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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이 박근혜 대통령을 부른다

새만금사업이 벌써 6번째 정부를 거치고 있다. 1991년 노태우 정부에서 기공식을 가진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22년이 흘렀다. 그 사이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방조제가 겨우 완공되고 내부개발에 착수했다. 출렁거리던 바닷물이 밀려나가고 그곳에 상당부분 땅이 드러나고 있다.성장(개발)과 환경보전이라는 논쟁의 강을 건너 이제는 투자유치가 최대 화두다. 수질문제 등 잠재적 요인이 없지 않으나 새로 생겨난 땅에 기업이든 뭐든 들어서야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수월치 않다. 국무총리실과 전북도 등 관계기관들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들을 부르거나 찾아가 투자설명회를 갖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가 보이질 않는다. 도민들도 기대에 비해 가시적 성과가 없자 피로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박근혜 정부 들어 이러한 고민은 더 깊다. 출범과 함께 국무조정실에서 '새만금 투자 활성화 대토론회'를 가졌으나 차별적 인센티브 등 특단의 대책만 거론될 뿐이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SOC 예산을 줄이기로 해 더 걱정이다. 9월에 새만금개발청이 출범하면 조금 나을 지 모르겠으나 투자 등 개발 진척은 생각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새만금사업이 어디 한 두해에 그치고, 한 두 정부가 좌지우지할 사업이든가. 그런 만큼 이제는 왜 새만금이 필요하고 새만금사업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할 시점이다. 앞만 보고 달려왔지 목표와 전략이 명쾌하지 못해 시행착오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가 미시적 접근이었다면 거시적 당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새만금사업은 앞으로 3가지 시각에서 봐야 할 것이다. 첫째, 새만금은 국제정치적으로 평화의 땅이어야 한다. 세계는 지금 미국과 중국의 G2 양강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계속해서 중국의 발언권과 입김은 더 거세질 것이다. 그런 가운데 새만금이 접하고 있는 변산반도 인근 해역은 미국의 핵잠수함이 제주를 거쳐 올라오는 북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이 맞부딪치는 현장인 셈이다. 중국은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미국의 핵잠수함이 이곳까지 올라오는 것을 몹시 불쾌하게 여긴다. 따라서 새만금 지역에 미국과 중국의 기업이 투자한다면 국제정치적으로 전쟁과 군사력 팽창을 억제할 수 있는 평화의 땅이 될 수 있다. 자국의 기업이 투자한 곳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한미FTA에 이어 한중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경제적로도 새만금은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둘째, 새만금은 남북통일에 대비한 미래의 땅이어야 한다. 1억2000만 평의 새만금지역은 담수호를 뺀 땅의 30%가 농업용지다. 유보용지까지 합하면 훨씬 더 광대하다. 이곳은 앞으로 인류에게 닥칠 기후문제를 해결할 첨병일 뿐 아니라 통일후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식량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식량창고다. 한반도에 이보다 더 좋은 땅이 있는가.셋째, 새만금은 동서간 지역감정을 풀 수 있는 동서화합의 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에 "호남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이론(異論)이 있을 수 있으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뿌려 놓은 지역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는 적임자요, 책임 또한 없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새만금사업을 통해 호남의 발전을 견인한다면 이를 완화하고 낙후의 한을 씻어주는 훌륭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새만금-김천간 횡단철도나 새만금-포항간 동서고속도로 등의 조기완공이 그러한 뜻을 앞당길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새만금의 비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새만금이야말로 평화의 땅이요, 미래 통일 대비의 땅이요, 동서화합의 땅으로 만들어야 할 보고(寶庫)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새만금의 너른 벌판은 박 대통령을 부르고 있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3.06.03 23:02

덕진 전통공원 〉한옥마을

덕진공원 일대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정원으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와 시민모임에 이어 지역 정치권이 힘을 보태고 나서 출발이 좋은 편이다.이 사업은 앞으로 10년 동안 덕진연못을 비롯해 건지산, 조경단, 오송제, 동물원, 소리문화의 전당, 체련공원, 마을 등 108만 평을 연계해 자연생태학적인 전통정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이화원과 일본의 겐로쿠엔을 넘어서는 아시아 3대 정원으로 건립한다는 비전도 밝혔다. 아스팔트, 철근, 콘크리트를 배제하는 3무(無)원칙도 정했다. 올해 초, 전주시에 TF팀이 구성되고 3차례 시민토론회를 거쳤으며 국내외 정원에 대한 벤치마킹이 진행 중이다. 곧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아주 좋은 착안이다. 전주는 그 동안 한옥마을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졌다. 복고풍과 웰빙, 슬로시티 열풍을 타고 개발 여력이 집중됐다. 그러다 보니 너무 한쪽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았다. 북부권인 덕진공원이 명소화된다면 전주는 한옥마을과 더불어 두 축이 균형을 이뤄 도시공간의 배치가 아주 효율적으로 될 것이다. 덕진공원은 역사성이나 정체성을 놓고 볼 때 한옥마을보다 한 수 위다. 한옥마을을 폄하하려는 뜻이 아니다. 한옥마을에 못지 않은 가치와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덕진공원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500년 전 편찬한 조선시대 대표적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덕진지(德眞池)는 부(府)의 북쪽 10리에 있다. 부의 지세는 서북방이 비어 있어 전주의 기맥(氣脈)이 이쪽으로 새어 버린다. 그러므로 서쪽의 가련산에서 동쪽의 건지산(乾止山)까지 큰 둑을 쌓아 기운을 멈추게 하고 이름을 덕진이라 하였으니, 둘레가 9천73자이다." 이 책 33권 전라도 전주부 산천조에 나오는 내용이다. 덕진(德眞 또는 德津)연못은 1525년에 제방이 축조되었으며 그 이전에는 천연못이었다. 당시 덕진연못은 건지산에서 내려온 물과 땅에서 용천수(龍泉水)가 솟아 항상 물이 넘쳐 흘렀다. 전주대 송화섭 교수는 이 보다 훨씬 앞서 덕진에 나루터가 있었다고 추정한다. 후백제 견훤왕이 무진주(광주)에서 전주로 옮겨 온 것은 해상교통이 유리했기 때문이며 덕진 나루터는 후백제가 중국과 교류하는 출항지였다는 주장이다. 덕진에서 초포를 거쳐 만경강을 따라 내려가 변산반도 또는 군산도에서 중국의 강남지역으로 건너갔다는 것이다. 또 고려의 대문장가 이규보(1168-1241)는 용왕제와 성황제가 덕진연못에서 거행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조선왕조의 창업과 관련된 건지산과 조경단 역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이처럼 유서 깊은 덕진 전통정원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뭘까. 첫째 전통정원에 대한 개념 정립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정원과 우리의 전통정원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명쾌히 해야 한다. 둘째 전주의 정체성에 맞는 정원이어야 한다. 전주는 후백제의 수도이자 조선 왕조의 발상지다. 이로부터 정체성이 나왔다. 송 교수는 이와 달리 덕진공원을 고려시대 전통정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획기적인 주장이나, 고증 및 문헌자료의 뒷받침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백제정원으로 궁남지, 신라정원으로 안압지, 조선정원으로 창경궁 비원이 대표적이다. 셋째 긴 호흡으로 생각하고 밑그림을 크게 그릴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3대 정원에 미칠지는 모르겠으나 덕진연못 등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면 너무 협소하다. 또 너무 서둘러서도 안된다. 넷째 치밀한 전략전술이 필요하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동원되어야 하고 민관학 거버넌스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국가예산 확보 전략도 짜야 한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 사업이 성공해 전주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3.04.08 23:02

고은·김병종·안숙선을 뺏길 셈인가

석달 전쯤 74세의 원로배우 박근형 선생을 인터뷰차 만난 적이 있다. 정읍경찰서 맞은편 찻집에서 였다.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에 1시간 30분가량 얘기를 나눴다. 점퍼차림으로 나타난 박 선생은 너무도 꾸밈이 없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50년 넘게 한 우물만 팠는데 연기가 싫증난 적이 없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아직도 대본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말이었다. '살아있는 연기 교과서'라는 찬사가 실감났다.또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었다. 박 선생은 몇 년 전부터 고향에 자주 내려 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그마한 서당같은 무료공간을 만들어 어린아이들과 놀면서 책도 읽고 연극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소양을 키워 줄 예정"이라고 들려줬다. 꽤 오래 전부터 그런 계획을 세우고 고향에 무언가 공헌하겠다는 생각이 너무 고마웠다. 그 결실(연기연구소)이 올 3월이면 열매 맺을 것이라고 한다. 정읍시 인구는 1980년 22만 명을 넘었다.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딱 반토막이 났다. 본정통을 지나가봐도 빛 바랜 담벼락마냥 윤택이 나질 않는다. 이런 현상은 전북 어딜 가도 마찬가지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이나 광주에 갔다 전북에 돌아올 때면 초라함이 확연해 눈물이 날 지경이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에서 소외된 탓이 크겠으나 문제는 앞으로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도 야지(野地)여서 특단의 배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계속해서 인구는 줄고 지역개발의 동력도 뚜렷이 내세울 게 없다. 언제까지 새만금 타령만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다면 스스로 동력을 찾는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문화자원이 아닐까 싶다. 특히 살아있는 인물을 활용한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그런데 도내 자치단체들은 이에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안타깝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올해 80세인 고은 선생은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작가다. 그의 작품이 20여 개국에 번역돼 국경을 넘는 영감을 주고,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의 초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그를 자치단체들이 가만 놔둘리 없다. 현재 거주하는 경기도 안성은 물론 수원, 파주, 강원도 춘천과 태백이 서로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수원시는 2015년까지 100억 원(부지매입비 제외)을 들여 '고은문학관'을 짓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고향인 군산은 그의 대표작인 '만인보'를 형상화한 조각상 건립 계획이 고작이다. 또 문화자원의 보고인 남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동양화가인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나 안숙선 명창 등의 문화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김 화백에게도 여러 시군에서 그의 미술관을 짓겠다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의 고향인 남원은 물밑에서 얘기가 오갈 뿐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국악계의 프리마돈나 안숙선 명창의 경우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남원은 가왕(歌王)이자 동편제의 시조인 송흥록을 비롯해 송광록, 장재백, 유성준, 김정문, 강도근 등으로 이어져 온 판소리의 본가다. 그 자랑스런 맥을 안숙선이 잇고 있다. 이들 말고도 조선의 마지막 춤꾼이라는 남원의 조갑녀(90), 군산의 장금도(84) 등도 보석같은 분들이다.지금 자치단체들은 문화 스토리텔링 발굴에 혈안이 돼 있다. 얼마전 포항시는 소설가 성석제에게 1억 원을 대주며 포항사투리가 들어가는 작품을 써달라고 의뢰했다. 또 울진군은 김주영의 소설 '객주'집필에 1억8000만 원을 지원했다. 울진의 보부상 길을 재조명 해달라는 뜻에서다. 도내 자치단체들도 살아있는 지역출신 문화인물 활용과 스토리텔링 발굴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3.02.18 23:02

박근혜 정부, '진보·호남내각' 구성하라

18대 대통령 선거 개표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19일 저녁이었다. 투표가 끝난 6시 정각,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1.2% 차로 이길 것이라는 방송3사의 출구조사가 나왔다. 이후 그 추세는 계속 이어졌다. YTN에서 문 후보가 오히려 이길 것이라는 조사가 있었지만 표본수가 적어 신뢰도가 약해 보였다. "투표율이 높아 야당이 유리할텐데 이상하다"며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침 한 동안 신문 1면을 편집했던 후배가 논설실에 들렸다. "어이, 이번 선거에 1면 톱제목을 뽑으면 뭐라해야겠어?"라고 물었다. 그러자 마자 "전북, 이제 5년간 더 고생해야 할 듯"이라는 대답이 튀어 나왔다.모두가 웃었지만 뒷맛이 영 씁쓸했다. 하지만 정곡을 찌른 대답이 아닐까 싶었다. 앞으로 전북, 나아가 호남의 '박근혜 시대 5년'을 한 마디로 집약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번 대선에서 야당의 문 후보에게 86.2%를 몰아준 전북은 '찬밥신세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번 대선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래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맞대결을 펼친 일대 격전이었다. 또 세대간, 지역간 대결의 성격도 강했다. 서로의 인력과 화력을 총동원해 물러설 수 없는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였다. 그런 만큼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문 후보를 밀었던 절반 가까운 국민들 중에는 실의와 허탈에 우는 사람이 많다. 요샛말로 '멘붕'이다. 또 당분간 신문과 방송을 보지 않겠다는 사람도 꽤 있다.이것은 뭘 말할까. 단순히 선거 뒤끝에 찾아오는 일과성 패닉상태일까. 그렇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그리 보면 큰 오산이다. 전북의 경우 오랫동안 차별받았고, 그 차별이 또 다시 계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은연중 깔려 있다. 민주주의 퇴행에 대한 우려와 함께 "언제 따뜻한 밥 먹은 적 있느냐?"는 자조와 반항마저 섞여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박 당선자의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박 당선자가 선거기간 내내 역설했던 대통합의 리더십에 답이 있다. 이를 해결치 못할 경우 박 당선자는 임기동안 반쪽 대통령에 불과하다.대통합은 포용력을 전제로 한다. 더불어 자기 희생과 양보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했던 '고소영 내각'은 그 반면교사다. 이와 관련,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의 리더십은 정면교사가 될 것이다. 1995년 퓰리처상을 받은 도리스 컨스 굿윈의 <권력의 조건>에 보면 라이벌까지 끌어 안는 링컨의 리더십을 조명하고 있다. 링컨이 어떻게 라이벌을 친구로 만들고, 편 가름없이 인재를 등용하고, 이질적인 내각을 구성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난국을 타개하는지를 보여준다. 또 가깝게는 4년전 오바마 대통령의 예도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였던 오바마는 당선되자마자 라이벌 힐리리를 최고의 요직은 국무장관에 4년 내내 기용하지 않았던가.다행인 것은 박 당선자가 당선과 함께 "모든 지역과 성별, 세대의 사람을 골고루 증용하겠다"고 탕평인사를 밝힌 점이다. 또 패배한 문 후보에게 국정협조를 당부하고, 선거를 도왔던 측근이 일선에서 물러난 점도 보기 좋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뿌린 이념의 편가르기와 지역감정의 골을 메우기 위해서는 탕평인사로는 어림도 없다.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진보내각' '호남내각'이라 불릴 정도의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개발사업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지역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그리하여 진보와 호남이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면 박 당선자는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진정으로 대통합이요, 이 나라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지름길이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12.24 23:02

두마리 토끼…새특법과 기금운용본부

선거철은 선거철인 모양이다. 그것도 가장 큰 판인 대선의 계절이다. 앞으로 5년간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후보들이 외딴 섬같은 전북까지 발걸음을 서슴치 않으니 실감이 절로 난다.전북도와 정치권은 판이 벌어진 김에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가장 큰 숙제들을 대선공약으로 내걸게 한 것이다. 어찌 천금같은 기회가 아니겠는가.전북의 대규모사업은 그 동안 새만금사업이 유일했다. 20년이 넘는 국책사업에 줄곧 목매달았다. 행정이고 정치권이고 '새만금 개발'만을 합창했다. 도민들 역시 하도 많이 들어 식상하면서도 그것밖에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명함을 내밀었다. '식품 수도론'이 그것이다.대선을 40여 일 앞둔 현재, 최대 이슈는 새만금특별법 개정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에 모아진다. 전북 발전에 기폭제가 될 이들 사업을 대선 장이 파하기 전에 매듭 짓는 게 상책이다.먼저 새만금특별법 개정문제부터 보자. 새만금사업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2010년 4월 방조제가 준공되고, 2011년 3월 새만금종합개발계획(MP)가 확정 발표됐다. 그러면 개발이 순풍에 돛을 달 줄 알았다. 웬걸, 천만의 말씀이었다. 출렁이던 바닷물을 밀어내고 맨살이 드러난 곳에 입주할 기업이 없는 상태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먼 훗날 얘기고, 믿었던 OCI 투자도 세계적인 태양광 산업의 과잉투자로 유보되었다. 해외자본들은 고군산군도 관광개발에 입질을 하는듯 하다 이젠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전북도는 이를 타개할 탈출구로 새만금특별법 개정을 추겨들었다. 이 법안에는 새만금개발청 설치와 특별회계, 매립지 지가 인하방안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새만금 3대 현안이다.다행히 새누리당이 먼저 법안발의를 하겠다고 나섰다. 전북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지만 잘한 일이다. 지난 30일 새만금33센터에서 지역화합특위를 열고, 남경필 위원장이 가장 먼저 서명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개정에 뜻을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사천리라고 믿어선 곤란하다. 통과과정에서 다른 지역 의원들의 반발로 내용이 약화되거나 지연될 소지도 없지 않다. 5년 전 대선때 새만금특별법 제정이 그랬다. 새만금 앞에는 이 보다 더 큰 암초가 새로 생겼다. 설성가상으로 인천시가 영종도 국제공항 인근에 에잇시티(8city)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새만금의 1/5 크기지만 투자금액이 자그마치 317조 원이다. 그야말로 단군이래 최대규모다. 더우기 수도권이어서 훨씬 유리하다. 들어가는 시설도 겹치는 게 많다. 새만금은 산 너머 산이다. 다음으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문제다. 이것은 새만금특별법 못지않게 중요하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해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치 실패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논의되다 쑥 들어갔다. 전북도가 침만 흘리다 지레 겁을 먹고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기금운용부는 당연히 동반이전돼야 하고, 가능한 일이다. 현 정부가 몇가지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나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이럴 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불씨를 살렸다. 전북지역 대선공약으로 약속한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한 방편이겠지만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새누리당이 시큰둥하다는 점이다. 이전이 쉽지않은데다 기선을 빼앗긴 탓이다. 다만 정운천 도당위원장은 별도의 독립된 공사설립은 막겠다고 공언했다.기금운용본부 이전은 2012년 현재 365조라는 막대한 기금의 운용뿐 아니라 전북의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동안 잠자던 전북경제를 흔들어 깨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선은 해마다 있는 선거가 아니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11.05 23:02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대선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코앞인데 도통 오리무중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후보를 확정했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아직 경선 중이다. 경선이 준준결승이라 영 흥미가 떨어진다. 오히려 관심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판여부에 쏠려 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온통 관심사다. 그런 가운데 불출마 종용 문제가 터져나왔다.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안 원장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여자문제와 뇌물을 거론하며 "출마하면 죽는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여야 사이에 국정조사 공방이 일고 있다. 또 한쪽에선 내노라하는 학자들이 총동원돼 안 원장이 펴낸 책을 '경전'인양 탐독하고 분석한다. 정치권은 하나같이 구체제로 몰리고 한 사람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5000만 명의 리더를 뽑는 대한민국 대선이 희한하게 돌아간다. 민주당은 곧 후보를 확정할 것이다. 이어 안 원장의 거취에 따라 단일화든 연대든 뭔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같은 와중에 실종된 것은 정책이 아닌가 싶다. 지금쯤 서로 공약을 내놓고 심판을 받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인데도 말이다. 여야는 지금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에 대해 많은 말을 쏟아내고 있다. 구체성이 결여되긴 했으나 방향은 옳다. 경제 성장보다 사람과 통합을 우선시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빠진 게 있다. '지방 살리기' 의제다. 이 의제는 경제민주화나 보편적 복지 못지 않게 중요하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산과 대구, 광주와 전주가 비슷한 처지다. 노무현 정부는 5년 내내 여기에 매달렸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를 포기하다시피했다.거슬러 올라가 보자. 박정희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구상했던 때가 1977년이다. 벌써 35년 전으로, 당시 수도권 인구가 700만 명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국토의 11.8%에 불과한 면적에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살고 있다. 앞으로 더 늘어날 추세다. 이는 권력과 돈, 정보, 인물이 수도권에 집중된 탓이다. 좁아 터진 수도권은 비만증을 앓고 지방은 기아에 허덕인다. 수도권은 남아서 문제고 지방은 모자라서 문제다.이 문제를 푸는 키워드는 지방분권이다. 권한과 돈을 중앙정부가 움켜쥐고 있을 게 아니라 지방과 나누는 것이다. 지난 3일 국회 지방살리기 포럼 창립총회에서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홍철 위원장의 제안은 시사하는 바 크다. 중앙부처들이 국·과 단위로 관리하고 있는 국고보조사업이 984개에 이르고, 이것이 지자체의 자주재원인 지방교부세의 66%를 빼먹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재정의 블랙 홀이다. 지방교부세 비율을 대폭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도 예산과 더불어 대폭 이양해야 마땅하다. 이와 함께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방교육의 특성화, 지방 대도시의 거점기능 회복 등도 필수적이다.문제는 실천이다. 그리고 실천은 차기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수반돼야 가능하다. 그런데 유력 후보들의 정책은 미흡하기 이를데 없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개인별 맞춤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시대 달성'이 고작이다. 안철수 원장은 저서'안철수의 생각'에서 국토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대안으로 수도권 규제 유지와 인재 지역할당제, 지방대 육성 등을 언급하지만 지방분권이 빠져 있다. 민주당 문재인·김두관 후보는 그래도 노무현 정부에 몸 담아서인지 조금 구체적이다. 문 후보는 강한 지방을 위한 분권개혁을, 김두관 후보는 헌법에 분권형 국가 조문화를 내놓고 있다. 국회 포럼은 슬로건으로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를 내세웠다. 이번 대선이 그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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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9.10 23:02

멀고 먼 청와대 가는 길

6월 중순께, 청와대를 다녀 올 기회를 가졌다. 서울의 주산(主山)인 북악산이 옹골차게 솟아있고 그 아래 자리잡은 청와대는 그 기운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어스름녁 저녁식사를 겸해 녹지원에서 열린 야외행사는 화기애애했다. 6월의 저녁 햇살이 맑고 청신한데다 주위에 덩치 큰 금강송 두 그루를 비롯 나무숲이 운치를 더했다.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눈 이 대통령은 "세상이 하 수상하니… 되는 게 없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의 금융위기를 예로 들며 "세계 지도자들이 모이면 모두 일자리 얘기만 하는 바람에 노동부장관 모임 같다"면서 "세계 경제가 흔들흔들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권력을 비유할 때 산에 올라 갔다 내려 온다고 말하는데 나는 올라간 적도 없고 내려간 적도 없다"고 밝혔다. 워크홀릭(일벌레)답게 서울시장이 끝나던 날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당시 비서실에서 오전 10시에 이임식이 있다고 해서 "내 임기가 몇 시까지냐"고 물었다고 한다. "오후 5시"라는 애길 듣고 이임식을 취소하고 오후 5시까지 근무하고 걸어서 나왔더니 직원과 시민들이 박수를 치더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임식도 마찬가지라며 "레임덕은 없다"고 단언했다. 끝 마무리에 이 대통령은 지금 청와대 내에서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한다고 들려줬다. 4대강에 자전거 길이 1800㎞가 놓였는데 이번 여름에 서울에서 충주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볼 계획이라고 했다.그런 지 한달 남짓후, 이 대통령은 6번째 대국민 사과를 했다. "가까운 주변과 집안에서 불미스런 일들이 일어나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고개를 숙인 것이다. 측근인 박영준 최시중에 이어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구속되고, 15년 동안 옆을 지켜온 심복마저 구속되었기 때문이다.우리나라 대통령은 하나같이 끝이 불행했다. 각종 측근 비리와 자식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다 물러나야 했다. 이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어서 퍽 고단하고 외롭게 보였다.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하겠다)라고 했지만, 곳곳에서 칼날같은 비난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러나 그 분들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리라. 누군들 역사에 좋은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도 그들의 리더십 덕에 이 나라가 오늘 이만큼이라도 성장한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이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여당에선 박근혜 후보 등 5명, 야당에선 문재인 후보 등 8명의 주자가 당내 경선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이 이들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교수의 돌풍은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이들 중 누군가 1명은 4개월여 후면,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들 중 하나를 뽑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무엇일까. 하나는 후보들의 과거 행적이요, 또 하나는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군(群)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과거에 무슨 말을 했고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는 미래를 비춰보는 거울이다. 또 하나 핵심 멘토그룹을 보면 미래의 정책이 그려진다. 후보가 내세우는 생각과 정책 콘텐츠는 멘토그룹의 그것 이상일 수 없다.미국의 초대 대통령 G.워싱턴은 "대통령이 되는 데는 사형대로 가는 죄인의 기분과 다름없다"고 했다. 반면 F.D.루스벨트 대통령은 "매우 피곤한 직책이긴 하지만 국민 전체의 권익을 위해 결코 불쾌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처럼 무거운 책임감과 루스벨트같은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리더를 선택했으면 한다. 그 길은 후보 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할 멀고 먼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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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7.30 23:02

벼랑 끝에 선 새만금 사업

새만금 신항만 기공식이 지난 14일 새만금 33센터에서 열렸다. 1982년 입지조사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인공섬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새만금 신항만은 1단계로 2020년까지 방파제와 부두 4개 선석을 조성하고, 2단계로 2030년까지 대규모 크루즈 부두를 포함해 14개 선석을 조성키로 했다. 총 18개 선석에 연간 8000만톤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현재 세계 5위인 부산항의 처리물량은 30선석에 1억3000만톤 규모다.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축사를 통해 "명품도시 새만금의 관문인 신항만은 서해안의 중추항만이자 동북아권 수출입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 추켜세웠다. 이어 "신항만 기공식을 계기로 기반시설 확충 등 새만금사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점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참으로 경하할 일이다. 숙원사업인 신항만이 착공되었으니 이제 국제공항에 눈을 돌릴 차례다. 전북도는 자랑이라도 하듯 신항만 기공식을 알리기 위해 곳곳에 대형 아치를 세우고 플래카드를 걸었다.그러나 새만금의 현실을 생각하면 경하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 사업이 지금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1991년 착공 이후 20년 넘게 전북도민들이 보물단지로 아껴오던 이 사업이 벼랑 끝에 몰려 있기에 하는 말이다.몇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보자. 먼저 국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국제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상해 푸동지구는 중국 경제개발의 심장이 된지 오래다. 새만금의 6배 크기인 빈하이신구 역시 가속도를 내며 중국 무역의 핵심으로 자리잡아 곧 새만금을 추월할 기세다. 또 국내적으로는 인천 송도지구가 수도권을 끼고 저만치 앞서 가고 있고, 서남해안 일대에서 비슷한 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새만금사업은 지난 해 1월에야 종합발전계획(MP)을 세우고 투자유치와 관광산업 등에 나서고 있으나 거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 미국을 비롯 여러나라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자본 유치에 나섰으나 번번이 무산되는 아픔만 겪었다. 삼성그룹의 투자계획은 2021년 부터여서 언제 무슨 변수가 있을지 모르며, 설상가상으로 믿었던 OCI의 10조 원대 태양광 산업 투자계획도 국제 폴리실리콘 가격 폭락으로 유보되고 말았다.이처럼 새만금사업은 사면초가에 휩싸인 형국이다. 그런데다 주관부서가 일원화되지 못하고 예산 또한 특정되지 못해 해마다 예산투쟁을 벌여야 하는 형편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선 새만금개발청 설립이 필수적이다. 또한 22조1900억 원의 사업비 중 국비부문 10조9000억 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특별회계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특별법 개정은 녹록치 않다. 이미 2007년 말 이보다 훨씬 빈약한 내용의 특별법 제정시에도 다른 지역들이 형평성 문제로 발목을 잡았다. 그 바람에 전 국토의 30%에 해당하는 서남해안특별법과 일괄처리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선거철을 맞아 여야 대선주자들이 전북에 오면 새만금사업을 단골메뉴로 입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립 서비스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새만금사업은 대선 공약이든 뭐든 특별법 개정으로 입지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 다른 한편으론 투자 유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난해 부터 본격적인 내부개발에 들어가 물속에 잠겨있던 땅이 드러나고 일부는 매립되고 있는데 활용할 돈과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특별법 개정 이후 전북은 정부가 개발토록 한 발 뒤로 물러나는 게 좋다. 그리고 '포스트 새만금'을 찾아 제2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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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6.25 23:02

초선 국회의원이여, 반란을 꿈꿔라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411 총선에 당선된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오는 30일 임기 시작과 함께 국회법 제24조에 따라 이같이 선서하게 된다. 실로 영광스러우면서도 고된 4년이 시작되는 것이다. 특히 처음 국회에 진입하는 초선의원 148명(49.4%)의 감격과 각오는 남다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도내 초선 7명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이들이 4년 후 어떤 성적표를 받고,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기대되는 바 크다. 그들의 성장이 곧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이라는 점에서 출발선에 선 초선들에게 몇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첫째, 기성정치에 반란을 꿈꾸었으면 한다. 1990년 1월 22일 노태우 대통령과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총재는 3당 합당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통일민주당은 같은 달 30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전당대회를 열었다. 해산을 위한 요식행위을 갖기 위한 것이다. 전당대회 의장이 방망이를 두드리려는 순간, 더벅머리 초선의원이 두 손을 높이 들고 외쳤다. "이의 있습니다." 노무현이었다. 그는 당원들에 의해 끌려 나오면서도 계속 소리쳤다. "이것은 야합입니다. 원천무효입니다." 이후에도 그는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았고 결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기존 정치에 반기를 들고 정의와 나라의 미래를 생각했던 것이다. 그의 가슴 속에는 세상을 바꿔보려는 열정이 용광로처럼 끓고 있었다. 이미 한 해전에 열린 5공 비리특위에서 '청문회 스타'가 돼 있었고, 편한 길을 갈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둘째, 정책개발을 통한 대안 제시다. 지난 해 7월,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 송방용 원로회의 의장을 만나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백수(白壽99세)인데도 기억력이 무척 총총했다. 김제 출신인 그는 자유당이 국회에서 사사오입 사건을 일으켰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암호투표 계획을 폭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4선 의원인데다 금융통화위원과 경제과학심의회 상임위원(장관급)을 10년 넘게 역임했던 인물이다. 그는 인터뷰 도중 "후회되는 일이 있다."고 운을 뗐다. "무엇이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니오, 아니오 하는 소리는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거다'라고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 때 나는 정열도 있었고 (불의에 대해) 싸움도 했었다. 그러나 대안을 가지고 나오지 못했다." DJ 역시 매번 초선의원들에게 "정치보다는 정책에 힘써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라"고 당부했다. 셋째,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바뀌면 기초단체장에서 기초의원까지 대폭 물갈이를 하는 게 상례였다. 지방정치인들을 하수인처럼 부리며 줄 세우는데 익숙했다. 공천권을 앞세워 '리모컨 정치'를 해 온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지방자치의 정착에 힘써야 할 사람이 국회의원들이다. 도의원 출신들은 더욱 더 올챙이적 시절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넷째, 좀더 큰 꿈을 가졌으면 한다. 대권에의 꿈을 현실화시키려 노력하라는 말이다. 국회의원의 자리가 중요한 건 틀림없으나 대개 정치인의 최종 목표는 대통령이다. 우리의 정치구조에서 대통령 한 사람의 힘은 국회의원 300명의 힘보다 큰 게 현실이다. 김완주 지사가 전주시장때 일이다. 삼성그룹 유치를 위해 당시 잘 나가던 정동영 의원을 앞세우고 고위관계자를 만났다. 그 때 돌아온 대답이 "전북출신이 대권을 잡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었다. 일례에 지나지 않으나 제2의 DJ와 제2의 노무현이 전북에서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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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5.21 23:02

전북 정치, 이제부터 시작이다

몇 달간 도내를 뜨겁게 달궜던 제19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거리에는 후보들의 선거운동 플래카드가 내려지고, 벌써부터 당선사례가 걸렸다. 당선자들은 기쁨에 울고, 낙선자들은 패배의 아픔에 울었을 것이다. 당선자에겐 축하의 박수를, 낙선자에겐 위로의 악수를 건네고자 한다. 특히 낙선자에겐 다시 한번 행운의 기회가 오길 기원한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요, 인생은 새옹지마라 하지 않든가.이번 선거는 종전 선거와 사뭇 다른 양상을 띠었다. 24년간 호남 정치를 주도했던 민주통합당의 독점에 크레바스 보다 더 큰 균열이 생겨난 것이다.잠깐 과거로 돌아가 보자. 1988년 4월에 치러진 13대 총선은 도내 14석 모두 평화민주당의 싹쓸이로 끝났다. 이후 지역구도에 힘입어 민주당의 독주시대가 열렸다. 19대 이전까지 강산이 두 번 이상 바뀌는 세월동안 도내에선 74명(選數는 고려하지 않음)의 국회의원이 배출되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아닌 당의 옷을 입고 당선된 인물은 딱 3명에 불과했다. 14대에서 민자당으로 나온 양창식(남원)·황인성(무진장)의원, 15대에서 신한국당으로 나온 강현욱(군산)의원이 그들이다. 그 외 당선된 몇몇은 공천이나 경선과정에서 무소속으로 나왔으나 민주당으로 복귀하는 등 친(親)민주당 성향이었다.하지만 이번 선거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겉으로는 지난번과 같이 11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중 9명이 민주당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큰 변화가 엿보인다. 우선 민주당 출신 당선자의 득표율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춘석(익산갑) 당선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50% 안팎이고 김춘진(고창·부안) 전정희(익산을) 당선자는 30%대였다. 가장 큰 변화는 남원·순창에서 4선을 바라보던 이강래 의원이 통합진보당 강동원 후보에게 패배했다는 점이다. 강 후보의 당선은 무소속 임근상 후보의 막판 단일화가 결정적이었지만 평소 지역구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했다. 통합진보당 당선자의 출현은 전북 정치에 새로운 실험으로, 그가 어떻게 활동할지 기대되는 바 크다.또 하나의 변화는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의 약진이다. 정 후보는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한때 이상직 당선자(전주 완산을)를 앞서기도 했으나 끝내 지역정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득표율 35.7%는 종전 한나라당의 한 자릿수는 물론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정 후보가 얻은 18.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지지율이다. 이는 지역 정서의 벽도 어떤 인물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대구에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가 40.4%, 광주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9.7%를 얻은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그리고 지방의원들의 중앙정치 진출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18대에 김세웅 의원(전주 덕진)이 도내에선 처음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렸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곧 바로 뱃지를 떼야 했다. 이번 김윤덕(전주 완산을)·김성주(전주 덕진)·강동원 등 도의원 출신 3명의 진출은 지방정치의 경험을 중앙무대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관심이다. 이번 당선자 중 7명이 초선이다. 이는 활력이 기대되는 한편 경험미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예산 확보 등이 염려된다.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전북 정치의 외연이 대폭 넓어졌다. 수도권과 비례대표 등 14명의 전북 출신 의원이 당선돼 백만원군을 얻은 셈이다. 도내 지역구 11명을 합하면 모두 25명으로 전체 국회의원 300명의 8.3%에 해당한다. 어느 때보다 지역발전의 호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전북 정치는 13대 이후 20여 년만에 DJ(김대중) 우산 체제에서 상당부분 벗어났다. 지역구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역량에 따라 독자생존의 길을 걷을 수 있게 되었다. 19대 총선 당선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04.16 23:02

오사카 시장과 염소 할머니의 '복지'

요즘 일본에서 가장 뜨는 인물은 단연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다. 올해 42살의 이 패기만만한 시장은 일본 정치판을 흔드는 '젊은 자객'으로 주목받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일본 차세대 총리후보 1 순위로 꼽힌다. 그는 2008년 38살의 젊은 나이에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되자 마자 과감한 개혁으로 일본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공무원 개혁과 세출개혁을 단행하면서 공무원들에게 "개혁을 하다가 함께 죽자"라고 한 말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1991년 이후 장기불황으로 '잃어버린 20년'을 넘어'잃어버린 30년'으로 치닫고 있는 일본의 무력한 현실에, 혜성같이 나타난 지도자인 셈이다. 그는 지난 해 "기존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면서 '오사카 유신(維新)의 회(會)'라는 지역정당을 만들어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오는 6월로 예상되는 중의원 선거에 300~400명의 후보를 내, 200석을 획득하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그가 지난 달 13일 오사카 유신의 회 전체 회합에서 획기적인 총선공약을 발표했다. 국회의원의 세비 50% 삭감 등과 함께 내세운 기본소득제 도입이다. 이 제도는 모든 개인에게 재산소득의 많고 적음이나 노동여부와 관계없이 최소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소위 보편적 복지의 핵심이다.안보 등 다른 분야에선 극우적인 성격을 보이는 그였지만 복지분야만은 가장 고강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세계적으로 브라질 등 극히 일부에서 실시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선 사회당과 일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정도다.하시모토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불필요한 공공사업이나 공무원 감축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통해 이것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웃 나라의 이같은 움직임에 우리나라 사회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환영한다"면서도 우려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시모토 시장의 기본소득은 푼돈을 나눠주는 대신에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통한 것으로 신자유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이어 "기본소득은 고율의 금융과세와 토지보유세, 환경세, 부자 증세를 통해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이러한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한 제안과 대비되는 흥미로운 일이 우리나라 함양의 사례에서 발견된다. '염소 할머니의 복지론'이다. 경남 함양군 해발 400m 단칸방에서 염소를 키우며 홀로 사는 정갑연(78) 할머니는 최근 어렵게 모은 돈 1억 원을 안의고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나라 도움을 안받고 내 힘으로 살다가고 싶다"고 말했다. 정 할머니는 여든 가까운 세월을 살면서 국가로 부터 받은 게 거의 없다. 학교에 다니지 않아 교육혜택도 받지 않았고 잘 아프지도 않아 의료혜택도 별로 받지 않았다. 그가 유일하게 정부로 부터 받은 건 65세 이상 전체 노인의 70%에게 매월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 9만1000원이 전부다. 이를 두고 어느 보수신문은 "복지 공약을 남발하는 선거철에 대한민국 복지가 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정 할머니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한다"고 일갈한다. 복지란 공짜가 아니라 개인이 열심히 일해 스스로 삶을 이어가고 그래도 안되는 기본적인 생활을 국가가 도와 주는 것이란 말도 덧붙인다. 소위 잔여주의 선별적 복지론이다.지난 해 무상급식이 화두였던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피크로 우리나라는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무게 중심이 넘어왔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복지공약이 봇물을 이뤘다. 곧 있을 12월 대선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복지를 공짜개념으로 몰아 붙이는 보수도 문제지만 재원대책이 미흡한 진보의 복지 또한 문제다. 오사카 시장의 복지론과 염소 할머니의 복지론 사이에서 우리는 어디쯤 서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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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3.12 23:02

민주통합당, DJ·노무현 뛰어 넘어라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들이 분주하다. 새누리당(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코앞에 다가온 4월 총선을 겨냥해 각각 공천심사위를 출범시켰다. 일부 잡음도 없지 않으나 출진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심한 홍역을 치렀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비리, 부패가 계속 터져 나오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지지도가 급속히 하강, 빙점 이하로 내려가자 박근혜 전 대표가 투입됐다. 2004년 탄핵 역풍을 맞은 뒤 천막당사로 이사한 때와 흡사하다. 하지만 곧 바로 비상대책위를 꾸린데 이어 공심위를 출범시키고, 당명마저 바꿨다. 다시 소생의 기운이 보이는듯 하다.이에 비해 민주통합당은 파죽지세다. 2007년 대선에서 531만 표로 패한 후 숨쉬기도 어려웠던 상황과는 딴판이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안희정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친노(親盧)는 폐족(廢族)입니다"며 국민들에게 엎드려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불과 4년 남짓 사이에 이명박 정부의 무능과 부패로 상황이 달라졌다.특히 지난 해 10월, 박원순씨의 서울시장 당선은 여야 역전의 분수령이 되었다. 안철수 신드롬이 기폭제가 되어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온 것이다. 이어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 한국노총 등이 통합야당으로 거듭 나고, 국민 80만 명이 참여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야권은 승승장구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개혁공천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함은 물론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만을 챙겨선 안된다. 2013년 이후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 갈지, 국민들에게 어떤 정책서비스로 다가갈지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통합당은 그들이 자랑스럽게 모시고 있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뛰어 넘어야 한다. 정신은 기리고 계승하되, 잘못은 철저히 극복해야 한다. 이들 집권 10년 동안 정치적 민주주의와 인권이 신장되고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또 DJ는 IMF 외환위기를 조기에 졸업시켰고 인터넷 강국의 초석을 놓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달콤한 정경유착·권언유착의 유혹을 뿌리치고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힘을 쏟았다.그러나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신자유주의가 유입돼 양극화는 심화되었다. 재벌들의 몸은 더욱 비대해지고 중소기업과 서민들은 야위었다. 구조조정과 민영화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중산층은 무너졌다.이명박 정부는 '대기업 프렌들리'로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우리 사회는 빈부·이념·세대·지역간 갈등으로 갈갈이 찢어지고 말았다. 뉴욕의 월가에서 보듯 1:99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민주통합당은 이같은 경제민주화의 후퇴를 극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재벌개혁을 통해서든 보편적 복지를 통해서든 진보세력이 유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고용과 복지, 서민생활의 안정을 통해 국가의 성장이 곧 국민 개개인의 소득증대와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이와 관련 '진보집권플랜'을 쓴 서울대 조국 교수의 말은 시사하는 바 크다. 그는 한 강연에서 "노무현 정부를 택한 사람들이 실망한 이유는 민생문제에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주거, 일자리,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민주주의는 영양실조에 걸린 민주주의"라고 일갈했다.또 1992년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구호로 집권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펴낸 '다시 일터로(Back to Work)'에서 의미있는 훈수를 두고 있다. 책 제목처럼 2012년 화두는 '문제는 일자리야!'라면서 미국 민주당 재집권플랜을 제시한 것이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최고의 인권이요 복지인 셈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그래야 집권과 함께 이명박 정부 초기에 비아냥 당했던 '잃어버린 10년'이란 수모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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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2.06 23:02

100세 건강의 비결

올 들어 원로 몇분을 인터뷰할 기회를 가졌다. 10년 전쯤, 전북출신 원로들을 만나, 경륜을 듣는 기회가 있었는데 오래 가지 못해 아쉬웠던 차여서 잘됐다 싶었다. 당시 황인성 총리와 조정근 원불교 교정원장, 고건 총리, 유기정 세계중소기업연맹 총재,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 철학계 원로 한단석 박사 등을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 이철승 대한민국건국기념사업회장(90·전 신민당 대표), 송방용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99·작고), 장경순 자유수호국민운동 총재(90·전 국회 부의장), 김광수 미래엔그룹 회장(87·전 대한교과서 회장) 등을 인터뷰했다. 이 분들과의 만남은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흘러간 인물들이어서 고리타분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이 분들은 하나의 역사였다. 흠결이야 없지 않겠지만, 한국 근현대사의 한 가운데 서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했다.송 의장은 연희전문학교 스승이었던 정인보 선생의 얘기를, 이 회장은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 얘기를 들려줬다. 또 장 총재는 한국독립군총사령관 이청천 장군및 박정희 대통령과 5·16 쿠데타를 일으키던 날 밤의 얘기를, 김 회장은 '현대문학'과 교과서 출판의 역사를 생생히 들려줬다. 이 분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그리고 끝나면서 꼭 건강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90세를 넘겨 장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올해는 연초부터'100세 쇼크''고령화' 등이 화두가 아니었든가.건강비결에 대해 이철승 회장은 "젊은 나이의 건강은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것이니까 자랑할 것이 못된다"면서 "중년 이후의 건강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건강은 공짜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건강에 해가 되는 술과 담배, 비정상적인 여자관계(荒淫)는 늙어서 반드시 결산을 본다는 지론을 폈다. 보기와 달리 젊은 시절부터 막걸리 한 잔도 입에 대지 않고 정치를 해왔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대신 운동은 만능이었다. 이 회장은 자신의 건강비결을 X,D,R(Exercise, Diet, Rest)로 요약했다. 운동과 영양, 휴식이다. 요즘은 허리 협착증이 있어 걷기에 불편을 느끼는듯 했다.인터뷰 후 두달만에 작고하신 송방용 의장은 기억력이 비상했다. 또 건강 7계명 덕분에 마지막까지 돋보기도, 틀니도, 보청기도 끼지 않았다. 7계명은 다음과 같다. ①담배를 피지 않는다 ②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③매일 7000보씩 걷는다 ④아침마다 맨손체조와 요가를 한다 ⑤하루 세끼 외에 군것질을 안한다 ⑥술은 친구와 기분좋게 마신다 ⑦비타민제를 정기적으로 먹는다.유도가 10단인 장경순 총재는 건강에 대해 묻자 "허허"웃으면서 "열심히 활동하는 게 비결"이라고 대답했다. 젊은 시절 두주불사로 많은 일화를 남겼던 장 총재는, 지금은 아침 5시에 일어나 집근처 독립공원을 1시간 가량 걷는다고 했다.김광수 회장은 전립선암 등 수술을 세번 받았으나 지금도 집에서 8시 30분이면 회사로 출근한다. 친구들과 점심을 같이하고 목욕탕에 가는 게 즐거움이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2주에 한 번꼴로 골프장에 나가 15홀을 돌고 온다고 했다. 물론 이 분들의 건강비결이 노년 건강의 정답일 수는 없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가족이나 사회와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80세 이상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인생 100세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인식조사 결과 43.4%가 이를 축복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어쨌든 장수시대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개인이나 국가, 모두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재앙이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노년건강, 지금 준비해도 빠르지 않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1.12.19 23:02

전북문화재단, 그래도 설립하는게 낫다

뜨거운 관심사였던 전북문화재단 설립이 백지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금방 추진할 듯하다 주춤거리더니 결국 ‘없던 일로 한다’는 것이다.이같은 과정을 지켜보면서 “전북의 문화 자치능력이 이 정도 수준인가?” 하는 안타까움이 솟았다.그 동안 실시했던 용역사업과 숱한 토론회, 공청회는 무엇이었는가. 또 조례제정은 장난이었는가. 갈등만 증폭시켜 놓고 슬그머니 얼굴을 바꾸는 전북도와 도의회는 무엇하는 곳인가. 이 문제의 중심에는 김완주 지사의 어정쩡한 태도가 자리한다.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과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도내에서 전북문화재단 설립이 거론된 것은 10년 전이다. 유종근 지사 재임시인 2001년 나왔다가 유 지사 퇴임과 함께 수면 아래로 잠겼다. 이때 이미 경기도(1997년)와 강원도(1999년), 제주도(2000년)는 문화재단이 출범했다.그러다 재단 설립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김완주 지사후보였다. 2006년 도지사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시 도내 36개 문화예술단체가 문화예술위원회 설립을 건의했고 김 후보가 그것을 받아들인 것이다.전북도가 내세우는 백지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재정 부담이 많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설립으로 인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당초 전북도는 200억 원(문예진흥기금 172억 원 포함)의 기금을 조성, 도의 일부 사업을 이양해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적은 기금으로 만족할만한 사업을 펼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우기 한국소리문화전당 등 3대기관을 통합할 경우 비용과 운영비, 초기비용 등도 만만치 않다.또 당장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도 불보듯 뻔하다. 도깨비 방망이를 갖지 않은 이상 처음부터 대단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오히려 문화예술계의 첨예한 이해관계와 도지사의 자기사람 심기 등 비난받을 일만 잔뜩 생겨날 것이다. 다른 광역문화재단 역시 탐탁치 않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단은 설립되는 게 낫다. 첫째는 문화재단 설립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예술 분야는 관(官)보다 민간 전문가들이 주도해 창의적으로 나가는 게 맞다. 지금까지 보아왔듯 관의 비전문성과 경직성, 순환보직 등으로 문화정책은 항상 답보상태였다. 여기에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풍을 불러 일으킬 필요가 있다. 둘째는 지역문화와 관련된 큰 흐름이다. 현재 광역문화재단은 16개 시도 가운데 11개가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12월 중에 충북문화재단이 출범한다. 그렇게 되면 광역문화재단이 없는 곳은 전북과 울산 경북 충남 등 4곳에 불과하다. 이들 광역문화재단은 지난 달 1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잡고 협의회를 구성했다. 지역문화 진흥의 핵심주체로서 정책과제 발굴과 역량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문광부는 올해 말까지‘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수립을 약속했다. ‘친구따라 강남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광역문화재단은 이미 문화분야에서 중앙정부의 핵심 파트너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북문화재단 설립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김완주 지사의 의지다. 나아가 마음을 비우는 일이다. 미래를 보고 순수하게 ‘문화’그 자체로 접근하라는 말이다. 선거 때 자신을 도운 사람을 의식한다든지 소위 관변의 소수 ‘문화권력’을 챙기려 해선 안된다. 또 욕 먹지 않고 넘어가려 해서도 안된다. 이와 관련, 충북문화재단은 최근 신선한 선례를 남겼다. 대표이사 선임문제로 1년을 끌어오다 이시종 지사의 결단과 충북예총·민예총·문화원 등 3자 합의로 타결을 보았다.사실 문화재단 설립은 말 많고 탈 많은 일이다. 그럼에도 문화 자치역량을 키우기 위해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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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1.11.14 23:02

[조상진 칼럼] 대학교육, 돈을 바칠만큼 가치있는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지난 5일 타계했다. 전 세계 IT업계의 신화였던 그의 삶은 차고(車庫)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운 애플의 성장사만큼 파란만장했다.6년전 스탠포드대 졸업식 기념사에서 밝혔듯 그의 56년 인생은 세번의 전환점이 있었다. 대학 자퇴와 실직, 암 선고가 그것이다. 하나같이 불행과 절망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일이다. 하지만 잡스는 "바로 그 일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말해 감동을 주었다.그 첫번째 전환점은 리드대를 입학 6개월만에 그만 둔 일이다. 그는 "평범한 노동자인 양아버지가 힘들게 모은 돈을 몽땅 갖다 바칠만큼 (대학 공부가) 가치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문득 우리의 대학교육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 천재의 사례를 대입해 볼 수는 없겠으나 우리 대학교육도 '학부모들이 힘들게 모은 돈을 몽땅 갖다 바칠만큼 가치있는지' 자문해 봐야 하지 않으까 싶은 것이다.그럼 우리 대학의 현실을 보자. 인구 5000만 명의 나라에 대학이 346개(4년제 200개, 전문대 146개)나 되고 대학생이 300만 명이 넘는다. 고교 졸업생의 82%가 대학에 진학하고 25~34세 인구의 58%가 대학 졸업자다. 세계 사람들이 깜짝 놀랄 진학률이다.그 결과는 어떤가. 대졸자 절반이 직장을 얻지 못하고 직장을 얻은 사람도 20~30%는 고졸학력이면 충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학이 이처럼 방만한 것은 1995년 대학설립 준칙주의가 도입된 원인이 가장 크다. 지난 10여 년동안 80여개 대학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대학 공급은 넘쳐나는 반면 퇴출은 없는 구조였다. 이것이 누적된 결과, 극심한 학력 인플레와 청년실업 대란을 낳았다. 얼마 전 영국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던 폭동이나 미국 뉴욕 월가를 휩쓴 분노의 함성도 결국 높은 실업률이 원인이다.도내 대학은 어떨까. 180만 명을 밑도는 인구에 4년제 11개, 전문대 9개 등 20개 대학이 복작거린다. 대학 입학생 수가 고교 졸업생의 절반을 겨우 넘는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신입생을 모시기 위해 교수들이 총출동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등록금만 내면 출석을 하지 않아도 졸업시키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언어도 통하지 않는 학생을 사오는 대학도 있다.이러한 때 교육과학기술부가 구조조정 대학 명단을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하위 15%인 43개 사립대학과 5개 국공립대학이 그 명단에 올랐다. 반값 등록금 논쟁에 내몰려 쫓기듯 발표했지만 어쨌든 지금은 포화상태인 대학에 칼을 대야 할 시기인 것만은 틀림없다.도내의 경우 정부 재정지원 제한 사립대학에 4년제에서 원광대와 서남대, 전문대에서 벽성대와 서해대, 전북과학대 등 5개 대학이 선정되었다. 이 중 서남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대학은 학자금대출 제한 대학에도 뽑혔다.그리고 국립대 중에서는 군산대가 '구조개혁 중점 추진대학'에 들어갔다. 도내에서는 6개 대학이 사실상 '부실'에 가까운 판정을 받은 셈이다. 물론 이같은 선정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해당 대학의 반발도 일리가 없지 않다. 선정 지표 8가지 가운데 지방대에 불리한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이 50%(전문대 60%)로 너무 높다. 또 국립대에 총장직선제 폐지를 강요하는 것도 문제다. 좀더 정교한 기준과 질까지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가 나와야 할 것이다.지금 여기에 속한 대학들은 큰 충격속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신입생 감축과 교원 충원, 취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부쳤다. 어쩌면 이번 구조조정은 쓴 약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대학이 잡스가 말한 것처럼 힘들게 모은 돈을 몽땅 바쳐도 아깝지 않은 대학으로 거듭나는 계기였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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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0 23:02

[조상진 칼럼] 오세훈의 눈물…전북의 복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패배했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투표율이 33.3%를 넘겨야 했으나 25.7%에 그쳤기 때문이다.이에 앞서 오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4번 흘렸고 무릎까지 꿇었다. 고심끝에 시장직도 걸었다. "과잉복지는 반드시 증세를 가져오거나 미래세대에 무거운 빚을 지운다"면서 자신의 충정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과잉복지의 망국적 포퓰리즘(대중적 인기영합주의)'을 경계한 것이다.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권은 "아이들에게 눈칫밥을 먹일 수 없다"며 투표 거부운동을 벌였다.결국 서울시민은 오 시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오 시장은 재선 1년 2개월만에 시장직에서 하차했다. 이제 여야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두달 후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쏠리고 있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의 전초전이라며 총력전을 펼 태세다.이번 주민투표는 서울시민들이 지난 해 62 지방선거 이후 이슈화된 복지논쟁에서 보편적 복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등과 맞물려 더욱 그러하다.이제 우리 사회는 '복지'를 빼놓고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발전이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의 신화가 이끌었다. 기업이 계속 성장하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고도성장 신화가 멈춘 지 오래고, 그 자리를 고용없는 성장이 꿰차고 앉았다. 대기업과 전문직들은 신자유주의 덕에 돈이 넘쳐나는데 청년들은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다.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노령화도 가속되고 있다.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것이다.우리 사회는 '불안'을 싣고 달리는 열차가 되었다. 중산층마저도 아동양육과 교육 의료 노후 주거 고용 등 소위 '6대 불안'에 휩싸여 있다.이번 투표 결과는 그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시 전체 25개 구 가운데 강남 3구는 투표율이 30%를 넘었다. 그 중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는 59.7%에 달했다. 금천구와 관악구보다 무려 3배에 이르는 투표율이다.우리 사회가 상생과 공동선에 기반한 복지국가를 지향하지 않으면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그릇임을 증명해 준 것이다. 따라서 보수진영이나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선별적 복지는 설득력이 약해졌다. 노인, 장애인 등 일부 취약계층에 한해 시혜를 베푸는 정책은 오히려 의존성과 위화감을 키울 뿐이다. 앞으로는 국민 모두가 전 생애에 걸쳐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보장받는 보편적 복지로 가야 한다. 당연히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손자들도 무상급식이 돌아가야 한다.하지만 문제는 재원이다. 이번 투표 대상인 무상급식은 보편적 복지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당은 한걸음 더 나가 3+1(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정책을 내놓고 있다.여기에는 엄청난 재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칫 성장의 저해와 도덕적 해이 등도 뒤따를 수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전북의 현실은 어떤가. 그저 서울공화국의 일이니, 나 몰라라 할 것인가. 전북은 어느 자치단체보다 복지수요가 높은 곳이다. 빈곤층과 노령인구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반면 재정자립도는 전국에서 꼴찌다.2011년도 예산을 보면 전체의 36.2%인 1조2401억원이 복지관련 예산이다. 이중 국고보조금이 76.7%에 이른다. 이를 용도별로 보면 저소득층 50%, 노인 20%, 보육정책에 10%가 쓰인다. 전북의 복지수요는 날로 늘어나는데 재원을 마련할 길은 막막하다.전북도와 각 시군은 이제 중앙정부의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자구책 마련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때가 되었다. 새만금 사업에 올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지문제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임을 새겼으면 한다. 오세훈의 경고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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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29 23:02

[조상진 칼럼] 기금운용본부, 동반 이전할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치에 실패한지 50여 일이 지났다. 지난 2년 동안 전북도를 비롯 도내 국회의원, 각종 시민단체가 올인하며 열을 올렸으나 결국 경남 진주로 가고 만 것이다. 대신 국민연금공단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키로 했다.실패의 근본 원인은 지역의 힘이 약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의 말만 믿는 순진함에다 전략마저 미흡했다.그 후유증은 컸다. 도민 상당수는 실망과 허탈감에 빠졌고 '전북은 되는 게 없어!'라는 자조를 씹어야 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는 이번 기회에 '전북의 판을 바꾸자'는 제안까지 내놓았다.어쨌든 LH 유치 실패는 '전북 발전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후속대책으로 전북도는 5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동반이전 △혁신도시 주변에 대규모 국가산단 조성 △혁신도시 유휴공간에 국제 규모의 컨벤션센터 또는 프로야구 전용구장 건립 △새만금개발청 신설 △새만금특별회계 설치 등이 그것이다.하지만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렇다면 전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대로 손 놓고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 뜻을 모을 것인가.해법은 기금운용본부 동반이전에 모든 지혜와 힘을 모으는 일이다. 그리고 반드시 이를 실현시켜야 한다. 어렵긴 해도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실 요구사항 중 새만금 관련 사항은 LH와 무관하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가지는 기금운용본부 동반 이전과 상관관계에 있다.그럼 잠깐 기금운용본부에 대해 살펴보자.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공단의 핵이다. 현재 운용하는 기금만 340조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맘 먹는 돈이요, 세계 4대 연기금으로 꼽힌다. 이 기금은 채권에 70%, 나머지는 주식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투자처를 찾지 못해 '연못속의 고래'라 불릴 정도다. 그래서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지난 달 23일 있었던 미국 뉴욕사무소 개소식은 국민연금의 위상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불러도 오지 않는다는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CEO 등 세계적 금융거물 200여 명이 참석한 것이다. '월가의 슈퍼갑(甲)'으로 등극한 셈이다.물론 이러한 기금운용본부를 전북혁신도시로 이전시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당초 서울에 잔류할 예정이었고 금융기관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그러나 그것은 핑게에 지나지 않는다. 전북에 온다고 해서 기금 운용이 잘못될 리도 없다. 펀드 매니저 등의 이직률이 높을 수 있으나 그것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글로벌 시대에 서울에 있으나 전주에 있으나 개걸간에 불과하다.문제는 기금운용본부를 이전시키기 위해 크게 두 집단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는 담당부처인 보건복지부요, 또 하나는 가입자단체다. 보건복지부의 설득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가입자 단체, 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노총과 경영자단체를 설득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결국 전북도와 정치권, 도민들이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와도 서울 못지 않다"는 점을 논리와 진정성을 갖고 이해시켜야 한다.그 동안의 과정을 생각해 보라. LH 유치를 위해 도지사와 국회의원들이 삭발을 하고 도의원들이 서울까지 마라톤을 하지 않았던가. 또 도내 곳곳이 플래카드로 도배되지 않았던가. 그러한 정열과 성의라면 이들을 설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이들을 설득해 전북혁신도시에 기금운용본부가 온다면 전북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 금융회사 사무소들이 속속 들어오게 된다. 그 동안 잠자던 전북이 깨어나는 계기일 수 있다. 정부안대로 2014년까지 공사체제로 독립한다면 오히려 일거양득이다.이 점을 무겁게 고민하면서 즉시 행동에 옮겼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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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25 23:02

[조상진 칼럼] 군산 미군(美軍) 기지의 그늘

군산과 미군과의 만남은 해방 직후인 1945년 9월 28일 이루어졌다. 미군 기계화 부대가 이날 처음 군산에 진주한 것이다.이에 앞서 미군 7사단이 9월 8일 인천항에 상륙했다. 이어 11월까지 7만여 명의 미군 병력이 남한 전역에 배치되었다. 전주에는 9월 13일, 익산에는 25일 진주했다. 군산항에 입항한 미군은 산북동(당시 옥구군 선연리)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일제때 일본군의 비행학교였던 곳이다.그러나 미군은 1948년 한국정부 수립과 함께 미국의 방위선에서 남한을 제외하는 '애치슨 선언'에 따라 군사고문단 일부만 남기고 철수했다.미군을 한반도에 다시 불러 들인 것은 1950년 625 전쟁이었다. 이날 새벽 무력통일에 적극적이었던 북한은 38선을 밀고 내려왔다. 전혀 대비하지 못한 남한은 낙동강까지 밀렸고 급기야 미군이 다시 개입할 수 밖에 없었다.3년 1개월 동안 지속된 625 전쟁은 한반도를 폐허로 만들었다. 남북한 양측을 합해 250만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고 1000만 명 이상의 이산가족을 남겼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미군 참가자는 총 178만 명으로, 3만6940 명의 사망자 등 13만7250 명의 피해를 냈다.1953년 휴전 직후 미군은 전국 62개 지역에 주둔했다. 그리고 미군부대 주변에는 기지촌이 생겨났다. 포주들이 생기고 홀이나 클럽으로 불리는 술집, 미군과 위안부를 고객으로 한 각종 상점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미군PX 등 군용물자 암거래업자와 암달러상, 깡패들이 판을 치던 1960년대의 무질서는 기지촌 경제의 황금기였다. 당시 군산을 비롯한 이태원 동두천 의정부 대구 부산초량 등 전국 기지촌에는 미군을 상대로 한 윤락여성(양공주)의 수가 2만 명을 넘었다.군산시내 한복판인 영화동도 달러로 흥청댔다. 당시 위안부와 유흥업 종사자가 500-600명, 미군에서 물건을 빼다 파는 보따리 장사가 200명, 미군기지내 근무자가 800명 정도로 1500명 이상이 미군에 생계를 기대었다.그러다 1970년대 들어 미국이 주한 미군을 감축하자 영화동의 영화도 한 여름 밤의 꿈이 되었다. 1969년에는 산북동 505번지에 아메리카 타운이 조성되었다. 마을 주민들의 요구로 미군은 부대정문으로 부터 3마일(4.8㎞)이내 출입을 제한했는데, 최단 거리가 이곳이었다.1980년대는 대학가의 반미(反美)시위가 격화되었고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미군부대의 경제적 가치는 떨어졌다.하지만 그늘도 없지 않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아메리카 타운 외국인전용클럽(유흥업소)에는 71명의 여성이 고용돼 성(性)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부분 필리핀 여성으로 예술흥행비자(E-6)로 입국, 6개월-1년 동안 근무하며 계약서상 급여의 50%를 착취 당하고 한달 30-4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또 최근에는 잇단 환경오염 논란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기름이 유출돼 새만금 방조제 안쪽으로 흘러들었고 석면 폐기물 매립도 확인되었다. 더불어 한 퇴역 미군이 1968년 군산기지 내에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증언을 하면서 여파가 번지고 있다. 그러나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라 군산시가 조사할 수 없어 시민단체 등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상태다.130만 평 규모의 미군기지에는 현재 3000-4000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곧 625 전쟁 61주년이다. 또 미군 주둔 66주년이 다가온다.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위해서도 미군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때가 되었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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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0 23:02

[조상진 칼럼] 깡패가 돼야 살아 남는다

"한 가지 거짓말은 거짓말이고 두 가지 거짓말도 거짓말이다. 그러나 세 가지 거짓말은 정치인 것이다." 유태인의 격언이다. 꼭 요즘 이명박 정부의 행태를 두고 하는 말 같다.정부는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일괄 이전키로 했다. 대신 전북 전주완주 혁신도시에는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전과 부족한 세수를 일부 보전키로 했다. 김완주 지사의 말을 빌면 "나락 99섬 가진 집에다 가난한 집 1섬을 뺏어다 준 셈"이다.이같은 발표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행위라는 것이다.공자는 논어 안연(顔淵)편에서 정치에 대해 묻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政)은 정(正)이라 그대가 솔선해 몸을 바르게 가지면 누가 감히 바르게 행하지 아니하리요." 그렇다. 정치는 옳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공감하고 따른다. 그런데 요즘 정치는 정(正)이 아니라 힘(力)이다. 강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다.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만 존재한다. 정권을 잡은 자가, 수가 많은 쪽이 모든 것을 싹쓸이하는 야만의 정치만이 판친다.이번 LH의 일괄배치는 이것을 여지없이 보여줬다.이번 일로 걱정스런 대목이 여럿 있다. 첫째는 전북도민들의 집단적인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다. 낙후의 한(恨)에다 제 밥그릇 간수도 못한다는 좌절감과 허탈감이 가슴에 못으로 박혔다. LH 문제는 무엇이 이익이고 손해냐의 문제를 넘어섰다. 통합 문제가 2년을 끌면서 도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상징적 사건이 되었고, 그것이 짓밟힌 것이다.둘째는 지역감정 조장 문제다.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치유하기는 커녕 정부가 나서서 오히려 자치단체간 싸움을 붙였다. 공기업을 통합하려면 그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어야 했다. 무조건 밀어부친 철학 없는 정권이라는 욕을 먹어도 싸다. 이번 유치과정에서 경남에 대한 섭섭함이야 왜 없겠는가마는 접겠다. 살찐 수도권에 비해서는 동병상련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견강부회로, 새만금사업에 딴지를 건 점은 유감이다.셋째는 불편한 진실을 밝히는 일이다. 삼성과의 빅딜설이 그것이다. 공교롭게 삼성은 LH 일괄이전 발표에 앞서 새만금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청와대가 개입한게 아닌가 도민들은 의구심을 갖는다. 투자하겠다니 고맙긴 하나 자발적인 투자가 아닌듯해서 하는 말이다. 또 10년 후 투자하겠다는데, 정권이 2번이나 바뀐 뒤의 일을 책임질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삼성은 자동차공장을 대구에 건설하려다 1994년 김영삼 정권이 들어서자 부산으로 옮긴 사례가 있다.넷째는 정부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다. 정부는 여러 차례 걸쳐 분산배치를 정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것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방침을 따른 전북에 좌절을 안겨 주었다. 누가 정부의 말을 믿고 따를 것인가.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정치를 하는 것은 이미 학식이 있는 사람이나 성품이 바른 사람은 아니다. 불학무식(不學無識)한 깡패들에게나 알맞는 직업이 정치다."MB 정부에 딱 맞는 말인듯 하다. 당분간 내부갈등은 덮어 두자. 그리고 전북인은 모두 살아남기 위해 깡패가 돼야 할 것이다./ 조상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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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6 23:02

[조상진 칼럼] 전주가 노동운동의 볼모인가

지난 달 19일 전주종합경기장 일대에서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각각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노조원들은 까만 옷에 머리띠 등으로 중무장했고 각종 깃발과 피켓이 물결을 이뤘다. 다행히 두 단체간 충돌은 없었으나 노조원 등 5000여명이 전쟁터 출정식을 방불케 한 이날 행사로 이 일대 교통은 아수라장이 되었다.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2월 25일 종합경기장 백제로에서 노조원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됐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시위는 규모만 작았지 4개월간 지속되었다.이들 두 노조의 입장은 확연히 구분된다. 민노총측은 한노총측을 '어용노조'라 몰아 붙인다. 반면 한노총은 민노총에 대해 '복수노조 시대를 앞두고 조직을 확대하려는 명분없는 불법파업'이라고 맞받고 있다.그 와중에서 전주시민들만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민노총 노조원들의 시가행진은 불편을 넘어 짜증의 대상이 되었다. 아마 전주시민 상당수가 그랬을 것이다. 한번은 출근시간에 시가행진으로 길이 막혔다. "오죽하면 저러겠느냐"며 참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기다리는 것도 한 두번이지 시가행진이 계속되면서 인내가 임계점에 달했다.그래서 한번은 종합경기장 천막옆에 있던 노조원에게 물었다. "이제 시가행진은 그만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그러자 노조원의 말이 걸작이었다. "시민들이 불편한 줄은 알지만, 이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우리들의 권리입니다."라는 대답이었다. 그러면서 한술 더떠 "이게 다 전주시민을 위하는 것입니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기가 막혔다. 말투도 이 지역 사람이 아닌듯 했다.우리가 당신들 위해 투쟁하고 있으니 당신들은 불편을 감수하라? 여기에 동의하는 시민이 얼마나 될까. 노동운동은 시민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전주시민을 '땅깔로' 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시민들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염증을 느끼고 '그들만의 파업'이 된지 오래다.나아가 중앙본부 사람들이 내려와 지역을 죄지우지하는 것은 더욱 불쾌한 일이다. 산별노조의 상급단체로서 돕는 것까지는 좋으나 지역의 입장보다는 조직내 위상을 위해 전주시민을 볼모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그것이다. 실제로 최근 노사간 잠정합의안이 마련됐으나 서울 민노총 간부들이 이를 틀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지역노조가 식민통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자치역량 강화가 급선무다.그렇다고 사업주의 무능과 부도덕성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파업의 발단은 사업주들이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주먹구구식 경영으로 노조원들의 불신을 자초했다. 이미 드러난 것이지만 운송수익금과 보조금 사용내역 등이 투명하지 못했다. 또 족벌운영으로 모럴해저드가 심각해 원성을 샀다. 특히 법원에서 민노총을 교섭대상으 인정하라고 했는데도 대법원까지 가겠다는 것은 용렬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전북도와 전주시 역시 개입시기를 실기했고 사업주에 질질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줬다. 엉터리 용역보고서는 코미디다.이제 사상 유례없는 버스파업이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실 전주의 경우 시내버스 분담율이 20% 미만인데다 버스운행률이 90%에 육박해 시민들은 파업 자체를 못느낄 정도가 되었다.이번 파업을 통해 대중교통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버스 경영이 투명해지는 계기가 된다면 이러한 진통도 의미는 없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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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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