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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인생을 기다림이라고 표현한 글들은 많다. 대표적으로 사무엘 베케트는 인간의 삶을 기다림으로 정의했다. 그의 대표작인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면,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50년 동안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를 계속 기다린다. 그러나 주인공처럼 여겨지는 고도라는 인물은 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이 책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고 250만부 이상 팔리자, 고도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그래서 베케트에게 고도는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고도가 무엇인지 나도 모른다.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답했다. 작가조차도 고도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하자, 저마다 나름의 추측을 쏟아냈다. 고도는 신이다, 자유다, 빵이다, 희망이다 등등.'영혼없는 약속'마저 준비하지 못해그랬다. 사람들에게 고도는 자신이 소원하며 기다리는 대상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 고도는 무엇일까? 아마 413 총선을 통해서 좋은 국회의원을 뽑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갖기에는 정치판이 너무 난잡했다. 이름만 바뀐 새 정당, 공천 못 받으면 떠나는 철새들, 그리고 친청과 반청이 난무했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들이 벌인 아수라판이 된 것이다. 오죽하면 공천장 싸움으로 이당 저당 떠돌다가 공약조차 챙길 틈이 없었다니 말이다. 이는 금배지에 눈이 먼 후보들이, 공약을 보고 선택해야 할 유권자들의 눈마저 가려 버린 것이나 같다. 그러니 눈먼 후보들과 눈을 가린 유권자가 치르는 깜깜이선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정말이지 실망이란 표현으로 부족한 이런 정치판은 바뀌어야 한다. 그런 정치판을 바꿔야만 실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물론 열쇠는 유권자가 쥐고 있지만 자물통이 여러 개 인데다 불량품까지 섞여 있다 보니, 희망이 담긴 자물통을 찾기가 어렵다. 허니 선거를 통한 희망 찾기는 물 건너가고 유권자들은 지친 것이다. 이젠 정치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화두 자체가 식상할 정도로 말이다.그러나 아무리 식상하더라도 정치를 포기해선 안 된다. 유권자의 권리라는 측면도 중요하지만, 정치는 우리 삶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아직 취업하지 못한 56만명의 젊은이들과 그들을 짠한 눈길로 지켜봐야 하는 100만명의 부모들. 그리고 평균 월수입이 70만원 밖에 되지 않는 560만명의 자영업자들과 1600만명이 넘는 봉급생활자들, 거기에 700만명의 전업주부들까지. 모든 국민의 삶이 정치에 걸려있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정치는 소비요, 경제는 공급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제가 성장해도 정치가 잘 못되면 국민생활은 찌들게 마련이다. 가계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살림을 잘못하면 집안이 어려운 것과 같은 얘기다. 따라서 절대 좋은 정치에 대한 희망을 버리면 안 되는 것이다.좋은 공약 말고 좋은 사람 뽑아보자하지만 금배지 달려고 나선 사람들은 모두가 말도 잘하고, 경력도 좋다. 그래서 매번 그들의 약속에 속는 것이다. 해서 이제는 좋은 공약 말고, 좋은 사람을 뽑아 보자. 입에 발린 약속들을 걸어놓고 못 지키는 사람보다는 청년실업 부모들의 짠한 마음이나, 알바생만큼도 못 버는 자영업자들의 애환을 함께 아파해 줄 수 있는 착한 정치인을 뽑아보자는 것이다. 선거판에서 그런 착한 정치인을 만나기가 쉽진 않겠지만, 고도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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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30 23:02

훌륭한 의사는 단지 팔짱만 끼고 있을 뿐

중국 선(禪)의 황금시대로 일컬어지던 당 나라 때, 조동종(曹洞宗)의 종조 동산 양개((洞山良价 807~869)의 어록에는 양의공수(良醫拱手) 이야기가 등장한다.양개는 그의 어록에서 훌륭한 의사는 단지 팔짱만 끼고 있을 뿐 복잡다단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良醫拱手)라는 이야기를 통해 훌륭한 의사는 환자가 자신의 자연치유능력을 회복해 본래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도울 뿐이지, 지나치게 의술과 방약(方藥)을 베풀어 오히려 환자의 생명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인체 자연치유력복원해 생명 정상화고금동서에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독특한 묘방(妙方)과 신약(神藥)을 통해 각종 현대 암, 난치병, 괴질로 고통 받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병자들을 죽음의 위기로부터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킴으로써 세인(世人)들로부터 불세출의 신의(神醫)로 일컬어지는 〈신약(神藥)〉의 저자 인산(仁山) 김일훈(金一勳, 1909~1992) 선생의 의료철학의 원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요, 그 의료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무의자유(無醫自癒)라 하겠다.감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항생제를 곧바로 투여한다든지 암 덩어리가 뭉친 것이 드러났다고 해서 수술 등의 방법을 동원해 파괴 제거를 시도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등의 치료가 지극히 상식적이고 심지어 과학에 근거한 것이라는 생각과 주장까지 나오는 오늘의 현실은 참 의료가 실종된 세상이요, 몸과 마음이 다 같이 심각하게 병든 세상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인산 선생의 무의자유 사상의 핵심은 무리와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인위 인공 조작의 의료에 의존하지 않을 경우 인위 인공 조작을 배제한 무위자연의 의료에 의해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이 점진적으로 복원되어 인체 생명을 순리적으로 정상 회복시켜준다는 것이다.가장 훌륭한 위정자는 무위자연의 정치를 함으로써 천하 사람들이 그의 존재여부조차 잘 알지 못할 정도이고 그의 통치 행위가 자신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거의 인식하거나 느끼지 못하게 되는 특징을 보여준다.마찬가지로 가장 훌륭한 의료인은 전문적 지식이나 고도의 기술을 동원해 항공기나 자동차를 다루듯 고장 난 인체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궤도를 벗어난 삶의 패턴을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고 어떤 원인과 조건에 의해 약화된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을 복원시켜 인체 스스로의 복원력으로 비정상적 생명을 정상화시키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늘 먹어왔던 음식 활용해 난치병 치료인산선생의 신묘한 방약들 대부분은 우리 주변에 흔한 농림축수산물의 약성을 활용해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을 복원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산의학은 약 아닌 약, 즉 우리가 늘 먹어왔던 음식을 활용해 난치성 병마를 물리치는 묘법을 제시함으로써 누구나 제 병, 제 스스로, 제 집에서 자연물의 약성을 활용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 누구도 무위자연에 근거한, 더없이 훌륭한 의료라는 사실을 쉽사리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눈 밝은 이들의 지속적인 체구연마(體究硏磨)에 의해 시공(時空)을 초월한 인류의 참 의료 전범(典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노자의 무위자연의 정치와 인산의 무의자유의 의론, 동산선사의 양의공수론 등의 공통분모에는 순리 자연의 정치, 순리자연의 의료, 순리 자연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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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23 23:02

소비시장을 구축하자

국가재정은 권력자의 의지가 개입돼 지역 간에 차별화와 왜곡된 투자가 이루어 질 수 있지만 기업의 자금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득이 날 수 있는 곳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 결국 민간 자본은 시장의 상황에 따라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말이다.그런 점에서 그럴듯한 호텔하나 없고, 대형 판매시설하나 없는 등 지역경제가 갈수록 침체하고 전국최낙후지역으로 전락한 것은 결국 우리 지역이 민간 자본에는 전혀 매력이 없다는 말과 같다.그 원인을 필자는 우리 지역의 적은 인구와 그 분산적인 거주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인구 적고 분산돼 기업들 투자 꺼려첫째 우리도 인구는 180여만 명으로 타 지역에 비해 인구가 적고, 둘째 대도시라 할 수 있는 전주시도 인구가 65만여 명에 불과하는 등 분산적으로 거주하고 있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시장 자체가 너무 협소하여 대기업들이 투자를 꺼린다는 점이다. 100만 이상의 소비시장을 요구하는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65만이나 그 이하의 인구로는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익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무산종합경기장 롯데 쇼핑센터 건립무산, 기타 새만금에서의 대규모 투자유치 무산 등이 직간접적으로 이 시장의 협소성에 기인한다고 볼 것이다.그리하여 해외 관광객 유치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대형관광호텔이나 대형 판매시설하나 없으니 볼거리, 먹거리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외국인이 우리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과거 우리나라 인구의 8~9%를 차지하며 번영을 구가하던 전북이 이제 전국의 3.6%에 불과한 영세한 도로 전락하고, 인구가 계속 감소한 것은 역사적, 환경적 요인으로 돌리더라도 소비시장의 분산성만은 우리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우리 지역은 서부 새만금평야를 중심으로 전주익산김제완주군산부안 등 140여만 인구가 그 사이에 산이나 커다란 강 등 장애물 없이 흩어져 거주하고 있다. 교통망의 정비 등을 통해 이를 단일한 경제권을 형성해 준다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할 것이다. 100여 년 전 첫번째 교통혁명인 철도 건설에 있어 우리선조들의 미신적인 판단으로 호남선 전주통과를 거부함으로써 우리 지역의 침체를 초래하고 2000년 초에도 익산역 이전을 거부함으로써 또 한 번의 발전기회를 내쳤다.이제 각 도시간 2시간대 주파를 목적으로 시작된 제2의 철도 교통혁명시대를 맞아 6개 시군의 중심점에 가까운 김제시 용지면, 부용역 부근에 혁신역을 설립하여 그 일대에 역세권을 개발하고 이를 중심으로 6개 시군 140만 인구뿐만 아니라 충남 서천, 장항, 논산, 강경 등까지 거대한 단일 경제권을 형상한다면 갈 곳 없는 민간자본은 대규모로 우리 지역으로 밀려들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과거 선조들의 실패를 만회하고 우리지역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이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교통망 정비 통해 단일 경제권 형성을재정자금의 투자를 통해 새만금항공 등 우리지역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사회 간접시설의 설립이 중요하긴 하다. 그에 맞춰서 소프트웨어인 소비시장 정비를 통해 민간자본을 유치함으로써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 또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100년전, 10여년 전의 우리 선조, 선배들의 잘못을 되새겨보고 이제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다시 한 번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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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6 23:02

아부도 능력이다

달콤한 미소를 담은 칭찬을 싫다고 할 사람이 그 누구일까? 분명히 아부인 줄 알면서도 싫지 않게 받아들이는 게 동서고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본성이다. 아부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 의미를 파악하기 이전에 순수한 칭찬으로 착각하게 만들면서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최면과도 같은 전략적인 칭찬이다. 아부는 이기적이지만 칭찬은 이타적이라 할 수 있으며, 칭찬은 진솔한 마음의 표현이지만 아부는 립 서비스일 뿐이다.상대 기분 좋게 하는 전략적 칭찬아부는 상대에게 충족을 주려는 멘트성향의 아부, 상대에게 더 잘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우는 칭찬성향의 아부,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의욕을 일으켜주는 격려성 아부, 난처한 분위기에 둘러싸인 사람에게 모면을 시켜주는 기분 전환성 아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환심성 아부 등 그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하다.아부가 그럴 듯하게 자신을 속게 해주는 입에 바른 말일지라도 미소를 짓게 하는 칭찬이었기에 듣는 이의 기분은 흐뭇할 것이다.아부가 비록 바람직하지 않은 대화법이지만, 사람들은 그런 말을 던진 이에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지성을 갖춘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계획적으로 포장해서 다가오는 세 치의 현란한 덫에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다.정치인들은 곧잘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온몸을 던져 마지막으로 봉사하고자 이 자리에 선 000입니다.라고 외친다. 이렇듯 달콤한 정치인들의 상투적인 아부에 우리는 무던히도 속아왔지 않았던가?고대 그리스의 웅변가이자 정치가인 데모스테네스(BC 4세기)는 나는 대중들을 내 가족만큼이나 사랑한다.라고 떠벌리는 아부꾼들은 대개 부패한 정치인들이라고 비난했다.필자는 아부와 면전(面前)의 칭찬은 아이스크림 같이 시원하고 달콤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속에 독이 묻어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천부적인 바람둥이 카사노바(1725~1798,이탈리아)는 미인을 보거든 지성미를 칭찬해주고, 지성을 갖춘 여인에게는 미모를 칭찬해 주어라.라는 그 다운 철학(?)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상대와 시공(時空)을 불문하고 아부만큼 사람을 유혹하는 소리 없는 무기도 세상에 드물 것이다. 세상에 검은 색이 없었다면 순백의 순수하고 깨끗함을 모르고 살아가듯, 아부도 칭찬이라는 미명아래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평생 동안 진실만을 말하며 살기는 힘들 것이다. 거짓과 진실이 뒤범벅 되고, 선악이 섞여서 손잡고 다정한 체하며 얽혀가는 삶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세속의 그림이리라.네 탓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때, 나머지 손가락은 나를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듯 달콤한 맛을 지닌 아부는 상대의 이성을 마비시켜가면서 칭찬으로 가장한다. 목적을 지닌 가면만 쓰지 않는다면 늘 부족을 느끼며 아쉽고 고달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행복한 미소를 가져다주는 필요악(必要惡)이 되어 세상을 밝게 해줄 것이다.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능력과 별난 재주로 삶을 풍요롭게 끌어가는 것도 능력이고, 행복이다.자신 신뢰 잃는 아첨꾼은 안 돼야귀에 달콤한 색깔 있는 말보다는 가슴을 적셔주는 따뜻한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그리 못하는 게 인지상정인 것 같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이 담긴 아부는 순간적으로는 목적을 달성하는 무기로 쓰일지 몰라도 언젠가는 자신의 심장을 찌르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아부를 잘하는 것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능력이고 기술이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의 바른 행동이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보다도 훨씬 낫다고 했듯, 지나친 기교를 부려 자신의 인격에 신뢰를 잃어가는 아첨꾼만 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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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9 23:02

절벽, 절벽 또 절벽

작년 한해 국제유가 인하로 인해 가구당 실질소득이 50만 원 이상 늘었다고 한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기름 값이 내려간 결과다. 이처럼 보통은 유가와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여력은 커져야 맞다. 한데 우리경제의 소비는 절벽에 부딪쳐 있다. 수출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유럽이나 미주, 중동 등 모든 지역에서 10~30%씩 급감하고 있다. 인구절벽, 내수절벽에 이어 마지막 버팀목이던 수출절벽에까지 이르렀다. 모든 게 절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산아제한 등 인위적 처방에 후유증허면 우리사회는 왜 자꾸 절벽에 부딪힐까? 절벽은 어떤 이유로 생겨나는지 원인에 대한 궁금함이다. 이에 대해서는 먼저 인구절벽이 극심한 한국과 중국을 살펴보면 이해가 빠르겠다. 바로 인위적인 조작이다. 가정을 꾸리면 자녀가 생기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한데 두 나라 모두 인위적인 산아제한정책을 펼쳤다. 효율과 형평이라는 경제적 잣대로 삼신할미의 영역을 정부가 침범한 것이다. 미래사회를 위한 저축과도 같은 출산을 포기했으니, 인구절벽에 맞닿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도 같은 경우다. 인위적인 조치로 미래소비를 앞당겨 쓴 것이다. 허니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더 구매할 이유도, 여유도 없어야 맞다. 그러니 그런 한시적인 조치 뒤에는 내수가 절벽에 맞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이처럼 자연스런 시장의 흐름에 역행 할 때마다 경제나 사회는 절벽에 부딪히고 있다. 결국 뭔가를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인위적인 처방들이 시공간을 달리하면서 생태계에 후유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특히나 한국경제생태계는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그런 인위적인 흐름이 강한 편이다. 경제흐름이 순수하게 시장원리에 따르는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다.예를 들어 경제생태계의 최상위에는 정부와 여당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선거나 대북문제, 또는 양극화나 민주화 같은 여러 외부요인에 의해서 경제정책이 얽힐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시장경제는 궤도에서 벗어나곤 한다. 물론 많은 경우의 요인들은 사회적 함의에 의해서 일어난다. 하지만 훼손과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경제 환경도 자연환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훼손은 쉽지만 원상회복에는 상당한 고통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이는 우리사회의 절벽을 보는 필자의 개인적 시각이다. 따라서 그 해법은 학자들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내수 진작이 우리경제의 난맥을 해소하는 방안이 된다는 큰 틀에는 이론이 없을 것 같다.하지만 유럽이나 아베처럼 무작정 돈을 들이대는 것은 훗날 또 다른 절벽을 만날 수 있다. 그나마 후유증을 줄이면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저소득층의 소비증대가 효과적이다. 낙수효과나 분수효과 같은 복잡한 말 필요 없다. 내수를 살리려면 당장 써야할 곳이 지천이지만, 쓸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 문제는 나눠 줄 재원과 방법이다. 후일담이지만 미국 대공황 당시에 복지전달체계만 잘 갖춰져 있었다면 경제회복이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한다.양극화 해소내수 회복 위한 정책을한데 지금 우리의 복지전달체계는 충분하다. 우리사회가 의지를 가지고 돈을 아래로 흘려만 보낸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돈을 뿜어 내수에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복지확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양극화해소와 내수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실효적인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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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2 23:02

정신생명 손상이 온갖 병을 부른다

다양한 인간관계와 복잡다단한 세상일에 얽히고 설켜서 살다보면 가슴 한 켠에서 탐욕과 분노, 고뇌가 싹트게 마련이다. 인간의 심신(心身)을 병들게 하는 이러한 마음의 독(毒)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을 가끔 느끼곤 한다.영혼이나 마음 많이 아픈 현대인공자(孔子)께서 제자 안연(顔淵)의 물음에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즉 자신의 사리사욕(私利私欲)을 극복하여 자연과 인간 본연의 질서에 합치되도록 하는 것이 인(仁)의 참뜻이라고 대답한 데서 극기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겠다.노자(老子) 역시 백성들에게 삶의 표준으로 현소포박(見素抱樸)과 소사과욕(少私寡欲)을 제시한 바 있다. 염색하기 전의 천연 섬유 그대로를 소(素)라하고 가공하기 전의 통나무 그대로를 박(樸)이라 한다. 지나치게 꾸미거나 다듬지 않은 채로 소박하게 살아갈 것과 사적(私的)인 자기만의 이익과 욕심에 집착하지 말 것을 강조한 가르침이다.불가(佛家)에서는 사람의 심신(心身)을 병들게 하는 세 가지 요소로 탐욕(貪), 성냄(瞋), 어리석음(痴)을 꼽고 이를 삼독(三毒)이라 하여 경계하였다. 삼독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삼학(三學)을 제시하였는데 삼독의 독성을 풀어줄 방약(方藥)으로는 첫째 법과 질서에 따를 것(戒), 둘째 수행(修行)을 통해 마음의 불길(火)을 진정시킬 것(定), 셋째 지혜를 늘려 슬기롭게 판단할 것(慧) 등을 가르쳤다.고금동서 성현들은 이처럼 선각자적 입장에서, 갈 길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깨달은 바에 근거해 정신생명의 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누구나 배고플 때 밥 먹고 목마를 때 물 먹을 줄 알지만 제 정신생명의 영양 부족과 병들어 황폐화되어 가는 영성(靈性) 파괴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형편이다. 정신생명의 건강상태가 악화된 뒤에 육신생명의 건강이 무너지게 됨을 고려하지 못하는 의료는 반쪽 의료라고 할 수 밖에 없고 온전한 효과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법이다. 왜냐하면 영성(靈性)으로 표현되는 정신생명이 인간생명의 핵심이고 우선이며 상대적으로도 더욱 중요한 데 그것을 도외시하고 지엽적(枝葉的) 문제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우둔한 개에게 돌을 던지면 돌을 좇아 달려가지만(韓 逐塊) 영리한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돌 던진 사람을 좇아가 문다(獅子咬人)는 선인(先人)들의 이야기는 오늘의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제 생명의 문제, 다시 말해 생사존폐가 걸린 자신과 가족의 중대사를 다양한 의료체계와 의학적 소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랑곳하지 않고 신중한 검토 없이, 또는 한쪽 말만 듣고 경우와 사리(事理), 도리(道理)에 합치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타인에게 모든 것을 위임해버리는 경솔함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성현들 가르침 통해 건강 회복을가지와 잎을 손질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제 생명의 뿌리에 거름과 물주는 일부터 우선적으로 공들이는 게 순서일 것이다. 정신생명의 건강을 위한 유불도(儒佛道) 삼가의 경전을 비롯하여, 천주교기독교 등의 제 경전에 수록된 성현들의 가르침을 통해 제 정신생명의 건강부터 잘 챙기는 게 생명 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오늘을 사는 지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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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4 23:02

역사의 교훈

1907년 호남선 철도 노선 계획당시 원계획은 충남공주를 거쳐 전주를 통과하는 노선이었던 것 같다. 공주는 금강철교 비용 문제로 대전 경유로 결정되고 전주 통과 문제는 유생들의 결렬한 반대에 부딪쳤다. 그들은 호남선이 전주를 거칠 경우 용머리고개의 지맥을 끊어 인재가 끊기고 재물이 유출되어 일종의 유령의 도시로 전락할 우려가 있으며 외지 상품이 유입되어 지역상권이 몰락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결국, 호남선은 대전을 거쳐 익산을 통과하게 되어 대전이란 거대도시와 30만의 익산시를 만들어 냈지만 당시 대도시였던 공주와 전주는 이제 전국 30위권에도 못 미치는 중소도시로 전락했다.100년전 철도 통과 반대 부정적 영향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나 국토교통부는 운송수단에 혁명을 몰고 올 KTX고속철도 노선계획을 설정함에 있어 고속철운행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익산역을 김제 백구 쪽으로 옮기려고 하였다. 그렇게만 됐다면 전주 김제 익산 군산 등 140여만 인구가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어 우리도의 교통접근성은 몰라보게 개선되었을 것이고, 역세권 개발 등으로 전주 군산 익산 김제 완주 부안을 아우르는 140만명의 경제공동체가 탄생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는 지역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린데다가 선거와 맞물려 정치권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익산역 이전이 무산됐다. 100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의 미신에 가까운 황당한 반대논리가 지역발전을 가로막아 우리에게 천추의 한을 남겼음에도 100년 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으니 우리 자신을 원망해야지 누구를 원망하겠는가.근래 정부에서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요지는 철도망 정비를 통해 수도권은 30분 이내 지방대도시권은 2시간 이내로 접근성을 단축시키고, 계획기간인 2025년까지는 철도교통 운송비율을 75%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철도교통망이 정비된 지역은 발전하고 철도망이 낙후된 지역은 발전이 멈추거나 도태될 것이다.익산역이 과연 우리 전라북도의 중심 역으로서 위 철도교통혁명 시대에 전라북도의 발전을 이끌어갈 기관차 역할을 할 수 있는가?익산은 전라북도의 중심지역으로서는 너무 북쪽으로 치우친 데다가 익산역 주변의 구도심의 여건상 타 시·군에서의 접근성이 어렵고 역세권 개발에도 한계가 있어 익산역은 익산시민을 위한 역으로서의 기능은 별론으로 하고 우리 전라북도의 중심 역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다른 지역의 KTX역은 고속철 개통후 승객이 대폭 증가했지만 익산역만은 이용승객이 소폭증가에 그쳤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오히려 김제 전주지역의 상대적인 박탈감만 초래했다. 선조·선배들 실패 되풀이 말아야이에 비해 김제 용지면 부용역 부근은 전주~군산, 익산~김제 자동차 전용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그 지점에서 전주 익산 군산 김제 완주 부안이 10~20분이면 도달해 접근성이나 역세권 개발에 있어 월등한 우위를 자랑한다. 고속철이 정차하지 않아 그 기능자체가 별로 무의미한 김제역을 부용역 부근으로 이전해 역세권을 개발해나간다면 우리 지역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가져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김제역을 김제시내권으로 이전하는데 익산이 관여할 바가 뭐가 있겠는가. 이제라도 100년 전 10년전의 우리선조, 선배들의 실패를 되돌아보고 이를 교훈삼아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틀을 마련해봄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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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17 23:02

두 사형수의 마지막 이야기

로마 가톨릭의 수도사였던 브루노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보다도 한발 더 나갔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긴 하지만 태양이 우주의 중심은 아니고, 그 뒤로 무한한 우주가 또 있다는 것이다. 지동설만 주장해도 극형을 받던 때라, 끝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1600년 2월 17일 화형에 처해진다. 브루노는 사형이 선고되자 유죄를 언도 받은 나보다 언도하는 당신들이 더 떨고 있구려!라며, 무지한 종교재판을 질타했다. 훗날 빅토르 위고와 입센 같은 작가들이 모여, 죽음 앞에서도 신념을 버리지 않았던 그를 위해 화형당한 그 자리에 동상을 세우게 된다. 결국 자유인의 모범이 된 그는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 베드로 광장 높은 곳에서 사상의 자유를 상징하고 있다.당락이 사상이고 의석수가 이념그에 비해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판을 보면 말 그대로 가관이다. 얼마나 식상한지 듣고 보기조차 역겹다. 어쩌면 이 글도 다른 얘기인줄 알고 읽다가 식상한 정치판 얘기가 나오니 덮어버릴 수도 있다. 왜 그럴까? 여태껏 정치가 국민에게 크게 희망을 준적은 없었다지만,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그것은 아마 정치에 브루노와 같은 이념과 사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공천과 당락이 사상보다 중요하게 되었고, 정당의석수가 이념보다 중요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허니 선거가 시작되면 괜히 복잡하고 어려운 정책 내세울 필요 없다. 그저 연금을 얼마씩 준다던지, 보육비나 등록금을 대주겠다는 식으로 미끼만 잘 던지면 되는 것이다.하기야 장자는 무치주의라 하여 백성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백성의 의지대로 방임하는 것을 이상적인 정치형태로 여겼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적인 흐름이나 많은 백성의 뜻에 순종한다는 의미지, 정치하는 사람들의 편익을 위한 말은 아니었다. 즉 작금의 현실처럼 자신의 당락이나 정당의 의석수를 위해서 이념이나 사상마저 버린 정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그럼 또 다른 사형수를 보자. 소크라테스는 72세에 유죄선고를 받고 독약을 마셔야 했다. 당시 아테네에 만연한 편견과 당파심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도 사형을 언도 받자 브루노처럼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제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나는 죽고 너희는 살 것이다. 하지만 어느 것이 나은 운명인지는 신만이 아신다라는 것이다.맞다, 어떻게 사는 것이 나은 삶이었는지 신만이 아실 것이다. 그래서 판사는 판결로, 기자는 기사로, 작가는 작품으로, 교수는 강의로 말해야 한다. 그래야 신이든, 후세든 간에 그들의 삶을 평가할 것 아닌가.정치인은 무엇으로 말해야 할까허면 정치인은 무엇으로 말해야 할까? 무엇으로 어떻게 표현하고 선택을 기다려야 하느냐는 물음이다. 철학적인 물음을 던졌지만, 그들이 주는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계산기다. 이합집산의 아수라판에서 잔류해야 할지, 탈당해야할지 유불리를 따져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문재인이면 어떻고, 안철수면 무슨 상관이겠는가! 우선 내게 공천을 줄 것인지를 따져봐야 하고, 그 다음은 어떤 색깔의 옷을 입고 나와야 유리할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브루노나 소크라테스처럼 신만이 아는 얘기나, 신념이나 사상 따위는 애당초 얘기꺼리조차 안 되는 것이다.하기야 그렇게 길들인 것이 유권자들인데 누구를 탓하랴마는, 총선 앞두고 진흙탕에서 뒹구는 모양새가 하도 한심해서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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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03 23:02

백년농사인 '참인재' 육성 위한 고언

춘추전국 시절 제환공(齊桓公)을 도와 중국천하를 제패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관중(管仲)은 그의 저서 〈관자(管子)〉를 통해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1년의 살림살이(一年之計)는 곡식을 제때 잘 심는 데에 달려 있고(莫如樹穀), 10년을 준비하려면(十年之計) 재목으로도 좋고 과실(果實)도 풍부한 경제성 높은 수종의 나무를 심는 게 상책이다(莫如樹木). 평생을 바쳐 이뤄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終身之計)는 인재육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을 것이다(莫如樹人).갈피 못 잡고 표류하는 교육정책흔히들 교육을 국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인재육성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에서 기인한 것이라 하겠다. 이렇듯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그 방법론만은 갑론을박에 백가쟁명(百家爭鳴) 식으로 전개돼 교육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이는 단군(檀君) 이래 면면히 이어져온 전통문화의 단절과 수천 년에 걸쳐 이룩한 우리 민족의 방대한 정신문화유산의 사장(死藏), 외래문물의 무분별한 수용과 우리 것을 홀대하고 천시하는 사대주의적 악습폐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생각된다.교육과정을 마치고 학교 문을 나서는 순간 물거품처럼 소멸해버릴 내용들, 즉 인생을 영위하면서 별반 소용되지 않는 것들을 외우는데 그 좋은 머리들을 묶어 두는 제도교육의 병폐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하루 이틀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기도 하다.십 수 년 전에, 수능시험을 보고 여러 대학에 원서를 접수시키는 아들에게 나는 몇 차례나 꼭 대학에 가고 싶으냐라는 질문을 던졌었다. 그 질문 속에는, 자연(自然)의 도(道)와 거리가 멀고 실용적이지 못하며 도덕적으로 훌륭한 인성을 갖추는데 도움 되지 않는 공부를 굳이 하고 싶으냐는 만류의 정(情)이 담겨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입시 지옥에서 고통 받다가 불안과 긴장 속에 또다시 소신도 없고 지향 목표도 분명치 않은 인생의 진로(進路)를 요령과 눈치로 점치듯 찍어서 선택해야 하는 비합리적 교육풍토에 환멸을 느끼는 것이 어디 나 혼자뿐이겠는가.다행스럽다고나 할까? 필자는 어린 시절, 제도교육의 병폐를 직시하고 대안을 생각하시던 선친[仁山 金一勳]의 혜안(慧眼) 덕택에 일찍이 불멸의 동양고전 사서삼경(四書三經)과 불노(佛老)의 제서(諸書)들을 정독함으로써 가까스로 무식(無識)을 면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옛 것을 오늘에 되살려 현실적 삶의 지혜로 재창조하라(溫故而知新)는 공자(孔子)의 미래지향적 교육사상의 핵심을 읽을 수 있는 안목도 선친의 현명한 가르침 덕택이라 생각된다.삼천리 금수강산에 맑은 학풍 불기를제도교육의 병폐를 탓하고 원망만 해서 무엇 하겠는가. 비록 소규모일지라도 자연의 질서, 세상의 질서에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심성의 소유자, 윤리 도덕적으로 기본이 바로 선 사람으로 교육시켜 국가 사회에 이바지할 인재육성 학교를 세워보려는 또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참뜻도 여기에 있다.퇴계 이황, 율곡 이이, 일두 정여창 , 남명 조식 등 기라성 같은 선현(先賢)들께서 학문을 진작시키고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애쓰셨던 삼천리 금수강산 자락의 맑은 학풍(學風)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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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7 23:02

전북 홀로서기

1894년 1월 전북 정읍 고부에서 전봉준, 김개남 등 하층 농민이 주동이 되어 동학 조직을 매개로 일어난 동학 농민 혁명운동이 호남지역을 석권하고 충청도까지 진출하다가 관군 및 청·일의 세력에 막혀 혁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중도에 좌절되었다. 그 혁명이 성공하였다면 우리나라도 중국의 한나라, 명나라 등과 같이 하층민이 주동이 되어 찬란한 새문화 국가를 탄생시켰을지 모른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정치·경제·군사 호령하던 전라북도하지만 그 혁명의 정신만은 몇 년 후의 항일투쟁운동, 이어진 반민주 독재투쟁으로 면면히 이어져 지배층의 수탈에 저항하고 평등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정신세계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김제·나주를 중심으로 하는 드넓은 호남평야는 우리나라의 최대의 곡물 생산지로서 과거 우리나라 경제력의 바탕이 되었다. 호남이 없으면 조선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곡물생산량이 풍부한 우리 전라도는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이었다. 그 중 특히 김제지역 일원의 광활한 평야지대는 일본 왜구와 일제 강점기의 제1수탈대상이 되었다.조선시대까지는 전주시가 전라·제주를 관할하는 전라감영의 소재지였다. 전라관찰사는 제주 포함 전라도의 모든 공무원에 대한 감찰권한을 행사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일 병마절도사, 제일 수군절제사의 직위까지 겸직하여 가히 전라도의 입법· 사법·행정뿐만 아니라 군사까지도 독점하여 전라도를 호령하였다.이처럼 우리 전북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정치적·군사적으로 전라도를 호령하는 중심으로서 항상 기능하였고, 그만큼 우리 전라북도의 향배가 전국의 풍향을 좌우하였다. 이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 할 수 있겠다.그러나 우리 전북의 현실은 그와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가난과 배고픔에 굶주리던 경상도가 박정희 대통령을 내세워 그 지역을 공장지대로 변신시켰다. 울산, 포항, 창원 등을 비롯하여 경상도 거의 전역이 현대 산업화 도시로 발전하여 호남과의 전세가 역전되어 경상도가 없으면 대한민국이 없다할 정도가 되었다. 그동안 광주·전남은 김대중 전 대통령 중심으로 똘똘 뭉쳐 경상도에 대한 전라도의 차별논란을 부각시키며 투쟁한 결과 그 과실을 하나하나 챙겨가며 지역을 발전시켜 이제 전국을 좌우할 세력으로 부상하였다. 이번에 안철수 신당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이에 반해 우리는 영광스럽고 풍요로운 과거에 안주하며 지역발전의 계기가 주어져도 이를 거부한 결과 인구는 매년 유출되고 지역경제는 전국 꼴찌로서 이제 존재감마저도 희미한 느낌이다. 힘이 없다보니 충성편지로 대변되는 읍소주의·온정주의가 이제 우리지역의 보편적인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지역의 모든 현안문제를 읍소주의와 온정주의에 기대어 해결하려드니 동학농민혁명의 주역들이나 우리 전북 선조의 영령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다.읍소·온정주의로는 얻을 것 없어우리가 읍소주의와 온정주의로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같은 전라도 안에서도 광주 전남 사람들에게 ‘B백’이라 무시당하고 도민들은 패배의식에 길들여지고 지역현안 사업은 표류하여 되는 게 거의 없다. 이런데도 우리 지도자들은 자신만의 영달을 위하여 줏대 없이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민심이나 권력자에 기대어 자기자리나 유지하려하고 있으니 한심하다.착취를 뿌리 뽑고 평등사회를 건설하려는 동학농민혁명의 정신, 전주 전라 감영에서 전라도를 호령하던 전라관찰사의 기개가 바로 우리 전북의 홀로서기가 본 받아야 할 정신자세 아닐까?△김점동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법무법인 백제의 대표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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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0 23:02

아침밥 타령

누가 당신에게 생명의 보존을 위해 먹습니까? 먹는 일을 즐기기 위해서 살고 있습니까? 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대답하시렵니까?조상들은 태산보다도 더 높다는 보릿고개(麥嶺)를 넘기면서 배 곯는 설움을 달래기 위해 야산을 일궈 다랑이 논밭을 만드느라 등허리가 휘었고, 손바닥은 피멍 가실 날이 없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피땀으로 이뤄진 사실을 젊은이들은 아는 지 모르는 지 자기네들만의 세상을 즐기는 것 같다. 그들이 몰라도 좋다. 그러나 개념을 상실한 물질의 풍요는 허영과 사치와 게으름으로 인해 절대 오래 견뎌내질 못한다는 사실이다.다이어트 한다고 굶으면 안 돼우리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250여 나라들 중 다방면에서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굶주리던 지난날엔 아메리칸 드림을 그리워했지만 지금은 세계 가난한 나라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73억 세계 인구 중에서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연명하는 사람이 30억을 넘는다고 한다. 예부터 배고파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여성들 상당수가 굶으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려고 아침을 거르는 것은 잘못된 지식의 착각현상이라고 경고한다.조선일보와 SK 플래닛 광고부문이 20~50대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평소 아침식사를 하느냐?는 질문에 33.6%가 주 2회 이하라고 답했다. 아침밥을 거의 먹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들이 식사를 거르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습관적으로 안 먹는다 53.7%,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 25.7%, 식사 준비가 번거로워서 15.3%로 나타났다.아침밥이 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 말을 빌리면, 아침밥은 두뇌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비만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한다. 또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식후 12시간이면 거의 다 소모 되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거르면 뇌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즉 뇌의 무게는 1.5kg 정도로 보통사람들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소모하는 에너지는 하루 평균 300~500 칼로리로 전체 에너지의 20%쯤 된다고 한다.아침식사를 걸렀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다양하고 가히 위협적이다. 에너지 부족으로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지면서 짜증을 잘 내고, 때로는 두통을 일으킨다. 아이들은 두뇌 발달 저하로 인지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제대로 된 학습이 어렵고 욕구불만을 느낄 수 있다.다이어트를 한다며 아침식사를 하지 않으면 복부 비만이 생기고 심지어 생명도 앗아간다는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진다. 간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만들어 내고, 몸은 지방을 더 저축하려고 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이 말이 과연 들릴까?미국의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16년 동안 성인 남성 2만 7,000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걸렀을 때 심장병 발병 위험이 27%나 더 높아졌다. 노년기 건강 상태에도 크게 작용한다.식사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예부터 밥이 보약이라고 했다. 식사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이다. 하루의 생체리듬, 컨디션 조절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아침밥을 굶으면서까지 하는 다이어트는 과도한 욕심이다.자신을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자신이 갖고 있는 것들에 만족하라는 오유지족(吾唯知足)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가능하다면 욕심을 줄여 현실에 만족하려는, 조금은 부족한 듯 사는 것도 그럴 듯 하지 않을까 한다.△김형중 사무국장은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문학박사다. 벽성대학 교수, 전북여고 교장, 원광보건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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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3 23:02

금수저와 금전두엽

세계 3대 판타지소설 중 하나인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에게 영화제작자가 찾아 왔다.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톨킨은 반지의 제왕을 영화로 구현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리 판단한 톨킨은 밀린 세금을 내기 위하여 2000만 원이 못되는 헐값에 판권을 팔았다. 그 이후 수차례 헐값에 넘겨지던 반지의 제왕은 2001년부터 영화로 만들어졌고, 세편의 시리즈는 3조 원 이상의 흥행을 거두었다. 결국 1976년에 판권을 사두었던 자엔츠라는 사람은 2000억 원에 가까운 엄청난 돈을 벌었다. 누구도 내다볼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러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1931년 미국의 출판사들은 중국 냄새 가득한 소설에 대해 출판을 외면했다. 허나 7년 후, 이 책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바로 펄벅의 대지다.아직 보지 못한 세상의 변화이처럼 세상의 일들은 우리의 예측을 벗어나는 일이 많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보이지만, 살아가는 순간에는 변화의 속도나 폭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절대 눈앞에 놓인 현실에 절망하면 안 되는 것이다. 한데 지난달 중순에 서울대생이 자신의 옥탑방에서 투신해 숨진 사건이 있었다. 그는 유서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와 너무나 다른 세상의 합리에 대해 비관했다. 결과적으로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버틸 이유를 찾을 수 없기에 떠난다는 것이다. 또 요즘 회자되고 있는 금수저, 흙수저에 대한 얘기도 했다. 우리사회에서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색깔이 아닌 수저색깔이라는 것이다. 채 스물도 되지 않은 어린 학생이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안고 세상을 등진 것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만,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서는 동의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설사 지금의 세상이 그 학생의 시각과 너무 많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세상은 계속해서 변해왔고, 또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키에르케고르는 그의 저서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라고 했다. 그 학생은 세상이 인정하는 합리가 자신의 생각과 너무도 달랐기에 절망하여, 그런 극단적인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세상은 변하고 있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지만 달라진 미래가 오고 있는 것이다. 또 자신이 서울대에 다니는 재원이었기 때문에, 스스로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살아가며 희망을 버리면 안 되는 것이다. 희망이란 단어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실례로 영국의 선박박물관에는 특별한 배가 한 척 전시되어 있다. 로이드보험회사가 거액을 들여 구매하여 기증한 것이다. 이 배는 1894년에 항해를 시작한 이후 대서양에서 116개 암초와 충돌했고, 138개의 빙산에 부딪혔으며 13차례의 화제를 겪었다. 또 폭풍을 만나 돛대가 207번이나 부러졌다. 그럼에도 한 번도 침몰하지 않았다. 상상조차 어려운 기적 같은 일이지만, 그 배의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절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희망을 품은 사람들에게 미래는 열어보지 않은 선물이 된다. 새해가 시작되고 있다. 세상은 또 다른 새로움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 새로운 세상은 오늘보다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자. 모두의 그런 믿음이 꼭 이루어지는 희망찬 2016년이 되길 소망해본다.△김진 교수는 경희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사)국가비전연구소 상임이사를 역임했고, 저서로는 〈책이 아닌 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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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6 23:02

소비자 교육,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본인이 근무하는 소비자 단체에서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 고입과 수능 시험이 끝나고 난 후, 총 59회의 소비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 주권에 대한 설명과 소비자 8대 권리, 소비자 교육이 왜 필요한지 등에 대한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또 어렸을 때부터 소비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소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불공정 거래불량 상품 만연한 사회매월 네 번째 토요일에는 용돈관리, 합리적인 소비생활, 지속가능한 소비환경을 위한 소비자의 역할에 대한 내용으로 어린이 소비자 경제세상을 진행한다. 아이들의 심화 교육을 위해서 여름방학 초등학생 소비자 캠프를, 11월에는 소비자경제 퀴즈대회를 통해서 1년 동안 실시한 어린이 소비자 교육을 평가해보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소비자교육이라는 용어는 1924년 미국의 헨리 하랍(Henry Harap) 교수가 처음 사용했는데, 여기서 소비자란 유아부터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 소비자 교육의 목표는 소비자로 하여금 인간답게 보다 풍요롭게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는데 있다. 또 올바른 소비 가치관을 형성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미래의 소비환경이 소비자 복지를 지향나는 방향으로 조성되도록 하며 소비자 의식을 높이는데 있다.우리단체에서 실시하는 소비자 교육은 소비자들이 다양화 된 소비 환경에서 불공정, 불량 상품으로부터 피해를 예방하고, 미래 소비생활에서 소비자 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있다.지난주에는 무주 부남면에 있는 중학교를 찾아가 소비자교육을 실시했다.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모두 4명이었지만 교육을 하기 위해서 먼거리였지만 이동한 것이다. 전교생이 12명이어서 모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4명이든, 12명이든 상관없이 소비자교육이 필요로 하는 곳에는 소비자 주권 실현과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소비자 주권은 소비자의 의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소비자의 욕구와 선호가 존중되는 가운데 생산이 이루어지고 유통판매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경제의 순환이 소비자 중심으로 소비자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소비자주권 실현을 위해서는 경제 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소비자 보호와 함께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소비 행동을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소비자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현대의 소비자 문제는 다양화, 복잡화된 소비 생활에서 새로운 소비자 문제가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한 소비자 문제 또한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소비의 필요성, 안전한 삶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다.소비자 주권 실현권익 증진 필요이러한 소비 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기업의 소비자 주권을 침해하는 불공정,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없애야 하는 것이며, 소비자 또한 능력을 키워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 주권 실현을 위해서 소비자 권리 뿐만 아니라 소비자 책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소비자 교육을 받고 소비자 정보를 습득하는 현명한 소비자 상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또한 시대적 변화에 맞게 다양한 소비자 교육으로 소비자의 권익 증진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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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30 23:02

천수 누리려면 '자연으로 돌아가라'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인데도 자연을 모르고 도리어 자연을 파괴하면서 자연을 등진 채 부자연(不自然)의 무리(無理)한 삶을 살다가 자연계로부터 주어진 본래의 수명, 즉 천수(天壽)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비명(非命)에 가는 비운(悲運)의 사람들이 적지 않다.어찌 보면 이는 제도 교육이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자연’을 가르치지 않고 인위 인공 조작 기술 지식의 주입식 교육, 다시 말해 세뇌(洗腦)를 통해 마치 말을 길들이듯이 사람을 길들여온 결과로 나타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 할 것이다. 자연은 인간과 만물의 어머니자연은 인간과 만물의 어머니임에도 유독 인간만은 제 어머니를 모르는데다 오히려 어머니를 외면하고 등지고 괴롭히는 우(愚)를 범함으로써 그에 따른 대가를 받게 된다. 자연계는 1차 경고를 하고 또다시 2차 경고를 보낸 뒤 전혀 개전(改悛)의 정(情)이 보이지 않고 혁신노력보다는 도리어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는 무명(無明)의 행(行)에 대해 모든 것이 덧없다[無常]는 불변의 진리에 따라 성주괴공(成住壞空)의 과정을 거쳐 소멸의 결과를 맞게 되는 대가를 반드시 치르도록 한다.“천하의 모든 것은 그 시작이 있게 마련인데 그것을 천하의 어머니라고 하겠다. 그 어머니를 터득하게 되면 그 아들을 알 수 있게 되고 그 아들을 알게 된 뒤에는 그 어머니를 지킬 수 있게 됨으로써 스스로 세상에서 사라지는 날 까지 위태로울 일이 없게 된다.” [天下有始 以爲天下母 旣得其母 以知其子 旣知其子 復守其母 歿身不殆-老子 道德經 제 52장]BC 6세기경에 생존했던 노자의 이 가르침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 격인 자연, 그리고 그 자연 속으로 놓인 소통의 통로인 도(道)를 인식하고 그 도를 좇아 자연에 순응하여 살 경우 이 세상에서 생애를 마치고 사라지는 날까지 위태로울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 자연스러운 삶, 이치에 부합하는 순리적 삶을 통해 질병 없는 세상, 재액(災厄)을 만나지 않는 이상향 신천지에서 제게 주어진 수명을 온전하게 누리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준다.“자연으로 돌아가라.(Retour a la nature.)”는 명언으로 세상에 잘 알려진 프랑스의 사상가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1712~1778)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까닭으로 제도권 교육과는 처음부터 거리가 멀고 그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자랐으나 워낙 폭넓게 ‘산 공부’를 치열하게 함으로써 인구에 회자되는 수많은 명언을 남겼다.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데 있다’고 전제한 뒤 “식물은 재배함으로써 자라고 인간은 교육을 함으로써 사람이 된다”는 말로 참 교육의 바른 길을 제시했고 건강문제에 있어서도 ‘의료 자연주의’를 역설해 인류를 위한 ‘참 의료의 큰 길’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일깨워준 바 있다. 역천의 삶 아닌 순천의 삶 살아야백두대간을 중심으로 고산준령들이 에워싸다시피 한 청정지역 한반도에 살면서 자연을 외면하거나 등진 채 ‘역천(逆天)의 삶’을 살게 아니라 천수(天壽)를 온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라도 노자 도덕경과 장자크 루소의 자연주의에 따른 ‘순천(順天)의 삶’을 살 필요가 있으리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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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3 23:02

생활체육은 건강의 왕도

150살까지 살 수 있을까?는 세계적인 대체의학자 미하일 톰박 박사가 쓴 건강백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적절한 운동, 식생활 개선 등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게 되면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불로장생을 먹거나 약해진 장기를 바꾼다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하면서 건강의 15%는 부모로부터 물려받고 15%는 의술에 좌우되지만 나머지 70%는 전적으로 생활방식에 달려있다고 한다.■ 건강 70%는 생활방식에 달려우리 생활체육회가 펼치고 있는 스포츠 7330캠페인이 바로 생활방식을 바꾸자는 것으로 무리하지 않고 집 주위에서 가볍게 걷거나 뛰는 것도 좋고, 가족과 함께 공원에 나가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휴일에 여유가 있어 산에 오를 수 있다면 더욱 좋다.이렇듯 건강은 그냥 지켜지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노력과 담금질이 필요하다. 필자는 건강한 삶, 건강한 미래를 위해 다섯 가지의 실천 강령을 권한다. 꾸준히 운동하라 지금 당장 금연하라 적게 먹어라 야채와 곡류를 고르게 먹어라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라 등이다.특히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명약으로 불리는 산삼보다 건강에 좋다. 운동은 거의 모든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으며 신체가 노화되는 것을 막는 가장 강력한 불로초이기도 하다.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처음 시작했을 때 운동효과가 가장 크며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걷기만 제대로 해도 건강유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많이 걷는 것은 치매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의 제니퍼 웨브 박사팀의 연구 결과, 편안한 걸음으로 꾸준히 걷기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는 여성에 비해 뇌 인식기능이 훨씬 건강했다. 운동을 하면 치매를 일으키는 독성단백질 A-42의 축적량이 감소하고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운동은 젊었을 때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중년에 신체와 뇌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으면 노년에 치매 걸릴 위험에 3배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추가로 발표되기도 했다.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단명한 것은 비단 진시황만이 아니다.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은 47세. 좋다는 음식은 다 먹고 최고의 보약을 복용했으나 대부분 명이 짧았다. 영조를 비롯하여 환갑을 넘긴 왕도 6명 있었지만 당대의 첨단 의료혜택을 받았던 이들 대부분이 각종 질병이 있었던 것이다.특히 세종대왕은 젊은 시절 육류가 없으면 식사를 못할 정도로 육식을 좋아하면서도 운동을 싫어해 비만 체구였다. 35세 무렵에는 소갈(입마름)이 심해 하루에 물을 한 동이 넘게 마셨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당뇨병을 앓았던 것으로 추측되며 영화 〈왕의 남자〉로 유명한 연산군은 연일 주색에 빠져있고, 양기를 돕는 풀벌레와 뱀까지 복용했으나 31년 밖에 살지 못했다.■ 일상 속 운동 실천으로 의미있는 삶을이처럼 왕들의 수명이 짧았던 이유는 운동부족, 위생불결, 영양 과다섭취, 과로 및 스트레스로 보여 진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 운동을 실천하는 것은, 단순한 생명의 연장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영위케 하는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왕은 아무나 될 수 없지만, 생활체육을 하면 왕보다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어 생활체육은 건강의 왕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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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6 23:02

복지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분별력

복지역사에서 보면 국민 다수의 복지 열망을 외면하여 다 따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던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집단과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보수당의 윈스톤 처칠을 들 수 있다. 처칠이 이끌던 전시연합내각은 전쟁승리가 아직도 불분명하던 1942년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들의 삶을 보장하는 광범위한 복지정책들을 담은 〈베버리지 보고서〉를 마련하였다. 모든 국민에게 사회보험 위주로 소득을 보장하고, 전국민 무상의료서비스를 시행하며, 아동수당을 통해 자녀양육 부담을 국가와 부모가 나누어진다는 것이 보고서의 골자였다. 유럽 본토 전장에 배포된 베버리지보고서 요약본은 영국군 병사들에게는 목숨바쳐 조국을 지켜내야 할 이유를 제공하였고, 적군인 독일군 병사들에겐 부러움에 사기저하를 불러오는 심리전 도구로 이용되었다.2차대전 영웅 윈스턴 처칠의 실각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처음으로 치러진 1945년 총선에서 영국 국민은 전쟁영웅 처칠과 그가 속한 보수당을 외면하였다. 처칠과 그가 속한 보수당의 공약이 실질적으로 노동당의 복지국가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영국 국민들은 보수당을 믿지 않았다. 과거 보수당이 복지에 대해 어떻게 해왔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국국민들은 변화를 바랐다. 그 변화란 베버리지보고서에 담긴 새로운 사회를 위한 복지국가 구상이었다. 이미 전쟁기간 동안의 긴축과 배급 등 계획경제를 경험한 바 있었기에 영국국민들이 복지국가 계획을 수용하는 데에는 별다른 저항감이 없었다. 승전했지만 유럽 등의 전선에 아직 머물고 있었던 영국 군인들은 부재자 투표를 통해 압도적으로 노동당과 복지국가를 지지하였다.내년 4월에 치러질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의석수 조정이나 당권경쟁과 같은 쟁점으로 정치권은 달아올라 있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은 그런 데에는 거의 눈길을 주지 않는다. 장기간 계속된 불황으로 민생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국민들의 관심은 어느 정치집단이 소위 국리민복을 위한 믿을 만한 미래전망을 제시하는가에 있다.그 미래전망 가운데 핵심은 복지이다. 걸핏하면 터져나오는 일가족 자살사건에서 보듯, 당장 생존을 위협당할 만큼 한계상황으로 내몰린 국민이 적지 않다. 이들을 살려야 한다. 생존위기에서는 벗어났다고 하여도, 세계 12위권 경제대국인 대한민국 국민에게 걸맞는 기본적인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고픈 다수의 대중이 있다. 대중의 보편적인 복지욕구에 부응해야 한다. 폭설이 퍼붓는 영하의 전방고지에서 국토방위를 위해 고생하고 있는 젊음들에게 고생하면서 조국을 지켜내야 할 이유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선거에서 복지 구호에 속지 말아야선거와 같은 정치이벤트는 복지국가 발전을 앞당기는데 대체로 기여한다. 그 이유는 그간 복지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던 보수 우파 정치집단이나 정치인들마저도 총선과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서라도 그럴듯한 복지 공약들을 제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선거국면에서 늘상 나타나는 복지라는 말의 성찬에 유권자들이 더 이상 기만당하지 않는 것이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유권자들은 복지공약에서 짝퉁과 진품을 구별해내는 분별력을 길러왔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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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9 23:02

소비자의 권리와 책임

12월 3일은 소비자 날이다. 소비자 날은 소비자의 권리 의식을 신장시키고, 소비자 권리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1979년 ‘소비자보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우리지역에서는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가 1983년 7월 소비자 고발센터를 개설했고, 1984년부터 전북 13개 시·군의 지역 소비자, 농촌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부를 개설하고 소비자 상담과 소비자 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전북지역의 소비자권익을 위해 활동해 온 우리 단체는 소비자 날이 중앙만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역에서도 소비자 권익을 활동해온 회원들을 격려하고, 앞으로의 소비자 운동 방향을 다짐하기 위해 매년 12월 1일 전북소비자대회를 개최한지 벌써 18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12월 3일은 소비자의 날소비자가 왕이라는 말이 있다. 기업이 소비자를 대할 때 왕처럼 떠받들고 대우를 해 준다는 의미다.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고, 감동을 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감동, 감동을 외친다. 과연 소비자들은 왕의 대접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소비자에게는 8대 권리가 있다. 안전할 권리, 알 권리, 선택할 권리, 의견을 반영할 권리, 피해보상을 받을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단체조직 및 활동할 권리, 안전하고 쾌적한 소비생활에서 소비할 권리가 있다.소비자 상담을 받다보면, 소비자들은 권리가 침해되고, 현재 소비자 권리에 만족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기업에서는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경영을 해야 하나, 그렇지 않고,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업에서 외치는 감동은커녕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를 돈을 받고 판매를 한다든지, 가짜를 진짜인 것처럼 판매하고, 또한 결함이나 하자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처리를 지연하거나, 거부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들이 있어서 소비자들은 권리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하고, 분노를 하는 것이다.소비자는 단순히 소비만 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슈머(생산자 소비자) 시대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일방적으로 기획하고 생산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고객만족,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 감동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소비자권리만 주장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 책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소비자의 책무는 물품 등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소비자의 기본적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고, 스스로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자주적이고 합리적인 행동과 자원절약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소비생활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소비자 권리 행사와 함께 소비자에게는 책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착하고 합리적이고 똑똑하게또한 현 시대에 소비 생활을 하는 소비자들은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건강한 농산품들,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있는 지구 환경을 위한 친환경제품과 재활용품들, 어려운 이웃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들, 공정무역 상품을 선호하는 착한 소비자, 합리적이고, 똑똑한 소비자가 되었으면 한다.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소비자 단체로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에는 지속적인 감시와 문제제기, 합리적인 소비자 양성 등 지속적으로 행동 하는 소비자 단체로 노력 할 것이다. 12월 1일 전북 소비자 날, 전북소비자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소비자 주권 향상, 소비자권익증진을 위한 활동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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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2 23:02

'없음과 비움 쓰임새'의 극치, 죽염

우리는 일생을 통해 다양한 배움의 과정에서 많은 지식들을 습득하고 두뇌의 기억장치에 저장해필요할 때마다 기억을 되살려 폭넓게 활용한다. 그러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는데 치중하다보면 정작 그 지식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때 많은 지식이 잘못된 선입견으로 작용하는가 하면 그릇된 지식에 집착해 도리어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나무소금 합해진 필수 미네랄사람의 두뇌와 여러 가지 면에서 흡사한 컴퓨터도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저장하며 메일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삭제해야 할 자료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휴지통이 비치돼 있다. 정보의 분량이 너무 많아지면 필요한 정보와 자료들을 그때그때 찾아서 활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부하가 걸려 제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사람의 두뇌이든, 컴퓨터이든 비움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되리라 여겨진다. 우리 머릿속의 지식이나 정보를 위시해 다른 모든 쓰임새의 근원 역시 없음과 비움에서 시작된다는 불변의 진리(眞理)를 간과하지 말아야겠다.모든 풀과 나무를 통틀어 속을 비운 나무는 대나무뿐이다. 그래서 대나무는 예로부터 동양의 현자(賢者)들이 매우 존중해 세상에서 가장 오랜 수명을 유지하는 열 가지 대표적 존재, 즉 산수지일록운학죽구송(山水芝日鹿雲鶴竹龜松)의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로 포함시켰고 시인(詩人) 묵객(墨客)들의 시 소재와 사군자(四君子) 등 그림 소재로도 단골로 등장할 정도로 각광을 받은 존재이다.마음을 비우고 무심(無心)으로 도(道)를 추구함으로써 대나무는 대금, 퉁소, 피리로 거듭나 묘음(妙音)을 빚어내는 악기(樂器)로 새로운 생명력을 이어가기도 하고 한 마디 한 마디 절도 있게 성장해 역사상 오랜 세월에 걸쳐 절개의 상징으로 칭송받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대나무의 효용성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영원한 진리를 상징하는 소금을 만나 서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자신의 존재를 불살라 인체의 잃어버린 조화와 균형을 회복시켜줄 필수 원소들을 골고루 함유한, 인체 필수 미네랄의 보고(寶庫), 즉 죽염(竹鹽)으로 거듭나는 일이라 하겠다.대나무는 인류에게 크나큰 생기(生氣)를 불어넣을 놀라운 생명력을 지니고도 무심(無心)한 도인(道人)의 마음을 체득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포용력을 발휘하고, 또 다른 생명력의 근원 물질인 소금을 몸 안으로 받아들여 마지막 구도(求道)의 열정(熱情)을 불살라 스스로 재가 되어 사라지면서 마침내 시공(時空)을 초월해 수많은 이들을 각종 암, 난치병, 괴질의 위험으로부터 구제할, 생명력의 원천인 죽염을 완성해낸다. 이것이 바로 노자께서 도덕경 제 11장을 통해 누누이 강조한 없음과 비움의 쓰임새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질병으로부터 구제할 생명력 원천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살통으로 연결되어 수레를 이룬다.비었음으로 말미암아 수레로서의 쓰임새가 나온다.찰흙을 잘 이겨 그릇을 빚는다.비었음으로 인해 그릇으로서의 쓰임새가 나온다.중략그러므로 있음(지님)에서 이로움이 나오는 것이고(故 有之以爲利)없음(비움)에서 쓰임새가 나오는 것이다(無之以爲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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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25 23:02

생활체육과 지역 스포츠클럽

생활체육은 국민들의 여가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체육 욕구 충족과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자발적인 문화 활동으로서, 자유로운 신체활동을 통한 생활체육 참여가 기본적인 생의 존재조건이라는 사회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또한 생활체육은 삶의 질을 촉진하는 기제이며,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정부의 임무이자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다.국민 모두가 즐겁게 신체 활동하도록이처럼 생활체육이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체육활동의 혜택을 균등하게 향유토록 하는 민주화의 개념과 국민생활의 풍요로움을 도모하는 사회복지의 의미, 그리고 지역발전 도모 등의 개념을 폭넓게 수용하면서 개인적사회적국가적 차원으로 발전해 가야한다.시스템적으로는 생활체육의 구조가 지역 중심으로 변화되어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 등 세 영역간의 하위 시스템의 상호 연결망이 확보되고 의사소통 구조가 확립돼야 하며 이 거시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생활체육 단위조직을 지역스포츠클럽으로 제도화해야 한다.지역스포츠클럽은 민간스포츠시설 또는 공공 스포츠시설을 상시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고 다연령다계층 회원에게 다종목다프로그램으로 종목별 은퇴 선수를 포함한 체육지도자가 직접 운동 지도를 맡는 회원 중심의 선진형 자율 스포츠클럽을 말한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부담 없이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국민기본권에 충실한 스포츠로서 전문체육생활체육학교체육의 제 영역들을 시스템적으로 연계시키는 고리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클럽 내 연령대별 다양한 종목 운영과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평생 체육기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현재 국민생활체육회의 지원을 받아 전라북도생활체육회는 전북 스포츠클럽, 익산 어메이징클럽, 군산 스포츠클럽, 완주 스포츠클럽 등 4개의 종합형 스포츠클럽이 지역 스포츠클럽으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종합형 스포츠클럽 선정 지역 중 전북스포츠클럽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설립 3년차를 맞아 전국 종합형스포츠클럽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성과를 이뤄냈으며 익산 어메이징스포츠클럽 또한 시민들의 높은 참여율로 지역현장 생활스포츠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앞으로도 이처럼 선진화된 스포츠클럽에 많은 동호인이 참여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설지도자프로그램 등 스포츠클럽의 필수 요소의 시스템화를 추진하고 공공체육시설과 학교체육시설 등을 활용하여 지역의 스포츠클럽이 활동할 수 있는 거점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 강습회, 스포츠교실, 종목별, 수준별 리그대회 등의 스포츠운영프로그램 개선 및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제도화 위한 법률적 근거 마련돼야이제 국민생활체육회도 법정법인화가 되고, 체육단체 통합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우리 전북체육 또한 이에 걸맞게 공익성을 강화하고 스포츠클럽의 법적지위 확보 및 재정 자립도 제고와 아울러 공공체육시설 사용에 관한 불리한 조건들을 개선해야 하고 스포츠클럽의 제도화를 위한 법률적 육성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이 같은 조건들이 확보되면 체육활동의 참여 확대에서 참여 지속과 조화로 그 중심이 전환되고 체육활동 참여 기회의 분배가 이루어지는 등 체육과 스포츠에 대한 인식과 패러다임이 선진형으로 바뀌게 되어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전문 체육과 학교체육이 성장할 수 있는 체육 구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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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18 23:02

정부의 사회보장사업 정비계획 문제점

우리나라 복지사업의 대부분은 중앙에서 결정된다. 중앙정부가 사업을 설계하고 국고보조금을 보내면 지방자치단체가 대응 예산을 더해 집행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자치단체가 스스로 예산 전액을 조달하는 자체 복지도 있다. 중앙정부가 주관하는 복지로는 부족하여 여전히 힘겨운 사람들이 있고, 엄격한 복지수급 기준 탓에 아예 복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지방과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추진그런데 지난 8월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사회보장사업으로 실시하는 5,981개 사업 중 1,496개 사업을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통폐합하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금년도 이러한 사업예산은 9,997억원에 달하며, 복지조정으로 600만명 이상의 국민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전라북도의 경우 도청 17개 사업을 포함하여 14개 시군의 총 91개 사업이 이에 해당되며, 도민 13만 5000명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이들 사업은 노인과 장애인, 다문화 가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중앙정부는 복지재정 효율화 중앙대책단을 구성하고, 이들 유사중복사업들을 중지하도록 통보하였다. 정부의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지침에는 중앙정부 사업과 동일 목적의 현금성 급여는 폐지를 권고하고 즉시 폐지가 곤란한 경우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내년부터는 보건복지부 또는 사회보장위원회와 협의조정한 결과를 따르지 않는 지자체를 제재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지자체에 대한 지방교부금을 감액하는 시행령 개정안까지 입법예고한 상태이다.중앙정부의 이러한 사회보장사업 정비계획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첫째, 중앙정부 복지사업이 있다 하더라도, 급여 수준이 낮아서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지자체가 자체 복지사업을 통해 이를 보충하기 위한 급여를 제공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다. 주민복지 증진이라는 지방자치 이념을 생각할 때, 지역의 복지문제에서 지자체별 다양성과 자주성은 존중되어야 한다.둘째, 이 정비계획은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의 의결로 자치단체에 유사중복 사회보장 사업의 중단이나 단계적 감축을 강제하는 것으로, 위원회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특히 유사중복사업을 중단하거나 감축하지 않을 때, 지방교부금을 감액하는 내용으로 지방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한다면, 이는 시행령으로 법률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셋째, 이 정비계획은 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인 우리나라 사회복지 발전을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이 정비계획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은 향후 새로운 복지욕구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한 창의적인 복지사업들을 모색하고 시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복지부를 비롯한 중앙 정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지자체 복지행정은 매우 소극적이고 더딘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풀뿌리 주민 복지에 역행, 철회돼야이상의 문제점들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의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계획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어려운 재정 여건에서 자체복지를 실시하는 지자체에 상을 주기는커녕 벌을 내리겠다는 것은 성숙되어가는 지방자치와 풀뿌리 주민복지에 대한 부정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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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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