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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에 대한 단상

“야! 너 그것 먹어봤어, 우린 운 좋게 다 먹어봤다.”, “참 너 그거 샀니?” 전주역으로 가는 시내버스 안에서 한옥마을을 관광하고 떠나는 젊은 방문객들의 이런 대화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온통 먹는 이야기뿐이다. 그들 손에 들려있는 것도 어김없이 똑같은 쇼핑백에 담긴 먹을거리다. 연인 또는 친구들과 함께 길게 늘어선 행렬 속 기다림은 즐거움이고 문화였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한옥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들을 수 없다. 스토리는 오랫동안 기억하게 한다고 한다.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그러나 지금 전주한옥마을은 스토리도 그걸 전달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빌딩 숲과 아파트 문화에서 벗어나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도심 속 한옥마을이라는 특이한(?) 장소에서 친구들과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에 빠져있을 뿐이다. 오래전 춘천시 남산면 강촌이 그러했듯 한 때 대학생들의 유행 방문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 어떤 차이를 만들고 인식시킬 것인가최근 전주한옥마을에 넘쳐나는 관광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부족 문제로 의견이 분분하다. 전주시는 인근 치명자산 주변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고 셔틀을 운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히 인근에 주차장을 만든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곳에 새로운 문화관광콘텐츠를 만들어 줌으로써 또 다른 부류의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동선으로 연계시켜 나가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숙박업체와 음식점들의 지나친 상혼에 맞서 전주한옥마을 인근 농촌마을을 활용한 팜스테이 및 도시 캠핑장 조성과 한 스타일 관광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창조관광기업 육성, 전통문화전당 인근 지역 유휴건물을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조성 등을 통해 좀 더 외연을 확대하고 연계시켜 나감으로써 방문객 분산효과와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통해 방문 대상층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성수기나 주말의 일시적 불편함 때문에 시설을 확충하기 보다는 연중 고른 방문 환경을 만들어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마을로 지금의 전주한옥마을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모순점은 없는지 그리고 왜곡됐거나 왜곡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좀 더 깊은 통찰이 필요한 시기다. 이제 전주한옥마을이 지속가능한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전주한옥마을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인식되어지도록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라고 한다. 경쟁력은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며 그 차이를 어떻게 인식 시켜 소비하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단순히 방문객 숫자나 주차 여건을 논하기 전에 인사동이나 북촌한옥마을 등 다른 경쟁 대상지역과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어떻게 인식시켜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 전주 전역에 대한 마케팅 전략 필요지금까지 전주한옥마을이 전주를 알리고 전주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면 이젠 전주한옥마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지역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지금과 같이 이십대에 편중된 방문자나 정체성 없는 음식관광에 머무르지 않고 그동안 전주시가 줄기차게 외쳐왔던 전통문화 도시, 한 스타일 도시답게 지역의 전체적인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역마케팅 전략을 통해 지역 활성화의 핵심 브랜드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주차장 확대 등 단순한 편의시설 보다는 지속가능한 지역마케팅의 핵심 자원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가 하는 고민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방문객 숫자나 일부 상업적 행태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미래 가치를 높여 나갈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의 정체성을 되찾고 이끌어 갈 사람과 골목 중심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곳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중심지로 가장 한국적인 도시에 대한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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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27 23:02

안전불감증 사회와 앵그리 맘의 분노

시대가 변하면서 어머니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엄마의 모습은 정작 엄마 자신은 없고 ‘희생’적이면서 강인한 모습을 나타내는 알파맘, 캥거루맘, 헬리곱터맘, 타이거맘 등이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와 최근 ‘윤일병 폭행사망 사건’ 등 후진국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사고가 올 들어 연이어 터지면서‘앵그리맘(Angry Mom)’들의 행동이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무능 정부·부실 사회에 화난 엄마들‘앵그리맘’들은 세월호 참사이후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에서 개최된 침묵시위, 촛불시위에 유모차까지 끌고나와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엄마의 노란손수건’에는 8900명의 회원이 가입하였다고 한다. 또한‘분당맘’, ‘판교맘’의 이름을 단‘앵그리맘’들이 국회 앞에 모여 세월호 유족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특별법 제정을 규탄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영거부 서명운동’까지 벌이면서 분노행동을 표출하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엄마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예컨대 군대 등 특정사회가 일반사회의 개입에 영향을 받는다든가, 20대 청년의 삶에 엄마의 삶이 개입돼 경제적·심리적인 독립성 확보를 지연시킬 우려가 크다고 걱정어린(?)을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자식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엄마들이 절감하면서 ‘생명정치’를 엄마들이 국가로부터 회수하고 있고 이는 국민과 정부사이에 정치가 단절된, 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분노하는 엄마들의 표심이 정치를 응징하는 태풍의 눈처럼 작용할 것이라며 이들을 섬기는 정책과 전략이 선거승리를 담보할 것이라는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정치권과 정부의 앵그리맘을 대하는 태도가 돌변한데는 6·4지방선거의 핵심변수로 주목 받았던 40대의 표심이 13명의 진보교육감으로 그친데 대한 반작용일까? 앵그리맘의 분노로 표출되는 일련의 행위가 우리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혼란시키는 일탈적 행위라고 보는 정치권과 일부 보수언론과는 달리 학자들은 앵그리맘의 현상이 사회개혁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사실, 앵그리맘의 출현은 단지 최근의 사건에 의해 촉발된 것은 아니며 기존 사회의 불신이 수면위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해병대캠프 학생사망,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등을 통해 생때같은 우리의 아들, 딸이 안전불감증인 사회에 의해 희생되었지만 이러한 불행한 사건사고를 처리하는 정부와 정치권은 무기력하고 무책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원책도 제시하지 못한데 대한 누적된 분노의 표출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엄마들은‘내 새끼는 내가 지키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고 이것은 가족의 울타리를 넘지 못하는 가족이기주의로 귀결되어 왔다. 사회 개혁·안전 보장 시스템 마련을하지만 ‘앵그리맘’들은 세월호 참사와 군 폭력사건을 겪으면서 우리의 새끼들은 ‘나혼자’ 지킨다고 되는 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앵그리맘 분노의 대상은 단지 자기 아이의 안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무능한 정부, 사회적 부실, 책임감 없는 정치인에 대한 분노이다. 이제 앵그리맘은 자기가족의 울타리를 넘어 현재 상황을 변화시켜 나갈 주된 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세상 어느 곳에서도 엄마를 분노케 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가족의 안전과 생명이 위험하다고 느낄 때이다. 엄마들에게 이념이고 정치고 간에 자식 목숨보다 더 우위에 있는 가치는 없다. 자식을 위해서는 자기의 몸을 기꺼이 내 놓는 앵그리맘의 분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안전보장을 위한 국가시스템의 개조와 사회개혁을 위한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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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20 23:02

"국민은 정부에 유감을 표명한다"

늙은 인디언이 손자와 함께 모닥불가에 앉아 말을 꺼냈다. 내가 때때로 어떻게 느끼는지 아냐? 마치 내 안에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는 것 같아. 하나는 복수심에 불타고, 공격적이고 잔인해. 다른 하나는 반대로 사랑스럽고, 부드럽고 동정심도 많지. 누가 할아버지의 마음을 차지할 수 있어요?라고 손자가 물었다.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지!” 라고 늙은 인디언은 대답했다. Seiwert 의 “걱정하지 말아라, 행복해라”에 나오는 내용이다.다양한 폭력, 책임 회피하는 정부두 마리 늑대가 모여 사는 사회 안에서도 거대한 두 마리 늑대가 치열하게 싸우며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공격적이고 잔인한 늑대의 배가 불러있다. 어제 동반 자살한 두 명의 병사문제와 더불어 임병장, 윤일병사건, 김해여학생사건, 대구계모사건, 포천 시신사건 등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사회에서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사회에서도 공권력에 의한 폭력, 온라인상에서의 폭력, 군대 내에서의 폭력, 학교에서의 폭력, 직장에서의 폭력, 가정에서의 폭력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한계점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사회의 최근의 폭력과 연관된 현상은 우리사회가 역사 속에서 겪은 일제 식민지와 군사독재 등 국가주도의 사회폭력을 거치면서 나타난 후유증과 연결된 해결 안 된 먹이사슬에 있다. 시민들이 갖는 불안감과 사회적 안전에 대한 정부에 거는 기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오히려 정부에 의해 살찌워진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박근혜정부는 이러한 먹이를 교육에 있다고 진단해서 인성교육과 인문학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른 발언들과 비교해볼 때 진일보한 내용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시도는 우리사회구조가 갖고 있는 모순과 빗겨나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특히 의도를 갖고 회피하는 것이라면 왜곡을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여러 원인이 있지만 우선 그 근원을 역사와 국가에서 찾는 시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함이다. 다양한 먹이공급선을 우선 공적인 정부에서 찾는다면 그 첫 번째 먹이는 정부의 회피와 책임전가, 축소라고 할 수 있다. 덮어버리기와 축소에 급급하면서 유감이라고 외치는 정부의 무책임한 시도는 결국 의혹과 의구심을 낳고 음모론의 자양분이 된다. 유감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다. 국민은 이러한 유감표명을 굳이 한반도 침략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표명에서 찾지 않는다. 최근의 정부발표에서 나타난 수많은 유감 표명에서 분노를 하는 것이다.가해자 중심 희생양 찾기만 급급“국민은 정부에 유감을 표명 한다”. 자본 중심의 불공평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좌절과 적응의 어려움에 대한 어떤 해결정책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가해자 중심의 희생양 찾기에 급급한 무능정부에 표명을 하는 것이다. 폭력행위는 이 행위 외에 어떤 목적이나 가치를 찾을 수 없다는 동기에서 나온다. 무력감과 무시의 경험에 대한 아주 민감한 감수성을 지닌 시민의 모습에서, 때로는 개인적인 폭력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사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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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3 23:02

세월호와 교육감

세월호 참사 113일째이다. 특별법 제정조차 지지부진한 현실에서 마음속을 떠나지 않는 소회를 담아 김승환 교육감에게 공개편지처럼 몇 자 적는다.김 교육감은 6·4선거 당선 직후, “학교안전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고, 골든타임 행동체제를 마련해 학생안전권을 보장하겠다.”며 안전한 학교 만들기 공약을 먼저 챙겼다고 보도된 바 있다. 4월16일 추모기념일 지정과 추모조형물 제작 의사도 밝혔다. 모두 반갑고 잘한 일이다. 하지만 그 진정성에는 많은 의문과 회의가 앞선다.추모기념일 지정과 조형물 제작 소식에 뜨악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반응들은 결코 세월호 추모를 반대해서가 아니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역할행위가 직분과 부합할 때 정당성과 진정성이 있다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지역 학생 안전사고 예방부터김승환 교육감은 교육부장관이나 경기교육감이 아니다. 전북의 교육감은 전국적 이슈에 편승하기보다 눈을 지역으로 내려, 전북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더 시급한 일을 찾아야 한다. 이벤트적인 조치보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선거를 1주일 앞둔 5월 28일에 고창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를 기억하시리라. 2~3교시 사이 중간놀이 시간에 1학년 어린이가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다가 줄넘기 줄이 목에 걸리는 바람에 숨지고 만 안타까운 사고였다. 아이는 이틀 후인 30일에 숨졌고 6월1일 장례를 치렀다. 사고가 알려진 것은 사고 닷새 후인 6월2일 월요일이었다. 도교육청 출입기자를 통해서가 아니었다. 경찰청 사건사고 브리핑을 통해서였는지 사회부 기자의 단신 기사로 오후에야 한 인터넷 언론에만 보도되었다. 다음날에도 지역신문 한두 곳에 사고 단신으로 처리되었을 뿐 지역방송에서는 아예 보도된 바 없었다. 행여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아 주시라.세월호 때문에 전국민적으로 안전사고에 촉각이 곤두선 시점에서 발생한 끔찍한 학교 안전사고인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이상할 정도로 거의 보도되지 않고 넘어갔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소한 지역교육청에서든 도교육청에서든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필시 보고되었을 텐데 일절 알려지지 않고,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면 무언가가 작동했던 것으로밖에 볼 수 없지 않은가? 몰랐다고 할지 모르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설령 몰랐다 해도 심각한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교육감 당선자가 학교 안전을 가장 강조하던 시점에서 사후에라도 보고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관련 책임자 처벌이 불가피해진다.우리 아이들의 안전사고는 적극적으로 알리고, 사과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범죄이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수준의 책임 있는 조치조차 없이 추진하는 세월호 추모사업은 자기기만이며 쇼일 뿐이다.진정성 있는 사과가 진상규명 시작전북교육감이라면 학교에서 일과시간에 소중한 우리 아이 하나 지켜주지 못한 참담한 날인 5월28일을 추모기념일로 정하는 것이 전북에서의 학생 안전사고예방에 훨씬 절절한 교훈을 주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교육감이 아이의 부모, 유족들에게 공개 사과부터 하고, 사후처리와 행정적 책임, 유족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주기 바란다. 혹시 모를 은폐 의혹까지 철저히….이조차 못한다면 진보도, 인권도 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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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06 23:02

'미친' 공무원이 지역 경쟁력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의 총체적 위기로 소신 없는 공무원들의 심각한 무능과 무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2000년 민간인 출신으로 최초로 전주시 관광부서 실무를 맡아 2002년 피파 한·일월드컵대회와 한옥마을 명소화를 위해 ‘미친’ 공무원이라는 별칭을 들으며 공직에 몸담았던 시절이 떠올랐다. 벌써 공직을 떠난 지 7년이 다 되어 가지만 만 8년간의 공직생활이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고 기억된다.당시 동료는 물론 상사들과의 좌충우돌 속에 미친놈 소리를 들으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업무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자부한다.소신·열정 가진 공직자들 많아져야뜨거운 여름 동료와 함께 온종일 걸어서 서울시내 여행사를 뒤지고 다니며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렸던 일이며,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 주재 여행사 출장소장들을 찾아다녔던 일들하며 당시 여행사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도 수익에 도움도 되지 않던 지역이라 몸으로 부딪쳐 인간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설득한 끝에 일본 내 주요도시를 매일 옮겨 다니면서 관광설명회를 주관했던 일이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런 것까지도 해야 하느냐는 일부 동료 공무원들의 핀잔도 많았지만 고맙게도 나중엔 동료들 역시 나와 같이 미친 공무원이 되어 주었다. 하기야 그런 미친 행동이 결국 고집 많고 조직 부적응자로 낙인찍히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해 본적은 없다. 최근에는 관광컨설턴트로 전국의 많은 지역들을 방문할 기회를 통해 이전의 나와 같은 아니 나 보다 더 미친 공무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이 있었기에 성공한 많은 사례들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으며 지역의 경쟁력이 단순히 훌륭한 아이디어나 정책만으론 되는 것이 아닌 소신과 열정을 가진 미친 공무원들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지자체가 지역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고 지자체의 역할이 지역의 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비추어 공직사회의 변화는 반드시 이끌어 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민선 6기의 시작이 세월호 비극이라는 아픔 속에서 출범한 만큼 그 아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공직사회의 변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그 변화의 중심에 소신과 열정을 가진 미친 공무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새로운 토양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특히 전라북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군이 지역발전의 핵심전략으로 주목하고 있는 관광분야의 경우 특성상 사람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고 있는 6차 산업 역시 모든 산업에 관광이라는 모자를 씌움으로써 가치향상은 물론 주민과 직접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산업으로 사람이 경쟁력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도·사고 전환 추구하는 노력 필요 지도자는 자신의 꿈을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고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지도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소신과 열정을 가진 자신감 넘치는 공무원들과 그를 지지하고 지원해 주는 많은 지역민들이 함께 할 때 지역의 미래를 꿈 꿀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가치와 미래를 믿을 수 있도록 지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라면 지역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이끌어 가는 원칙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변화의 몸부림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공직사회의 열린 자세와 적극적인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소신과 열정이 바로 주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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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30 23:02

부모 중심 보육 정책, 사회적 성찰 필요

어린이집에 시간당 1000~2000원을 내고 시간단위로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보육시범 사업’이 이달 28일부터 전국 61개 시·군·구 71개 어린이집과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실시된다.전업주부가 병원치료나 외출 등 일시적 필요에 따라 시간제 보육을 신청하면 월 40시간 내에서 시간당 2000원을 부담해 이용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와 학생, 한부모 가족 등은 월 80시간까지 시간당 1000원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가정에 지원되는 양육수당(월 10만~20만원)은 시간제 보육과 상관없이 지급된다고 한다. 시간제 보육서비스 시범사업 실시기존의 보육욕구조사에 의하면, 시간제 보육은 다양한 보육서비스 중 부모들의 욕구가 매우 높은 보육형태이다. 이는 시간제 노동, 재택근무, 부정기적 일용노동 등 고용형태의 다양화, 양육기능이 취약한 가족의 증가, 여성의 사회활동 욕구 증가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대리양육의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보육시스템은 단시간의 일시적인 보육이 필요한 경우에도 불가피하게 반일제나 종일보육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동이 불필요하게 많은 시간을 보육시설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필요한 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보육은 보육서비스의 남용을 방지하고 부모양육을 지지하여 아동의 권리를 옹호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에도 걸맞다.그러나 ‘시간제 보육서비스’ 사업이 염려스러운 점은 정책의 본래 취지나 배경을 벗어나 무분별한 이용에 따른 도덕적 해이와 아동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과 기회의 박탈, 부모의 양육책임과 의무의 간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시간제 보육시범 사업은 경제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특성 상, 과도한 수요가 발생해 오히려 서비스를 꼭 이용해야만 하는 대상자가 배제될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다. 또한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이용해도 지급되는 가정양육수당은 중복 수혜의 문제도 안고 있기 때문에 정책시행을 위한 꼼꼼하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체 영유아의 4분의 3이 보육기관에 다니고, 돌이 되기전 아이들의 3분의 1 이상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현 상황은 영유아 아동을 훈육하고 기르는 교육공간이 더 이상 가정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어린이집을 접하며 깨어 있는 시간 기준으로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어린이집에서 보내며 자라게 됐다. 돌봄의 중심이 더 이상 가정이 아닐 때 많은 것이 달라져야 하고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성찰은 짧기만 하다. '부모' 보다 '아동' 우선하는 정책을고용보험 가입자의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고,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확대와 실질적인 제도 활성화를 위한 직장문화의 변화, 비정규직의 출산휴가 보장 등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제도개선 노력을 기울여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기간을 지금보다 대폭 늘려야 한다. 아울러 충분히 집에서 돌볼 수 있는 가정까지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시행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녀의 올바른 성장에 대한 개별가정의 책무성, 혹은 인간의 성장에 대한 주 양육자의 책임을 다시한번 점검해보는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 보육제도와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자가 ‘부모’보다는 ‘아동’이 우선돼야 한다는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경욱 소장은 일본 북쿄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북발전연구원 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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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3 23:02

구석에서 손 내미는 외로운 청년을 위해

지난달 21일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사건 등을 비롯해 그동안 군에서 일어난 총기사건들은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함께 생활하던 동료를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사격을 가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은 놀랍게도 상당기간 특수훈련을 받은 사람도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침착하고 계획적이고 치밀했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군 총기사건 원인, 다양하게 분석해야기무사령관 출신의 새누리당 한 국회의원은 컴퓨터 게임 중독이 동부전선 GOP 총기사건을 일으킨 임 모 병장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 병장이 학교 다닐 때 컴퓨터 게임에 아주 몰두했다고 하는데 이런 것도 심리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는지 생각한다”며 “민간 정신심리학자들을 활용해 특수사례로 정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물론 한 개인을 둘러싼 모든 환경은 개인에 있어 심리적, 신체적인 면에서 영향을 주는 변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을 그 주원인으로 찾는 것은 개인을 둘러싼 사회 환경에서 주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무시한 안이한 사고라 할 수 있다. 특히 피해자의 유가족은 물론 현재 군 생활을 하고 있거나 해야 할 청년들과 그 부모들을 생각할 때 사령관 출신 현역 국회의원의 사고로는 부적절하고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재수 없어 발생한 특수 사례가 아니다. 우리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으며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에릭슨의 성격이론을 근거로 하면, 청년기는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사회적 압력과 요구에 부딪치게 된다. 우리사회의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과 학벌주의 순치교육 중심 등은 개인의 창의적인 사고와 자아정체감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빈부격차의 확대와 사회적으로 무관심한 환경은 이 시대 청년에게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지 몰라 더욱 당황하게 만든다. 자기존재에 대해 새로운 경험과 탐색이 시작되는 이시기에 자신이 속한 곳에서 자신의 위치, 능력, 역할 및 책임에 대한 인식은 자아개념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동료로부터의 따돌림이나 모욕, 욕설, 무시는 청년기 개인의 윤리적 가치와 신념체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기가 속한 집단 대다수가 적대적이라는 지각 경험이 축적되면서 인간의 의식은 고립감과 좌절을 경험한다. 가중되는 부담은 결국 자아에 영향을 주면서 심리적 신체적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모욕으로 인한 분노는 괴물로의 변화를 이끈다. 상처받은 외로운 존재는 자기조절능력을 통해 놀랍게도 치밀해지고 침착해지며 그 대담함으로 복수와 심판으로 합리화된 비극적 상황을 낳는다.공공의 선 위해 일할 수 있는 제도 필요벌써부터 “병영생활상담관을 확대한다”고 하거나 “그린캠프 확대” 등 제도개선책이 나온다. 이는 과거 군 총기사건 발생 때마다 나온 대책들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또 다른 따돌림인 관심사병제도나 그린캠프보다 공익요원제도의 확대를 통해 시민사회와의 가교를 놓는 것은 어떨까? 환경, 복지, 인권, 장애 등의 분야에서 공공성과 민주시민의식, 공동체 경험을 갖춘 선배들과 함께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해 보는 경험은 어떨까? 외로운 청년들이 의무복무 기간을 통해 불완전한 청년기를 완성하고 사회 한 구성원의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의미 있는 기간으로 만들어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김윤태 교수는 독일 마브륵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심리운동연구소 소장과 발달장애치료교육원 원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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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16 23:02

교육감에 바란다

새 임기 시작 일주일이 넘었다. 늦었지만 먼저 교육감 당선과 취임을 축하한다. 전북교육과 아이들을 위해 부디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시기 바란다.성공하는 교육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앞으로 지면이 허락하는 대로 몇 가지 조언해드리고자 한다. 선거기간 내내 그때그때 짚어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선거의 속성 상 억측과 오해가 난무하기 일쑤여서 선거 후에야 꺼내는 것임을 이해하시기 바란다.지난 4년 임기 동안에도 나름으로는 조언을 한다고 했는데 귀 담아 들으셨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부질없는 짓이려니 여러 번 망설이다가 “좋은 약은 입에는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언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함에는 이롭다(良藥苦口利於病, 忠言逆耳利於行).”한 옛말에 힘을 얻어 그래도 쓴 소리를 해보기로 용기를 내었으니 다소 거슬리는 바가 있어도 용서하시라.독선을 극복해야 소통 가능선거기간 동안 김승환 교육감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단어는 아마 ‘불통’이었을 것이다. 당사자로서는 억울한 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한 것이라면 응당 이유가 있을 것이므로 인정하면서 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이 불통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권력을 쥔 자가 스스로를 불통이라 시인하는 경우는 더욱이 그렇다.하지만 사람들은, 권력자가 엄연한 잘못조차 인정하려 하지 않을 때, 그래서 사과와 반성이 따르지 않을 때 극심한 불통을 느낀다. 또 자신만 옳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있어 더 이상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 이를 불통이라 부른다. 오만함도 불통의 다른 이름이다. 한마디로 불통은 자기성찰과 민주적 과정이 생략되었을 때 나타난다.이번 교육감 선거 때 교육감이 4년 전보다 훨씬 오만해진 것 같아 불안하다고 걱정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선거토론회를 지켜보면서 나도 그리 느꼈다. 다른 후보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기초학력 꼴찌라는 객관적 현실조차 일제고사라 묵살하며 수능성적 1등만 되뇌는 모습에서도 성찰적 겸손함은 느낄 수 없었다. 선거가 자기방어적 성격을 띠는 점을 고려해도 실망스러웠다.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학력저하를 걱정하는데 교육감 혼자만 일부 수치를 내세우며 자화자찬에 빠져 있는 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괴리감을 느낀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기초학력을 방치하면 낙오가 세습되어 계급 고착화로 이어질 심각한 문제인데도 진심어린 인정과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 일관한 점은 아쉬웠다. 지금이라도 반성하실 대목이다.흑백 논리식 이분법적 시각 벗어나야지난 4년 간 교육감이 매사를 선악으로 구분 지어 버릇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법학자인 탓이라 여기지만 교육감으로서는 이런 흑백논리 식의 이분법적 시각을 벗지 않는 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나만 선(善)이고, 나와 다른 남들은 하나씩 척결해야 할 악(惡)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대결은 불가피하다. 사안마다 대립과 갈등만 되풀이될 뿐 해결에 이르긴 난망해진다. 교육감의 리더십에 대한 세간의 우려는 대체로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요즘 시국을 보면서도 우려는 여전하다. 전교조와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응하는 태도 때문이다. 명분에만 사로잡힌 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도 발맞추지 못하고 독불장군처럼 혼자서만 앞서나가려 조급해 할 때, 불통은 언제든 내 몫이 된다. 다소 미흡해 보이더라도 보조를 맞춰 나가시길 바란다. 전북교육과 아이들을 위해…. △정우식 원장은 이일여고 교사, 전북혁신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전북일보 독자권익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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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09 23:02

農道(농도) 전북, 관광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이유

불과 30여년 남짓한 세월의 변화가 가져온 이 시대 최대의 화두는 복지사회다. 그 복지사회의 중심에 관광이 있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복지사회의 목표라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며 수단으로 관광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관광산업이 대규모 투자에 의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정책적 접근 방식이었다면 웰빙과 힐링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관광 트렌드 변화는 오히려 대규모 개발보다는 파괴되지 않은 본래의 모습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 당선된 많은 단체장들의 첫 번째 공약이 관광이라는데 주목해 본다. ‘관광객 1억 명 유치’,‘관광 수입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들이 관광을 자본의 싸움이 아닌 세상의 이치와 흐름을 이해하고 반영한다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관광전북에 또 다시 희망을 걸어 본다.젊은 예비 창업자들 농촌 관광 주목‘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표현대로 전북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가의 근간을 지탱해 주는 보고(寶庫)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근대화를 거쳐 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그 영광은 잊혀 진 역사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오랜 침묵과 위기 속에서도 농도(農道) 전북의 자부심은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도시민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농촌마을이 새로운 희망의 삶터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고령화를 탓하기 보다는 미래 농촌의 가치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지치고 찌든 도시생활에서 잠시 휴식을 통해 삶을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와 안전한 먹거리는 물론 각박한 세상의 착한 이웃으로 다가서야 한다. 도시와 농촌이 하나라는 인식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최근 필자가 담임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하는 창조관광기업 공모전에 많은 20대 젊은 예비 창업자들이 농촌관광에 주목하고 있어 향후 우리 농촌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급속한 고령화로 사라질 위기에 있는 수많은 마을들을 재생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떠오른 베이비 부머들과 함께 우리 농촌에 새로운 기회로 떠오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관광전북의 변화는 기존의 자원에서 벗어나 농촌이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발굴하고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자원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자(莊子)의 ‘인간세(人間世)’에 나오는 “유용지용, 무용지용(有用之用, 無用之用)”의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을 취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머무를 이유를 만들려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숙박 시설이 부족함을 탓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부족함을 탓하기 이전에 넘칠 때를 대비할 줄 아는 지혜도 가져야 한다. 농촌서 쓸모있는 가치 만들어 내야농가 마당이 캠핑장으로, 농장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이제까지 생각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쓸모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모처럼 관광전북을 위한 결집된 목소리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멋진 하모니로 관광 전북의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4년, 지역민의 관심과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진실이 담긴 공약이었음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문두현 소장은 여행업체 대표를 지낸 뒤 전주시 관광진흥팀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농촌관광대학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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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02 23:02

관계 상실 아닌 관계 회복

가정은 작은 사회이기에 사회화 과정의 첫걸음마를 가정에서 배운다. 5월은 가정의 달로 섬겨할 어르신, 부모님, 돌보아야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주어지는 달이다. 올해 5월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돌아보고 성찰의 긴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를 갈망했던 시간,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고자 했던 시간들이었다. 가정은 세상의 출발점·행복의 근원우리사회가 이전에 비해 더 많은 문제점을 가지게 된 원인으로 가정이 무너지기 때문이라는 것에 대다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가정은 자녀와 부부, 부모의 관계로 형성된 3세대 관계 속에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관계들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을 정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출생률 세계 최저, 이혼률 세계 최고, 자살률 세계 최고 등으로 관계상실의 시대로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조부모 관계상실, 자녀 관계상실, 부부 관계상실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지금보다 더 걱정이 된다. 건강한 사회는 개인이 건강해야만이 달성가능하기에 3세대 관계가 형성되는 가정의 울타리를 튼튼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는 보호받으며 양육되어야 할 아이들이 심각한 학대로 사망하고 있다. 최근 계모의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학대 사건은 가정의 보호 기능이 상실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학대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 가해자가 아들, 배우자, 딸과 며느리이다. 보호해야할 약한 대상에 대한 가해현상은 학교와 군, 회사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그 결과로 인해 우리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개인의 행복은 가정에서 출발하기에 가정은 세상의 출발점이요 행복의 근원이다. 가정은 개인이 성장과정에서 행하는 잘못을 관대한 이해와 용서로 품어주는 순기능을 하기에 더욱 소중하다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정 안에서 훈련되지 못한 양보와 배려, 인내심의 상실은 사회 속에서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경제성장 보다 더 중요한 가정해체를 막는 것, 관계상실이 아닌 관계회복을 위한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경제성장의 목표도 개인의 성장의 목표도 개인의 행복추구가 그 목적이기에 개인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정 바로 세우는데 국가·사회 관심을개인의 행복은 사회가 행복해지는 기초가 되기에 개인의 사회화 교육과 인성교육이 가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정의 울타리를 바로 세우는데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정의 울타리가 바로 서지 못한다면 우리들이 추구하는 미래사회의 행복은 달성할 수 없기에 가정은 미래성장 동력이다. 지난날의 고통과 현재의 고통을 미래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다면 우리 기성세대들은 가정을 바로 세우고, 관계상실이 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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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25 23:02

도덕성, 미래 결정 짓는 경쟁력

얼마 전 막을 내린 6·4 지방선거와 최근 청와대 장관 인선에 있어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도덕성’이다. 최근 한 정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일반 국민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지도부의 선택 기준으로 ‘도덕성’이 4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국민들은 우리 사회 지도자들에게 있어 가장 요구되는 것으로 개인적 자질과 역량 이전에 높은 도덕성을 꼽고 있다.사회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도덕성이란 선악을 구별하고,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며,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준수하는 능력을 말한다. 도덕성은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어떤 행동의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인 도덕적 판단, 즉 분별력, 자제력, 책임감, 공정성 등이다. 둘째, 사고나 행동에 대한 정서적 반응인 도덕적 감정, 즉 양심, 공감, 이타심 등이고, 셋째, 어떤 행동이 옳은지 알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느냐 하는 도덕적 행동이 그것이다.도덕성은 어느 한 순간 습득되는 것이 아니고, 주의를 기울여 단시간 노력한다고 습득되는 것도 아니다. 도덕성 발달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화 규범에 따라 행동하도록 배우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꾸준한 훈련과 연습으로 다듬어지고 성숙된다. 특히 유아기에 있어 부모가 어떤 양육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이후 아이의 도덕성이 어떤 모양새로 자리 잡을 지 결정된다. 애정을 많이 주고 아이의 의견을 수용해주는 양육태도는 자녀의 도덕성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지나치게 엄격하고 통제적인 양육태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아동은 부모에게서 사랑받고 신뢰받음으로써 도덕적 기준을 내면화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하게 된다. 한편, 체벌을 포함한 힘을 사용하는 훈육법은 자녀로 하여금 단지 잘못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게 함으로써 내적 통제능력을 길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유아기부터 형성되어가는 도덕성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도덕성 관련 연구들에서 도덕성 지수가 높은 아이들이 삶의 만족도가 더 높고, 집중력도 높으며, 인생을 바라보는 낙관적인 태도 경향이 더 크고, 문제해결에 대한 믿음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도덕성은 누구나 같은 순서로 발달하지도 않고, 같은 양만큼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도덕성 발달은 환경, 대인관계, 교육 등의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도덕적 판단·감정·행동 노력해야도덕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 중에 부모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다. 아이의 도덕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의 도덕성부터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 부모의 도덕성은 아이가 보고 따라할 가장 가까운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남에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는 것, 남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더불어 배려하는 것,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조절하고 참을 수 있는 자제력을 갖는 것 등이 부모가 아이들에게 키워주기 위해 먼저 갖고 실천해야 하는 도덕적 삶의 자세이다. 품성은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도덕성도 습관인 동시에 미래를 결정지을 경쟁력이다. 미래 사회를 책임지고 갈 우리 아이들이 능력과 성과 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갖춘 사람으로 커 나가길 바라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도덕적인 판단, 감정, 그리고 도덕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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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18 23:02

6·4 지방선거가 남긴 의미와 과제

치열했던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4년을 이끌어갈 지방정치의 리더 3952명이 선출됐다. 전북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을 포함해 모두 251명(비례대표 포함)이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참혹한 세월호 사건을 겪은 뒤라 민심의 향배를 마지막 까지 알기 어려운 접전지역도 꽤 있었고 선거결과도 국민과 당선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교육감 가운데 서울, 부산을 비롯한 13곳의 교육감이 진보진영에서 당선됐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선거가 남긴 의미와 과제를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진보 교육감 많아져 기대 커먼저, 진보적인 교육감이 압도적으로 당선됐다는 것은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교육에 대해 전부터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이 선거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한창 건강하게 뛰고 감수성 및 인성이 발달해야 할 시기임에도 자녀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내몰리고 모든 생활이 대학입시와 연관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이고도 모자라 해외유학 등으로 연간 40억달러의 유학수지 적자가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많은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행복하지 못한 교육환경을 고민해 왔다. 무엇보다 물이 차오르는 선체 안에서 “가만히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에 말 잘듣고 기다리다 배와 함께 가라앉은 학생들을 보며 교육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을 위한 교육이며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의 교육은 시키는 대로 하는 것 보다 자율적, 비판적 성찰능력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더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한편, 아쉬운 것은 17개 시·도지사 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에서 당선된 34명중 여성은 단 한명도 배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OECD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으면서 정책대상으로서의 여성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이 시대에 남성들만이 지사와 교육감을 하는 것은 어딘지 조화롭지 못하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당선자 비율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전북은16.7%로 전국 21.6%보다 훨씬 못 미쳤다. 비례대표를 제외하면 223명중 여성은 15명만 당선돼 당선율 6.7%로 전국 12.5%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낮지만 특히 전라북도의 경우 그 정도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지방자치는 생활정치이기 때문에 여성의 수평적인 인간관과 부드럽고 섬세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남성들 보다 더 투명하고 부패지수도 낮다고 이미 검증된바 있다. 여성 당선자 적어 아쉬움정치적인 철학과 능력보다 상대적으로 돈과 조직이 선거에 중요한 요소라면 상대적으로 이런 부분에 취약한 여성들에게 정치참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며 특히 전북에서는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 때문에 지역구 선거에서 여성정치인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지역도민들의 평등의식 향상을 위한 활동들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들이 정책을 집행하고 심의 및 감시하는 분야 곳곳에 있다면 양성의 관점이 고루 반영된 정책산출과 반부패적이고 투명한 정치활동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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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11 23:02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는 방법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 글은 두 가지 사실을 전제로 한다. 하나는 KBS가 ‘국민의 방송’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자는 KBS가 수신료라는 공적재원을 통해 운영되고,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하는 공영방송이라는 위상을 바탕으로 한다. 후자는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는 부작위한 KBS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청영방송’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는 것이 KBS의 현재 모습이다. 그렇다면, KBS를 어떻게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지배구조 개선 통해 낙하산 사장 방지KBS 양대 노조(KBS에는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라는 두 개의 노조가 있다)가 지난달 2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보직을 사퇴한 300여명의 간부들 역시 양대 노조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 KBS 구성원의 90%가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일차적으로 길환영 KBS 사장의 퇴진이다. 해바라기 사장이 청와대의 의중을 따르며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보도 참사 수습과정과 전 보도국장의 폭로 속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상황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사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KBS가 바뀔 수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지금의 KBS 지배구조로는 언제든지 제 2의 길환영, 또는 그 보다 더 권력에 충실한 사장이 내려올 수 있다. KBS 지배구조란 KBS 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영진의 구성에 관련한 구조를 말한다. KBS 이사회와 사장 선임 방식이 대표적이다. KBS 사장은 KBS 이사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리고 KBS 이사회는 정부 및 여당 추천 7명과 야당 추천 4명의 인사 11명으로 구성된다. 더 나아가 KBS 이사를 추천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정부 및 여당 추천 3명과 야당 추천 2명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정부 여당 측 인사가 우세한 가운데 연쇄 사슬처럼 이어진 지배구조가 KBS의 향방을 결정짓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KBS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공영방송 이사 구성을 국회에서 결정하거나 범국민 이사추천위원회를 만들어 이사를 선출하자는 제안도 있고, 이사 구성을 여야 동수로 균형을 맞추자는 의견도 있다. 사회 각계를 대표하는 다수의 인사들로 구성된 방송의회를 구성해 사장 선임권을 맡기자는 주장도 있다. 이사 구성 방식의 변경이 어렵다면 특별다수제를 도입해 사장 추천과 같은 주요한 결정에는 다수의 합의를 바탕으로 하자는 제안도 있다. 내용은 다소 다를지라도 정부 여당의 입김 속에서 해바라기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앉는 것을 방지하고, 이를 통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확보하자는 것이 공통된 핵심이다. 결국 국민의 힘으로…꼭 투표해야이처럼 개선 방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혜를 모은다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찾아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는 권한을 가진 정치권이며, 특히 칼자루를 쥔 여당이다. 자신들에게 얼마든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를 굳이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기에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해 놓고도 모른 체 하고 있으며, 여당은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자던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방송법 개정안을 누더기로 만들어 버렸다.결국, 다시 국민의 힘이다. 공영방송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해 국민이 나설 수 밖에 없다. 이미 힘을 가진 정치권력은 국민을 내세우면서도 사실은 별로 안중에 두지 않는다. 그렇지만 선거 국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국민이 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 표 한 표를 통해 정치권이 바뀌고 제도가 바뀌는 것이다. 오늘은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날이다. 투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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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04 23:02

감사하는 마음

여기 저기 강의실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은혜’ 노래들이 들린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 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의 마음은 어버이시다. 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 보답 하리 스승의 은혜. 어린 시절부터 해마다 불러왔고 선생님이 된 이후로 해마다 듣던 노래지만 올해는 학생들이 불러주는 노래의 가사 하나하나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 가져야요즈음 유아교육에서부터 대학교육까지 ‘인성교육’이 화두가 되고 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필수 요소인 창의성과 인성을 교육현장에서 강조하고 있고 특히 2013년에는 교육부의 ‘배려와 나눔으로 모두가 행복한 인성교육 강화 기본계획’에 따라서 인성이 중요한 요소로 발전되고 있다. 인성교육이 우리교육의 당면문제로 떠오르면서 유아교육기관에서부터 초·중·고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인성교육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많은 프로그램들 중에서 일상의 작은 일에서 감사함을 찾아 기록하는 ‘감사 노트 쓰기’가 눈에 띈다. 평소 많이 갖는 불평과 불만의 감정을 감사와 긍정의 감정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매일 감사한 일 몇 가지를 찾아 기록하는 활동이다. 감사한 일에 대해 누구나 처음엔 거창하고 대단한 것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몇 개 적지 못하지만 작은 일부터 적어보고 이를 자꾸 읽어 보면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서울 한 교도소에서 일상이 불만으로 가득 차 있던 장기 수형자가 감사노트에 감사한 일을 떠올리고 적어보면서 변화된 일상을 소개한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밤에 누웠는데 창 밖에 둥근 달이 떠 있었다. 작은 창인데 달이 딱 거기로 온 거다. 얼른 일어나서 ‘창문 한 귀퉁이로 달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고 쓰고 잤다”는 일화와 같이 감사하는 것은 대단하고 거창한 것만이 아닌 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감사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정신적 상처나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는다고 한다. 또한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사람들보다 강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같은 스트레스의 상황에서도 평균 10년 이상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감사의 힘은 자신의 행복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쉽게 전이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감사하는 마음처럼 긍정적인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은 그냥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닌 꾸준한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 일상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감사함을 찾아 기록해 보는 시간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것'5월은 감사의 달이다. 내 주변을 둘러보고 나에게 소중한 것들,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한 것들을 기록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고마움을 표현해 보는 시간도 가지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강조하는 인성교육의 실천은 학생들부터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것이다. 많은 것을 가졌어도 감사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진정한 행복이 없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다시금 떠올려보며 내가 가진 작은 것들에 대해서도 감사함을 갖고 행복함을 느끼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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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21 23:02

신뢰 한국을 위하여

나라 안팎이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온통 침통하다. 고만한 또래의 아들을 둔 나도 아침에 눈을 뜨면 밤사이 상황을 보기 위해 뉴스부터 살핀다.지난 세월 성장에만 집중하고 달려온 결과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적 성과를 이룩하였지만, 정신문화와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빈곤해졌다. 서해훼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씨랜드화재, 대구지하철참사, 경주마우나리조트 참사, 세월호 침몰, 서울지하철열차 추돌 등 이젠 육·해·공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대형 사고가 반복해서 터지고 있다. 원인을 따져보면 거의 모든 사고가 인재(人災)와 관재(官災)로 요약된다. 이제 국민은 누구도 안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사회는 고위험군 사회라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정부에 대한 불신, 권위에 대한 불신은 더욱 높아졌다. 서울지하철 추돌사고를 보더라도 승객들이 열차 내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에 따르지 않고 생명을 걸고라도 객차 문을 열고 모두 선로로 걸어 나왔다고 하지 않는가. 한편으로는 이 무슨 코미디인가 싶기도 하다가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씁쓸하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며 따라야 하는가?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한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신뢰’를 꼽았다.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신뢰는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어 사회적 효용을 높일 수 있으며 사회통합에 기여한다. 그런데 최근 OECD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한국은 응답자의 23%만 “정부를 믿는다”고 응답해 조사국가중 바닥권을 보였다. 가뜩이나 신뢰자본이 부족한 터에 이번 사건은 더 더욱 정부불신을 높였다.무엇을 믿으며 누구의 말을 따를 것인가? 경제성장의 속도전 속에서 빈부의 양극화는 심화되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약화되었으며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관료들은 퇴직 후에도 각종 산하기관에서 관피아로 행세하며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위해서”라고 외치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면 정파와 계파로 나뉘어 싸우느라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국민 또한 정부와 정치인들을 믿지 못한다. 도처에 불신이 팽배해있다. 이번 사건으로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기가 더 어려워 졌다고 한다.이 봄, 만물이 생동하는 신록의 계절이다. 마지막까지 기다리라는 선내방송을 믿으며 구조를 기다리다가 미처 꽃도 피우지 못하고 차가운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우리의 아이들이 바로 이 신록의 청춘이기에 더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마냥 슬퍼만 할 순 없다. 그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책임질 사람을 가려내어 책임지게 하고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정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뼈를 깍는 심정으로 도처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의 먹이사슬과 제도를 개혁하고 기본이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 신뢰할 수 있는 정부, 정말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길이며 살아있는 우리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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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14 23:02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정부와 언론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국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가 침몰했고, 한국 언론이 침몰했다. 어른들이 설 자리가 침몰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도 침몰했다. 무능과 무책임을 보여주는 정부세월호 참사 상황에서 보여준 정부의 대응은 ‘정부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회의가 들 정도로 무능한 모습이었다. 권력 쟁취와 유지를 위해서는 그야말로 치밀했던 정권이었다. 국정원을 비롯 국가기관을 총 동원했고, 언론까지 완벽하게 장악했다. ‘종북’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반대자들을 옥죄는 요술방망이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재난상황에서는 그야말로 무능 그 자체였다. 위기관리 매뉴얼도 없었고, 재난을 대처하는 지휘본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탑승자의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던 모습, 생존자 구조 골든타임을 최선의 노력이라는 수사적 어휘 속에서 보내버린 구조 상황과 시스템, 부적적한 고위 관료들의 행동들은 무능한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들이다. 바뀌지 않는 ‘구조자 174명’을 보면서 국민들은 한탄스러웠고 무능한 정부에 실망했다. 실망이 분노로 바뀐 것은 책임지지 않은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부터이다. 무능했던 정부는 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에서도 무능했다. 국가 최고 책임자는 관련자 엄벌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무능한 정부로부터 분리시켰다. 대신 실질적 권한 없는 총리를 내세워 책임론을 무마하고자 했다. 이러한 시도가 공감을 얻지 못하자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과거의 적폐를 거론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충격과 비통에 잠겨있는 국민정서와 달리 다시 한번 남의 탓으로 책임을 돌린 것이다. 때문에 실망과 분노가 겹쳐지면서 ‘대통령 하야’라는 주장까지 나왔고, 민심은 동요했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고 초기 언론보도에는 오보와 선정성이 난무했다. 재난보도에 대한 최소한의 원칙도 없었다. 받아쓰기 저널리즘과 속보 경쟁 속에서 확인되지 않은 얘기들이 기사화 되었고, 대형 오보들이 등장했다. 구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보상금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고, 클릭수를 올리기 위한 검색어 장사를 하기도 했다. 희생자와 가족들의 심정을 배려치 않은 흥미성 내용들이 전달되면서 언론으로서의 품격도 잃었다. 당연히 언론은 비판과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언론은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가 되었다.재난보도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서 초기 보도의 부작용은 그나마 잦아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론이 제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또 다른 비판과 불신의 길을 걷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 띄우기 식의 보도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대통령의 사과로 포장되고, 분노와 절규는 축소되거나 삭제된 채 유족과 민심을 어루만지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언론에 의해 만들어졌다. 책임 규명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부각되는 일련의 언론 보도들 역시 찜찜했다. 문제 있는 조직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도, 이를 관리 감독하는 정부의 책임추궁에 대해서는 인색했다. 정부의 무능과 책임을 엄중히 따져 물어야 할 상황에서 위기 의식을 느낀 정부의 국면전환용 도구로 역할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언론의 모습이다. 예의·책임 없는, 도구 기능하는 언론‘거친 파도에 흔들려도 침몰하지 않으리’. 최근 프랑스의 한 독립언론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제시한 제목이다. 침몰한 정부와 언론, 그리고 이들에 의해 보호되면서 침몰하지 않는 최고 책임자…. 핵심을 찌르기에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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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07 23:02

직업적 사명 의식

사회복지사에게 있어서 직업적 사명의식을 갖추는 것은 사회복지사 역할 수행에 있어서 기초적인 조건이다. 80년대 초에 사회복지를 공부한 필자가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당시의 강의내용은 사회복지사의 직업적 사명의식이다. 지금 필자도 여전히 예비 사회복지사들에게 휴먼서비스 제공자가 갖추어야할 직업적 사명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각 직업군에서 직업적 사명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사회 각계각층에서 발생되는 여러 현상들을 보면서 각 직업군에서 직업적 사명의식이 실종되어버린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월호 참사, 무책임한 어른들 때문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에서 안전을 지키는 직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할 직업군들에서 직업적 사명의식이 상실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참사에서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아이들을 지켜할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래 사회가 현재보다 더 안정되고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기성세대의 열망이다. 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직업의식을 어떤 모습으로 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사회의 청소년들은 황금만능주의를 쫓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최선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만 같다. 이는 2013년 9월 전국 청소년 531명을 대상으로 일·직업의식에 대한 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의원의 설문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조사결과에서 보면 청소년들은 일·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수’로 꼽고 있었다. ‘남들 보기에 좋더라도 보수가 낮은 직장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43.9%를 차지했으며, 42.4%가 ‘일이 힘들더라도 보수가 높을 경우 취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청소년들은 좋은 일자리=높은 보수로 인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들의 직업의식이 개인주의화 되어있고, 직업적 사명의식은 직업선택에 있어서 주요 요인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응답 결과를 탓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의식은 어른들의 모습을 투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주들은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수익창출에 더 몰입하고 있고, 고도의 기술과 높은 사명감이 요구되는 전문직들도 자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 보다는 소득창출에 더 몰입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좋은 일자리=높은 보수' 의식 버려야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서로 얽혀 있어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모두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 공동체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각 직업군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행태를 보면 공동체적 의식은 상실되어 버린 것만 같다. 기성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의식과 공동체 의식에 대한 성찰만이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사회를 물려줄 수 있는 토대이기에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직업적 사명의식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것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라는 것,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 어른들이 참회해야 할 부분 또한 바로 이것이며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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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30 23:02

유아와 스마트폰

요즘 식당이나 카페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엄마들 곁에서 스마트폰 영상에 집중하고 있는 유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그런 엄마들에게 휴식을 제공해주는 정말 고마운 존재이다. 유아들이 스마트폰 영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하기도 하고 간혹 스마트폰을 터치하며 조작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며 좋아하기도 한다. 3세 미만도 스마트폰 사용 척척칭얼대는 유아들을 달래기 위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동화나 그림그리기 앱 등 교육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유아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준다. 그러나 점점 유아들이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엄마들은 마음의 갈등을 하게 된다.스마트폰이 유아들에게 좋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들은 휴식시간과 여유를 위해 유혹에 넘어가거나 때로는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리화하며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3세 미만의 유아들에게도 스마트폰을 자주 보여주게 된다.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유아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부작용을 접해 봤을 것이다. 스마트기기에 빠지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뇌의 불균형적인 발달에 있다. 유아들은 비언어적인 기능(눈짓, 몸짓 등)을 담당하는 우뇌가 먼저 발달하고, 3세부터는 언어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좌뇌가 발달하게 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우뇌가 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좌뇌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우뇌가 발달할 여지를 줄여 버린다. 뇌가 완전히 발달이 되지 않은 시기에 좌뇌가 더 발달하게 되면 반복적이고 단순한 것에 쉽게 빠지는 성향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뇌의 불균형을 가져와 초기에는 주의가 산만하거나 물건에 집착하는 행동, 또래 보다 말이 늦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계속 진행될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발달장애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유아기는 오감을 자극하는 활동을 통해 인지발달과 정서발달이 이루어지고, 부모와 또래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정서발달, 언어발달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교육용 앱이라고 하더라도 오감을 자극하는 놀잇감에 비해서는 한계점을 갖는다.최근 어린이집 유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인형, 장난감, 스마트폰을 각각 책상 위에 놓아두고 아이들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해 가지고 놀게 하였는데, 원아 16명 중 10명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아들이 스마트폰을 한번 두 번 경험하게 되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고 이를 통제하기가 정말 힘들어지게 된다. 청소년기의 부모들이 자녀들의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면서도 유아들에게는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준다. 동화는 엄마가 직접 읽어주어야최근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인 구글 글래스와 같이 첨단 디지털 기술이 날로 발전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유아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자연스러운 모습일지 모른다. 그러나 유아기만큼은 디지털적 방법 보다 아날로그적 방법이 발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엄마의 휴식과 여유를 위해 스마트폰 어플 속 동화를 아이에게 틀어주기 보다 아이를 무릎위에 앉히고 함께 책장을 넘겨가며 엄마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을 많이 갖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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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23 23:02

이 봄, 자연으로부터 얻은 교훈

누군가 자연이 가장 큰 스승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모악산 근방으로 둥지를 옮긴 후에 더욱 자연과 가까이 할 기회가 많아졌다. 창밖으로 훤히 보이는 모악산 전경도 좋지만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과수원길을 지나 산으로 산책하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지난 주말 날씨가 좋아 모악산 정상까지 맘먹고 오르면서 보니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누가 가꾸거나 옮겨 심지도 않았을 터인데도 나무며 꽃들이 참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악산 자락의 봄 꽃 자연의 경이로움특히 산 곳곳에 피어 있는 진달래는 얼마나 자태가 호젓하며 아름다운지. 산 중턱 큰 나무들 사이의 진달래나무의 키는 내 키 보다 컸다. 평상시에 야트막하게 자란 진달래만 보아왔던 내겐 새로운 발견처럼 느껴졌다. 연분홍 빛깔로 얌전히 피어있는 진달래를 보며 잠시 발길을 멈추고 김소월 시인의 시를 읊다보니 꽃에 딱 어울리는 정말 아름다운 시라는 생각에 스스로 감탄한다. 중인동은 온통 하얀 배꽃이 한창이다. 대학시절 학교교정에도 배나무가 있었는데 배꽃이며 목련꽃이 아름답게 필 때쯤이면 여지없이 중간고사기간으로 학생들이 자연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학창시절에 왜 하필이면 중간고사는 이렇게 꽃 필 때 있는가 하며 투덜거렸던 기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교수가 된 지금도 한창 감성을 충전시켜야 할 때인데 온갖 시험준비로 자연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새삼 그 시절을 생각하며 활짝 핀 배나무의 꽃을 바라보다가 꽃잎 색이 드문드문 분홍빛으로 붉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배꽃이 하얀색인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여기저기 햐얀 꽃잎에 분홍색 뭔가가 묻어있었다. 알고 보니 아주머니 몇 분이 배꽃에다 분홍 꽃가루를 찍어 바르고 있었다. 원래는 벌이 수꽃으로부터 꽃가루를 가져와야 하는데 요즘은 벌이 없어 인공으로 이렇게 찍어서 수정을 한다는 것이다. 도회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신기해서 나도 붓을 빌려 분홍 꽃가루를 하얀 배꽃 위에 살짝 찍어보았다. 꽃도 이렇게 암수가 함께 있어야 열매가 맺힌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하면서 다시 어울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연도 이렇게 암수가 어울려야 하듯 사람의 삶도 남녀가 평등하고 조화롭게 어울릴 때 최고의 아름다움과 가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계모의 의붓딸 폭행사망사건, 일당 5억의 황제노역사건도 이러한 어울림의 철학 부족에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조화를 이루는 삶의 즐거움 배워야내가 낳은 자식이 아니라고 어린 아이를 때려서 죽게 하는 비정함도, 부도를 내고 내 회사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이 복구하기 힘든 피해를 입어도 나 몰라라 하고 해외에서 초호화 생활을 하다가 들어와 50일만 몸으로 때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중견기업 회장의 발상도, 서민들의 아픈 마음을 읽지 못한 판결도 모두가 더불어 사는 조화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데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만물이 생동하며 꽃 피우는 이 봄, 자연으로부터 함께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는 삶의 즐거움을 다시 배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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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16 23:02

신문의 날 단상

기억하고 관심 갖는 이가 많지는 않겠지만, 매년 4월 7일은 ‘신문의 날’이다. 신문의 날은 1896년에 창간한 독립신문 창간일을 기념해 제정됐다. 한국신문편집인협회가 1957년부터 이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기에, 올해는 58회째 맞는 신문의 날이다. 독립신문 창간일 기념해 제정사실, 국내에서 발행된 최초의 신문은 정부기관인 박문국에서 1883년에 창간한 한성순보이다. 이에 반해 독립신문은 갑신정변 이후 미국으로 건너 갔던 서재필이 귀국하면서 창간한 국내 최초 민간신문이라는 형식을 띠었다. 역사적으로 먼저 창간된 근대신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신문 창간일을 신문의 날로 제정한 것은 최초의 민간신문이라는 점과 애국 계몽운동을 표방했던 독립신문 창간정신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립신문은 고종의 허가 속에서 국고 5000환 가량을 ‘필립 제이슨’(서재필)에게 내주며 발행토록 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형식상은 민간신문이지만 발행 과정을 보면 순수 민간신문은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튼, 신문의 날을 제정하고 이를 기념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 신문의 창간을 기리자는 것은 아니다. 신문의 날을 기념하는 진정한 의미는 언론매체로서 신문의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되새기고 신문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자각하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지난 4일 개최된 신문의 날 행사 역시 신문의 역할과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자리였다. 기념식에서는 “신문의 기본적 기능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공동체에 공적 담론을 제공하는 것”,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고,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며,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견제와 감시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진정한 신문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됐다. 신문의 사명과 가치를 정확히 짚어내는 적절한 언급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들이 기념식장의 다짐이나 덕담으로서만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기엔 신문의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신문 매체는 위기에 처해 있다. 신문 위기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미디어 융합과 디지털 미디어 시대라는 매체 환경적 변화에서부터 찾아진다. 이른 아침 잉크 냄새 물씬 풍기는 신문을 접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던 독자들이 스마트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수집하는 미디어 수용자들로 변화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더불어, 중앙에 치우친 사회문화적 풍토, 보수 언론과 보수 정치세력의 공고한 결합, 신문시장의 과점 구조, 지역 신문의 난립 등 사회구조적 문제와 신문시장의 구조 문제가 중층적으로 얽히면서 한국 신문의 위기를 가중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구조적 문제만이 신문의 위기를 초래한 것은 아니다. 권력과 자본의 횡포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눈치를 보는 신문들, 건전한 공론장이 아니라 정파적 견해에 치우친 신문들, 정확하고 진실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모기업의 방패막이로 그 역할을 왜곡하는 신문들과 같이 일그러진 일부 신문의 모습들 역시 신문의 위기를 초래하는 한 원인으로 자리한다.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신문들을 누가 어여삐 읽어 주겠는가. 신문계 역시 이러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시대가 빨라질 때 신문은 깊어집니다'올해 신문의 날을 대표하는 문구는 ‘시대가 빨라질 때, 신문은 깊어집니다’라는 표어이다. 신문의 위상과 생존 방향을 생각해 볼 때 예리하고도 적절한 표현이다.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사회에서 신문 매체 역시 그 스마트함을 얼마나 결합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저널리즘의 대표 주자로서 신문의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내용의 깊이에서 찾아져야 한다. 진실한 정론이 있다면 독자들은 결코 신문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공자님 가라사대와 같은 말들이지만, 신문의 날을 맞이하고 신문 주간을 보내면서 새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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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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