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2-10-07 21:37 (Fri)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특별교부세 배분, 균형발전 우선 고려해야

지역 간 재정균형을 위해 중앙정부가 각 지자체에 배분하는 특별교부세가 오히려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국회에서 나왔다. 특별교부세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개발을 중앙정부가 지원해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재원이다. 그런데 지방에 비해 재정 여건이 훨씬 양호한 수도권에 특교세마저 집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은 더 작아지고 지역균형발전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해마다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에 특교세가 집중되는 이유는 결국 ‘인구 논리’로 귀결된다. 수도권은 인구가 많아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도 많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중앙정부의 관심도 수도권에 쏠리게 된다. 또 지방에 비해 인원이 많은 수도권 국회의원들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예산철이면 국회에서는 의원들 간에 특교세 확보 경쟁이 벌어진다. 언제부터인가 특교세 확보 여부와 그 규모가 지역구 국회의원 개인 역량과 치적 평가의 기준이 됐다. 연말이면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정부를 설득해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특교세를 확보했다’는 내용의 낯뜨거운 보도자료를 경쟁적으로 내밀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여야 중진의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특교세도 이 곳으로 쏠린 게 사실이다. 특교세 배분 기준과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예산이 아쉬운 각 지자체로서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국회 안팎에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껏 법령 개정 등 제도 개선은 없었다. 특교세가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권력 장치가 된 상황에서 의원들이 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지역소멸의 위기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가 정책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특별교부세는 당연히 그 목적에 맞게 재정여건이 어려운 지역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 특교세 배분 과정에서 지금까지 큰 영향을 미쳐온 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지역의 재정상황과 지역발전 수준 등 경제적 요인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14 10:57

전북장애인체전 개·폐회식 취소 재고하라

3년 만에 열리는 전북장애인체전의 개회식과 폐회식이 취소되면서 장애인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장애인들을 고려한 조치라고 한다. 개·폐회식이 열리지 않더라도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장애인체육회와 체전에 참가하는 장애인들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 금지와 인권 향상을 위해 지난 2007년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조(목적)는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차별 해소와 평등 실현을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가 강조돼 있고, 체육활동의 차별금지도 법 조항으로 명문화돼 있다.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대우가 아닌 비장애인과 차별없이 똑같이 대하는 평등이 법의 취지이자 장애인들의 요구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간 남원에서 진행되는 전북장애인체전의 개·폐회식 취소 결정은 지난 2일부터 4일간 진행된 전북도민체전의 개·폐회식이 모두 진행된 것과 명백히 다른 차별이다. 장애인체전 개·폐회식을 위해 단체복까지 준비하고 행사를 기다려온 시·군 장애인체육회와 체전 참가 장애인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한 개·폐회식 취소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역대책을 더욱 철저히 수립하면 행사를 진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반박이다. 개·폐회식 취소 결정에는 오는 22일~26일 미국을 방문하는 김관영 도지사의 일정도 고려됐다고 한다. 전북장애인체전은 도지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다. 도지사의 해외 출장이 3년 만에 열리는 장애인체전 개·폐회식 취소에 영향을 줬다면 더 큰 문제다. 전북도민체전과 장애인체전은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된 행사다. 가뜩이나 움츠러들었던 체육행사가 다시 열리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건강과 삶의 활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북장애인체전 개·폐회식 취소는 축제를 반토막 짜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물론 장애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전북도와 남원시는 전북장애인체전 개·폐회식 취소를 재고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13 18:38

김제·완주 첨단투자지구 지정 꼭 성사해야

전북도가 김제 지평선산업단지와 완주 테크노밸리2산업단지 일대를 정부에서 처음 지정하는 첨단투자지구 신청에 나서 성사 여부에 촉각이 쏠린다. 전북은 자동차와 조선 등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이 붕괴하면서 산업의 위기에 직면한 만큼 정부의 이번 첨단투자지구 지정에 김제와 완주 산업단지가 반드시 선정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첨단 기업 집적화를 유도하는 첨단투자지구는 국내외 첨단 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여 맞춤형 인센티브와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특구로서 단지형과 개별형 두 종류가 있다. 전북도는 이번에 대규모 투자기업이 공장 설립을 원하는 지역을 지정하는 개별형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제 지평선산업단지에는 휴대전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두산과 친환경 전기 굴삭기를 만드는 호룡 기업, 완주 테크노밸리2산업단지에는 이차전지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이 개별형 첨단투자지구 신청에 나선다. 두산은 김제 지평선산단 8만 2211㎡에 2024년까지 693억 원을 투자,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인쇄 회로용 기판의 핵심 부품인 동박 적층판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호룡은 김제 지평선산단 9만 3899㎡에 515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전기 굴착기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해 투자협약을 체결한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2026년까지 완주 테크노밸리2산단 3만 2730㎡에 1276억 원을 투입해 공장을 설립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일까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 신청을 받고 다음 달 첨단투자지구를 선정한다. 첨단투자지구로 지정되면 입주기업에 대한 부지 장기 임대와 임대료 감면,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 등 특례가 주어진다. 또 입지규제 최소구역 지정과 규제 특례, 국가재정사업 우선 지원도 가능해진다. 첨단투자지구에 대한 자치단체 간 관심과 경쟁도 뜨겁다. 산업부의 사전 수요조사 결과, 전국에서 17곳이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이번 첨단투자지구 선정을 통해 전북의 산업 트랜드를 바꾸는 호기로 삼아야 한다. 미래 유망산업인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뒤처지면 산업의 몰락과 함께 설자리마저 잃게 된다. 지역 균형발전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첨단투자지구 지정을 꼭 성사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13 18:38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어라

정치환경이 갈수록 나빠져 전북의 내년 국가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취임한지 4개월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전북에서 역대 보수후보 중 가장 많은 14.4%를 얻어 전북발전에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인재를 등용 않고 공약사항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전북 몫 찾기가 힘들어진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일 공직자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됨에 따라 정국이 살얼음판이 되었다. 마치 여야간 전쟁이 시작된 느낌이어서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 약한 전북은 고립무원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북은 진보가 정권을 잡았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때가 춘삼월 호시절이었다. 하지만 DJ 때는 전북 출신이 청와대 등 요로에 기용됐지만 광주 전남 실세들 눈치 보느라 지역개발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IMF 때 실세였던 유종근 지사가 전북발전을 위해 잰걸음을 했지만 도내 국회의원들부터 시기와 질투 그리고 견제를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DJ 신임을 받아온 그가 실세들 한테 밀리고 차여 불명예스럽게 영어의 몸이 되었다. 유 지사 개인의 명예가 손상되었지만 전북정치의 자존심이 꺾이면서 광주 전남으로 예속되었다. 개인적으로 전북 사람들이 머리가 좋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단합이 잘 안된다. 누구 하나 잘 되는 꼴을 못 볼 정도로 나무위에 올려 놓고 마구 흔들어 댄다. 소석 이철승 이후 후배가 선배를 넘어 뜨리는 잘못된 구조가 만들어진 게 불행의 단초였다. 이 모든 게 중심 못잡고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와 같은 얕은 생각이 전북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정권 탓도 컸지만 내부의 탓도 그에 못지 않았다. 노무현 문재인 정권 때도 좋은 기회였지만 그냥 지나갔다. 정치권이 자기들만 입신양명 하려고 각개약진해 죽어라고 표 찍어준 도민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꼴이 되었다. 전북 낙후는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고 30년 전부터 서서히 이뤄졌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각 분야에서 낙후라는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졌다. 한때 300만을 바라보던 전북인구가 급기야 180만이 무너진 게 모든 걸 말해준다. 전북의 낙후는 누가 뭐래도 정치권의 책임이 제일 크다. 다음으로 순진무구하게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시켜 준 도민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세상사 경쟁없이 발전할 수 없는 법인데 여야간에 30년동안 경쟁하지 않은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전북을 찾아와 전북을 친구로 여기고 전북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언제 그랬냐는 식이 돼 버렸다. 왜 하필 아픈 과거사를 끌어내 되새김질 하냐고 하겠지만 그건 또다시 바보짓을 안 해야 되기 때문이다. 김제 완주가 지역구였던 최규성 전의원의 잘못이 이렇게 피해가 클 줄은 미처 몰랐다. 김제공항건설을 무산시킨 그의 잘못이 전북과 김제발전을 가로 막았다. 벽성대와 일부 시민들의 반대에 앞장서서 공항건설을 무산시켜 전북을 힘들게 만들었다. 부지매입까지 완료한 김제공항을 건설했으면 굳이 새만금에 공항을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 김제역사를 백구로 이전해서 KTX역사를 신설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었다. 더 지탄받아야 할 사항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 때문에 3번째때 전주 완주 통합을 무산시킨 일이다. 그 당시 그가 완주군민들에게 반대하도록 안 했으면 통합됐을 것이다. 지난 과오를 뒤로한 채 6.1 지방선거로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그간 공무원 출신이 지사를 맡아왔지만 정치인 출신 고시3관왕인 김관영 재선의원이 키를 잡아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있다. 복당해서 민주당 공천자로 확정되기까지 운발이 좋았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가 82.11%라는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치역학상 전북이 불리하지만 김지사가 개인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내야 한다. 원 팀 운운한 전북정치권이 다음공천에 매몰돼 협조 받기가 쉽지 않아 김 지사 스스로가 자신의 중앙인맥을 총가동해서 전북 몫을 가져와야 한다. 각종 경제지표가 전국 꼴찌라서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대기업 유치를 통해 청년들 일자리를 만들어 도민소득을 높여야 된다. 젊은 패기로 새만금에 디즈니랜드 같은 대단위 위락시설을 유치해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 /백성일 주필·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9.13 18:38

외국인 노동자 ‘명절 증후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모처럼 만에 명절 연휴 고향의 정취를 듬뿍 안고 삶터로 돌아온 우리와 달리 이역만리 고향을 두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이들의 명절은 기쁨보다는 고통과 외로움이 훨씬 뼈저리다. 차라리 쉬지 않고 일터에서 근무하면 식사라도 해결되지만 연휴엔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 사회 이들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한 가족이 된 지 오래됐지만 명절 때는 여전히 이방인 신세가 된다.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뽐내는 이들 노동자에 대한 가족 공동체 의식이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평소 외국인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몰려 다니는 걸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명절이나 휴일 식당은 물론 상가, 커뮤니티 공간도 문을 닫은 데다 영화관은 언어 소통 문제로 꺼려 하면서 갈 곳이 마땅치 않다. 관광지에서 이들 숫자가 늘어난 것과 일맥상통한다. 가끔 논란을 빚는 불법 체류와 인권 유린 등 그들을 둘러싼 잡음도 결국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음을 웅변한다. 최근 산업현장의 재해 희생 사고가 급증한 것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일손이 가장 절실한 곳에서, 그리고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피땀을 흘리는 이들 노동자들의 사회 안전망 관리가 절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을 비롯해 노동 인력의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2019년 기준 전문 인력과 단순 기능인력 등 취업 자격을 갖춘 인력만 우리나라에 56만 7261명이다. 비공식 통계 인력까지 합치면 이보다 몇 배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들 대부분은 고향에 있는 부양가족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고단한 삶을 버텨내고 있다. 서독 광부와 간호사, 중동 건설 근로자 파견을 통해 가난 탈출을 꾀했던 1960, 70년대 우리 처지와 엇비슷하다. 그러나 이방인 신세로 이들이 겪어야 하는 ‘명절 증후군’ 은 글로벌 다문화 시대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에 대한 책임 또한 비껴갈 수가 없다.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경제를 지탱해주는 산업현장의 필수 인력이다. 정부가 코로나 이전 인력 수급을 위해 연말까지 5만 명을 포함해 올해 8만 5000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팬데믹 이후 심각해진 인력난 해소를 위한 긴급 조치인 셈이다. 그만큼 노동 현장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이같은 추세는 갈수록 심화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아직도 외국인 노동자의 피부 색깔과 생김새 따라 편견을 갖는 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 100년 만에 가장 둥글다는 이번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문득 다양한 접촉을 통해 매일 일상을 공유하는 그들이야말로 ‘이웃 사촌’ 이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2.09.13 15:52

장학금, 미래 인재 키우는 소중한 밑거름

1만 원으로 일주일을 생활하는 ‘만 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큰돈은 아니지만 또한 그리 적지도 않은 돈. 특히, 만 원권의 돈은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오만원권 지폐가 나오기 전까지 만 원권 지폐는 우리의 가장 큰 현금 단위로 고액의 돈을 셈하는 기본 단위였기에, 우리의 의식 속에 고액의 화폐로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만원이라는 금액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계속 변해 왔다. 만원권 지폐가 처음 발행된 1973년만 해도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100원 수준이었다 하니 그 당시 만원이 지닌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도 만원의 가치는 여전히 크다 할 것이다. 만원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기도 하고, 영화 한 편의 기쁨이 되기도 하며,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이 되기도 하고, 한 권의 책이 되기도 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우리 곁에 머문다.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제공하는 만원을,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 쓴다면 어떨까? 1년에 딱 한 번, 커피 한잔 혹은 외식 한번을 참고, 그 만원을 전라북도의 자녀들이 맘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으로 기부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180만 도민의 3분의 1인 60만명이 1년에 만원씩만 기부한다고 해도 60억원이라는 큰 금액이 모이게 되고, 이 금액을 기금화하여 장학금으로 활용한다면 매년 백명에 가까운 우리의 자녀들이 학자금 걱정 없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그렇게 자라난 우리 고장의 인재들은 우리 지역의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을 이끌 미래 한국의 동량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현재 전라북도 평생교육장학진흥원(이하 ‘진흥원’이라 함)에서는 지난 30년간 도민들의 성원으로 마련된 128억원의 장학기금의 이자 수익으로 매년 전라북도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여 현재까지 19,255명에게 67억 6천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제공한 바 있다. 올해에도 360여명의 학생들에게 2억 5천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진흥원에서는 지속적인 장학기금 확대를 도모하고자 진흥원 홈페이지 후원회 안내를 통해 만원 이상의 소액기부자를 꾸준히 모집하고 있다. 예로부터 “한 해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일보다 나은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일보다 나은 것이 없으며, 평생의 계획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하였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도 한다. 즉, 교육은 향후 백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하는 중대한 사업임을 강조한 말이다. 사실 돈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고장의 교육 발전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우리의 행동이다. 우리가 정성으로 나누는 적은 돈은 지역 교육 발전의 동력이 됨과 동시에 지역 인재의 육성을 도와 전북 발전을 견인하는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다. 다시 ‘만 원의 행복’을 떠올리면서, 그 만원을 우리 주위의 누군가를 위해 장학기금으로 나눌 때 그 만원은 우리 지역의 발전을 이끄는 인재육성의 밑거름이 되어 결국 십 만원, 백 만원의 부가가치를 가지고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임을 생각해 본다. 이제 우리 도민이 전북 교육의 주인이 되어 우리 지역을 발전시킬 동량을 내 손으로 키워내 보자. 그리하여 만원의 행복, 나아가 만원의 사치를 당당히 누려보자. /김학권 전라북도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13 14:14

닫힌 언어, 열린 언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고 심심한 사과라고?, 난 하나도 안 심심해! 최근 여론의 관심을 끈 ‘심심한 사과’의 온라인 공지글과 댓글 일부다. 언론에서는 젊은 층의 문해력(文解力)을 꼬집었다. 무거운 탄식까지 곁들였다. 세대 간의 언어 차이를 비교하기도 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교육부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문해력 교육 강화 내용을 담은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젊은 누리꾼들의 가벼운 재기발랄일 수 있다. 쉬운 우리말을 놔두고 왜 어려운 한자어를 쓰느냐는 지적이다.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표현했다면 ‘심심한’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말은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등을 포함하고 있다.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상황과 맥락에 따른 어휘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마음의 정도가 깊고 간절한’ 심심(甚深) 말고도 ‘지루하고 따분하거나 음식 맛이 싱거운’ 심심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말은 그만두고 요점만 말하자면’의 도대체(都大體),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의 어차피(於此彼)는 모두 순우리말 같은 한자어다. 그런가 하면 ‘성질이 곧아서 융통성이 없는’ 뜻의 고지식하다는 한자어 같은 순우리말이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쉽고 편안하게 사용하도록 한글을 만들었다. 그런데 쉬운 우리말과 외래 언어들이 뒤섞이면서 우리말이 어려워졌다. 따라서 쉬운 우리말을 어려운 말로 만들지 않도록 먼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언어 사용에 따른 오해와 불통(不通)을 두고 남을 탓할 일이 아닌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정치권에도 잊지 못할 ‘사과(謝過)’ 사건이 있다. 2004년 당시 국회가 파행(跛行) 사태를 겪었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거친 발언 때문이었다. 총리의 사과가 여야의 타협안이었다. 하지만 총리는 ‘사과’ 대신 ‘사의’를 표명했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감사하다는 사의(謝意)도, 물러난다는 사의(辭意)도 아니고 대체 무슨 사의? 국어사전을 보면 사의(謝意)에는 잘못을 빈다는 뜻도 들어있다. 결국 총리에게는 자존심이 중요했던 모양이다. 사과를 대체하는 어휘를 어렵게 찾아내는 데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그의 진정성은 의심을 받았다. 유력 인사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일탈 행위에 따른 ‘사과’ 표현에 인색하다. 외교적 관례로 사용되는 ‘유감(遺憾)’이 언제부터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섭섭함·아쉬움·불만스러움을 의미하는 ‘남길 유(遺)·섭섭할 감(憾)’의 유감이 격조 있는(?) 사과의 표현으로 둔갑했다. 잘못을 솔직히 반성하고 진정한 용서를 구한다면서 “유감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그들의 유감 표명에 국민이 오히려 유감을 느끼게 되는 꼴이다. 어려운 말은 자신을 뽐내거나 허물을 덮으려는 닫힌 언어다. 쉬운 말은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열린 언어다. 깊이 생각한다는 말을 굳이 ‘사료(思料)’로 표현했다가 강아지 사료(飼料)가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심심한 사과’ 논란 이후 문해력이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글을 읽고 쓰는’ 문해력은 ‘말하고 듣는’ 언어 소통법과 함께 교육돼야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신조어, 외래어, 한자어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말하고 쓰는 사람은 항상 듣고 읽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히는 소통의 언어가 필요한 때다. 말과 글로 사는 언론인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박종률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13 13:56

협치 나선 전북 정치권 현안 해결 성과 내야

전북도와 여야 정치권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면서 협치에 나섬에 따라 그동안 꽉 막힌 채 진척이 없었던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모은다.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취임한 김관영 지사가 여야를 망라한 광폭의 협치 행보를 보이고 전북 여야 정치권도 이에 적극 호응하고 나서면서 전북 원팀을 구축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도 김관영 지사의 협치 제의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면서 전북도청 정책보좌관에 국민의힘 인사를 추천, 여야 협력의 물꼬를 텄다. 민주당 전북도당에서도 전북 발전을 위해 전북도와 여야 협력에 맞장구를 치고 전북특별자치도법 국회 통과 공동 추진함과 함께 여야 예산정책협의회를 통한 9조 원대 국가예산 확보도 다짐했다. 이런 전북도와 여야 정치권의 협치 행보는 그동안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전북 정치권에 역량 있는 다선 중진의원이 없기에 민주당 내 입지가 약한 데다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전북의 정치적 위상 또한 약화함에 따라 자구책 차원에서 정치적 응집력 강화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북도와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전북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은 만큼 그동안 풀지 못했던 전북 현안과 난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우선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한 초광역경제권 설정과 메가시티 구축 전략에서 소외된 전북은 현재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있다. 따라서 전북특별자치도 설정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올 정기국회 회기 내에 법 제정을 반드시 관철해야만 한다. 대학 부지까지 확보해놓고도 4년째 표류 중인 남원 공공의대 설립도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수도권 대도시와 지방 중소도시 및 농촌지역의 보건의료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 인력 확보의 당위성이 확인됐기에 남원 공공의대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통한 금융도시 조성과 수소산업 기반 구축, 새만금 내부 개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 국가예산 확보 등도 전북 정치권이 꼭 챙겨야 할 현안이다. 말로만 원팀이 아닌 전북 현안 해결을 통한 실질적인 성과로 정치권이 답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12 18:51

민선2기 체육회장 선거, 지역 체육인 축제로

민선 지방 체육회장 시대가 열린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민선 초대 지방체육회장의 임기 만료일에 맞춰 오는 12월 두 번째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실시된다. 이에 따라 전북도체육회장을 비롯해 각 시·군체육회장 후보군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달까지는 각 지역별로 후보군의 윤곽이 대부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지난 2020년 1월 초 사회적 관심 속에 치러진 첫 민선체육회장 선거는 전국 곳곳에서 숱한 파열음을 냈다. ‘중앙과 지역 체육계에서 봉사하며 체육 발전을 위해 애쓴 체육인들이 새 회장에 당선돼 지역 체육이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일부의 우려대로 선거가 정치판으로 변질돼 체육계에 큰 상처만 남겼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치로부터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도입한 법 개정의 취지와 달리 되레 체육의 정치화를 부추겼다는 날선 지적도 나왔다. 민선2기 선거에서는 달라져야 한다. 게다가 민선 1기 체육회장 임기는 3년이지만 민선 2기 체육회장은 4년이다. 대한체육회와 지방체육회가 2019년 말 ‘민선 지방체육회장의 첫 임기만 4년이 아닌 3년’으로, 1년 단축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 개정의 취지에 맞게 민선 체육회장 체제를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는 수장을 뽑아야 한다. 새 체육회장은 주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체육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민선 체육회장 선거는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확보가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민선 회장 체제로의 전환은 자치단체에 의존해온 지방 체육의 정치적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립하자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선 체육회장 선거에 지자체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부터 불식시켜야 한다. 이를 의식해서 ‘민선2기 체육회장 선거에 중립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한 지자체도 있다. 아울러 입지자들도 지자체장과 정치인의 눈치를 보며 줄을 서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체육회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지역 체육인들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 민선2기 체육회장 선거가 지역 체육인들에게 화합의 축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12 18:51

총장 선거와 전북대의 미래

9년 전 전주시내 어느 한정식 집에서 벌어졌다는 서거석 교육감과 이귀재 전북대 교수 간 폭행사건의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당시 전북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는 폭행사건은 지난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후보간 고소 고발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피해자로 알려진 이 교수가 폭행 사실을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논란을 키웠고, 곧바로 시민단체가 당사자들 간의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진실 공방이 펼쳐지고 있는 폭행사건은 지난 2013년 12월 당시 전북대 연임 총장이던 서 교육감이 차기 총장 선거 출마에 뜻을 둔 이 교수와의 언쟁 과정에서 휴대폰으로 이 교수의 이마를 때린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 교육감은 그동안 폭행 사실 자체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고 이 교수는 당시 사건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꿔왔다. 서로 사과하고 용서하며 술자리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선거 정국에서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눈덩이 처럼 커졌다. 이 교수는 자신이 폭행당한 사실을 동료 교수에게 밝힌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난 교육감 선거의 이슈로 떠오르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는 자필확인서를 썼다. 이후 경찰 조사과정에서 다시 폭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단순 부딪힘에 의한 행위가 폭력으로 왜곡되고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며 또다시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미리 준비해온 입장문만 발표한 뒤 질의응답도 없이 도망치듯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 의혹을 더 키웠다. 이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소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서 교육감은 “이 교수의 말이 오락가락 자주 바뀌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의 기자회견 이후 공공성강화 전북교육네트워크는 이 교수가 말을 바꾼 배경에 대해 서 교육감과의 ‘모종의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음달 26일 치러지는 전북대 총장 선거에 나서는 이 교수와 서 교육감이 ‘짬짜미’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역사회를 짜증나고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대학 교수간 폭행사건은 9년 전 사건으로 직접적인 목격자도 없어 사실 확인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와 전북대 총장 선거 과정에서 진실 공방을 부르며 선거를 왜곡시킨 나쁜 선례로 남게 됐다. 대학의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9년이나 지난 해묵은 사건이 대학과 지역 교육계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일관되게 사건을 부인하고 있는 서 교육감은 차치하더라도 오락가락 진술로 사건의 진실은 물론 스스로의 언행에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이 교수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과거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서 전북대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그의 총장 선거 도전은 그래서 더 당혹스럽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9.12 18:51

아, 대면 추석

대면으로 맞은 추석이다. 그동안 거리 두기로 빼앗겼다 다시 찾은 추석이라 그런지 남다르게 느껴지는 건 나만의 심정일까. 음력으로 8월 15일 추석은 흩어져있던 가족이 모여 추수 감사의 제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풍요로운 날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는 반월을 상징하는 송편을 먹으며 소원을 띄우는 날이기도 하다. 추석을 명절로 지내기 시작한 것은 신라 때부터라고 한다. 신라 유리왕(儒理王) 때 길쌈놀이인 가배(嘉俳)라는 행사를 열었는데, 한가위 한 달 전 전국의 여인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베를 짰다. 그동안 짠 베를 전부 모아 상대편보다 더 많이, 더 고운 베를 내놓은 편이 이기는 것이다. 가배라는 베 짜기 명칭을 이후 한가위로 불렀는데 여기서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옛말이다. 즉, 한가위 추석은 부족함을 크게 꽉 채우는 명절이다. 일상에서 지치고 힘든 마음을 위로와 감사, 이웃 간의 따스한 정으로 채우자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에 따라 우리 고유의 추석 풍경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각지에 흩어졌던 혈연들이 모여 조상의 제의에 참여하고 정을 나누기보다 개별적 시간에 더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에게 추석이 뭐냐고 물으면 “학교 가지 않는 날”,“그냥 쉬는 날”이라는 대답이 나온다고 한다. 달라진 의식구조 속에서 명절에 대한 변화를 탓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명절은 “그냥 쉬는 날” 그 이상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그림 동화를 통해 새삼 추석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이억배), 『추석에도 세배할래요』(김홍신, 임영주), 『달이네 추석 맞이』(선자은), 『분홍 토끼의 추억』(김미혜), 『추석 전날 밤에』(천미진) 등은 전통적인 추석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중 『솔이네 추석 이야기』는 30-40년 전 우리의 추석 풍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 솔이 가족은 할머니 집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버스 정류장에서 긴 줄을 선다. 겨우 버스를 올라탔지만, 도로는 꽉 막혀 더디 간다. 어렵게 할머니 집에 도착하자 음식 냄새가 풍기고 친척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차례를 지낸 후 성묘에 다녀와 할머니가 싸준 추석 음식을 가지고 집으로 향한다. 밤늦게야 솔이네 가족은 집에 도착했다. 교통이 꽉 막히고 고향 가기가 힘들어도 가족을 만나기 위해 대이동이 이루어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따뜻한 정을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함께 음식을 나누며 감사와 나눔의 미덕, 고마운 덕담과 격려로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소외감과 외로움, 불안감을 호소하고, 사람 사이 소통의 어려움이 많아진 것도 가족 간의 단절, 공동체 의식의 결여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 이후 대면으로 맞은 소중한 추석이다. 추석에는 우리 전통을 지키면서도 과하지 않는 추석맞이로 힘들었던 어제를 다독이고 위로가 넘치는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간소한 상차림과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에게 반갑고 기다려지는 추석이 되기 위한 성숙한 의식이 앞서야 할 것이다. /김자연 전북작가회의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12 14:36

당신의 부동산 시장은 안전한가요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이 요즈음 부동산 시장을 대변하듯 전국의 주택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함께 매물은 쌓여가고 급격히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필자는 IMF를 지나 지금까지 사이클을 지켜보면서 주택시장이야말로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는 진리를 배웠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가격 형성이 지속되다가 언젠가는 어떠한 형태로든 균형이 무너지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오르면 내린다는 불변의 법칙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나 보다. 수도권에 이어 지방까지도 매수세가 꺾이고 그 많던 수요자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전북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유동성 자금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지인, 20,30세대, 법인, 현지 투자자들까지 가세해 수도권을 돌고, 돌아 비규제 지역인 우리 지역까지 들어와 연일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던 것과는 달리 얼마 가지 않아 거래가 실종된 빙하기를 맞고 있다. 이제는 주택시장도 변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에 의해서 시장가격이 움직였다면 주택을 주거 목적보다는 투자 목적 내지는 하나의 상품으로 보기 때문에 가수요자인 외지인, 법인, 현지 투자자들에 의해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휴대폰 확산으로 인한 SNS 발달로 오랫동안 주택 가격 조정을 받던 때와는 달리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폭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정부는 여러 번 규제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그럴 때마다 주택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전 국토가 투기장으로 변해 버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오를 때도 중요하지만 내릴 때가 더 피해가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결국에는 신용불량이나 하우스 푸어는 물론 깡통전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다 보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크기 때문이다. 오를 때는 온갖 규제 정책을 내놓다가 주택 가격이 떨어질 때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로 치부하고,위기의식을 느끼면 그제서야 부양책으로 양도세 면제, 각종 세제 감면, 임대 사업자 등록제 등 뒤늦게서야 정책을 내놓다 보니까 국민들에게 혼란은 물론 조세저항에 부딪히고 결국에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누구나 공감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우리는 요구한다. 세계인의 염원과는 다르게 코로나 환란은 쉽사리 물러설 것 같지 않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여러모로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교훈이 늘어만 가는 대목이다. 큰일은 작은 일에서 비롯되고 어려운 일은 쉬운 일에서 시작된다는 단순한 진리로부터 성현들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며 냉철한 나침판이 필요할 때다. 여러 악조건과 시기적으로는 엄동설한에 맨발로 강을 건너야 하는 살 떨리는 엄혹함이 놓여 있다. 모두 등에 업고서 강을 건너도록 하려는 노력과 희생보다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은 누구라도 쉽게 건널 수 있는 다리를 건설하는 교량공사로 해결해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하기에 오늘도 여러모로 고민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주택시장 이란 게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경기회복과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금리 인상, 높은 거래세, 가격 인상의 피로감이 겹쳐 매물을 내놓아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관련된 모든 업종의 도미노 현상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을 원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12 14:30

전북이 낳은 문화는 온 겨레의 문화다

예로부터 온후한 인심과 물산이 풍부하고 멋, 맛, 소리가 어우러진 예향 전북은 한국 전통문화의 텃밭이다. 우리나라 산업이 농업 중심이었기에 전북은 사람으로 넘쳐났다. 궁핍했던 시절에 일용할 양식을 찾아 사람들이 모여든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풍요의 땅 전북은 금만평야를 안고 농경문화가 발달하였다. 1960년대부터 도도하게 밀어닥친 공업화의 물결 속에서 이 땅의 평야지가 공업용지로 탈바꿈해가고 있어도 전북의 강산은 푸른 농경지의 옛 모습을 오롯이 간직해 왔다. 전북이 낳은 문화는 온 백성을 위한 문화인 동시에 온 겨레문화다. 곱씹을수록 숭늉처럼 구수하고 구성진 한국전통문화를 꽃피운 곳이 바로 전북이다. 전주 콩나물의 맛을 모르면 전주 비빔밥 맛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한국 음식 맛을 모르는 이치다. 조선시대 전북은 호남과 제주도까지 관장하였던 전라감영을 두고 한양, 평양과 어깨를 견주었던 정치.경제의 일번지다. 멋, 맛, 소리의 본향 전주의 전주대사습은 우리나라 판소리의 요람 구실을 해왔다. 후백제의 왕도와 조선 왕조의 발상지로 풍년을 기원하는 덕진 연못과 단오제, 한옥마을을 연계하는 세시풍속은 전통문화의 산실이다. 우리나라 근대역사문화의 보고인 군산은 한국 근대 풍자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손꼽히는 소설가 채만식의 <<탁류>> 무대다. 호동왕자와 선화공주 설화가 깃든 익산은 백제의 왕도이자 세계 문화유산의 도시다. 미륵 탑과 왕궁 탑은 세계적인 자랑거리다. 국악 소리 은은한 남원은 송홍록과 이화중선이 물먹고 자란 국악의 텃밭으로 수많은 명창을 배출했다. 춘향전의 무대인 광한루원과 최명희의 소설 <혼불>은 남원의 상징이다. 죽창 들고 민중봉기한 동학의 땅 정읍은 동학농민혁명운동의 발상지다. 백제유민의 삶이 녹아 있는 <정읍사>와 내장산 단풍은 정읍의 대명사다. 황금벌 일렁이는 한국의 곡창 금만평야를 간직한 김제는 풍요의 땅이다. 백제유민들이 섬겼던 미륵신앙과 민족종교의 텃밭인 모악산과 금산사를 품었다. 생강과 곶감으로 유명한 완주는 옛 전주부의 고산현이 한 몸을 이루면서 아름다운 완산승경을 간직했다. 구천동 골골마다 옥류가 흐르는 청정 무주는 자연생태보고다. 무주구천동 33경과 무주태권도원은 세계적인 명소다. 신비의 마이산 아래 인삼밭 간직한 진안고원은 삼국시대의 월랑에 물결치듯이 신비로운 경치를 일컬은 월랑팔경이 대표적 풍광이다. 삼절의 고장 장수는 왜장을 끌어않고 남강에 몸을 던진 주논개, 왜적으로부터 향교를 온전히 지켜낸 정경손, 타루비에 얽힌 장수현감 조종면의 노비 충절이 서린 고장이다. 산 첩첩 물 넘실 산세가 아름다운 임실은 그리운 임이 사는 고장이다. 성수산은 고려와 조선 창업의 무대이고 오수는 주인의 목숨을 구한 오수 개의 넋을 기리는 의견의 고장이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옥천골 순창은 장류의 본 고장으로 세계적인 장수(長壽)의 땅이다. 순창고추장과 순창자수는 궁중 진상품으로 명성을 떨쳤고, 여암 신경준은 우리전통지리서인 <<산경표>>를 편찬해서 민족정기를 살렸다. 모양성과 고인돌, 갯벌의 고장 고창은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는 문화유산을 간직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고창은 판소리 문화를 꽃피운 신재효와 질마재 신화의 주인공 미당 서정주 고향이다. 예로부터 소금 굽고 고기잡고 물산이 풍부한 부안은 인심 좋고 살기 좋은 축복의 땅이다. 변산반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부안은 우리나라 십승지 중의 하나다. 한나라나 민족에 있어 문화가 곧 국력이고 역량이라는 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화시대에는 어느 국가나 민족이 지니는 고유의 문화가 그 나라와 민족을 차별화하는 사물의 정도나 성격 따위를 일리기 의한 기준이 되고 나아가 그 정체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된다. 비록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화에 뒤처진 농업 위주산업구조와 오랜 낙후 지속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북이 낳은 문화는 백성을 위한 문화인 동시에 온 겨레의 문화이기에 더욱 자랑스럽다. 이에 문화유산의 보고인 전북의 미래는 밝다. /김정길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지부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12 14:17

반쪽 인사청문회

민선 8기 들어 전북도 산하 공기업 및 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대상 기관이 5곳에서 9곳으로 늘어났다. 김관영 도지사와 국주영은 도의회 의장은 지난 6일 전북도 산하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 등의 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인사청문회 대상 기관은 기존 전북개발공사와 전북신용보증재단 전북연구원 군산의료원 전북문화관광재단 등 5개 기관에다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전북테크노파크 자동차융합기술원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 등 4개 기관이 추가됐다. 도의회는 출연금이나 자본금 규모가 크고 도정 운영 기여도가 높은 기관 위주로 대상 기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전북도 산하 공기업 및 출연기관 16곳 중 인사청문회 대상 기관은 9곳으로 인사 청문 비율이 56%에 그치고 있다. 타 시도에 비해 인사청문회 비율이 높다고 하지만 여전히 반쪽 청문회라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렵다. 특히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함에 따라 인사 청문이 통과의례로 그칠 공산도 크다. 후보자의 자질 중에 직무 능력 및 업무 적합도도 요구되지만 도덕성 및 청렴성 검증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LH 직원 투기 사례처럼 각종 개발사업 수행에 따른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 있고 경제적 기술적 지원이나 혜택이 뒤따르는 분야도 있기에 해당 기관의 장은 보다 엄정한 도덕적 잣대가 요구된다. 과거 비위 전력이나 범법행위가 있다거나 재산 병역 등으로 문제가 있다면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결격사유에 해당된다. 그런데도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제대로 된 후보자 검증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도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소지도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언행, 사생활뿐만 아니라 자녀 문제까지도 광범위하게 검증하는 것과 비교하면 도의회의 현행 인사 청문은 수박 겉핥기식에 불과할 수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시행된 공기업 및 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도입됐다. 도의회에서 지난 2004년과 2014년 두 차례 인사 청문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직권으로 공포했다. 그러나 도지사가 지방의회가 인사 청문 조례를 제정할 근거가 없다며 대법원에 제소했고 대법에서 무효 판결이 나면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타 시도에서 인사 청문제도를 시행하자 지난 2019년 1월 전북도와 도의회가 협약을 통해 인사 청문회를 도입했다. 그렇지만 일부 기관만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도덕성 문제는 비공개로 진행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인사 검증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전북도 공기업 및 출연기관 관련 운영 재정이 8000억 원대에 달하는 만큼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면 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 청문제도를 더 강화하고 확대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9.07 16:16

원산지 표시위반 악덕 상혼 단속 강화하라

음식점에 대한 원산지 표시제가 도입된 지 15년이 됐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을 속이는 불법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농수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엄하게 규정돼 있지만 판매자들의 준법 의식은 여전히 저조하다. 특히 추석 대목처럼 판매량이 급증하는 명절 기간이나 배달음식 등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제는 1991년 수출입 물품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뒤 2008년 음식점으로 확대됐고, 2010년에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전면 시행됐다. 수입 물품의 생산국을 표시하거나 그 표지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해 소비자가 물품을 살 때 원산지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소비자들에게 공정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산품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도 담겨있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와 달리 일부 양심 불량 업주들의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는 여전하다. 지난달 익산에서는 미국산과 스페인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불고기로 조리해 판매한 한정식집과 도시락업체가 적발됐고, 전주의 한 음식점도 미국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조리한 ‘연탄불고기덮밥’을 배달앱을 통해 판매하다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난 6일 전주시내 음식점과 농수산물 판매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산지 표시 여부 단속에서도 여러 곳에서 위반 사항들이 드러났다. 전북농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고기(64건), 배추김치(52건), 쇠고기(34건), 쌀(30건), 콩(18건), 닭고기(12건), 고춧가루(4건) 등의 품목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가 많았다. 원산지 거짓 표시와 같은 부정유통 행위는 농수산물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고, 위반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통신판매와 음식배달이 급증하면서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의 경우 원산지 확인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시 위반은 이를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국내 생산농가를 위협하는 행위다. 업주들의 인식 전환과 당국의 더욱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07 15:16

완주·전주 통합을 위한 추석 담론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중추절을 앞두고 완주·전주 발전에 대한 생각들이 긴 실타래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2022년 중추절에는 완주·전주 통합에 관한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우리 고향 발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전주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은 산업용지가 부족해 발걸음을 돌리려고 한다. 완주도 정주여건 미비 등을 이유로 등을 돌린다고 한다. 우리는 지역적으로 완주·전주 통합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일거에 풀 수 있다고 본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 도심 팔달로의 미원탑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물이었다. 파리의 에펠탑처럼 전주 번영의 상징물이었다. 미원탑이 철거된 도심 거리의 상점들은 절반 정도가 비어있다. 전주의 쇠퇴를 상징하는 듯 한낮에도 고즈넉한 적막감만 넘치고 있다. 완주 상황은 어떤가? 주요 소비지인 전주 지역경제의 침체로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전주와 연결되는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의 장벽은 걷히지 않고 있다. 완주에서 전주로 가는 길이 천릿길 서울 가는 길 만큼 멀게만 느껴진다고 한다. 이러고서야 완주·전주의 공동발전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 사실 전주 도심에서 완주 접경지역으로 다가서는 데는 자동차로 10분 안팎이면 가능하다.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전주시, 완주군 분리라는 제도의 옷을 걸치고 사는 것이다. 이번 중추절에는 우리 몸에 맞는 완주·전주 통합시라는 원래의 옷을 찾는데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 완주·전주는 555년 백제 위덕왕 때 완산주로 부르기 시작해 756년 신라 경덕왕 때부터 전주성으로 불리었다. 1935년 일제 강점기 때 전주부와 완주군으로 나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식민지 잔재를 떨치고 통합시로서 예전의 영화를 당당하게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 많은 완주 군민이 완주·전주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시도의 초광역 메가시티 구축 추세와 전라남도의 3여 통합, 마산· 창원·진해의 창원통합시, 청주·청원의 청주통합시 성공사례를 완주 군민이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완주·전주 통합을 바라는 완주지역 주민은 2012년 6월 12일 발표한 5개 분야 45개 항목 85개 세부사업을 지금 시점에서 재검토하고, 행정주체인 전북지사, 전주시장, 완주군수 3자가 내년 중에 발표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핵심사업은 통합시 청사의 완주지역 배치, 혐오시설 완주지역 배치 배제, 농업조건의 악화 방지, 대중교통 수단의 증대 등을 담고 있다. 전주와 완주가 분리된 상태에서 전주는 인구 65만 명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12위이다 천안보다 한 계단 낮다. 6대 대도시를 포함하면 전주의 도시 순위는 18위로 떨어진다. 2010년에 마산, 진해와 통합한 창원시는 102만 명으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4위, 2014년 청원군과 통합한 청주시는 84만 명으로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완주·전주가 통합되면 74만 명으로 인구 면에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8위로 오르게 된다. 면적은 1,026㎢로 서울시보다 1.7배나 커지게 된다. 더욱이 통합시가 충청남도 금산 등과 직접적으로 이웃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대전, 부여, 광주 등지로 빠져나간 상권이 통합시로 다시 회복될 것이다. 특히 세종시의 배후도시로서 기능이 더욱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며, 국가예산지원도 증가할 것이다. 완주·전주 통합시는 천백22년의 후백제 고도이자 조선 왕조 창업의 근본으로서 다시 한 번 일어설 것이다. 정감록 예언처럼 왕기가 서린 국가의 근본이 되는 도읍으로서 도약할 것이다. 통합시는 한국 제1의 역사도시(Korea NO.1 History City)로서 위용을 떨칠 것이다. 지금부터 또다시 완주군민의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 드릴 수가 없는 일이다. 과거 팽창시대의 분리·분업 논리를 고집하며 최근 인구소멸시대의 통합·협업 논리를 외면하는 것은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멸하는 것일 따름이다. 원래 하나이던 것을 둘로 나눈 것은 또 다시 하나로 뭉칠 것이다. 2022년 중추절을 맞아 완주·전주 통합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를 바란다. 완주·전주 통합은 역사의 대세요 완주·전주의 살 길이다. /마완식 완주문화대학 이사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07 13:59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와 공익직불제

2020년 이후 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위기들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1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를 통해 도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59.4%가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이 가지는 가치와 관련해 ‘가치가 많다’고 답했다. 이에 따른 조세 부담 의사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유지·보전을 위해 추가 세금을 부담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도시민의 60.1%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한 한국4-H본부의 2020년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 10명 중 7명은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공감하며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중에선 식량안보에 5점 만점에 4.43점을 주어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이어 환경·생태계 보전(4.38점), 농촌경관 보전(4.05점) 순으로 조사됐다. WTO 출범 이후 순차적으로 도입한 쌀 변동직불금이 2020년 공익직불제로 전면 개편된 것은 이처럼 농어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국민의 높은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 해 3월부터 시행된 수산분야 공익직불제, 금년 10월 시행될 임업·산림 공익직불제 역시 공익적 가치에 대한 재조명의 산물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도 운영과정에서 공익직불제의 본래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9년 정부는 쌀 변동직불금을 공익직불제로 통합 개편 작업을 하면서 쌀값 안정을 약속했지만, 밭 농업직불금(2019년 1,616억원)을 공익직불제에 포함시켜 결국은 쌀값 폭락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공익직불제의 예산 제약을 핑계삼아 실경작자임에도 「‘17~’19년 쌀·밭·조건불리 직불금을 1회 이상 수령한 농지」만을 지급대상으로 한정한 탓에 공익직불금의 사각지대 및 차별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필자는 이러한 공익직불제의 차별과 사각지대 개선을 위해 지난해 10월 29일 기본직불금 지급대상 농지요건 중 ‘17~’19년 직불금 지급실적 요건을 삭제하는 공익직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금년 정기국회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대선에서의 ‘공익직불금 2배 확대’ 공약을 국정과제로 채택해 농업직불제 관련 예산을 5조원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5년간 추가적으로 총 2조 6천억원(연 5천억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3천억원만을 반영했다. 쌀값 폭락과 생산비 급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에게 또다른 실망감을 안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대다수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위해서 추가적인 세금을 부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농업·농촌이 결국은 국가 안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환경·생태계를 지키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는 증표다. 이제 내년도 정부예산을 심의할 정기국회가 본격화된다. 농업 등의 공익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공익직불제 재원, 쌀을 적정가격으로 유지하거나 보상할 수 있는 재원 등을 2023년 정부예산안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공익직불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공익직불법 개정안 등 농업·농촌 관련 법안도 정기국회에 맞춰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시점이다. 농업·농촌 문제 해결에는 여야가 없다. 필자부터 한 발 더 뛰는 노력을 하겠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고창)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07 13:54

당신은 누군가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입니까

1959년 어느 날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집안의 두 신입생이 만났습니다. 샌디와 아트는 우정을 키우며 어떤 어려움도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을 맹세했습니다. 그런데 샌디는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야구 시합 도중 갑자기 눈앞이 흐릿해졌습니다. 진단 결과는 녹내장이었습니다. 변호사를 꿈꾸던 희망은 사라지고 불과 스무 살에 평생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을 맞았습니다. 샌디는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인 버펄로로 돌아가 실의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의 집안 내력만 보면 불운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버지는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에서 재단사가 됐으나 그의 나이 5살 때 사망했습니다. 엄마의 재혼으로 얻은 새 아버지는 불만을 품은 직원에게 눈을 맞아 한쪽 눈을 다쳤습니다, 할머니도 8살 때 아기를 돌보다 요람의 스프링이 부러져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흔치 않게 한 집안에 세 명이나 눈을 다치는 일은 샌디에게는 절망을 넘어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아트가 찾아왔습니다. “학교로 꼭 돌아올 거지?” 샌디는 말했습니다. “어떤 방법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하라고.” 그러자 아트는 “우리가 서로 맹세했던 것처럼 이 위기를 함께 이겨나가면 되는 거야”라며 설득을 하고 함께 캠퍼스로 돌아옵니다. "그는 저를 돕기 위해 자신의 모든 습관을 바꿨다"라고 훗날 술회한 것처럼 샌디는 강의실에 가기, 넘어졌을 때 밴드 감아주기, 책 읽어주기, 대학원 지원서 써주기 등 헌신적으로 도와준 아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아트는 공감을 보이기 위해 자신을 ‘어둠(Darkness)’이라고 스스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이 함께 뉴욕 그랜드 중앙역에 가게 되었는데 아트가 갑자기 할 일이 생겼다며 샌디를 혼자 넓은 역 한복판에 두고 떠납니다. 그는 학교로 돌아오기 위해 행인과 부딪치고 커피를 엎지르고, 지하철에서 넘어지고 이마까지 찢어집니다. 겨우 학교에 돌아와 교정에 첫발을 디디는데 낯익은 아트의 음성이 들립니다. 사실 아트는 한순간도 샌디의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옆에서 지켜봐 왔던 것입니다. 이 일이 있은 뒤부터 샌디는 시각장애인이지만 독립적인 인물로 성장, 하버드 대학원 박사학위 취득과 함께 전국적인 훌륭한 변호사가 되고, 사업으로도 성공하여 존스홉킨스대 월머아이 인스티튜트 이사장, 대통령 보좌관 등을 역임했고, 매년 전 세계 실명 치료 연구자나 의료팀에게 3백만 달러를 주는 상까지 만들었습니다. 샌디가 대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아트가 샌디에게 전화를 하여 "학교를 그만두고 건축사 대신에 가수가 되기 위해 친구인 폴과 앨범 녹음을 하기로 했는데 필요한 경비가 400불이나 되어서 걱정이야"라고 합니다. 60년 전이니 400달러는 꽤 큰 돈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신혼살림을 위해 준비했던 통장 속 404달러를 탈탈 털어 아트에게 전해 줍니다. 친구의 도움으로 결국 아트는 꿈꾸던 앨범을 발표했고, 바로 그 곡이 20세기 최고의 팝 음악 중 한 곡으로 꼽히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Sound of Silence(적막의 소리)’입니다. 이 곡의 도입부인 ‘Hello Darkness My Old Friend(안녕, 내 오랜 친구 어둠이여)’는 아트와 샌디의 우정에서 영감을 받아 폴 사이먼이 쓴 가사라고 합니다. 얼마 전 자폐 스펙트럼과 천재적 두뇌를 가진 ‘서번트 증후군(석학증후군)’ 신입 변호사의 맹활약을 그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가 매회 가슴에 와닿는 메시지와 감동을 선사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저는 우영우 변호사(박은빈 분)도 관심이었지만 학창 시절부터 로펌까지 늘 우영우 곁에서 소리 없이 조력해준 최수연(하윤경 분)에게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림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라고 진심으로 던지는 대사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샌디 그린버그와 아트 가펑클의 오랜 우정 이야기는 드라마를 뛰어넘어 현실에서 이뤄진 일이어서 더 감동적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지금 주변에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가 되고 있습니까? /민경중 한국외대 초빙교수·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07 13:46

전북교육청·지자체 교육협치 성과 기대한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 그리고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으로 인해 지방소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하다. 민선8기 지역발전의 돌파구를 찾아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할 각 지자체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현안 과제는 당연히 지방소멸 위기 극복이다. 지역의 변화와 혁신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에서 시작돼야 한다. 아동·청소년의 배움과 성장은 이제 학교 울타리를 넘어 그 책임과 역할이 지역사회로 확장되고 있다. 교육여건 악화와 학력격차 문제 등 전북이 안고 있는 교육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과 지자체-지역사회가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학교방역과 긴급돌봄, 원격수업 지원 등의 분야에서 학교와 마을, 교육청과 지자체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또 오는 2025년 전면시행 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교육기관과 지자체-대학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요구에 맞춰 당선인 시절부터 ‘전북교육 협치’를 강조해 온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전북도에 이어 각 시·군과 교육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지난 2일 익산시를 시작으로 6일에는 김제시·완주군과 ‘교육협력 추진체계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안에 전북 14개 시·군 전체와 협약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교육청과 지자체가 지역의 미래를 위해 교육협치를 선언했다는 것은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사실 이전에도 전북교육청은 지자체와의 협치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예산·재정 문제를 놓고 지극히 형식적이고 제한적인 소통에 그쳤을 뿐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주체를 중심에 둔 협업은 기대할 수 없는 구조였다. 오히려 상대측 소유의 부지 및 시설 이용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일도 잦았다. 그러는 사이 전북교육을 둘러싼 불통의 벽은 더 단단해졌고, 기관·조직 간 칸막이도 높아졌다. 지역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와 교육이 살아야 한다. 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 대학이 긴밀하게 소통·협업하는 교육협치 모델을 만든다면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9.07 11:48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