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살인, 처벌해야 할까?
풍요와 워라밸의 시대, 소확행이 심지 굳건한 자유인의 선택이라 부러움을 받는 시대이다. 하지만 이 말들이 대단히 사치스럽게 들리고 일상에서 처참한 결정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21년 11월 독박 간병에 몰려 아버지 살인자로 처벌된 청년의 이야기다. 법원은 간병살인이라 규정했지만, 개인적 범죄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동양과 한국 윤리 사상, 한국 유교와 인간의 도덕적 심성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생명과 윤리, 결혼과 가족의 윤리 (읽기자료1) 뇌출혈 아버지 간병살인 20대 청년... 아버지 마지막 말에 8일간 울었다
20대 아들 A씨는 지난 5월 1일부터 8일까지 여드레 동안 아버지 B(56)씨를 방에 내버려둬 심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 등으로 끝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극은 아버지 B씨가 지난해 9월 심부뇌출혈과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며 시작됐다. 입원 후 7개월 간은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이후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 4월 23일 퇴원했다.
퇴원한 B씨는 왼쪽 팔다리 마비 증상으로 혼자서 거동할 수 없었던 데다가 정상적인 음식 섭취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A씨는 퇴원 후 B씨에게 처방약을 일절 제공하지 않았고 영양공급을 위해 하루 3개 섭취가 필요한 치료식은 일주일간 10개만 제공했다.
지난 5월 1일부터 여드레 동안에는 치료식과 물 등 제공도 중단하고 피해자의 방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 결과 B씨는 심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 등이 발병해 숨졌다. 사망 당시 피해자의 체중은 약 39㎏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13일 재판부는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당시 이 사건을 두고 여론은 A씨를 아버지를 굶어 죽게한 패륜아로 묘사했었다. <머니투데이 2021.11.11.> 아버지의 죽음은 왜 일어났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들은 무슨 일을 했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읽기자료2) 뇌출혈 아버지 간병살인논란 20대, 항소심도 유죄
권씨와 단둘이 살던 권씨 아버지(56)는 지난해 9월 뇌출혈로 쓰러져 온몸이 마비되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대학을 휴학 중이던 권씨는 삼촌의 도움으로 입원비를 낼 수 있었지만, 더는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돼 지난 4월 치료비 부담 등을 이유로 아버지를 퇴원시켰다. 약과 치료식을 챙겨주고 2시간마다 아버지의 자세를 바꿔주는 등 24시간 간병해야 했지만, 생활고와 빚 독촉에 시달리던 권씨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간병을 포기했다. 그의 아버지는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 등 증세로 5월8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존속살해 혐의로 권씨를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권씨 쪽은 형량이 낮은 유기치사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략)
최근 탐사보도 매체 <셜록>을 통해 권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정부 복지정책의 빈틈이 간병살인을 불렀다는 비판도 나왔다. 당사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이나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지 않아도 수도나 전기가 끊긴 경우 등을 통해 위기가구를 미리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권씨의 경우엔 권씨 아버지가 숨진 뒤인 5월10일에야 관할구청에 복지사각지대 발굴 명단이 통보됐다. 김인숙 대구 수성구청 생활보장과장은 긴급복지지원은 신청만 하면 우선 지원이 이뤄져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한겨레 2021.11.11.>
존속살인: 유기치사: 청년은 왜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지 않았을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청년에게 징역 4년은 정당한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읽기자료3) 복지 신청주의 한계 보여준 간병살인의 비극
오건호 병원비백만원연대 집행위원장은 병원비를 충당할 수 없는 경우 우선 국가가 지급하고, 추후 환자나 가족의 소득에 따라 청구하는 방식의 위기가정 병원비 국가우선책임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찾아가면 간병과 주거 등 돌봄 디자인을 해주는 지역돌봄담당관(케어매니저) 도입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좋은 치료 가이드를 받기 위해선 먼저 투병했던 사람, 사회복지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환우회 정보부터 의료복지체계를 상담연계해줄 환자 투병 통합지원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씨가 복지제도를 신청했더라도 실제 이용할 수 있었을지, 충분한 지원이 됐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강씨가 주민센터와 연결이 됐더라도 24시간 간병을 해야 한다면 비급여인 간병비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강씨가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생계급여는 그걸 빼고 나올 텐데 경제적으로 괜찮은 것인지 등 기존 복지에서 뭐가 부족한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경향신문 2021.11.18.> 공무원들은 왜 청년의 가정을 찾지 않았을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극단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읽기자료4) 전통 가족의 윤리인 부자유친과 부자자효의 의미를 되새겨 부모와 자식의 친함을 구체적으로 자애와 효도로 실천함으로써 올바른 부모와 자녀 관계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속한 사회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가족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가족 해체 현상이 나타나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중략)
가족해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 간의 정서적 단절에서 오는 갈등을 대화로 해소하고, 구성원 간의 이해와 신뢰를 회복하며, 절제, 협력, 인내의 자세를 가져야 하낟. 또한 약화된 가족 공동체의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사회와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소외 가정에 대한 복지 지원, 아이 돌봄 서비스와 같은 육아지원 제도 확충 등 가능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비상) 72~73> 내가 실천할 수 있는 효도의 방법을 말해보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가족 해체 현상은 왜 일어났을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가정의 화목을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간병살인 청년을 처벌해야 할까? 주제로 자신의 의견글을 작성해보자. 엄마 미안해(마쓰우라 신야)
갑작스런 어머니의 치매 통보. 그런 어머니를 모셔야만 하는 아들. 그 당황, 좌절, 피로, 놀람, 혼란의 연속에 대한 인생의 현장 기록을 담았다. 어머니의 치매와 맞닥뜨리며 순간순간의 경험담을 차분히 기록한다. 담담함과 특유의 냉정함이 묻어난다. 침착하지만 책에서 그려지는 상황은 꽤나 강렬하다.<다음 책소개 참조> 아빠의 아빠가 됐다(조기현)
치매 걸린 아버지를 홀로 돌본 9년의 기록. 영화감독, 댄서, 작가가 되고 싶은 꿈 많은 스무살 청년은 아픈 가족을 돌보는 보호자, 아빠의 대리자 부양 의무자가 되고, 어려움 속에 부모를 돌보는 효자로 불렸다. 50대 치매 아버지와 90년대생 아들. 가난을 증명하고 진로를 탐색하며 살아낸 한 청년이 국가와 사회를 향한 물음, 아픈 가족은 누가 돌봐야 공정할까?<인터넷 교보문고 참조> 아들과 가난을 함께 처벌하라 - 정읍여고 2년 임선영 정읍여고 2년 임선영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겉보기에는 방치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버지를 영양실조와 폐렴으로 몰아 죽게 하였다. 간병살인으로 처벌받는 아들의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어머니는 초등학생 때 집을 나갔고, 아버지의 노동으로 근근이 살아오던 부자는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먹을 수도 없는 중증환자 아버지를 22살 아들이 책임져야 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아버지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그렇게 병원에서 퇴원하였다.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신 아버지는 아들에게 부르기 전에는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단다. 아들은 자신의 방에서 며칠을 울며 시간을 보내다 그렇게 아버지를 저세상으로 보냈다.
아들을 처벌할 수 있을까? 갓 성인이 된 아들은 이 모든 상황이 버거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버지를 간호하려 노력했다. 복지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나 보다. 복지센터가 명단을 확인했을 때 아버지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 아들에게 제때 찾아오지 않았다며 책임을 돌린다. 병원비가 없어서 위험한 환자를 퇴원시키려 할 때 병원은 계속 치료할 수 있는 지원방법을 알려주지도 않았다. 병원비를 밀리지도 않았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아들이 너무 성실해서 아버지를 죽였다는 말과 다름없다. 상황은 안타깝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아들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누워있는 아버지에게 음식도 제공하지 않고 병원약도 주지 않았다. 이런 아들을 처벌하지 않으면 상황을 악용한 불효자가 많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목숨을 빼앗아간 가난도 함께 처벌해야 한다. 가난이 아버지를 죽게 했으니까. 극단적 가난에 빠진 사람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복지, 경제적 절망으로 퇴원하는 환자를 계속 치료할 수 있게 책임지는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일도 하지 않고 아들만 처벌하는 것은 억울하고도 슬픈 일이다. 아들의 상황을 실은 기사를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시울을 적셨다. 무능한 복지제도, 무책임한 병원의 일처리는 고치려고도 않고 가난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이 슬프다. 그래선 안 된다. 절망에 신음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아들이 처벌을 받을 때까지 무관심하게 외면했던 우리가 적극적인 복지, 책임지는 병원제도를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도 함께 처벌받아야 한다. 간병살인 청년의 처벌에 반대한다 -정읍여고2년 최예니 정읍여고2년 최예니 중병환자인 아버지를 퇴원시켜 혼자 간병하던 22세 청년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아버지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하여 존속살인 혐의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판결 이후 청년의 어려운 형편이 밝혀지며 처벌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나도 이 청년의 처벌에 반대한다.
만일 내가 경제력 없는 대학생 신분에서 월세는 밀리고, 전기와 휴대폰은 끊겼고, 밥 한 끼 해결하기 어려운 와중에 중환자인 아버지의 간병을 책임지는 상황이라면, 나 혼자 감당할 수 있었을까? 생계, 진로, 간병 중 한 가지만 감당하기도 정말 버거운 문제다. 이 모든 문제들을 전부 겪어야 했던 청년에게 사회적 의무를 위반한 패륜의 살인이라고 욕할 수는 없다.
생계 지원 신청 절차를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지만, 감히 추측해본다면 이미 큰 상실감에 사로잡혀 무기력한 체념의 상태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고통에는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나도 초등학생 시절 친구관계로 힘들던 때가 있다. 주변에서는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었지만, 친구 관계가 좋지 않고 힘들다는 것을 선생님께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결국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힘들어했었다.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든 청년이 체념 상태에서 행정관서에 복지제도를 신청하라는 조언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직접 행정관청에 찾아가 본인의 가난을 증명하는 일이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어려웠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미신청에 대해 그를 탓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복지 신청주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사회 복지망의 허술함과 복지 대상자 선정의 복잡한 기준이 불러온 불행이다.
오히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어려운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절망에 처한 국민들에게 확실한 적극적 복지를 마련해야 한다.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의 말이 내 가슴을 뜨겁게 울린다. 문명의 첫 번째 징조는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는 다리뼈입니다.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는 다리뼈는 누군가가 그 사람이 치유될 때까지 곁에서 도와주었음을 나타내요. 누군가 곤경에 처했을 때 그 사람을 돕는 것이 인류 문명의 시작입니다.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도움과 돌봄을 강화하여 우리 사회도 인류 문명을 시작해야 한다. 청년 강 씨의 처벌에 반대한다.
/제작=정읍여자고등학교 이춘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