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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핵심 전략, 데이터 기반 적극적 인재 스카우트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는 한국 고등교육의 질적 도약을 위한 결실 있는 청사진이다. 이 거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人材)’라는 핵심 자원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예산을 투입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만들 수 는 없다. 필자가 전북대학교 14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학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재를 발굴했던 경험을 토대로 나의 생각을 피력 하고자한다. 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해외에 나가 있는 우수 한국 인재 및 국제적 인재를 체계적으로 발굴하여 우리나라 대학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은 첨단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맞춤형 인재 매칭(Mapping & Matching)’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해외에 체류하는 우수 인재들은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들은 세계 최정상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이나 교수로 있으며, 각자의 분야에서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들의 인재 영입 방식은 여전히 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는 세계적 인재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글로벌 상황에서 보면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능동적 스카우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전 세계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한국 국적은 물론, 한국과 학문적 연을 가질 수 있는 외국인 우수 인재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최 첨단 AI기술을 이용하여 구축하는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단순히 이름과 소속을 넘어 연령대(나이), 최종 학위 취득 시기, 지역(소속 국가/기관), 전공 및 세부 연구 분야, 주요 연구 성과(논문, 특허, 연구과제)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이는 인재에 대한 ‘생태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며, 이 지도를 바탕으로 우리 대학들은 표적 영입(Targeted Recruitment)이 가능해진다. 데이터베이스 구축 이후에는 각 대학의 특성과 전략에 따른 ‘맞춤형 매칭’이 핵심이다. 대학별 특성화 전략과의 연계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히 서울대를 복제하는 것이 아닌, 각 대학이 자신만의 특색으로 세계적 수준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대학은 바이오 공학, B대학은 인공지능, C대학은 인문융합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분야의 최고 젊은 인재들을 선별하면, 대학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인재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을 해야 한다. 발굴된 인재에게는 일괄적으로 이 메일을 보내는 것이 아닌, 해당 대학의 총장, 학장, 혹은 동 분야 석학들이 직접 나서서 관심과 초빙의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 “저희 대학의 비전과 귀하의 연구 역량이 매우 잘 맞습니다.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보시지 않겠습니까?”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채용 공고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낳을 것이다. 여기에 초청 형 프로그램 운영도 효과적이다. 우수 후보자를 선정한 후에는 ‘캠퍼스 초청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해당 대학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연구 환경, 지역사회, 그리고 동료들이 될 교수진과의 교류는 인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결국 ‘인재 10배 키우기’ 프로젝트이다. 과거와 같은 일반적 모집 방식으로는 세계적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이제는 우리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재 사냥꾼(Head Hunter)’이 되어야 할 때이다. 정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이 중심이 되어 전 세계 우수 인재 데이터베이스라는 ‘그물’을 치고, 각 대학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큰 고기’를 낚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매핑과 매칭’ 전략이 바로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고자 하는 결정적인 것은, 외국에 나가있는 인재들이 한국에 올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가장 매력적인 방법이 그들에게 교수 자리를 마련해 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전북대 제14대 총장 두재균

  • 오피니언
  • 기고
  • 2025.12.07 18:26

[오목대]이 대통령의 힘 실린 전주하계올림픽

빛의 혁명을 이룩한 도민들이 합심협력해서 2036 하계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전주 전북이 골리앗 서울을 물리치고 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지로 선정되었지만 최종 관문을 통과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므로 지금부터는 범정부 차원의 유치 전략이 절대로 필요하다. 지난 3일 코번트리 IOC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지적했고, 이 대통령도 한국에서 다시 오륜기를 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간 윤준병 국회의원이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해서 상당부분 전열을 흐뜨려 놓았지만 이 대통령이 코번트리 위원장을 만나 직접 한국에서 다시 오륜기를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함에 따라 전북도가 유치운동에 큰힘을 받았다. 2036 하계올림픽 유치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포함되지 않아 정부의 관심과 지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이 대통령이 유치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함으로써 논란거리를 일거에 잠재울 수 있게 되었다. 전북도를 비롯 문화관광부나 대한체육회가 공조체제를 강화,전주 전북유치운동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특히 이달 중에 이재명 대통령이 전주 타운홀미팅 때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에 범정부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 놓을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유치운동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에 전력을 다해온 김관영 지사가 지사 경선 경쟁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 대통령이 유치운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언급함으로써 천만원군을 얻은 것이나 다를바 없어 사기가 충천해 있다. 통상 경쟁자들이 현직 지사를 헐 뜯거나 비판을 가하기 일쑤인데 그 도가 심해 유치운동에 부담이 되어왔다. 도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적극 부응하려고 전북도는 경쟁국등을 상대로 유치전략을 다각도로 분석해서 대응해 나갈 전망이다. 김 지사는 전북 국회의원 10명의 지지를 이끌어 내서 유치운동이 범정부 차원으로 추진되도록 백방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전주 전북이 최종 후보지로 확정되면 낙후의 굴레를 떨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이 기회를 붙잡기 위해 문광부 외교부 등 정부측과 접촉면을 늘려 나가고 있다. 코번트리 위원장이 2025 세계도핑방지기구 (WADA) 총회 참석차 방한한 일정을 계기로해서 이 대통령과 면담이 성사되었다. 아무튼 김 지사가 임기중에 해놓은 업적이 없다는 일부 경쟁자들의 비판이 있지만 지난 3년은 윤석열 전 정권과 맞물려 홀대와 차별을 거세게 받아왔기 때문에 이제야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보다 국가예산이 8000억 이상 늘어 10조원대 국가예산시대를 열게 되었다. 김 지사는 지금도 이 대통령을 비롯 정권 핵심들로부터 신뢰가 두텁기 때문에 비록 인공태양 연구단지 유치에 실패했어도 도전경성의 의지로 전북몫 확보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대기업 유치에 전력을 다한 김지사가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그 이상의 공은 없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5.12.07 18:25

[열린광장] 일본에서 확인된 가야의 ‘잔상’

‘일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이들이 “가깝고도 먼 나라”를 떠올린다. 지리적으로는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둔 가까운 이웃이지만, 일제강점기의 상처는 여전히 복합적인 감정을 남겨두고 있다. 필자는 최근 장수군 고대사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가야 역사 자원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일본 도쿄를 찾았다. 거대한 도시의 빠른 흐름 속에서 장수군과 가야의 흔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답사를 이어갔다. 답사의 마지막 날 찾은 곳은 일본을 대표하는 국립도쿄박물관이었다. 1872년 설립된 이 박물관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박물관으로, 여러 전시동 가운데 헤이세이관에는 아시아의 고고학 유물이 폭넓게 전시되어 있다. 바로 이곳에서 뜻밖의 장면을 마주했다. 전시된 고대 유물 중 일부가 장수군 삼봉리 고분군을 비롯한 우리 지역 가야계 유물과 매우 닮아 있었던 것이다. 안내문에는 “백제와 가야의 영향을 받은 고대 일본 사회의 물질문화”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일본의 대표 국립기관이 이처럼 ‘가야의 영향’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더 큰 충격은 이어졌다. 전시관 한편에서 발견한 ‘5~6세기 한반도 남부와 일본 규슈 지역의 교류 관계’ 지도에서, ‘가야(加耶)’의 중심 위치가 전북특별자치도 장수군 일원에 표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도에는 부안 죽막동유적(‘죽교동’)과 고령·김해 등 가야 문화권의 주요 지점이 별도로 표기되어 있었고, 그 중심점이 장수군으로 찍혀 있었다. 동행한 일행 모두가 한 목소리로 “유레카!”를 외칠 만큼 뜻밖의 발견이었다. 왜 일본 국립박물관의 지도에서 가야의 핵심 위치가 장수군으로 표시되어 있었을까. 자연스럽게 일제강점기 일본인 고고학자 도쿠라 세이지가 장수 삼봉리 일대 토지를 매입해 도굴을 자행했던 사건이 떠올랐다. 또한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조선고적도보』에 기록된 장수 지역의 토만두형 고분 자료 역시 이러한 표기의 근거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비록 박물관 학예사와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일본의 대표 역사기관이 장수를 가야의 중심축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지금까지 장수군은 백두대간을 넘어 서쪽으로 전해진 유일한 가야문화 지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삼봉리·대적골 고분군 등 다수의 유적이 국가사적과 도 기념물로 지정돼 있음에도, 사료 부족 탓에 ‘가야의 변방’으로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국립박물관의 전시 내용은 장수군이 단순한 주변부가 아니라 가야문화권의 중요한 고리였음을 시사한다. 이 경험을 통해 필자는 다시 확신하게 되었다. 가야의 역사는 아직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으며, 그 미완의 역사를 풀어낼 열쇠가 장수군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장수는 가야·백제·마한·신라·후백제가 공존한 전국 유일의 지역으로, 고대 동아시아 문명이 교차한 지점이었다. 이는 장수군이 역사문화 자원의 가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재발견하고, 체계적인 연구·보존·활용 전략을 마련해야 함을 말해준다. 국립도쿄박물관의 지도는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장수군의 가야사와 다섯 역사문화권의 위상 정립은 이제 지역의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라는 것이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손에 따라 왜곡될 수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을 수도 있다. “장수군의 역사는 남이 써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밝혀내야 한다.” 이 말은 장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지역이 가져야 할 역사 인식의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12.07 18:25

연이은 해킹사고···지역기업 사이버 보안 인력 확보 ‘안간힘’

쿠팡, SKT 등 연이은 대기업 해킹 사고로 도내 공공기관 및 기업들도 해킹 피해 예방에 안간힘인 모습이다. 보안체계 강화 등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이버보안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도내 공공기관들은 사이버보안 체계 강화를 위한 임원급 협의회 운영 및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참여한 공공기관은 국정원 전북지부, 국민연금공단, 전북특별자치도, 농촌진흥청, 새만금개발청,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다. 이번 업무협약의 골자는 단연 ‘인재양성’이 꼽힌다. 지역 인재양성 및 사이버보안 실무자 양성을 함께 추진해 사이버보안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해당 기관들이 모인 이유는 ‘정보보안 인력 확보’가 지방에서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견해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정보보안 인력을 충원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며 “이번 업무협약은 앞으로 정보보안체계를 지역의 기업들이 더 치밀하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보안 인력 확보가 어려운 이유로는 현재 IT기업들이 대부분 판교에 몰려 있는 점과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업무환경이 꼽힌다. 지방의 한 IT기업에서 정보보안 업무를 맡고 있는 한모(34)씨는 “외국의 경우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력을 크게 늘려가는 추세였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정보보안 활동이 재택근무나 한 곳의 사무실에서 가능하다 보니, 지방 근무를 선호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T업계 종사자 곽모(30)씨는 “대부분의 IT업체가 판교에 몰려 있는 상황이고, 정보보안 인력들이 고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공공기관들이 해당 인력들의 급여를 맞춰주기는 어려움이 클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내 공공기관들도 최근 잇따른 해킹 피해를 입었다. 올해 4월 농촌진흥청은 홈페이지를 해킹당해 48만여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또 전북대학교도 지난해 통합정보시스템을 해킹당해 재학생 등 32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과징금 6억2300만 원을 냈다. 김형중 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지방은 서울과 같은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지원과 인력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안은 인력이 가장 중요한데, 인프라가 덜 되어 있는 지역에서 우리나라 평균적인 임금체계로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각 대학마다 지역할당제 및 계약학과 등을 만들어서 장학금 등을 받고 나면 지역에서 일정기간 지역에서 일을 하게 하는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경수 기자

  • 산업·기업
  • 김경수
  • 2025.12.07 16:34

전북 아파트 분양시장, 한 달 만에 다시 찬바람?

전북 아파트 분양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분양전망지수에서 전북은 전달(90.9) 대비 24.2포인트 떨어진 66.7을 기록하며, 지방 8개 도 가운데 중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전 달 18포인트 넘게 반등했던 흐름이 한 달 만에 급반전한 셈이다. 전국 평균도 72.1로 19.4포인트 급락해 전반적인 시장 심리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하락은 고강도 규제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다수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고, LTV·DSR 규제도 한층 강해졌다. 금융규제 강화는 지방에도 빠르게 파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전망지수는 100.2에서 73.3으로 26.9포인트 급락했는데, 이 영향이 지방으로 확산되며 전북을 포함한 도지역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북의 분양가격 전망지수 역시 90.9에서 66.7로 떨어졌다. 사업자들은 자재비 안정과 공급 둔화로 공사비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지만, 규제 강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가격 전망을 짓누르는 분위기다.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79.7로, 전달 대비 9.7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공급을 결정해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분양 전망지수는 98.5로 8.9포인트 상승했다. 청약 대기수요가 줄고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올 한 해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한 데다, 기존 미분양 해소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 지역별로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전주·완주 중심의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생활권은 공급 시기와 입지에 따라 제한적 수요가 존재하는 반면, 군산·익산 등 일부 지역은 미분양 증가와 전세 수요 감소가 겹치며 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다주택자의 비수도권 매도 증가 우려”가 지방 전반의 하락 전망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속된 규제와 수요 위축은 향후 전북 분양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 심리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이미 축소된 구매력과 인구 감소 흐름이 겹쳐 단기간 회복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전북은 14개 시·군 중 11곳이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청약 대기수요 자체가 얇다. 전문가들은 “전북 분양시장은 규제 영향보다 인구·수요 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며 “신규 공급은 정비사업·도심 회복 사업 중심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분양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지방 시장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분양가 심사·공급 조절·사업성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07 16:33

전북도-정부, 청년식품기업 육성 본격화…K-푸드 미래 전략 논의

전북특별자치도와 정부가 K-푸드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청년식품기업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5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청년식품창업센터에서 국무총리 및 관계부처, 청년 식품기업 대표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청년기업 육성 전략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청년 창업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정부–지자체–청년기업 간 협력 기반을 마련한 자리로, 청년기업이 주도하는 식품산업의 미래 방향을 공유했다. 간담회에는 ‘메디프레소’, ‘로컬웍스’, ‘백경증류소’, ‘다격’, ‘비응도등대가’ 등 5개 청년식품기업이 참석해 제품개발 과정과 성장 경험, 현장 애로사항을 직접 설명했다. 청년기업들은 기술개발과 수출 확대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하섭 매디프레스 대표는 “티캡슐 품질 테스트 단계가 가장 어려웠으나 센터의 분석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은정 로컬웍스 대표는 “기후변화로 꿀벌 개체 수가 줄어 원료 확보가 어려웠지만 안정적 생산기반을 마련해 고품질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간담회가 열린 청년식품창업센터는 전북도가 조성한 국가식품클러스터 핵심 시설로, 연면적 9329㎡ 규모에 시제품 제작실, 임대형 공장, 창업교육장, 코워킹 공간, 기숙사 등을 갖추고 있다. 센터는 시제품 제작부터 기술 인증, 해외 판로 개척까지 창업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청년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도는 ‘청년희망터’ 사업과 연계해 청년단체 이자비용 지원, 유휴공간 제공,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검토하며 식품 분야 청년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희망디딤돌’ 주거지원사업 확대를 위해 시설 개선과 자립준비청년 종합보험 지원 등 실질적 지원책도 논의됐다. 정부와 전북도는 청년기업이 K-푸드 산업의 혁신 주체라는 점에 공감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청년식품기업 성공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 확대, 지역 정착 촉진, 산업 구조 다변화 등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김관영 지사는 “전북은 청년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산업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기술개발부터 수출까지 전 과정에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전북을 청년식품기업 성장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년식품기업이 가진 잠재력은 K-푸드 도약의 핵심”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2.07 16:32

국책사업 조기 발굴, 전북 국가예산 확보 선제 대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년 중앙부처 업무보고와 2027년 국가예산 편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책사업 발굴체계를 조기에 가동했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5일 도청 종합상황실에서 행정부지사 주재 ‘2026년 국책사업 발굴 추진단 킥오프 회의’를 열고 분야별 발굴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조정실장, 정책기획관, 실국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경제·미래신산업·농생명·문화·관광·새만금·SOC·환경복지 등 7개 분과가 국정과제와의 연계 및 신규 발굴 방향을 논의했다. 전북도는 이를 기반으로 핵심 전략 분야 중심의 정밀한 발굴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도는 그동안 매년 3∼11월에 진행하던 발굴 일정을 앞당겨 지난 11월부터 조기 착수했다. 이는 연초 시작되는 중앙부처 업무보고와 내년 5월 본격화될 2027년 국가예산 편성 흐름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 정책 사이클보다 먼저 움직여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발굴 초안 사전보고’ 절차도 주목된다. 기존 방식이 즉시 사업계획서 작성으로 이어졌다면, 올해부터는 각 분과가 1차 초안을 기획조정실장에게 먼저 보고하고 전문가 자문과 정책성·경제성 검토를 거쳐 사업구조를 재설계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도는 이 과정을 통해 사업 완성도와 실현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도는 국정과제 123개를 정밀 분석해 전북형 전략사업을 대거 발굴하고, 전국 공모형·경쟁형 사업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지역이 특정되지 않은 전국 단위 미확정 과제에 대해서는 반도체·AI·RE100 산업전환 등 전북의 강점과 미래 전략을 결합한 모델을 선제 제안해 유치 경쟁을 선점할 계획이다. 노홍석 도 행정부지사는 “올해 발굴 전략은 단순 대응이 아니라 선제적 접근”이라며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국가사업과 연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굴 초안 사전보고 체계를 통해 사업 완성도를 높여 경쟁 속에서도 전북이 확실한 성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2.07 16:32

전북도 청년정책-삼성 사회공헌 연계, 전북청년 살린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삼성이 청년 자립과 지역 정착을 위한 협력 확대에 나섰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4일 삼성과 함께 삼성의 사회공헌(CSR) 프로그램 ‘청년희망터’와 자립준비청년 거주공간 지원사업 ‘희망디딤돌’을 중심으로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삼성의 청년희망터는 전국 청년단체 20여 곳을 선정해 낙후 지역 재생, 문화예술·관광 프로젝트 등을 단체당 5000만 원씩 지원하는 대표 청년지원 사업이다. 현재까지 80개 단체가 참여했고, 전북에서도 7개 단체가 혜택을 받았다. 도는 이 사업과 연계해 청년단체 이자비용 지원, 유휴공간 무상 임대·대관, 단체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실질적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앞서 도가 추진해 온 ‘청년마을 만들기’ ‘청년 소통공간 활성화’ 등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자립준비청년 주거 지원사업 ‘희망디딤돌’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전국 15개 센터 중 전북센터는 2021년 8월 개관했으며, 도가 운영을 맡은 2023년 이후 250여 명이 이용했다. 삼성은 도색·도배·가구 교체 등 시설 개선을 제안했고 도는 입주 청년 종합보험 가입 등 추가 지원을 더해 자립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도는 이번 협력이 청년정책 전반의 협력 구조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협력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지사는 “삼성과의 협력이 청년 자립과 정착 정책의 질을 높일 것”이라며 “전북 청년정책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2.07 16:29

올 겨울도 ‘습설’ 가능성 크다⋯"운전시 블랙아이스 주의해야"

올해 겨울에도 습설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블랙아이스(도로 위 살얼음) 교통사고에 주의가 요구된다. 7일 전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올해 겨울은 찬 대륙 고기압이 확장되는 시기에 높은 서해 해수면 온도와 해기차로 인해 많고 강한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해상에서 만들어지는 눈 구름대의 경우 수분 함량이 높아,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습설 형태의 눈이 내릴 수 있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습설은 지면에 떨어지는 동안에 녹아 물의 상태로 변하게 되는데, 도로가 젖어있는 상태에서 밤새 기온이 다시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얼음으로 변하게 된다”며 “습설의 경우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 도로 결빙이나 블랙아이스가 더 쉽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아이스와 눈길의 위험성은 그간 꾸준히 지적돼 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분석 결과 최근 5년(2020~2024년)간 전북 지역에서 블랙아이스‧눈길 등으로 인해 발생했던 교통사고는 총 331건으로, 이로 인해 9명이 숨지고 574명이 다쳤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는 6648건의 블랙아이스·눈길 도로 교통사고가 발생해 109명이 숨지고 1만 742명이 부상을 입었다. 도로 표면에 블랙아이스와 결빙이 발생했을 경우 마찰 계수가 낮아지면서 제동 거리가 최대 7배까지 길어질 수 있다. 특히 블랙아이스의 경우 색이 도로 노면과 비슷해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조기 발견이 어려워 교통사고 위험을 크게 높인다. 실제 지난 4일 오전 8시 45분께 고창군 성송면의 한 도로에서 차량 8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사고는 블랙아이스와 빙판길에 미끄러진 차들이 잇따라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는 겨울철을 앞두고 미리 차량 상태를 파악해 정비하고, 눈이 내릴 시 반드시 감속 운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늘진 지역, 산모퉁이, 교각 위의 경우 영상에서도 얼음이 어느 정도 얼 수 있는 상태라 운행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고, 제동거리 확보가 어려우니 안전거리 확보가 필요하다”며 “앞 차와의 거리를 평소보다 약 2배 정도로 확보해야 하고, 특히 제동거리는 속도에 비례하는 만큼 감속 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모가 많이 된 타이어는 제동거리가 10배까지 길어질 수 있으니 차량 타이어 상황을 고려해 윈터 타이어나 스프레이 체인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각 지자체는 상습 결빙 구역이나 블랙아이스 사고 구역을 더 적극적으로 파악해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고, 관련 안내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2.07 15:51

[리뷰] 팔복동 여공들의 청춘 그린 창작극 ‘J에게’

‘J에게’는 연기자들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맛깔나는 대사에 노래와 춤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관객과의 소통까지 챙긴다. 그 결과 공연 마니아들이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 탄생했다. 지난 3일과 4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한 예술집단 고하 창작극 ‘J에게’는 ‘연극예술은 연기의 예술’임을 새삼 확인케 하는 반가운 작품이었다. ‘J에게’는 지난해 전주문화재단에서 인큐베이팅되어 선보였던 뮤지컬 ‘엄마의 카세트테이프’를 모티브로 각색한 창작극이다. 1980년대 팔복동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썬전자’에서 일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목소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실제 ‘썬전자’ 여성 근로자들의 구술자료를 토대로 최정 작가가 글을 쓰고, 예술집단 고하 김경민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이야기는 이삿짐을 정리하던 딸 빛나(이혜지)가 먼지 쌓인 낡은 상자 속에서 엄마 선희(엄미리)의 젊은 시절 사진들과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 테이프 속에는 가난하고 가진 것 없었지만 누구보다 빛나는 꿈을 품고 있었던 스무 살 엄마 선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엄혹한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온,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작은 존재들의 희망과 꿈, 우정과 연대, 좌절과 상처가 있었다. 극은 엄마의 목소리를 따라 딸 빛나가 잊어버린 세대의 기억을 복원해 나가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말맛’이다. 등장인물들은 사투리를 사용해 작품에 구수한 매력을 더한다. 유쾌한 대사는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 배우들은 대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줘 말맛을 한층 극대화한다.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건 시대에 대한 풍자와 묵직한 메시지 전달까지 함께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집중력 덕분에 인터미션이 없는 100여분의 공연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특히 이후남 역할을 소화한 강지수 배우의 코미디 연기가 일품이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배우는 박수를 유도하기도,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관객 속에 섞여 들어가 객석에서 연기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그 덕에 보는 이들은 무대 한가운데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J에게’가 가진 특별한 매력이다. 하지만 함축적인 대본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배우들의 대사 연기 밀도가 약한 게 결정적인 한계다. 이 때문에 감정과 상황이 격해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늘어지는 느낌도 있지만, 코끝을 찡하게 해서 눈물마저 찔끔 흘리게 만드는 스토리의 힘이 대단하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2.07 15:46

‘새벽강에는 은자가 산다’⋯30년 전주 문화의 삶 건져 올리는 ‘은자전’

“새벽강에는 은자가 산다.” 전주의 오래된 술집 새벽강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소환되는 문장이다. 그러나 이 말은 단지 주인 강은자 씨 한 사람을 가리키지 않는다. 1990년대부터 새벽강에 드나든 예술가와 청년, 방랑자와 기웃거리던 단골들의 기억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한 시대의 공기’를 뜻한다. 지난 6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전주 남부시장 로컬공판장 모이장에서 열리는 ‘은자전(隱者展)’은 바로 그 축적된 시간들을 처음으로 한데 펼쳐 보이는 자리다. 한 술집의 소장품을 넘어, 30년 넘게 전주 예술 생태를 관통해온 공동체의 기억을 드러내는 전시다. △ 38년의 시간, 231점의 작품…새벽강이라는 ‘아카이브’ 이번 전시는 시작부터가 하나의 이야기다. 1993년, 재수생 후배였던 박진희 작가의 그림을 “그냥 안쓰러워서” 사준 것이 새벽강 소장품의 출발이었다. 이후 2025년까지 이어진 강은자의 그림 사랑은 어느새 91명의 작가, 231점의 작품 컬렉션이 됐다. 어려운 젊은 작가들의 작업을 응원하며 사준 그림들, 가게에서 김밥을 싸주자 감사의 뜻으로 건네받은 그림, 술과 우정 속에서 오간 선물까지. 이 모든 것이 새벽강이라는 공간에 켜켜이 쌓여 하나의 역사로 남았다. 기획자 유대수 작가는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은자전을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그날 쓴 메모 한 장이 11년을 지나 현실이 됐다”며 “새벽강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올해 꼭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 “새벽강이 키운 사람들”…예술 생태의 비밀스러운 허브 1990년대 남노송동에서 시작해 장소를 옮기며 38년간 전주의 예술가들을 품어온 새벽강은 연극·풍물·문학·미술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던 공간이었다. “혼자 가도 반드시 누군가와 어울리게 되는 기묘한 술집”, 유 작가가 설명한 새벽강의 풍경은 한 시인의 말처럼 “전주의 예술적 기운이 농축된 곳”에 가까웠다. 새벽까지 이어지던 토론, 굿판과 즉흥 공연, 돈 없는 예술가에게 ‘그냥 내주던’ 안주, 실패와 고민을 털어놓던 밤들. 새벽강은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전주의 ‘비공식 예술학교’이자 지역 문화의 허브였다. 시인 박남준, 화가 박민평, 소설가 안도현, 음악인 전인권·나윤선, 영화감독 진모영 등 수많은 예술인이 이곳을 거쳐 갔다. △ ‘한 사람의 생애’가 아니라 ‘한 공동체의 연대기’ ‘은자전’은 강은자 개인의 소장품전처럼 보이지만, 기획자들은 “전시의 주인공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유 작가는 “강은자는 가능하게 한 매개였을 뿐. 30년 동안 그곳을 드나들며 서로를 위로하고 키워낸 사람들, 그들이 만든 관계가 전시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이번 전시는 회화·판화·소품 231점 외에도 편지, 사진, 장식물, 포스터, 영상 등 새벽강을 드나든 이들이 남긴 흔적을 모두 펼쳐 보이는 아카이브형 전시다. ‘새벽강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마음과 시간을 모아 준비했고, 그 과정 자체가 한 공동체의 연대기를 다시 쓰는 일이었다. △ 문을 닫으며 여는 축제 강은자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이젠 그만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최근들어 MZ세대 맛집으로 바뀐 지금의 새벽강에서는 예전처럼 밤새 술판을 벌이는 풍경도 보기 어렵다. 그는 “남이 해주는 안주에 술 먹으며 놀러 다니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어쩌면 ‘소장품을 병풍 삼아 한 번 더 모여 놀자’는 초대장이자, 한 시대가 문을 닫기 전에 남기는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진다. △ 지역문화의 한 장면을 붙잡는 일 ‘은자전’은 새벽강이라는 한 술집을 통해 지난 30여 년간 전주 예술 생태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보여주는 드문 기회다. 강은자가 모은 그림 231점은 사실 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서 전주의 문화사를 비추는 입체적 기록이다. 유대수 작가는 말했다. “새벽강에서 술 마시고 울고 웃고 춤추던 그 시간들이 사실은 전주의 문화사였다는 걸 이번 전시가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이 전시의 의미입니다.” ‘새벽강에는 은자가 산다.’ 오래도록 사랑받았던 이 문장이 이제 전시로 되살아난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07 15:45

제10회 전북불교문학상에 신해식 시인

전북불교문학회는 제10회 전북불교문학상 수상자로 신해식(72) 시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7일 전북불교문학상 심사위원회(주봉구‧ 이택회‧ 강동춘)는 “현대시는 어렵다는 것이 공인된 사실처럼 되어 있다”며 “‘난해성과 낯설게 하기’가 가져온 병폐이다. 신해식 시인의 시는 한결같이 쉽고도 어려운 시, 무게와 생활철학이 담긴 시의 깊이가 느껴진다”라고 평했다. 신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1989년 종합문예지 <문예사조>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왕정동 연가> <붉게 물든 노을이 숲 뒤쪽에서> <연인들의 다리> <함께하는 문학>이 있고, 시선집 <눈꽃, 그리고 사랑> 등을 출간했다. 전북문인협회 부회장과 전주풍물시동인회 회장을 역임했고, 한국PEN, 한국문인협회 회원, 전북문인협회 이사, 종합문예계간지 ‘시선’ 편집위원, ‘대한문학’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녹조근정훈장과 제29회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인은 어려운 시보다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언어, 새의 날음처럼 걸림이 없는 언어, 복잡한 세상을 순화시킬 수 있는 순수시에 지향을 두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상식은 14일 오전 11시 백송회관 3층에서 열린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07 15:42

이병하 전주시의원 “태권도 전용 체육관 신속 건립을”

전주시의회에서 태권도 전용 체육관의 신속한 건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병하 전주시의원은 지난 5일 시정질문을 통해 “많은 사람이 태권도의 고장을 무주군으로 알고 있지만, 전주시 또한 태권도의 부흥을 일으킨 태권도 겨루기의 고장”이라며 “전주시가 태권도부 선수단의 안정적인 훈련과 태권도 겨루기의 고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태권도 전용 체육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전주시가 태권도 전용 체육관 건립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태권도 전용 체육관을 짓기 위해 지방재정 투자심사와 건축설계 공모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전주시는 토지 매입조차 제대로 못 한 상황”이라며 “특히 지방채를 발행할 만큼 전주시 예산이 부족한 데, 태권도 전용 체육관을 제대로 건립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우범기 전주시장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2026년 행정절차, 2027년 건축설계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우 시장은 “태권도 전용 체육관 건립사업은 2021년 토론회를 시작으로 2023년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했다”며 “해당 용역 결과에 따라 교통·도로 접근성과 어울림국민체육센터 연계성 등을 고려해 입지 여건이 우수한 덕진공원 일대(송천동1가 239-5번지)를 적정 부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4필지에 대해 장기미집행 토지 매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2필지를 매입하고, 미매입 사유지 3필지에 대해서는 2026년 상반기 매입을 목표로 토지수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비 확보 우려와 관련해서는 “국·도비 확보, 공사비 단계별 집행 시점 조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주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시민들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사업인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전주시가 태권도 겨루기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전주
  • 문민주
  • 2025.12.07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