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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에서 빛나는 국가의 역할과 개인의 의무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세계는 지금 대한민국을 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시 이동금지 등 국민기본권을 제한하지 않고 공중보건 관리와 방역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세계적 대유행에도 민주주의 바로미터인 선거를 높은 투표율로 치른 것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산 진단키트 등 의료장비에 대한 각국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방역 모범국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신속한 검사와 정보공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의 헌신적 노력 및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전문가는 말하고 있다. 특히, 공적마스크 구매 시 질서유지와 장기간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로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호 배려하고 공동체의 안위를 염려하며 우리는 위기를 극복해왔다. 병무청도 코로나19 심각단계에서 전국의 병역판정검사를 일정기간 중단한 바 있으며 병역판정전담의사를 선별진료소에 의료인력 지원함으로써 공동체 안전을 위한 사회적 연대에 동참했다. 지난 4월 20일 재개된 병역판정검사 시 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해 감염의심자 선별발열체크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이행하고 1일 검사인원 최소화로 감염증 차단에 전 행정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10월 15일부터 실시하게 될 전북병무청의 병역판정검사는 최초 감염증 확산 시기보다는 순조로울 것 같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일상생활 속에서 감염 차단에 주력하는 방역체계는 지속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병역판정검사는 현역보충역 등 역종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므로 안전한 환경에서 정밀한 검사를 받은 후 공정한 병역처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병역판정검사에서는 무엇보다 공정성과 정확성이 최우선이기에 검사장에는 MRI 등 최신 의료장비와 전문 검사 인력을 배치하고 전문의 자격을 가진 병역판정전담의사가 과목별로 정밀한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또한 HIV 검사 등 총 27개 항목에 걸친 병리검사와 잠복결핵검사를 실시하는데 올해부터 당뇨질환 판별을 위한 당화혈색소 검사를 실시하는 등 만19세 남성의 생애 첫 건강검진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수준 높은 검사가 행해진다. 한편, 병역이행의 형평성은 예외 없는 의무 부과를 통해 확보되므로, 병역을 기피하려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 그런데 고무적인 것은 병역의무를 고의로 감면받고자 하는 면탈범죄와 달리 자원해서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질병으로 감면받은 청년들이 질병을 치유한 후 병역을 자진 이행하는 인원이 2016년도에는 256명에서 지난해에는 881명으로 대폭 증가한 데다 병역의무 부담이 없는 외국 영주권자의 입영도 10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643명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있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19세기 프랑스 사상가 르낭은 애국심을 국가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귀속되어 훌륭한 삶을 영위하고 공동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각각 제몫을 하고자 하는 의지로 표현했다. 위기 시 애국심을 발휘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예의를 다할 때 공정과 정의는 반칙과 특권 없는 대한민국의 초석이 될 것이다. 연대와 협력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낼 즈음 병무청 병역판정검사장에서는 병역의무 이행의 첫걸음을 당당하게 내디딜 청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할 것이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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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3 15:32

감염병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 동학 정신에서 해법을 찾는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코로나19 여파가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는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스스로가 높이고자 한 것이 아니라 세계가 우리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도시 봉쇄나 인권 침해 없이 일상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만큼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세계는 놀라워했고, 이 와중에 총선을 무사히 치러낸 것에 또 한 번 세계를 경탄케 했다. 최근 거의 모든 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인 반면,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정부나 지자체의 체계적 대응은 논외로 하더라도, 전 국민의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인 동참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 부족 뉴스에 각지의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대구로 집결하고, 줄 이은 성금 기탁 행렬 등이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그동안에도 우리는 나라가 위기로 어려울 때마다 스스로가 놀랍도록 집중단결하는 민족성을 발현시켜 왔다. 1997년 IMF 외환 위기때는 350만 국민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가장 단시간에 IMF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로 수십 년간 서해 생태계는 되살아날 수 없다는 내외신 보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130만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사고발생 2년 만에 수질과 어종을 사고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최근 코로나 장기화로 주식시장에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맞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현상을 반외세 혁명인 동학농민혁명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위기때마나 나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위해 분연히 일어나는 민족정신은 어디서부터 기인된 것일까? 역사적으로 민중이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개혁 정신의 뿌리를 찾다보면 역사 발전의 주체로 민중이 최초로 등장하는 동학 정신과 만나게 된다. 안으로는 낡은 봉건제도를 개혁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밖으로는 일제 침략에 맞서 국권 수호를 외친 동학 정신이야말로 애국 애족정신의 표상이고 근대 민주주주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3.1 독립운동과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동학 정신에 뿌리를 두고 계승 발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재평가되기 시작했고 동학란, 동학농민운동, 갑오농민혁명 등으로 불리며 축소왜곡되어왔던 역사는 2004년 3월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정명을 찾았다. 오는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최근 코로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는 진정 국면에 진입했으나 세계적으로는 아직도 확산 일로에 있어, 감염병에 대응하는 장기대책 마련이 불가피해 보인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즈음한 지금은, 감염병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뉴 노멀(New Normal) 즉, 감염병 대응에 새로운 표준이 필요한 시기이다. 동학의 후예로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앞세우고, 현재의 진정세에 만족하기보다는 코로나 종식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실천으로 비대면 활동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개인 생활습관과 사회관행을 개선하는 생활의 과학화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요즘 시대의 동학 정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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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3 15:32

마스크의 사회복지학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지난 3월 중순께 수원에서 열리는 지인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일 때여서 께름칙했으나 부득이 안 갈수 없는 처지였다. 당초 혼주는 결혼식을 미루려 했으나 터무니없는 위약금으로 최소한의 인원만을 초청했다. 결혼식장에 들어서니 신랑신부와 혼주를 제외하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 때문에 처음에는 잘 몰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나중에 마스크를 내리고 서로 파안대소하는 해프닝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가장 낯선 풍경은 식장 안에서였다. 150명가량 되는 하객들이 모두 흰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는 모습이란. 박수를 치며 축하하긴 했으나 조금 무겁고 어색한 분위기가 내내 감돌았다. 그 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더욱 기승을 부렸고 마스크 착용은 일상사가 되었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무례하거나 민폐를 끼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강타한지 100일이 넘었다. 큰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안심단계는 아니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300만명을 훌쩍 넘었고 사망자도 20만명에 이른다. 이번 사태는 뉴욕타임즈 칼럼이 세계를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눌 만큼 역사와 사회를 확연하게 바꿔 놓았다. 코로나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아마 마스크 쓰기가 아닐까 싶다. 정부와 의료당국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2m 거리두기가 그것이다.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류가 짜낸 최고의 방책이다. 이 중 마스크는 시각적 효과가 커 자신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도구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어쩌면 개인위생과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일종의 넛지(nudge 주의를 환기시킴)인 셈이다. 마스크의 어원은 마귀라는 뜻의 중세 라틴어 마스카(masca)에서 유래했다. 또 다른 용어로 가면이라는 페르소나(persona)와 맥락을 같이 한다. 얼굴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가리는 마스크는 원시시대 종교의식에서부터 현대의 패션마스크에 이르기까지 형태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돼 왔다. 연극이나 무용의 분장도구로 사용되었고 1418세기에는 유럽에서 눈과 코, 얼굴의 반을 가리는 하프 마스크(half mask)가 유행했다. 최근 들어 미세먼지나 황사 등을 차단하는 기능성 마스크가 등장했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한 장의 얇은 마스크에는 불안과 익명성, 비대면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복지적 함의도 포함돼 있다. 우선 마스크는 크고 작은 재난이 그러하듯 불평등의 상징이 되었다. 빈곤이 주는 경제적 격차, 차별과 배제가 생명권의 격차로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 발생 초기 마스크 값이 폭등해 노인, 장애인, 난민, 이주노동자 등 취약계층은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미국의 경우 사망자 중 70% 이상이 흑인이다. 또 동양인이 마스크를 쓸 경우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반면 마스크는 타인에게 침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배려와 동시에 공존의 상징이었다. 기초수급자인 70대 노점 할머니가 마스크 39장과 틈틈이 모은 100만원을 대구의 어려운 분에게 보내달라고 파출소에 놓고 가는 등 사마리아인들의 선행이 잇따랐다. 마스크 양보 캠페인에 대한 호응도 높았다.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이제 코로나가 고비를 넘기면서 마스크 쓰기도 조금 시들해졌다. 마스크가 단절과 차단이 아닌 소통과 연대의 상징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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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8 20:32

‘벌써’라는 의미의 아쉬움

김형중 전 전북여고 교장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창밖을 바라보니, 라일락이 만발하는 5월이 먼발치서 화사한 미소로 다가오고 있다. 계절의 여왕으로 칭송받는 5월이라는 감정보다는 덧없는 세월의 무상에 벌써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현재의 시간이 현실에서 잘게 부서져간다. 벌써 라는 단어가 지난 세월을 아쉬움으로 몰아가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누구의 인생이든 기를 써가며 살아 온 젊은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아른 거릴 것이다. 아직도 못 다한 일들이 남아있는데 이를 어찌할까하고 말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정표에 인생을 다르게 설계하며 삶의 철학을 얘기한다. 산다는 것은 사람마다의 색깔 있는 꿈을 갖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그 꿈을 이뤄내려고 치열하게 꿈틀대는 전쟁이다. 저녁놀을 바라보면서 눈시울을 적시는 사람은 노인의 길목에 들어선 증거라고 한다. 하얀 새치가 하나둘 거울 속에 나타날 때,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람은 인생을 음미해가는 사람이며, 할아버지라 부를 때, 웃는 얼굴로 받아들이면 그는 성숙한(?) 사람이라고 한다. 세월의 무게에 밀려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삶의 맛을 천천히 곱씹으면서 영글어간다고 그럴듯한 포장으로 위안을 받으려 한다면 그는 분명 센스 있는 사람이다. 오랜 세월을 건너오는 동안에 당신의 마음에는 무엇들이 걸려 있었을까. 스쳐간 인연들, 지난날들에 얽힌 회한, 못다한 그리움의 감정들, 즐겁고 아파했던 청춘을 돌아보며 이제부터는 가슴속이야기를 털어놓을 사람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놓아야 여생이 편안하지 않을까? 누구나 다양하고 바쁘게 이어온 과거는 현재의 나를 만드는데, 단단한 기저가 되었겠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미래가 오염되지 않도록 과거를 미련 없이 흘려보내야 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흰옷만을 입을 수밖에 없었던 분명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가령 빨간색이나 노란색을 입고 싶었어도 염색하는 기술이 없었기에 그랬을 수도 있다. 감미롭고 순결하고 깔끔한 의미의 하얀색이 때로는 두려움을 연상하는 붉은색보다 더 많은 공포를 부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시작되었을까. 인자한 모습의 성모마리아상, 로댕의 생각하는 남성조각상 등은 왜 하얀색이었을까? 하고 생각해본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우리가 누구인지를 따지지 않고 슬픈 일, 기쁜 일들은 언제나 우리들 곁에 머물고 있듯이, 하얀색과 빨간색들이 어느 곳이나 펼쳐져 있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이겨내는 것이 우리들의 오늘이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했다. 일그러진 운명이 다가왔을 때, 회피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모든 힘을 쏟아낸다는 뜻이 아니었을까하고 해석해본다. 여럿이 모이면 하나의 주제에서 의견이 다르듯, 굳이 나를 그 속에 묻어버릴 필요는 없다. 벌써라는 아쉬움이나 아직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다니는 것보다는 초조해하지 말고 나름의 철학을 믿고 자기라는 인생을 꾸준하게 일궈가는 것이다. 모든 일에 자기를 나타내려한다거나 조바심을 내는 사람은 옆에서 치켜세우는 겉치레의 칭찬에 잘 속아 넘어간다. 생각이 빗나간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혐오감도 모른 체, 자기의 존재가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받는 줄 알고 흐뭇해하는 사람이다. 라고 했다. 석양노을의 바닷가를 거니는 나그네의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은 노년기를 맞이하고 있는 비탈진 고비길 인생일 것이다. /김형중 전 전북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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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8 20:32

야당 역할론

민주당 압승 못지않게 야당 몰락도 21대 총선 전북의 이변으로 꼽힌다. 그동안 전북정치를 이끌어오던 중견 정치인과 차세대 주자도 다수 포진했기에 충격 그 자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4+1패스트트랙에서 봤듯이 원래 민주당과 뿌리가 같은 진보진영 후보다. 지난 20대총선 정운천 의원(새누리당)같은 정통 보수야당과는 결이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후폭풍 직후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은 도내 지역구 11곳을 싹쓸이했다. 그 이후 처음으로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쓰나미가 재현된 셈이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민주당 입당을 선거 전부터 공식화 함에 따라 여당 독주체제가 예상된다. 정치 풍향계는 기대 반 걱정 반 이다. 그렇다고 순수 야당 국회의원이 전북에 없는 것도 아니다. 미래한국당의 전북출신 비례대표 의원 4명이 그들이다. 재선 정운천 의원(고창)을 비롯해 이종성(김제)조수진(익산)이 용(전주) 당선자다. 정 의원을 뺀 나머지 3명은 70년대생으로 정치 초년병이다. 비례대표 의원답게 전문영역에서 쌓은 내공이 만만치 않아서인지 이들 활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와 달리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 지역구를 둔 전북출신 의원들은 드러내놓고 고향발전에 집중할 처지가 못 된다. 지역구 표심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4명의 비례대표의원 역할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그런 까닭이다. 지역구가 없는 이들 비례의원들은 도내 지역구의원 10명과 함께 11번째12번째13번째14번째 전북의 야당 국회의원이나 다름없다. 지난 20대 때 4년연속 국회 예결위원으로 전북 예산확보에 두각을 나타낸 정운천 의원이 중심에 있다. 정 의원은 평소 신념대로 지역장벽 극복과 전북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보수야당을 선택했다. 4년 의정활동에서도 지역현안 해결사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노력해왔다. 이 용 당선자도 지역구의원 10명에플러스 알파의 역할을 다짐하며 전북 발전론을 펴기도 했다. 전주에서 부모가 감자탕음식점을 하는 봅슬레이 감독출신 이 당선자는 개표방송 후 평평 울었다고 한다. 부모님조차도 미래한국당 간판으로 당선되겠느냐며 회의적 시각이어서 속앓이를 많이 했단다. 직접 휠체어를 타는 이종성 당선자는 262만 장애인을 대표하는 복지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전주에서 여고시절을 보낸 조수진 당선자는 한국신문상최은희여기자상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한 기자 출신이다.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전북인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한 이들이야 말로 전북 정치권에서야당 역할에 걸맞는 인재들이다. 함께 상생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는게 진정한 야당이다. 때로는 견제와 균형을, 때론 동반자 관계속에서 전북발전의 쌍두마차를 꿈꾼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4.28 19:43

전북 고용안정 패키지사업, 실천이 관건이다

전북도와 익산시, 김제시, 완주군이 고용노동부의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사업에 선정돼 군산발 고용충격과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고용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기대된다. 고용부와 전북도, 3개 시군은 지난 27일 전주에서 올해부터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해 신규 일자리 1만개 창출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용노동부의 패키지사업은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되지 못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과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지역을 선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고용위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전국에서 19개 컨소시엄이 신청해 5개 지역이 선정된 것이다. 전북엔 올해 136억원을 투입해 1396명의 고용창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북이 이같은 평가를 받은 것은 현재 전북의 고용사정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반증이다. 선정이 고무적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픈 지역현실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지난 2017년 부터 군산 현대조선소 폐쇄에 이은 한국 GM군산공장 철수에 따른 협력업체 위기와 제조업 연쇄 도산으로 군산을 비롯 인접 시군은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지역 고용및 경제상황을 최악으로 내몰고 있다. 익산지역은 이미 제조업 113개사가 연쇄 도산해 5500명의 실직자가 발생했으며, 완주군 관내 상용차 공장은 최근 5년간 차량 생산대수가 2만대 가량 감소했고, 김제지역은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층을 포함 극심한 인구 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군산시는 산업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됐으나, 협력업체 다수가 자리하고 있는 익산시와 김제시, 완주군은 정량요건 미달로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받지 못해 정부지원에서도 소외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도는 이들 3개 시군을 대상으로 상용차 산업 고용안정 세이프티 벨트구축으로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용성장 산업인 농식품 분야를 고도화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패키지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계획대로의 실천 여부가 관건이다. 단순 고용으로 실적만 내세워서는 안된다. 고부가 신기술 산업 육성으로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지역 청년들에게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8 19:43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지켜야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지난 28일로 100일째를 맞으면서 확산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 감염사태로 인해 전국적으로 급속 확산하였지만 철저한 격리치료와 자가격리,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방역소독 생활화로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10일째 신규 감염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고 28일까지 확진자 1만752명 중 82%인 8854명이 완치해 격리 해제되었다.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진정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다소 느슨해지고 있다. 관광지나 행락지에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고 마스크 없이 거리를 다니거나 유흥시설에는 젊은 층이 운집하기도 한다. 코로나19의 집단감염 위험은 여전하다. 세계 각국에선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 28일 국내 신규 확진자 14명 중 12명이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이다. 또한 완치되었다가 다시 확진되는 사례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파력이 강해 자칫 방심했다간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전북지역에선 지난 1월 30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최초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우려했던 집단 감염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입국한 18번째 환자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이들 가운데 10명이 완치돼 퇴원했고 현재 8명이 치료 중이다. 방역당국에선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지만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인 유행이라고 강조한다. 다소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서 실천해야 한다. 이달 말부터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에 감염 우려가 높은 만큼 방역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또한 유흥시설 출입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손소독 등 생활속 방역도 계속 준수해야 한다. 특히 인구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활동도 철저히 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모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절대 늦춰선 안 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8 19:43

밤의군수 비선실세, 득세 유감

이종호 경제부장 오늘 이 세 치 혀로 황제의 스승이 되고 만호의 봉읍을 받았으며, 그 지위는 열후에 이르렀으니, 이것은 포의로 시작한 사람으로는 지극히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라 나는 이것을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 세상의 일을 모두 잊어버리고 적송자(赤松子)의 뒤를 따라가 노닐고자 한다 한고조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는 데 기여하며 군막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에서 벌어진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이 장자방이다라는 극찬을 받았던 장량. 하지만 한나라가 건국되고 안정되면서 장량은 이 같은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나 모든 지위를 내려놨다. 아쉬움이 남아있었겠지만 이 같은 결단 때문에 장량은 남은 인생 동안 부귀영화를 누렸으며 역사에 남는 책사가 됐다. 반면 한나라의 개국공신으로 소하, 장량과 함께 한초삼걸((漢初三傑)이라 불렸던 대장군 한신은 그의 욕심으로 버림받아 죽임을 당하면서 토사구팽, 조진궁장(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아먹고, 새가 없어지면 활은 집어넣는다)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의 가솔들까지 삼족을 멸하는 형을 받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수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오늘날까지 공감되는 대목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15 총선과 진안군수 선거가 끝났다. 진안군수의 경우 전 군수의 선거법 위반으로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군수가 선출됐지만 당선인이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고발됐으며 선거과정에서 선거운동원이 아닌 사람이 선거운동을 하다가 적발되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선거당시 군수를 도왔던 비선조직들이 벌써부터 군정에 관여하려한다는 조짐이 보이면서 비선실세의 득세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과거 지방선거 이후에도 전북지역 곳곳에서 비선실세들이 득세하면서 군의 수의계약과 특허공법 도입같은 이권에 관여하고 심지어 인사에까지 개입하면서 밤의 군수로 불릴 정도로 악명을 떨쳤다. 정작 군수는 허수아비고 사실상 모든 군정을 좌지우지하며 지방자치의 근간까지 흔드는 문제로까지 작용했다. 공무원들도 비선실세들의 요구를 무시할수 없어 마지못해 따라가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보다는 외부입김에 의해 시설공사의 공법채택이나 계약이 결정되면서 곳곳에서 사건사고가 터졌다. 외부입김이나 로비에 의한 시설공사의 공법채택이나 계약, 관급자재 납품은 커미션 등 검은 돈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무리가 따르고 부실한 시공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들 밤의 군수 대부분의 끝은 좋지 않았다. 이항로 전 진안군수가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것도 비선실세 들간의 이권을 둘러싼 다툼 때문에 불거지다 결국은 터져버린 것이다. 결국 비선 실세들도 이항로 군수와 함께 영어의 몸이 되거나 참담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물론 이제 당선 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여서 벌써부터 비선실세들의 득세를 걱정하는 게 기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군수의 중도사퇴를 겪으며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군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은 애초부터 차단해야 할 것이다. 선거를 도우며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해서 호가호위하는 적폐는 반드시 사라져야 하며 나설때와 물러설때를 깨닫고 실천에 옮겼던 장량의 지혜를 현실에도 적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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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호
  • 2020.04.28 19:06

가정 내 장난감 어린이 안전사고 주의해야

코로나 19로 아이들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장난감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3년간(17~19)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장난감(완구)과 관련된 위해정보는 총 6253건이며, 이 중 63.0%(3,940건)가 가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였다. 가정 내 완구 안전사고의 95.1%(3,748건)는 14세 미만 어린이에게 발생했고, 이 중 5세 미만 영유아 사고가 80.6%에 달했다. 사고 유형으로는 구슬, 비비탄, 풍선 등을 입이나 코, 귀 등에 넣어 발생하는 삼킴삽입 관련 사고가 52.9%로 가장 빈번했고, 부딪힘 14.7%, 추락 10.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삼킴 사고는 자칫 기도가 막혀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3세 미만 영아 뿐만 아니라 3세 이상의 유아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어린이가 장난감을 입에 넣지 않도록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위해다발 완구 종류에는 여아의 경우 구슬이 29.4%로 남아 15.6%에 비해 다소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남아의 경우 블록 및 조립완구가 16.4%로 여아 10.9%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삼킴삽입(코 삽입 등)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작은 완구로는 구슬, 블록, 비비탄, 찰흙, 바둑알 등이 있었다. 위해부위별로는 머리 및 얼굴 부위를 다치는 사례가 가장 많았으며, 트램펄린의 경우 둔부, 다리 및 발도 26.1%(35건)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위해증상으로 열상?절상?자상 등이 가장 많았으며, 미끄럼틀과 트램펄린에서는 골절도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모형완구의 경우 부딪힘이 58건(30.5%), 승용완구의 경우 미끄러짐 넘어짐이 79건(49.1%), 풍선 또는 공과 인형의 경우 삼킴?삽입이 각 15건(30.0%), 20건(62.5%)로 가장 많았다. 완구 관련 가정 내 안전사고 중 미끄럼틀, 그네, 트램펄린과 같은 대형 완구에서는 추락 사고가 주로 발생했다. 대형 완구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대형 완구의 사용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두꺼운 매트와 같은 충격 완화를 위한 바닥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완충바닥재가 모든 부상을 방지하지는 못하므로 보호자의 적절한 감독이 필요하다. 장난감 및 완구를 구입할 때는 사용가능 연령과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자녀의 나이, 관심사및 신체발달 정도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장난감을 선택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파손 등 위험성이 있는지 점검하고 손상되거나 위험한 장난감은 즉시 버리거나 수리해야 한다. 작은 부품을 포함한 장난감은 3세 미만 어린이는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부풀리지 않은 풍선이나 터진 풍선 조각에도 기도가 막혀 질식할 수 있다. 8세 미만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게 하고, 터진 풍선은 곧바로 치워야 한다. 어린이가 스스로 안전하게 놀이하고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며, 어린이 안전사고 관련 궁금증이나 소비자 피해를 입을 경우 전북소비자정보센터(282-9898)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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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7 18:28

로컬푸드의 부도덕한 판매, 소비자 신뢰 먹칠

로컬푸드 일부 매장에서 조합원이 생산하지 않고 안전성도 검증 안된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와 신선도를 생명으로 하는 로컬푸드의 신뢰성에 먹칠하는 행위다. 극히 제한적이라고는 하나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 지탄 받아 마땅하다. 농산물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아울러 판매량도 소비자의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난 2013년 32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469개로 무려 14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매출액은 317억원에서 520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본보 취재에 의하면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역 농협의 부도덕한 판매방식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실제 채소나 과일 등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하면 공판장에서 물건을 떼다 파는 식이다. 이는 조합원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제공한다는 로컬푸드 사업의 기본 취지에도 어긋나는 파렴치한 행태임에 틀림없다. 특히 초기에는 소속 조합원이 아닌 다른 농협 조합원의 농산물을 납품하거나 중국산 농산물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려운 지역농가 판로확보와 선순환구조 구축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는 도덕 불감증이다. 또한 로컬푸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짓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은안전한 먹거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농가와 소비자의 직거래 방식을 도입함으로써도농 상생의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이처럼 힘들게 쌓아 올린 명성과 신뢰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로컬푸드 1번지로 알려진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우 유통 농산물의 생산단계부터 직접 채취해 잔류농약 분석을 하는 등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서만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자칫 안이한 사고방식과 납품절차에 대한 공정성 결여, 그리고 수익 우선의 운영방식 등이 로컬푸드 발전의 장애요인이다. 본래 취지대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사고 파는 신뢰의 장으로 거듭 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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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4.27 17:37

위기에 처한 상용차산업 새 활로 빨리 찾아야

그동안 전북의 성장동력이었던 상용차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생존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회사 모두가 직면한 문제다. 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폭스바겐그룹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81.4%나 급감했고 독일 다임러회사도 올 1분기 세전이익이 68.8% 급락했다. 국내 내수시장에선 선방했지만 해외 영업이 부진했던 현대기아그룹은 1분기 순익이 49% 격감했다. 이 같은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고용대란으로 이어진다. 일자리를 떠받치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리면 고용 쇼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가 어려워지면 123차로 이어지는 협력사들은 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고 결국 대량실직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전북의 주력산업인 상용차산업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가동률이 40% 대로 추락했고 군산 타타대우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60% 선으로 떨어졌다. 향후 자동차산업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올 2분기에는 1분기보다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견하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아직 공장라인 축소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와 수출 부진이 계속될 땐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군산 타타대우는 판매 부진에 따라 최근 노조에 자발적 희망퇴직 신청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타타대우가 본격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상용차업계의 위기 시그널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부에선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에 나섰고 전라북도도 지난해부터 상용차모빌리티 혁신지원 체계마련에 착수했다. 자동차업계도 자구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준중형 상용차나 픽업트럭 등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한편 자율주행차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형 상용차 개발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속도에서 뒤처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7 17:37

관중 없는 경기

스포츠의 여러 매력 가운데 하나가 절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팀이 가끔 전력이 강한 팀을 꺾는 의외성에 있다. 스포츠를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고,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멋진 격언도 스포츠가 가지는 드라마틱함을 표현한 말일 것이다. 실제 지난 2000년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연출된 칼레의 기적은 아직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아마추어 팀인 4부리그 소속 칼레팀이 프랑스 FA컵 대회에서 프로 축구팀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프랑스 축구 82년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1부 리그팀 낭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아있는 기록이다. 스포츠에서 관중들은 경기를 통해 승부의 짜릿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기원하기도 하고, 약팀에 대한 동정심에 드라마 같은 반전을 기대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열띤 응원과 환호가 있기에 강한 승부욕을 갖고 박진감있는 경기를 펼친다. 관중이 없이 선수와 심판만이 플레이하는 경기는 상상하기 어렵다. 무관중 경기는 보통 사고를 일으킨 구단에 대한 징계 차원에서 실시한다.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2007년 그라운드 폭력사태에 대한 징계로 서울대구 팀간의 K3 축구리그가 최초로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2019년 10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한 간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전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TV생중계도 없는 깜깜이 경기였다. 이는 징계에 의한 것이 아니고 주최국인 북한이 자발적으로 결정한 무관중 경기였다.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분야를 바꿔놓으면서 스포츠계도 예외일 수 없다. 진행중이던 시리즈 경기는 물론 봄철을 맞아 시즌이 개막되는 모든 스포츠를 잠재워 버렸다. 감염 확산 방지와 관중들의 건강 안전 면에서의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겨울철 내내 시즌 개막을 기다리던 열성 팬들은 상실감과 우울감으로 패닉상태에 이를 정도다. 팬들의 에너지로 살아가는 선수들 역시 맥이 빠지고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그동안 무기연기됐던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경기가 지난주 부터의 시범경기에 이어 야구는 다음주 5월5일, 축구는 8일 전주에서의 첫 경기로 시즌을 개막한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 까지는 무관중 경기다. 아직 올 시즌 일정조차 못잡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등 스포츠 강국에 비해서는 발 빠른 개막인 셈이다. 선수들은 경기력 유지를 위해서 일단은 반겨야 할 일이다. 팬들도 TV중계로나마 그동안의 갈증을 풀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돼 일상이 정상으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은 무관중 경기를 펼쳐야 하는 선수나 팬 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4.27 17:37

사는 지역에 따라 사람들의 품성과 습속이 다르다?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어디에서 살 것인가?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근원적인 고민이자 물음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그 땅의 영향을 받는가? 괴테는 대자연의 어머니인 땅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며 태초에 인간들은 그들 자신들에게 적합한 땅을 선택해서 자리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괴테와 비슷한 견해를 피력한 사람이 조선 중기의 실학자인 성호 이익이다. 한 민족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리적기후적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경상도의 풍성(風聲)과 기습(氣習)은 굳게 뭉치어 흐트러짐이 없다. 여러 사람의 마음도 함께 모여서 외치는 이가 있으면 반드시 화답하여 일을 당하면 힘을 아울러서 가담한다. 순후한 옛 풍속은 변함없이 남아 명현을 배출하니 나라 안에서 으뜸 되는 고장이오, 그러나 전라도의 물길은 산발사하(散髮四下)와 같이 되어 국면을 이루지 못하는 땅인지라 재덕 있는 사람의 출현이 드물고 인풍(人風)이 획교(獲狡)하여 사대부가 귀의할 수 없는 땅이며, 차령 이북에 대하여 역세의 모양임을 부인할 수가 없는 땅이다 지도를 펼쳐 놓고서 전라도를 흐르는 강의 흐름을 보면 이익의 말이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장수에서 발원하여 군산으로 빠져드는 금강과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운장산 기슭에서 발원한 만경강, 그리고 내장산에서 발원한 동진강은 서해로 빠져들고 담양에서 발원한 영산강은 전라도 서남쪽으로 빠져든다. 백운면 신암리 상초막골에서 발원한 섬진강과 장흥의 탐진강은 남해 바다로 흘러든다. 이처럼 전라도의 산천을 흐르는 모든 강들은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방사성으로 흩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경상도의 물줄기가 동해로 흐르는 형산강, 대종천, 울진의 왕피천 등 몇 개의 하천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태백에서 말원한 낙동강에 합류하여 다대포 앞바다로 빠져나간다. 이익은 금강에 대해서는 풍수감여가들이 말하는 활을 거꾸로 쥔 모양으로 반궁수(反弓水)가 되어 서울과 개성에 역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 반면 영남 지방에 대하여는 좋게 평하고 있다. 세계 지도를 펴 놓고 보면 프랑스의 물길도 전라도의 물길에 못지않다. 프랑스의 강들은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마시프 상트랄(Massif Central)이라는 고원 지대에서 시작되어 사방으로 흩어져 나간다. 세느강은 영국해협으로, 르와르강은 비스케이만으로, 소느강과 로느강은 지중해로 흘러 들어간다. 전라도를 물길과 같은 형세로 흐르는 프랑스의 물줄기를 보고 이익과 같이 동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풍토학자 헤르더(herder 1744-1803)는 〈인류역사 철학고>에서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지세와 기후가 극단을 피하고 있으므로 프랑스인의 인간적 기질도 중용적이고 하천이 삼면의 바다로 유입되니 사람들도 가슴을 활짝 열고 오는 자를 환영하는 해방성을 갖고 있으며, 주민을 낙천적 사교적으로 만드는 은근성과 균형 잡힌 풍토로 인한 언어 논리 표현의 명석성이 뛰어나다.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두 사람의 풍토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동양과 서양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중요한 것은 시대에 따라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삶도 결정되는 것인데,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중종 때의 문인으로 요절한 곽시(郭詩)의 <서북의 인재는 동남의 인재와 다르다(西北人才與東南不同)라는 글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각지역마다 성함과 소함, 강함과 약함이 차이가 있는 것은 그저 풍성(風聲)과 기습(氣習)에서 온 것이고, 풍성과 기습의 차이는 본성과 리(理)를 다 못 지켜 그런 것일 뿐이다. 어찌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본질에 관계된 바이겠는가? 요지는 사는 지역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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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7 16:22

코로나19 이후 어두운 경제에 대비해야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의 노력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코로나19의 확산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서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하루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와 두 자릿수를 오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세계적으로 감염증 확산이 심화되고 있고, 분명한 것은 우리 경제의 어두운 터널은 이제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지난 25일 자료에 의하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제충격으로 올해 1분기 한국경제성장률이 ?1.4%로 떨어졌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고 한다. 코로나19발 고용 쇼크도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국적인 취업자 수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19만 5천명이 감소하며, 지난 2009년 5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취업자 수가 24만명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3개월간 노동시장에서의 취업자 수가 매월 50만명 가량 증가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의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은 19만 5천명이 아니라 70만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취업자 수가 90만 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천명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률은 58.2%로 전년 동월 대비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실업률도 2.7%로 전년 동월 대비 0.3%p 하락했지만 전국 평균 수치(4.2%)와 비교하자면 지역적 타격은 아직 미미한 듯 보인다. 그러나 전북지역은 지난 몇 년 동안 대기업들의 연쇄적인 붕괴가 있었고, 그로 인해 이미 지역경제가 입은 타격이 매우 컸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지금 수치를 보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경기 침체는 시간에 비례해 골이 깊어지는 만큼 회복 역시 오래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른 어떤 지역보다 전라북도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번 감염증 확산으로 전라북도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 미국이 이번 감염증 확산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경제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일본, 인도, 베트남 등 다른 주요 수출국들의 상황도 녹록하지 않아 향후 지역경기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다가올 피할 수 없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활력의 키를 쥐고 있는 기업들이 지금의 위기를 버틸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로 황폐화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과 독일 등과 같은 선진국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기업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지금과 같은 극심한 소비부진과 내수침체로 판로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이는 곧바로 대량 실업사태로 이어질 것이다. 만일 기업들의 도산과 맞물린 대규모 실업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위기 이후 무너진 경제를 재가동시키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은 이번 위기를 혁신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코로나19가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온라인 쇼핑 등으로 개인과 기업, 국가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만큼 불어닥친 변화 속에 능동적으로 대쳐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해오던 일을 잠시 멈추고 새로운 생각과 가능성을 선별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 도민들도 철저한 개인 예방수칙 준수 등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은 유지하면서 적절한 활동과 소비를 통해 내수 활성화에 일조해야 한다. 경제주체인 기업과 자치단체, 도민 모두가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똘똘 뭉친다면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듯 우리는 이번에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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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7 16:18

농촌일손돕기 전 국민·기관이 함께 나서야 한다

박성일 전북농협 본부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곡우(穀雨)도 지났건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봄이 왔어도 봄 같지가 않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코로나19라는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경제적정치적으로 많은 피해와 혼란을 겪고 있어 봄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지경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유독 농업분야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화훼농가와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 우유 생산농가의 시름이 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 저온으로 인해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일나무에 발생한 냉해 피해는 농업인의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여전히 우리 농업인의 시간은 지난해 겨울 속에 멈춰 서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에서는 많은 농가들이 일손을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월까지는 그럭저럭 꾸려 간다고 하지만 5월부터 이어지는 과일나무의 열매솎기, 모내기, 양파마늘 수확, 고추고구마의 모종이나 종순 식재 작업이 당장 걱정이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속담이 농업인의 마음 일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와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 등으로 농촌의 인력 수급이 좋지 않은 것이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어느 해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농번기 일손 부족 완화에 보탬이 됐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마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하늘길이 막혀 국내에 전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250여명에 이른다. 더구나 코로나 19로 인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도 농촌 인력 수급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7만~8만원이었던 일당이 올해 들어 30% 가량 대폭 상승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일하기 전에 일당을 미리 지급하는 선불제까지 등장했다. 농촌 일손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농업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촌이 활력을 잃고 농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이는 농업이 지니고 있는 공익적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식량을 공급하는 기능 외에도 환경보전, 농촌경관 제공, 농촌 활력 제고, 전통문화 유지, 식량안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에 따른 위기감으로 식량안보가 대두되고 지금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달 24일 쌀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가 이 달 5일 쌀 수출을 중단했다. 베트남은 최근 쌀 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량 조절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러시아는 지난 달 20일 밀과 쌀, 보리 등 모든 곡물에 대한 수출을 막았고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주요 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굳건한 식량안보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농산물의 원활한 생산이며, 원활한 생산을 위해서는 적절한 인력수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북도와 농협 등 여러 기관들이 고질적인 농촌의 인력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계도 인정한 대한민국만의 저력이 있다. 코로나19를 대처하며 보여준 성숙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아직도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농촌과 농업인을 위해 모두 함께 일손 돕기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박성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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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7 16:18

우리 동네에는 어떤 공공미술이 있을까?

김성수 조각가 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어떤 미술작품들이 있는지 둘러본 적이 있는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우리의 생활 주변 공간에서 다양한 공공미술을 발견할 수 있다. 흔히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조형작품은 삭막한 도시 속에서 누구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띠며 우리 삶 속에 스며들어 있기에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미술이 진행되는 경로는 크게 3개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로 퍼센트 법이라고도 불리는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로 설치되는 미술작품이 있다. 연면적 1만 제곱미터 이상 신축 또는 증축하는 일정한 용도의 건축물은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화, 조각, 공예 등 미술작품의 설치에 사용하거나 직접 설치비용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며 아파트나 대형빌딩, 병원, 마트와 백화점 앞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야외 조형물과 건물 로비에 설치된 미술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건축주가 사전 협의를 통해 지정 공모로 작가를 선정하기도 하고 건물의 목적과 컨셉에 맞는 작품을 공모를 내어 선정하기도 한다. 사업 대부분에 작가가 직접 참여하며 전북의 경우 전문가로 이루어진 20명 내외의 전라북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회의를 통해 작품설치의 가부가 결정된다. 두 번째로 전문작가가 참여하여 커뮤니티 형성이 주축이 되는 마을미술프로젝트 계열의 사업이 있다. 건축물 미술작품 기금납부를 통해 모인 문화예술진흥기금이나 지자체의 예산을 사용하여 삭막해진 도시를 다양한 색으로 수놓는 벽화작업과 기발한 설치작품을 통해 침체되고 소외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예술로 풀어나가고자 하는 성격이 강하다. 전주시에는 2000년대 초반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이루어진 동문예술거리와 자만벽화마을이 있으며 최근에는 첫 마중길 야외조각 전시, 예술있는 승강장 사업과 이동형갤러리 꽃심, 선미촌 2.0 프로젝트처럼 문화예술 도시를 지향하는 도시계획 속에 실험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실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기념조형물의 형태가 있다. 조달청의 기준으로 집행되며 금액이 큰 만큼 지원조건이 까다로워서 조각가 혹은 전문예술인보다 조형물 전문업체나 기업형태의 접근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와 둘째의 경우 작가의 직접적인 참여도가 높고 전문가로 이루어진 심의위원 조성과 심사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기에 심미적 평가가 양호하나, 셋째의 경우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는 거액의 랜드마크형태의 조악한 조형물들이 무분별하게 설치가 되면서 기존의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공공예술작품마저 함께 질타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각 지역의 특산물이나 상징물을 예술성의 고려 없이 확대하여 조형화시킨 것들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우리 주변에 설치되는 작품들의 선정절차와 작가선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함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건물이 세워지면 어떤 작가의 작품이 세워지게 되는지 어떤 절차를 통해 작품이 선정되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작품을 관람하는 것만큼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예술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만큼 가까이 있으며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어떤 이는 작품을 보며 꿈을 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랑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지친 삶의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지친 요즘,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미술작품을 찾아 산책을 해보는 건 어떨까. /김성수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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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6 16:28

송성환 의장 족쇄 풀어 준 도의회 비난 받아 마땅

송성환 도의장의 족쇄였던 뇌물수수 관련 징계성 권고를 철회한 도의회 처사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의회가 스스로 자기 모순의 결정을 반복함에 따라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도 처음 징계를 주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공학적인 셈범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송 의장에게 본회의 의사진행을 못하도록 한 윤리위의 권고를 1년여 만에 백지화한 것은 도의회의 오만한 발상이다. 지난해 5월 징계 권고를 내릴 때와 지금의 상황은 변한 게 하나도 없는 데도 본인들의 결정을 자발적으로 뒤집은 것이다. 징계 당시도민의 대표자는 물론 도의장으로서 품위를 떨어뜨리고 의회 명예를 실추시켜 징계가 마땅하다고 역설했다.제 식구 감싸기란 온갖 비판을 무릅쓰고 이와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도의회 명예와 의원들간 역학관계가 우선 꼽힌다. 윤리위도1심 재판이 길어지면서 도의회 위상추락과 함께 6월말 의장 임기만료 전에 명예회복 기회를 줬다며 철회사유를 밝혔다. 자신들을 뽑아 준 도민들의 자존심은 안중에도 없는 몰염치한 작태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다. 애초에 의장선거를 둘러싼 불편한 기류가 있는 데다 뇌물수수 사건이 불거지자 일제히 의장직 사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의원들 파상공세에도 송 의장이 끝까지 버티자 결국 징계권고라는 어정쩡한 봉합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자 일부에선 의사진행만 못했지, 도의장으로서 권한과 혜택은 모두 누린다며 못마땅해 했다. 뿐만 아니라 뇌물수수 사건은 징계당시 보다 2년 전에 발생, 문제가 심각 했음에도 다시 공천해서 의장 당선까지 원인을 제공한 것은 민주당과 의원들 책임이라고 질타했다. 한편에선 하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간 세 결집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이번 결정의 중요 변수라고 풀이한다. 총선에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입지가 약화된 송 의장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도의회 명예와 위상은 의원들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선거 때 다짐했던 초심을 잊지 않고 제 역할만 다하면 그만이다. 그렇지 못했을 때 유권자는 다음 선거에서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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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4.26 16:28

2차 공공기관 이전, 전북 총력 대응 펼쳐야

더불어 민주당의 4.15총선 압승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선거기간 동안 이해찬 대표를 비롯 많은 관계자들이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추가이전을 약속해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혁신도시 시즌 2 구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이전 대상 알짜배기 기관을 전북에 유치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전략 마련이 시급해졌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정부가 대상 기관을 지정했던 1차 혁신도시 때와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국 각 시도마다 TF를 구성하고, 토론회나 용역을 통해 이전대상 기관들에 대한 검토와 지역 기여도가 높은 기관에 대한 유치 가능성을 분석하는등 나름대로의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혁신도시에 대한 경험이 쌓여 어떤 기관이 알짜기관인지 판별하고 타깃을 정하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각 시도간 이전 희망기관이 상당수 겹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그동안 혁신도시가 없던 대전시와 충남도에 혁신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대전시와 충남도 까지 공공기관 유치에 가세하게 되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은 국제금융중심도시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금융기관 유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농생명 에너지 등 40여개 기관을 추가 이전 검토대상으로 분류해 유치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적으로 꼽히는 기관이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한국투자공사(KIC)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관이다. 다음 한국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도 알짜기관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농생명 금융산업 모델 구축에 핵심 역할이 기대되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대학 유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기관의 도내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전북의 향토 금융사인 JB 금융지주가 먼저 자산 운용사를 전북혁신도시로 옮기는 문제가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전북은행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문제는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본격 거론될 것이다. 새로 뽑힌 전북 의원들은 전북도를 비롯 혁신도시내 기관장 들과 상시 소통을 통해 알짜기업의 도내 유치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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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4.26 16:28

캥거루족 국회의원

유권자가 국회의원 당선자한테 바라는 게 거창한게 아니다. 역량있는 사람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사항이다. 지금까지 해결못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비롯 전주 탄소법개정, 남원공공의대 설립,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을 우선 해결하길 바란다. 이들 현안은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처리 못하면 결국 폐기처분된다. 그렇게 되면 그간 노력한 열정이 수포로 돌아갈 뿐더러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남원공공의대 설립건은 선거 때 박지원의원이 목포에다가 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순천에서 출마한 소병철 후보를 돕기 위해 순천에다가 공공의대를 설립키로 약속해 뜨거운 감자가 됐다. 21대 전북정치권은 무소속 이용호의원을 제외하고 9명이 민주당으로 초선 4명 재선 6명이다. 지난 20대 국민의당 녹색돌풍이 분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에 힘입어 민주당이 싹쓸이 했다. 이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간 나름대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려고 무던히 애섰다. 선거운동기간 중 당선되면 민주당으로 가겠다고 누누히 밝혔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해 성사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해졌다. 현재 민주당이 지역구 163석에 더불어시민당17석을 합해 180석의 거대여당이 됐다. 개헌만 못하지 맘만 먹으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떤 안건이든 패스트 트랙에 태울 수 있다. 민주당이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을 가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선거전 예상 의석수 발언만 없었더라면 200석도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지역구에서 얻은 득표율은 민주당 49.9% 통합당 41.5%로 큰 차이가 안났다. 민주당 주가가 상종가를 보이자 당 지도부가 당선자들 한테 겸손을 주문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터져나와 민주당이 혼란스러워졌다. 지난 7일 오 시장이 시장실에서 직원한테 컴퓨터를 가르쳐 달라고 하면서 성추행을 했다는 것.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두번째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민주당 지도부가 오 시장을 제명하겠다고 했지만 여론은 악화일로다. 당선자는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당선자들이 혼신의 힘을 쏟아 당선의 영예를 안았지만 전북에서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구조라서 수도권 등 경합지역에 비할 바가 못된다. 특히 통합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단단히 벼른 것이 결국 부메랑 돼 쉽게 민주당쪽으로 표 결집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각 당선자들이 문 대통령과 당 지지도에 얹혀서 당선된 것이나 다름 없어 당선자 스스로가 자력갱생하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 그래야 초 재선들이 선수(選數)를 극복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전문성 없이는 상임위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정치적으로 캥거루족 신세를 벗어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면 발이 닳도록 뛰어 다녀야 한다. 그래야 밥값하는 의원이 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4.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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