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4 23:38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정치 chevron_right 국제

국제사회 우려 속 이스라엘·이란 충돌 격화…핵협상 결국 취소

이스라엘의 대대적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충돌이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진정 기미 없이 격화하고 있다. 핵·군사 시설 공격으로 포문을 연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로 공습 범위를 확대했고 이란도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나 이스라엘과 이란은 가혹한 응징을 선언하며 공격 강화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15일 예정된 미국과 이란 간 6차 핵협상은 결국 취소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대(對)이란 공격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밤부터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란 석유부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수도 테헤란의 주요 휘발유 저장고를 공격해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테헤란 전역에서 강렬한 폭발음이 이어졌고, 테헤란 주변의 산으로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란 언론들은 남부 걸프해역에 있는 이란 최대의 가스 정제공장 중 하나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도 이스라엘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이란 서부의 지대지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저장고와 발사대가 있는 지하 시설도 공습했다.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100기에 가까운 미사일을 쏘며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던 이란 역시 15일 새벽까지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 영공에 속속 당도하는 가운데 예루살렘 상공은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요격으로 인한 섬광과 폭발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최대 항구가 있는 북부 도시 하이파도 표적이 됐다. 양국은 여차하면 전면적으로 갈 수 있다는 위협을 담은 거친 설전도 이어갔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이뤄질 공격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공격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가 미사일을 계속 발사한다면 테헤란은 불에 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테헤란 제공권을 확보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 방공망 위협을 제거한 첫 공격 덕에 수십대의 비행기가 테헤란 상공을 휘저었다"고 말했다. 반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우방이자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통화하면서 "시오니스트(이스라엘)가 침략을 계속한다면 이란군으로부터 더욱 가혹하고 강력한 대응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돌 격화 속에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은 결국 취소됐다. 이란 IRNA 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통화하면서 "시오니스트 정권의 야만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란과 미국이 협상을 계속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분주하지만 당장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과 우호적 관계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군사 대결을 끝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두고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정세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히면서도 이스라엘의 이란 내 표적 공격이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규탄하면서 중동 정세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고 자제를 촉구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통화하고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 국제
  • 연합
  • 2025.06.15 10:22

이스라엘·이란 이틀째 교전…미, 이스라엘 지키려 군자산 투입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 수뇌부를 폭격한 뒤 양국의 교전이 이틀째 격렬하게 지속됐다.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앞세워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개시하자 미국은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자국 군사자산을 동원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작전과 이란의 계속된 보복이 예상되면서 중동 내 긴장은 최고조로 달했다. 국제사회는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이란과 대리세력의 주요 교역로 봉쇄나 미국의 개입 등 확전 우려 속에 원자재 시장과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거렸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은 이날 밤부터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며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9시께 이란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100여기를 포착해 요격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습은 이튿날인 14일 새벽까지도 약 네 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했다고 밝혔지다. 그러나 텔아비브 도심 일부 건물이 파편 등에 맞아 파괴됐으며 아파트 단지 한 곳도 피해를 봤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란의 이번 보복으로 텔아비브 등지에서 34명이 다쳤으며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이스라엘을 향해 "그들이 일을 시작하고 전쟁을 일으켰다"면서 보복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새벽 이란 전역의 핵시설과 군 수뇌부를 공격한 데 이어 오후에도 계속 전투기를 띄워 이란 공군 기지와 미사일 발사대 등을 공격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군 관료를 포함해 78명이 숨졌고 3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민간인 밀집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해 '레드라인'(위반시 대가를 물어야 할 금지선)을 넘었다면서 재보복을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저녁 영상 메시지에서 이란인이 아닌 이란 정권을 겨냥해 "앞으로 더 많은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의 대규모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에서 일부 방어망이 뚫려 피해가 속출하자 미국도 대응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미군이 이날 밤 이스라엘이 이란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지원했으며 지상과 해상 전력을 동원해 이스라엘 방어를 도왔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은 이란 보복에 대비해 주요 구축함의 전방 이동을 지시했으며, 공군 전투기들도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미국의 안보동맹인 유럽 국가에서도 지원 의사가 뒤따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이스라엘 방어 작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보복의 악순환을 예고한 이란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요청으로 긴급 소집된 이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장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해 야만적이고 범죄적인 공격을 벌였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스라엘 측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 정권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자국 안보를 위해 감행한 공격이었다고 강변했다. 중동정세 혼란의 충격파는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주요국 주가가 무더기로 하락하는 등 시장에도 전달됐다. 이날 국제유가는 전날보다 7%가량 급등했으며, 뉴욕증시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란이 중동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주요국 정상들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잇따라 외교전에 나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3자 전화 통화를 하고 중동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스타머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연속 통화해 외교 해법을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란, 이스라엘 정상과 연달아 통화하며 중재자로 나설 의사를 전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 국제
  • 연합
  • 2025.06.14 13:59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중동은 규탄, 서방은 우려·자제촉구

이스라엘이 13일 새벽(현지시간) 이란 핵 시설 등에 가한 선제공격에 대해 각국 정부의 반응은 엇갈렸다. 중동의 이슬람권 국가들에서도 반응이 통일되지 않았다. 상당수 국가는 이스라엘을 규탄했으나 친미성향 중동 국가 중 일부는 직접적 책임 소재를 거론하지 않으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자제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나토와 유럽 등 서방권에서는 이번 공격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자제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은 형제국인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노골적인 이스라엘의 침략행위를 규탄하고 비난한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고 명백히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협상을 중재해온 오만은 왕명으로 설립된 관영 '오만통신사'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만은 이번 행동을 위험하고 무모한 긴장 고조 행위로 간주하며, 유엔 헌장과 국제법 원칙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으로 본다"고 정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오만은 "이러한 공격적이고 끈질긴 행동방식은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서,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친다"며 "오만 술탄국은 이스라엘이 이번 긴장 고조 행위와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며, 이러한 위험한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확고하고 명확한 입장을 취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외무부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군사 목표로 삼은 것을 가장 강력히 규탄하며 지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위험을 완화하고 충돌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최고의 자제력과 판단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카타르 정부는 관영 카타르통신을 통해 낸 공식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이란의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것이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긴장을 완화하고 외교적 해결에 이르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공격적 정책 패턴의 일환으로 위험하게 확전을 부추기는 행동을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면서 "극도로 위험한 지역 긴장 고조 행위"라고 비판했다. 요르단은 중동 국가들 중 드물게도 이스라엘의 책임을 명시적으로 추궁하지 않고 자국의 안전을 침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요르단은 1994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었으며, 이는 1979년 이집트에 이어 아랍 국가 중 두번째였다. 요르단은 관영 페트라 통신을 통해 배포된 정부 대변인 성명에서 "요르단 왕국은 어떠한 분쟁에서건 전쟁터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국가안보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이며, 국가 안보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시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이슬람권 국가 중 유일하게 핵무기를 갖고 있는 파키스탄의 이샤크 다르 외무장관은 X 게시물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이스라엘의 부당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란 정부와 국민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지역 전체와 그 너머의 평화, 안보,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무슬림 인구 비중이 높으며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인도네시아는 UAE와 비슷한 표현과 내용으로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외무부 성명을 냈다. 서방 측에서는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공동기자회견 중 관련 질문을 받고 "이번 조치는 분명히 이스라엘의 단독(unilateral) 행동이므로 미국을 포함한 많은 동맹들이 긴장 완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크리스테르손 총리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에 따라 긴장이 격화할 수도, 약화할 수도 있다"며 "이미 여러 방식으로 갈등이 심화된 지역이라 더이상은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모든 당사자들이 뒤로 물러나 시급하게 긴장을 완화하도록 촉구한다. 긴장 고조는 이 지역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자제, 평온, 그리고 외교로의 복귀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오전 공격 전에 이스라엘로부터 관련 연락을 받았다며 "양측에 긴장 고조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메르츠 총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독일 내 이스라엘 시설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X 게시물에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자제하고 역내 안정을 해칠 어떤 긴장 고조도 피할 것을 촉구한다"며 다만 "우리는 이스라엘이 어떤 공격에 대해서도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는 "중동에서 매우 달갑지 않은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 오판의 위험이 높다"며 이 지역은 군사행동과 그에 따른 위험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이란의 핵 계획과 탄도미사일 계획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라는 점을 우리는 모두 이해하고 있으며, 당사국들에게 대화와 외교를 우선으로 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달성하기 위한 미국과 이란의 대화 등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군사력의 사용이 이뤄져 깊이 유감"이라며 "(일본) 정부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유엔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명의 성명에서 "사무총장은 중동에서의 어떠한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이든 규탄한다"며 "이란 핵 계획의 지위에 대해 이란과 미국이 대화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핵 시설물을 공격한 사실에 특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은 양측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보여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충돌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은 막도록 요청한다"며 만약 이 지역의 분쟁이 더 심해진다면 감당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
  • 연합
  • 2025.06.13 18:40

미군, LA에 해병대 파견 발표…"연방 인력·재산 보호"

미군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추방 작전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로스앤젤레스(LA)에 해병대를 파견키로 했다. 미 북부사령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주말 동안 경계 상태에 있던 해병대 보병 대대를 활성화했다"며 "제1 해병사단 산하 제7 해병연대 제2 대대의 해병대원 약 700명은 LA 지역에서 연방 인력과 재산을 보호 중인 '태스크포스 51' 아래 운용되는 타이틀 10 병력과 함께 원활하게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부사령부는 태스크포스 51을 미 육군의 북부 비상 지휘소로 소개하면서 "국토 방어 및 국토 안보 작전에서 민간 당국 및 국방부 기관과 협력하기 위해 신속한 동원 능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10'은 대통령이 주(州) 정부의 요청이 없더라도 주방위군이나 연방 병력을 주에 배치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된 연방 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러한 대통령의 권한에 따라 LA 시위 대응을 수행 중인 태스크포스 51에 해병대를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위가 격화하자 시위대를 사실상 폭도로 규정,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2천여명 배치를 명령해 강경 진압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대미투자 촉진 좌담회에서 LA 시위 진압을 위해 주방위군에 더해 해병대까지 보낼 계획에 대해선 "상황을 볼 것"이라고 확답하지 않았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LA에 해병대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법 집행 기관과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수일간 충돌 후에 잠재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국제
  • 연합
  • 2025.06.10 08:58

"美, 주한미군 4천500명을 괌 등 인태 다른 지역으로 이전 검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명을 한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국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현재 한국에 주둔한 미군 약 2만8천500명 가운데 약 4천500명을 미국 영토인 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구상은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려를 위해 준비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WSJ에 전했다. 이 방안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지 않았으며 정책 검토를 진행 중인 고위 당국자들이 논의하는 여러 구상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대변인은 주한미군 철수 검토 보도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만 답했다. 피트 응우옌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WSJ에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입장을 밝히지는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할지가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 주한미군 병력 수준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진지하게 고려할 경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과의 긴밀한 공조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WSJ는 관측했다. 한반도를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새무얼 퍼파로 사령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달 10일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하면 대북 억제력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러시아를 견제할 역량이 약화한다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주장을 확대하며 대만을 위협해온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도 해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에서 뺀 병력을 인도태평양의 다른 지역에 둘 경우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우려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WSJ은 관측했다. 특히 이런 차원에서 괌의 경우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지역과 가까우면서도 중국군이 닿기 어려워 병력을 배치할 중요한 중심지(hub)로 부상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현재 국방부가 수립하는 국방전략(NDS)과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NDS 수립을 지시하면서 미국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억제,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의 비용 분담을 늘리는 것을 우선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NDS 수립을 이끄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미국이 한국을 북한 핵무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확장억제력(핵우산)을 계속 제공하되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방어하는 역할은 한국이 더 주도적으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콜비 차관은 국방부 정책차관에 지명되기 전인 작년에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난 한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의 미군 병력을 중국에 집중하도록 재편하면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한 재래식 방어를 더 부담하게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국제
  • 연합
  • 2025.05.23 07:46

파키스탄, 印 상대 대규모 군사작전 개시…"공군기지 공격"

'사실상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파키스탄이 인도를 상대로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10일 AP통신과 파키스탄 현지 매체 지오TV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은 인도 공격에 대한 직접적 대응으로 '분니얀 울 마르수스'(Bunyan ul Marsoos) 작전을 개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작전명은 이슬람 경전에서 인용했으며 '부서뜨릴수 없는 벽'이라는 뜻이다. 파키스탄군은 작전 초기에 인도 비아스에 있는 브라모스 미사일 저장 시설을 파괴했으며 파탄코드와 우담푸르 공군기지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군은 "'눈에는 눈' 방식 대응으로 파키스탄에 미사일을 발사한 인도 공군기지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앞서 아흐메드 샤리프 차우드리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이날 오전 파키스탄 공군기지 3곳이 인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보복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영 방송을 통해 "인도가 노골적인 침략 행위로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이제 인도는 우리의 대응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파키스탄군 기지를 겨냥한 인도 미사일은 대부분 요격했으며, 공군 자산은 피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샤리프 대변인이 공격받았다고 밝힌 곳 중 하나인 누르칸 공군기지는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 파키스탄군 본부가 있는 라왈핀디에 있다. 그는 인도가 발사한 미사일 일부는 아프가니스탄에 떨어졌으며, 이를 증명할 증거도 있다고 주장했다.

  • 국제
  • 연합
  • 2025.05.10 10:38

트럼프, 푸틴·젤렌스키와 통화…우크라종전협상 즉각 시작 합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중재 노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 정상들과 연달아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고, 이어 이어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알렸다. 그는 "나는 막 푸틴과 길고도 고도로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달러의 위력, 그리고 다른 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명의 죽음을 중단하기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상호방문을 포함,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면서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두 정상이 거의 1시간 30분에 걸쳐 전화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직접 통화한 사실을 러시아 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직전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당국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를 확인한 것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20년 7월 23일이 마지막이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행위를 조속히 중단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고,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14년(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해) 이전의 영토 구획으로 돌아가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두 정상이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장기적인 해결을 이룰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일할 때가 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 중 하나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을 포함해 접촉을 지속하기로 합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초대하는 등 미국 관리들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푸틴과의 통화 사실을 밝힌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는 젤렌스키와 통화하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그에게 (나와 푸틴의) 대화 내용을 알리고,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적었는데 실제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가 끝난 뒤 이번 통화에 대해 "아주 잘 진행됐다. 그(젤렌스키)는 푸틴처럼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오는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고 전한 뒤 "나는 그 회의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되길 바란다"며 "이제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됐다"고 밝혔다. 뮌헨안보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는데,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나리오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화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평화를 달성할 기회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고, 팀 차원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논의했으며, 드론을 비롯한 첨단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의 기술적 역량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대화 내용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과 트럼트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략을 막고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해냅시다(let's get it done)"라고 적었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수감자 맞교환을 진행하며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 협상 시작에 합의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서도 종전 및 평화 구축에 대한 호응을 끌어냄에 따라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논의 및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수감자 교환 문제, 중동 정세, 이란의 핵 프로그램, 양국 간 경제 관계 등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상대국에 수용된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마약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전(前) 주러 미국대사관 직원 마크 포겔이 석방돼 전날 미국에 도착한 가운데 미국은 자국에 수감 중인 러시아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드르 빈니크를 석방하기로 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 국제
  • 연합
  • 2025.02.13 08:18

트럼프 "미국이 가자지구 소유해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싸우다 휴전에 합의한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기간 관리·개발하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지역에 재정착시켜야 한다면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할 것(take over)"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며 현장의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다른 무기의 해체를 책임지고, 부지를 평탄하게 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미군을 보낼 것이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그 곳을 장악하고 개발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며 이것은 중동 전체가 매우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어떤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가자지구를 개발하면 "중동의 리비에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슨 권한으로 가자지구를 장악하겠냐는 질문에는 "난 이것을 여러 달 동안 매우 긴밀히 연구했고, 모든 다른 각도에서 봤다"면서 "중동의 다른 나라 정상들과 대화했고 그들도 이 구상을 매우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영구 점령을 의미하냐는 질문에 "난 장기 소유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난 이게 중동의 그 지역, 어쩌면 중동 전체에 큰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두 국가든, 한 국가든, 어떤 다른 국가든 그것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이는 삶을 살 기회를 한 번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삶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답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게 한다는 구상으로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지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로 돌아가면 수십년간 계속된 폭력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이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 다른 국가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제
  • 연합
  • 2025.02.05 10:43

트럼프, 美대선 승리선언…"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종합)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대선 다음날인 6일 오전 2시30분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여러분의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나라가 치유되도록 도울 것"이라며 "우리는 국경을 고칠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밤 우리가 역사를 만든 이유가 있다"며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미국 국민을 위한 장대한 승리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0분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 요건인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 가운데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승리 선언은 경합주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외에도 최대 승부처였던 펜실베이니아를 이기면서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모든 주에서 개표가 완료됐을 때 자신이 확보할 선거인단 수를 최소 315명으로 예상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무대에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비롯한 가족,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부부, 캠프 참모들이 함께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 국제
  • 연합
  • 2024.11.06 17:07

美폭스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 선출…277명 확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6일 보도했다. 친트럼프 성향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는 방송 자막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선거인단 과반인 277명을 확보해 해리스 부통령(226명)을 따돌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며 플로리다주 축하 행사장에 모인 인파의 모습을 방송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도 "트럼프가 두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돼 이뤄질 것 같지 않던 복귀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더힐은 미국의 선거전문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와 알래스카주에서 승리하며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정확히 확보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DDHQ의 트럼프 대선 승리 전망을 보도했다. 권위있는 조사전문업체 에디슨 리서치는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것으로 봤으나 아직 대선 승리는 예측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선의 승리를 판정하는 역할을 자부해온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248명을 확보해 해리스 부통령(214명)에 앞서고 있다며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이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 국제
  • 연합
  • 2024.11.06 16:28

[美대선] 유권자 선택만 남았다…선거결과 승복에 美민주주의 명운 달려

미국 제47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본투표가 5일 오전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부터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건곤일척의 승부가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유권자들의 한 표 행사로 결판나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뒤 공화당 경선을 거쳐 세 번째로 대선에 도전하게 된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지난 7월 21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자의반 타의반' 후보직 사퇴 이후 당내 경선없이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이어받아 대권 도전에 나섰다. 두 후보가 차기 백악관 주인 자리를 두고 본격 대결한 기간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일인 지난 7월 21일부터 계산하면 100여일 정도다. 본투표는 전통적으로 '자정 투표'를 해온 뉴햄프셔주 북부 작은 산간 마을 딕스빌노치 등에서 5일 0시에 가장 먼저 시작된다. 일반적인 투표 시간은 주별로 다르며 대부분 오전 5∼8시부터 투표를 시작해 오후 7∼9시 사이에 마감하게 된다. 진보 성향의 유색인종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과, 보수 색채가 강한 백인 남성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선 후보들보다도 뚜렷하게 대비되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판이하게 다른 두 후보는 대척점에 서서 양극단으로 갈라진 지지층을 최고조로 결집시키면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초박빙의 대결을 펼쳐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통적인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 회복 및 수호, 여성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보호, 서민이나 중산층 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세 규합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난과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 급증 등 바이든 정부 국정 난맥상을 거칠게 공격하면서 보수층뿐 아니라 생활고에 지친 유권자의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두 후보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도 극명하게 다른 인식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 대권의 향방은 북한군 파병으로 시끄러워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등 친이란 대리세력 간에 전쟁과 같은 무력충돌로 이어지고 있는 중동 상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두 후보 간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비롯한 유럽은 물론 한반도 정세가 엄청난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아울러 이번 대선은 미 의회의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의회 권력 재편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줄곧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던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가 뚜렷이 나타나는 등 막판까지 대선 판세는 요동쳐왔다. 특히 대선의 승패를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데다 10월 말 양 진영 모두에서 '쓰레기' 발언 등 막말과 실언이 터져 나오면서 막판 표심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이날 투표가 마무리되더라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승부를 결정짓는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역대급 초박빙 접전구도로 흘러온 만큼 투표함을 모두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대선보다는 못 하지만 사전 투표 유권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개표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플로리다대학 선거연구소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4일 오전11시 기준으로 전체 등록유권자 약 1억6천만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7천82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애리조나의 경우 우편으로 사전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아 개표 완료 및 집계까지 최장 13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또 일부 경합주의 경우 두 후보 간 격차가 0.5∼1.0% 미만일 경우 자동으로 재검표가 진행되거나 후보자 혹은 유권자의 요구에 따라 재검표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투표 결과 확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특정 후보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조기에 확보하거나 압도적인 표차로 승부를 가르면 문제가 없겠지만,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당선인 공백'이 길어지면 미국 사회가 재차 극심한 분열과 대혼란에 빠져들 가능성도 농후하다. 아울러 재검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정선거 주장이 또 나올 수도 있고, 패배한 후보 측에서 소송전을 벌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승부가 결정되기 전에 승리 선언을 하거나, 자신이 패하는 결과가 나오면 또다시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는 이미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수 19명으로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핵심 승부처가 된 펜실베이니아에서 일부 선거 절차를 '사기'라고 문제 삼으면서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선거 불복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도 우편을 통한 사전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뒤 불복을 선언하고 저항을 선동, 결국 2021년 1월 6일 극렬 지지자들이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점거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 공략에 집중, 총력전을 펼친 뒤 마지막날 유세를 마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낮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레딩, 앨런타운,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다. 대도시인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세컨드 젠틀맨'인 남편 더그 엠호프가 함께하며 특히 피날레 유세인 필라델피아 유세에선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도 함께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4차례의 유세 가운데 2차례를 펜실베이니아에 할애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오전에 유세를 벌인 뒤 펜실베이니아로 넘어가 레딩과 피츠버그에서 유세를 가지며 마지막으로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그랜드래피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도 마지막 유세를 펼친 곳이다.

  • 국제
  • 연합
  • 2024.11.05 07:58

체코 반독점당국, '한수원 원전 계약' 일시 보류

체코 반독점 당국이 자국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사업 계약을 일시 보류 조치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 관계자는 AFP에 "EDF(프랑스전력공사)와 웨스팅하우스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선제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체약 체결을 보류하는 예비적 조치가 이 경우 표준적 절차"이며 "이 문제를 어떻게 결정할지 시사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쟁사들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한수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사업을 발주한 체코전력공사(CEZ)는 로이터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부터 관련 법률을 준수했다고 확신한다"며 당국의 이번 조치가 입찰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 정부는 지난 7월 두코바니 원전 추가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하고 내년 3월까지 최종계약을 맺기로 한 바 있다. 우선협상 대상인 두코바니 2기 이외에 기존 테멜린 원전에 2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체코 정부 계획이 확정되면 이 역시 한수원이 우선협상 대상자가 된다. 총 사업비가 24조원대로 추산되는 이 사업에서 한수원은 설비용량이 1.0GW인 APR1000 모델을 수출할 계획이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엔 같은 한국전력 그룹사인 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미국 업체 웨스팅하우스와 EDF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각각 체코 반독점 당국에 이의 신청을 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자사가 특허권을 가진 원자로 설계기술을 활용했으며 자사 허락 없이 제3자가 이 기술을 사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도 한수원이 자신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소송 중이다.

  • 국제
  • 연합
  • 2024.10.31 07:52

이스라엘, 이란 군사 시설 보복 공격…중동 갈등 중대 기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예고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중동 정세가 또 한 번의 중대 기로를 마주하게 됐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내고 "몇 달 동안 이어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IDF는 "이스라엘은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이란과 그 대리 단체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작년 10월 7일 이후 끊임없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왔다"고 규탄했다. 이에 앞서 이란 국영 TV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수도 테헤란과 인근 카라즈 시에서 수차례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잇달아 보도했다. 이란 정보당국 관리는 국영 TV에서 "큰 폭발음은 이란의 대공 방어 시스템이 작동한 데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현재까지 이란의 어떤 군사 시설이 공격받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 CBS 방송은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의 공격이 핵이나 석유 시설이 아니라 군사 시설에 제한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직전 해당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25일 만에 단행된 것이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의 보복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대응 공격 방침을 확인하고 재보복 시기와 방식을 숙고해 왔다. 특히 미군이 전날 독일에 있던 F-16 전투기를 중동으로 이전 배치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재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양국은 지난 4월에도 한 차례씩 공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지난 4월 13~14일 드론 170여기와 순항 미사일 30기, 탄도 미사일 120여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같은달 19일 이란의 핵시설이 위치한 중부 이스파한을 공격, 재보복에 나섰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의 이날 공격과 관련,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이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지만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을 희망하며, 이에 따라 추가적인 보복 공격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 국제
  • 연합
  • 2024.10.26 09:38

이스라엘, 가자지구 맹폭 지속…"어린이 13명 포함 72명 숨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한 뒤에도 이스라엘이 공세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선 다시 사망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 병원 당국자들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72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이 재개된 가자지구 북부의 경우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현황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짚었다.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 유니스에선 일가친척 사이인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최소 38명이 이날 새벽 떨어진 이스라엘군의 폭탄에 목숨을 잃었다. 이날 공격으로 올해 17살과 15살이 된 형제자매를 잃었다는 살레 알파라는 가족이 안전한 건물 안쪽으로 몸을 피하려는 찰나 직격탄이 떨어지면서 건물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AP 통신 인터뷰에서 "난 형제들과 아버지가 올 때까지 비명을 질렀고, 그들은 날 꺼내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난 누가 어떻게 됐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배포한 성명에는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던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을 공습과 포격으로 죽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때 하마스의 본거지였던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야 난민촌도 이날 공습을 받았지만, 인터넷과 전화가 모두 차단된 까닭에 사상자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발리야 난민촌 출신의 알자지라 방송 기자 아나스 알샤리프는 전날 오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대규모 폭격으로 11개 건물이 무너지면서 총 15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잔당 소탕을 명분으로 이달 6일 가자지구 북부 일대에 2개 여단 규모의 병력을 투입했고 현재는 자발리야 난민촌을 포위한 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이곳을 찾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자발리야가 함락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발리야에 가자지구 북부의 마지막 하마스 여단이 숨어있다면서 이들을 완전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또다시 막대한 수의 민간인이 희생될 것이라며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유엔은 자발리야 난민촌과 주변 지역에 약 5만명의 주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북부가 이번 전쟁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직면했다고 믿는다면서 "이곳에서 이스라엘군은 사실상 전체 주민을 폭격과 포위, 기아 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가자 북부의) 상황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 나빠지고 있다. 우리는 '잔혹 범죄'(atrocity crime)에 해당할 수 있는 것들에 직면했고, 여기에는 잠재적으로 '반인도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로 확장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 가운데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장기간 교착상태였던 휴전 협상을 내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영구적 휴전보다는 12일짜리 임시휴전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 국제
  • 연합
  • 2024.10.26 09:37

정부, 우크라에 방어용→공격용 단계 지원…어떤 무기 거론되나

정부가 북한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파병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단계적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어떤 무기체계가 고려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앞으로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 지원도 고려할 수 있고, 그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무기)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어용 무기를 지원 대상으로 우선 고려하겠지만, 사태 추이에 따라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차원의 군수 물자를 제공했고 미국에 155㎜ 포탄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간접적으로 돕는 형태였지만, 북한의 파병이라는 급변 상황으로 방침이 달라진 것이다. 방어용 무기로는 우크라이나에 요긴할 방공 자산에 해당하는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이 지원 가능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한국의 방공 체계 지원을 희망한다고 전해졌다. 천궁은 주로 전투기를 요격하는 '천궁-Ⅰ'과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천궁-Ⅱ'가 있다. 천궁-Ⅱ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도 도입을 결정해 물량이 부족한 까닭에 방공체계 지원이 결정된다면 천궁-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격용 무기로는 155㎜ 포탄이 유력한 지원 대상으로 꼽힌다.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전황 특성상 포병 전력이 우크라이나에 절실하며, 155㎜ 포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 무기체계와도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제공 방식은 미국 수출 등 우회적 경로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러시아와 북한의 결탁이 더욱 노골화한다면 우크라이나로의 직접 지원도 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5㎜ 포탄을 사용하는 국산 K9 자주포가 우크라이나로 건너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K9과 함께 한국 재래식 무기체계의 대표 주자인 K2 전차 또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다. 단순 지상전 차원을 넘어서는 무기들도 거론된다.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는 개발이 마무리돼 올해 말부터 전력화 착수가 예정됐다. '우레'라는 제식 명칭이 붙은 KTSSM은 지하 갱도 진지 파괴 목적으로 국내 개발돼 지하 수m를 관통할 수 있고 사거리 180여㎞에 원형공산오차(CEP) 5m 안팎의 정밀도를 자랑한다. 국산 다연장 로켓(MLRS) 천무는 239㎜ 유도탄, 227㎜ 무유도탄, 130㎜ 무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다. 227㎜ 무유도탄의 경우 1기에 자탄 900여 발을 탑재해 축구장 3배 면적을 한 번에 타격할 수 있다. 정부는 무기 지원과 별도로 전장에 파병된 북한군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 현지에 모니터링단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한 특수부대의 전술과 전투력 등을 모니터링하는 요원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 모니터링단은 적 전술을 연구하는 군인·군무원 등 군사요원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아울러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거나 탈출하게 되면 이들을 신문할 수 있는 요원도 모니터링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주로 정보사령부 등 정보 분야에서 북한 관련 업무에 종사해온 인원들이 우선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첩사령부와 같이 북한군 인원으로부터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요원, 나아가 북한군 전술·전략을 분석할 작전 분야 인원의 파견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은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이스라엘에도 모니터링단과 유사한 형태로 이미 소수 인원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하마스의 기습 상황에 대응했던 이스라엘군의 대비 태세와 대처 방안, 하마스가 사용했다고 알려진 북한제 무기들의 특성과 성능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고 알려졌다. 북한은 우리의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유사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11군단(폭풍군단) 병력 1만2천여명을 우크라전에 파병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사시 후방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폭풍군단의 작전 및 전술을 연구하면 우리 군이 방어 전술을 세우는 데 유용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 국제
  • 연합
  • 2024.10.22 16:28

中, 5개월만에 대만 포위훈련…랴오닝 항모 전단도 배치(종합3보)

중국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에서 나온 '양국론'을 문제 삼아 14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육군·해군·공군·로켓군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은 대만을 에워싸는 6개 블록 형태로 펼쳐졌으며 중국군 군용기 125대와 함께 항공모함 랴오닝호 전단도 배치됐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리시 대변인은 이날 오전 5시(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14일 동부전구는 전구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해협과 대만 섬 북부·남부, 섬 동쪽에서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 대변인은 "군함과 항공기가 여러 방향에서 대만 섬에 접근하고, 각 군 병종이 합동 돌격할 것"이라면서 "이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의 '독립' 도모 행동에 대한 강력한 충격과 공포(震懾)"라고 강조했다. 리 대변인은 오후에는 중국 최초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항모의 정확한 위치는 불분명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중국 해경도 이날 오전 류더쥔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해경 2901·1305·1303·2102 편대가 대만 주변 해역에서 순찰한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섬을 통제하는 실제 행동"이라고 밝혔다. 대만과 인접한 중국 동남부 푸젠성 해경은 이와 별도로 대만 관할인 둥인다오(東引島)와 마쭈다오(馬祖島) 부근 해역에서 검증·식별, 선박 승선 검사, 통제, 퇴출 등을 포함한 '종합 법 집행·순찰'을 실시한다고 했다. 중국은 이날 훈련이 지난 10일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한 라이 총통의 건국기념일 기념 연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대만 인근에서 역대 하루 최대인 125대의 중국군 항공기가 탐지됐다고 밝혔다. 또 중국군 함정 17척을 탐지했다고 덧붙였다. 중국군은 훈련 실시 발표 이후 13시간 만인 이날 오후 6시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알렸다. 리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14일 동부전구는 '연합 리젠-2024B 연습'의 각 과목을 원만하게 완료했다"며 "전구 부대의 일체화 연합 작전 능력을 전면 검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구 부대는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훈련과 전투 준비를 지속 강화하고, '대만 독립' 분열 행위를 단호히 좌절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 훈련은 2022년 이래 네 번째다. 중국군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대만을 둘러싸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였고, 작년 4월에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당시 미 하원의장 회동을 이유로 재차 대만 포위 훈련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20일 라이 총통 취임 연설을 문제 삼아 취임 사흘 만인 23일부터 이틀 동안 대만 포위 '연합 리젠-2024A 연습'을 했다. 이날 CCTV가 공개한 훈련 배치도를 보면 2022년 8월, 작년 5월 훈련 영역 중 일부 겹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새로운 장소를 '개척'하는 형태다. 전개 병력과 대만 주요 도시의 거리도 차츰 가까워지고 있다. 올해 5월 훈련 당시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 본섬에서 24해리(약 44.45㎞)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훈련 개시 발표 직후 "비이성적 도발"이라고 규탄하며 "'국군 상시 전투대비 시기 돌발 상황 처치 규정'에 따라 적절한 병력을 보내 대응했다"고 밝혔다. 또 라이 총통은 "나는 국경일 연설에서 대만은 중국과 방역 등 영역에서 협력하고 평화·공동번영을 추구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며 자신의 발언이 '독립'이 아닌 '협력'에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국제 사회 기대에 부응해 대만과 함께 국제적 책임을 지고 지역·세계의 평화·안보·번영에 공헌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만 외교부 역시 "라이칭더 총통이 국경일 연설에서 중국에 선의를 표명하며 평화·안보·번영을 함께 지키자고 호소한 무렵, 중국은 고집스레 군사 훈련으로 대만 인민을 협박하며 대만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려 한다"며 "세계 각국이 권위주의적 중국 확장의 본질을 똑똑히 인식하고 실제 행동으로 민주 대만을 지지해주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도 우려를 표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자제력을 보이라고 촉구했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우리나라(일본)가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교도 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대만 포위훈련 개시 이후 방위상과 외무상을 만나 자신이 주장해 온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상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섞일 수 없는 것"이라며 외부 비판을 일축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이날 대만의 사설 예비군 훈련기관인 '헤이슝(黑熊·흑곰)학원 관계자 2명이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라며 처벌·제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국제
  • 연합
  • 2024.10.14 21:43

노벨 경제학상 '국가간 빈부차' 연구 아제모을루 등 3인(종합2보)

올해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는 국가 간 불평등 연구에 기여한 다론 아제모을루(57), 사이먼 존슨(61), 제임스 A. 로빈슨(64) 등 3인에게 돌아갔다. 튀르키예 태생인 아제모을루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로, 2005년 '예비 노벨 경제학상'으로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는 등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돼온 경제학자다. 영국 태생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존슨은 현재는 MIT 교수이다. 역시 영국 출신인 로빈슨은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로 미국 시카고대 교수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4일(현지시간) "제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경제적)번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인정해 이들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야코브 스벤손 왕립과학원 경제과학상 위원장은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상자들은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제적 번영에 미치는 요인으로서 정치·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해왔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다른 국가는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국가 간 빈부의 격차는 왜 좁혀지지 않는지에 천착했고, 국가의 경제성장과 정치·사회 제도 간의 상관관계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들은 한때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의 경제적 성과가 식민지 시대 당시 도입된 제도에 따라 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식민지 시절에 가난했으나 포용적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점차 부를 일궜고, 그렇지 않은 국가는 여전히 가난한 상태로 남았다는 점에서 국가가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포용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립과학원은 "수상자들은 무엇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제적 번영에 미치는지에 대한 혁신적 연구에 기여해왔다"며 "제도가 번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그들의 통찰은 민주주의와 포용적 제도를 지지하기 위한 노력이 경제 발전 촉진에 중요한 진전 방향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아제모을루와 로빈슨이 공동 집필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년)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추천도서로 꼽은 바 있다. 아제모을루 교수와 존슨 교수는 '권력과 진보'를 공저했다. 지난해 발표한 이 책에서 이들은 기술의 발전이 번영으로 직결되지는 않으며 엘리트층의 경제·사회·정치적 선택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후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쁘다.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학회에 참석하고 있던 아제모을루 교수는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우리 연구가 민주주의를 옹호한다고 광범위하게 말할 수 있지만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더 권위주의적인 성장"은 종종 더 불안정하고 덜 혁신적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교수는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놀랍고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최근 연구가 "기술에 대한 통제, 특히 최첨단 신기술에 대한 것"이었다며 "누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포용성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또한 "진정한 포용적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벨 경제학상은 1901년부터 시상된 다른 5개 부문과 달리 1969년부터 수여돼왔다.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지난 7일 생리의학상부터 이날 경제학상까지 올해 수상자 발표를 모두 마쳤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8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됐다. 9일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39) 연구원이 받았다. 10일 발표된 문학상은 한국 소설가 한강에게 주어졌다. 한국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사상 처음이다. 11일 평화상은 반핵 운동을 펼쳐 온 원폭 생존자 단체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히단쿄)에 돌아갔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열린다.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상금 1천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3천만원)가 전달된다.

  • 국제
  • 연합
  • 2024.10.14 21:40

[노벨문학상]노벨상 수상 후 반나절 만에 13만부 판매…서점가 '한강의 시대'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후 한강의 작품이 서점가를 독식하고 있다. 출판계의 기대를 모았던 유발 하라리의 신작, 베스트셀러를 장악했던 각종 트렌드 서적도 노벨문학상 위력에 밀려 주춤한 모양새다. 한강의 작품은 수백에서 수천 배의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양대 서점에서만 13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독주하고 있다. ◇ 하라리 신작, 트렌드코리아 꺾고 서점가 장악 조짐 한강의 작품은 전날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부터 판매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상 후 반나절 정도가 지났음에도 교보문고에서만 6만부, 예스24에서는 7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물량이 부족해 대부분 예약판매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주문해도 못 받는다는 얘기다. 교보문고는 11일 오전 실시간 베스트셀러 1~9위까지가 모두 한강 작품이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희랍어 시간'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채식주의자 개정판' 등이다. 이 가운데 1~7위까지는 재고가 소진돼 모두 예약 판매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한강의 작품 판매는 전날에 견줘 노벨상 수상 후 451배나 증가했다고 교보문고는 전했다. 예스24 상황도 비슷하다. 예스24의 실시간 베스트셀러 순위 1~10위까지를 모두 한강의 작품이 수놓았다. '소년이 온다'가 1위, '채식주의자'가 2위, '작별하지 않는다'가 3위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소년이 온다'는 전일 대비 784배, '채식주의자'는 696배, '작별하지 않는다'는 3천422배로 판매가 폭증했다. '톱3'라 할 수 있는 '소년이 온다'는 2만8천부, '채식주의자'는 2만6천부, '작별하지 않는다'는 2만3천부가 팔렸다. 예스24 관계자는 "너무 많이 팔려서 톱3밖에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작품이 전반적으로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알라딘도 어제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한강의 소설과 시가 1~8위를 차지했다. 2008년부터 교보문고에서 베스트셀러를 전담한 김현정 베스트셀러 담당은 "이처럼 빠른 속도로 판매되는 사례는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 이후 처음"이라며 "그때는 한종에 그쳤지만, 지금은 한강 작품 전체로 판매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재고 소진으로 예약판매…물량 확보에 '총력' 급격하게 쏠리는 주문 탓에 재고도 이미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 일부 책들은 재고가 떨어져 출판사의 증쇄를 요청한 상태다. 예스24 관계자는 "'소년이 온다'는 월요일에 입고가 되고 '채식주의자는 수요일에 들어올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예측할 수 없다. 주문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강의 책을 지금 당장 사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책이 예약판매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교보문고 등 다른 대형 서점도 마찬가지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낸 창비와 '디 에센셜 한강'과 '작별하지 않는다' '흰' '검은사슴' '희랍어시간' 눈물상자' 등 한강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문학동네도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벨문학상' 특수 속에 각 서점은 사이트에 한강 노벨상 수상 관련 특별코너를 만들어 홍보하고 나섰다. 교보문고는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코너를 마련해그의 전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스24도 '한강, 2024 노벨문학상 수상' 코너를 통해 작가의 이전 인터뷰 내용과 노벨문학상 선정 심사평 등을 소개했다.

  • 국제
  • 연합
  • 2024.10.11 14:48

[노벨문학상]한승원 "딸 한강은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85)은 11일 "너무 갑작스러웠다. 당혹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작가는 이날 오전 자신의 집필실인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산 토굴' 앞 정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소감을 제대로 들으려면 잘못 찾아왔다. 나는 껍질이다. 알맹이(한강 작가)를 찾아가야 제대로 이야기를 듣지…"라면서도 수상 소식을 접한 순간을 풀어놨다. 한 작가는 "(딸에게) 창비, 문학동네, 문지 셋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출판사에서 장소를 마련해 기자회견을 하라고 했는데 (딸이) 그렇게 해보겠다고 하더니 아침에 생각이 바뀌었더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전했다. 한 작가는 딸의 수상에 대해서는 "당혹감에 사로잡혔다. 즐겁다고 말할 수도 없고, 기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늙은 작가나 늙은 시인을 선택하더라. 우리 딸은 몇 년 뒤에야 타게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며 "어제도 (발표 일정을) 깜빡 잊고 자려고 자리에 들었다가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기자로부터 전화로 수상 소식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한 작가는 이 기자에게 "무슨 소리냐, 당신 혹시 가짜뉴스에 속아서 전화한 것 아니냐"고 말하며 반신반의했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신춘문예에 등단한 '붉은 닻'은 제목·첫 문장부터 환상적인 아름다움의 세계를 그리고, '소년이 온다'는 시적이고 환상적인 세계를 다루고 있고, '작별하지 않는다'도 환상적인 리얼리즘 분위기로 끌고 간다고 한 작가는 딸의 작품을 치켜세웠다. 한 작가는 "심사위원들이 아름다운 문장이라든지, 아름다운 세계를 포착했기 때문에 한 세대 위가 아닌 후세대(젊은 작가)에게 상을 줬다"며 "그러니까 우리 강이한테 상을 준 것은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제대로 사고를 친 것이다"고 기뻐했다. 딸에게 소설 쓰는 법을 따로 가르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 작가는 "딸한테 방 하나를 따로 줬는데 한참 소설을 쓰다가 밖에 나와보면 딸이 안보였다"며 "이 방, 저 방 다녀서 찾고 그랬는데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공상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고교때 한글날 글짓기에서 텔레비전을 '말틀'이라고 부르겠다고 표현해 상을 받은 게 한강의 유일한 학창 시절 수상이었다는 일화도 전했다. "한강은 어떤 딸이냐"는 질문에 한 작가는 "효도를 많이 한 딸"이라며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딸을 승어부(勝於父)라고 하는데 나는 평균치를 약간 넘어선 사람이다. 평균치를 뛰어넘기도 힘든데 평균치를 뛰어넘은 아버지나 어머니를 뛰어넘은 아들, 딸은 더욱더 훌륭한 것이다"고 말했다. 작가 한강을 한문장으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 시험문제를 내느냐"며 웃고는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로 정의했다. 한 작가는 "(딸이) 여려서 큰일을 당하면 잠을 못 자고 고민한다"며 "어젯밤에도 새벽 3시에나 잠을 잤다고 한다. 몸이 건강해야 소설을 끝까지 쓸 수 있다"고 부정(父情)도 감추지 않았다. 한 작가는 1968년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냈다. 고향인 전남 장흥에 2000년대 초반 내려와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부녀는 이상문학상을 2대에 걸쳐 수상한 진기록의 주인공이다.

  • 국제
  • 연합
  • 2024.10.11 14:46

[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속 서늘하고도 뜨거운 시적 문장들

소설가 한강의 문장들은 유려하고도 시적이다. 산문 장르인 소설 속의 문장이지만 아무 데나 펼쳐 한 대목을 툭 끊어 낭송해보면 그 특유의 리듬감에 운문인 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격동의 역사를 살아낸 사람들의 끝 간데없는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아프게 표현한 문장들을 역설적으로 시의 한 구절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건 작가의 이력과도 관련이 있다. 한강은 1993년 문단 데뷔를 시로 먼저 한 뒤 이듬해 소설로 방향을 틀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주로 소설을 써왔다. 한강의 시적인 문장들은 외국어로 번역하기가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강이 가진 고유의 탁월한 문학성에다가 재능 있는 번역가들의 질 높은 번역이 더해지면서 이런 언어적 장애물은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게 됐다. 스웨덴 한림원도 노벨문학상 선정 사유를 밝히며 한강의 특별한 문장과 스타일에 주목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들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면서 한강이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한강의 소설들과 시집에 담긴 서늘하고도 뜨거운 문장들을 소개한다. ▲ 작별하지 않는다(2021년·문학동네) "총에 맞고, 몽둥이에 맞고, 칼에 베여 죽은 사람들 말이야. 얼마나 아팠을까? 손가락 두 개가 잘린 게 이만큼 아픈데. 그렇게 죽은 사람들 말이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몸 어딘가가 뚫리고 잘려나간 사람들 말이야."(57쪽) "이상하다, 살아 있는 것과 닿았던 감각은. 불에 데었던 것도,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데 살갗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전까지 내가 닿아보았던 어떤 생명체도 그들만큼 가볍지 않았다."(109쪽)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 뒷머리도, 어깨도, 등도 이어서 쓰다듬었어.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311쪽) ▲ 소년이 온다(2014년·창비)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102~103)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213쪽) ▲ 채식주의자(2007년·창비)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 (중략) 이 모든 것을 고요히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가 어떤 성스러운 것, 사람이라고도, 그렇다고 짐승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식물이며 동물이며 인간, 혹은 그 중간쯤의 낯선 존재처럼 느껴졌다."(128쪽) "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그녀는 놀랐다. 사실이었다.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 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량한 인간임을 믿었으며, 그 믿음대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성실했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락한 가건물과 웃자란 풀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237쪽) ▲ 흰(2016년·난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39쪽) "얼굴로, 몸으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을 거슬러 그녀는 계속 걸었다. 알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일까,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64쪽) ▲ 검은 사슴(1998년·문학동네)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자랐고, 바로 그 어둠으로 인하여 나는 조금씩 강해졌다. 그 신령한 푸른빛에 익숙해지면서 어린 나는 투정하거나 심심함을 호소하는 대신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것을 멈출 때 비로소 평화를 얻게 된다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321쪽) "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외로움은 내 집이었고 옷이었고 밥이었다. 어떤 종류의 영혼은 외로움이 완성시켜준 것이어서, 그것이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허물어지고 만다."(431쪽)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년·문학과지성사) "그날에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내가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 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시 '서울의 겨울 12'에서)

  • 국제
  • 연합
  • 2024.10.11 14:36
정치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