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0대의 일탈, 20년 후배들과 열띤 공연
"일상 탈출까지는 아니지만 소중했던 대학시절 기억들을 떠올리며 모여 연습하고 오늘 발표회까지 갖게 되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14~15일 김제 금산사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전북대 음악동아리 육자배기 30주년의 날 행사에 참가한 홍성귀 코오롱건설 호남지사장(47)은 다소 겸연쩍은 듯 공연 소감을 밝혔다.이날 직장인 밴드의 로망을 함께한 사람은 홍 지사장(베이스)과 김현수 KT부평지사장(보컬 및 키보드), 김진걸 전주김제완주축협 전주 학산지점장(기타), 이민영 쌍용자동차 부장(드럼) 등이다. 83학번으로 육자배기 5기인 이들은 이날 Living next door to Alice(스모키), 불놀이야(옥슨 80)를 연주했고 해변으로 가요(키보이스)를 앙콜곡으로 연주하는 등 80년대 향수 짙은 곡을 선택했다.근무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두 달 동안 다섯 번을 만나 '음'을 맞췄다. 하지만 '왕년'의 실력과 끼가 녹슬지 않아 무대매너는 직업뮤지션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였다.음악동아리 답게 육자배기 30주년은 대학생들의 순수함과 졸업생의 관록이 어우러졌다. 30년 선후배가 함께 기념비적인 순간을 만들었다.Openning 공연으로 31기 육자팀의 미인(버즈), One Wild Night(Bon Jovi), 터질거야(활화산), 나는 나비(윤도현)가, 학부생 OB팀이 5곡을, 3기 박현민씨(약사·대전 거주)의 색소폰, 5기 공연이 이어졌고 Endding 공연으로 31기 배기팀의 밤이면 밤마다(인순이), 내게 남은 사랑을 다 줄께(왁스), 난 아직 사랑을 몰라(아이유), 바람아 멈추어다오(러브홀릭)이 진행됐다.이날 2시간여의 30주년 기념 공연 동안 100여명의 젊음은 폭발했고 추억은 마음껏 발산됐다.서울을 비롯 울산, 평택, 대전은 물론 멀리 제주에서까지 참여한 회원들은 가족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지극한 동아리 사랑, 후배 사랑을 보여줬다.2기 소영춘 회원은 "최루탄·화염병이 난무한 대학생활에서 공부 이외의 다른 돌파구가 필요했다"면서 "지금은 사회에서 삶의 무게 때문에 관심이 부족하지만 힘이 들 때 육자배기를 떠올리면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