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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윤단비 “영화는 삶의 정수를 보여주는 압축본”

관계와 감정의 사려깊은 초상화 네덜란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을 평가한 말이다. 영화에서 드러난 인물들의 감정선을 가장 잘 묘사한 표현으로 보인다. 실제 윤 감독은인물의 찌질함마저도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인간의 다층적인 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런 철학(?)이 녹아든 윤 감독의 영화는 지난해 상영하자마자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뉴욕 아시아 영화제,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낭뜨 3대륙 영화제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휩쓸었다. 다음은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 영화를 제작한 계기는 일상을 그린 영화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일상과 맞닿아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영화에 극적 장치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작하실 때 힘들었을 것 같은데. 장르의 컨벤션이 강한 영화의 경우 구조에 기대서 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떤 장면이나 감정 한 축이 무너지면 영화 전체가 허구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인간이 느끼는 고통을 크게 부각시키고 싶은 영화에서는 시작 5분 만에 누군가를 각성시키기 위해 한 인물이 죽는다. 대단히 드라마틱한 일이다. 하지만 남매의 여름밤에서는 다르게 접근했다. 할아버지가 죽는 게 영화의 축으로 볼 수 있는데, 아주 작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상영하기 직전까지 불안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관객이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전주와의 인연은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하기 위해 온 적이 많다. 아버지 역의 양흥주 배우님과의 인연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시작했다. 당시 양 배우님이 출연한 겨울밤에를 본 뒤,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양 배우님을 만나 부탁을 드렸다. -앞으로도 가족이란 소재로 영화를 만들 계획이 있는지 가족에 한정됐다기보다 인간 면면을 보는 데 관심이 많다. 연애를 비롯해 여러 가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본인 만의 영화철학을 알고 싶다. 철학가들은 영화가 삶을 모방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난 생각이 다르다. 영화는 삶의 정수를 보여주는 압축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인생을 살지 않아도 영화를 제작하다보면 한 인간의 삶을 살아볼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체득하는 바가 크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5.02 17:50

[전주국제영화제] “가족의 부재·상실…필연적으로 겪는 삶의 과정”

부모의 이혼, 떠돌이 장사를 하는 아빠, 할아버지의 병환, 남편과 싸우고 집을 나온 고모 한 가족이 할아버지의 집에 모인 뒤, 겪게 되는 일상의 고뇌와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 남매의 여름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회장 이승수)는 윤단비 감독을 초청해 영화남매의 여름밤을 치유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지난 1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KOSIC)영화마당. 윤담비 감독과 대담을 진행한 정미화 영상영화심리상담사는 영화 속에 나타나는 캐릭터와 대중과의 공감대에 주목했다. 정 상담사는 가족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와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관한 질문을 이어나갔다. 윤단비 감독은 이에 대해 가족은 가장 가깝지만, 개인적으로 공유되지 않은 지점과 외로움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통해 개별 인간의 면면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가장 큰 사건인 할아버지의 죽음을 두고는 모두 겪고 싶지 않지만 필연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는 삶의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형제, 자매, 남매 등 다양한 가족관계 가운데 남매를 조명한 이유도 설명했다. 아버지와 고모, 옥주와 동주의 시선을 중심으로 영화의 서사를 전개한 것에 대한 부연이다. 윤 감독은 자매는 유대감이 강할 것 같았고 형제는 거리감이 생길 것 같았다며 서로 친밀하면서도 끝내 이해할 수 없는 외로운 감정에 대해 남겨두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와 고모, 옥주와 동주가 같이 겪는 모성의 부재도 강조했다. 윤 감독은 자식들에게 엄마의 부재는 가장 근원적인 공포라며 최전선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은 가장 큰 결핍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대중들이 명장면으로 꼽은 할아버지와 손녀 옥주가 거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말없이 교감하는 장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윤 감독은 옥주 혼자만이라도 할아버지에게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내가 살아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어서 옥주의 시선을 중심으로 담을 수밖에 없었다며관조적인 시선이 아니라 옥주에게 주체를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매의 여름밤이 시대의 가족에게 주는 메시지도 남겼다. 윤 감독은 가족 사이에 겪는 생채기, 상실은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보편적인 일이라며 외로움 역시 개인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5.02 17:50

‘독립·예술영화의 향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독립예술영화의 향연으로 일컬어지는 전주영화제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여파로 한 달 가량 연기됐지만 올해는 제 날짜에 맞춰 개막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9일 오후 7시 전주시 덕진동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배우 권해효와 박하선이 사회를 맡은 이날 개막식은 김승수 영화제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과 악단광칠의 축하공연으로 시작했다. 이후 국내외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온오프라인으로 나눠 인사를 전했다.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인 배종옥 배우와 한국경쟁 박흥식 감독, 한국단편경쟁 최수영 배우는 무대 위에 올라가 자신을 소개했다. 반면 해외 게스트인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국제경쟁)은 영상메시지로 인사했다.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의 첫 번째 주인공 류현경 프로그래머(감독 겸 배우)는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밝혔다. 류 프로그래머는 제가 참여하는 J스페셜에서 인간의 다양한 면면을 담아낸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나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개막식도 지난해처럼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규모가 축소됐다. 한국 경쟁과 한국 단편 경쟁, 국제 경쟁 등 3개 경쟁 부문 감독과 심사위원 등 최소 인원만 참여했다. 개막식 행사도 축소된 레트카펫과 포토월 행사를 시작으로 사회자 인사, 조직위원장 개막선언, 집행위원장 인사말, 심사위원 소개 등 순으로 치러졌다. 개막식 이후에는 세르비아의 스르단 고르보비치 감독이 연출한 개막작 아버지의 길이 상영됐다. 이 영화는 가난에 허덕이는 일용직 노동자인 니콜라가 사회복지기관에 빼앗긴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중앙정부 장관을 만나러 수도 베오그라드까지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정의와 권리가 사라진 부패한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개막식 전 과정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 영화 관계자와 관객들 앞에 공개됐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이후 정상 개최하는 최초의 영화제라고 자부한다며 온라인 영화 142편을 비롯한 총 194편의 영화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전주 국제영화제는 영화 담론의 생산기지가 되려고 한다며새롭게 론칭하는 컨퍼런스에서 이뤄지는 심도깊은 토론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랫동안 실험과 대안의 언어, 독립의 가치를 올곶게 지켜왔다며 코로나 19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영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4.29 19:59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리뷰] “모든 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가 두 자녀를 빼앗아 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세르비아 출신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아버지의 길>이 던지는 첫 질문이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감독은 집요하게 묻는다. 좋은 부모란, 좋은 국가란, 좋은 이웃이란 무엇인지. 영화 속 아버지 니콜라는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감독은 그가 길을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계속해서 쫓는다.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아이의 아버지 니콜라는 가난에 허덕이는 일용직 노동자다.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의 직장을 찾아가 밀린 급여를 요구하며 몸에 불을 붙인다. 이 일로 니콜라는 사회복지기관에 의해 아이들을 빼앗기고, 돌려달라고 호소하지만 묵살당한다. 결국 그는 물통 하나만 챙겨서 수도 베오그라드 중앙정부로 장관을 만나러 떠난다. 이 과정에서 국가는 집에 전기도 끊긴 그에게 아동 최선의 이익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보일러, 장난감, 컴퓨터 등 경제적 충족을 요구한다. 그는 단식으로 이러한 국가의 폭력에 저항한다. 아내는 분신, 남편은 단식, 그들에겐 자신의 진심을 입증할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니콜라는 꼬박 5일 동안 세르비아에서 수도 베오그라드까지 총 300㎞를 걷는다. 고속도로와 숲속을 가로지르며 걷는 그의 옆으로 자동차와 오토바이, 기차의 굉음이 부각된다. 이 소음은 300㎞를 걸어야만 하는 그의 상황과 대비되며 폭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쉴 곳을 내어주는 마트 직원, 차를 태워주는 트럭 운전자, 음식을 건네주는 시민들이 있어 니콜라는 베오그라드까지 갈 수 있었다. 그동안 세르비아 전쟁이 남긴 상흔을 영화로 담아온 감독의 족적을 생각했을 때, 이 과정들은 마치 평화를 갈구하는 모습처럼 비치기도 한다. 빈부 격차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지만, 세르비아처럼 비교적 최근 전쟁을 겪은 나라에서는 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빗나간 과녁>(2001)으로 장편 데뷔한 뒤 <트랩>(2007), <써클즈>(2013)를 연출했다. <트랩>은 세르비아를 배경으로 한 현대판 죄와벌로 불리고, <써클즈>는 폭력의 순환을 통해 인간의 죄의식과 용서를 다룬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아버지의 길>은 폭력의 또 다른 형태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10분이다. 니콜라는 집으로 돌아오지만, 집안의 세간살이는 사라졌다. 그가 영영 돌아오지 않으리라 생각한 이웃들이 모두 훔쳐 간 것이다. 니콜라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의자, 시계, 텔레비전, 인형, 소파, 식탁 등을 되찾아온다. 이 장면을 보며 확신이 들었다. 니콜라라면, 아버지라면 되돌려 놓을 것이다. 모두, 원래대로.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4.29 19:04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관광거점도시 전주’ 브랜드 공개

관광거점도시 전주를 대표할 브랜드(BI)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첫 선을 보인다. 전주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을 활용해 전주영화제작소 주차장에서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관광브랜드 YOUR TASTE JEONJU를 사전에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전주를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전주 관광브랜드 디자인을 소개해 관광거점도시 전주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높이고, 홍보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번에 선보이는 관광브랜드(BI) YOUR TASTE JEONJU는 여행에서 만족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있는 곳, 당신의 전주라는 의미가 담겼다. 합죽선과 기와, 전통담, 단청 등 전통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관광브랜드 사전공개 행사에서는 전주 음식을 받는 디지털 체험 이벤트가 진행된다. 소부당의 전주 복떵이떡과 미니 생크림 단팥빵, ㈜천년누리의 우리밀 수제초코파이, ㈜디자인농부의 베리콩콩(선식) 등 전주에서 생산되는 10가지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전주시 관광거점도시추진단 관계자는 제작된 관광브랜드는 관광 안내 책자와 기념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광거점도시 전주를 브랜딩하고 입체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21.04.28 18:50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 ‘넥스트 액터’ 배우 안재홍 선정

올해 열리는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넥스트 액터(NEXT ACTOR)의 세 번째 주인공으로 배우 안재홍을 선정했다. 넥스트 액터는 무주산골영화제와 백은하배우연구소가 공동 기획한 배우 특집 프로그램으로, 매년 국내 배우 한 명을 선정해 연기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2019년 신설된 후, 배우 박정민과 고아성이 차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에 안재홍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할 뿐만 앞으로도 자신만의 개성을 유지하며 오래도록 관객의 가슴을 울렁이게 할 뛰어난 배우라고 밝혔다. 올해 프로그램에서는 안재홍의 연기 세계와 개성을 만날 수 있는 대표작들을 상영하며 관객과의 만남과 스페셜 야외 코트가 마련될 예정이다. 백은하 소장이 배우 안재홍을 주제로 펼쳐낸 배우론, 작품별 연기론, 안재홍과 나눈 솔직담백한 인터뷰 등을 담은 특별 책자도 영화제 기간 내 정식 출간된다. 이와 함께 안재홍이 직접 무주 덕유산을 배경으로 제작한 셀프 트레일러가 공개될 예정이며, 그의 연기에 대한 소신과 매력 포인트를 공개하는 전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안재홍은 2014년 <족구왕>을 시작으로 <임금님의 사건수첩>(2016), <소공녀>(2017), <조작된 도시>(2017), <해치지 않아>(2019), <사냥의 시간>(2020)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왔다. tvN<응답하라 1988>과 JTBC<멜로가 체질>에서는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코믹연기로 청춘스타의 면모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출가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2015년 <검은돼지>에 이어 지난해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를 직접 연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한편 무주산골영화제는 오는 6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6일까지 4일 간,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간 총 2주에 걸쳐 7일동안 무주군 일대에서 개최된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4.27 18:00

한국 11개 영화제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 11개 영화제가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11개 영화제로 구성된 미얀마 영화인의 저항과 투쟁을 지지하는 한국의 영화제는 25일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한국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뜻을 모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주국제영화제는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소모뚜 공동대표, 한국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오는 30일 오전 10시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10관에서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과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소모뚜 공동대표가 모두발언에 나서고, 참석자 모두가 함께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성명서를 낭독한다. 이 자리에서 지지 선언의 의미와 향후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또 기자회견에서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현지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 클립과 함께 미얀마 단편영화를 상영한다. 이번에 함께하는 국내 11개 영화제는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강릉국제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등이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4.25 17:16

[전주국제영화제 특집] ③ 코로나19 시대 영화제 즐기는 법…온·오프라인 투트랙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에서 온라인 상영, 장기 상영회라는 새로운 형식의 영화제를 시도했던 전주국제영화제. 올해는 지난해의 경험을 발판 삼아 행사 일정을 다시 열흘간으로 확정하며 정상화를 선언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48개국 영화 194편(해외 109편국내 85편)을 초청했는데, 이 가운데 온라인 상영작은 142편(해외 79편, 국내 63편)으로 전체 상영작의 73%를 차지한다. 온라인 상영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올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면서도, 각각의 특성을 살린 특화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코로나19 시대, 슬기롭게 영화제를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초청작을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온라인 상영이 끝난 뒤 장기 상영회를 열어 전주 극장가에서 영화를 관람하도록 했다. 올해는 영화제 기간 온오프라인 상영을 병행하는 점이 가장 크게 달라졌다. 올해 오프라인 상영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전주고사,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 기간 상영관 밖에서도 영화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골목 상영을 처음으로 시도한다. 골목 상영은 전주의 명소인 남부시장 하늘정원과 영화의거리(객리단길), 동문예술거리에서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매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한다. 선착순(최대 50명) 입장 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주 곳곳의 골목을 영화관으로 만들어줄 상영작은 총 5편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투자제작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중 전지희 감독의 <국도극장: 감독판>, 장우진 감독의 <겨울밤에>, 임태규 감독의 <파도치는 땅>을 선보인다. 또 전주국제영화제 수입 작품인 에두아르 바에르 감독의 <파리의 밤이 열리면>과 올해 상영작 가운데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에서 소개되는 밀라노 영화감독들의 <코로나의 밀라노>도 상영한다. 골목 상영 선정작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대부분 영화제가 투자제작하고, 수입배급한 작품들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세 작품은 가장 최근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들로 추렸다며 시민들이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 중심으로 엄선했다고 밝혔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특별 섹션 J 스페셜도 눈여겨볼 만하다. J 스페셜은 전주국제영화제가 매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물을 프로그래머로 선정해 자신만의 영화적 관점과 취향에 맞는 영화를 선택, 프로그래밍하는 섹션이다.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배우 겸 감독 류현경이다. 류현경 프로그래머 류현경 프로그래머는 총 8편의 단편장편 영화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연출작 1편, 출연작 2편, 프로그래머로서 고른 선정작 5편 등이다. 단편은 송예진 감독의 <환불>, 권예지 감독의 <동아>, 자신의 출연작인 김래원 감독의 <이사>, 연출작 <날강도> 등 4편을 선보인다.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 배종대 감독의 <빛과 철> 그리고 주연작인 김현탁 감독의 <아이> 등 장편 4편도 소개한다. 특히 류현경 프로그래머는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상영작의 극장 상영 직후 게스트들과 함께하는 J 스페셜클래스의 모더레이터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전주컨퍼런스 여성, 배우, 감독: 이들이 관객과 만나는 방식에 패널로 참석해 본인의 경험담을 나눌 계획이다. 이외에도 각 분야에서 탁월한 영화적 성취를 이룬 감독과 만나는 마스터클래스도 오프라인으로만 함께할 수 있다. 마스터클래스는 드니 코테 감독의 신작 <공중보건>, 한옥희 감독의 단편을 통해 그들의 영화 세계를 살펴본다. 단, 올해는 영화 상영 후 사전 녹화한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온라인으로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영화 주제에 맞는 전문 지식인을 패널로 섭외해 그 분야에 대해 배우는 영특한 클래스,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도 자유롭게 참여하는 가벼운 토크 프로그램 전주톡톡이 그것. 이 프로그램들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네이버 V LIVE,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영특한 클래스에서는 여성의 도전, 재즈, 사회적 제약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김하나황선우 작가는 올해 상영작 가운데 월드시네마: 스포츠는 여성의 것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을 통해 여성의 도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전진수 프로그래머와 황덕호 음악평론가는 샘 오즈번니콜라스 카페제라 감독의 <마일스 데이비스의 유니버스>, 호시노 데쓰야 감독의 <재즈 카페 베이시>를 주제로 흥겨운 대화의 리듬을 탄다. <어른이 되면>을 연출한 장혜영 감독(국회의원)과 이다혜 영화전문기자는 개인을 둘러싼 사회적 제약과 편견, 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재익서태수 감독의 <복지식당>, 류형석 감독의 <코리도라스>를 함께 본다. 전주톡톡에서는 반가운 얼굴들, 반가운 배우들 패널로 공승연유대인 배우, 독립영화 배우열전 1 패널로 곽민규김다솔정재광 배우, 독립영화 배우열전 2 패널로 강진아공민정문혜인심달기 배우가 출연한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4.22 18:22

[전주국제영화제 특집] ② 올해의 화두 ‘스페셜 포커스’…코로나19, 여성

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 포커스는 그해 가장 중요한 화두 또는 복기해야 할 주제를 제시하는 섹션이다. 올해 주목한 주제는 코로나19와 여성이다.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에서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인의 삶에 깊숙이 침투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돌아본다. 해외영화 5편과 한국 단편영화 6편 등 11편을 소개한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지난 한 해, 우리는 모두 코로나19 시대를 살았다며 영화는 시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냈다. 이에 코로나19 시대 삶과 고통,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을 상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에서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독립예술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여성감독 7명과 그들이 만든 영화 15편을 조명한다. 관습적인 영화 언어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스페셜 포커스를 포함해 올해 전체 상영작 중 41%가량은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이러한 경향성에 대해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그동안 많이 보이지 않은 이야기에 서서히 집중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보고 들으려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미술 작가이자 인권 운동가, 다큐멘터리 작가인 아이웨이웨이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코로네이션>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이 봉쇄됐을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유럽에 체류 중인 아이웨이웨이는 우한에서 활동하는 여러 다큐멘터리 작가와 일반인들이 찍은 영상을 편집해 영화를 완성했다고 한다. 또 중국 웨이단 감독의 다큐멘터리 <방주>는 그의 할머니가 누워 계신 병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영화는 내적으로 깊은 정서적 일체감을 보여준다. 할머니의 병환이 자아내는 우울과 코로나19 팬데믹의 공포는 묘하게 공명한다. <토탈리 언더 컨트롤>은 배경을 미국으로 옮겨 지난해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티즌 K>, <암스트롱의 거짓말> 같은 문제작을 만든 알렉스 기브니 감독은 세기적 재앙 속 미국 정부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핀란드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은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된 가운데 헬싱키의 한 바(bar)에서 세 남성이 모여 삶의 진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단순한 구성을 취한다. 실제로 촬영한 바 이름이 코로나였다는 비하인드가 전해진다. <코로나의 밀라노>는 이탈리아 정부의 오랜 봉쇄 조치에 힘들어하던 밀라노의 영화감독들이 힘을 모아 만든 결과물이다. 감독 57명이 각각 자신의 주변 풍경을 촬영하고 편집해 완성한 이 영화는 재앙 속에서도 발랄하고 희망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고 있는 이윤지박재범 감독의 <지혜로운 방구석 생활>, 김규진 감독의 <새 가족>, 전제민 감독의 <배달하는 삶>, 김아영 감독의 <수리솔 수중 연구소에서>, 제환규 감독의 <정말, 정말로 축하합니다>, 고선영 감독의 <미주> 등 한국 단편영화 6편도 우리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 같은 작품들이다. 이탈리아 출신 체칠리아 만지니는 세계대전 이후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은 첫 번째 이탈리아 여성감독이다. 영화제에서는 <미지의 도시>, <마리아와 나날들>, <스텐달리(스틸플레이)>, <습지의 노래>, <여자-되기>, <목의 굴레> 등 그의 초기 단편 6편을 상영한다. 1950~60년대 이탈리아의 풍경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포착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한옥희 감독은 1970년대를 대표하는 실험영화 감독 중 한 명이다. 1973년 영화 작업을 시작해 이듬해부터 김점선, 이정희, 한순애 등과 함께 여성 실험영화집단 카이두 클럽을 결성해 이끌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할 <구멍>, <중복>, <색동>, <무제 77-A>는 모두 그가 카이두 클럽에서 활동하며 연출했던 작품들이다. 20세기 이란의 대표 시인이자 뉴 시네마 선구자인 포루그 파로흐자드가 남긴 유일한 영화 <검은 집>. 이 작품은 타브리즈의 한센병 환자 수용소를 다룬다. 그는 직접 쓴 시를 내레이션으로 활용해 종교적 맹신이 한센병을 확산시키는 상황에 의문을 제기한다. 배우로 더 잘 알려진 바바라 로든 감독과 안나 카리나 감독의 대표작 2편도 빼놓을 수 없다. 바바라 로든의 <완다>는 길거리를 떠돌다 은행 강도 사건에 휘말린 한 여성의 실화에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대표 얼굴로 알려진 안나 카리나의 <비브르 앙상블>은 자유로운 히피 여성이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나가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1990년대 뉴퀴어시네마라는 용어가 등장한 시기 아프리카계 미국 레즈비언인 셰럴 두녜이 감독이 연출한 <워터멜론 우먼>,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에 부모가 납치된 자전적 경험을 투영한 알베르티나 카리 감독의 <금발머리 부부>도 올해 영화제가 주목한 작품들이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4.15 18:13

김예은 첫 개인전 ‘순수의 시대’…세상과 마주한 동심

삭막하고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해맑고 엉뚱한 행동은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행동은 나의 답답한 상황과 대조되며 재밌는 상상을 만들어냈다.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미소 짓길 바란다. (작가의 말)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자신을 향해 해맑게 웃고, 장난을 치고, 자신만의 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어린아이와 마주하게 된다. 엘리베이터 안의 무표정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목마를 탄 채 비눗방울을 불고 있는 아이, 정치가들의 권위적이고 도식적인 회의 석상에 앉아서 해맑게 웃는 아이.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과 대비되는 화면 속 어른들의 표정에선 생기를 찾기 힘들다. 순수의 시대란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예은 작가는 이렇듯 작품 속에서 해맑고 순수한 아이가 된다. 엉뚱한 상상은 그를 어른의 세계에서 해방시켜준다. 이일순 서양화가는 작가는 마치 박제된 듯한 각각의 일상에 아이의 웃음소리와 호기심 어린 손짓을 부여해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아이의 시선으로 전환시킨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에서 작품 속 아이가 되는 순간, 내가 아이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서로에게 관심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회에서 아이의 모습은 꿈같은 환상이 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실에 지쳐 바래진 순수한 아이의 감정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계속된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4.11 16:59

전북연극제 최우수 작품상 극단하늘 ‘돈나푸카다, 여행’

극단하늘이 올해 대한민국연극제 출전 자격을 부여 받았다. 극단하늘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치러진 제27회 전북연극제에서 돈나푸카다, 여행(백성호 작/조승철 연출)을 선보여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돈나푸카다 여행은 와인 라이브클럽에서 일하는 소믈리에 정현과 보사노바 가수 나미가 사랑과 이별, 재회하는 과정을 그려낸 연극이다. 극단 하늘은 오는 7월8월 경북 예천, 안동 일대에서 열리는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북 대표로 참가한다. 우수작품상은 극단까치동이 무대에 올린 들꽃상여(최기우 작/정경선 연출)와 극단둥지가 선보인 짐승:몰이(문광수 작연출)가 받았다. 개인상은 극단하늘의 조승철과 최형범이 각각 연출상과 무대예술상을, 같은 단체 소속인 홍자연이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극단둥지에서는 문광수가 희곡상, 김회철과 김강옥이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극단까치동의 신유철도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전북연극제 심사위원인 정두영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과 김영주 전주시립극단 배우, 오지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이사는 단체상의 경우 희곡의 우수성, 연출의 창의성, 배우들의 기량과 앙상블, 공연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심사했다면서 개인상은 한국연극협회 사상권고를 따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극제 작품 평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된 극단하늘의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가서 전북연극의 우상과 예술성을 만방에 떨치고 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전북연극제는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가 주관했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4.11 16:52

[전주국제영화제 특집] ① 전북지역 영화와 영화인… “지역 색깔 담아내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전체 상영작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발걸음을 뗐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들과 전북에서 촬영된 영화들도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전북의 영화와 영화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 공모 선정작, 전북 기반의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전주랩 2021 전주숏프로젝트 선정작이 대표적이다. 지역 공모 선정작은 강준하 감독의 <개정>, 김태경 감독의 <두번째 장례>, 이지향 감독의 <스승의 날>, 조미혜 감독의 <큐브>, 허건 감독의 <연인>(가나다순) 등 단편 5편이다. 이 가운데 <스승의 날>은 한국단편경쟁에서, 다른 4편의 작품은 코리안시네마(단편)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또 전주숏프로젝트 선정작은 김고은 감독의 <동창회>, 김은희 감독의 <힘찬이는 자라서>가 이름을 올렸다. 두 작품은 전북을 배경으로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준하(25) 감독은 첫 단편 <개정>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지역영화 공모에 선정되는 행운을 안았다. 대학교(전주대 영화방송제작학과)를 졸업한 뒤 사비로 만든 영화였기에 기쁜 마음이 더 컸다고 한다. 제목 개정은 군산시 개정면을 뜻한다. 실제 군산 출신인 강 감독이 고등학교를 나온 곳이다. 나중에 성인이 돼 우연히 개정에 가게 됐는데, 왠지 모르게 제가 갇혀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주인공처럼 익숙한 공간이면서도 감옥처럼 갇혀 있는 느낌이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영화는 도시의 삶에 지쳐 개정이라는 지방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정호가 동창회에 나와 달라는 연락을 받고,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도시로 다시 한 번 나가게 된다는 줄거리다. 강 감독은 꿈과 현실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때 어떠한 선택을 내리더라도 본연의 순수함을 잃지 말았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초단편, 단편 영화를 주로 찍어온 그는 현재 중장편 영화를 계획하고 있다. 삼촌이 영혼결혼식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연 본인도 원할까? 생전에 만나던 여자친구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존중을 하고 진행한 것일까? 라는 물음에서 영화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태경(30) 감독의 <두번째 장례>는 2년 전, 남자친구 종훈과 사별한 수현이 종훈의 동생 지훈에게 종훈의 영혼결혼식이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김 감독은 남겨진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죽은 이를 마음속에서 보내주고, 남겨진 삶을 살아가자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작품 제목도 각자의 방식대로 보내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울산 출신인 김 감독은 전주대 영상콘텐츠학부에서 영화영상,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단편 <나도 살고 싶다>(2014), <스케치북>(2017), <강낭콩 한 살이>(2018), <두번째 장례>(2020)를 연출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지역영화 공모에 선정된 것은 <강낭콩 한 살이>에 이어 두 번째다. 전주국제영화제 지역 공모 선정은 저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이젠 걱정보다 용기가 앞섭니다. 이지향(26) 감독의 <스승의 날>은 변질된 사제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학부 시절부터 김 교수의 지도 제자로 온갖 시중을 들어온 대학원생 지원이 원하던 연구소 합격 발표를 앞둔 시점, 예기치 못한 일에 휘말린다는 내용. 지원은 그가 만들어낸 인물이지만 자신의 두 친구, 그들의 또 다른 동기의 이야기가 합쳐진 인물이기도 하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친구 두 명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두 친구 모두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2년 넘게 얘기를 듣다 보니 같이 화를 내고 있었고,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얘기하다가 대학원생이 주인공인 스토리를 쓰게 됐습니다. 익산에서 태어난 이 감독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전북독립영화협회 전북단편영화제작스쿨 9기로 단편 <꼬리잡기>(2018)의 각본, 연출을 맡아 전북독립영화제 개막작, 대전독립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했다. 이후 도킹텍프로젝트 협동조합의 제작 지원을 받아 <스승의 날>을 만들었다. 조미혜(38) 감독의 <큐브>는 인간의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주에 관한 이야기다. 3평 이하 주거 공간에서 사는 사람이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직육면체가 된다는 설정이다. 조 감독은 3개월간 고시원에서 생활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어느 날 작은 침대에 누워있다가 이대로 방에 갇혀 네모인 채로 굳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연 인간에게 무엇이 중요할까라는 질문이 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주거 공간은 행동과 생각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경제와 재산 가치를 제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 부작용을 젊은 세대와 경제적 약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산 출신인 조 감독은 전주가 좋아 전주에 정착했다. 대학교(동아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영화 공부를 시작한 그는 시네마테크 부산 필름워크숍을 수료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8년간 스태프로 일하기도 했다. 전북독립영화협회 전북단편영화제작스쿨 3기로 단편 <그 여자>(2012)를 연출했다. 이후 <그녀의 애인>(2013), <리메인>(2018), <큐브>(2020)를 연출했다. 현재는 전주를 배경으로 한 두 자매의 이야기와 학교폭력으로 가해자의 엄마가 된 여성의 이야기를 장편으로 시나리오 작업하고 있다. 허건(30) 감독은 전북 출신은 아니지만, 전북과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허 감독은 2017년 지인들과 함께 완주 너멍굴영화제를 만들어 3년간 운영했다. 이러한 활동이 인연이 돼 완주문화재단으로부터 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 <연인>이다. 전북 올로케이션 영화다. 영화는 치매에 걸린 남편을 요양원에 보내는 날, 자신도 치매가 시작됐다는 걸 눈치챈 아내가 동반 자살을 결심하지만 죽는 게 쉽지 않다는 줄거리다. 허 감독은 치매와 죽음(존엄사)은 오랫동안 관심 가졌던 소재라고 말했다. 자신을 망각하고, 생의 의지를 꺾어내는 치매는 어쩌면 죽음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인간들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삶과 죽음을 함께 고민해주는 부부(늙은 연인)의 모습을 통해 결국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곁에 있어 주는 사랑이 우리에게 참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허 감독은 애착이 가는 장면으로 첫 장면을 꼽았는데 그 이유로 멍한 표정으로 차창 밖을 응시하는 노인(신강균 배우)의 이미지와 움직이는 차와 함께 스쳐 가는 차창 밖 나무의 그림자가 마치 세월이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남 광주에서 태어난 허 감독은 경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단편 <메이데이>(2015)를 시작으로 영화 연출을 시작했다. <아니마 아니무스>(2016), <불편한 영화제>(2017), <무기들의 시간>(2019), <너멍굴 너머>(2020), <사나이신드롬>(2020)을 연출했다. 올해 전북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전주숏프로젝트에는 총 26편이 접수돼 김고은 감독의 <동창회>와 김은희 감독의 <힘찬이는 자라서>가 최종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제작지원비(각 500만원)뿐만 아니라 실무멘토링까지 맡아 작품 제작을 돕는다. 김고은 감독은 전주대 영화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해피투게더>(2019)를 연출했다. 졸업 후엔 광주 518 영화제작지원을 받아 <방 안의 코끼리>(2020)를 각본, 연출했다. <방 안의 코끼리>는 노인을 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영화다. <동창회> 또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다. 김은희 감독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연출을 전공하며 단편 <소화불량>, <작용과 반작용>을 연출했다. 눈 앞에 펼쳐진 거대한 문제들 앞에서 절망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4.08 18:03

“영화는 계속된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48개국 186편 상영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 베일을 벗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코로나19와 여성이란 키워드로 읽힌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이준동 집행위원장, 문성경전진수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상영작 발표 진행은 지난해에 이어 최희서 배우가 맡았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48개국 영화 186편(해외 109편국내 77편)을 초청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상영작은 141편(해외 79편, 국내 62편)으로 전체 상영작의 75.8%를 차지한다. 온라인 상영작 수는 지난해 97편에 비해 늘었다. 온라인 상영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를 통해 이뤄진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열 개막작은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아버지의 길>이다.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아이의 아버지 니콜라는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일용직 노동자다. 사회복지기관에 의해 아이들과 떨어지게 된 그가 바라는 것은 그저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것.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뜨거운 부정과 함께 현대사회의 어설픈 사회보장제도는 어려운 가정에 위로가 아닌 상처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폐막작은 오렐 감독의 <조셉>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만평 작가로 활동한 감독은 일러스트레이터 조셉 바르톨리의 작품을 접하고 받은 감동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기로 결심하고, 조셉의 파란만장한 삶을 데뷔작에 담았다. 영화 준비부터 완성까지 10년이 소요된 작품이다. 독특한 그림체로 예술가의 삶을 비춰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그해 가장 중요한 화두 또는 복기해야 할 주제를 제시하는 스페셜 포커스 부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여성 영화를 다룬다.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은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돌아보고, 그 변화에 주목한 작품들을 살펴본다. 중국 출신 미술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 감독의 <코로네이션>, 핀란드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 밀라노의 영화감독들이 힘을 모아 만든 <코로나의 밀라노> 등 코로나19 팬데믹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은 작품 11편을 선보인다.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에서는 독립예술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여성 감독 7명과 그들이 만든 작품 15편을 소개한다. 체칠리아 만지니, 한옥희, 포루그 파로흐자드, 바바라 로든, 안나 카리나, 셰럴 두녜이, 알베르티나 카리 감독을 조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체 상영작 가운데 여성 감독의 작품이 41%가량을 차지해 여성 연출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서는 임흥순 감독의 <포옹>, 테드 펜트 감독의 <아웃사이드 노이즈>, 민환기 감독의 <노회찬, 6411> 등 신작 3편을 공개한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올해도 영화와 영화인들을 지키고 싶은 그리고 영화인들이 지키고 싶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며 영화 팬들과 전주시민들이 안전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뒤, 최초로 개최된 국제영화제였다. 그만큼 참고할만한 레퍼런스가 없었지만, 올해는 상당한 양의 정보가 축적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관객들이 극장에서 직접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방역 수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영화제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전주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4.06 18:01

제4회 전북가족영화제 7월 개최… 5월3일까지 출품작 공모

제4회 전북가족영화제가 오는 7월 개최된다. 전북가족영화제는 오는 7월 15일~17일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영화제는 문화콘텐츠연구소 시네숲이 주최하고, 전북가족영화제 조직집행위원이 주관한다. 작품공모는 5월3일까지 진행한다. 출품신청서와 작품은 홈페이지에 나온 작성법대로 마련한 뒤, 이메일(cinesup@naver.com)로 제출하면 된다. 출품작은 지난해 1월 이후 제작된 작품이어야 하며, 장르와 상영시간 제한 없이 전북에 거주하는 청소년(중고), 대학생, 일반인 모두 공모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된다. 시상은 청소년(중고) 부문의 경우 전북도교육감상 1팀, 전북대전주대우석대원광대 총장상 각 1팀, 남우여우주연상 각 1명이다. 일반 부문은 전주시장상, 꿈꾸는 가족상, 가족 같은 친구상, 푸른희망상, 참사랑상 각 1팀과 남우여우주연상 각 1명을 시상할 예정이다. 상영작 발표는 오는 6월 중순께 공식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공개되며, 10편 내외로 선정된다. 곽효민 집행위원장은 전북가족영화제는 코로나 방역지침을 준수해 이벤트와 감독, 배우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청소년이 제작한 영화의 경우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대화를 나누는 FV(Family Visit)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4.05 18:01

전주시립극단 <산불> : 한국전쟁시기 서민들 고단했던 삶 그려내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순창 회문산의 어느 산골. 과부가 된 점례네 집 부엌에 탈영한 빨치산 규복이 숨어든다. 규복에게 동점심을 느낀 점례는 그를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주고 음식으로 허기를 채워준다. 결국 두 사람은 밀회를 하고, 이 장면을 사월이 목격한다. 3개월 후 대대적인 공비토벌 작전이 시작되고, 뒷산에 숨어있던 규복은 위기에 처한다. 전주시립극단이 제119회 정기 공연에 산불을 올린다. 고(故) 차범석 작가가 연출한 이 작품은 한국전쟁당시 회문산 촌락을 배경으로, 좌우 이데올로기 이념의 허구성과 인간 애욕 본성의 허망함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당시 서민들의 고단했던 삶을 무대 위에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산불은 1962년 명동 국립국장에서 초연한 이후 지금까지도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연출가 이종훈 씨는 전북 지역 사투리로 원작을 번역해 전주 시민들에게는 더욱 익숙하고 투박한 모습으로 깊은 감동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4월1일 오후 7시 30분, 4월3일 오후 3시, 7시에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 4월1일은 공연 50%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카카오톡으로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전주시 거주 신분증을 제시하면 30% 할인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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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03.30 19:43

전주국제영화제, 전북지역 공모 선정작 5편 발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올해 관객들에게 선보일 한국단편경쟁 본선 진출작 25편과 지역 공모 선정작 5편을 발표했다. 전북 영화와 전북 영화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공모 선정작에는 강준하 감독의 <개정>, 김태경 감독의 <두번째 장례>, 이지향 감독의 <스승의 날>, 허건 감독의 <연인>, 조미혜 감독의 <큐브> 등 단편 5편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스승의 날>은 한국단편경쟁에서, 다른 4편의 작품은 코리안시네마(단편)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올해 지역 공모에는 총 28편이 접수됐다. 지난해 출품된 47편 대비 급감한 수다. 이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아무래도 지역 영화 생태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큰 어려움을 겪는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하면서 다행스럽게도 이들 작품의 뛰어난 질적 측면은 줄어든 편수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도록 하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단편경쟁 공모에는 총 993편이 출품돼 최종 25편이 본선에 올랐다. 극영화 17편, 다큐멘터리 2편, 실험영화 3편, 애니메이션 3편 등이다. 한국단편경쟁 출품작 경향에 대해 예심 심사위원들은 여성을 비롯해 사회적 안전망 바깥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이 주를 이뤘다. 또 코로나19를 소재로 하거나 소통의 문제를 고민하는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3.18 19:37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선정작 10편 발표… 경쟁률 10대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14일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 10편을 발표했다. 한국경쟁에 소개되는 10편은 공모를 통해 접수된 총 108편 가운데 약 10대1의 경쟁을 뚫고 최종 선정됐다. 한국경쟁 선정작 가운데 눈에 띈 것은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영화들이었다. 정재익서태수 감독의 극영화 <복지식당>, 류형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코리도라스>는 그동안 한국영화가 자주 다루지 않았던 장애인 문제를 정면으로 비춘다. 변규리 감독의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와 그 부모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최근 변희수 전 하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한국 사회에 현존하는 여러 문제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도 최종 선정작에 이름을 올렸다. 홍성은 감독의 <혼자 사는 사람들>, 허정재 감독의 <첫번째 아이>, 황준하 감독의 <인플루엔자>, 감정원 감독의 <희수> 등은 각각 홀로족, 기혼 여성, 간호사 태움,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이정곤 감독의 <낫아웃>, 우경희 감독의 <열아홉>, 이재은임지선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은 청춘의 삶을 저마다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들이다.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한국경쟁에는 유난히 첨예한 사회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출품됐다며 부조리와 모순을 폭로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듬는 작품들이 영화적으로도 뛰어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3.14 17:10

전주국제영화제, 여성 독립영화 감독 7명 조명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여성 독립영화 감독 7인을 집중 조명한다. 조직위는 8일 특별전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활약한 여성 감독 7명의 작품 15편을 공개했다. 스페셜 포커스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그해 가장 중요한 화두 또는 복기해야 할 주제를 제시하는 섹션이다. 스페셜 포커스에서 주목한 첫 번째 감독은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최초의 여성 다큐멘터리스트 체칠리아 만지니 감독이다. 사회정치적 문제들을 과감하고 독특한 연출력으로 풀어내는 만지니 감독의 데뷔작 <미지의 도시>(1958) 등 초기 단편 총 6편을 소개한다. 한국 실험영화의 내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한옥희 감독의 작품은 단편 4편을 준비했다. 한옥희 감독은 1970년대 여성실험영화집단 카이두클럽을 이끌며 여성 영화인의 활동과 실험영화 제작에 앞장섰다. 이번 스페셜 포커스에서는 억압받던 한국 사회에서 급진적이고 전위적인 영화 언어를 다각도로 표현한 작품 <구멍>(1973), <중복>(1974), <색동>(1976), <무제 77-A>(1977)를 만나볼 수 있다.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한옥희 감독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하는 시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20세기 이란 뉴시네마의 대표 감독이자 시인인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도 소개한다. <검은 집>(1962)은 한센병 환자 수용소에서 12일간 거주하며 그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낸 다큐멘터리로, 당시 폐쇄적인 이란 사회의 정치와 종교를 향한 비판적 목소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배우로 더 잘 알려진 바바라 로든 감독과 안나 카리나 감독의 대표작 2편 역시 독립예술영화 역사에서 다시 새겨봐야 할 작품으로 이번 스페셜 포커스에서 조명한다. 1964년 토니상 연극 부분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바바라 로든 감독의 유일무이한 연출작 <완다>(1970)는 길거리를 떠돌다 은행 강도 사건에 휘말린 한 여성의 실화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영화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칸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누벨바그의 대표 얼굴로 알려진 배우 안나 카리나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 <비브르 앙상블>(1973)은 자유로운 히피 여성이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나가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안나 카리나는 이 작품으로 1973년 칸영화제에 초청됐고, 스타 배우가 상업영화가 아닌 예술영화 감독이 된 초기 사례로 기록됐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듀녜멘터리라는 자신만의 영화 형식을 만든 감독 셰럴 두녜이, 뉴아르헨티나시네마의 초기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알베르티나 카리 감독 역시 올해 스페셜 포커스에서 주목한 감독이다. 전주국제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이들 7명의 영화에 대해 산업 논리와 관습에서 벗어나 기존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화 형식을 제시하고, 사회에서 금기시된 주제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등 거침없는 도전을 시도했던 작품이라 설명하며 실존과 자유 의지라는 인간 보편의 가치에 질문을 던지는 이들의 영화가 현재의 비평과 만나 새로운 영화 역사를 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여성영화 전문 OTT 플랫폼 퍼플레이와 협업해 스페셜 포커스와 관련한 토크 프로그램과 이벤트, 릴레이 온라인 특별전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퍼플레이와 함께하는 릴레이 온라인 특별전은 5월 8일부터 21일까지 퍼플레이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3.08 18:0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