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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가을이 오는데 웬 5월인가 싶겠다. 올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한 표를 호소하며 다양한 분야의 공약들을 내걸었다. 이에 발맞춰 지역시민사회는 후보들의 공약이 정치행위로 그치지 않고 충분한 논의와 계획, 확보 가능한 재원 속에서 실행되도록 정책과 공약 검증활동을 진행하였으며 메니페스토라는 말이 마치 유행어처럼 사용되기도 했었다. 민선 4기가 시작된 지 2개월, 이제 공(公)언 했던 정책과 공약의 실질적 집행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과 여성부서의 통폐합, 성희롱 공무원의 요직발령 그리고 도청사 어린이집 공사 중단 등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시대 퇴보적 사안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며칠 전 정부는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저 출산과 저성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기적 전략차원에서 함께 가는 희망한국 비젼 2030을 발표하였다. 재원확보의 문제제기가 있지만, 지금까지 성장위주의 사회발전 패러다임에서 성장과 복지의 동반성장 전략으로 전환한 것에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그동안 가족에 의존하던 복지에서 정부의 역할을 제고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복지전략을 삼은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시점에서 전라북도는 어떠한가? 전북지역 몇 개 안되는 직장보육시설 중 하나인 도청 어린이집은 오래전부터 운영되어 왔으며, 청사이전으로 인해 설문조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수당지급 요구가 높았지만 지자체가 공보육 확대라는 선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원칙하에 어렵게 결정되었다. 그러나 민선 4기, 합리적인 결정을 하겠다며 이미 3억여 원이 투입되어 40%에 가까운 공정률을 보여 왔던 어린이집 공사는 당시 논란만을 불러일으킨 채 이전에 진행한 설문조사를 재 실시하고는 중단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일을 예상하기라도 한 것일까? 지난 7월 30일자 시민의 신문은 전주시의 보육관련 특수시책예산을 공무원의 선심성 예산으로 꼬집었다. 내용인 즉 직장보육시설이 없는 대신 지자체 예산으로만 7억여 원을 보육관련 특수시책예산으로 만들어 놓고 년 4억여 원을 공무원들의 보육수당으로 지급하여 전주시 전체 아동에게 돌아가야 할 1인당 보육예산을 줄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전주시민들은 국가가 정해 놓은 부모의 소득기준에 의해 적용되는 가구만이 아동연령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조받고 있는 실정인데도 말이다. 공보육 시설은 지출이 아니라 투자이다. 최근에 문을 연 중앙청사 어린이집은 개원당시 70여명 이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1년 만에 200여명이 넘는 아동들이 다니고 있고, 대기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국가도 앞장서서 새싹플랜을 발표하는 등 장기적으로 공보육확대 정책을 실시하는 상황에서 약속한 보육정책을 바꾼다면 그것은 이미 실현 불가능한 공(空)언이었으며, 4년 이후 우리는 또 공약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다. /노현정(전북여성연합 사무처장)
농민 아닌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왜 꼭 우리쌀을 먹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때문에 늘 그 질문의 답안지를 머리 속에 넣고 다녀야하고 더구나 농사지은 쌀을 직거래로 팔아야하는 입장이고 보니 쉽고도 설득력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답안지의 내용이란 대략 이렇다. 첫째, 쌀의 자급은 나라의 자존심과 식량주권을 지키는 일이다. 둘째, 신선도와 안전도 면에서 수입쌀에 비할 바가 아니며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당연히 우리쌀이다. 셋째, 자연녹지, 공기정화, 담수능력으로 인한 지하수자원보존과 홍수피해방지 등 환경을 지키는 1등공신이 쌀농사다. 넷째, 전쟁, 자연재해로 인한 세계적 식량부족, 식량무기화, 그에 따른 국가안보, 통일대비를 위해 쌀농업은 꼭 지켜져야 한다. 다섯째, 비싸다고 우리쌀을 외면하면 쌀생산기반 붕괴는 물론 농토를 떠난 농민들로 실업인구가 증가할 것이며, 한번 무너진 생산기반을 복원하는 일은 유지비용의 서너배의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국가는 쌀농업을 비교역대상 기본산업으로서 반드시 보호해야하고 소비자들 역시 우리쌀 애용으로 쌀농업을 함께 지켜가야 한다. 그러나 나의 대답이 과연 소비자들에게 우리쌀 구매의 절대적인 결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젠 내가 도리어 묻고 싶다. 왜 꼭 우리쌀을 사야한다고 생각하시지요? 농민임을 잊은 중년의 주부가 내 안에서 이렇게 말을 꺼낸다.어린시절, 어머니가 지게꾼 등 뒤에서 끙끙대며 들어다가 마루 한가운데 놓인 뒤주에 부어넣으실 때면 가마니 틈에 끼어있던 쌀들이 사방으로 튀며 달아났는데, 집안 모든 여자들이 마루바닥 헤매며 치마폭에 한톨한톨 귀하게 주워 담았다. 가을들판을 메뚜기박자로 한참 폴짝대고 나면 묵직해지는 주전자, 풀줄기에 꿰어 구워먹던 그 기막힌 맛의 간식거리가 사라졌을 때쯤, 소달구지에 높다랗게 실려가던 나락다발, 한 오라기씩 빼내어 이삭을 잘근잘근 씹어대면 고소한 국물이 목구멍을 타넘는데 입가엔 뽀얀 자욱이 금세 말라붙었다. 소잔등을 후려치던 회초리가 달구지 뒤에 달라붙은 아이들을 파리떼처럼 아낼 때 후닥닥 사방으로 흩어지던 아이들,.......쌀과 들은 우리의 역사요 문화였다. 기차소리 요란한 방아실 출구로 술술 쏟아져 내리던 신기한 탄생, 별처럼 맑게 빛나는 그것을 내나라 땅에서 얻어먹을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가? 미국, 중국산 쌀을 생각하면 도무지 어떤 그림도 떠올릴 수 없다. 향기로운 들과 별 같은 쌀이 다 무언가? 방부제가 묻어있겠지? 유전자변형 쌀은 아닐까? 설마 쌀 모양 납 쪼가리 섞인 건 아니겠지? 식량주권이든 국가안보든 거창한 이유까지 떠올리지 않아도 별 같은 내 아이들에게 속도 모를 수입쌀을 먹일 수야 없지 않겠나? 그런데 문제는 학교급식이나 군대급식, 음식점의 밥이 수입쌀일 것만 같아 걱정이고 또 우리쌀 포장지를 둘러쓰고 둔갑한 수입쌀은 어찌 가려낼지 그게 걱정이야. 한다.한미FTA 4대 선결조건 중 하나인 광우병 위험 미국소고기 수입 임박 소식과 함께 10년 안에 모든 농산물을 개방하라는 한미FTA, 그 거대한 폭탄이 별 같은 쌀을 쏟아낼 우리의 보물 들판에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농민이 아니라 온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대재앙임에 틀림없다./박찬숙(前 전북여성농민연합 회장)
남풍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소쩍새 울음소리 처량하구나. 달빛 아래 꽃들도 이미 꿈속에 들었는데 저 야래향만이 꽃향기를 뿜고 있네 중국 등려군이라는 가수의 야래향이란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야래향이란 이름부터가 그렇고, 중국 여가수의 독특한 고음과 가락에서 신비롭고 애련한 동양적 낭만이 흐른다. 밤에 피어나는 향기라는 언어적 이미지로 인해 비련의 여인을 상징하기에 적합해서인지 댄서의 순정이라는 영화에서 문근영이 이 노래를 불렀고 그 후 야래향이란 꽃이 유행하게 되었다.야래향은 그 이름처럼 밤에 향기를 뿜는 꽃이다. 남미 등 열대지방이 원산지인데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기르고 있다. 난향처럼 은은하면서도 백합향기처럼 강한 맛이 있어 여름밤의 무더위에 적지 않은 위로가 되는 꽃이다.야래향(夜來香)― 비단 이 꽃만이 아니라 무릇 꽃향기는 밤공기를 타고 흐른다. 해가 지고 어스름이 깔리는 시간에 은은히 번지는 장미 향기를 맡고 잊었던 울타리의 넝쿨장미 존재를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매화와 달을 함께 얘기하는 것도 밤이면 더욱 진해진 향기 때문이기도 하다.낮이라 해서 꽃이 향기를 뿜지 않을 리 없는데 우리의 후각은 밤이 되어야 제대로 그 기능을 찾는 것 같다. 낮에는 소란하고 번잡한 일상에 묻혀서 향기를 맡지 못하는 게 아닐까. 힘들게 사는 사람은 살기 위해서, 여유롭게 사는 사람은 즐기기 위해서 모두 방방 떠 있다.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들, 그것에 사로잡히는 것을 부정하면서도 그것에 초연한 이는 드물어 낮 세상은 갈수록 시끄럽기만 하다.인간은 천혜의 오감(五感)을 갖고 있다. 그 감각들은 인간 삶의 원동력이다. 생존과 번식에서부터 풍요로운 정신적 삶에 이르기까지 이 다섯 가지 감각이 골고루 작용하고 있다. 이런 본능적 5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 거기에서 영적 능력인 제 6감이 형성된다는 말도 있다. 어쨌거나 어느 한 쪽 감각에 치우쳐 부화뇌동하는 것은 삶의 기본이 무너진 충격이다. 중심 없이 들떠 사는 세월은 한 순간에 먼지처럼 날아가 버린다. 동양화에서는 여백의 의미를 창조하기 위해 대상을 그린다 하고, 음악도 침묵을 말하기 위해 소리를 배치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이 그대로 본질은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그동안 외쳐온 현상적 실존과 문명의 가치에 가려 정작 그 현상이 창조해내는 본질을 감지하는 능력은 무디어지고 있다. 여백과 침묵 속에 허무와 고통의 극복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곳을 느낄 수 있는 제 6감이 있는가. 야래향(夜來香)― 한갓 댄서의 순정이나 비련의 여인을 연상시키는 관념적 언어의 이미지로서만 사랑 받지 않고 잊혀져가는 우리의 감각을 소생시키는 매체로 생명을 얻길 바란다./이세재(우석고 교사)
여름의 대명사, 삼복 더위, 찌는 듯한 찜통 더위, 가마솥 용광로 더위에다가 열대야까지 계속되는 날이 보름을 넘겼다. 그러고 보니 이제 지치고 기운들이 없어 불쾌지수가 말할 나위 없이 높아졌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다는 소식을 텔레비전 뉴스에서 들었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더위의 심각성은 실지로 우리도 체감할 수가 있다. 그렇게 며칠 더 견디다보면 찬바람이 슬며시 옷깃을 여미게 할 때가 오리라.모처럼 책 읽기를 결심한 것은 이런 더위를 이기자는 데에 길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황희순 님의 시, "나는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에서 책 속에 길이 있다기에/ 책 속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은유의 골짜기를 헤매다/ 행과 행 사이에 미끄러졌다/ 말[言]을 잘못 밟은 모양이다/ (中略) 여기야, 여기,/ 여기에 길이 있-다-구-. 나는 이 시를 보고 독서의 길을 찾는 중이었다. 등단 작가라고 여기저기서 책이 발간되면 아는 분들은 고맙게도 빼지 않고 보내준다. 저자의 서문과 목록을 먼저 보고 그리고 마음에 드는 몇 편의 글을 골라 읽을 뿐 전체를 섭렵하지는 못한다. 좀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쏟아지는 인쇄물들을 어찌 다 읽을 수 있단 말인가. 책을 읽는 동안만은 몰입, 집중력이 대단해진다.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도 책 읽기를 권장하나 볼거리가 많은 아이들은 읽는 문화보다는 보는 문화에 더욱 빨리 익숙해지며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 섭섭하다.책읽기가 말은 쉽지만 가정의 주부로서, 아니면 직장인으로서 맡은 일을 하다보면 그리 쉬운 일만도 아니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생활화, 보편화된 탓에 그 쪽에 빼앗기는 시간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날마다 매일(mail) 확인하고 대여섯 개의 카페에도 가입하여 온라인 상의 좋은 글들을 보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소요하다보면 책읽기에 할애되는 시간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요즘 젊은이들은 부족한 시간도 문제지만 인내심이 부족하다해야 옳을 것이고 정서불안정도 원인도 될 것이다.올 여름에는 오랜만에 읽다가 팽개쳐버린 장편소설 "토지(박경리 작)"를 꼼꼼히 다시 읽기로 마음먹고 바로 시작했다. 솔 출판사에서 나남 출판사로 판권이 넘어가서 21권 한 질로 인쇄되어 나오고 있었다. 무조건 샀다.텔레비전에 연속드라마로 여러 번씩이나 방영됐던 그 유명한 "토지"를 책과 비교하면서 어쩐지 싱거운 감을 떨쳐 버릴 수 없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래서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의존하지 못하고 죽자하고 책에 매달리는 지도 모른다. 습관처럼 나는 여름만 되면 이런 장편을 들고 실랑이를 벌인다. 중학생 시절도, 고등학생시절에도 여름방학만 되면 세계명작과 씨름하던 추억이 있다.사람마다 취미는 다 다른 것, 폭염 속에서도 뛰기 좋아하는 사람은 뛸 것이고, 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을 향할 것이다. 그러나 내면의 알찬 교양이나 지식을 위해서는 한 권의 서적이라도 가까이 두어 양식을 삼을 일이다. 다른 쪽 일을 줄이고 책을 읽다보면 독서 삼매경에 푹 빠지게 된다. 즐겨보시라. 이보다 더한 기쁨은 많지 않을지니.../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
푹푹 찌는 무더위로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히고, 그 따가운 햇볕을 가려본다고 손을 올리다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빛에 나도 몰래 탄성이 나온다. 그러던 사이 저기 넓디넓은 광장에 파샤~하고 시원한 소리를 내며 마치 먹음직스런 팥빙수 속 하얀 얼음알갱이들을 쏟아내듯 여러 갈래로 물줄기가 퍼져 나간다. 헉, 이곳은 어딘가 ? 최근 나의 약속에 겹치기 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 혹, 누군가 배시시 웃으면서 좋은 일 있나보네 ~라며 농담을 건넬지도 모르겠다. 월요일 아침부터 달려온 곳이 사무실이 아닌 전라북도청, 신청사 이전 후 아직 버스노선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녹녹치 않은 살림에 택시비 마저 무시할 수 없지만 가슴을 뜨겁게 아니 아프게 하는 일들 덕(?)에 올 여름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오늘따라 유난히 높아 보이는 도청 앞, 몇 명의 어머니들이 안절부절하고 있다. 송글송글 맺힌 땀을 씻어 내리는 손, 가족의 생계를 지키고자 굵어지다 못해 퉁퉁 부어버린 손마디 마디 허드렛일 마다않고 일해 왔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고이 담겨있다. 저기 한 어머니 결국 눈물을 쏟아내며 연거푸 고맙다는 인사를 하신다. 와 준걸로만도 고마워, 우린 우리밖에 없는 줄 알았어, 그래두 우릴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고마워.. 벌써 60여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지역 노동, 시민, 여성단체들이 도청 청소해고노동자들의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비정규직, 그 자체만으로도 최저임금과 언제든지 해고될 수밖에 없는 불안정한 노동조건 속 휴식시간 배가 고파 빵을 사먹었다는 이유로, 다른 동료의 일을 도와줬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써야했고, 청소상태를 점검한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을 아 다니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측의 횡포에 그래도 청소가 자랑스러운 자신의 일이었기에 집단해고는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를 폭발시켜낼 최악의 폭력이었다. 도청, 도지사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와 직급으로 나뉘어 자신의 일을 최소한 인격적으로 침해받지 않고,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통해 소통하여 일하는 곳이 아닌가 ? 아니, 적어도 모범적으로 실천해야 되는 곳이 아니던가 ? 아무리 도청이 직접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도청이 선택한 용역업체가 도민의 공공장소인 도청의 청소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에게 부당한 노동행위를 자행하고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인정하지 않았을 시 우리 책임 아니라며 수수방관할 수 있는 것인가 ? 그렇게 목소리 높여가며 일자리 창출하겠다던 약속은 말 뿐이었던가 ?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만 하고 그 일자리의 질과 조건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 민선 4기 시작하자마자 상식 밖의 일들의 당혹감과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일들의 무게는 가볍지 많은 않은 모 개그맨의 유행어를 떠올리게 하며 쓴 웃음을 짓게 한다. 정말,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노현장(전북여성연합 사무처장)
올 들어 확실히 느껴지는 변화가 한 가지 있다. 들녘에 뱀이 늘어났다. 오늘도 논두렁에서 초록빛 꽃뱀 한 마리 만났다. 두어달 사이 벌써 열 번째도 넘는 만남이다.내가 농사짓던 초기엔 들녘뿐 아닌 집 주변에서도 뱀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느끼지 못하는 사이 그들은 사라져갔다. 땅꾼들의 눈부신 활약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보다는 바지런한 농사꾼들이 논은 물론 산 아래 밭에 이르기까지 잡초 한포기, 벌레 한마리 용납지 않으리라, 무시로 뿌려대던 독한 농약 덕분에 뱀들도 따라서 수난을 당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게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산이며 들을 오가다가 뱀을 만나면 피하려다말고 워메 반갑네이 할 정도로 뱀구경은 귀했었다. 1년 가야 고작 두어번에 불과하였으니 말이다.뱀이 늘어난 까닭은 쉽게 점쳐볼 수 있다. 땅꾼들이 땅을 뒤져대는 험한 노동자 대신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싸디 싸게 수입해 들여오는, 조금은 세련된 무역업자로 변신한 덕도 물론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값싼 수입농산물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더 이상 돈을 벌어주지 못하는 산 아래 밭일랑 묵혀버린 농민들 덕에, 또한 수매제도도 없어지고 팔기 힘들어진 쌀농사 대신 휴경보상금 받으면 그게 차라리 낫다 하고 다랭이거리 수렁논 까짓 묵혀버린 덕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농사도 친환경이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게 생겼으니 독한 농약사용 자제한 덕에, 이래저래 촌에서 살판 난건 뱀들이었을 게다. 뱀이나 농민이나 촌에 살긴 마찬가진데 개방농정과 세계화로 갈수록 죽을 판이 되어가는 농민들과는 그 신세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오랜 장마와 홍수로 무너져내린 논두렁에 구멍이나 내고 다닐 사고뭉치인줄을 뻔히 알고 있건만 그가 어떻게 다시 들녘으로 돌아왔을지 아는 터이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이렇게 돌아온 그를 반갑게 맞이하는 동안 무더운 여름날 비지땀으로 빚어낸 우리 쌀은 뉘라서 반겨줄 것인가? 도시의 소비자들이 넘쳐나는 값싼 수입농산물 틈에서, 농민들의 친환경농사의 정성과 땀이 가득 베어있는 우리의 농산물을 가격표 들여다볼 틈 없이 반갑게 맞아들여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뱀을 피하기 위해 여름날 뜨거운 장화 속에 발을 쑤셔 넣고 다니더라도, 고추나무가지에 넌출넌출 제 몸을 걸쳐두고 낮잠 자는 기다란 그와 본의 아니게 악수하는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여러? 반갑습니다. 여러?처럼 우리도 살판나게 생겼습니다. 하지 않겠는가?봄비 내리는 날, 낮게 날아다니는 제비구경에 신바람내고, 가을들판 여문나락처럼 통통한 메뚜기들을 반가워하며, 이슬방울 매달린 거미줄들로 초록비단처럼 반짝이는 논들이 여기저기 늘어가고 있음을 눈여겨 바라볼 줄 알고, 아이들의 아토피를 사라지게 할 믿음직한 대안이 그곳에 있음을 알고 있는, 그리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땅 농민들의 땀이라는 사실을 늘 잊지 않고 기억해줄 생면부지의 도시사람들에게 반가운 만남의 인사를 드린다. 여러분, 반갑습니다/박찬숙(前 전북여성농민연합 회장)
평화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 사물에 빗대라고 하면 고요한 호수를 댈 수 있을 것이다. 무거우면서도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충만한 물덩이의 유연함, 크고 작은 나무와 풀과 꽃들이 수면에 손과 발을 적시고 있는 풍광, 혹 하얀 고니라도 한두 마리 떠 있다면, 그리고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거기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이처럼 평화의 이미지는 정적이며 수평적이다. 깎아지른 수직의 바위절벽에는 투쟁의 긴장된 힘이 서있고 아득한 수평선에는 포근한 휴식의 노래가 누워있다. 그런데 수직의 절벽은 현실로 존재하지만 호수나 바다의 수평선은 보이기만 할 뿐 실상 그 실체는 없다. 우리의 삶은 투쟁적 현실만 있을 뿐 피곤한 몸을 눕혀 쉴 수 있는 수평의 평화는 꿈으로만 존재한다는 걸 암시라도 하는 것일까.수평(水平)에는 말 그대로 물의 본질이 담겨있다. 물은 만나기만 하면 곧 하나가 된다. 형태와 색깔이 각각 다른 물방울들이 모였을지라도 제 색깔 제 모양을 나타내지 않고 순식간에 공통의 색깔과 모양이 되고 만다. 천 길 땅속에서 솟은 샘물이건 썩은 시궁창에서 흘러온 폐수이건 서로를 거부하지 않는다. 호수 바닥의 낮은 곳부터 차근차근 쌓여서 수심이 깊어지면 서로가 어깨를 맞춘다. 한 쪽이 깊어지면 다른 한 쪽이 발을 늘이고 자신이 높아지면 낮은 쪽을 찾아 키를 맞춘다.그러나 수평의 기준치는 아무도 모른다. 물들의 만남에도 끝은 없다. 호수의 물들이 밤새 서로의 키를 맞추고 서로의 몸 구석구석을 채워보아도 아직은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있다. 새벽 호수를 뒤덮은 물안개. 그 그리움의 풍경을 보았는가. 물들은 어쩌면 저 에베레스트의 만년설이나 남극의 빙하로 갇혀있는 동료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눈물이 되어 마른 땅을 적시고 증발해버린 친구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물이 한 곳에 모이는 날 수평의 기준선은 그어질 것이다.그날을 위해 물은 낮은 데로 낮은 데로 흐른다. 때로는 물안개로 그리움을 노래하고 때로는 구름이 되어 방랑자를 부르다가 비가 되고 눈이 되어 가야할 곳을 찾는다. 김수영의 시처럼 폭포가 되어 나타와 안정을 뒤집기도 하고 정적(政敵)의 참소에 가슴이 뚫린 시인 굴원의 영혼을 쉬게 하는 멱라수 맑은 강이 되어 역사를 말하기도 한다. 풀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에서부터 계곡을 휩쓸고 강둑을 범람하는 홍수에 이르기까지 물은 오직 수평을 찾아 흘러간다.2006년 7월, 홍수가 전쟁처럼 휩쓸고 갔다. 전쟁처럼이란 우리 인간들의 생각이다. 물은 수평을 향해 제 길을 갔을 뿐이다. 수평과 평화가 동질일진대 우리는 왜 홍수를 전쟁처럼 겪고 있는가. 물이 물을 그리워하듯 인간이 인간을 사랑할 때 홍수는 평화처럼 흘러가지 않을까. 인간의 평화도 물처럼 서로의 높이를 맞추는 데서 이루어질지 모른다./이세재(우석고 교사)
일주일씩이나 햇빛 한 줄기 보여주지 않고 뿌려대던 빗줄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그렇게 애 먹이던 장마도 이제 끝나려나 보다. 우리나라 전역의 위아래를 휩쓸고 다니던 게릴라 성 폭우에 국민 전체는 놀라고, 가슴 졸이고, 힘겨워 지치고, 피해로 고달픈 일들이 많이 생겼다.이제 우리 국민 모두는 한마음이 되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추슬러야할 때다. 슬픔을 함께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같이하면 배가된다는 진리가 잘 통하는 때이다. ARS 한 통화라도 걸어주는 것이 힘이 될 것이다.지난 51 지방선거가 무사히 끝났고 지방자체단체 민선 제 4기가 새롭게 출범됐다. 몇 달동안 전국이 선거 열풍에 휘말리면서 선거기간동안 내내 상대 입후보자의 흠집내기와 꼬집기로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었었다. 이번 선거는 다행히 예전에 비해 부정부패가 적었다고는 하나 어느 지역에서는 혼탁선거가 만연했다는 말이 계속 떠돌고 있으니 그것 또한 찝찝할 노릇이다.언제쯤 우리 유권자들도 정확한 판단아래 지역일꾼을 뒷소리 없이 정정당당하게 잘 뽑을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까지는 주민들의 의식부터 또다른 개혁이 있어야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생각한다.무주군 만해도 자치단체장 1명, 도의원 2명, 군의원 7명 도합 당선자는 10명이다. 그런데 입후보자는 37명이 되었다하니 낙선된 후보자가 27명이라는 얘기다. 그 많은 입후보자들이 하나같이 무주군을 발전시키고 군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의지로 출마하였다. 생각 같아서는 그들에게 모두 적합한 직책을 나누어주어 무주발전과 대망의 뜻을 결집하게 하고 싶은데 어디 현실이 그러한가선거라는 것은 그렇다. 당선의 확신이 있기 때문에 출마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만큼의 수 외에는 모두 낙선되는 것, 낙선의 고배를 마셔본 사람만이 안다. 그 허무함을. 낙선하고 나서 견디기 힘든 것은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다. 분명 저 사람은 내 사람인 줄 알았는데 표는 다른 사람에게로 가지 않았던가. 그 하나만으로도 자칫 미래를 살아갈 힘을 잃는 것이다. 다음을 기약하고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사회생활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성격 나름이겠지만 각양각색이 모여 사는 땅이 이 땅 아니던가.어려운 상황일수록 서로를 따뜻하게 다독이고 보살펴 아우르는 기지가 필요하고 낙선자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인격도야와 지식 쌓기에 더욱 힘써야겠다. 지역과 개인의 이기주의를 탈피하고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아 다시 시작하다보면 지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낙선되었다고 낙망하지 말고 새로운 희망으로 새 삶을 시작해 봄이 어떨지? 욕심은 꼭 버려야 할 때 빨리 버리는 것이 현자(賢者)의 삶이고 자리가 비었다하여 내 자리도 아닌 아무 자리나 덜커덕 앉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할 일이다. 단 한 사람이 나를 지지했어도 그 한 사람을 위하여 해야할 책임을 다해야되는 것이 참된 인간이지 않은가! △전선자 지부장은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전북여류문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수필집 <숨겨진 방> 시집 <그 어디쯤에서 나는>이 있다. /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
너른 밭 한가운데가 장마철 잦은 비에 물웅덩이가 되어버렸다. 심어놓은 그 자리의 참깨는 진작 죽어버리고 몇 가닥 잡초가 대신 엉겨 붙어있다. 아무리 넓은 밭이라도 적절히 고랑을 만들어 물 고일 법한 곳을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농사의 기본일 것이나 새로 개간한 터라, 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탓에 밭 한가운데가 그 지경이 된 것이다. 물 고인 땅, 그곳에선 고인 물이 썩는 것은 물론이요 질병의 근원지가 되어 온 밭을 병들게도 만든다. 또한 반 평도 못되는 곳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피를 빨며 못된 병균을 옮겨놓을 수천의 모기떼가 태어날 것이다. 살충제를 뿌린다 해도 계속 태어나는 모기떼는 막을 수 없고 급기야 가축과 사람이 그들의 포식성 앞에 팔다리를 내주어야 한다. 때문에 물꼬를 내지 못한다면 흙이라도 돋우어 물기를 없애야 한다. 농부라면 누구나 그렇게 할 것이고 그것은 사람의 먹을거리가 자라는 밭에 대한 농부의 당연한 도리이며 예의이다. 태풍이 몰려온 아침, 세찬 빗줄기 속에 누런 황톳물을 게워내며 가라앉고 있는 그 웅덩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빗물 아닌 또 다른 물기가 고여 있을 세상의 웅덩이들을 떠올려본다. 가난, 질병, 차별, 소외, 폭력 등 고통 받는 이들이 놓여있을 우리주변의 수많은 웅덩이, 그리고 그곳에 고여 있을 눈물이라는 물기에 대하여.....그러한 물기 역시 무관심하게 방치한다면 그곳에 엉겨있는 아픔이나 슬픔은 분노라는 습기가 되어 어쩌면 물 고인 웅덩이의 모기떼처럼 우리사회 전체에 엄습할 지도 모른다. 우리사회 어느 곳에 물꼬를 내고 흙을 돋워야할지 그것은 나라의 복지정책의 내용과 폭에 해당되는 문제이겠으나 단지 정책을 다루는 정치권이나 일선의 사회복지사들만이 전담할 문제는 아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는 이 나라에서 이웃의 불행과 고통에 무관심하거나 알고도 외면한다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와 도리를 모르는 것이나 진배없을 것이다. 오래도록 가슴에 메아리쳐온 전우익선생의 말씀을 되뇌어본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어느 쪽으로 물꼬를 내야 물이 빠져나갈지는 그 웅덩이에 직접 가보아야 알 수 있다. 비바람이 잦아지길 기다릴 수만은 없어 삽을 챙겨들고 나서는데 여기저기 논두렁마다 물꼬를 손보는 삽질이 광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 각계각층의 심각한 우려와 반대 속에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협상이 그대로 타결될 경우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빈곤의 웅덩이들이 우리사회 곳곳에 확산될 것이다. 그리고 농민들은 그 웅덩이의 가장 밑바닥으로 침몰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매년 반복되는 악천후와 농산물개방의 어려움 속에서 부지런한 삽질 하나로 버티며 생명의 땅을 지켜온 농민들, 그 부지런한 삽질이 분노의 삽질로 변하기 전에 움푹 패인 이땅 농민들의 빚더미 삶터에도 누군가 시급히 물꼬를 내주어야한다. 아무리 논밭 물꼬내기에 이골난 농민들이라도 깊은 웅덩이 속에서 스스로 물꼬를 낼 방법은 없는 것이다.<약력>1959년생, 이화여대 졸,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재학 중, 1983년부터 순창에서 농사,1988년부터 여성농민회 활동, 2004-5 전북여성농민회연합 회장 역임, 96년 이후 여성, 농민 관련 작곡활동(음반, 흘러라 섬진강)/박찬숙(前 전북여성농민연합 회장)
강아지에 물려죽은 어린 꼬마 네로,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방문 잠근 채 일 나간사이 화재로 죽은 아가의 엄마 힘쎈 댁, 평생 자신이 좋아하던 가야금을 한 번도 쳐보지 못한 야금할미, 그리고 보아 같은 가수가 꿈이었던 성냥팔이 소녀가장, 이 네명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죽음을 당하고 선택하지만, 다시 태어나 죽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돌봄 노동을 나누고,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으로 여성차별과 빈곤이 근절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승의 차별과 빈곤에 허덕이다 못해 죽음으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무지개를 사세요는 지난주 여성주간을 기념하여 9회째를 맞이한 전북여성한마당에 올려진 연극의 주인공들이다. 여성주간은 1995년 국가가 여성권익과 양성 평등한 세상을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대한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위 협약의 이행의무를 내용으로 하는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하고 기념하기 위해 7월 1일부터 7월 7일까지를 지정한 날이다. 이 주간에 각 지자체들은 매년 기념행사를 하고, 지역 여성단체들은 여성 관련된 주요한 이슈와 내용을 대중에게 알려내고, 함께할 수 있는 자리들을 만들어 왔다. 벌써 11주년, 아홉번째 전북여성한마당을 맞이하는 내게 이 한편의 연극은 저릿하도록 가슴을 아프게 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났으면 뭔가 달라져 있지 않을까? 여성의 사회진출도 늘어나고, 불평등한 법과 제도도 변해 가는데 이제 좀 괜찮아지지 않았을까? 스스로에게 자문했던 그 질문들은 무대 뒤편 쪼그리고 앉은 내게 눈물로 답변한다. 요즘에도 여성들은 깜깜한 밤거리를 되찾기 위해 몸과 마음의 권리를 요구하는 달빛시위를 해야 하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은 더 징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달라져만 가고, 고위직 인사의 성추행은 은근슬쩍 관행처럼 잊혀지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해고는 옥수수 펑 튀듯이 늘어만 가고 있다. 이렇듯 여성에게 체감되는 지금의 현실은 결코 무지개가 뜨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삶에 대한 관심과 감수성이 뛰어난 여성이 있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 본다. 그리고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와 관행을 변화시켜 내도록 지역여성과 시민들을 만나가는 풀뿌리 활동들을 밀접하게 해 나가며, 여성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의제화하고 각자의 처한 삶의 조건을 바꿔내는 일을 고민하고 개발해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때 있듯 싶다.갑자기 내 가슴 속 무대 위, 야금할미는 멋지게 가야금을 켜고 있고, 힘쎈 댁은 예쁜 아가와 함께 장을 보러 나온다. 성냥팔이 소녀는 보아처럼 댄스가수가 되어있고, 꼬마네로는 강아지와 신나게 놀고 있다. 이미 맘속에 그녀들이 말한 무지개를 눈물로 사버린 난, 그 네 명이 환하게 웃을 그 날을 향해 무지개를 띄우고 또 띄울 것이다.△74년 생, 전북대,성공회대 NGO대학원 졸, 전북여성단체연합 간사활동을 시작으로 홍보부장, 사무국장을 거쳐 현)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노현정(전북여성연합 사무처장)
조그만 호숫가 산자락에 사는 친구가 있는데 금년 봄 그는 딱새와 함께 살았다. 현관의 장작더미 위에 버려둔 헌 밀짚모자 속에 딱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길렀던 것이다. 친구는 기뻐하면서도 앞으로 이놈들과 평생을 어떻게 조심스레 사냐고 걱정부터 했다. 걱정할 것 없다고 했다. 새끼들이 성장하면 딱새는 두 번 다시 이 둥지를 찾지 않을 테니까. 딱새의 머리로는 그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새끼를 낳아 길렀을 뿐 새끼들이 날 수 있게 되면 그들은 산 속의 나무로 돌아갈 것이다.많은 새들이 산에 살지만 새집은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새의 둥지는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은폐되지 않으면 그 가치가 없는 고로 새들의 둥지를 찾는 건 쉽지 않다. 인간의 처마 밑이 오히려 안전함을 깨달은 제비도 해마다 집은 새로 짓고 산다.동물의 집은 이처럼 종족보존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공간이다, 사람이 사는 집은 물론 단순한 공간으로서의 집(house)이라는 의미보다는 가정(home)이라는 정신적, 문화적 의미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인간의 집도 종족보존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의 집(house)은 후손들을 안전하게 기르는 곳이라는 이 기본적인 조건이 무너지고 있는 듯하다.웬만한 아파트는 보통사람이 평생을 모아도 사기 힘든 가격이 되었다. 서울 강남에는 10억짜리 13평 아파트가 있고, 비밀번호로 무장한 자신들만의 전용 출구가 있는 수십억대의 집이 있다는 것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집의 크기가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배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13평짜리 아파트가 어떻게 10억원의 가치를 갖는가. 가족의 생활공간인 집에 수십억 원을 투자를 하는 것과 가정의 행복은 과연 상관관계가 있는가.딱새 둥지의 안전은 포식자로부터의 은폐가 조건일 것이고 우리들 자녀의 안전은 사랑이 충만한 가정에 있을 것이다. 둥지에 불과한 집값을 수십억씩 올린 그 기발한 생각들을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방향으로 돌리지 못한 어리석음에 우리의 미래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혹 수십억짜리 집을 물려주는 것이 자녀의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딱새와 인간의 생존에 대해서 아주 특별한 차이를 말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각종 광고마다 환상적인 아파트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환상적인 광고판 뒷면에는 둥지를 짓기 위해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허공을 방황하는 새들이 날아간다. 주택정책을 개혁한다는 정치인들의 아름답고도 답답한 모습과 그들을 욕하는 딱새만도 못한 인간들의 얼굴도 숨겨져 있다.딱새를 보며, 집은 허름하지만 묵묵히 자식들을 사랑으로 기르고 있는 이웃들에게 박수를 치고 싶다.△약력 : 1953년 생. 문학박사.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과 <시문학> 우수작품상으로 등단. 현 우석고등학교 교사. 시집 <뻐꾸기를 사랑한 나무>/이세재(우석고 교사)
순창 고추장을 중심으로 한 장류산업은 농업과 가공산업간 연계로 부가가치를 창출한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의 이면에는 지역내 농가와 전통고추장업체간의 계약재배가 그 숨은 원동력이었다. 지역농업발전의 단초, 고추계약 재배초기 고추생산 농가와 전통고추장업체간의 계약재배는 군청이 중심이 되어 추진했다. 그러나 고추값 폭등으로 농가의 계약이행이 낮고, 행정도 사업의 필요성과 전문성이 부족하여 결국 흐지부지 되었다. 생산자 단체인 농협은 역할을 찾지 못하고 뒷짐만 지고 있었다. 그 후 터덕거리던 계약재배 사업은 농민회를 중심으로 농민회원 20여명이 참여하면서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만들어 갔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진 농민회원의 계약재배는 눈앞의 이득보다 충실한 의무이행으로 주변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고추 흉년으로 시장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황임에도 계약재배 농민은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며 사업을 안착시켜냈다. 전통고추장업체, 농협과 행정의 생산농민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하며 사업지속의 튼튼한 틀을 만든 것이다.이렇게 되자 다음해는 전통고추장업체도 품질좋은 고추장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더욱 늘었다. 당연히 계약재배 농가도 늘게 되고, 뒷짐만 지고 있던 농협과 군청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장류산업 활성화의 새 지평을 열다농가와 업체간의 계약재배 사업이 안정되자 생산분야의 1차산업을 고추장 가공으로 2차산업과 연계하고, 장담그기 체험 행사 등으로 다각화시켜 낼 수 있었다. 이후 계약재배는 고추장 원료인 콩, 찹쌀, 매실 등으로 확대되었고, 전국적 지역혁신의 성공사례로 선정되어 신활력 사업 등 국가사업으로 선정되기에 이른다.지금은 전통고추장 원료농산물 계약재배사업단이 꾸려져 장류산업 발전과 지역농업의 새로운 소득창출을 해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28개 전통고추장업체와 600여명의 원료농산물 생산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2004년 1억원의 계약재배규모가 다음해 4억원, 올해에는 11억원에 달한다. 또 농가, 제조업체, 행정, 농협이 계약재배발전기금을 조성해 농산물 가격 급변시 활용하고 있다.농업의 다각화는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흔히 농업의 다각화 또는 6차 산업화를 말할 때 1차+2차+3차=6차로 이해한다. 그러나 농업의 다각화는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이해해야 한다. 더하기에서 1차의 농업이 없다고 해도 5차는 되지만, 곱하기에서는 1차의 농업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0차가 되기 때문이다. 농산물 시장 여건의 변화로 계약재배 품목의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성실히 이행한 농민과 고추장 제조업체의 단결된 힘이 지역농업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지역농업 성공사례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생산농민의 조직화된 꾸준한 노력인 것이다.
최근 교원정책특별위원회에서 본회의 상정을 위해 만들어진 합의안이 부결되고 소속 위원 중 일부가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교육정책이 또다시 표류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갖게 되었다. 교장승진제도에 대한 교원단체의 견해가 10인10색으로 크게 엇갈리고 교육정책이 교원단체의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끌려가고 있다는 비난 중에도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같다는 것이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음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어렵게 이룬 합의가 막상 무산되고 보니 일부 특위 위원들의 상심이 매우 컸던 것 같다.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에서는 새로운 교원정책을 올 상반기에 만들겠다는 로드맵으로 교원특위를 구성한 바 있다. 다시는 승진에 매달려 학생교육이 소홀히 되는 사례가 없도록 하고, 교단에서 묵묵히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신 선생님들이 우대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한 전문위원회인 것이다. 산 정상에 오르는 길이 어찌 하나뿐일 수 있겠는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담긴 오솔길이거나 몇몇 사람들의 동행 길이었던 좁은 산길일 수 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정상에 이르는 길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산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조용히 안내하는 것이 책임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몫이며 아름다운 사회로 가는 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9월부터 전국 51개교에서 교장초빙?공모제 시범학교를 운영하며 이중 특성화고 4개교에는 20대 IT전문가부터 60대 전직CEO도 교장이 될 수 있는 완전개방형 공모제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교육부의 방침은 현장 교원들에게는 오히려 혁신적이다. 현재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교장의 자격기준은 학식과 덕망이 높은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한다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인정을 받은 자이다. 사회 각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된 교육혁신위원회의 교원정책특위 합의안에는 교장 자격을 10년 이상의 교육경력자로 제한하고 있다.인터넷 동영상 강의로 국내정상에 있는 (주)메가스터디(megastudy)의 창립 멤버로 연봉 18억을 포기한 괴짜강사의 이야기 <이범, 공부에 반(反)하다>를 보면,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에 비해 교육정책의 역량이 뒤떨어져있는 현실이 정말 신기할 정도라고 한다. 학원가의 서태지라고 불리는 그는 교육부가 학생들을 실험용 쥐로 취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학원 강의를 그만두고 지금은 인터넷무료강의만 하고 있는데 나의 무료강의는 선행이나 기부행위가 아니라 나의 생활이다라고 하면서 한국 사교육의 중심인 대치동식 학원 교육에 대한 환상을 깨라고 강변한다. 교육비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고, 입시지옥 학교교육으로 자살하는 학생이 늘어가고, 2만 여명의 초?중?고 학생이 우리나라를 떠나 외국으로 유학 가는 지금의 참담한 교육현실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교장승진 및 교원양성과 연수제도를 기필코 마련하여 교육기획력을 가진 교사에 의해, 자율적인 학교운영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평생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생님이고 싶다./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
얼마 전 여행을 하던 중에 새 단어를 하나 알게 되었다. 모르던 말을 알게 되었으니 기분이 좋아야 할 터인데, 그 반대였다. 오히려 큰일 났구나 할 정도로 걱정이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는 무심코 지나친 분도 있고, 아니면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분들도 있을 지 모르겠다. 고속버스가 휴게소에 사람들을 내려놓았다. 요즈음 휴게소의 화장실은 여느 호텔 못지않게 깨끗하고 화려하다. 그 날 내려서 들린 휴게소는 최근에 전면적인 수리를 하여 다른 곳 보다 더 정갈하였다. 화장실 내부에다가 나무도 심고, 조화도 가져다 놓는 등 세심하게 실내장식을 해 놓았다. 문 앞에는 친절하게도 푯말이 일일이 붙어있었다. 자세히 보니 화식과 양식이라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푯말이었다. 그런데 화식이라니. 설마하며 두 곳의 문을 다 열어 보았다. 양식은 의자식 변기 즉 양변기를 말하는 것이고, 화식은 바닥에 붙어있는 것 즉 우리가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오던 것을 말하였다. 얼마 전까지는 재래식이라고 불렀던 것이지만, 그 말의 어감이 나빴던지 화식이라고 바꾸어 놓았다. 화식이란 일본식이라는 뜻인데, 왜 굳이 화식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본 여행 중 공중화장실에서 보았던 표말을 우리가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최근 선거를 치루는 동안 내내 들리는 매니페스토라는 단어 역시 화식의 용례에서 느끼는 기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사전을 찾아보고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여전히 매니페스토의 뜻이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쉬운 우리말로 공약실천운동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왜 굳이 그렇게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야만 할까. 요즈음 정부에서 나오는 각종 정책설명서나 행정기관에서 시행하는 사업내용을 읽노라면, 멘토링, 어메니티, 거버넌스 등등 무척이나 어려운 단어들이 거침없이 등장한다. 특히 농촌 어메니티, 농촌아동 멘토링은 우리식의 변소를 화식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진다. 어떤 단어는 이태리어나 불어에 어원을 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그리이스 신화를 알아야만 그 뜻을 이해 할 수 있는 단어도 있다. 정부는 전문가나 지식층만을 상대로 행정을 펴는 곳은 아닌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르는 말을 사용해서 혼란을 주고 있다. 이제 선거를 통해서 새로운 지도자들이 뽑혔다. 이들이 선두에 서서 우리고장에서만이라도 쉽고도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할 것을 제안해 본다. /함한희(전북대 문화인류학)
5.31 지방선거를 통하여 앞으로 4년간 시정을 맡아 운영할 시장과, 도의원, 시의원을 새로 뽑았다. 당선을 축하하고 낙선한 분들에게도 위로를 드린다. 출범 4기를 맞이한 지자제도 이제 그동안 있었던 사례를 경험 삼아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새로 선택된 당선자들에게 거는 시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이에 시민의 자격으로 바라는 것들을 제시하여 본다.① 대 화합이 필요하다. 선거전을 통해 서로 경쟁하다보니 격한 말로 헐뜯고 비판하였고 감정의 앙금은 커졌으며 이편저편으로 진영이 나누어 졌던 것은 필연적 결과이다. 이제 선거전은 끝났다. 모두가 평상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승자도 패자도 다 시민이고 보다 발전된 우리들의 시를 만들겠다고 경쟁한 것이 아니었던가. 특히 시민모두를 하나로 단합시키는 것은 당선자들의 몫이라고 본다. 승자의 아량과 포용력이 필요한 시점이다.② 공무원들의 동요를 막고 공평한 보직 순환 배치가 지속적으로 이행되어야겠다.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음지에서 소외 의식을 가지고 근무한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한 사람도 없도록 순환 보직을 실시하여야겠고 승진인사도 능력 있고 소관업무에 열성적인 사람이 우대 받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학연이나 지연이나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는 한 그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시정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혹시 주변에 아첨하고 보신에 치중하는 직원이 있나 살펴서 그런 사람을 멀리하고 면전에서 옳은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소신껏 일하는 묵묵한 직원을 찾아 중용하여야 할 것이다.③ 상주인구증가에 정책대안이 수립, 시행되어야겠다. 인구의 대도시 집중화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렇다고 현실에만 맡기면 중소도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인구의 증가 없이 도시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천계획을 수립, 시행함으로써 시민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④ 시민의 생활현장을 직접 찾아가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보고에만 의지하지 말고 수시로 예고 없이 직접 시의 전 지역을 조그만 마을까지도 직접 방문,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듣고, 조치하여주는 그런 시장과 시의원을 시민은 좋아한다. 아직도 생활민원이나 시정, 보완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⑤ 여성인력활용과 능력배양에도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법과 제도의 보완, 분위기 고조, 인식 변화 등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색 맞추기 정도의 선을 철폐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있기를 여성들은 바란다. 그들의 능력과 경험이 사장되지 않도록 특별하고도 지속적인 정책이 수립되고 실행되기를 기다리고 있다.이외에도 선거에서 제시한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인기에 영합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겠으며, 무엇이 시를 발전시키고 시민에게 유익한가를 판단기준으로 삼아 시정을 수행하여야겠다. 중요한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서는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정책내용을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인내력을 가지고 설득함으로써 공감대형성의 바탕 위에서 출발하여야 성공이 보장될 것으로 믿는다. 이러한 것들이 지켜질 때 우리 고장은 날로 발전하고 활력이 넘쳐 살고 싶고, 오고 싶은 도시로 변모되리라 믿는다.앞으로 4년 후 당선자들이 임기를 마칠 때에 성공한 시장, 성공한 도의원과 시의원으로 시민들의 공통된 판정을 받고 기록되기를 기대하여 본다./조혜자(한국걸스카우트 전북연맹 부연맹장)
정부는 2005년부터 그동안 중앙 7개 부처가 나누어 집행하던 국가 균형발전관련 사업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산을 일괄하여 패키지로 지원하고, 지역이 자체의 우선순위에 따라 원하는 사업을 선택하여 추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 차원에서 분야별 예산투자의 비중을 어디에,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지역별 예산의 비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가 전체적인 균특회계 내 지자체 자율사업 예산은 총액에서 5% 정도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농업분야는 오히려 4% 감소하고 있다. 결국 균특회계를 지자체 내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비중을 두는가에 따라 지역별 농업은 달라질 수 있다. 시?도별 자율편성사업은 시?도의 지출한도 내에서 자율 편성되기 때문에 자치단체별 정책적 판단에 따라 여러 분야로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지역농정의 중요성과 균특회계 지역농정의 관점에서 지방으로 이양된 균특회계가 지자체 농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균특회계의 도입으로 지자체의 농정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균특회계로 이관된 농림사업은 2004년 135개 농림사업 중 23개의 농림사업이 이관되었다. 이들 농림사업이 차지하는 규모는 농림예산의 약 14%, 사업성 농림예산의 2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농림부 차원의 예산편성과 배정이 아니라 지자체의 자율적인 농림예산의 편성이 결국 중요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균특회계의 도입으로 지자체의 농정집행과 관리가 크게 변모하고 있다. 단체장의 농정철학과 총괄조정 부서의 역할이 중요 갈수록 농업분야 예산투자의 효율성이 강조되고, 단기간의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농업으로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곧 출범할 민선 4기의 지방정부가 선거를 통해 쏟아낸 각종 개발관련 공약의 이행을 위해 농업예산을 뒷전으로 밀어낼 경우 농업예산의 홀대가 우려된다. 그 많은 개발공약의 예산을 어떻게 충당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농업분야로 꾸준하게 예산이 자율편성되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농정철학과 의지는 물론이고 지자체 내 총괄조정 부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요구된다. 농업예산 세일즈의 시사점 얼마 전 농림부는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농업예산 세일즈 행사를 벌였다 한다. 균특회계내 지역개발사업 계정으로 편성되는 시?도별자율편성사업에 농림분야의 예산신청이 많이 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에 적극 호소했다. 농업이 홀대받지 않으려면 예산에서의 경시를 막아야 한다는 게 농림부의 생각이다. 예산확보는 '머리가 아니라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그러나 농림부는 발품을 팔아 농업예산 확보를 하더라도, 지역에서는 ‘머리’의 의지와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의 어려운 농업을 살리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업계의 ‘발품’과 지자체 ‘머리’의 현명한 선택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황영모(전북 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할 수 있다면 오래오래 지리산 자락의 큰 바람을 붙잡아두고 싶다. 80년대 초반에 중학생이던 제자들과 함께 바래봉에 오르면서 벅찬 감동으로 자꾸만 하늘을 바라다본다. 인터넷카페에서 늘 만나고 헤어지기 때문인지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오랜만에 만났지만 마치 어제 한 교실에 있었던 반 친구들처럼 자연스럽다. 대부분 한 두 명의 자녀를 둔 30대 후반의 장정들이다. 방글이의 두 아들이 일행보다도 더 빠르게 앞서 달려간다. 어린아이들의 노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기혼여성의 35.6%가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이가 적을수록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 소극적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01년에 1.30이던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5년에는 1.08로 낮아져서 홍콩의 0.95 다음으로 세계 최저수준이 되었다. OECD 평균은 1.6이다. 언제부터 우리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 것일까. 좁은 국토와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다가 하나만 낳자 라고 하던 시절이 엊그제다. 나라의 정책이 이렇듯 30년 앞의 미래조차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니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데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혼여성 가운데 26.2%가 결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결혼여부를 물을 때에도 기혼, 미혼 외에도 비혼란을 추가해야 될 모양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2050년에는 4천만 명 미만일 것으로 예측되며, 14세 이하 학생인구는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과밀학급이니 콩나물교실이라는 말은 옛이야기 속으로 사라지고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 이내가 되어 환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 같다. 미래교육은 이처럼 줄어드는 초중고 학생 수와 함께 고령화된 사회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모형을 필요로 한다.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직장과 가정이라는 이중적 역할부담이 요구된 반면 남성의 역할은 크게 변화하지 못한 당연한 결과가 낮은 출산율로 이어졌다. 지체된 혁명(Delayd Revolution)인 셈이다. 언제쯤이면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갈등하지 않고, 일과 가정을 동시에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취업 중이던 여성의 61%가 결혼을 전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정도나 재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바래봉 산행 길에 줄곧 함께했던 은희는 둘째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퇴직했는데 그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지금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자녀가 많은 전업주부에 대한 인식전환 또한 필요하다. 현서는 여섯 명의 아이엄마다. 자녀를 갖지 않으려고 하는 오늘날 2030세대를 생각하면 가히 인간문화재라고 할만하니 그에 마땅한 지원도 있어야하지 않겠는가.가정의 자녀양육과 교육은 나라에서 책임진다는 각오로 일하고자하는 젊은 부부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아름다운 음악회를 다녀왔다. 그 곳에서의 느낀 특별한 감흥이 지금까지도 가시지를 않는다. 그 음악회는 25년 동안이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되어온 현을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의 44번째 정기연주회였다. 정기연주회가 그 정도이고, 특별연주회의 약사를 어 보니 몇 곱절이나 더 많았다. 우리고장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지역이 아니면 엄감생심이다. 지방의 젊은 예술인들이 자꾸만 중앙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고 게다가 지자체가 마련해주는 특별한 지원책도 없는 상황을 떠올리면, 그 음악단원들의 장인 정신은 누구에게라도 귀감이 된다. 그런가하면 음악을 사랑하는 주위 분들의 작은 정성들도 여간 소중해보이지 않는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처럼 자기 일을 사랑하는 일하며, 그것을 꾸준히 지속하는 일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연륜이 쌓여서 아름다운 향기가 주위에 소리 없이 번져나간다. 그 향기로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 향기가 번지는 속도는 누구도 가늠하기 힘들다. 예술이나 문화의 아름다움은 역사성에 있다. 다시 말해서 오랜 시간 동안 장인들이 갈고 닦는 전문성은 그것을 지키고자하는 숭고하고 고결한 정신에서 나오며 그러한 진실함과 역사성이 예술의 혼이며 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일을 마음 깊이 사랑하며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자부심과 품격을 갖추면서 예술의 맥을 이어온 장인들로부터 나오는 특별한 향기가 우리 고장에서는 이곳 저곳에서 풍겨나왔다. 장인들뿐만 아니라 그것을 사랑하는 일반사람들도 예술의 진실성과 역사성을 귀하게 여기면서 그 맥을 조심스럽게 잇게 하고자 노력을 함께 해 온 것이 우리고장의 장기였다. 그런데 점차 그 자랑거리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를 자아내는 일이 여기 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옥마을을 다니다보면 각별히 드는 생각이다. 역사를 훼손하는 일이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것을 잘 손질하고, 빛나게 가꾸는 일 보다는 헌 것을 과감하게 헐어내고 새것을 짓는 일들로 이곳저곳이 분주하다. 최신식 한옥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서 보기에는 근사하다. 그 근사한 건물들을 보면서 우리가 공부할 수 있는 역사는 어떤 내용일까. 문화적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을까. 장인들이 품어내는 향기를 맡고자 천리 길을 마다않고 온 외부의 관광객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향기를 맡을 수 있을까. 새로 칠한 페인트냄새를 맡고자 먼 길을 달려온 것은 아닐 터인데... 역사를 부수는 현장을 보면서 실망한 마음이 지난 5월 작은 음악회에서 회복되었다. 그리고는 희망이 샘솟았다. 아직도 우리 고장에는 숨어있는 장인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함한희(전북대 문화인류학)
미국산 칼로스가 가정의 식탁에 밥이 되어 오르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심리적인 공황이 반, 이대로는 안된다는 적극적 의지가 반으로 해서 부산한 움직임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쌀산업 발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관?학?민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노력 없는 대책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쌀산업 위기극복은 물론 지역농업의 활로를 개척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과연 우리는 지역현실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체감한 실천성과 전망성을 갖춘 주체역량이 있는가?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 출범지난 3월24일, 도청에서 '전북 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가 출범하였다. 지역마다 고립?분산되어 쌀농업 활로를 모색?실천해온 11개 시?군의 45개 작목반이 모여 전북 쌀산업의 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밥맛 좋고 안전한 쌀을 생산하자, 친환경적으로 사고하고 친환경적인 삶을 살자, 농민현실에 맞는 정책개발에 참여하자, 도농이 상생하는 생명의 농업을 실현하자이들이 내건 활동방향이자 목표이다. 큰 틀의 전망과 목표를 아무리 세워도 농사현장과 연결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의 출범은 여러모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친환경 농업의 실천적 활로 개척에 기대되사실 전북은 친환경농업의 증가와 시장확대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업의 변두리에 놓여왔다.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정책의 종속적 성격 탓일까? 친환경농업의 면적이나 농가 수는 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그나마도 농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친환경 자재를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정책당국은 비현실적인 친환경농업의 목표치만 제시하는데 그쳤다.이러한 상황에서 농업생산자 조직이 나서 위기극복을 위한 전북쌀의 해법과 친환경농업의 활로를 스스로 개척하는 실천을 보인 것이다. 물론 생산표준화를 통한 고품질 쌀생산과 안정적 판로를 확보해 농가소득으로 귀결시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과제이다. 그래서 학교급식조례 제정으로 지역내 친환경 농산물 소비처를 만드는 산지유통시스템 마련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농업생산자 조직의 재평가와 육성이 절실우리 농업은 시장개방의 확대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화규모화 되면서 개별농가의 경영능력만으로는 경영여건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개별영농은 생산이나 판매측면에서 규모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자본조달과 영농활동의 전문화, 그리고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유통사업에서 불리하다. 이제 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의 출범을 계기로 지역농정 차원에서 다양한 전문 영농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별도의 체계적인 육성 정책 프로그램의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황영모(전북 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수업을 위해 교실까지 가는 길에서 철쭉이 하루가 다르게 벙글어진다. 지난주에는 그저 분홍빛 화관을 쓰고 앉아있더니만 오늘 아침에는 작은 럭비공이 되어 연신 하늘을 향해 고개 짓을 한다. 이미 활짝 개화했거나 진홍빛처럼 오후에라도 꽃필 것 같은 것도 있는데 백철쭉만은 이제야 화관을 막 쓰고 부스스 일어서고 있다. 다 같은 철쭉인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들에게도 조금 일찍 피는 것이 있고 늦게 피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늦은 봉오리를 맺은 백철쭉은 그동안 초록치마사이로 내보인 버선코 같기도 하고 새의 날개 끝 같기도 한 꽃잎을 내밀어 여러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얼마 전 전라북도과학교사교육연합회가 주관하는 학술세미나가 있었다. 이날 초청연사인 과학문화교육연구소 박승재 교수는 잃어버린 1/3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잃어버린 1/3이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신체장애학생이나 노력해도 안 되는 학습지진학생, 공부를 하지 않아서 성적이 나쁜 학습부진학생, 공부를 잘 하지만 제도 및 경제적 여건 등으로 소외된 학생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겹친 중복장애 학생을 말한다. 서울대학교에서 정년까지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던 그는 그동안 상위 1/3에 해당하는 학생들만을 격려하고 연구 지원해왔다면서 공부하기를 어려워하고 점수가 낮은 학생은 모든 것이 학생의 탓이라고만 생각하고 이해하려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을 반성했다. 그리고는 시각장애학생을 위해서 만든 학습 자료로, 지레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군데군데 홈을 파서 만든 나무판지와 오목렌즈와 볼록렌즈를 통과하는 빛이 지나는 길을 실로 이어 만든 실험기구를 보여주었다.평준화정책의 보완을 위해 학교에서는 영재교육과 수월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해 무료보충학습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장애학생을 위한 과학실험교재의 개발과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보충학습자료의 개발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영재학생을 위한 지도 방법과 교재는 보통학생이나 지진학생을 위해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겠지만 부진학생을 위해 연구 개발한 학습지도방법이나 실험교재는 모든 학생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머지않아 백철쭉이 활짝 피어 늦은 봄까지 눈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면서 세상을 하얗게 만들 것이다. 다소 이르고 늦은 시간적인 차이가 있을지언정 꽃들은 이처럼 언젠가는 제 모습을 다 내보인다. 다소 이해가 느린 우리 학생들도 더 쉬운 교재를 활용한다면 어려운 과학적 원리도 언젠가는 훤하게 물리가 트일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