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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쿠폰 지급에 전통시장 활기⋯효과 톡톡

“소비쿠폰을 쓰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22일 낮 12시께 전주시 덕진구 모래내시장. 양손에 장바구니를 든 도민들은 가게들을 둘러보며 장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상인들은 준비된 물건들을 팔기 위해 “돼지고기가 오늘 저렴해요”하는 등 호객행위에 열중하고 있었다. 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던 박기순(59·여) 씨는 “어제 하루에만 매출이 2배 가량 올랐다”며 “그동안 사놓지 못했던 소금이나 설탕, 화장지 등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돈이 생기자 소비심리가 조금 풀린 것 같다. 그동안 장사가 조금 힘들었는데, 이런 정책이 생겨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앞서 오전 11시께 찾아간 전주중앙시장은 더욱 활기를 띄고 있었다. 반찬가게마다 물건을 사기 위한 도민들이 줄을 섰다. 상인들도 덩달아 신이 난 모습이었다.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길영(56·여) 씨는 “어제 선불카드를 지급받자마다 자 생선을 사러 오신 분들이 여러 명 있었다”며 “이번 소비 쿠폰으로 가게 운영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찬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던 서동애(52·여) 씨는 “어제부터 조금 손님이 늘어난 느낌을 받고 있다”며 “소비쿠폰을 가지고 김치류 등 반찬을 사가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앙시장 안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유모(51) 씨는 “어제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와 소비쿠폰을 사용한 것 같다”며 “대부분 평소에 소비를 잘 못하던 빈곤층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대부분 엄청 소비를 크게 한다기보단 평소에 사지 못했던 물건 1~2개를 더 사가는 모양새였다”고 했다. 장을 보고 있던 김영욱(40대) 씨는 “어제 아내가 소비쿠폰을 받아왔다고 해서 같이 장을 보러 나왔다”며 “엄청 큰 돈은 아니지만 이번 달 생활비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저녁에 부모님과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요리 재료 등을 사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시장 안에서 만난 장기순(70대·여) 씨는 “요즘 물가가 오르면서 장을 볼 때마다 고민이 많았다”며 “소비쿠폰을 받은 김에 옷과 고기를 좀 살 생각이다”고 했다. 음식점들도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중앙시장 인근 한 중국 요리점에서 한 손님은 일행들에게 “내가 소비쿠폰을 먼저 받았으니 오늘은 내가 산다”며 일행들에게 선심을 썼다. 일행들도 “나도 소비쿠폰을 받으면 다음에 내가 살게”라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 697만 5642명이 신청을 완료했다. 총 지급액은 1조 2722억 원 규모다. 전북에서는 총 대상자 171만 7000명 중 23만 1930명이 신청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22 17:54

[현장 속으로] 여름철 수난사고 예방…119소방안전캠프 가보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수난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했던 수난사고는 총 1118건으로, 이 중 489건(43.7%)이 휴가철인 7월과 8월에 집중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휴가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북소방본부는 지난 21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캠프를 개최했다. 임실 119안전체험관에서 진행된 이번 소방안전캠프에서는 물놀이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 여러 실습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계곡 등에서 갑자기 깊어지는 수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든 익수사고 체험 구역도 그중 하나였다. 체험에 앞서 소방대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깊지 않지만 실제로 들어가면 쑥 빠진다”며 “날씨가 화창하고 물이 맑은 경우 자기 착시 현상이 일어나 제대로 수심을 파악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거나 탈출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아이들은 소방대원이 하는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손을 들고 질문했다. 설명 이후에는 소방대원의 입회 아래 직접 2.2m 수심에 들어가는 체험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보기보다 훨씬 깊은 수심에 당황했지만 이내 배웠던 대로 침착하게 물에서 빠져나왔다. 또한 급류 체험 공간에서는 갑자기 강해진 물살을 경험할 수 있었다. 철봉에 매달린 채 약한 물살 위에 있던 아이들 앞으로 큰 양동이 두 개 분량의 물이 쏟아졌다. 잠시나마 강한 물살을 겪어본 아이들은 “비가 올 때는 절대 계곡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해당 체험 코너 이외에도 이날 구명 뗏목 사용법, 생존 수영, 선박 탈출법 등 바다와 계곡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사고에 대한 대처 교육이 이뤄졌다. 캠프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다양한 안전 체험과 교육을 통해 위기 상황이 와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주연(13) 양은 “다양한 체험이 있었지만, 강한 물살을 체험해 볼 수 있었던 급류 체험 코스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물놀이 중 문제가 생겨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태웅(13) 군도 “물놀이 중 여러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오늘 교육받은 것을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해 줄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무더운 여름일수록 작은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만큼, 체험을 통해 위기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폭염과 물놀이 사고로부터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여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방안전캠프에서 진행됐던 프로그램은 전북119안전체험관에서 체험할 수 있다. 체험은 6월부터 9월까지 하루 3회 운영될 예정이며, 만 6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회당 최대 150명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22 17:08

"3일 뒤에 온댔는데"⋯日 여행 간 20대 여성 '행방불명'

일본 여행을 떠난 20대 한국인 여성이 한 달가량 행방불명 상태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해당 여성은 키 163cm에 검정 단발머리를 하고 있으며 실종 당시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1일(현지 시간)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프라임에 따르면 최모(29) 씨는 지난달 27일 여행 목적으로 일본에 입국했다. 다음날 열사병 증세로 쓰러져 도쿄도 분쿄구 소재 도쿄과학대학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곳이 최 씨의 마지막 행적이다. 최 씨의 어머니는 도쿄에 있는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관을 통해 딸이 병원에 이송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곧바로 전화를 건 어머니는 딸로부터 "엔화 16만 엔(한화 150만 원)이 필요하니까 보내달라"는 말을 들었다. 최 씨는 어머니가 보내 준 돈으로 병원비를 정산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일본 경시청에 의하면 병원에서 혼자 나가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범죄 연관성을 의심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관과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최 씨의 정보가 담긴 전단지를 배포하고 행방을 수소문 중이다. 최 씨의 어머니는 "쉬는 날 (친정에) 와서 일본에 한 번 다녀온다는 이야기는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갈 줄은 몰랐다. (일본에는)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다"며 "본인이 3일 뒤에 돌아온다고 이야기했다. 너무 애타게 찾고 있다. 빨리 가족의 품으로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 씨는 정읍 출신으로 서울 근교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 사건·사고
  • 박현우
  • 2025.07.22 16:45

'피의자 성추행 의혹' 전직 경찰관, 1심 '무죄'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기소됐던 전직 경찰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번복된 점과 유전자(DNA) 감식 결과로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점 등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3단독(부장판사 기희광)은 22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전주완산경찰서 소속 A경위(54)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경위는 건강상태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은 A경위의 변호인만 출석해 궐석 재판이 이뤄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조사과정에서 진술과 법정에서의 진술이 번복된 점과 피해자의 의복과 몸에서 나온 일부 유전자(DNA) 또한 남성의 것이긴 하지만, 여러 조사자료를 보면 피고인의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추행을 당했다고 한 부위에서는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8일 여성 피의자를 전주지검 구치감으로 호송하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A경위는 수사 초기부터 계속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받아본 뒤 향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지난 4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A경위를 파면했다.현재 A경위는 해당 징계에 대한 소청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 법원·검찰
  • 김경수
  • 2025.07.22 11:08

[현장 속으로] 저장강박증 쓰레기집 구조 현장 동행해보니

“이제 저장강박증은 거주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웃까지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도 수집한 뒤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 증상'으로 인해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두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쓰레기집은 거주자의 위생, 건강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에게도 큰 피해를 주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남원시의 한 아파트. 승강기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로 인해 숨이 막혔다. 악취가 시작된 세대의 현관문 사이로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보였다. 세대 내부로 들어가자 더욱 심각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 거실, 안방 모두 쓰레기와 옷가지로 가득 차 있었으며, 쓰레기 더미에서 풍기는 악취, 기어다니는 벌레들은 오랜 기간 방치된 그간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모두 저장강박 증상이 있는 거주자 A씨가 지속적으로 모아온 쓰레기들이었다. 청소 현장 인근을 지나던 주민들은 악취와 벌레들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세대는 이미 과거에 2~3차례 청소가 진행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B씨는 “냄새와 벌레도 문제지만, 저렇게 쌓아두다 사용하던 콘센트나 화기에서 화재라도 나면 큰 피해가 발생할 텐데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전북광역자활센터의 주거환경 토탈케어 서비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쓰레기로 가득 찬 집을 청소하던 이창승(63) 한국자활기업협회 전북지부장은 이러한 저장강박증상 환자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올해만 저장강박 증상으로 인한 쓰레기집 청소를 벌써 10건 이상 진행했다”며 “사회에 소외되신 분들이 많아지면서 저장강박 증상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과 직원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마대와 봉투에 계속해서 쓰레기를 담아 날랐지만 그 과정 역시 순탄하지는 않았다. A씨가 “모두 입을만한 옷이다”며 담았던 옷가지들을 계속 꺼냈기 때문이다. 청소를 하던 직원이 “좋은 옷들로만 골라서 드리겠다”고 A씨를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A씨가 꺼내 모은 옷들은 이내 벽 쪽에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 이를 본 이 지부장은 “쓰레기처럼 보이더라도 소유권이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거주자가 저렇게 필요한 물건이라고 하시면 드려야 한다”며 “잘못 처리했다가는 민원이 들어올 때도 많아서 명확한 기준이나 규정이 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내내 쓰레기 청소가 진행된 결과, 해당 세대에서는 대형 마대 10개 이상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쓰레기 청소 이후에는 집 내부 수리 등 거주자가 깨끗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 이 지부장은 이러한 쓰레기집 청소 작업이 의미를 가지려면 반드시 저장강박 증상 거주자에 대한 사후 조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도 이미 3차례 청소를 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쓰레기를 치워도 저장강박 증상이 있는 거주자는 다시 쓰레기를 가져와 모을 수밖에 없다”며 “청소 이후 꾸준히 거주자의 저장강박 증상을 치료하고 현장 확인을 하는 등의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21 18:33

계약서 부풀려 53억 불법대출 도운 태양광발전 시공업자 ‘징역 5년’ 구형

업(UP) 계약서를 작성해 53억 원가량의 불법 대출을 받도록 도운 태양광 발전 시공업자에 대해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21일 전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상곤)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도내 한 태양광 시공업체 대표 A씨(60대)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구형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태양광발전소 준공을 미끼로 공사금액을 부풀린 ‘업계약서’와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통해 28회에 걸쳐 총 53억 900만 원 상당의 불법 대출을 받도록 도와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에너지공단에게 재무적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저금리로 시설자금을 대출해주는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의 재원은 국민들의 전기요금 중 3.7%를 따로 빼내 충당된다. 이날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재판을 받으면서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대출금에 대한 직접적인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기에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관습적으로 해왔던 일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바랬다. A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는 10월 22일 열린다.

  • 법원·검찰
  • 김경수
  • 2025.07.21 17:46

[현장] "이렇게 많이 올 줄은"…소비쿠폰 신청 첫날 주민센터마다 '북적'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왔습니다.” 21일 오전 8시 50분께 전주시 완산구 삼천3동 주민센터. 주민센터 안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하려는 주민들로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민센터가 준비한 ‘선불카드 번호표’의 숫자는 41. 새로 번호표를 뽑던 한 주민은 “벌써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올 줄 몰랐다”고 말하며 빈자리를 찾아갔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강석기(79) 씨는 “온 국민이 이렇게 배분을 받는 것은 나는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주민센터를 찾았다. 소비쿠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런 지원책들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9시가 되자 사람들은 더욱 많아졌다. 번호표의 숫자는 60번대까지 늘어났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오늘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해 주말에 직원들이 출근해 안내방법이나 2층에 티비를 설치하는 등 휴게시설들을 준비해놨다”고 설명했다. 이날 업무 처리에는 한 명당 약 7~8분이 소요됐다. 신청 날짜를 착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출입구에 서 있던 주민센터 관계자는 “오늘은 출생년도 끝자리 1하고 6만 신청하는 날이에요”를 외치며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확인작업을 거쳤다. 한 주민은 “나는 4인데 오늘은 안돼?”라고 물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아버님은 목요일날 오셔야 돼요”라고 말하며 되돌려 보냈다. 소비쿠폰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다만 국가 재정 등을 걱정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주민센터에서 만난 김민(35·여) 씨는 “소비쿠폰을 받아서 생활비로 쓰려고 한다”면서도 “지금은 좋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다 저희 세대가 갚아야 한다는 사실이 있어서 좋은 건지 아닌지 혼동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맹금성(64) 씨는 “소비쿠폰을 받으면 슈퍼에서 장을 보거나 약국에서 가약품 등을 구매할 예정이다”며 “신용불량자이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발급을 받을 수 없어 동사무소를 찾았다. 이런 정책이 많았으면 좋긴 하지만, 최근에 청년세대들이 국민연금도 이제 받지 못한다는 소리도 있고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앞으로 고생해야 하는 세대가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는 않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까지 전국에서 총 415만 4836명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했다. 지급액은 7545억 원이다. 이중 카드사 홈페이지와 앱 등 온라인 신청자가 379만 7877명, 주민센터 등 오프라인 신청자가 33만 4654명으로 나타났다. 전북에서는 13만 9636명이 총 294억 원을 지급받았다. 전북에서는 총 171만 7000명이 지급 대상이다. 이번 주까지는 주민등록번호 두 번째 자리가 월(1, 6), 화(2, 7), 수(3, 8), 목(4, 9), 금(5, 0)인 도민들만 접수가 가능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소득에 따라 1인당 15만~55만 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으며, 11월 30일까지 지역구 내 사용처에서 모두 소비해야 한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21 17:22

부안서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 숨져…유가족·지자체 '산재 인정' 두고 논란

부안에서 공원 정화 작업을 하다 쓰러져 숨진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근로자 및 산재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족 측은 숨진 A씨(70대)의 근로자 지위와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부안군이 공공 노인일자리 근로자에 대한 산재 인정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오전 6시께 부안군 진서면의 한 공원에서 쓰레기 줍기 작업을 하던 중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평소 별다른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들의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이 출동했지만 A씨가 괜찮다고 말하자 곧 현장을 떠났다. 이후 10분이 지나 다시 쓰러진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유가족 윤모(40대) 씨는 “고인이 괜찮다고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가족들에게 연락도 없었다”며 “고인이 고령자였고 당시 기온이 높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청난 보상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고인이 오랜 기간 성실하게 공공 근로에 참여하셨던 만큼, 산재를 당했다는 것을 인정받고 향후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나섰다”고 강조했다. 부안군은 현재 규정상 산재 적용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현재 모든 지역이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은 상해보험만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산재를 적용하기에는 어렵다”면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상해보험 신청 적극 지원 및 위로금 지급 등을 광범위하게 검토 중이며, 안전 수칙과 비상 연락망을 다시 검토해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사고 시 최대한 상해보험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하고 있는 부분이다”며 “그러나 현재 결론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우선 상해보험의 틀 안에서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 안전 전담 인력 확대 규정도 마련해 뒀으며,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안전 인력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20 16:39

[현장 속으로] 순창 진안 임실 수해 피해지역 가보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나흘간 전북 지역에 쏟아진 비가 그치면서 수해피해 지역마다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일 진안군 성수면 가수마을에서는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복구 작업에 한창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바가지와 삽 등을 들고 집에 가득 찬 물을 퍼내고 있었다. 집안 벽지는 물과 진흙으로 인해 제 색깔을 잃은 상태였다. 한쪽에서는 물에 젖은 집기들을 선별하고 있었다. 집주인 김상환(83) 씨는 "다 버려야 돼 못 써⋯못 써"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물이 성인 남자의 허리 높이까지 갑자기 차올랐다"며 "집 안까지 물이 들어와 간신히 대피했다"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 김현모(56)씨도 "콘크리트로 최근에 다시 지은 집들은 그래도 집 안 피해는 없지만 우리 집은 안쪽까지 물이 들이닥쳐 피해가 크다"며 "앞으로 이 집에서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건축사 지인에게 물어보니 건물이 붕괴할 수 있어 가까이 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허탈해했다. 이번 수해로 가수마을에서는 10개의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봉사활동을 하던 백운농협 관계자는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말을 듣고 전 직원이 나와서 봉사를 하고 있다"며 "빨리 복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순창군 신남리의 양계장은 더욱 처참했다. 양계장 안은 병아리들의 사체로 가득했다. 양계장 주인 권성탁(57) 씨는 "살아남은 병아리들도 이미 몸의 색깔이 변해 곧 죽을 예정이다"고 말하며 양계장 안을 씁쓸히 바라봤다. 이번 폭우 당시 해당 양계장에는 3만 8000마리의 병아리들이 있었다. 그러나 폭우가 내리면서 인근 논밭과 함께 양계장에 물이 차올랐고, 권 씨는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르자 눈물을 머금고 병아리들을 놓은 채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양계장 주변 논이 비만 오면 물이 가득찬다"며 "배수로가 내리는 강수량을 감당하지 못해 물이 가득차는 것이다. 배수로 등을 정비하지 않으면 다시 사고가 반복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권 씨는 이번 수해피해로 약 5000만 원의 복구비용을 예상하고 있다. 권 씨는 "보험금을 받으면 국가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보상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이상기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양계장을 운영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병아리 등의 비용은 다행히 보험을 들어놔서 처리가 되겠지만, 죽은 사체 처리 비용이나 분뇨 처리를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구조된 수해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지난 19일 임실읍 상동노인정 앞에서는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고립자들이 발생했다. 이날 상동 노인정에서 만난 오순원(70대·여) 씨는 "물이 차오르자 소방관들이 업어서 구조를 해줬다"며 "마을회관은 물론 인근 주택까지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다. 천둥이 치고 물이 차오르니 너무 무서웠다. 구조가 되서 너무 다행이다"고 했다. 인근 주택에 거주하는 손남덕(83) 씨는 "다행히 마당까지만 물이 올라오고 집안까지는 물이 차오르지는 않았다"며 "구조를 해준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는데, 또 많은 비가 오면 어떡할지 고민이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도내에 내린 주요 지점 강수량은 △순창 456.9㎜ △남원 332.5㎜ △임실 298.5㎜ △고창군 241㎜ △진안 242㎜ △장수 217㎜ △정읍 208.7㎜ △전주시 173.8㎜ △완주군 160㎜ △부안군 152.2㎜ △무주군 151㎜ △군산시 141.1㎜ △김제시 121.5㎜ △익산시 105㎜ 등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농작물 63.7㏊가 침수됐으며, 축사 7농가에서 6만 2000수의 가축이 폐사했다. 또 익산 부송동, 고창 고수면 등이 낙뢰 등으로 인해 정전이 발생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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