장 설치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재생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납 시 라벨 제거와 내부 청소 등이 필요하다“며 ”이런 내용들을 지자체 차원에서 먼저 설명회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금을 통해서라도 재활용으로 만들어진 상품들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렇듯 개념적으로만 재활용을 하자는 것을 넘어, 정부나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재활용 생산품 생태계를 만들어야 재활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환경
  • 김문경
  • 2025.05.07 17:56

[타향에서]길고양이를 자연에 맡기라고?

길고양이가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남녀가 많다. 혹한과 폭염에 무방비 상태로 내던져진 굶주리는 생명체를 불쌍히 여기는 이들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어쭙잖은 말장난 뒤에 숨지 않는다. ‘그대로 두라’며 생태계 운운하지도 않는다. 측은지심으로 족하다고 나는 본다. 안쓰러워하는 데서 나아가, 행동하는 양심이 된 경우가 ‘캣맘’이다. 골목골목 길고양이들에게 밥과 물을 주는 그들에게 자연의 순리를 들먹이며 시비를 걸어서는 안 된다. 도시에는 흙길이 없다. 포장도로에서는 물 한 모금 구할 수 없다. 사방이 콘크리트 빌딩숲이다. 들어갈 처마 밑도 없다. 그렇게 좋으면 당신네 집으로 데려가라는 댓글 한 줄 달면서 이성적인 척해도 안 된다. 그들은 이미 여러 마리를 구해다가 보살피고 있다. 자기 돈으로 사료를 사고, 자기 발품을 들여 공존공생을 실천한다. 어느날 갑자기 출현하지도 않았다. 조선시대에도 ‘묘마마(猫媽媽)’라고 불린 선량한 백성들이 길고양이를 챙겼다. 길고양이를 노리는 흉악한 자들이 공분을 사는 사건이 반복되는 세상이다. 나중에 연쇄살인범이 될 수도 있는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정신병리학적 요소 중에는 동물학대로 대표되는 사디즘이 있다. 보통사람도 유년기에는 경미한 수준의 가학성이 있다. 교육으로 교정 가능한 정도다. 연쇄살인범의 싹에게 만큼은 예외다. 장차 사람을 공격하기 위한 연습과정일 따름이다. 다만, 길고양이 개체수는 조절해야 한다. 용어부터 섬뜩한 살처분을 하자는 게 아니다. 무한번식을 방지하는 중성화(TNR)가 현시점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포획(Trap)-중성화수술(Neuter)-방사(Return)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길고양이의 왼쪽 귀에 ‘V’자형 표시가 있다면 중성화수술을 받은 것이다. 나는 전 서울시장에게 길고양이 무상 중성화수술을 제안한 바 있다. 한 두 마리가 아니었다. 더 할 수도 있으나 길고양이 수술에만 전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하루에 5마리만 거세(수컷)하거나 난소자궁 제거(암컷) 시술을 하겠다고 했다. 1년이면 1800마리다. 그러나 그 시장은 묵묵부답이었다. 본인이 아닌 엉뚱한 수의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원치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선의의 재능기부 실천 의지는 어쨌든 그렇게 꺾이고 말았다. 우리집에는 반려묘가 있다. 이른바 ‘품종묘’는 아니다. 어느 대학생이 빈사 상태의 새끼고양이를 주워 내 병원으로 안고 왔다. 결국 살려냈고, 자연스럽게 집고양이가 됐다. 이름은 ‘갸릉이’, 이제는 늙어 만사 심드렁한 녀석이다. 그래도 저 위하는 건 잘 안다. 경계를 풀고 다가와 몸을 비비고, 박치기를 하고, 알아듣지 못할 대화를 시도한다. 주인의 품에서는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지 않는다. 믿음에 근거한 방심으로 배를 내놓은 채 곯아떨어지기도 한다. 감동이라는 감정, 거창한 게 아니다. 길고양이의 미래가 장밋빛 해피엔딩이기를 바란다. 상당부분 희망적이기도 하다. ‘도둑고양이’라는 단어가 죽은말이 됐다는 사실에서 성선설을 감지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길고양이’가 등재된 것이 불과 4년 전이다. 반려동물 가운데 30%를 차지한 고양이가 언어생활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이른 셈이다. 고양이를 기르는 인구가 늘수록 길고양이의 안전은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윤신근 서울 윤신근박사동물병원 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5.07 17:55

[사설] '전북 제1의 도시' 전주의 인구증대 방안

전북 제1의 도시인 전주의 인구가 63만명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다. 2013년부터 10년간 유지했던 65만명 선이 2023년 2월 64만명 선으로 떨어지고 2024년 5월에는 64만 선마저 무너졌다. 이 같은 인구 감소세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5월 6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주의 인구는 63만 1587명을 기록했다. 전달 대비 인구 감소 폭은 1월 1103명, 2월 880명, 3월 1202명, 4월 879명으로 올해에만 벌써 4064명이 전주를 빠져나갔다. 이 같은 추세라면 하반기엔 63만 선도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전주 인구가 그나마 10년간 65만명 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북혁신도시 조성을 통한 인구 유입,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주 인구는 10년간 유지했던 65만명 선이 무너진 뒤 인구 감소세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청년 세대의 유출이다. 전주 청년(19~34세) 인구는 2021년 말 13만 8233명에서 2024년 말 11만 2262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전체 인구 대비 청년 인구 비중 또한 2021년 21.03%에서 2024년 17.66%로 급감했다. 청년 세대가 고향을 떠나는 주된 이유는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다. 전주시가 대기업 유치 등 일자리 정책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 기인한다. 한편,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전주, 완주 통합문제도 적극적 관점에서 서둘러야 한다. 각 지역마다 광역화를 통한 지역역량 확대와 지역중심 거점 강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광역도시가 없는 전북은 이같은 절실한 상황 타개를 위해 구심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전주완주 통합이 현실적 최선 방안이다. 이를 통한 인구 증대는 결국 양 지역의 경제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의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국가정책 마련도 적극적으로 요구되어야 한다. 직전의 윤 정부에서 범한 서울 그린벨트 대규모 해제와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위한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강화 정책은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5.07 17:55

[기고]5월의 아버지

어머니는 아버지가 들어오시기 전에 저녁을 차리지 않으셨다. 어쩌다가 아버지가 늦게 들오시는 날은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어 밥을 굶은 적도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니에게‘왜 깨우지 않았느냐?’고 항의라도 하면‘아버지가 오시기도 전에 자는 녀석은 밥 먹을 자격이 없다!’라고 한마디로 내 입을 봉했다. 이는 아버지의 존재를 강하게 부각 시키는 어머니의 힘이었다. 맛있는 반찬이나, 이웃이 준 귀한 음식은 항상 아버지 앞에 차려져 있었다. 아버지께서 수저를 드시기 전에 밥에 손이 가면 혼을 내시기도 했다. 나도 어른이 되면‘저런 대접을 받겠구나!’생각했다. 결혼을 해서 막상 아버지가 되었는데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내는 내가 집에 들어오기도 전에 아이들 밥을 먹이고 공부를 시켰다. 아버지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는 어쩌면 돈키호테인지도 모른다. 나름의 정의감을 가지고 저돌적으로 행동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들은 아침이 되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비루먹은 로시난테(Rosinante)를 타고 삶의 전쟁터로 나간다. 가족을 위해서 벌렁거리는 심장을 달래고 겁먹은 표정을 감춘 채 의기양양하기 출근을 한다. 저녁때가 되어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풀죽은 옷처럼 맥을 못 추었다. 리모컨을 잡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자식들은 저희들 방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아버지들은 언제나 나이 많은 소년이었다. 어렸을 때는 장난감 자동차를 탐내고, 어른이 되어서는 자동차를 장난감처럼 다룬다. 삶에 깨지고 부대끼며 세상에게 길들여지는 늙은 소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의 주름과 책임의 무게에 짓눌려 어깨가 처졌다. 아버지의 어깨에는 세 개의 짐이 있다. 하나는 가족을 지켜야 하는 가장이라는 짐이다. 또 하나는 출세와 성공의 짐이다. 나머지 하나는 절대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짐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무엇보다도 권력의 법칙을 따라야 하고 다윈의 진화법칙에 적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버지들은 도덕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발생하는 모순된 상황 속에서 작아지는 슬픔을 경험한다. 오늘날의 아버지들은 아버지상을 잃어버림으로써 거대한 공황 상태에 빠졌다. 아버지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는 방황하는 자식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아버지의 존재감이 줄어들수록 자식들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은 찾아볼 수가 없다. 아버지들 역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상실한 채 가족의 품을 벗어나 거리를 방황하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한숨을 쉰다. 이는 결국 아버지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아버지들은 불량 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는 과거처럼 저절로 권위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사회적 관습이 아버지의 권위를 기본적으로 인정하여 주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가장으로서의 아버지의 권위는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아버지들의 수난 시대이자 아버지 부재 시대이다. 아버지는 집과 같다. 집은 언제나 한 곳에 우뚝 서 비바람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것처럼 아버지는 항상 사랑과 근심으로 자식들을 돌보고 자식들의 앞날을 걱정한다. 아버지는 고독하다. 가족들 앞에서 태연하거나 자신만만한 척하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존재이다. 5월의 하늘 아래서 힘들어하는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시스트인 아버지! 아버지들이 쓸쓸한 등을 보이며 어버이날을 건너간다. 외로움은 아버지들의 운명인가 보다. 정성수 시인

  • 오피니언
  • 기고
  • 2025.05.07 17:54

자치권 차원, 완주∙전주 통합 방향 모색한다

완주∙전주 통합을 두고 찬반 단체간 기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지방자치권 차원에서 통합의 장단점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마련돼 완주∙전주 통합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전북생명평화포럼(대표 김택천)이 8일 오후 2시 완주가족문화교육원에서 `완주-전주 통합 너머, 읍면 자치권 확대로 만드는 새로운 완주`를 주제로 개최하는 토론회가 그것이다. 토론회는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완주군사회적경제네트워크,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벼농사두레, 삼례사람들, 고산교육공동체, 완주군농민회, 완주한우협동조합, 완주군송전탑백지화추진위원회, 완주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완주자연지킴이연대, 완주상관의료폐기물소각장반대비상대책위원회이 공동 주최한다. 토론회 발제는 하승수 변호사(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가 `통합 너며, 읍면 자치권 확대 제안`을 통해 `완주형 자치 모델`을 제안하고, 김남규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가 `지역자치와 분권의 시선`을 통해 통합의 원칙을 제시할 예정이다. 발제에 이은 토론회에는 이재규 우석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정호(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정책위원장) 양나경(벼두레 대표) 서영아(고산향교육공동체) 권승환(삼례읍이장협의회장) 박성래(완주군송전탑백지화추진위원장) 이효진(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이사) 이주갑(완주군의회 자치행정위원장) 씨가 참여한다. 김택천 대표는 "정치권과 기득권 중심의 통합 논의과정에서 농업농촌, 마을과 읍면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서로 돌봄에 기반을 둔 공동체 회복과 마을 활력에 대한 정책적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완주
  • 김원용
  • 2025.05.07 17:54

법규 위반 차량 상대 고의 사고 60대 경찰에 덜미

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편취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A씨(60대)를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1월 전주시 덕진구에서 진로 변경 차량을 충격하고 합의금 명목으로 67만 원을 받아냈던 것을 포함해 지난해 3월까지 전주와 완주 등지에서 중요 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총 14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해 52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동차 보험사는 이러한 A씨의 행적에 위화감을 느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사고 장소 주변 CCTV 영상 등 증거를 확보해 국과수 등에 사고 영상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총 14건의 사고에 대해 ‘고의사고 가능성’ 및 ‘사고 회피 가능성 높음’ 의견이 나왔고, 경찰은 해당 사고들을 고의 교통사고로 특정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의사고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장면 영상과 국과수 및 도로교통공단의 감정결과, 상대 차량 운전자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해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불구속 송치하고 여죄를 수사할 예정이다”며 “이번 사건 이외에도 교통사고 보험사기 피의자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오는 8월 31일까지 교통 보험사기 특별단속 기간을 운영 중이다. 2025년 4월 기준 3억 70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피의자 32명이 검거됐다.

  • 사건·사고
  • 김문경
  • 2025.05.07 17:53

서글픈 어버이날…때리고 협박하고 '존속범죄' 여전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은 가운데, 도내에서 존속범죄가 끊이질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속범죄란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 즉 조부모, 부모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뜻한다. 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4월) 도내에서 발생한 존속범죄(살인, 폭행, 상해, 협박)는 총 109건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48건, 지난해 50건, 올 4월 기준 11건이다. 세부적으로는 존속폭행이 67건(6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존속협박 19건(17%), 존속상해 14건(12%) 순으로 조사됐으며, 존속살해는 해당 기간 7건(6%)이 발생했다. 실제 지난달 26일 오후 1시께 익산시 부송동의 한 아파트에서 A씨(30대)가 친부모인 B씨(60대)와 C씨(60대·여)를 흉기로 살해했다. 당시 경찰은 “동생이 부모님을 살해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오랜 기간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최근 관련 약을 먹지 않아 증상이 악화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존속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존속범죄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영남대 심리학과 서종한 교수는 “정신질환자 특히 조현병 환자가 외현화 증상(환청이나 환시)의 경우 강력범죄 관련성이 일반 범죄보다 4~6배 가량이 높다”며 “이런 질환들은 일상적인 반복 스트레스가 누적될 경우 함께 거주하는 가족에게 폭력성이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현병의 경우 강력범죄 관련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호자들이 명확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고, 가장 좋은 점은 꾸준하게 약을 먹고 외래진료를 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존속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에 대한 사전 교육 및 사회화 지원과 교육 등 정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5.07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