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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04년과 2006년 논의되다 중단되었던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과 정부도 여기에 동조하며 개편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민주당의 유용균 의원과 한나라당의 허태열 의원 및 각계 전문가들의 행정개편과 관련한 안들이 다시 되새김질되며 마치 곧바로 행정구역개편이 이루어질 것처럼 요란스럽다. 혹자는 2010년 지방선거 이전에 개편을 완료하고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물론 큰 틀에서 행정구역 개편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시기 문제를 비롯하여 각기 상이한 주장들로 혼란스럽다. 행정구역 개편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행정효율성 제고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행정구역개편 논의에 있어 유념해야 할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행정구역 개편 논의의 중심이 정치권과 국회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되어야 한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따라 논의를 심하게 변질시킬 확률이 많고 개편의 핵심이 지역민들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주민참여와 충분한 의견 수렴, 전문가들과 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사개진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제기를 수렴하여 틀을 형성하고 정치권과 국회는 최종단계에서의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행정구역 개편은 단순히 행정구역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길게는 천년을 이어왔고 짧게는 100여년이 지난 역사와 전통과 관계되는 문제이고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해와 직결된 문제를 국민들의 편에 서서 꼼꼼히 따지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둘째, 행정구역 개편은 분권과 자치라고 하는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대의에 충실히 복무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핵심적인 안은 도(道)를 폐지하고 50-60만 도시 60여개를 중심으로 재편하여 계층을 단순화하자는 것인데 이것은 지방을 해체하고 중앙집권을 강화할 확률이 지극히 농후하며 이를 보완하겠다는 광역지방행정청은 도리어 중앙정부를 공룡화하고 이를 통해 얻고자하는 효율성도 무효화시킬 것이다.셋째, 수도권과 지역, 영남과 호남 등 지역 간의 불균등한 발전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병폐였는데 이것의 해결이 없이 은폐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현재에도 이명박정부들어 서울과 수도권 규제 완화로 수도권 과밀이 심화 확대되고 있는 판에 불균등 발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개편방식은 주변 지역을 통합할 때 사회적 합의가 어렵고 그러다 보면 가장 손쉬운 기준인 인구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 뻔하며 이것은 빨대 효과에 의해 낙후광역단체들은 공중분해되고 주변 지역에 흡수될 확률이 높다. 또한 농업, 농촌, 농민 문제 등이 본질적인 해결로 가기보다 흡수해체를 통해 형식적인 도시외곽이나 미개발지역으로 전락되며 식량문제를 비롯한 1차 산업의 완벽한 몰락을 초래할 것이다.넷째, 지금까지 분권과 자치 확대는 광역자치단체인 도를 중심으로 해서 확대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고 분권과 자치의 역사가 짧고 강력한 중앙집권으로 신음한 우리사회의 역사성을 볼 때 이것은 타당한 것이었다. 아직도 중앙이 권력의 모든 것을 집중해 가지고 있으며 자치와 분권이 일천한 조건에서 이후 진행되어야할 교육, 경찰과 사법자치 그리고 재정분권 등은 도를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을 중소도시로 다극화한다면 경쟁력의 제고가 아니라 대부분의 힘은 여전히 중앙권력이 갖고 미미한 수준에서의 자치만이 가능하거나 허용될 것이 자명하다. 예로 경찰 자치만 하더라도 중앙경찰과 지방경찰의 분리 및 수사권의 독립 등이 아닌 방범 및 교통 등 소소한 업무만이 지방에 이양될 확률이 높다. 또한 세계적인 추세도 프랑스와 일본의 예에서 보듯이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는 광역자치단체(나라에 따라 주나 현) 중심으로 세계화에 대항하며 중앙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을 추구하는 추세이다. 그러므로 도리어 대전과 충남, 부산과 경남, 광주와 전남 등 광역자치단체와 결합된 광역시를 폐지하여 통합하고 인적 물적 자원의 재배분이 훨씬 용이한 문제이며 이는 이미 현장에서 힘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다.이상과 같이 행정구역 개편은 단순히 행정 효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며 권력과 권한의 재배치와 역할 분담 등 미래 사회의 비젼과 직결된 문제이다. 그러므로 많은 이들이 낡은 헌법을 민주화된 시대변화에 맞게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발맞추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차분히 총의를 모아나가며 통일 이후까지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지금은 거름을 주며 알맹이를 영글게 만들 때이지 뚝딱 열매를 딸 때가 아니다./김영기(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헤아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에 허덕이면서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어느 40대 중반 주부가 20대 초반 결혼 이후 옥상에 혼자 올라 수 천 번은 불렀다는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이다. 내 보기에는 남편에게도 존중 받고 시부모님께도 인정받으며 어려움 없이 사는 주부인 것 같은데 나름 어려운 시기도 겪었나 보다. 편안했던 오랜 싱글 생활을 청산하고 결혼과 함께 잃어버린 자유의 억울함에 씩씩대고 있던 나를 위로해주며 들려준 노래이다. 자기도 결혼 전에는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으며 귀하게 자랐지만 결혼 후엔 여자의 일생을 살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것이 곧 여자의 운명이요 숙명이기 때문에...그러나 나는 반기를 들어 외치고 싶다. 참을 수 없도록 가슴이 아픈데 말 못하고 있다간 병이나 얻게 되어 결국 나는 나대로 처량해지고 병간호에 병원비에 여러 사람 고생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은 결혼 2년 차 신세대 주부인 나도 여자의 일생에 흔들릴 때가 있다. 시댁의 대소사는 당연히 챙기면서 친정의 대소사를 챙길 때는 왠지 미안한 그리고 고마운 감정이 교차되는 나. 그런데 문득 깨닫게 되었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시댁은 우선이며 친정은 뒷전이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는 사실을아니 한 분이 있긴 하다. 사위가 드리는 용돈이며 선물을 무척 어려워 하시는 우리 엄마...그럴 때마다 친정엄마께 화를 내기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세뇌되지 않았다 싶다, 출가외인이 시댁 외의 곳에 신경 쓰는 것은 미안한 거라고. 아마도 우리 엄마는 외할머니께, 외할머니는 그 전 외할머니께 배우셨겠지? 그렇다면 이건 외가 쪽 할머니들 탓이다. 그런데 1920년 여류화가 나혜석씨를 보면 조상 탓만을 하기엔 좀 미안하다. 그 당시 그 분은 변호사 김우영씨의 청혼에 시어머니와 같이 살지 않겠다는 단서를 붙여 결혼했다니 말이다. 대단하신 분이다. 21세기인 요즘에도 힘든 사고와 실천을 하셨기 때문이다. 비록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며느리들은 많다 해도 막상 결혼조건으로 주장할 만큼 용감한(?) 이는 아직도 많지 않다. 그러고 보면 엉터리 제도에 갇혀 불행해하는 사람들은 그 제도를 탓할게 아니라 뛰쳐 나오지 못하는 자신의 어리석음과 비겁함을 탓해야겠다.결혼 후 다른 기혼 여성들과 이룬 공감대 중의 하나가 결혼에 대한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남녀가 동등하게 결혼하는 것이 아니고 여자가 일방적으로 시집을 가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이란 여자에게 불리한 제도이며 남자는 무조건 남는 장사이다 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남편은 친정 챙기는 것에 대해 전혀 불편해 하지 않았으며 시어머님과 장모님을 구분하려 들지도 않았다. 오히려 양쪽을 차별 하며 수위 조절을 했던 것은 나 자신이었다. 물론 시댁 위주로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남편은 결혼을 원한 것이며 시집을 온 것은 고루한 나 자신의 결정일지 모르겠다.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친정식구를 시댁식구들과 동등하게 대접해야 하겠다. 처음 몇 번은 가슴이 두근거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례가 여러 번 쌓이면 관습이 되고 그렇게 되면 친정 엄마도 사위로부터의 융숭한 대접을 더 이상 어려워하지 않으시겠지? 머지 않은 그날을 위하여 새언니도 올케도 화이팅!!/김은미(전북대 교수)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 들어서면 쾌적한 공기와 풍부한 다뉴브 강물이 고풍스럽고 깔끔한 거리와 함께 어우러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를 먼저 몸의 감촉으로 느끼게 해준다. 비엔나 시가지 한복판에 들어서면 쉽게 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탑 모양의 건축물이 있다. 비엔나의 쓰레기 소각장이다. 1987년 화재로 다시 지어진 이 건축물은 소각장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답고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다. 비엔나의 한 복판에 소각장을 짓는 무모함에 놀랄 수도 있지만, 기피의 대상을 창의적인 건축물로 승화시킨 발상이 경이롭게 느껴진다.소각장이 많은 관광객들이 둘러보는 화려한 건축물임에 반해 비엔나를 관통하는 도나우강의 인공섬인 도나우인젤(Donauinsel)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도나우강은 총 4개의 지류로 비엔나를 통과하게 되는데 여름 호우 때마다 강물이 시가지로 범람하는 상습 침수지역이었으나, 운하를 건설한 후 홍수 피해 없이 운하와 연계한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비엔나는 도나우강을 직강화하고, 발생한 하천의 준설토를 활용하여 인공섬을 건설했다. 이 섬은 42km의 긴 띠처럼 늘어져 운동과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 비엔나 운하를 조성할 당시에는 환경파괴적인 토목공사로 인한 홍수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으나 이를 말끔히 불식시키고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탄생하였다. 근래에 한반도 대운하로 인해 벤치마킹 차원에서 다녀간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그런데, 도나우강을 유심히 바라보면 도나우인젤로 나뉘어진 좌우의 강물의 색깔이 크게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인공섬이 단순히 홍수 방재용이 아닌 강둑여과와 같은 인공적 수질정화 기능을 가진 이유이다. 현명하게도 수문조절 설비를 갖추어 많은 비가 내릴 때에는 좌우 수위의 차이를 없애 빠르게 유출시키는 한편, 정화가 요구되는 시기에는 수위차를 형성시켜 정화를 유도하는 방재와 정화기능을 동시에 갖춘 시설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 도나우인젤 위에는 아름다운 잔디광장으로 포장이 되어 있고, 매년 6월 말에는 비엔나 최고의 여름축제인 도나우인젤 페스트가 펼쳐진다.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될 때에는 다양한 평가지표가 있겠지만 앞에서 소개한 '도시개발의 도전과 수질정화의 지혜'만으로도 비엔나를 디자인한 사람들의 지혜가 흠뻑 느껴져 살기 좋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혹자는 도시계획이 지나치게 인공적이라는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지난 9월 5일(금)에는 전북도청에서 새만금공청회가 열렸었다. 반복된 해외출장의 피로를 억누르고, 1년 동안 새만금의 장에서 멀어져 있었던 필자도 오랜만에 방청객의 일원이 되어 공청회에 참석하였다. 토지이용구상에 대한 다양한 계획과 의견이 제기되었고 공청회장은 어느 때보다 참석자가 많아 화려하였다. 공청회장은 토지이용과 개발에 대한 욕구 그리고 친환경과 수질보전에 대한 거듭 강조된 연설이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비엔나의 도나우젤과 같은 고민의 흔적과 지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비엔나보다 훨씬 늦게 출발하는 새만금 간척사업, 대한민국의 선진화된 기술에 어울리는 차원 높은 수질보전 구상을 기대하는 것이 과연 무리인가?/곽동희(서남대 교수)
올림픽이 세계인의 뜨거운 파티로 막을 내렸다. 폐막식에서 각국 선수들은 타오르는 성화 아래 자국의 국기를 흔들면서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에서 진정한 올림픽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이 출전한 종목에서 온 힘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환호를, 그리고 아쉽게 놓친 선수와 참여한 모든 분들께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이번 올림픽 대회 경기 중 가장 감동적인 모습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자 100?? 허들 결승전과 400?? 여자 육상릴레이 경기에 관심이 갔다. 그건 일상적인 통념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기록이나 선수의 기량으로 봐서는 객관적인 우승후보자가 정해져있지만 100?? 허들 경기에서 1등을 예상하고 달리던 선수가 맨 끝 장애물을 살짝 건드려 멈칫하는 순간 메달은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400?? 여자 육상경기도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기록의 보유자인 자메이카 선수들이지만 바턴 터치과정에서 그만 실수하여 우승을 놓치는 장면을 보였다. 당사자들은 참으로 비통하고 억울한 일이었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우승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 선수가 탈락하고 예상하지 못한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장면은 이 경기 외에 여러 경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지금 앞선 사람이라 해도 우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개인 기록이 좋아도 팀워크가 부족하면 다른 팀에게 지는 것을 보았다.이 선수들도 오늘의 이 한순간을 위해 수많은 노력과 연습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의 몸 상태와 날씨, 운동장 사정, 그리고 관중의 태도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더 묘미가 있는 것이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궤도를 벗어난 변형적인 삶의 연속이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누구나 그 기회를 기다리고 또 그런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하여 새롭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수학공식처럼 대입해서 풀 수 없는 고차원의 세계가 우리 생활이며 사회다.예견된 결과대로 된다면 얼마나 재미없고 비인간적인가? 그러면 쉽게 중도에 포기하고 실망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며, 극소수에만 희망을 주는 불합리한 사회가 될 것이다 물론 우수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높다. 기록이 좋은 사람이 올림픽에서 우승하듯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불과하다. 삶이란 예측만으로는 생각하기엔 너무 가변적이다. 비록 지금은 도저히 일어설 가망성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시기를 잘 극복하여 성공한 사람도 많고, 지금 이 순간은 화려하여 주위의 부러움을 받지만, 개인의 독선과 아집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존재는 잊히기 마련이다.예전에 유행된 노래 중에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해. 사람아 사람아 우린 모두 타향인 걸. 외로운 가슴끼리 사슴처럼 기대고 살자' 라는 가사가 생각난다.그렇다! 아직 우리의 인생은 미완성품이다. 메달의 색깔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는 상황과 또 기회가 언제든지 올 수도 있는 시대의 급변하는 흐름 속에 살고 있다. 비록 지금은 우승 후보도 아니고 뭇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면 언제든지 기회가 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꿈은 이뤄지기 전에 자라기 때문에 늘 미래를 향한 도전을 통하여 벅찬 환희의 순간을 생각하고 희망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바로 그 사람이 내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꿈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정성록(남원 서진여고 교사)
드디어 진정한 교육 자치가 시작되었다. 이번 교육감은 짧은 임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북교육의 수장으로서 전북교육의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것에서부터 피폐한 전북교육의 위상을 세워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 특히 현재 서울시 교육청의 부자들을 위한 중학교설립에서 보듯이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계에 불어 닥치고 있는 중학교 입시부활과 경쟁강화, 교육의 서열화 정책과 다른 전북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초등학교까지 불어 닥치고 있는 입시교육과 사교육 강화정책에 맞서 부와 권력이 없는 다수 시민들의 자녀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우선 학교 밖이 아니라 학교 내의 교사들에 대한 집중지원과 투자를 통해 사교육 시장의 범람을 최대한 막고 학교교육강화 및 저소득층 자녀와 농촌지역학생들에게도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균등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지금까지 애매한 위상으로 진행되었던 교육자치와 교육감 간선제는 학교현장에 많은 폐단을 일으키고 학교운영위원회를 왜곡시켜왔다. 이제 진정한 의미의 민선 1기 교육감 시대를 맞아 왜곡된 학교운영위를 바로세우고 어떠한 난관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몇가지 바람이 있다.첫째, 능력 위주의 공평한 인사를 통해 교육계의 뿌리 깊은 파벌과 학연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지난 시기 간선제 과정에서 드러난 특정 교대출신들을 중심으로 한 교육계의 분열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교육주체 일부에 의한 선거가 아닌 전북도민 전체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은 이러한 파벌을 종식시키고 평교사들을 포함하여 도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인사를 통해 교육계에 일대 변화를 주어야 한다.둘째, 일제 때부터 이어져온 교장임용제도는 뜻있는 교사들과 실력있는 교사들과 아이들과 호흡하는 교사들을 교육현장에서 소외시키며 오직 상급자인 교장을 비롯한 교육 간부들에게 절대 충성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승진하며 학교현장을 왜곡시켜왔다. 전면적인 교장 선출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조건에서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으로 교장 공모제와 개방형 자율학교 교장 선출 등을 통해서 연공서열과 수행비서격의 분들이 아니라 열정과 헌신성, 참 스승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소신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셋째, 행정자치와 상생과 협력을 통해 전북교육의 특성을 살리되 행정자치가 가지기 쉬운 단기적인 표를 의식한 경쟁도입 정책에 대해서는 끈기를 가지고 설득하며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순창 인재숙 문제에서 보여준 도교육청의 입장은 지극히 옳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모적인 분란을 막기 위해서는 상층 단위의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넷째, 농촌 지역 학교들의 유지에 있어 수세적인 유지가 아니라 적극적인 유인책을 마련하고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정책을 통해 뜻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가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폐교 위기에 있는 농촌학교를 중심으로 능력있는 외부와 내부 인사들을 교장으로 공모하여 소신있게 뜻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찾아가는 농촌학교로서 다양한 성공사례들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점점 교육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도시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위해 과감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한다.이번 교육감 선거의 결과는 뜻 있는 교육주체들의 소외감이 반영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감은 인사정책부터 확실한 변화를 주어 학교현장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사들을 중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힘 있게 교육철학을 구현함으로써 도민들로부터도 적극 지지를 받기 바란다./김영기(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한석규, 차승원이 주연한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모처럼 재미있게 봤다. 감정이입이 너무나 투철해서 평소 슬프고 무서운 스토리를 기피하는 나로서 해피엔딩이었던 이번 영화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이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나 싶다. 이유야 어찌됐든 죄를 진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지 않고 잘 먹고 잘산다는 것에 대해 법치국가 국민으로서 과연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인지...일지매, 홍길동 등이 의적이란 이름으로 지나치게 과대평가 된 탓일까 아님 공평하지 못하게 보여지는 이 시대에 화가 나있는 것일까...형사역을 맡은 한석규 대사 중에 모든 사람들은 하루에 적어도 30번은 CCTV에 노출된다는 내용이 있다. 엘리베이터 안. 지하주차장 등에 알게 모르게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들...별로 유쾌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화를 낼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추리소설작가나 상상해 낼 수 있을듯한 온갖 범죄들로 흉흉한 이때에, 내 가족과 내가 희생 될 수 있는 현실에서 그러한 장비들은 톡톡히 제 몫을 해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형사 한석규는 기차역 CCTV를 통해 범인 차승원의 단서를 찾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납치라도 되었을 때 사람들이 CCTV를 통하여 나를 구해준다면...이 얼마나 고마운 도구인가. 그렇다면 CCTV도 이젠 필요악으로 보편화 되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CCTV가 본래의 목적 외에 사용되는 일이 없으리라는 믿음만 확고하다면 이 장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줄어들 듯싶다. 그리고 이는 사람들이 인권을 올바로 인식한다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인권이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이다. 누구는 10개를 가지고 누구는 한 개도 못 가진 것이 아니라,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인간으로서 한 개의 고유한 인권을 가진다. 인간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 사람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또 그 사람은 자신의 인권을 존중 받을 권리를 가진다. 이 진리만 모든 사람이 알고 실천한다면 CCTV 아니라 그 어떤 도구도 악용될 여지는 없을 것이다.요즘 가끔 갑갑함을 느낀다. 내가 생활하는 공간의 여러 곳에서 내 목을 죄어 오는 듯한 느낌. 의사결정권자들이 자신들의 신념하에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구성원들은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일까? 무슨 근거로 그런 일들을 벌이는 것일까? 대표자들의 판단은 항상 절대적으로 옳은가? 그것이 가능할까? 설령 가능하다 해도 구성원들의 의사는 무시되어도 되는 것일까? 절대 옳지 못한 일이다. 대표자도 구성원도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즉 대표자도 구성원도 각각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모든 인간은 동일한 인권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권자는 단지 그러한 기본적 권리를 잘 지켜달라고 힘을 모아준 존재에 불과하다. 물론 전체 의견을 모두 고려하는 의사결정과정은 복잡해 질것이다. 각각 다른 의견과 이해관계들이 부딪쳐 싸워야 할테니깐 시간적 경제적 비용손실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인간세상인걸 어찌하랴..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인간세상에 어울려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 것을..다만 안타까운 것은 모두 제 위치에서 당연히 고려해야 할 것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김은미(전북대 교수)
프랑스 아폴리네르의 시로 유명한 미라보 다리는 파리의 관광명소로 밤의 조명이 아름다운 다리이다. 파리의 서쪽 세느강을 가로지르는 이 미라보 다리는 다리만을 관광하는 여행상품이 있을 정도이다. 수년전에 이 미라보 다리를 건넌 적이 있었다. 처음 이 다리를 보았을 때 솔직히 적지 않은 실망감에 빠졌었다. 여러 동화와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곳, 작가 황석영씨가 머물렀던 장소이며 여러 프랑스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속에 미라보 다리에 대한 느낌과 감상을 담아낸 곳이어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 당시 미라보 다리에서 일말의 감동이라도 느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내게 있었던 터라,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유람선을 타고 저녁노을에 물든 미라보 다리를 또 다시 돌아보았었다.시간이 흐른 지금 내게 남아있는 미라보의 추억은 사실 별로 없다. 그때 왜 그렇게 집착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해서 조금은 스스로 민망해 지기도 한다. 물론 미라보 다리가 그 정도로 형편없었던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파리의 일부를 대변할 그윽한 정취를 가진 다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파리를 관광하면서 왜 유독 그 다리에 대한 감상에 집착하였는지 생각해보면 미라보 다리에는 내 마음을 잡아당기는 얘깃거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얼마전 우리 주변에도 얘깃거리가 있었다. 소곤거리듯 정겨운 소리가 아닌 고함과 소동이 함께한 새만금 간척사업의 찬반논쟁이었다. 미라보 다리의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그 논쟁으로 지역 주민들간의 분열과 상처를 넘어 새만금 사업이 결국 다시 추진되게 되고, 이제는 대다수의 주민들이 그 뜨거운 이야기에서부터 멀어져 있는 느낌이다. 요즈음은 이런 논쟁 없는 조용함에서 평온을 느끼고, 나아가서는 그때의 논쟁을 스스로 잊고자 애쓰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당시의 반대론자들은 이제 머쓱함을 느끼고 있고, 찬성론자들은 승리의 전리품을 나라에 바치고 저마다의 일로 바쁘다. 이러한 가운데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을 바라보면 무언가 가슴에 허전함이 느껴진다.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달구었던 그 때의 찬반논쟁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싶다. 새만금 논쟁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가? 긴 논쟁에서 온 시간과 국가예산의 손실인가? 단순히 생각해보면 유형(有形)적 손실이겠지만 사실 크다면 큰 무형(無形)적 산물도 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대형 국토개발에 대한 저항과 선결과제에 대한 이해의 계기를 주었고, 지역 개발과 환경보전의 대립을 극복하는 모델로서도 중요한 의의가 있으며, 환경문제로 인한 지역주민간의 갈등해소의 사례로도 그러하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그 갈등과 논쟁속에서 우리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그리고 해외에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결국 유형자산은 손실이었지만 무형자산은 일종의 득이었다. 그러나 고요한 시간의 흐름속에 그 무형의 산물이 소리 없이 종적을 감추고 있다. 대내외적 관심의 소멸과 함께 대립극복의 역사와 지혜가 소실되어 가고 있다.더 늦기 전에 새만금 사업에 이러한 무형의 혼이 깊이 배어져 간척사업의 역사와 이야기로 승화되어져야 한다. 꼭 화려하거나 자랑스럽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파리에서 필자의 발을 그렇게 오래 묶어놨던 미라보 다리의 이야기들처럼 새만금도 무거운 이야기든 가벼운 이야기든 살아있는 이야기와 함께 해야 한다. 새만금에는 갈등과 극복의 정신이 깃들어져 있어야 하며, 지역개발의 욕구를 억누를 수 없는 현실에서 환경을 희생하면서 얻은 개발사업의 고민과 아픔이 승화된 결과물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살아있는 이야기가 없는 새만금으로는 바닷가에 화려하게 장식된 두바이의 팜 아일랜드와 같은 조형지를 결코 필적할 수 없다. 바야흐로 새만금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이다. 이 작업은 투쟁과 갈등, 타협과 용서의 긴 터널을 걸어오면서 새만금에 대한 남다른 연민과 감상이 아직 가슴에 남아 있는 사람들, 바로 지역 주민들의 또 다른 몫이 아닌가 싶다./곽동희(서남대 교수)
NIE(Newspaper In Education)는 가장 기본적이며 안전한 내용의 교과서(text)와 약간의 독성이 들어 있는 신문(Newspaper)이 결합하여 새로운 영역을 추구하는 신문활용교육을 말한다. 즉, 신문을 활용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접근하여 해결하는 과정이라 하겠다.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신속하게 알려 주는 것이 신문이다. 이러한 역동적인 현실을 반영해 주는 정보 전달자인 신문을 학습의 장( )으로 끌어들여 현실감 있는 학습활동이 이루어짐으로써 효과적인 학습 매체로 재창조하여 새로운 지식정보 습득뿐 아니라 창의적.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가 있어 NIE가 필요한 것이다.교과서는 만들어지고 검증과정을 거쳐 학교에 배포되기까지는 약 5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교과서만으로는 세계와 지역의 정보를 이용하기엔 한계가 생긴다. 신문의 속보성. 시사성. 심층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에 신문은 살아있는 교과서라 불리는 것이다.그런데 영상매체의 흐름 속에 성장한 청소년들은 신문을 잘 읽지 않고 어른들과 자신들의 세대를 구분하는 요소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신문은 그와는 무관하게 항시 사회 변화 발전의 중심에서 그 지위와 역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 신문은 독자층의 다양한 욕구에 의해 전문화되고 편집을 차별화하여 영상매체의 장점을 신문에 잘 활용하여 독자가 손쉽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변모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NIE도 여기에 부응하여 바로 학습에 적용할 수 있는 체제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NIE는 1936년 미국 뉴욕타임스가 신문을 교실에 배포(Newspaper In The Classroom)하면서 NIC로 시작되었는데 1976년부터 NIE로 바뀌면서 지금은 1000여 개 신문사를 중심으로 10만 개 학교에서 40% 학생들이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세계 50여 국가에서 NIE가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NIE는 보편타당한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의 성적은 같은 환경에서 신문활용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보다 10 ~ 28%까지 학력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신문활용교육이 성적향상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신문이 주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우리도 관심을 둬 볼만하다. 지난해 일본의 초. 중학생 43만 명이 치른 학력시험에서도 신문과 책을 열심히 읽고 아침밥을 매일 먹은 학생이 공부를 잘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다행히 전북일보는 매주 NIE 면을 제작하고 있어 이 지역 신문활용교육의 확대 보급에 앞장서고 있어 앞으로 그 기대가 크며 분명히 좋은 성과도 보일 것이다.신문을 활용한다는 것은 좁은 의미로 독해력을 도와주는 것만 아니라, 학문을 사회적 문맥 속에 자리매김하여 재창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신문은 우리 생활의 꼭 필요한 산지식을 키우는 방법으로 영역별 교육과정에 연결할 수 있다.NIE는 신문에서 정보를 찾아 이해하고 평가하여 창조하는 과정이므로 읽기. 쓰기. 향상은 물론 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어 인성 측면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도 발표되었다.그러나 NIE는 문제도 있다. 학교교육과정이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며 조직적으로 짜여져 있어 변화무쌍한 사회의 흐름을 탄탄한 교육과정에 재구성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신문의 보도, 논평. 오락. 광고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 이를 교과에 연결시켜 비판적 사고와 능동적 정보생산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할 때 NIE는 학교 현장에서는 물론 평생교육차원에서도 창의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은 교육방법이 될 것이다./정성록(남원 서진여고 교사)
전주시의 상수도유수율제고 사업에 대한 대시민공개사과와 엄정한 사업집행, 검찰의 신속한 수사와 결과발표를 촉구한다.상수도 유수율 제고 사업과 관련한 전주지방법원의 1심 판결이 났다. 오랫동안 전라북도와 전주시의 발목을 잡고 분란을 제공했던 사업에 대한 법원의 판결로 상수도 유수율 제고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현대에 의해 제기한 사건에 대해 법원의 판결은"전주시 상수도유수율 제고를 위한 블록시스템 구축사업에 관한 적격자결정무효확인 청구사건에서 조달청에 통보한 기본설계 적격여부와 평가점수 결정통보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판결은 전주시의 상수도유수율 사업진행이 공공성과 투명성,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국가계약법령의 취지를 몰각한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 입장발표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고 재판부 인용부분에 대한 제반규정을 검토하여 절차를 진행하며 이건과 관련하여 유보된 징계의결도 전북도의 의견을 존중하여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러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하여 전주시민에 대한 대 시민에 대한 사과가 없다. 아직도 억울함이 배여 있는 보도자료이다. 뼈아픈 자기반성이 없다.이제 전주시는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을 벌일 필요가 없다. 또한 여타의 법적 대응도 중단해야 한다. 전북도도 이미 감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통보했으므로 여타의 내용에 있어서는 전주시와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 전주시의 절차와 과정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행정의 달인들이 모인 전주시에서 어떻게 너무나도 명백하게 문제가 될 사안을 절차상의 하자까지 내며 결정을 번복하고 사업을 집행하려 했느냐는 것이다. 세간에 이와 관련하여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행정을 위한 전주시의 노력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중요 사안이다. 특히 전주시 발주 사업으로는 천문학적인 1350억여원의 대형공사는 깨끗하고 투명하며 공정한 절차를 진행해도 말이 많을 수 있는 사업이었다. 하물며 절차상의 하자까지 판명 난 마당에 이와 관련한 세간의 의구심을 확실하게 털어내는 것은 앞으로 진행될 사업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전제가 될 것이다.전주시는 이제 새롭게 투명한 과정과 공정한 절차를 통해 심기일전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법원의 판결을 곡해해서 평가위원회를 다시 열고 이의제기를 듣고 결정하면 문제없다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이미 현대와 포스코의 입찰서가 공개되고 평가위원들의 인적사항이 파악된 이상 원점에서 평가위 재구성 등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공익사업이 지체되더라도 충분한 시민적 공감대와 청렴계약 옴브즈만들의 의견 청취 공청회 등을 통해 이 사태에 대한 바른길을 신중하게 모색해 가야 한다. 청렴계약 시민옴브즈만의 검토없이 진행되어 무리를 일으킨 전주시의 이번 사업으로 청렴계약옴브즈만제도의 중요성이 더욱 각인되었다. 전주시와 시의회는 사무국이 없어 무기력화된 옴브즈만 제도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제반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 자칫하면 앞으로 두고두고 전주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수도유수율제고 사업에 대한 전주시의 현명한 대응을 강력히 촉구한다.검찰은 이미 이 사건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미 전주시 행정행위에 대한 법원의 무효 판결이 내려진 현 시점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와 결과 발표로 이 사건과 관련된 세간의 의혹에 대한 진실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검찰의 엄정 수사는 앞으로 새롭게 진행될 전주시 사업에 대한 공정성의 기본전제가 될 것이다. 한 점 의혹 없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진행과 결과발표만이 전주시의 사업 추진을 자유롭게 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김영기(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느지막이 초보 주부에 입문하면서 어려운것 중 하나가 반찬 만들기이다. 아담 스미스가 예견한대로 분업화가 도입되면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맞벌이 가정들이 늘어나면서 밥상 분업화에 의해 전문반찬가게 들이 생겨났다. 분업의 장점을 익히 알고 있는 나로서 반찬가계를 적극 애용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신분은 새신랑이면서 결혼 십 오륙년차 친구들과 동일한 대우를 기대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 남편으로 인해 저자의 반가사(반찬가게사랑) 행위는 길게 유지될 수 없었다. 제대로는 못 만들더라도 성의는 보여야 한다나 어쩐다나시간낭비, 돈낭비는 차치하고라도 내 성의 자랑하자고 밥상에 앉은 여러 사람들 고문 시킨다는 것이 할 짓은 아닌 듯싶으나 어찌하랴 결혼 얼마 만에 파경 어쩌고 하는 주인공은 될 수 없고그래서 된장국, 미역국 등을 주기적으로 전전하다 최근에는 요리책 몇 권을 준비했다.아침 메뉴를 고민하며 요리책을 뒤적이던 중 문득 준비 없이 4학년을 맞이하여 쫓기듯 대충 취업하는 우리학생들하고 내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책을 뒤적이다 보면 하고 싶고 먹고 싶은 메뉴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그에 맞는 재료는 집에 없고 지금 당장 반찬은 필요하고...결국 허겁지겁 집에 있는 재료 중심으로 대충 만들게 된다. 몇 일전 엄마가 옥상에서 농사지으신 피망을 몽땅 주셨다. 사람들과 나누자니 좀 귀찮고, 책을 뒤적여 보니 전갱이 피망 볶음이 있다. 전갱이가 뭔지도 모르는 나에게 그 생선이 있을 리는 만무하고 흰살 생선도 괜찮다는 설명에 얼마전 구입한 고등어가 생각난다. 구이용으로 손질되어 하얀살이 넓게 펼쳐져 있던게 떠올라 전갱이 대용이 되려니 하고 열심히 요리해 막 먹으려니 허거걱....고등어 특유의 비릿함에 피망볶음소스는 영 별로이다. 한편 원기보충을 위해 삼계탕을 목표하고 책을 뒤적여 정식으로 재료들을 준비했다. 처음 끊여 보는 황기 삼계탕이었는데 남편이 맛있단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뚜렷한 목표 없이 남들 따라서 공무원이네, 대기업이네 준비한답시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다 결국 전혀 꿈꾸지 않았던, 본인의 적성과는 무관한 곳으로 취업하곤 한다. 요리책을 뒤적이면 양파, 풋고추, 붉은고추 등 공통적으로 필요한 재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료들은 양념으로써 어느 요리에나 필요한 것들이다. 문제는 메인요리의 주재료를 갖추었냐는 것이다. 모든 취업준비생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 지식들은 그야말로 기본이다. 원기보충이 목표이고 그에 걸맞는 요리가 무엇이며 그에 필요한 재료는 무엇인지 연구하면 원하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돈인지, 명예인지, 권력인지를 생각해 보자. 원기를 보충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듯이 돈을, 명예를, 권력을 추구하는 방법은 수백, 수만 가지이다. 닭을 좋아하며, 초보자인 내가 하기에 어려워 보이지 않아서 난 삼계탕을 선택했다. 자 이제 나의 목표와 방법이 정해졌다. 그럼 그 방법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은 무엇인지 연구하고 장을 보면 된다. 가능하면 싱싱한 닭으로, 좋은 황기로, 무공해 대추로...※ 김은미 교수는 텍사스 주립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하고 전북대학교 무역학과에서 통상법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 언론중재위원 및 관세사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김은미(전북대 교수)
물은 가장 풍부한 자연물 가운데 하나로 화합물의 기본요소이기도 하다. 모든 동식물 조직의 세포와 많은 광물 결정의 성분이며 생물계에서는 동식물의 영양섭취를 비롯해 모든 생명현상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생물과 인체에서도 그렇지만 지역사회에서도 물은 생명뿐만 아니라 산업의 부양체이며 가장 중요한 필수 자원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우리 지역의 물은 다른 지방에 비하여 풍요하지도 그렇다고 크게 모자라지도 않은 정도일 것이다. 그야말로 적당한 정도의 물이 있어 큰 물난리 없이 지내왔을 뿐더러 우리나라의 곡창지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데 근래에 우리 지역의 상황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가진 전주가 국내에서 가장 무더운 여름기온을 나타내는가 하면, 마을의 도랑은 냄새가 나거나 메마르기 일쑤이다. 사실 이 현상들은 근본적으로 토양속의 물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도심 기온은 바람길과 녹지공간 부족도 원인이 되겠고 수질오염은 배출물질의 관리가 문제이겠지만 근본적으로 물이 적당히 풍부하다면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말하자면 도심에 충분한 물이 저류되고 주변 토양속에 지하수가 충만되어 있다면 도심이 더위로 허덕이지도 않을 것이고, 개울과 호수에 물이 마르거나 좋지 않게 변하지도 않을 것이다.잠시 우리 지역의 변화된 여건을 돌아보자. 대표적 숙원사업인 새만금 간척사업에 따라 우리 지역에서 빠져나가는 물의 길목을 막고 곧 담수호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전라북도는 농도의 특성을 살려 우리 지역의 전략적 주력 산업으로 식품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물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정체될 담수호의 물을 잘 보전하려면 연중 기초 수량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고, 식품산업에는 필수적으로 많은 물과 식품폐수의 정화가 요구된다.그러나 우리의 상황이 예전보다 훨씬 많은 물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물은 별로 없다. 더구나 우리 지역에서 물을 찾고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어 걱정스럽다. 오히려 이런 저런 문제로 논농사 종사인구는 계속 감소하여 논에는 물이 계속 말라가고 있고 빗물은 내리자마자 바다로 급속히 빠져나가 버린다. 다음에 나타날 상황은 자명하다. 바로 바닥이 드러난 개천이나 더러워진 물이 다시 우리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물론 전라북도와 유관기관에서는 이를 대비하여 하천 유역의 수질관리와 환경기초시설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하천과 호수에 물이 말라붙을 상황에서는 제대로 그 효능을 발휘하기 어렵다.우리는 작금에 나타난 몇몇 현상에서 자연의 경고를 인식해야 한다. 이제 우리 지역에서의 물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변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장래 수자원의 확보, 저류기능 재편, 녹색댐 저변확대, 지하수 함양 등 도시환경과 자연생태적 측면 그리고 이수와 치수를 기초로 한 물에 대한 수급상황을 재진단하고 새롭게 우리 지역의 물 균형을 잡아야 할 때이다. 인위적으로 타 수계의 물을 우리 지역으로 끌어오기는 현실적 장벽이 너무 많다. 대신 내리는 빗물과 하천에 흐르는 물을 무작정 흘려보내지 말고, 이제는 잘 모아 보관하면서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숙의할 때이다.※ 곽동희교수는 환경공학(공학박사)을 전공했으며, 현재 한국빗물학회 편집위원장, 한국물학회이사, 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관리위원,전북도 재정계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생태학, 고도상수처리공학 등의 저서가 있다./곽동희(서남대 교수)
최근 두 곳의 명산을 다녀왔다. 한 곳은 산악회 정기모임에 합류한 것이고, 다른 곳은 가까운 지인들끼리 함께한 등산 이였다. 평소 걷기와 등산을 좋아해 큰 부담 없이 산행을 하곤 한다. 그런데 정상을 향하는 두 곳의 산행 방법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산악회는 목적지를 향해 앞만 보고 걷는 사람들이 많다. 일행과 보조를 맞춰야 하니까 대부분이 빠른 걸음으로 정상을 향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반면에 다른 산행은 천천히 걸으면서 제비꽃을 보고 "아니 이 녀석이 제철이 지났는데 늦게 핀 걸 보니 지각한 꽃이네!" 하자 한 쪽에서 싸리나무를 가리키며 군대시절 라면 끓여 먹었던 과거를 말하기도 한다. 원래 목적이 있었기에 다른 방법으로 등산을 시도했을 것이지만, 시간이 좀 지나 생각해 보니 여유와 느림으로 하루 동안 자연을 완상한 기회가 더 기억 속에 남는다.이번 산행에선 30분 단축하여 몇 시간 만에 종주했다는 무용담보다는 지난 번 보이지 않았던 거북바위가 보였고, 7부 능선엔 아직 철쭉이 피어 있어 그 꽃 냄새를 맡고 걸으니 피로가 사라짐을 느꼈다는 정겨운 대화가 더 좋을 것이다학생들과 같이 몇 번 수학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여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일정표 자체가 쪼개진 시간 단위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민속마을이나 식물원 같이 볼거리가 많고 학습하기에 큰 효과가 있는 장소도 한 시간 정도 만 허락한다. 그러니 뭘 보고 느꼈는지 자못 궁금하다. 계획 단계부터 교사와 학생들이 충분한 협의가 이뤄진다면 이런 현상은 사라질 것 같다.박물관에 가 봐도 이런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다. 부모님과 같이 온 아이는 한 손에 노트를 들고 열심히 적는 모습은 참 대견하기도 하지만, 그 뒷모습을 한참 지켜보면 실망할 때가 많다. 엄마는 대뜸 "야 이건 국보급이야 잘 적어. 다 됐지? 다른 것을 봐야지. 빨리 가자" 하고 아이 손을 잡아당긴다. 그 아이는 과연 무엇을 봤을까? 아마 작품이 아닌 해설만 열심히 적었을 것이다. 아이에게 박물관 견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물을 볼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유물이나 작품 앞에서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수많은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에서 제공한 판에 박힌 정형적 해설이 아닌, 자신의 가슴과 눈으로 느끼고 보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여유가 참된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창의적 사고의 유연성을 배양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우리 사회는 너무 빠르게 변화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그 속에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려면 자신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쫓아가다 보면 자기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주 뒤도 돌아보고, 옆도 보면서 내 스타일에 맞는 산행을 했을 때 가장 보람된 등산이 되는 것처럼 조급함을 버리고 좀 느슨함 속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감상하면서 살아갈 때 조화와 균형이 생길 것이다. 이번 여름은 세상 속도와는 거리가 먼 느림과 여유를 느끼면서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택하여 휴가를 보내자. 그리하여, 지금까지 살아왔던 성급한 사고를 털어버리고 우주를 품을 수 있는 낭만을 가득 담아 왔으면 한다.▲ 정성록 교사는 전북일보중앙일보 NIE 연구위원과 전북중등 NIE 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정성록(남원 서진여고 교사)
우리는 얼마 전까지 정치야인시절 조선일보 반대운동을 전개했던 노무현 참여정부 5년을 겪었다. 무소불위의 신문권력에 맞서 당당히 정의를 외치고 가려움과 아픈 곳을 도려내고자 했던 정치인답지 않은 노무현을 많은 사람들이 열렬히 지지했고 이를 정치적 기반과 자산으로 출발해 대통령에 선출됐다.그러기에 서민들은 노무현이 요트광이나 골프광이라 해도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부자와 부당한 권력을 대변했던 조중동을 바로세울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집권 5년 동안 노무현은 국민적 열망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목소리는 크고 의도는 있었으나 도리어 조중동에 포위됐다.채 1년도 안 돼 중앙일보 사주를 주미 대사로 보내고 대부분의 참여정부정책은 그들의 열렬한 지지자이며 광고주인 삼성의 정책에 의존했다.서민을 위한 정책 주장과 달리 현실 정책은 부자들의 대변으로 나아갔다. 조선일보 반대의 당위는 있었으나 치밀하지 못했고 쉬이 포기하고 사소한 것에 연연해 대사를 그르친 것이다. 역시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의 한계였을까? 아니면 원래부터 '서민을 위한 눈물'이 상징이었을까?이런 상황에서 더욱 친 재벌, 친재벌언론정책을 펴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다. 조중동은 물 만난 고기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좌우할 듯이 설처된다.왜 마치'조선일보공화국' 같은 지경이 되었는가? 노무현 정부의 불철저한 언론 개혁정책에 기인한다. 아니 언론개혁을 제대로 추진도 못하고 소리만 요란하다 정권이 끝난데 있다.노무현 정부에서 지역 언론을 위한 지원책을 몇 개 만들었다. 신문발전위나 지역신문발전위, 언론재단을 통한 지원책이다. 하지만 처음 의지와 달리 용두사미가 됐다. 조중동의 영향력과 시장 독점은 더욱 강화됐다.지금은 지방화 시대라고 누구나 강변한다. 지방화 시대의 핵심은 권력을 나누는 분권과 자치가 가장 중요한 요체이다. 분권과 자치시대에 언론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방송과 신문 또한 더욱 중앙집권적이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이고 지역에는 거의 대부분의 중앙지가 기자 한명을 두고 구색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대부분의 중앙지는 수도권 이외 지역의 소식은 대형 참사나 살인사건 외에는 지방판에 몇 줄 언급되는 것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사정이 이러한데 이명박 정부는 재벌언론들의 독점과 영향력을 확대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수도권의 규제완화를 풀듯이 재벌언론들의 사업영역확장에 앞장서고 있다.이제 답은 하나다. 지역을 마치 서울과 재벌공화국도 모자라 조선일보공화국화 하려는 중앙에 맞서 지역의 생존과 권리는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부터 먼저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문화와 지역상품, 지역은행을 존귀하게 여기고 지역매체와 지역 언론을 아끼고 사랑하는 주인 된 의식을 가져야 한다.이제부터 1가구 1지역신문보기운동은 어떨까? 지역소식은 거의 나오지도 않는 중앙지를 과감히 휴지통에 던져버리자! 그리고 지역신문을 보자! 특히 지역신문발전위나 신문발전발위에 검증을 받거나 기자협회에 참여하거나 노조가 활성화된 신문을 구독하자! 이것이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에 맞서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지역사랑의 실천 중 하나이다.▲ 김영기 집행위원장(44)은 전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전북민족민주운동연합 정책위원장,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김영기(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연극은 한마디로 갈등의 예술이다. 인간의 삶의 단면을 그려냄으로써 사유와 쾌락을 제공하는 이 종합예술의 얼개는 갈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만큼 우리 사는 세상에 널려있는 것이 갈등이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갈등의 기본 구조는 생각이 다른 두 힘의 충돌이다. 흔히 드라마에서는 이 두 힘 중 하나에 정의를 부여함으로써 극적 흥미를 유발한다. 그러나 현대 드라마일수록 이 갈등구조가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정의를 일방적으로 부여하기보다는 관객으로 하여금 무엇이 정의일까 사유케 하기도 하고, 해결 불가능한 지경으로 갈등이 난마처럼 얽힌 극이 보는 재미를 증폭시키기도 한다. 그래도 극은 극이다. 한순간 '뻥'하며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관객은 안도와 더불어 깊은 카타르시스를 맛본다.두 달간 한국 사회에 굵직한 갈등이 가로 놓여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갈등이다. 이 갈등을 해소할 드라마틱한 결말은 무엇일까. 아마 6.29선언과 같은 대반전일 것이다. 민의의 승리, 다수의 승리의 모습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극한 대립을 촉발했던 갈등적 요소의 해소일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도 갈등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말로만 잘못했으니 이제 그만하자고 했을 뿐, 근본적이 갈등 요소를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갈등이 부추기는 세력에 의해 갈등의 양상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아무도 반미구호를 외치지 않았어도 정부와 여당은 전력이나 사상을 문제 삼아 촛불시위를 반미로 규정해가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예견되었다. 촛불시위가 반미로 변질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하는 내심에는 반미로 몰고 싶다는 조바심마저 엿보였다. 서글픈 세상이다, 미국에 굴종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반미운동가인가? 김정일의 사주를 받지 않으면 반미사상을 가질 수 없을 만큼 머리속이 비었다 생각하는 것인가?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스스로를 보수라 일컬으며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일삼는 우리나라의 광적 사이비 보수논객들 중 진정한 보수는 찾아볼 길이 없다. 세계 보수들의 공통적 특징인 수구적 민족정신조차 없다. 오로지 친일, 친미의 기치만이 요란하며 반공의 피울음만 가득할 뿐이다. 그들은 갈등을 먹고 산다. 사회적 갈등 해소를 고민하기보다 그 갈등을 어찌 자신의 기회로 활용할까 고민한다. 낡은 이데올로기의 자를 꺼내들고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북한은 그들에게 생명의 은인이다.이들이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미국이 요즘 북한에 다가가고 있다. 테러리즘 지원국 명단에서 빼주면서 무기 수출 가능성까지 열고 있다. 이제 어쩔 건가? 가스통이라도 짊어지고 미국에 뛰어들 건가? 하긴 어떤 조건에서도 생존 본능이 뛰어난 이들의 특질로 봐서 또 다른 우기기를 생각해낼 것이다. 언제 우리의 사이비 보수가 논리적인 적이 있었던가. 대기업을 사랑하는 이유도 다 그 힘을 신봉하기 때문이 아닌가.극작가 함세덕의 희곡 '고목'은 해방직후 남한사회의 복잡한 갈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 작품 내 기득권 세력은 친일, 친미, 반민족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작품이 보여준 60년 전 이 땅의 갈등이 세기가 바뀐 지금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되풀이 되고 있음은 참으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김정수(극작가전주대 교수)
최근 농사체험, 생태체험이 새로운 트랜드가 되었다. 농촌체험마을, 아토피 체험마을, 시골집에서 놀기 등 대한민국 시골 곳곳마다에 새 바람이 거세다. 개발로 숨 가쁜 현대사회에서 한 발짝 물러선 시골에서 느림과 생명의 기운을 느끼고자 함은 반가운 일이다.그러나 과하면 탈이 난다고 한다. 며칠 전 모 대학에서 열린 유치원 아이들 모내기 체험활동을 보고 더 이상 이건 아니지 싶었다. 지름 1m정도의 크고 둥근 함지박에 흙과 물을 채우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둘러 앉아 모를 심고 있었다. 그 작업이 도대체 뭔지나 알고 하는 건지, 꽂아놓으면 그냥 쌀이 되어 나온다는 것으로 알지 않을까. 이리 쉽고 만만한 것이 농사라고 생각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왜 그런 몽매한 체험을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하는지 답답하다.얼마 전 무슨무슨 환경 축제 체험 부스에서 작은 통에다 물고기 한 마리씩을 나눠주고 있었다. 아이들이 너도나도 받아들고 나가더니 저만큼도 가기 전에 물 쪼~옥 따라버리고 손바닥에 그 작은 물고기를 올려놓고 누구 것이 세게 퍼덕거리나 오래 살아있나 내기를 하고 있었다. 차마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유아교육 현장에서 목격한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누에, 사슴벌레 심지어 올챙이며 병아리까지를 일일이 통에 담아 나눠주고 키우며 관찰하는 것이다. 일명 '생태교육'을 진행하는 것인데, 월별로 계속 나눠주는 것을 아이들은 새로운 장난감 보듯 가져가 키우고 죽이고를 역시 월마다 반복하고 있다. 생명의 경외감은커녕 그 생명체가 죽는 것을 기계 고장 나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한다. 그러고도 모두들 태연하게 자연에 대한 학습활동을 성실히 하고 있다고 착각하니 실은 이것이 섬뜩하다.나는 어느새 10년 넘게 유치원 아이들과 밭농사, 논농사를 하고 있다. 땅콩, 고구마 등을 심어놓고 아이들과 함께 비 내리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다 기뻐했던 일, 잡초에 두 손 들고 항복해버린 일, 유난한 가뭄에 타들어가는 농작물이 안타까워 바가지를 들고 시냇물과 밭 사이를 부리나케 오가던 일, 이것은 모두 아이들이 하나의 생명체와 교감하는 시간이었다.이런 체험을 거친 아이들은 그림일기에는 세상에 더없이 귀하고 값진 말들을 쏟아낸다. "우리는 일하다가 쉬고 냇가에서 놀기도 하는데 농부 아저씨는 계속 안 쉬고 땀을 뻘뻘 흘리며 일만 하신다. 농부아저씨는 참 힘들겠다." "그러니까 우리는 밥 먹을 때 하나도 남기지 않고 잘 먹어야겠다." 이것이 바로 산교육이고 체험의 마술이다.물론 우리는 벼농사 지을 때 볍씨 고르기부터 시작해서 모판 나르기, 모내기.벼베기, 도정하여 밥 지어 먹기까지를 힘들게 땀 흘려 체험한다. 밭농사 또한 마찬가지다. 체험은 이렇게 해야 비로소 우리가 얻고자 하는 귀한 것들을 제대로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나는 개인적으로 판화가 이철수님을 좋아한다. 짧은 글귀에 때마다 공감하고 감동한다. "우리 집에 물고기 기르지 않는다. 냇가에 나가서 본다." 농촌체험과 생태체험 바르게 해야 한다. 이마저도 재미삼아, 겉치레로 해서는 안 된다.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듯 처음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 걸 알리고, 그 과정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님을 우리 아이들에게 알게 하자. 그것이 감히 그것이 교육의 기본이라 생각한다./유혜숙(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6월 10일 전주 오거리는 1만여 시민들로 인해 자동차도로가 막히고 광장이 되었다. 촛불문화제 때문이었다. 전주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주요 도시 거리가 임시 광장이 된 것이다. 원래부터 광장이 아니라 사람과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를 막아서 광장으로 활용한 것이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있는 '아고라'라는 공간은 하루에 10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네티즌이 찾아오는 신 '광장'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전문가 수준을 넘어서는 광우병 쇠고기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 해학 등이 살아 넘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고 디지털 민주주의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디지털 포퓰리즘이라고도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과 사회학자, 세계의 이목은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디지털 광장인 '아고라'의 위대성에 놀란 측면도 있지만 오히려 시민들이 모여서 함께 의논하고 얘기하고 의사를 표출할 도시 공간 하나를 제대로 갖지 못한 현실을 보고 우리 도시가 얼마나 삭막하게 구조화되었는지를 보게 되었다.전국에서 100만 명이 운집했다던 촛불문화제가 있던 주요도시는 대다수 도로를 통제하고 임시광장을 만들어야 했다. 촛불 문화제가 열리는 도시에는 광장이 없었다. 대다수 차도를 막고 광장을 임시로 만들었다.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에도 광장은 없고 오로지 넓고 넓은 자동차 도로 뿐이었다. 녹지, 보행자 도로, 자전거 도로, 그리고 도시민이 쉬고 함께 거닐고 놀 수 있는 광장이 조성된 곳은 없었다. 전주의 서신지구, 평화동, 서곡지구도 광장은 없다. 익산의 영등동, 군산의 수송택지, 나운동에도 역시 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광장은 없었다. 물론 이유는 간단하다. 토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주체가 놀고 있는 땅을 그냥 놔 둘리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수용해준 도시계획자들과 지방자치 단체장들의 근시안적인 행정의 결과다. 사태가 이 정도 되면 '광장'찾기 시민운동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전북의 주요 도시는 새로운 택지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시민운동가들이여 집회장소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택지개발을 할 때 반드시 '광장'이 만들어지도록 계획에 참여하고 압력을 넣어보시라. 그리스 민주주의 상징은 아테네 광장이지 않던가. 광장은 소통의 공간이면서 창조의 공간이 될 것이다. 전주, 익산, 군산만이라도 그럴싸한 광장 하나씩 만든다면 도시의 품격이 달라질 것이다. 도시민의 문화의식이 달라질 것이다.오드리 헵번의 명연기와 유럽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로마의 휴일' 영화를 보았다면 누구나 유명한 광장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멋있다는 도시를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곳이 광장이다. 일본, 미국 대다수의 나라들에서는 광장을 살려두고 있다. 촛불문화제 하는 시민들이 도로를 막고 있다고 핀잔주는 일부 정부관계자나 이에 편승한 시민들은 오히려 '시민의 광장'을 찾아주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신도시에 광장을 만들어 보자. 시민들의 의사소통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오래된 이젤을 놓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 통키타를 연주하는 청바지 차림의 50대 중년, 열띤 토론을 하는 소규모의 집단, 소리문화의 전당에서만 볼 수 있는 B-Boy가 아니라 도심 광장이 있다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청소년들의 끼의 표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특별히 멋있거나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된다. 광장만 하나 덜렁 만들어줘도 그곳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시민들의 문화와 삶의 휴식이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상징광장이 될 것이다./조동용(전라북도 지역혁신협의회 위원)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상향식의 지역발전 전략. 이것을 흔히 내발적 발전론이라 한다. 살고 있는 주민이 지역 내부의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직접 추진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지역주민이 주인공이 된 지역발전 방식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이 점은 전 세계에 걸친 다양한 사례 연구에서 나타난 결론이기도 하다.하지만 현실에서 이러한 전략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실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잘 모른다. 지역사회의 기초체질이 그만큼 허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 20세기 1백년간 역사를 거슬러 되새겨 보면 더욱 명확하다. 지난 역사에서 지역사회 내부 역량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중앙으로부터 항상 강력한 탄압을 받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이라는 것이, 분단 독재시대에는 빨갱이라는 것이 탄압의 이유였다.또 70, 80년대의 압축적 도시화는 풀뿌리 농촌공동체를 철저하게 파괴하였고 도시의 강력한 인구 이동은 새로운 이웃사회 형성 자체를 막았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며 때로는 부정부패를 상호 묵인하는 관행이 지역사회에 만연하였다. 우리는 옳은 일에도 "나서면 다친다"는 부모님 말씀이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었다.그런 20세기를 거쳐 현재의 지역사회가 존재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고 민주화 시대가 되었다 해도 지역사회의 뿌리 깊은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내발적 발전 전략이 '쉽지 않은 길이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지역발전의 전략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포기해서는 안될 원칙은 있다고 본다. 현장 경험을 통해 다음 네 가지 기본원칙을 제안해본다.먼저, 풀뿌리 마을 기반을 강화하려는 관점이 중요하다. 지역리더를 발굴하고 그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지원해야 한다. 또 협동조합의 본래 정신을 회복하고 마을 단위의 공동활동을 체계화해야 한다. 학습과 토론, 합의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원칙이다. 요즘 유행하는 마을만들기 활동은 이러한 상식을 복원하는 훈련이다. 기초 체질의 개선 없이는 결코 먼 길을 갈 수 없는 법이다.둘째,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 성과, 그것도 가시적 성과에만 주목하는 것이 우리 모습이다.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학습과 토론 과정을 거듭하며 5년, 10년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는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지역의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있으므로 단기간에 결코 풀릴 수 없다. 내발적 발전론도 중장기 시간 변수를 고려하여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지역 현실이다.셋째, 모든 사업이나 프로그램의 성공 기준은 인재 육성과 협력 시스템 구축에 맞추어야 한다. 지역내 풀뿌리 인재를 육성하면 그 사람이 다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또 주민과 행정, 전문가, 시민단체 사이의 신뢰감을 회복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지역의 중장기 성장동력이 된다. 이를 위해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는 고통과 상처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결코 생략되어서도 안될 훈련 과정이다.넷째, 지역마다의 고유한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유성은 지역 내부에 주목할수록 부각되고 정체성은 공감대의 폭이 넓을수록 강해진다. 지역의 특화전략이란 이처럼 강화된 고유성과 정체성 위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지역사회의 대부분을 축소, 생략하고 한두 가지로 집중하는 것이 특화전략이라 주장하는 것은 명확하게 잘못이다. 특히 농촌에서 품목별 특화는 매우 위험한 농업 전략이다. 다양성을 보장하는 전략이야말로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특화의 가능성을 더욱 확대하는 지름길이 된다.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지역발전의 전략은 위의 네 가지 기본원칙을 충실히 동시 실천하는 것이다. 지역사회 구조에 대한 잘못된 이해, 기본을 무시하는 접근방식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시행착오가 거듭되고 있다. 학습과 토론이 생략되고 중앙이 혹은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정답을 제시하려는 오류가 범람하고 있다. 단편적 아이디어 몇 가지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거짓말이 너무 쉽게 통용된다.결국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을 중시하고 풀뿌리 기반을 강조하며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또 토론과 합의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 다른 길은 없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강조하는 방법론도 주민참가를 촉진하는 전략선상에서만 유효하다. 고통스런 과정을 생략하고 성공하려 한다면 그것은 도박에 불과하다. '더디지만 제대로 가는 길'을 걸어가야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는 법이다./구자인(진안군청 마을만들기 담당)
대다수 국민의 간곡한 만류에도 미국 쇠고기 수입이 고시되었다. 정부는 우리의 냄비근성을 기대했을 뿐, 티클 만큼의 재협상 의지도 없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게다가 처음부터 논리적인 협상이 아니었으니 논리적으로 설득할 길도 없다.촛불집회를 두고도 연예인 충동질, 불순세력 사주, 청소년 괴담 등 전형적인 논점 흐리기로 일관하더니, 수업 중 불러내기, 교장선생님 교내방송, 핸드폰 문자 검열, 집회현장 교사 파견 등으로만 그 불을 진화하려 했다. 하지만 불은 더 커졌다.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강제해산에 매일 밤 연행자가 속출하고 있다. 늦었지만 결단이 절실한 때다.그런데도 며칠 전 TV에 출연한 한 여당 고위 당직자는 그저 촛불집회가 반미로 흐르지 않을까만 오매불망 염려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반정부보다 반미가 더 두려운 듯 보였다. 미국 정부 대신 수 억 원의 광고를 뿌려대다 보니, 반정부 구호와 반미 구호가 혼동될 수도 있겠다. 앞으로 달리던 자동차에 갑자기 후진 기어를 집어넣은 듯한 충격이 이럴까? 잃어버린 십 년 운운하더니 아예 30년을 통째로 복고하려 드는 정부에 새삼 현기증이 난다.30년 전, 유신말기에도 촛불집회가 있었다. 시국기도회였다. 그 때도 빡빡머리와 단발머리들이 상당수 참여하곤 했는데, 경찰이나 선생님께 붙들려가는 일을 막기 위해 스스로 교복의 명찰을 뜯었다. 시국을 걱정하는 기도 자체가 죄악시(가끔은 좌익시)되는 시절이었다. 언론은 종교인들이 정치에 개입한다 비난했고, 하라는 공부 안하고 나선다고 학생들을 쪼아댔다. 하지만 하라는 짓 안하는 군인, 하라는 민주정치 안하는 정권에 대해서는 침묵했다.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는 현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방식은 참으로 간결하다. 미국을 못 믿으면 누굴 믿냐고 당당히 나서는 그들에게서 참으로 간결한 그들의 철학을 본다. 하지만 간결하되 집요하다.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촛불을 든다. 촛불은 광우병보다 높은 곳에 있다.화려한 공약, 한반도 대운하도 그렇다. 간단하다. 재고해보고 정말 문제다 싶으면 없던 일로 하면 된다. 자존심 상할 일 하나 없다. 허나 어떤가? 이리 저리 몸통을 뒤집고, 비비 꼬아 변신해보고자 용을 쓰는 형국이다. 도대체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모른 체 하는 지, 초지일관 동문서답의 정부, 전생에 대운하에 빚이라도 진 것일까? 그 빚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 국민들이 돈 모아 갚아주면 안하려나?고집이 집념일 수 없다. 무모한 용기가 추진력일 수 없다. 뭘 모르는 어린 것들이 촛불 들고 나왔다고 우습게 알 일이 아니라, 뭘 모르는 어린 것들까지 촛불 들고 유모차 타고 나왔다는 사실을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2005년 개봉되었던 '아일랜드'는 거대하고 조직적인 속임 속에서 살고 있는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다. 유토피아로 세뇌된 곳이 바로 죽음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세상과 단절되어 사는 그들의 삶은 섬뜩하다 못해 잔혹하다. 혹 우리 정부와 일부 언론은 이 같은 단절이 정말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것 아닐까? 정말 모든 국민이 바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할 수 있을까? 촛불이 거대한 운하되어 흐르면 그 때야 알까?/김정수(극작가전주대 교수)
광우병 위험 쇠고기 문제로 국민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정부 출범 석 달도 안 되어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불행한 사태다.미국에서 시판중인 쇠고기 95%가 20개 월령 이하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무슨 배짱과 용기로 30개 월령 이상 쇠고기도 수입하기로 했는지 국민은 이해할 수도 없고 실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대통령은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사과를 했다. 재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냥 송구하기만 한 모양이다. 결과는 변함없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으로 정치 코미디 1번지가 청와대임을 과시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담화 전에는 청문회 한 번으로 광우병 논란이 괴담이었다고 억지를 쓰더니 이제는 대통령이 사과했으니 그만 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참으로 속편하고 간단한 문제해결 방법이다. (대통령은 참 좋겠다.)광우병 위험 쇠고기에 대한 두려움도 크지만, 국민과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답답함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통뼈가 발견되어 광우병 위험이 있다며 해당 쇠고기를 반품했다. 그런데 이번 협상으로 반품하기 위해 부산항에 대기 중이던 그 쇠고기 5천3백 톤이 곧 시중에 나온다고 한다. 불과 몇 달 전에는 광우병 위험이 있다며 반품했던 쇠고기를 이제는 안심하고 먹으라고 한다. 그것도 질 좋고 싼 쇠고기라며 국민에게 걱정할 일이 없다고 하고 있다.사실, 이쯤이면 정신 착란이나 자해에 가까운 행위다. 문제는 그것이 한 개인의 정신상태가 아니라 국가 정책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걱정하는 국민에게 충분히 홍보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하니, 국민의 심란함은 한 여름 눈발이 날리는 상황처럼 어이가 없다.한 국가의 정책이 이처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물론이고 국가적 자존심까지 상실하게 만들고 있으니 국민의 답답함과 걱정은 클 수밖에 없다.광우병 위험이 있는 이들 쇠고기는 억울하게도 우리 아이들과 군인 등 집단 급식소에 공급된다. 정부는 마치 원산지 표시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양 이야기 하지만, 정부 스스로도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 쇠고기는 화장품에도 들어가고, 생리대에도 쓰인다고 한다. 아이들이 먹는 젤리 등 과자에도 들어간다.이제 우리는 이런 쇠고기를 막아내지 못하면 어떤 상황이 올까. 한우도 안심할 수 없어 쇠고기 소비는 줄 것이고, 이는 한우 농가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한우 시장의 붕괴는 다른 축산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사과 값이 떨어지면 배 가격도 떨어지는 현상과 같다.쇠고기 김밥은 물론이고 각종 음식물에서 쇠고기 포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인간 광우병은 약간의 쇠고기 및 쇠고기가 포함된 식품 섭취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매일 도시락을 챙겨주어야 할지 모른다. 군대간 아들에게는 쇠고기가 나온 날은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야 할 상황이다.이렇게 끔직한 현실에서 그래도 희망은 촛불을 들어 거리를 가득 메운 학생과 주부, 시민들이다. 국민의 여론이야 시간이 가면 변하지만, 한 번 얻어진 상처나 불신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고 변동하는 여론만을 믿고 시간이 가면 적당히 해결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결국 정권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연출할지 모른다. 재협상만이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최선의 방법임을 강조한다./유혜숙(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지난 5월 9일부터 ~ 13일까지 4박 5일 동안 필자는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순회했다. 군산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새만금의 도시 군산을 다녀가라는 홍보활동의 일환이었지만 참 뜻 깊은 활동이었다. 새만금 33Km 방조제를 연상하여 구성한 33명의 자전거 전국 투어 홍보단은 광주를 필두로 경상권, 충청권, 경기권, 수도권 등 20여개 도시를 방문했다. 계산해보니 얼추 2,000Km 정도가 되었다. 하루에 400Km씩 4개 도시 이상을 방문하는 강행군이었다. 물론 매일 자전거를 400Km씩 탄 것은 아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는 차로 이동하고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중심도로만을 자전거로 이동했다. 좀 더 효율적인 홍보활동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새만금의 도시 군산을 방문하세요."라는 구호가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목소리도 작고 어색했다. 그러나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자전거 바퀴가 각 도시를 돌아가는 숫자만큼 홍보단 일행의 목소리는 힘찼고 자신 있었다. 우리 홍보단은 23세의 최연소부터 71세 고령자까지 포함되었다. 60대 후반부터 70대까지 무려 7명이나 되었으니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우리가 준비해 간 군산시를 알리는 홍보물은 3일째 되는 대전에서 동나버렸다. 급히 군산시 공무원들에게 추가 홍보물을 받았고 한 장이라도 군산을 알리려는 홍보단의 활동은 열정과 감동 그 자체였다. 홍보단의 자발적이며 순수한 군산을 사랑하는 마음은 전국 20개 도시 사람들에게 충분하게 알려졌다. 방문지의 대다수 시민들은 대단하다는 탄성과 관심으로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필자는 군산에서 자전거타기운동본부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래서 홍보단의 단장이 되었다. 필자가 장황하게 자전거투어 홍보단 활동을 소개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거버넌스가 갖는 효용성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처음 자전거 투어 홍보단을 구상하였고 "자전거타기 운동본부의 협조가 없으면 안 된다."는 현실을 뒤늦게 알고 이 사업을 참여해 주기를 권유했다. 그러나 필자도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전국 20개 도시 이상을 방문해야 하는 실무적인 어려움은 그만두고 5일 동안 생업을 제쳐두고 활동할 33명의 사람을 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의구심은 사라지고 홍보단은 5일 동안 2,000Km의 엄청난 이동을 전개했고 20개 도시의 시민들을 만나 군산을 알리는 진정한 홍보대사의 역할을 해냈다. 참가한 홍보단은 물론이고 이를 위해 함께 고생한 7명의 스텝, 군산시 공무원이 함께 만들어낸 위대한 활동이었다. 이 모든 활동은 거버넌스의 힘이었다. 거버넌스는 제 1 섹타와 2,3섹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거버넌스는 여러 영역에서 성공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그러나 거버넌스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될 점이 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홍보단 활동의 실천을 통해 입증해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계획 입안단계부터 민의 의견을 많이 경청하여 준비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자전거투어는 자전거 운동본부가 훨씬 더 전문가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민의 의견을 들었더라면 군산시의 중간 고생이 덜 했을 것이다.둘째, 거버넌스 효과를 높이려면 이를 실행하는 민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들어야 한다. 그래야 거버넌스의 의미가 살고 민의 자발적 창의성이 극대화 될 수 있다.셋째, 때우기 식 보다는 판단을 미리해서 사업을 추진하면 민간단체가 억지춘향 같이 일하는 경우는 적어질 것이고 사업의 생산성은 높아질 것이다.끝으로 훨씬 더 많은 영역에서 거버넌스를 실현해야 한다. 지금은 지방정부도 경쟁시대다. 경쟁의 도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방침은 노무현정부보다 더 할 것이다. 경쟁력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봐도 거버넌스를 더 많이 실현하는 것은 잠자고 있는 민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방안이 분명하다. 거버넌스는 도시가 갖고 있는 한계적인 자원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유력한 방안이 될 것이다./조동용(전북도 지역혁신협의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