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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엄니 김수미배우 를 기리며

요새 농촌들녘을 지나다보면 가을걷이가 끝나고 한가로운 풍경에 빠져 문득 따다만 감나무에 영롱한 홍시 한 두개가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훈아도 아니고, 울엄마도 아닌 예전 국민드라마 전원일기의 한 장면이 연상되며 얼마 전 갑자기 별세한 일용엄니 김수미배우가 생각났다. 아마도 양촌리의 시골 풍경과 흡사해서인가? 군산출신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여자배우, 우리농촌의 현실과 한국어머니를 대표하는 배우 김수미님. 70~80년대를 살아온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김수미님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아침 출근길에 들었을 때 나는 처음에는 가짜뉴스로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건강나이 120세를 향해 달리는 시대에 누가 이런 뉴스를 믿겠는가. 더구나 그녀는 드라마.영화.여러매체를 통해 건강과 행복을 전도하며 왕성하게 활동중이지 않았던가? 김수미님을 국민의 엄니로 만든 것은 전원일기다. 요즘의 MZ세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국민들은 전원일기와 전국노래자랑이 전 국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방송으로 각인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이 겪었던 산업화과정에서 전통적인 가부장적인 모습과 이웃과의 관계, 농촌생활의 포근한 정을 간직하게 한 국민드라마 전원일기. 누구나 공감하기에 항상 월요일 그 시간이면 김수미님을 비롯한 전원일기 팀들이 전국가정집에 어김없이 방문하곤 했다. 김수미님이 맡았던 일용엄니역할은 일종의 감초같 은 역할이었다. 전형적인 농촌드라마이며, 우리모두의 뿌리가 농촌이라고 각인시켜준 드라마였다. 아마도 배우 김수미가 해 냈던 그런 드라마는 안 나올 것이기에 오늘따라 그녀가 그리워진다. 그녀가 열연했던 전원일기는 문화재급으로 인정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고인은 소탈하고 정이 많은 분이었다. 일용엄니는 우리가 과거에 느꼈던 따뜻하고 헌신적인 어머니 그 자체이다. 정제되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말투는 그 당시 산업화과정에 있던 우리모두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그녀의 현실감 있는 연기는 드라마를 보고있던 사람들에게 실제로 그당시의 고향집어머니를 느끼게해 주었고,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모습은 전국민들을 울리고 웃게했으며 내고향집을 생각나게 해 타지에서 생활할 때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했다. 한편, 김수미님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무당으로 활동했던 시절도 있었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한다. 젊은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고, 어느땐 그런 고통들이 다른 길을 유도하기도했다. 그러나 그런 역경을 다 이겨내 결국 연기자로써 성공하게된다. 그는 여러차례 인터뷰를 통해 삶에 지치거나 힘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주고 위로와 희망을 주는 사람을 우리는 스타라고 부른다. 김수미님이 우리시대의 진정한 스타이다. 소탈하고 소박한 동네이웃집아줌마이며, 어느때는 쌍욕을 해도 싫지 않으며 내가하고 싶은 욕을 대신해줄 땐 희열감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김수미님은 훌륭한 삶을 사신분이다. 고인이 계신 하늘나라는 욕하고 시기할 일이 없는 천국이다 보니 이제는 웃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해본다.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싶어지는데 오늘 퇴근길은 혼자계신 어머니집에 들러 나훈아의 홍시라도 들으면서 저녁도 같이 먹으면서 시간 좀 보내야겠다. 박건후 전주농협경영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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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8 19:01

‘백제세계유적지구’에 대한 전북의 역할과 몫을 찾아야

백제는 한국의 고대 국가 중 하나로 기원 전 18년 온조왕이 한강유역에 건국하여 660년 멸망할 때까지 약 700년 동안 31명의 왕이 재위하였다. 비류왕은 김제에 대규모의 벽골제(碧骨堤)를 축조하는 등 수리시설을 확충시켜 농업경제력의 기반을 확대하였고, 이 토대 위에서 4세기 근초고왕(재위 346~375)은 가야를 복속하고 황해도로 진출하는 등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475년 고구려 장수왕의 남진정책으로 인해 한성(위례성)이 함락되고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도읍을 옮겼고, 무령왕(재위 501~523)은 귀족세력을 재편하여 왕권을 강화하면서 중흥의 초석을 다졌다. 성왕(재위 523~554) 시기 538년에는 사비(지금의 부여)로 천도하였고, 이후 무왕(재위 600~641)은 왕권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익산에 왕궁을 건설하고, 미륵의 용화 세계를 구현하려는 염원에서 미륵사를 창건하는 등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중심에 위치하였다. 하지만 660년 백제는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비록 국가는 사라졌지만 찬란했던 백제의 종교·건축·예술 문화의 가치는 시간을 초월하여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백제역사유적지구’는 2015년 7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UNESCO)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는 백제 후기(475~660) 문화를 대표하는 유산으로 「웅진시기」 공주 공산성,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사비시기」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부여 정림사지, 부여 왕릉원, 부여 나성, 「사비후기」 익산 왕궁리 유적과 익산 미륵사지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등재되기까지의 과정을 대략 살펴보면, 1994년 9월 공주 무령왕릉 잠정목록 등재를 시작으로 2011년 2월에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와 익산역사유적지구를 통합하여 우선추진대상으로 선정하였고, 동년 5월, 문화재청장·전북도지사·충남도지사·공주시장·부여군수·익산시장 등 5개 광역·기초단체장이 세계유산 등재추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및 준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그리고 2012년 5월, 제반 업무를 총괄할 조직으로 재단법인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하 ‘추진단’)이 출범하였다. 2014년 1월에는 등재신청서 및 부록을 유네스코에 제출하였고, 2015년 7월 드디어 백제문화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되면서 2016년 1월에는 재단법인 백제세계유산센터(이하 ‘센터’)로 법인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재 센터의 출연금을 보면, 전북과 익산의 합산 출연금 비율은 44%에 육박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사업 추진 실적을 살펴보면, 세계유산 통합관리·활용은 물론 역사·문화·관광콘텐츠 개발 등의 사업들이 충남지역에 치중된 측면이 적지 않다. 센터 역시 대전광역시 서구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예산 투자 비율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향후 진행될 백제세계유산의 확장등재 및 역사관광개발을 위해서라도 전북의 역할과 몫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백제유적은 단지 어느 한 단면만을 보여줘서는 전체의 흐름과 가치를 제대로 증명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도영 (재)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문화재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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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7 18:27

대 철학자 헤겔이 강조한 이성(理性)의 중요성과 특성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때 헤겔의 나이가 19세로 한창때였다. 감수성이 매우 예민했던 헤겔은 프랑스혁명을 보고 크게 감격했고 새롭고도 중요한 여러 역사이론(歷史理論)을 탄생시켰으며 그중의 하나가 ‘이성’(理性)에 관한 것이었다. 고등종교들의 이성에 대한 견해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기독교의 견해를 보면 이성을 하느님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그리고 창조설을 부인하는 불교의 입장은 교조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어가기 전에 슬퍼하는 제자들에게 “진리(眞理, 참된 이치)를 등불로 삼아 진리에 의지하여라”고 했다. 끝으로 유교의 성리학(性理學, 성리학은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탐구함)에서는, 우주는 형 이상의 것인 이(理)와 형 이하의 기(氣)로 구상되어 있으며 이·기의 결합에 의해 만물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았다. 헤겔의 철학의 대 명제 중의 하나가 전 세계사를 정신(이성)의 발전과정으로 본 것이었으며 따라서 철학적 임무는 이 전개를 사고 속에서 관찰하는 것이 되었다. 또한 헤겔은 그의 저서『정신 분석학』에서와 같이 절대이성(absolute Vernunft, 우주의 궁극적 목적 또는 원리를 뜻함)의 장엄한 궁전을 세운 후에 세계사가 이 궁전에 의해서 통치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가장 멀리 떨어진 생산물조차도 모두의 복리를 위해서 사용된다고 한 것처럼 이성국가의 모든 길은 이 철인 독재자의 거성(巨城)을 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는 이 이성국가가 현실이 되도록 그들의 역사적 목적을 수행할 뿐이라고 했다. 제 민족·문화를 대변하는 대 인문들(징기스칸·알렉산더·예수·루터·나폴레옹)이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들의 열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몰두하는 동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이성(世界理性)의 건설자가 된다는 것이다. 모든 개인, 특별한 생애와 사건은 세계내재적·독재적 절대이성(絶對理性)의 세계사 과정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이후에는 결코 전체 역사를 이처럼 괌범하게 해석하지 않았으며 또한 세계사의 포괄적 해석이 이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다라고 평가된다. 나아가 헤겔의 역사 해석과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성이 세계를 지배하고 세계사는 이성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성적 발전의 역사를 진보(進步)로 보았으며, 이것의 인식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했다. 그밖에도 헤겔은 역사가 단순히 기원만을 묻지 않고 새로운 형성을 의미한다면, 역사과정의 이성이 존재하는 곳은 먼저 역사의 과정이고 다음으로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개혁(改革)을 의미한다라는 것이다. 끝으로 헤겔의 발전관을 보면, 세계사(世界史)는 ‘자아의식의 발전’을 뜻하며, 이것은 실재적인 해방(解放)을 말한다는 것이다. 이상의 헤겔의 역사이론을 기초로 우리의 현실을 돌이켜보면 어떠한 상황일까? 한마디로 너무 혼란스럽고 짜증나게 한다. 연일 현란한 언변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하지만 상당부분이 ‘참된 이성적 판단’에서 나오는 말들이 아니라고 본다. 때문에 국민은 더욱 불안해지고 고통은 커져만 간다. 현대의 대 역사가요 사상가인 토인비(A. Toynbee)는 그의 저서『역사의 연구』의 <문명의 발생·성장·몰락>에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계급이 분열하여 정쟁을 일삼는다면, ”국민은 도탄에 빠지고 나라는 몰락(沒落하게 된다“라고 했다. ‘이성은 창녀’(娼女)라는 말이 있듯이 궤변적 이성이 아니라 ‘참된 이성’을 바탕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간다면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선진문화국가가 되리라 확신한다. 이규하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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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3 17:53

결혼축의금 5만원은 부끄러운 손인가?

결혼축의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혼 시즌 주말이면 몇 건이 되기도 한다. 서민의 처지에서는 한 달 가계가 휘청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형편대로 냈지만 요즘은 보통 5만원, 특별하거나 가까운 관계인 경우 10만원을 내는 것을 당연시한다. 하지만 이런 통념은 점차 바뀌고 있다. 특히 결혼식 장소가 호텔일 경우에는 음식값이 고가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서울 기준 결혼식장 식대가 7~8만원 정도로 예비부부뿐 아니라, 하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한 ‘결혼식은 평생 한 번이라는 생각 때문에 지출이 많다. 어떤 이들은 ‘예식장 주인의 배만 불리는 이런 풍조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축의금 문화는 조선 시대부터다. 당시에는 현금이 아니고 쌀과 같은 현물로 결혼을 축하했다. 지역 사회의 자율적인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이율곡의 해주향약(海州鄕約)에 따르면, 혼례 때 무명 세 필과 쌀 다섯 말을 주거나, 적게는 무명 한 필과 쌀 서 말을 주었다. 이는 당시 무명과 쌀이 일종의 화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현물에서 현금으로 바뀐 것은 조선 말기다. 화폐 경제가 발달하면서 결혼축의금을 돈으로 주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경제적 변화의 영향으로 촉발됐고, 축의금 문화는 빠르게 자리 잡았다. 1969년에 정부가 허례허식을 줄이고 국민 생활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가정의례준칙(家庭儀禮準則)을 제정하면서 축의금을 금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유명무실해졌다. 최근으로 들어서면서 축의금 문화가 엉뚱한 방향으로 변질했다. 이유는 지나친 비용이 드는 웨딩업계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직후부터 웨딩홀 대여, 앨범제작비, 식대 등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특히 식장마다 성수기와 비성수기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뿐만 아니라 표준 가격을 알기 어려운 깜깜이 풍토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축의금은 우리나라만 있는 문화는 아니다. 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도 우리와 유사하게 결혼식에 금전을 주는 전통이 있다. 일본에서는 고슈기(ご祝儀)라는 축의금 봉투에 돈을 넣어 신랑 신부에게 전달한다, 금액은 일반적으로 10,000엔에서 30,000엔 사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홍바오(紅包)라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준다. 금액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나 행사의 중요도에 따라 다르며, 홀수보다는 짝수의 금액을 선호한다. 짝수로 나누어지면 행운이 두 배가 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대부분 현금보다는 신혼부부가 필요한 물품을 선물로 준다. 이때 신혼부부가 원하는 물품을 미리 목록으로 등록해 두면 하객들이 그 물품을 사주는 ‘레지스트리Registry’ 문화다. 축의금 문화는 오랜 전통이지만 오늘날 축의금은 단순히 결혼식을 축하하는 금전적 선물을 넘어, 결혼식 비용의 일부를 충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결혼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내가 내는 금액과 상대방이 기대하는 금액이 다를까 봐 걱정이다’, ‘요즘 식비가 올라서 축의금도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 등 축의금 액수를 정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한 ‘청첩장은 세금 고지서 같다’, ‘돈 있는 사람들은 비싼 곳에서 결혼식을 하고, 없는 사람들은 야외나 동네 회관을 빌려서 하면 된다’, ‘축의금으로 결혼식 비용을 메우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의견도 가지가지다. 결혼축의금 5만원은 부끄러운 손인가? 정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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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2 18:30

프로의식(professional)과 사심(私心)

송영주 전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첨단 산업 시대는 직업 수를 줄이지만 업무의 영역과 방법에서는 오히려 전문성을 중시한다. ‘자넨 역시 프로야!’하는 말은 그러한 전문 영역을 잘 소화해 낸 과정과 성과에 대한 응원으로, 이는 상호 긍정적 에너지를 준다. 공공기관의 감사에서 국고 낭비 딱지를 얻어가며 비난받는 일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공무원의 해외연수다. 그 지적 사항도 한결 같다. 왜 굳이 해외로 가야 했느냐, 연수 프로그램이 주제와 상관성이 있느냐의 맹공이다. 여기에 설득력이 없으면 이는 부패이고 부정이 될 수 있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연수라는 이름으로 국가 예산을 사용해서 개인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평가다. 타 사업에 비해 소요되는 예산이 많으므로 주시의 눈이 많음은 당연하다. 최근 도교육청의 해외연수가 뉴스와 국감에서 신랄한 지적을 받았다. 문제시 된 해외연수에 대한 부족한 변명과 구멍 뚫린 후속 설명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해당 건이 아니라도 그간 논란되어 왔던 해외연수는, 그것을 추진하는 시작부터 공적 연수를 대하는 프로 의식이 결여된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발전적인 업무 방향 모색을 위한 연수라는, 그 기획 지점의 처음과 끝을 채워야 하는 프로 의식 말이다. 대상 국가를 찾는 단계도 연수의 핵심에서 검토되어야 하지만, 만약 ‘이번에는 어느 나라를 가 볼까’하는 식의 외유성 내막이 출발선이 되면 바로 프로 의식은 결여되고, 이러한 반-프로 의식은 다음 단계에 계속해서 부정적 영향을 준다. 프로 의식은 본질과 카테고리에 대한 철저한 이해다. 그로써 목표를 수렴한 방법과 세부사항들이 모아진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심(私心)의 배제다. 곁가지를 달면서 본질 이외의 다른 이유를 덧붙이기 시작하면 일이 사심을 통해 사적으로 치달을 수 있다. 개인 욕망 넣기, 옆사람 챙기기, 공로성 등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연수의 방향성과 주제는 비틀어질 수밖에 없다. 요즘의 해외여행은 이벤트가 아니다. 비교적 쉽게 가기도 하고 테마별로 취향껏 즐기며, 요구가 생기면 이미 갔다 온 곳을 다시 가기도 한다. 타당성은 없지만 해외여행이 이벤트였던 시절에는 해외연수에서 여행을 병행하고자 했던 것이 인지상정일 수 있었겠다. 하지만 요즘의 문화 수준은, 연수는 연수, 여행은 여행, 그렇게 주제를 가지고 해외를 드나들기에 충분한 여건이 되었다. 그러므로 아직도 해외연수로써 가보고 싶은 외국의 목록을 대체하고자 하는 사심이 프로의식의 앞에 서 버린다면, 그것은 우리의 높아진 문화 수준을 잘못 읽어내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오전도 오후도 관련 기관과 협의하면서 견학하고, 정장을 갖춰 격식 있는 세미나를 추진하면서, 그들 국가적 환대에 감동을 느꼈던 10년 전의 교육부 해외연수가 생각난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 이런 해외연수가 충분히 가능한, 세련된 문화와 프로 의식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본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인생과 삶의 태도에 대한 근원적 철학을 이 소소한 것에 빗대고 싶지는 않지만, 이 말로써 주어진 작은 일을 할 때에도 대상을 본질적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의식이 중요함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테두리 안에서 모든 그림을 그리는, 사심을 배제한 ‘프로 의식’, 이것을 강조하고 싶다. 세련된 문화 속에서 공적 해외연수가 이제 더 이상 부정과 부패의 범주로 논의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송영주 전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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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1 19:15

1일1선(一日一善)운동하자

우리 모두는 1일1선을 배우고 실천해서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야한다.우리 모두 함께 동참하자. 우리가 살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나라를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어 가야한다. 정읍에는 전국적으로 3번째로 신축한 노인당, 어르신들의 쉼터, 118년된 정읍노휴재가 있다. 나라를 잃은 일제 강점기에는 나라를 찾으려고 상해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독립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내며 애국심을 발휘한 어르신들이 계시는 곳이바로 정읍노휴재이다. 또 3·1운동 때는 직접 독립운동에 동참하여 독립만세를 외치다가 왜군 헌병에게 붙잡혀 형무소에서 복역하시다가 돌아가신 분이 세분(박현규, 유흥규, 이익겸)이나 계시는 노휴재이다. 필자는 이 거룩한 혼을 배우고 이어받고 닮아 가려고 노휴제의 회원이 되고 지금은 고문으로 활동한지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시장 때는 백주년기념관, 여성회관도 건립해 드리고 공직을 떠난 후부터는 월례회나 가끔 노휴재에 나갈 때마다 사무실 벽에 부착되어있는 표어 “一日一善”이란 제훈을 보고 나를 되돌아 보며 과연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펴본다. 하루에 꼭 한번은 선한 일, 베푸는 일, 좋은 일을 하자는 것이다. 1일1선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사회가 아름다워질 것이다. 얼마나 좋은 운동인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리 모두 1일1선 운동에 동참하여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사회, 살기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외친다. 정읍노휴재 어르신들처럼 전국 전국민 한분 한분이 1일1선 운동에 동참해 주신다면 행복한 사회, 아름다운 나라가 되리라 확신한다. 작금 우리사회는 어떠한 현실인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너무나 삭막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할것이다. 남을 돕고 어려운 자를 위해 베푸는 분들이 수없이 많겠다 하지만 지금 우리사회는 너무나 인정이 메마른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로 가지 않은가 걱정스럽단다 매일 TV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면 여기저기에서 인정이 메마른 살인사건들이 발생되고 어려움에 지쳐 일가족이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보도되는 것을 보면 우리사회의 메마른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필자는 우리사회가 서로 돕고 베풀며 아름다운 사회가 되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다 못해 펜을 들은 것이다. 우리 모두 남을 도와주고 베풀어주고 좋은 일을 해주는 1일1선을 하는 온 국민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사회, 행복한 국가를 만들어 가자고 애원해 본다. 함께하면 됩니다. 꼭 된다고 확신합니다.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으로 잘사는 나라, 수출 세계 10위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근면한 국민이다. 이제 1일1선으로 더 잘사는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십시다. 구암 강광 시인·수필가·전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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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10 17:47

치유농업 산업화 어떻게 할까?

치유농업은 농업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국민 건강 회복과 증진으로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농업의 중심지로서, 풍부한 농업 자원과 생태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치유농업사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실적도 있으며, 치유농장과 마을도 현재까지 43개소를 육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옛말에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속담처럼 우리도내에 많이 있는 자연환경 자원과 인적 자원을 치유농업 산업화에 구체화와 연결을 통하여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의 역량을 강화하고, 농촌진흥청에서 내년도 추진하는 치유농장 인증제도 도입에 대응하고자 금년도 하반기부터 150시간의 과정을 추진하였다. 또한, 치유농업사를 취득한 인재와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와 연대하여 새로운 파트너쉽 형성과 방문객 응대에 필요한 인권 감수성 향상, 우수농장주 사례발표도 실시하고 치유역량을 향상하기 위하여 서로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으로 만족도가 좋았다.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도 치유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 발전 기반을 마련하고,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전북도민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함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 대부분 산업의 성장유형을 보면 양적으로 증가하면서 질적 상승을 가져오고 다시금 양적평창을 통하여 산업이 안정기를 맞이하는데, 치유농업은 아직 양적 증가하는 시기로 법률적 토대에서 출발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는 어린싹이 성장하는데 물도 주고, 영양분을 주는 과정이 많이 필요하기에 농업기술원에서는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치유농업센터 운영을 위한 국비사업을 확보하여 금년도에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전북자치도 특성에 맞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치유농장과 운영하는 전문가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힘을 모아서 우리나라 치유농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도 추진하고자 한다. 인디언 속담에 어린아이를 온 마을이 함께 키워간다고 이야기처럼, 치유농업은 농촌진흥기관뿐 아니라 주로 치유가 필요한 유관기관에서 관심과 필요 영역을 서로간에 피드백하여 치유 프로그램 향상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전북특별자치도사회서비스원, 국립농업과학원, 치매안심센터 등 유관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전북자치도 치유농업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치유농업 활동을 통해 방문객에게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치유를 제공하고 특히,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하여 정신적, 신체적 건강 회복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농촌사회 고령화 및 지역소멸에도 찾아오는 농촌, 희망을 만드는 청년의 손길에서 빛나는 치유농업으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이러한 치유농업의 발전을 위하여 사용자 확장을 위한 기관 MOU를 확대하고,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영주, 치유농업사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에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민 모든분께서 치유농업이 우리나라에 정착하고 꽃피우는 과정에서 함께하여 성공할 수 있도록 관심의 눈빛과 따스한 언어로 격려해주시길 기대합니다. /권택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자원경영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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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06 17:22

2024 전북 수업나눔 박람회 참관기- 창의적 재구성

지난 2일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전북도교육청의 ‘2024 전북 수업나눔 박람회’에서 ‘교실의 경계를 넘어서 : 디지털 기반 수업혁신 요소와 전략’을 청강하고, 현직 교사 두 분의 발표를 참관하였다. 정년 퇴임한 후 20년만에 교실수업의 장을 보고, 교실의 디지털화는 상전벽해였고, 문득 이러한 디지털 교실에서 아나로그이어야 하는 단원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하는 상념이 있었다. 교사는 학습자원을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조성할 수 있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해결을 탐색하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며, 교사역할모델이 푸시(push)모델에서 풀(pull)모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푸시는 교사가 학습내용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하여 효율적으로 주입하는 형태이고, 풀은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학생이 많은 학습자원 중에서 알맞은 자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이다. 교사 등 교육전문가의 영역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테크놀로지 역할의 실상이 어떠하고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이는 학부모나 일반 국민이 매우 궁금하게 여기는 분야이다. 테크놀로지는 교수설계의 지원도구이고 학습자 학습의 지원도구이다. 그런데 여기서 자칫 문해력과 상상력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있다. 사고의 확장을 위한 한자와 독서 교육의 필요와 당위가 당국에서 이미 입론되었을 듯하다. 그렇다면 동질성과 이질성이 공존하는 교실 내에사 교수학습의 목표와 방법, 수준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이 일, 즉 매일 매시간 교육과정을 구성 또는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일이 교사의 일상이다. 오늘 발표한 어느 선생님의 ‘언어’ 프로젝트 수업에서의 ‘신비한 언어의 숲 여행’ 단원은 그 신선한 창의에 크게 놀랐다. 그리고 어느 선생님이 발표한 ‘학교자율시간 ‘정서’ 과목 설계 운영 실천 사례‘의 ’정서 교수학습모형‘은 전국 일반화의 가치가 충분한 역작이었다. 이렇게 수업나눔 박람회 발표 선생님들은 몰입의 탐구로 새로운 작품을 만든, 창의와 열성의 상징으로 ’전북교육의 별빛‘ 선생님들이시지 않은가 한다. 발표하신 선생님들에게 경의를 가진다. 이번 수업 박람회는 발표 주제가 다양하고 안내와 진행과 운영이 치밀하였다. 같은 시간대에 분야별로 주제별로 발표하는, 선택 참관이어서, 관심이 여럿인데 다 참관할 수 없어 아쉬웠다. 참관하는 시간마다 전북교육은 ’밝다, 새롭다, 든든하다.‘라는 감동이 일었다. 나도 재직 중 저러하였던가 하는 자성이 스쳤었다. 한편 토요일임에도 더 나은 교수학습방법을 배우려고 참석한 선생님들의 표정은 진지하였고 실험실 연구원처럼 집중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제자들을 잘 가르치려고, 교실에서 종이와 스크린 그 이상을 추구하는 삶을 사는 듯 보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지향과 정수는 휴머니즘을 기반으로한, 학습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수학습이 아닌가, 이의 완성이 교육의 미(美)가 아닌가 한다. "학생은 성장하여야 합니다. 교사인 저도 성장하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한 선생님! 전북교육의 표상이 아닌가 한다. 구정태 전 봉동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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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04 16:39

지역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제안하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교육과 직업 기회 부족, 정주 여건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지원으로 2022년부터 운영되는 전북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은 SW/AI 교육을 통해 SW 전공생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SW중심대학사업은 SW/AI 분야에서 전공과 융합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연계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학부생들에게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교육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지역 내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며, 지역의 정주 여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사업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첫째, 학생들이 지역의 문제를 직접 탐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인 경험을 쌓도록 한다. 예를 들어, 지역의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토정보공사, 농촌진흥청 등과 연계한 스마트 농업 시스템 개발,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다양한 AI 기반 솔루션 개발 등이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은 자신의 기술이 실제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음을 체감하며,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다. 둘째, SW/AI 분야에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인프라 제공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 내에서 자립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 머무르며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고 있다. 셋째, 지역 내 SW가치 및 저변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SW 교육 캠프, 교사 및 군부대 장병들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은 SW/AI 기술이 청년들 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활용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해커톤 대회나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통해 청년들이 다양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넷째, 혁신도시 공공기관들과 협력하여 학생들이 공공 부문에서 산학연 프로젝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공공기관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청년들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공공기관들과의 협력은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을 통한 지역사회 활성화에 청년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북 지역의 미래는 대학 교육에 달려 있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머무르며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 시작은 바로 SW/AI 교육을 통한 문제 해결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될 것이다. 본 사업단은 이러한 노력이 전북 지역의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하고자 하는 의지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청년들이 단순히 지역에 머무르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김성찬 전북대 공과대학 교수·SW중심대학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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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03 18:47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하고

우리나라에는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는 국내외에서 인정하는 문화다. 모든 일을 빨리빨리 진행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그래도 성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어떤 일을 성취하는 것이 조급함보다는 좋은 결과를 맺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본래 인간의 성품과 성질은 조물주로부터 타고난 본성(本性)과 후천성(後天性)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본성은 쉽게 고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살면서 좋은 습관을 계속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좋은 성품과 성질을 몸에 지니게 되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인내심(忍耐心)의 참을 인(忍)자는 칼 도(刀)와 마음 심(心)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원래 칼은 날카로움과 단호함을 상징하며, 인간의 마음은 감정과 정신 상태를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참을 인(忍)자는 단순하게 참는다는 의미 외에, 그 속에 깊은 의미와 철학이 있다. 동서양의 역사를 통하여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성공한 예가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가 좋은 예이다. 그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인종차별 정책에 적극 저항하며 27년간이나 감옥생활을 하면서도, 인내와 의지로 결국 인종차별을 종식시키고 화해와 평화를 구축하여,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다. 인내를 성공으로 이끈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인내심을 기르는데 동기부여를 하는 말 중에 "인일시지기(忍一時之氣)면, 면백일지우(免百日之憂)"라는 말이 있다, 즉 한때의 화를 참으면, 백일간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참는 자는 무적"이라 말도 있다. 우리가 살면서 적이 없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방해물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성장과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도 있다. 무슨 일이라도 참고 또 참고 참으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 말이다. 아무리 힘들고 분해도 꾹꾹 참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극단적인 살인 상황도 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분함을 참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일시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여 갈등으로 원수지간으로 발전하거나 극단적인 살인행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 근래 발생된 부산의 '묻지마' 살인사건이나 일확천금을 노린 살인사건 등을 보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내심을 길러내는 것이 급선무로 떠오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참고 견딘다는 것은 앞으로의 희망이 있기에 참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맹모삼천지교' 즉 맹자 어머니가 맹자를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하여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3번씩이나 이사를 한 거룩하고 인내심이 강한 어머니상을 우리는 흠모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원자력 및 방산무기 수출, 케이팝, 한류문화가 세계로부터 부러움과 각광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것을 볼 때, 모처럼 우리의 어깨가 올라가는 것을 실감한다. 이는 국가와 국민의 피나는 인내의 결과라고 생각되며, 인내는 국가나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어 후련한 기분을 느낀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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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30 18:13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 첫 출발이 좋아야 한다. 그렇다. 정책에 대한 부지 조성 사업도 향후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고 위치와 주위 환경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간 춘향골 우리 지역 도시 정책 결정은 어떠했는가? 과연 민선 지방자치 시대 이후 우리 지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난 일이지만, 광치동 서남대 첫 입지 조성 때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종합적인 검토가 되었다면 현재 서남대 폐교와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었을 것이다. 애초에 제일고 인근이나 시내 인접권에 위치하였다면 학생들의 생활권도 보호할 수 있고, 시내 상권과도 연계되어 학교 활성화가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게 이도 저도 아닌 곳에 위치가 정해져 버렸고 이후 학교 재단 문제, 지역 정치권의 안일한 대처 등으로 학교는 폐교 상황까지 와버린 것이다. 엄밀히 보면 무엇보다 학교는 학생들의 입학 수요가 있어야 운영되는 법이다. 당시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 숙박 시설 등이 시내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보니 학생들의 입학이 기피되었다. 즉, 정주 여건이 매우 안 된 것이다. 둘째, 사매 산업단지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해당 산업단지는 사업주나 거주자들의 주거, 자녀 교육, 생활 편의성 등이 매우 떨어지다 보니 아직도 입주 자체가 요원한 것이다. 물론 물류비용이나 사업지 평가를 별개로 치더라도 말이다. 요즘 산업단지 조성은 이왕이면 도심지 인근에 위치시키고 각종 생활 시설, 편의시설, 주거시설, 교육 시설 등을 두루 갖춘다. 그렇게 한다 해도 산업단지 분양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간 우리 지역은 정책 편의성, 수요자 위주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안일한 생각 등이 지역 발전을 요원하게 만드는 정책 실패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따라서 지금의 전북대 글로컬 캠퍼스(서남대 부지)나 운봉의 5000여 세대 은퇴자 마을 사업도 주위 열악한 환경 문제로 인해 반복된 결과가 되지 않나 우려된다는 것이다. 인근 곡성 강빛 마을 대규모 조성 사업도 은퇴자를 위한 필수적인 정주 여건 미비로 이미 황폐해져 버렸다. 바로 은퇴자도 사람인지라 생활의 편의성과 가까운 병원 등을 갖춘 정주 여건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무심코 만든 정책은 인풋(in put)만 있고 아웃풋(out put) 없는 정책 결과로 이어져 지역 상권 몰락, 교육 수준 하락, 인구 감소 등의 고통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지역 정책 사업은 해당 사업만이 아닌 주민 경제와 밀접한 호환성을 살펴봐야 한다. 더불어 해당 도시와의 상호 발전성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지역 역시 인구 소멸을 피할 수 없다면 가능한 도심 중심 정책과 병행해야 한다. 외곽지 시설물은 갈수록 사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남원이 살기 좋은 도시 3위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현재 지역민이 이를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럴수록 과도한 언론 홍보보다는 지역민의 삶에 와닿는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정책을 추진할 때이다. 무슨 일이든 첫 단추를 잘 뀌어야 좋은 결과도 예측할 수 있는 법이다. 오철기 한국 공공정책신문 칼럼 필진·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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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9 18:41

친환경 시대를 선도하는 리모델링 건설산업

리모델링 관련 산업은 최근 자원 절약과 친환경(저탄소) 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대신, 환경적 부담을 줄이고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건축주가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정부는 리모델링의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며 우선, 정책적 지원으로 리모델링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친환경 인증, 에너지 절감 기준 설정, 친환경 자재 사용 촉진 등을 통해 리모델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며 특히, 리모델링을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절감 전략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정적 지원 역시 중요하다. 리모델링은 초기 비용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세금 혜택, 금융지원 등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건물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또한, 리모델링과 관련된 기술 개발과 연구 지원도 필수다. 리모델링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도시재생과 리모델링을 연계해 노후 건축물의 개보수를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리모델링을 연계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리모델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지역의 건축물과 주민 요구에 따라 리모델링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내 노후 건축물의 개보수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절차 간소화를 통해 리모델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며,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건축주가 쉽게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재정적 지원을 통해 낙후된 지역이나 자금이 부족한 건물주에게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며 또한, 주민 참여형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주민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 내에서 리모델링 필요성을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건축주는 건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리모델링은 단순히 외관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기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작업이므로, 이를 통해 건물의 내구성을 높이고 공공 기여를 한다. 특히, 환경적 책임을 고려한 리모델링이 중요하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여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비용 절감과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어야 한다. 건물주는 리모델링을 통해 시장의 요구에 맞는 최신 기술을 도입하고, 비용 분석과 수익성을 고려해 건물의 잠재 가치를 높이는 리모델링을 계획해야 한다. 건축주는 리모델링을 통해 공공에 기여하고, 개인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사회적 행위다. 따라서, 리모델링은 자원 절약, 환경 보호, 건물 가치 상승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위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 뒷받침, 건축주의 책임 있는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리모델링을 촉진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건축주는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동환 한국폴리텍대학 그린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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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8 19:28

하이퍼루프와 광역 거점 환승센터 과제

김일호 전북미래발전추진단 이사장 21세기 꿈의 모빌리티, 하이퍼루프 진공 초고속 자기부상 열차는 시속 1,019km의 속도로 주파한다. 전주에서 서울을 10분 이내로 주파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 한국이 세계 최초다. 하이퍼루프는 2013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진공 튜브 안에서 캡슐 형태의 고속열차를 제안하였다. 장차 화성에 이용이 적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EU, 중국, 미국과 경쟁한 우리 한국철도연구원의 나희승 원장(우석대 대륙학교 초빙교수 제10대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2018년 아진공 상태에서 공력 주행 714km의 속도를 최초로 기록했고, 최근에는 시속 1012km(이관섭 신 교통혁신연구소장)를 달성함으로써 원천기술 보유국 중 제일 앞선 기술이 되었다. 새만금에 들어설 하이퍼튜브 베드센터 실증단지사업은 문제인 정부 2019년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된 사업이었으나 예산 미반영에 재검토를 거쳐 다시 공모한 결과 충남 경남과 경쟁하여 전북의 새만금 농생명단지로 선정됐다. 9046억 원이 투입된다. 새만금 베드센터는 시험거리 확장성, 하이퍼루프 정비 서비스센터와 관련 부품 수백 개의 공장용지.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국내 최대용량 7GW이용. 가볍고 견고한 각종 탄소 부품 단지. 리튬 이차전지 단지 등 여러 여건을 갖추고 있어 국내 최적의 입지다. 진공 튜브 속 운행은 승하차 때마다 진공유지 문제, 탐승 전 테러범 등 사전검색 문제, 운행 중 비상사태 발생 때 대처, 태양광 4시간 발전의 대비 ESS와 대형 2차전지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어쨌든 여기서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와 정치 지도자들이 반드시 알고 대처해야 할 부분이 ‘하이퍼루프의 노선과 정거장’이다. 과거 열차의 거점 역 여건 불용으로, 호남선이 전주를 비껴 운행되고, 산업과 경제도 낙후되게 되었다. 250만 인구가 176만으로 감소, 소멸 1순위 군으로 추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KTX 역사 또한 지역 정치 지도자들의 소지역주의에 막혀 규모 있는 카페 하나 없는 협소한 승강장 역할만 하고 있다. 익산과 전북 발전의 허물이 되어 있다. 우리가 100년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는 교통 인프라 취약의 원인이다. 새만금, 전주, 익산의 3각 축의 소점 자리에 다른 특안이 없는 한 전북 특별자치도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년~2040년)에 ‘광역거점 종합 환승센터’를 수정 채택하고, 환승센터에는 백화점, 물류단지, 컨벤션센터, 엔터테인먼트센터를 갖춘 K 문화의 집합, 아시아와 글로벌 명소로 설계해야 한다. 하이퍼루프의 실증단지와, 1000조가 넘는 연기금의 금융센터, 호남 벌 농생명단지, 희망청년 새만금, 제일 한국적인 전주문화 를 기반으로 한 하이퍼루프 허브로서 4차산업 시대를 선도하고 GDP 5만불 주춧돌이 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퍼루프의 부양 진공 노선 구축 비용은 KTX 노선비의 1/2로 저렴하고, 비행기보다 빠르며 도시와 생활공간까지 접근성이 좋아 21C 꿈의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횡단하는 도시 요지에 역이 들어서겠으나, 우리 전북 특별자치도는 ‘광역 종합 환승장’ 한곳은 광역 환승허브역으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15km 이내 접근성이 좋은 새만금의 국제공항, 국제항만이 건설되고 있고, 익산 KTX와 육상교통망, 에어택시, 프레잉카, UAM 등 미래형 모빌리티 접근 이용이 쉽도록 용지를 충분히 공급하고 트리플 교통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사전에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김일호 전북미래발전추진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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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7 17:59

산들 최영기선생을 기리며

최초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정읍이 낳은 천재 예술가 산들 최영기 선생은 1924년 9월 4일 정읍에서 씨앗장수 애국지사로 명성이 자자하던 아버지 영산 최태환 선생과 어머니 허동촌 여사의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정읍동초등학교와 대전공업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였다. 졸업 후 대한민국 교통부 시설국 고위직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로 현재의 서울대학교 배지의 중앙 상징이기도 한 “샤‟ 로고를 디자인하였고, 서울대 관악캠퍼스 입구에 장엄하게 서있는 상징물을 디자인하였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관광열차 디자인, 대한민국 최초의 건국훈장 기초 디자인, 현 대구대학교 대명동캠퍼스인 전 한국사회사업대학 본교의 건축디자인 및 설계를 총괄하는 등의 업적을 남겼다. 산들 최영기 선생의 부친 씨앗장수 애국지사 고 영산 최태환 선생은 1897년에 서당을 경영하시던 훈장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한일병합으로 나라가 망하자 10년간 경영하던 서당을 작파하고 상경하셨던 부친의 급작스럽게 병사하자 어머니 마저 개가를 해버려서 열세 살 어린나이에 고아가 되어 어린 동생을 업고 장터를 떠돌며 동냥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는 등의 피나는 노력 끝에 얼마간의 농지를 마련해서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시던 평범한 농부였다. 1926년 6월 10일(음력 5월 초하루) 순종의 장례식날 서른살의 열혈청년이던 최태환은 이른 새벽에 논에서 피살이를 하다가 돌아와 아침을 먹다가 앞집 일본인 가옥에 내걸린 일장기가 검은 천으로 싸맨 깃봉에 매달린 것을 보고 우리 조선은 상을 당했을 때 색이 있는 것은 입지 않았는데 검은 깃봉에 일장기가 걸리다니, 비통과 울분으로 벌떡 일어나 논에서 일할 때 입던 베잠뱅이 차림 그대로 정읍시장 오거리로 달려갔다. 강상호 지물포에서 하얀 백로지 20장을 구입한 뒤 이를 태극기 크기로 잘라가지고 동아, 조선일보 정읍지국 최중진 지국장을 찾아가서 백기 세우기를 권하자 즉시 하얀색 홑이불을 뜯어 대문 앞에 내걸었다. 이에 힘을 얻은 최태환은 ‟백기를 세우세, 백기를 세우세, 우리 임금 국장일에 백기를 세우세”를 소리높여 외치면서 백로지를 나눠주고 급히 돌아다녔는데 최태환이 지나간 골목마다 백기가 내걸리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상가는 문을 닫고 철시를 했지만 조선사람이면서도 백기를 거부하고 끝까지 일장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우리 임금 장례일이니 조선식대로 백기로 조문하자고 설득하다가 결국 일장기를 끌어내려 찢어버렸다. 순종황제의 장례식이 끝나갈 무렵인 오후 4시가 넘자 자진하여 정읍경찰서를 찾아간 최태환은 ‟내가 백기주동자다”라고 밝히고는 ‟조선사람은 장례에 늘 흰옷으로 예를 갖추는데 우리 임금 국장일에 백기로 조문한 것이 어찌 죄인가? 당신들이 죄라고 하면, 다만 법으로 죄를 줄 따름이지 절대로 구타를 해서는 아니되는 일이다”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최태환의 백기거사는 다음날인 1926년 6월 11일자 시대일보에 비중있게 실려 전국으로 배포되었다. 최태환이 유치장에 갇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이 날마다 경찰서 앞으로 몰려들어 최태환을 석방하라는 외침으로 소란스러워지자 그가 구금된지 46일 만에 재판에 부치지 않고 내보내면서 ‟임금의 국장 시에 한 일이니까 특사로 내보내는 것이다. 다시는 법을 어지럽히는 짓을 하지 말고 주의하라. 만약 또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다”고 훈시했다. 최태환 선생의 후손 중에는 의사가 7명, 목사 3명, 대학교수 3명이 자랑스런 애국지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의 각 분야에서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면서 하루 빨리 서훈이 이루어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데 정읍시에서는 2023년 6월에 애국지사 영산 최태환선생과 아들 산들 최영기선생을 정읍을 빛낸 이달의 역사문화인물로 선정하고 포스터와 베너를 제작해서 대내외에 알려 추모하기도 했다. 김희선 수필가는 1996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하였고 한국문인협회 정읍지부장과 한국예총 정읍지회장, 한국농촌문학회 중앙회장을 지냈고 저서로는 수필집 <저녁노을>, <가을밤에 부르는 노래>, <서리실이야기>, <고향에 사는 뜻은>과 다수의 공저가 있다. 김희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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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4 18:20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내가 선택한 입대!

얼마 전 외박 나온 장병들의 밥값을 대신 계산해 훈훈한 감동을 전한 어느 시민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그는 “무더운 날씨에도 국가 방위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을 위해 감사를 표시하고 싶었다.”라며 그날의 사연을 전했다. 국군장병들에 대한 감사는 비단 그 시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많은 20대 청춘을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할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남성은 누구나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병역의무 이행에 있어서 예외일 순 없다. 다만, 국외 영주권자, 시민권자 등은 해외에 거주하는 동안에는 병역의무가 37세까지 연기된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 의무를 이행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해 병무청에서 개최한「자원병역이행자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으로 입상한 청년은 “어린 시절부터 미국인과 다름없이 살아왔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한국 국적을 포기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나는 과연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매일 밤마다 국적을 포기했던 그 순간을 후회했다고 한다. 그러다 “독립유공자가 되신 증조외할머니 덕분에 국적을 취득한 후 대한민국 군인이 되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병역 이행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병무청은 군 복무가 연기되어 실질적으로 병역의무가 없는 이들이 신청을 통하여 현역복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04년 38명에서 20년이 지난 2024년 7월까지 총 8300여 명이 병역을 스스로 선택하여 입영하였다. 병무청에서는 이들의 선택을 적극 응원하기 위해 다양하게 이들의 병역이행을 지원하고 있다. 희망하는 시기에 입영이 가능토록 하며, 거주국의 영주권 유지를 위해 휴가 중 해당 국가 방문 시 최대 3회까지 항공료도 지급해주고 있다. 또한 복무 중에는 모범병사 초청 격려행사 개최, 전역 후에는 명예증서를 수여해 병역 이행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 국외에서 지낸 탓에 한국에서의 군 생활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님에도 대한민국의 군인이 되겠다고 결심하기까지 깊은 고민과 선택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가지 않아도 될 군대를 왜 가려 하느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은 그의 결단에 가슴 뜨거운 뭉클함이 느껴진다. 그의 결단은 요즘 사라져가는 ‘우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예전에 흔히 쓰였던 ‘우리 아들, 우리 딸’은 어느덧 ‘내 아들, 내 딸’로 바뀌고 있다. ‘우리’라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했던 과거와는 달리 개인이 우선인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표현이 있다면 바로 “우리나라”가 아닐까?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병역을 이행하는 그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병무청은 스스로 병역이행을 선택한 사람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자긍심을 드높이고,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한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더 깊은 존경과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병역 이행이 자랑스럽다는 것을 직접 실천한 청춘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최규석 병무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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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3 18:29

"정부 의료대란 책임지고 의료 개악 되돌려야"

올해 8월 23일 보건복지부는 비응급·경증 환자가 응급실 이용시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기존 50~60%에서 90%로 인상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9월 13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13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6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의 인상이며 두배 가까이 본인부담금이 증가한다. 또한 7월 25일 보건복지부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2025년부터 의료급여 본인부담금 체계를 기존 정액제(의원 1000원, 종합병원 1500원, 상급병원 2000원)에서 정률제(각각 4%, 6%, 8%)로 개편한다는 확정안을 발표하였다. 참고로 의료급여는 기준 중위소득 40%이하인 저소득가구의 의료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공공부조 형식의 복지 정책이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명분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였고, 의료계의 반발로 인해 의료대란을 일으켜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오는 암울한 현실이다. 최근 포털사이트만 검색해 봐도 응급실을 뺑뺑이 돌다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을 지경에 이르렀다. 의사 수를 늘려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겠다더니, 이번엔 의료서비스의 문턱을 높이겠다는게 아닌가. 앞선 두 개정에 대해서는 각각의 이유가 있다. 전자는 응급실의 트래픽을 줄이겠다는 것이고, 후자는 의료급여수급자의 무분별한 의료서비스를 줄이겠다는 의도이다. 헌데 결과적으로만 놓고 보면 두 정책 모두 어려운 국민들에게 가혹하며, 복지정책을 역행하는 것이다. 우선 경·중증의 여부는 의사의 영역이다. 아픈환자가 응급실을 찾을 때, 망설이는 주된 이유가 ‘돈’이 되어서는 안된다. 급성 심혈관질환 환자가 혹시나 경증진단으로 인해 본인 진료부담금 90%가 부담되어 응급실을 못간다면, 그래서 생을 달리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이겠는가? 중산층에게는 13만원에서 22만원, 6만원에서 10만원이 큰 부담이 아닐지 몰라도, 소시민들에게는 본인의 생명을 담보로 고민해야 할 금액일지도 모른다. 또한 의료급여수급자라 함은 보통은 근로능력이 없는 장애인, 고령 등이 대부분 차지하는데 이분들은 훨씬 더 많은 병원이나 약국을 이용해야 한다.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꿀 경우, 단순히 1000원에서 4%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20일 기준으로 한달 약 10만원을 더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의료급여수급자분들께는 큰 부담이며, 결국에는 병원에 가는 빈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 정책은 단지적으로 의료보험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의료급여수급자들의 과도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는 것처럼 보일수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국민의 건강관리의 평균적 하락을 초래하여 더 큰 사회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그런 것은 차지하고서라도 우리나라는 전세계가 인정하는 의료강국 아니던가? 그 의료강국은 기술에서 오는게 아니라, 국민 누구나 보편적으로 합리적인 비용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서 붙은 수식어라는걸 잊어서는 안된다. 본인도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의료급여 수급자인 어려운 시간이 길게 있었다. 그때 병원을 이용할 때마다 애국심이 들 정도로, 의료 서비스 정책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번 개정안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일수록 의료서비스 문턱을 높이게 된다.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해 이번 개정안들을 재고해야 한다. /김승일 김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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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2 17:46

지역책임의료기관 예수병원의 공공보건의료사업

예수병원은 올해 신규 전주권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돼 지역사회 유관기관들과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권역 책임의료기관은 시∙도 단위에서 고난도 필수의료를 제공하며 권역 내 의료기관 협력체계를 기획,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예수병원은 현재 필수 사업 분야인 중증·응급환자 이송, 전원 및 진료 협력과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감염 및 환자 안전관리, 재활의료 및 지속관리 협력 사업, 산모∙신생아/어린이 협력 사업을 통해 지역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등 필수의료 개혁 정책으로 인한 갈등이 해결이 나지 않고 있다. 국내 필수 보건의료체계 붕괴는 이미 가시화됐으나, 지방은 더욱 심각해진 것을 체감한다. 전문 의료진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지역 환자들은 수도권으로 돈과 시간을 들여서 가고 있는 상황이 됐다. 이런 환경에서 지역 의료 기관들은 생존을 위해 과잉진료를 하고, 결국 의료비 급증과 의료 재정의 비효율적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지역 의료기관은 지속적 재정 압박과 정부 지원의 한계로 인해 열악한 시설과 장비, 인력 유출과 수급 불안, 불안정한 거버넌스로 인해 압박을 받게 된다. 지역책임의료기관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의료인력의 불균형 해결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처럼 의료인력이 수도권으로 쏠리면 아무리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9개 대형 대학병원이 추진 중인 분원 11개가 수도권에 들어서면 2028년 이후 수도권에 최소 6600개 병상이 추가된다. 이러면 의사 3000명, 간호사 8000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수급될 것이다. 이는 책임의료기관을 세우고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려는 방향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흐름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역 내 전문성을 가진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역 의료기관들의 역할 분담을 확립하고, 전문 의료 센터를 통한 인력 확보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필수 의료 수가 조정과 지원 확대를 포함한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 내 환자 회송 시 충분한 수가를 지원하게 하고, 회송 실적을 평가 지표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환경에서는 지역 의료원이나 공공 의료기관들이 지역 공공보건의료를 모두 책임지기는 불가능하다. 민간 책임의료기관들에게 국가지정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공공 보건의료기관들과 지속적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민간 책임의료기관의 사업 결정 권한을 확대하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예산 집행 권한도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 실제적 혜택 없이 협력만 강조하면 사업의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 내 종합병원이 공공보건의료 전담부서를 확보해 활동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활동비와 인건비를 지원하고 공공-민간 연계 인프라 구축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에 더해 지역 민간 책임의료기관이 공익참여병원으로 지정받게 해주고, 공익 의료법인의 제도화 및 공공 병원에 준하는 지원을 통해 실제적 사업 활성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상적인 모습을 단기간에 이루어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적극적 정책 개발과 적절한 예산 지원을 통해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대영 예수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외과전문의∙의학박사∙이문화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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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1 18:21

IB교육은 하나의 맞춤형 브랜치(branch)로 도입되어야 한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스위스의 국제 교육재단(IBO)에 의해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는 제주와 대구에서 운영의 본보기를 보였다. 철저한 관리와 인증 시스템을 가동하는 IB교육은 독서와 에세이를 두 축으로 하면서, 학생 주도의 분석, 탐구, 응용, 토론 등으로 진행된다. 자발적 성장을 돕는 이 교육 요소들은 과거 이념 정책이었던 혁신교육, 2015 이후의 개정교육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 오늘날의 궁극적인 교육 지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IB교육 도입이 설령 정책적 이슈의 일면이 있다 하더라도 우수하고 방향성 있는 교육 모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최적화된 교육 모델을 상이한 조건 안에 도입하거나 적용할 때는 반드시 수용적 측면의 여건과 가치를 점검해야 한다. 우리 것으로 재탄생되는 수정 모델을 감안해야 하고, 어떤 학생에게는 오직 실험에만 머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입 지점의 제반 여건을 충분히 분석한 학교-학생-교사 중심의 적용만이 성공을 담보한다. 교육 특성에 부합하는 학생이 그 대상이 되어야 하고, 수업설계 역량을 발휘할 교사가 한 몫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IB교육이 그 자체로 상위 학습 모델은 아니다. 다만 각 단계마다 적용 가능한 수준의 기본 학력이 요구되기에 대상 학생들에게는 기초를 넘어선 학력 수준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IB교육은 학교 단위로 도입해 모든 학생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이 있다. 단계를 소화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까지 적용하는 것에는 일면 그들의 교육적 희생을 방관하는 안일함이 있다. 제주의 IB교육 도입이 굳이 표선 지역을 대상으로 했던 것, 대구의 도심에서 학교 단위가 아닌 학급 운영으로 IB교육을 시도한 것은, 그만큼 적용의 제반 조건을 심도 있게 고민한 것이었다고 본다. 이미 경험한 지역의 결과 보고서는 마땅히 우리 지역에 맞는 IB교육 도입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중도 이탈 또는 만족도가 낮은 학생, 적용 자체를 부정하는 교사, 학교 운영상의 갈등과 고민 등을 그 이유와 해결책 차원에서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고민의 방향은 정책의 이슈화가 아니라 소수라도 교육적 수혜를 탁월하게 받아갈 학생이 중심이어야 한다. 관심학교, 준비학교, 인증학교로 가는 단계에서 교육적 효용이 증대되면서 그 적용 학생이 점차 늘어날 수 있는 시스템을 긴 과정으로 담아야 한다. 이슈적 정책으로 성급한 학교 모델링을 시도한다면 과도한 예산 감당과 함께 운영이 주객전도로 빠질 수도 있다. 상당한 수준의 정점에서 IB교육을 소화할 DP 과정은, 원론적으로는 대입 지원이 가능하다지만 절박한 우리의 입시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되기에 우리의 IB교육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집중 적용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어느 단계든 IB교육을 철저하게 하나의 브랜치로 적용해 간다면, 소수의 맞춤형교육은 점진적인 성공을 보장할 것이고, 양적, 질적인 교육적 효용의 확산도 기대함직하다. 결국, IB교육을 비롯한 맞춤형교육의 다양한 브랜치가 각각 적절한 학생을 중심으로 진지하게 적용되는 것은 그 자체가 미래교육의 큰 축이 될 것이다. 학교교육이 하나의 교육 모델로 전체 학생을 일률적으로 통괄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 교육이고 미래학교이기 때문이다. /송영주(<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저자∙전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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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0 18:38

가을의 선물,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가을은 자연의 선물이다. 햇살이 눈 부시고 바람이 좋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을 선사하려고 지난여름 그토록 더웠나 보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한상대회) 개막을 앞둔 전북대학교 캠퍼스는 젊음의 활기로 물씬하다. “드디어 다음 주에 그날이 시작됩니다.” 기업전시관과 시군 홍보부스가 조성된 대운동장 대형텐트 옆, 소운동장은 축제가 개봉박두한 국제대회로 들떠있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10월 22일부터 10월 24일까지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전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2002년부터 시작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매년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 경제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다. 60여 개 나라, 3천여 명의 기업인이 수출과 무역 정보를 교환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민족 경제영토를 넓히는 국제 비즈니스의 장(場)이다 변변한 컨벤션센터 하나 없는 전북특별자치도에서 국내외 동포 기업인들의 잔치인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기적이다. 김관영 지사의 발상 전환과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을 비롯한 국내외 동포 경제인들의 고국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고귀한 애국심의 발로다. 전북대학교는 그 대전환 발상지이자 개최지다. 이번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최를 보고 지난 제33회 파리올림픽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파리올림픽의 가장 큰 성과는 대형 올림픽 콤플렉스 대신에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를 경기장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5개의 금메달을 땄던 양궁 경기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안치된 앵발리드 광장에서 펼쳐졌고 승마 경기는 베르사유 궁전 정원에서 실시되었다. 압권은 에펠탑 앞의 비치발리볼 경기장으로 주연(비치발리볼 선수)보다 조연(에펠탑)이 빛나는 장면이었다. 기존 시설과 임시시설을 활용한 파리올림픽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창출해 대형 국제행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런 측면에서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아지트, 전북대학교 일원에서 치러지는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제2의 파리올림픽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전북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그 어느 곳과 견줄 수 없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역사의 집적소다. 1960년대부터 밀어닥친 공업화의 물결에서도 전북은 푸른 강산과 황금빛 농경지를 보유・보존해왔다. 후백제의 왕도와 조선왕조의 발상지로 한옥마을을 비롯한 전북 14개 시군은 가는 곳마다 전통문화 보유지이자 유적지다. 파리에서 자유・평등・박애의 프랑스 혁명이 발생했다면 정읍을 비롯한 전북특별자치도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한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다. 세계한인비즈니스는 이런 전북특별자치도의 브랜드가치를 알리고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또한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 책임 전가로 예산삭감의 수모를 겪어야 했던 도민의 상흔을 치유하고 윤석열 정부의 후안무치를 만천하에 재확인할 수 있는 천우신조다. 도민의 자존감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전환점이 될 대형 국제대회의 성패 요인은 유형의 공간이기보다는 '온정'이라는 전북자치도 특유의 무형 자산이다. 손님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눈길과 웃음은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전북특별자치도에 주는 가을의 선물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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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5 18:12

새만금국제공항은 세계적 공항이 필수적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현재 세계 10위권에 있는 나라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무역 국가라는 사실과 세계인으로부터 주목받는 국가라는 점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이런 대한민국을 정부 당국이 국가 백년대계를 저버리고 지극히 근시안적인 사고로 지방 소규모의 국제공항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치졸한 국가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전북에 세워지는 새만금국제공항이라는 단순한 소이기주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22세기에 대비하는 그런 원대한 국제공항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필자는 1978년 전북일보 기자 재직 당시 식량안보와 국토확장이라는 목표 아래 오늘의 새만금사업을 해야 한다는 국가정책기사를 최초로 쓴 사람으로서 가장 주요한 사업은 세계적인 국제공항, 국제항만, 국제규모의 산업단지, 벨트형 국제 관광 단지 등 4대 사업을 수없이 제시한 바 있다. 그 이유는 새만금이 무려 1억2천여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땅이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이나 일본 간사이국제공항보다 요건에 우월해서다. 국제공항의 경우 마하 속력의 항공기 이착륙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의 활주로는 10km 이상 가능하며 내용 면에서는 여객전용공항과 화물전용공항으로 분리, 이착륙할 수 있는 2개의 터미널을 건설해야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국제공항건설이 돼야 한다고 주창했다. 이제는 우리나라 국가 지위가 급속도의 성장으로 발전함에 따라 21세기는 물론, 22세기에 대비하는 혜안으로 공항과 항만건설이 돼야 한다고 본다. 이미 진행형이지만 중국과의 무역은 대미 무역 이상의 주요국이기 때문에 공항과 항만은 절대적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정부는 새만금국제공항에 현재의 군산공항 활주로 2,745m이고 새만금국제공항은 2,500m로 아무렴 새만금국제공항이 745m나 짧은 거리의 국제공항이라는 난센스적인 설계가 누구의 머리에서 누구의 장난에서냐고 묻지 않을 수 없는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늦지 않다. 지금이라도 졸렬하고 지역의 편차를 과감히 버리고 국가백년대계를 설계하는 범정부적 보완설계가 필요한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새만금 기반시설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이유로 8개월이나 미뤄진 국제공항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으나 계획된 활주로 공항 규모로는 허울뿐인 국제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계획한 2,500m 활주로는 운항 가능한 기종(機種)으로는 C급(항속거리 최대 6,850km, 좌석 124-190명)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고 보면 이러함은 새만금사업이 활발해 항공수요가 증폭하게 되면 감당을 못하는 너무도 뻔한 일이 될 것이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가 현재 2,800m로는 항공수요 감당이 어려워 3,160m 거리로 늘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주국제공항은 현재 2,744m로 E급(항속거리 1만4,100km, 좌석 290명)으로 운항 중이다. 하물며 세계적인 국제공항건설이 절대적인 입장인데 그 두 공항보다 작은 새만금국제공항건설계획이라니 누구도 웃지 못할 지경이다. 이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사람이나 정부는 새만금의 규모로나 앞으로 세계적인 국제공항건설이어야 한다는 사실에 한 번도 생각해본 일이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 경북 신공항계획 활주로 거리는 3,500m로 초대형 항공기수용이 가능토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새만금국제공항건설과 가덕도나 대구, 경북의 공항건설과는 비교 자체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진정 국토균형발전의 차원을 넘어 새만금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앞을 내다보는 획기적인 국제공항의 필요성을 절감해주기 바란다. 다시금 촉구하건대 『새만금국제공항은 세계적인 공항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정부 정책에 백년대계를 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과 나라발전에 저해요인에 불과하다. /김철규 시인∙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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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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