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5 06:29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전체기사

광역 역할 떠안는 기초지자체⋯"불합리한 재정 구조 개선해야"

전주시처럼 광역지자체 역할을 하는 기초지자체의 불합리한 재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용철 전주시의원은 17일 제42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광역지자체 행정 수요를 감당하는 기초지자체에 대한 보통교부세, 일반조정교부금 산정 방식의 개선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전주시 주민등록인구는 64만 명에 불과하지만, 의료·교육·문화 수요를 포함한 생활인구는 16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교부세, 일반조정교부금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전북 중추도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뒤따르는 전주시의 재정 부담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전주시는 현재 광역 필수 기반시설 9개를 건립·운영하고 있다. 광역소각장, 광역매립장, 장사시설 등으로 건립비만 5450억 원, 연간 운영비만 327억 원을 부담하고 있다"며 "컨벤션센터 3000억 원,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1421억 원, 실내체육관 809억 원 등 전북도민과 함께 이용할 시설도 추가 건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전주시 보통교부세 비율은 예산 대비 18∼20% 수준에 불과하다. 시 단위 지자체 평균이 23%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600억∼800억 원을 덜 받는 셈이다. 도내 13개 시군 평균과 비교해도 17% 낮은 수치다. 일반조정교부금의 경우 전주시는 도세 수입의 31%를 차지하고 있지만 교부율은 18%에 머물고 있다. 징수와 배분 사이의 괴리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이 문제는 지방재정 전반의 구조적 불균형에 비롯된 것"이라며 "그 불이익을 전주시가 집중적으로 감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주시의 불합리한 재정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광역지자체 행정 수요를 감당하는 기초지자체에 대한 보통교부세 산정 시 생활인구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광역 기반시설 건립·운영 시 전폭적인 도비 지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자치·의회
  • 문민주
  • 2025.09.17 18:21

전북 5년간 소방활동 방해 14건 발생

전북 지역에서도 소방활동 방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17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소방활동 방해 사건은 총 1341건으로, 이로 인해 총 22억 9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 중 14건이 전북에서 발생했으며 벌금은 총 6건 부과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 7월 군산에서는 구급차를 파손하고 경찰관에게 침을 뱉은 20대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지난 5월 29일 남원에서 구급대원에게 술에 취한 상태로 폭언과 폭행을 가한 30대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출동한 소방대의 소방활동을 방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처분을 분석한 결과 전체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소방활동 방해 1341건 중 벌금형 처분이 639건으로 절반 수준이었고, 징역은 단 102건(7.6%)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한병도 의원은 “소방활동 방해는 응급현장에서 골든타임을 놓치게 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심각한 행위”라며 “소방청은 소방활동 방해가 사회와 시민 안전을 해치는 중대 범죄라는 인식을 확립하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구급활동 방해 관련 처벌에 대한 홍보와 만취자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병수 대구가톨릭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구급대원 폭행이 발생했을 시 소방청과 일선 소방서에서 강력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에 대한 홍보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소방대원 폭행 등 구급활동 방해 시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례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취자가 소방활동을 방해하는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응할 구체적 매뉴얼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9.17 18:21

"제2의 자임추모공원 사태 막아야"⋯전주시의회, 봉안당 유족 보호 대책 촉구

전주시 납골당 사태와 관련해 전주시의회가 유족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주시의회는 17일 제42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장사시설 제도 개선 및 유족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전주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전주시 봉안시설 운영 중단 사태는 민간시설의 경영 문제를 넘어 재단법인 설립·감독 체계의 미비와 유족 보호 제도의 법적 공백을 드러낸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는 특정 시설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인근 장사시설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두 시설을 포함해 3000기 이상의 유골이 영향을 받고 있어 피해 규모는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주시의회는 "이를 감독해야 할 전북도는 법적 다툼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보건복지부 역시 유족 보호에 관한 명확한 지침이나 제도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시의회는 전주시 봉안시설 사태에 대해 재단법인 설립에 대한 사전 검토 부족, 장사시설의 법적 책임 주체 불명확, 감독 권한의 분산 등 제도적 한계가 드러난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의회는 복지부에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상 재단법인 설립·운영 요건과 감독 기준, 재정 안정성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하라. 폐쇄 시 유족 보호 절차와 피해 구제 방안도 제도화하라"고 요구했다. 전북도에도 "재단법인 설립 단계부터 장사시설 운영 계획에 대한 실질적 사전 검토 기준을 마련하고, 장사시설 관리·감독 매뉴얼과 감독 체계를 조속히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건의안을 대표발의한 최서연 시의원은 "장사시설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시민의 추모권과 인격권이 실현되는 공공적 공간"이라며 "재단법인 설립 시 기본재산의 재정 안정성과 장기 운영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 검토가 이뤄져야 하고, 폐쇄 시 유족 보호 및 피해 구제 절차 또한 명확히 마련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전주시 봉안시설 사태는 자임추모공원 1층에 있는 봉안당 소유권이 재단법인 자임에서 유한회사 영취산으로 넘어가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설 소유와 유골 관리 책임이 이원화되며 봉안당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등 유족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 자치·의회
  • 문민주
  • 2025.09.17 18:20

[건축신문고]바른 건축 용어 사용이 건축의 품격을 높인다.

무슨 일 하세요? 노가다 합니다. 건축시공 기능직도, 시공기술자도 아닌 건축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았다. 자기 업에 대해서 자신이 비하하는데 어느 누가 존경심을 갖고 존중 할까? 물론 우스갯소리로 자신을 낮춰 말했을 거라 추측한다. 노가다뿐만이 아니라 헤베, 루베, 갑빠, 다루끼, 구배 ,데코보코, 메지, 반생, 보르방, 방통, 바라시 등 무수히 많은 용어들이 대부분 일본어에서 파생된 용어이다. 처음 건축에 입문하고 이러한 현장 용어들을 모르면 무시당하고 초보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해 오히려 전문가인양 앞장서서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필자가 건축에 입문하여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고등교육을 받은 무수히 많은 고급 인력들이 해마다 설계, 시공, 시행, 구조 등 다양한 건축 분야에 새롭게 참여하지만 바뀌지 않고 오히려 고급인력들이 그대로 답습하며 물들어 간다. 이러한 비속어는 일제 강점기 민족의식과 정체성 약화를 목적으로 일본어 사용을 의무화하고 일본어로 교육받은 산물이다. 갈수록 퇴색하는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바른 건축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건축 설계와 시공에 대한 인식도 바꾸어야 한다. 설계와 시공도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 어찌 보면 한배를 탄 동업자다. 건축시공은 건축물과 주변 환경에 생명을 불어 넣는 직업으로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인식을 건축사가 나서서 불어넣어줘야 한다. 건축사의 시공자 존중에서 건축사의 위상은 높아질 수 있으며 타인의 존중 없이 자신의 존대는 있을 수 없다. 건축사는 국가가 인정한 공인이다. 공인은 걸 맞는 행동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비로소 존경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번 반복하지만 바른 건축 용어 사용으로 건축의 품격이 높아지면 건축사의 품격은 자동 올라간다. 품격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며 격에 맞는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 이제 시작하자. 지금 맡고 있는 현장에서부터 시공자의 존중과 바른 건축 용어를 지도하고 사용해 보자.

  • 경제일반
  • 기고
  • 2025.09.17 18:20

전주생명과학고 김지찬, 대한민국 인라인 개인종목 7년 만에 금메달

한국 인라인 기대주 김지찬의 메달 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인라인 스피드 국가대표 전주생명과학고 김지찬이 세계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13일 중국 베이다이허에서 개막한 ‘2025 세계스피드선수권대회’ 1일차 주니어 남자 듀얼 타임트라이얼 200m 결승전에서 대만과 이탈리아 선수를 제치고 18초04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선수가 개인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금메달에 이어 2일차 주니어 남자 500m+D 결승전에도 진출한 김지찬은 2관왕을 노렸지만 이탈리아 선수와 0.023초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김지찬은 지난 7월 충북 제천 송학로드경기장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 롤러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도 스피드 트랙 듀얼 타임트라이얼(DTT) 200m 금메달, 3000m 계주 금메달, 500m+D 은메달, 100m 스프린트 동메달을 획득하며 4관왕에 올랐었다. 대한체육회는 현지 경기장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선수단을 조기 파견하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금, 은, 동메달에 각각 포상금 500만원, 300만원, 100만원을 내걸기도 했다. 대한롤러스포츠연맹 김경석 회장은 “주위의 의견을 많이 수렴해 선수들이 더욱 경기에 집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전북자치도롤러스포츠연맹 정영택 회장도 “어린시절 생활체육으로 인라인을 시작해 2020년 전주중학교에서 엘리트 선수로 전향했던 김지찬이 세계무대에서 7년 만에 금메달을 이끌어내며 엘리트와 생활체육 통합의 결실을 보여줬다”며 “귀국하는 대로 남은 전국체전에서도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과 포상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09.17 18:20

발랄한 영혼의 위로⋯ 이송희 시인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

“네 얼굴은 수시로 표정을 바꿨어/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 한동안 어지러워서 한 곳을 맴돌았지/ 깍지 낀 연인들이 눈 밖으로 사라지면/ 가끔씩 멀리서 봄냄새가 흘러왔지/ 아침을 지나오다가 납빛이 된 네 얼굴/ 별들이 떨어져도 컵 속 물은 고요해/ 싸늘한 눈빛이 어제를 돌아 나올 때/ 모른 척 낯선 얼굴로 너는 또 문을 민다”(시 ‘회전문’ 전문) 어둠 속에서 발랄한 영혼의 시를 쓰는 이송희 시인이 시집<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작가)를 펴냈다. 시집은 모두 4부로 나뉘어져 총 64편의 시조로 구성됐다. 이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마음을 불들이고 싶다”며 “시는 내게 다리 같고, 낡은 책 같고, 지울 수 없는 염료 같다”고 고백하며 시인의 삶과 시 쓰기가 결코 떼어 놓을 수 없는 일체(一體)임을 증명한다. 이번 시집에서도 시적 화자는 어떤 대상을 응시하며 주관적인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을 반복하며 시를 쓴다. 눈에 들어온 사물과 풍경은 모두 화자의 개인적인 기억을 자극하는 매개체가 된다. 작품 속 배꼽, 철길, 꽃꽂이 같은 일상의 사소한 대상들은 시인의 내면을 자극하며 ‘나’와 끝내 함께하지 못한 ‘당신’을 불러낸다. 시집 곳곳에는 “우리는 약속처럼 간격을 유지했다”는 고백처럼, 좁혀지지 않는 거리와 어긋남의 슬픔이 번져 있다. 동시에 시인은 네트워크로 대체된 현대의 관계를 응시한다. 블로그의 ‘서로이웃’, 유튜브의 댓글, AI 쇼핑몰 같은 가상적 소통 속에서 드러나는 단절과 허망함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독과 결핍은 오히려 생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고, 발랄한 영혼의 숨결로 다시 태어난다. 이정현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발랄한 시들을 읽으며 느껴지는 희미한 슬픔은 결국 삶의 필연적 어긋남에서 비롯된다”며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자의 슬픔, 그것이 이 시집이 품은 비애”라고 평했다. 이 시인은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가람시조문학상신인상, 오늘의시조시인상, 제20회 고산문학대산 등을 받으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9.17 18:19

홍철기 시집 ‘사랑한 후에 마시는 요쿠르트는 맛있다‘

익숙한 삶의 장면을 낯설고도 새로운 이미지로 포착하는 홍철기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사랑한 후에 마시는 요쿠르트는 맛있다>(더푸른)을 펴냈다. 첫 시집 <파프리카를 먹는 카프카>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서정적 감수성과 서사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시집에 수록된 56편의 시들은 정밀한 이야기 구조와 구체적인 언어들로 촘촘하게 엮었다. 더욱이 시인의 활달한 상상력은 시적 사유의 발효와 성숙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섬세한 관찰력으로 별것 아닌 것에서 시작해 끝내 한 편의 아름다운 시가 되는 경이로움이 있다. 특히 시인은 ‘끝’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울림을 시를 통해 보여준다. 끝의 실체는 소멸이 아닌 언어적 표현물의 사실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적으로 드러낸다. “끝을 입에 물었다/안에 머물러 나오지 않는 하루를 보낸다//혀를 반쯤 접어/읽지 말아야 할 오늘//그대는/부산행 밤기차를 타고/만날 수 없는 객실 번호를 쥐고 있다//무작정 펼친 치장 사이로 김이 서리고/사라지는 건 풍경이 아닌 이야기//도착 대신 끝이란 말을 적어 본다/물방울로 맺혀 흘러내리는 끝/안부가 그렇게 멀어졌다 (‘끝’ 부분) 시인은 끝의 이미지를 차용해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전개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시인의 깊은 사유를 독자들이 오래 곱씹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시인은 다양한 방황과 일탈의 경험을 통해서 어떤 가치에 도달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도 또한 하나의 시적 진화이자 극적 드라마와 같은 현상으로 읽힌다”며 “두 번째 시집이 이룩한 시적 사유의 성숙과 시적 진화의 모습은 인식의 전환에 이르러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설명했다. 2012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됐고 2017년 <시와표현>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17 18:17

조용한 용기를 건네는 송경숙 시집 '시간의 강 위에 핀 꽃'

계간 표현으로 등단한 송경숙 시인의 첫 시집 <시간의 강 위에 핀 꽃>(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자연을 향한 진득한 응시와 인간에 대한 웅숭 깊은 탐색으로 빚어낸 이번 시집에는 송 시인이 독자에게 건네는 ‘조용한 용기’가 담겨 있다. 시인의 시는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그리움과 서글픔을 정갈한 언어로 형상화한다. 78편의 시들은 환상과 현실을 부지런히 오간다. 능소화, 민들레, 닥나무 같은 소재를 활용해 생명의 신비로움과 모성을 노래하고, 슬픔을 끌어안으며 인간의 상실과 애환을 담담히 읊는다. 시인이 끈기 있게 써내려간 서정의 세계는 따뜻하고 선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오늘이 내 생일이야/누군가의 축하를 기다리다/깜박 잠이 들었어/꿈속에서 혼자 흐느끼고 있었지//한 때는/나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려/줄을 서서/사람들이 나를 찾아 왔었어//(…중략…)//사람들 손엔 뭔가 들려 있어서/아무도 나에게 귀 기울이지 않았어" ('공중전화' 부분) 시인은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그리운 이들에게 편지를 띄운다. 궁핍하고 모질었던 생애와 평화롭던 순간들을 추억하기도 한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며 인간과 자연, 사물과 사물이 교감을 이루는 조화로운 풍경 속에서의 삶의 존재를 파고든다. 평론가 소재호는 해설에서 “송경숙 시인의 시는 맑고 깨끗한 소녀적 정서를 노래하면서도 인생철학을 내재한다”며 “그의 시에서 진실은 서늘한 논변이 되고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게 울려 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성의 대량 방출은 절제하여 가만히 그리움이나 서글픔 정도의 정조로 시의 맥을 이끈다”고 덧붙였다. 완주에서 태어난 송 시인은 현재 신아문예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17 18:17

김근 시론집 '다른 시간에 관한 몽상' 출간

김근 시인의 시론을 묶은 <다른 시간에 관한 몽상>(도서출판 기역)이 출간됐다. 시집 <뱀소년의 외출>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당신이 어두운 세수를 할 때> <끝을 시작하기> <Beginning the End> <에게서 에게로> 등 한국적 신화 상상력을 집요하게 파고든 시인의 시작노트와 일상 단상 등이 수록되어 있다. 김근 시론의 핵심은 ‘몸과 마음’이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익히고 마음으로 낳은 말들이라고 정의한다. 서울 변두리 판잣집과 골목, 호수 곁에서 보낸 유년의 기억들은 온통 흐물거리는 시로 가는 머나먼 여정을 풀어놓는 질료가 된다. 김근 시의 가장 큰 특징은 ‘모호성’이다. 시인은 자명하고 확고한 것들이 지금, 여기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목도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다만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몸으로 시를 읽고, 의미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쓰는 동안 수 없이 흥분과 좌절과 회의를 반복하면서도 그는 끝까지 쓰기의 우연과 즉흥을 유지하려 한다는 자신의 철학도 고백한다. 책에는 시론과 함께 시집을 준비하며 후배들과 나눈 대화록과 시집 <에게서 에게로> 출간 이후 인터뷰, 시 '분서' 연작을 마친 뒤 시를 모아 소설로 풀어낸 '소설 분서' 까지 다채로운 글들이 담겨있다. 시인은 펴내는 글에서 “시에 관한 산문들을 모았다”며 “시론을 의식하고 시를 쓰지는 않았다. 시론은 언제나 사후적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론이 써지는 순간, 시는 또 그 시론을 저만치 벗어나 있다. 이것이 시론의 운명이다”며 “나로서는 지난했던 이 여정 속에서 독자들이 내가 이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근 시인은 고창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마쳤다.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신화적인 상상력과 위력적인 리듬, 풍성하고 섬세한 시어로 평단과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17 18:17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6) 전북자치도탁구협회

152.5×274cm의 작은 녹색 테이블 위로 하얀색 공이 ‘핑~퐁’ 소리를 내며 연신 상대 코트를 넘나든다. 1952년 제1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참가를 시작으로 국제 대회에 참가한 한국은 더욱 발전해 1973년 옛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사라예보의 기적’으로 기억되는 이에리사와 정현숙이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 일본의 강호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탁구는 전 국민의 스포츠로 발돋움 했다.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에서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탁구는 남자단식 유남규, 여자복식 현정화·양영자의 금메달을 비롯해 남자단식 김택수 은메달, 남자복식 유남규·안재형이 동메달까지 획득하며 올림픽 탁구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올림픽대회 이외에도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해 오던 대한민국은 2004년 제28회 아태네 올림픽 남자단식에 출전한 유승민이 16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탁구의 부활을 알렸다. 유승민은 올해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취임하며 탁구를 넘어서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헌신하며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의 활약으로 탁구 인구의 증가와 함께 여가생활을 도모하고 선수 육성을 위해 1968년 전북자치도탁구협회가 설립됐다. 통합 3대·4대 회장으로 연임 중인 신정헌 회장을 비롯해 5명의 부회장, 17명의 이사와 14개 시·군 협회장이 전북 탁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군산대야초, 김제만경중·고, 군산대학교, 한국마사회 남자팀 등 전문체육 7개 팀과 전주스포츠클럽 등 스포츠클럽 4개 팀을 운영해 77명의 선수와 23명의 지도자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탁구는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생활체육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193개 클럽에서 6,167명의 등록 생활체육인도 활동하고 있다.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를 비롯한 국제대회 유치와 제17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의 전국대회도 2년 연속 주관 운영하고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식 금메달 양영자 선수 및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단체 금메달 박지현, 은메달 홍순화 순수 등 역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도 전북 출신 선수들이 활약했다. 제105회 전국체전에서 군산대가 대학부 남자 단체전과 혼합복식(남건우, 김희정)에서 은메달,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일반부 개인전에서도 한국마사회 강동수가 동메달을 추가했다. 장수군청팀도 2025 실업탁구챔피언전에서 단체전 3위, 개인전 3위를 기록했고 2025 춘계회장기 실업탁구대회에서 혼합복식 2위, 개인전 3위, 복식 3위에 올랐다. 신정헌 전북자치도탁구협회장은 “탁구동호인 1만명 회원등록을 추진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활성화 시키겠다”며 “전문체육 또한 현재 도내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태여서 우수 선수 발굴 및 유·소년팀 육성에 중점을 둬 제2의 전북탁구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09.17 18: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소설가-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한 세상에서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겠다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내 고장 시인이 있었다. 그는 시의 이슬에 튄 몇 방울의 피를 훈장 삼아 문학을 길러냈다. 스물몇 해였던가. 그 마음을 닮겠다고 다짐하였으나 내가 마주한 것은 언제나 늪이었다. 이제 와 돌아보니, ‘자기 위안’만 남는 한계였다. 이럴 때 환기(喚起)의 시간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른 시기에, 내 고장을 거쳐간 수인이 있었다. 전주교도소에 머물며 “녹두장군의 농민군이 전주성을 공략할 때 넘었다던 완산칠봉”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았다던 실천가이자 사상가. 1968년, 스물네 살에 강단에 선 신영복 선생은 어떤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해 겨울, 선생은 ‘빙광’에서 희망을 찾았다. 빙광은 얼음에 비친 빛이 공중으로 반사되는 현상이다. 기온이 일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야만 자기 숨결로 만들어진, 벽에 달라붙은 성에에 비친 빛을 볼 수 있다. “빙광이 날카로워지면서 파릇한 빛마저 내뿜는 때를 가장 좋아한다”고 선생은 말했다. 선생은 혹한이 주는 고통조차 진실을 마주하는 창으로 여겼다. 날이 풀려 자기 입김이 만들어낸 성에가 “느릿느릿 벽을 타고 기어내리”는 것을 보면 공포스럽다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첫 장에서 고백한다. 염치없는 ‘자기 위안’이 만연한 시대에 물리적 한계를 넘어 실천적 의지가 만들어내는 용기와 통찰을 느낀다. 진실을 마주하는 자에게 따라다니는 한없이 깊은 사유를 본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이 평범한 능력이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이다. 따라서 문화는 이러한 능력을 계발하여야 하며, 문명은 이를 손상함이 없어야 한다.” ‘사랑은 경작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선생은 인간에게서 희망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수감자라는 이유가 학문에 대한 열정을 식게 만들 수 없음을 발견한다. 감옥 안에서 서예와 독서를 이어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쇠창살 안에 갇힌 몸이지만 부모, 형제는 물론이고 형수나 계수, 조카와의 소통을 소홀하지 않은 것 또한 페이지 마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청구회 추억」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키워 간 선생의 한없는 인본주의의 극치를 엿본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정서를 대변하는 시대에도 오롯이 느껴질 키득거림과 들뜸, 애잔함이 뒤엉킨 장면에서 느껴지는 선생의 정신은 오히려 더욱 드높다. “기쁨과 마찬가지로 슬픔도 사람을 키운다는 쉬운 이치를 생활의 골목골목마다에서 확인하면서 여름 나무처럼 언제나 크는 사람을 배우려 합니다.” 슬픔 또한 선생을 좌절시키지 못한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 주체로 남고자 했던 선생에게 어찌해도 지지 않는 의지를 배운다. 세속적⸳물리적 공간에 매인 선생의 환기는 빙광을 통한 무한한 우주로의 사유 확장이었다.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을란다”던 내 고장 시인과 달리, 선생은 숙고의 시간을 거쳐 자신과 세상의 관계를 새로이 쓰고자 했다. ‘자기 위안’ 대신 날마다 새로운 성좌를 키웠다. 어떤 이에게 희망은 오래된 고성에서나 피어나는 작은 풀, 납작 찌그러진 채 구르는 페트병 같다. 허리를 숙여야만 겨우 닿는다. 선생이 찾은 혹한의 빙광처럼 절박한 환기다. 그것은 냉철한 예지의 날을 세워 선생의 글을 마음에 새기는 용기다. 머리맡에 두고 날마다 실천적 의지를 다지는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오은숙 소설가는 202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9.17 18:16

[사설] 갈팡질팡 전북 정치권, 현안해결 능력 보이길

지난 9월 11일 새만금 국제공항건설 사업이 법원의 판결로 발목이 잡히면서 전북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의 현안 해결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모두 희망이 있다고 말했던 전북의 주요 숙원 사업들이 제대로 되는 일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도민들은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 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한다"는 이번 판결을 접하며 반성 없이 자신의 능력만 과신하던 전북 정치인들의 ‘자화자찬 정치’에 냉소와 환멸을 보내고 있다. 대표적인 새만금 사업은 34년전에 시작했는데 매립률은 49.2%(2025년 6월 기준)로 절반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새만금은 25년 후에야 완성될 예정이지만 향후 전면 해수유통 등 환경적 논란도 걱정이다. 비슷한 시기인 1990년도에 간척을 시작해 상전벽해의 기적을 이룬 중국 상하이 푸동(浦東)지구, 인천 송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의 변화 모습을 보면 새만금의 사업 실적은 참담할 정도다. 또 전북의 유일한 국가관리무역항인 군산항은 물동량 처리, 국제 항로 운영에 있어선 다른 지역 무역항과 비교하는 게 민망한 수준이다. 1990년 금강하구둑 완공 이후 심각한 토사 매몰 문제가 군산항 발전의 구조적 한계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방안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의 대안이었던 군산형일자리는 2019년 출발을 알렸으나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예산만 낭비됐다. 비슷한 시기 폐쇄해 일부 사업을 재개한 군산조선소의 완전 재가동도 요원한 상황이다. 남원 공공의대도 마찬가지다. 2018년 정부 주도로 계획된 공공의대는 더불어민주당이 초거대 정부여당이 됐음에도 통과되지 못한 채 희망 고문만 반복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초 사업비가 400억 원 증액된 노을대교는 공사비가 4200억으로 늘면서 지난 25년간 표류했던 사업이 시작되리라 기대됐으나 이번 공고도 무응찰, 유찰로 끝났다. 이같은 상황들은 전북 정치권과 지자체의 사전준비 능력에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들이다. 다시 한번 관련 전문가 연구소 등과 끊임없이 방안들을 모색하고 힘을 합쳐 해결하는 전북 정치권의 모습을 요구한다. 내년 지선에서 지역 유권자의 따가운 심판을 받기전에.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17 18:15

[사설] 국정과제 명시 안된 ‘전주올림픽’, 지원 방안을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가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구촌 대축제인 올림픽이 교통 인프라 구축, 관광객 유치,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북 도약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올림픽은 세계인이 주목하는 지구촌 최대 이벤트다. 유치 경쟁에 당연히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게다가 지방도시 연대 모델을 내세운 전주올림픽은 지역 불균형 해소와 지방소멸 위기 대응 차원에서도 주목받는다. 국가 균형발전을 강조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맞물린다. 2036년 올림픽 유치전은 일개 지방도시의 몸부림이 아니다.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의 도전이다. 온 국민이 함께 해야 한다. 지구촌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전주는 곧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16일 확정한 123개 국정과제에 전주올림픽 유치는 명시되지 않았다. 106번째 과제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의 주요 내용에 ‘국제대회 참가·유치·개최 지원’이라는 포괄적이고 모호한 표현만 겨우 한 줄 담겼다. 물론 이를 전주올림픽 유치 지원으로 확대 해석할 수는 있다. 또 ‘국정과제에는 가급적 지역명을 언급하지 않으려는 정부 방침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정부가 국정과제와 함께 564개 실천과제를 정한 만큼 올림픽 유치가 공개되지 않은 이 실천과제에 포함됐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색하다. 이해할 수 없다. 전주올림픽은 전주·전북의 행사가 아니다. 온 국민이 함께 성원하고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국가행사다. 정부와 기업·단체 등 민간이 함께 나서 총력전을 펼쳐도 유치를 장담하기 어렵다. 과거 서울올림픽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을 때 대한민국 정부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정부는 2036년 전주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가적 의지를 재차 천명하고, 구체적인 올림픽 유치 지원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마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전북도청서 열린 민주당과 전북자치도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2036년 전주올림픽이 실현될 수 있도록 민주당에서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전북도민을 향한 의례적인 립서비스가 아니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17 18:14

[오목대] 개발과 보존 한복판에 선 전북

며칠전 대한민국에서는 아주 사소한 일이겠으나 전북에 국한할때 경천동지할만한 판결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새만금국제공항건설 사업이 법원의 기본계획 취소 판결로 중단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기본계획 취소 판결에 이어, 환경단체가 기본계획 집행정지 가처분까지 신청하면서 만일 소송전이 길어질 경우 최소 3년이상 지체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일시적 중단이 아닌 무산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2036 올림픽 유치나 RE100 산단 등 대도약을 향한 걸음마를 떼던 전북으로선 초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전북도의 1심 패소 사유는 여러가지가 꼽히는데 그중 조류와의 충돌 우려가 크다는 지적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급기야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돌고돌아 김제공항 카드’까지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이쯤되면 20여년 전 김제공항 데자뷔가 떠오른다. 1995년 첫 민선단체장 선거 이후 김제공항은 급발진을 했으나 공덕, 백산 주변 일부 주민들의 반대, 인접한 벽성대나 지역 정치인들의 반대,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결국 무산됐다. 부지 매입과 건설사 선정까지 이뤄졌으나 결국 감사원 감사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일 그때 뚝심있게 밀어부쳐 완공됐더라면 김제공항은 오늘날 새만금의 발전을 견인하는 한편, 청주공항보다 더 활성화 됐을 수도 있기에 아쉬움이 크다. 지역 사정에 밝은 이들은 잘 알겠지만 사실 김제시 용지면 일대에는 ‘비행장’으로 일컬어지는 곳이 있다. 일제시대 비행장 건립을 위해 용지 일대에 50만평 이상이 평지를 확보했다고 한다. 일제의 패망으로 비행장 건립은 무산됐으나 지금도 그 일대는 비행장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전북은 항상 개발과 보존논쟁의 한 복판에 서곤했다. 이번 새만금공항 중단의 결정적 배경도 사실 일부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의 반대가 자리잡고 있다. 앞서 새만금사업의 중단 배경도 사실은 개발과 보존 논쟁의 한 중심에 전북이 끼면서 결국 유탄을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삼보일배로 상징되는 반대 운동은 너무나 생생하다. 부안 방폐장 유치 실패도 사실은 개발과 보존 논쟁의 와중에 정작 전북 도민들은 뒷전으로 밀린 상태에서 전국적인 운동가들이 반대활동을 벌인 때문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같은 논리를 들이댄다면 세계문화유산을 여러개 가진 유서깊은 고도 경주에 방폐장이 들어설 이유는 찾기 힘들다. 사실 “개발이 좋은가, 보존이 옳은가” 하는 논쟁은 훗날 어느게 바른 판단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개발과 보존 논쟁이 일어날 때마다 그 중심엔 항상 동네북 신세인 전북이 있고, 결과적으로 개발이 아닌 보존 논리가 이긴 경우가 많았다는 거다. 문제는 가덕도 신공항을 비롯, 대구경북 신공항, 서산공항 등 전국적으로 총 8개 신공항 사업이 추진중인데 하필이면 새만금공항만 동네북신세가 돼 맨 먼저 매를 맞고 있다는 거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5.09.17 18:14

[의정단상] 손기정 선생의 금메달과 ‘2036 전주올림픽’

K-컬쳐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동안 꾸준하게 축적돼 온 우리 문화의 저력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매력적인 콘텐츠의 등장과 함께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중앙박물관도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 연말까지 관람객 수가 6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하는데, 그 기록이 달성되면 관람객 수 기준으로 세계 4위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흔히 ‘국중박’으로 줄여 부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대박’을 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해서 뜻깊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故손기정 선생을 기념하는 특별전 얘기다. 두 발로 천하를 제패하며 월계관을 썼어도 나라 잃은 설움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손기정 선생의 삶이 18점 전시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시상대에 올랐을 때 품에 안은 나무로 가슴팍의 일장기를 가리려고 애쓰던 손 선생의 침통한 표정은 도저히 잊기가 어렵다. 손기정기념관에 세워진 손기정 선생의 동상에는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새겨져 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서 손 선생의 정보를 찾으려면 ‘키테이 손’이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검색해야 한다. 국적도 여전히 일본으로 표기돼 있다. 우리로서는 애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 당사자인 손 선생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싶다. 일장기를 손으로 잡아 뜯고 싶었다던 손기정 선생의 한은 언제쯤 풀릴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 국민이 2036 전주하계올림픽에 거는 기대는 특히 각별하다. 손기정 선생이 금메달을 딴 날로부터 꼭 100년이 되는 해의 올림픽이 이 땅에서 열리는 것만큼 위대하고 감동적인 서사가 또 있을까. 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도시가 전주인 것도 특별하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우리 문화와 정신을 지켜온 전주는,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를 향해 평화와 민주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장이 될 것이다. 2036 전주올림픽의 명분은 충분하다. 그만큼 올림픽 개최의 실현가능성도 빠르게 높여가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매우 의욕적으로 유치 준비에 나섰고, 대한체육회도 전주를 국내후보도시로 선정하는 등 적극 호응을 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하지만 거쳐야 할 단계가 많이 남은 것도 사실이다. 사전타당성조사부터 마치고 각종 신청과 보고, 심의와 승인을 거쳐서 2027년께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려면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이자 민주당 최고위원이기에 이 사안에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다. 정부부처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상황을 점검하며 차근차근 챙겨나가는 중이다. 당 차원에서도 움직이고 있는데, 지난 16일 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가 전주에서 첫 회의를 열고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날아온 손님을 전북이 융숭하게 맞이할 준비도 지금부터 해 나가야 한다. 공항, 철도, 숙박과 같은 필수적인 인프라 확충방안을 빠르게 검토하고 실현할 필요가 있다. 할 일이 많을수록 지자체와 정부, 국회, 국민이 의지를 크게 모아야 한다. 전주시민을 비롯한 전북도민들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주신 데에 지면을 빌려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도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 한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시을

  • 오피니언
  • 기고
  • 2025.09.17 18:14

[타향에서] 경청(傾聽)으로 모두가 평안한 한가위를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리서치는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의 행동과 생각을 매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2024년 8월 말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9%는 추석에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난다. 추석의 의미를 묻자 50%가 ‘가족·친지와의 화합’을 꼽아 1위를 차지했고, 36%는 ‘휴식과 재충전’을 선택하여 2위에 올랐다. 추석은 여전히 일가와 친척이 모여 공동체의 온기를 느끼면서, 살아갈 힘을 또 다시 얻는 시간임을 알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사람들을 구분해 보니, 추석을 가족과 정을 나누는 명절로 여기는 ‘가족 중심 전통주의자’가 23%, 가족은 물론 지인과의 관계를 다지는 ‘인간관계 중시자’는 13%를 차지했다. 합이 36%이다. 그리고, 휴식과 재충전에 무게를 두는 ‘휴식 추구자’는 32%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그런데, 명절을 경제적·정신적 부담으로 느끼는 ‘명절 부담자’도 16%에 이르렀다. 5천1백만 인구의 16%면 816만명이다. 적지 않은 사람이다. 정신적 부담에 명절 대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언론과 정치권은 흔히 명절을 ‘민심의 변곡점’이라 말한다. 가족 친지가 모이면 정치 이야기가 활발하게 오갈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정치보다는 생활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즐기려 한다. 정치나 정치인에 대한 대화는 으레 얼굴을 붉히거나 감정의 골이 패이기 십상이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는 가족의 안부와 일상사를 나누며 서로의 정(情)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것이다. 그렇지만, 애정을 앞세운 말이 부지불식 간에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나의 생각과 마음에 갇혀 마주하는 사람의 표정과 말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는 일방적 대화는 부담과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경청(傾聽)’이다. 경청은 귀뿐만 아니라 몸까지 기울여 상대의 말을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경청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개시개비(皆是皆非)’의 정신이 필요하다. ‘개시(皆是)’는 모두가 옳다는 의미이다. 자신보다 이야기 상대에 방점이 있다. 누구의 어떤 이야기에도 진실이 있음을 믿고 존중한다는 자세이다. 장님 한 사람이 코끼리를 만진 후의 표현은 기둥, 벽, 동아줄, 부채 등으로 불완전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코끼리 형상의 일부에 해당한다는 이치와 맞닿아 있다. 이와 달리 ‘개비(皆非)’는 모두가 그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상대보다는 나에 대해 저어하는 마음이다. 나의 생각과 주장에 잘못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를 향해 나를 열어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과학적 절차를 거쳐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생각을 확인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도 늘 오차를 전제하듯, 제한되고 제한된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라는 경고이다. 개시와 개비 두 마음이 함께할 때 비로소 귀와 몸이 온전히 상대방을 향할 수 있다. 경청은 소극적으로 듣는 행태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중과 자신에 대한 겸허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소통 행위이다. 그러기에 경청은 가족과 이웃, 더 넓게는 사회의 화합을 가능케 하는 출발점이다. 다가오는 추석, 가족과 친지의 목소리에 귀와 몸을 기울이면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 안에 담긴 진실을 발견하고자 노력해 보자. 나의 욕구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잠시 유보해 보자. 그러면 함께하는 가족과 친지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내가 평안해짐으로써 모두가 풍성한 한가위가 될 수 있으리라.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9.17 18:13

[기고] 그린 뉴딜, 인공지능 G3 진입 과제

한국은 올해도 사상 초유의 열사병과 폭우 피해가 컸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남극 빙하가 연간 1.1㎞씩 줄면 해수면이 1m 상승한다는 연구도 있다. 빙하 감소는 중력 이상에 지구판 뒤틀림을 몰고 오고 혹한 혹서 폭우 폭풍 대지진 등 재앙을 초래한다. 물과 식량부족으로 하루 아사자가 1만 9700명, 4초에 한명씩 사망하고 있다. 또 870만 종의 생물 중 15분마다 1종씩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발표(2025.4.13.)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는 709만 4447명으로 인류 초유의 대재앙으로 기록되었다. 자연 파괴로 동물들 먹이활동이 인간 생활에 파고들면서 미생물에 인간이 오염된 결과다. 세계 165개국이 교토의정서(1997년)와 탄소제로(2050년)를 선언했고,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올해 7월23일 오염에 미대응하면 손해배상하는 법적 의무를 발표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1992 브라질)은 탄소배출권(ETS)을 주식 채권과 같이 거래를 제도화했다. 그린피스는 기온 2℃ 상승을 막기 위하여 2005년 기준 탄소 배출량의 55%를 절감 하는 운동을 벌였고, 애플 팀쿡은 2030까지 탄소발자국 제로화를 선언했다. 구글·메타·MS 등도 앞장서 2050 탄소 제로화를 수년 앞당길 계획이다. 온난화, 탄소제로 조치는 계속되고 있지만 효과는 기대난망이다. 공식 발표는 안됐지만 2024년 세계 탄소 배출량은 374억 톤으로 사상 최고치가 될 전망이며, 한국은 2024년에 약 6억톤, 세계 10위권으로 추계된다. ‘세일즈포스’ 최근 AI 보고서에 따르면 AI 연구 개발, R&D, 스타트업 등 한국의 AI생태계는 10점 만점에 1.8로 하위(미국 9.3)이다. AI 인프라, 일부 응용 기술, AI 준비 지수는 앞서 있어 AI를 받아들일 준비는 돼 있지만 인재와 투자가 뒤져 2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향후 AI의 G3 강국을 표방한 이재명 정부는 100조 원 투자 공약에 이어 초대 미래 AI 기획수석 및 과기부 장관 임명, AI 전문 산학연 컨소시엄 5개사 선발 및 GPU와 데이터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5개사는 2026년 말까지 중간평가를 거치게 되고 최종 2곳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K-AI, 한국적 최적화된 인공지능(파운데이션, 클라우드, 플레폼), 피치컬 AI를 창출해 내게 된다. 기술경쟁을 통해 생활에 유익한 솔루션 보급에 앞장 서 G3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전북과 경남에 피치컬 AI 실증단지를 지정하고 앞으로 많은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남은 기존 산업에 휴머노이드와 자율모빌리티 모델로 키울 것이라고 한다. 전북은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까. 새 그림에 그린뉴딜을 넣어보자. IT 강국, IOT, 의료 바이오 등 성공한 사업을 우선 K-AI와 결합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SMR 확장, 화석연료 억제 등 생활분야에 피치컬 AI를 특화하는 등 개인 가정부터 RE100을 조기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세계가 놀란 쓰레기 종량제 정착 10년에 8조1,262억원의 수익을 올렸지 않은가. RE100 관련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아이템 군으로 그린뉴딜 K-AI를 꼽는다. 45억년 역사의 지구는 6번째 멸망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인간에 의한 환경오염이 원인이다. “자연은 스스로 자정하며 영구를 추구한다” 인간이 오염시킨 지구를 스스로 자정하는 진리를 ‘그린 뉴딜 K-AI’에서 찾자. 그리하여 지구를 회생시키고 그린 선진국으로 첫발을 내디뎌야 할 때다. 김일호 전북미래발전추진단 이사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9.17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