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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무섭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인구감소는 단순히 숫자의 줄어듦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기억이 담긴 물리적 공간이 해체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건축사는 이제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 건축사는 지역의 생존 전략을 세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내는 ‘공간기획자’가 돼야 한다. 과거의 건축이 개발 중심의 ‘채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건축은 달라졌다. 이제 건축사는 ‘어떻게 남기고,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유휴 공간의 재활용 또는 재해석을 통한 ‘공간의 재생’이다. 지역에 남겨진 폐교나 소규모 공공시설물은 지방소멸의 첫번째 징후이다. 많은 지자체가 오래된 보건소, 파출소 등의 유휴 자산을 철거하고 주차장으로 만드는 데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건축사는 그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봐야 한다. 오랜 시간 지역을 지켜온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복합문화공간으로 계획하거나 현대적 인테리어를 결합해 레트로 감성의 숙박시설로 재해석 할 수 있다. 이때 공간은 다시 생명력을 얻는다. 둘째, 무너진 공동체를 잇는 ‘사회적 거점’의 형성이다.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는 커뮤니티의 붕괴다. 기존의 정형화된 마을회관과 경로당에서 벗어나 건축사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공유 주방’, ‘마을 도서관’ 등의 새로운 공간을 계획하여야 한다. 건축사가 고민하여 설계하는 동선 하나, 창의 크기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끈끈한 가교가 될 때 공동체는 비로소 회복된다. 셋째,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르는 ‘맞춤형 정주 환경’의 구축이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채 대도시의 아파트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자원 낭비일 뿐이다. 지역의 특수성과 고령층의 생활 양식을 반영한 ‘케어 안심 주택’ 등 대안적 주거 모델이 정착되어야 한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실질적인 인구 유입의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지방소멸 시대의 건축사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을 넘어 ‘지역의 시간을 연장하는 사람’이다. 특히 지역건축사는 누구보다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이다. 지방소멸이라는 현실앞에 지자체와 협력하여 무분별한 신축보다 지역주민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지역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건축사의 전문성과 깊은 통찰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결합될 때, 소멸의 위기는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 권세란건축사 (전북특별자치도건축사회 / 꿈꾸는 건축사사무소)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섭취하고 알레르기 발생, 치아 손상 등의 위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서 확인됐다.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 상품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섭취 시 호흡곤란 등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어 한국소비자원이 관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두바이 쫀득 쿠키 관련 위해정보는 총 23건이었다. 이 중 16건은 ‘식품 섭취에 의한 위험 및 위해’, 7건은 ‘이물질 혼입’이 위해 발생 원인으로 나타났다. 해당 디저트를 섭취한 후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한 경우가 47.8%(11건)로 가장 많았고, 소화계통 장애 21.7%(5건), 이물질 혼입으로 인한 치아 손상 17.4%(4건), 단순 이물질 발견 8.7%(2건), 이물질로 인한 구강 내 출혈 4.4%(1건) 순이었다. 두바이 쫀득 쿠키는 밀, 우유, 견과류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섭취 시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관련 고시**에 따르면, 식품은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 판매 시에도 알레르기 유발물질, 소비기한 등 상품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판매처는 상품정보를 미흡하게 표시하고 있어 꼼꼼히 살펴본 후 구매할 필요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이 두바이 쫀득 쿠키 40개 제품의 온라인 판매페이지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가 미흡하거나 표시하지 않은 곳이 67.5%(27개)로 절반 이상이었다. 소비기한은 87.5%(35개), 원산지는 40.0%(16개)의 판매처가 표시가 미흡하거나 표시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두바이 쫀득 쿠키는 원재료 특성상 제작 과정에서 견과류 껍질이나 딱딱하게 뭉친 원재료(카다이프 등)가 혼입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치아 파절 등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섭취 시 조심해야 한다. 두바이 쫀득 쿠키는 인기에 힘 입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인이 영업 신고 없이 식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카페 등에서 구매한 식품을 타인에게 재판매하는 것은 관련 법*상 금지되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두바이 쫀득 쿠키 섭취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섭취 전 알레르기 유발물질, 소비기한 등을 확인할 것 △섭취 시 이물이 혼입되지 않았는지 주의할 것 △정확한 상품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품 구매는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은 ‘두바이 쫀득 쿠키 온라인 판매 시 주의사항’을 제작해 사업자정례협의체*를 통해 판매업체들에 배포할 계획이다. 두바이 쫀득쿠기 관련 피해가 발생한 경우, 전북소비자정보센터(☎ 282-9898) 또는 국번 없이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농가의 영농비 부담이 커지자 농협이 자체 재원 300억 원을 투입해 유류 가격 상승 억제에 나섰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면세유 할인과 주유소 가격 지원을 통해 농가 경영비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9일 농협에 따르면 농협은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해 면세유 할인 지원 250억 원과 농협주유소 할인 지원 50억 원 등 총 300억 원 규모의 유류비 지원책을 시행한다. 이번 지원은 국제유가 상승이 농가 경영비와 농산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봄철 파종과 농기계 작업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경유 사용량이 크게 늘어 유류비 부담이 농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면세유 할인 지원액 250억 원은 한 달간 농업용 유류 사용에 적용된다. 지원 대상 물량은 최근 3년간 3월 평균 사용량의 50% 수준으로, 경유·등유·휘발유 순으로 농업 사용량을 고려해 배정된다. 필요한 재원은 농협중앙회 예산으로 충당된다. 또 농협은행 재원 50억 원을 활용해 3월 13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국 농협주유소에서 NH농협카드로 5만 원 이상 결제하면 리터당 200원 캐시백 할인도 제공한다. 현재 전국 717개 농협주유소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3월 기준 농협주유소 가격은 시장 평균 대비 휘발유 83원, 등유 118원, 경유 140원 낮은 수준이다. 전북 농업 현장에서도 유류비 부담은 주요 경영 변수로 꼽힌다. 전북 지역 한 농협 관계자는 “봄철 농번기가 시작되면 농기계 사용량이 급증해 기름값 부담이 바로 농가 비용으로 이어진다”며 “국제유가 상승 흐름 속에서 이번 지원이 농가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업인들 역시 유류비 안정이 농산물 가격 안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지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제에서 시설농업을 하는 한 농민은 “트랙터와 관리기 등 대부분 농기계가 경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바로 생산비가 올라간다”며 “영농철을 앞두고 가격 상승을 막아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이번 유류 가격 지원이 농업인의 영농비 부담을 줄이고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농협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발맞춰 농업인과 서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은 앞서 설 명절 기간에도 난방용 등유 할인과 영농자재 할인 공급을 진행하는 등 농가 경영비 절감을 위한 지원을 이어왔다. 이종호 기자
“매일 예측이 안 될 정도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 여파로 환율과 기름값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도민들의 희망의 끈이었던 주가마저 하락세를 보이면서 민생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0시 20분 기준 1달러당 1498.9원을 기록하며 1500원 선에 근접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환율은 1487.30원을 나타냈다. 불과 최근까지 1달러당 1425원 수준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이란 전쟁 이후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름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inet)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5.33원 오른 리터당 1900.65원을 기록했다. 최저가는 1695원, 최고가는 2598원으로 나타났다. 전북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 역시 전날보다 4.90원 상승한 리터당 1897.65원을 기록했다. 최저가는 1729원, 최고가는 2050원으로 일부 주유소에서는 2000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경유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6.11원 오른 리터당 1923.84원을 기록했다. 최저가는 1559원, 최고가는 2658원이다. 전북지역 경유 가격은 전날보다 8.28원 오른 리터당 1912.99원을 기록했다. 최저가는 1649원이며 최고가는 2320원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9.14달러를 기록하며 하루 사이 약 11% 상승했다.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3.41포인트 하락한 5251.46포인트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5096.16포인트까지 떨어지며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매도 사이드카 발동 이후 소폭 반등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6347.41포인트 대비 약 17.49%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52.39포인트(-4.54%) 하락한 1102.28포인트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067.24포인트까지 하락하면서 1000포인트선이 위협받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도내 경제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도내 한 운송업 관계자는 “기름을 매일 채워 넣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다 보니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비는 쉽게 올리지 못하는데 기름값만 계속 상승해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도내 한 기업에서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외국 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대금이 있는데 환율이 계속 올라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같은 거래라도 잔금 결제 시점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가 안정 대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과 함께 유류세 인하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제품 가격에 대해 최고가격제도를 신속히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김경수 기자
국내증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공습으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은 4일 1000포인트에 달하는 급등락을 보였는데, 이는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차익 실현을 부추기는 모습이였다. 코스닥시장도 970~1200포인트선 사이에서 움직이며 4일과 5일에는 14% 하락한 뒤 다음날 14%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공습 이후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3일부터 6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이드카 3차례와 서킷브레이커 1차례가 발동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였다. 공습이벤트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우려가 부각됐고 글로벌투자자들의 위험회피가 강화되는 모습이였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자금이 국내시장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낙폭과대 인식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며 시장 하단을 지지했다. 금융당국도 시장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3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상황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여전히 전쟁확산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극단적 공포 국면에서는 점차 벗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이벤트에 과도하게 대응하기보다 기업실적과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증시 조정은 단기 급등 이후 나타난 가격 부담 해소 과정으로 보인다. 그래서 기업실적 전망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장기 상승추세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스피 실적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주도주 쏠림이 완화되는 가운데 실적대비 저평가된 업종중심의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IT 하드웨어, 화장품, 호텔, 유통, 에너지 업종같은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 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내년 3월 치러질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1년 앞두고 전주농협 조합장 선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 국면에 가려져 있지만, 지역 농협 안팎에서는 이미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며 사실상 선거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지역 농협 안팎에 따르면 이번 전주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는 현직인 김태영 감사가 먼저 주목받고 있다. 김 감사는 감사직을 맡아 전주농협의 내부 운영과 주요 사업 전반을 점검해 온 인물로, 조합 사정에 밝고 현안을 두루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합 내부의 살림과 사업 구조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경험이 강점으로 거론되면서, 차기 조합장 선거의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김 감사는 조합의 경영 전반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감사 역할을 수행해 온 만큼, 향후 전주농협의 운영 방향과 쇄신 과제를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역 농업계에서는 그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선거가 본격화할수록 김 감사를 둘러싼 관측도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건후 전 조합원지원실장도 일찌감치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 온 인사다. 박 전 실장은 지난해 말 정년을 남겨둔 상태에서 명예퇴직을 한 뒤 평조합원 신분으로 현장을 누비며 조합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공식 출마 선언은 없었지만, 사실상 선거 준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전 실장은 “농심이 민심이고 민심이 천심”이라는 신념을 내세우며 조합원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일정상 만나지 못했던 조합원들을 직접 찾아 의견을 듣고, 전주농협의 미래 청사진을 구상 중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조합장이 될 경우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전주농협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관리도 예년보다 이르게 강화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예년보다 약 6개월 앞당겨 선거관리사무국을 개소하며 공정성 확보에 나섰다. 선거 일정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관리 체계를 구축해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금품·향응 제공 등 중대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는 등 강력한 제재 방침을 예고했다. 2027년 3월 실시되는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네 번째 전국 단위 선거로, 현직 조합장 임기 만료일 180일 전부터는 관할 선관위에 선거 사무가 의무 위탁된다. 농협중앙회는 외부위원 중심의 혁신위원회도 출범시켜 선거제도 개선 방안까지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주농협 조합장 선거는 지역 농정과 금융, 유통을 좌우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농심을 둘러싼 표심 경쟁은 이미 조용히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호 기자
이란 전쟁의 여파로 전북지역 경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시장조사 등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가격 안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북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최저가 1679원, 최고가 2050원으로 평균 1892.14원을 기록하고 있다. 또 경유 가격은 리터당 최저가 1599원, 최고가 2320원으로 평균가 1904.41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가는 휘발유 1894.86원, 경유 1917.34원이다. 이날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9.14달러로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쟁 이전 두바이유 가격은(2월5일 기준) 약 68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약 45%가 상승한 수치이다. 최근 5년 새 가장 기름값이 높았던 시기는 지난 2022년 6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시기로, 당시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100원을 넘겼다. 한국은 사용량의 약 7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러시아 전쟁보다 파급력이 더욱 클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이에 현재 가격보다 기름값이 더욱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뚜렷한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각 주유소들은 과거와 달리 자율가격측정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유사들의 직영주유소의 경우 가격지침을 받지만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자율적으로 향후 수익과 전망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는 만큼 정부가 지적하고 있는 ‘담합’ 여부를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또 러시아 전쟁보다 파급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 전쟁의 특성상 더욱 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주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예전과 달리 주유소마다 운영하는 사람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시스템이다”며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 것도 분명하지만,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으로 담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유소 운영자 B씨는 “주유소 규모에 따라 기름 보유량이 다른데, 기름값 상승의 우려로 손님이 급증했고, 재고를 소진한 뒤, 추가 기름을 받는 공급가가 상승한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공급이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가격이 폭등했다”며 “석유류 제품에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현재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6일부터 불법 석유 유통 등 불공정 거래행위 집중 단속에 나섰다. 또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해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총 6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했다. 김경수 기자
속보= 전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의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전북일보 1월 5일·22일·26일 보도)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10개 권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49곳 중 10년 이상 수도권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던 47곳에 대한 통근버스 운영이 6월까지 종료된다. 현재 전북혁신도시에서 수도권행 통근버스가 운영되고 있던 곳은 국민연금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이다. 먼저 한국전기안전공사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은 3월까지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한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은 6월까지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한다. 전국의 각 공공기관들은 올해 220억 4909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전세 버스를 계약해 통근버스를 운행했다. 운행은 대부분 수도권 주말 통근 버스로 이뤄졌다. 앞서 정부는 전북일보 보도 이후 혁신도시 통근버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면 중단을 지시했다. 이는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지역 기여 정도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주 여건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이주 여건을 고려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달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 전면 중단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동계는 “주말 통근버스는 정착을 거부하는 수단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사 시스템과 미비한 정주 인프라를 보완해온 최소한의 장치”라면서 “정주 여건과 인사 제도를 개선할 생각 없이 이동 수단부터 끊겠다는 것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도내 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관계자는 “이미 3분의 2가 넘는 기관들이 취지를 공감해 버스 운행을 중단했는데, 남아있는 기관들은 오히려 본인들만 특혜를 누리겠다는 것 아니냐”며 “지역을 떠날 고민을 할게 아니라 병원, 학교, 대중교통 등 생활 인프라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이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전북지역 주유소 기름값이 국제유가 상승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빠르게 오르면서 가격선정 구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선(先) 반영’하면서도 유가가 하락할 때는 ‘후(後)반영’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두바이유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배럴당 81.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5일 약 68달러보다 약 17% 상승한 수준이다. 원유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원유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진 점이 꼽힌다. 이날 전북일보가 전주지역 주유소 7곳을 확인한 결과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최근 들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리터당 1400~1500원대를 유지하던 경유 가격은 일부 주유소에서 1800원대 후반까지 올라섰고, 휘발유 가격 역시 100~200원가량 상승한 상태였다. 이날 한 주유소에서 만난 이지현(40대)씨는 “국제 유가가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기름을 넣으러 왔다”며 “이미 가격이 1800원을 넘었더라. 아직 중동에서 출발한 원유가 한국에 도착하지도 않았을 텐데 가격이 먼저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름값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비롯해 운송비와 보험료, 관세, 석유수입부과금, 정유사 정제비용, 정유사 마진, 주유소 마진, 유류세 등이 합쳐져 결정된다. 문제는 국제유가 변동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체감상 ‘올릴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느리다’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가격이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형성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공급가를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하루 가격을 즉시 반영하기보다 통상 2~4주 이동평균 가격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변동해도 정유사의 공급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구조다. 또 주유소 역시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매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 월 2~3회 정도 구매와 운송이 이뤄진다. 그러나 최근 이란발 국제유가 상승 이후 주유소 가격은 빠르게 오르면서 구조적 모순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내 기름값 구조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가격이 폭등했다”며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말했다. 전북 경제계에서도 기름값 급등이 지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내 한 경제계 관계자는 “기름값 상승은 물류비와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 보다 투명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처럼 국제정세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정부 차원의 가격안정 대책과 시장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기자
조달청이 수요기관의 이른바 ‘갑질’을 막고 불공정 조달기업에 대한 조사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을 손질하면서, 전북지역 중소 조달기업들의 권익 보호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도내 업체들 사이에서는 공공조달 과정에서 계약 외 요구, 과도한 조건 변경, 자료 요구의 부담 등이 반복돼도 거래 관계를 의식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번 제도 개편은 이런 현장의 ‘말 못 할 손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달청은 최근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일부 개정안이 지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세 가지다. 조달청이 신고 없이도 불공정 조달행위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고, 수요기관의 우월적 지위 남용에 따른 부당 요구를 법으로 금지하며, 조사 방해나 자료 제출 거부·허위 제출 등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신고 중심 조사 체계여서, 업체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불공정 정황이 있어도 제재로 이어지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특히 전북처럼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발주기관과의 관계가 지역 내 다른 사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업체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를 주저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이번 개정으로 조달청이 시장 모니터링 과정에서 포착한 징후만으로도 자료 제출 요구와 현장조사에 나설 수 있게 되면, ‘신고 공백’으로 남아 있던 사각지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요기관의 부당 요구를 금지하고 조달청에 시정요구권을 부여한 점도 주목된다. 조달청은 신고 접수 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정요구, 제도개선 권고, 재발방지 요청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조달청은 하위 법령 정비와 함께 자체조달 모니터링시스템과 불공정조달신고센터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업계에서는 “법 개정 취지가 실제 현장까지 작동하려면 발주기관과 업체 모두 제도 변화 내용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항수 전북지방조달청장은 “이번 법개정에는 페이퍼 컴퍼니를 근절하려는 정부의지도 담겨있다”며 “전북의 공공조달 현장에서도 ‘관행’보다 ‘계약과 절차’가 우선하는 흐름이 자리 잡을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거주 목적의 개인 주택을 짓는 경우를 제외하고 영리 목적의 민간사업인 경우 건축을 상품이나 경제적 수단으로만 보는 일이 빈번하다.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발주 사업의 경우에도 건축물의 공공성 및 가치를 우선하기보다 빠른 행정 처리를 위해 급하게 발주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원인을 생각해보면 다음 몇 가지로 간추려볼 수 있다. 첫째, 최저가 가격 중심의 발주 시스템 문제! 공공 또는 민간 발주 모두 더 적은 예산으로 건물을 짓고자 설계용역 발주 단계부터 실질적인 변별력 없이 낮은 설계비를 책정하고 설계자의 아이디어 및 진행 과정에 대한 대가를 비용 절감의 도구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는 공간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공성 및 도시 맥락을 생각하기보다 빠른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더 큰 면적을 만들어내는지가 능력이 되는 수익성 위주의 관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둘째, 발주자 역량에 대한 제도적 요구가 없다. 조사, 분석, 기획 등을 거쳐 이루어져야 할 사업이 건축에 대한 발주자의 전문적 지식 부재, 즉흥적인 판단, 주관적인 감정 등으로 인해 설계 전문가인 건축사를 발주자의 요구사항을 처리해주는 단순 업무자로 인식하는 경우이다. 건축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고 발주자와 설계자의 상호 협력이 이루어져야 더 좋은 건축물과 사업 성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셋째, 설계 변경 및 업무 범위 확대에 따른 책임의 부재! 발주자의 변심 또는 사업 범위의 확대 등에 따른 설계 변경 진행시 추가 대가 지급 없이 설계 도서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다. 건축사의 전문적인 가치 노동을 인정하지 않고 당연한 서비스로 인식하기 때문에 설계자의 업무는 누적되고 이는 설계 품질의 저하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넷째, 건축사의 애매한 지위 문제! 법적으로 건축사는 설계, 감리의 책임자로 규정되어 있지만 발주자에게 설계안을 강제할 권한이 없어 책임은 건축사에게 요구되고 전문성은 계약으로 무력화되어 발주자와 건축사가 상호 협력의 동등한 입장이 아닌 지시하는 상급자와 지시를 이행하는 하급자처럼 행동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하자가 발생하면 발주자의 잘못된 요구나 개입은 법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설계 건축사가 책임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끝으로 공공건축 사업의 교육 기능 상실의 문제다. 공공으로 진행되는 건축사업조차 저가 발주 위주의 전형적인 형태가 반복되다 보니 일반 시민과 민간 사업자 등이 올바른 건축 발주 사례를 접할 기회가 적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가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만드는 것이다. 건축 발주 문화는 한순간에 바뀔 수 없다.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아도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회 제도, 권한 없이 책임만 강요하는 법과 규정, 공공성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사회 인식 구조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오랫동안 좋은 건축물을 생각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이동철 건축사(전북특별자치도건축사회/종합건축사사무소 세림(주))
3년 전 전북 지역 한 공과대학을 졸업한 최모씨(27)는 지난해 도내 공공기관과 기업에 십여 차례 지원서를 냈지만 모두 탈락했다. 지역인재 채용 전형은 물론 한국전력 등 타 지역 공공기관 문도 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올해 서울로 거처를 옮겨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도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일자리만 있었다면 전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며 “광주에 사는 친구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공기업에 입사했지만 전북에서는 그런 기회 자체가 거의 없다. 스펙 경쟁만 반복될 뿐 지역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간 지역인재 채용 규모가 큰 격차를 보이면서 전북 취업준비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같은 지방 혁신도시임에도 채용 기회가 지역별로 엇갈리면서 지역인재 제도의 형평성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5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방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꾸준히 50명 이상 지역인재 채용 사례가 확인되는 기관은 광주·전남 한국전력공사 및 전력계열 공기업, 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경북의 한국도로공사, 울산의 근로복지공단, 경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의 한국가스공사 등으로 파악됐다. 충남은 세종시 건설 과정에서 1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적용기관 자체가 없는 상황이며, 대전은 기존 정부청사 등이 위치한 특수성이 있다. 다만 기관별 채용 규모는 국토교통부 지역인재 채용 통계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ALIO) 자료 간 집계 기준 차이로 일부 기관의 연간 채용 규모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비교하면 전북은 상황이 다르다. 국민연금공단 등 주요 이전기관이 위치해 있지만 대규모 정기 공개채용을 통해 매년 안정적으로 지역인재를 대량 선발할 수 있는 기관은 제한적인 구조다.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일정 규모 이상의 지역인재 채용을 지속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기관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으로는 전북과 충북 등이 거론된다. 이 같은 차이는 대학 입시와 인재 이동 흐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인재 채용이 활발한 혁신도시 지역에서는 이전기관과 연계된 학과 경쟁률 상승 현상이 뚜렷하다. 실제 한국전력 본사가 위치한 나주 혁신도시 영향으로 전남대학교 전기공학과는 수시 교과전형에서 높은 합격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공공기관 취업 기대가 학과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도내 대학의 경우 이전 공공기관과 연계된 전공이 존재함에도 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입시 경쟁률이나 인재 유입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전주대학교 부동산국토정보학과 등 공간정보 분야 전공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 등 관련 기관 취업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 내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과 경쟁률 상승이나 지역 인재 정착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기관 내부에서도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한다. 한 도내 공공기관 관계자는 “지역인재 전형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원자 가운데 채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선발하지 못하는 해도 적지 않다”며 “채용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지역인재 선발 폭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청년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역 산업 기반과 연계된 인재 양성 체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병훈 명예교수는 “혁신도시와 지역인재 정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격차가 충분히 완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역대학 인재 유입과 정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역인재 제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을 개별 시·도로 나누기보다 호남권이나 충청권 등 광역권 단위로 인재풀을 확대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사회 차원의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 방향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경수 기자
‘나눠주기식 이전’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혁신도시 공공기관 정책이 지역인재 채용에서 극명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고용 효과가 지역마다 크게 엇갈리면서 기관 배치 단계부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24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전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인원은 총 27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은 108명(약 3%)에 그쳤다. 도내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지역인재 채용이 이뤄진 기관은 전체 이전기관 12곳 중 3곳에 불과했다. 상당수 기관이 연구직 중심의 고학력 인력을 소수 선발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역인재 채용 확대 효과가 제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별로는 국민연금공단이 대상자 104명 중 35명을 채용했으며, 한국전기안전공사가 82명 중 61명을 선발했다. 경영 여건 악화로 채용 규모가 줄어든 한국국토정보공사는 35명 중 12명 채용에 그쳤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 기대와 달리 실제 채용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의 지역인재 채용이 적은 이유로는 공공기관 배치 단계에서 지역 간 형평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공기업들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전북에는 상대적으로 채용 규모가 작은 기관 위주로 배치됐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전력은 올해 약 10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해당 채용은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지역인재 전형이 적용되는데, 30%를 지역인재로 선발할 경우 이론적으로 333명이 채용된다. 이는 지난해 전북 전체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규모의 8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격차는 인구 대비 비교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기준 전국 인구는 5180만여 명이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인구는 약 2549만 명이다. 이 가운데 전북 인구는 175만8836명으로 비수도권의 6.9%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전북의 지역인재 채용 비중은 약 3% 수준에 머물러 인구 규모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광주(144만명)와 전남(177만명)이 공동으로 형성한 광주·전남 혁신도시는 비수도권 인구 비중 약 12.6% 수준에서 지역인재 채용 712명(25.9%)을 기록하며 인구 비중의 두 배를 넘겼다. 울산 역시 약 110만명(4.3%) 인구 규모에서 392명(14.3%)을 채용해 높은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보였다. 부산·충북·대구·제주 등은 인구 규모와 유사한 수준의 채용 비율을 보인 반면 전북과 강원 등은 인구 대비 낮은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혁신도시 정책이 동일하게 적용됐음에도 지역별 고용 효과가 달라진 것은 이전 기관의 기능과 채용 구조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규모 인력 채용이 반복되는 에너지 공기업 등이 배치된 타 지역과 달리 전북은 연구·관리 중심 기관 비중이 높아 구조적으로 신규 채용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지역인재 채용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채용 광역화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지만 지자체 간 선합의가 전제되는 구조적 한계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가 집계한 2025년도 기성실적 신고 결과, 전북 기계설비·가스공사업계는 총 5170억원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업체 수 증가로 업체당 평균 실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둔화 속에서도 전체 실적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소규모 업체 집중 현상과 양극화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24일 기계설비 협회 전북도회에 따르면 2025년 실적신고 업체는 375개사로 전년(360개사)보다 15개사 늘었다. 실적신고 금액은 5170억9700만원으로 전년 5171억7617만원과 유사했다. 반면 업체당 평균 실적은 13억7892만원으로 전년 14억3660만원보다 5767만원 줄어 약 4.01% 감소했다. 기계설비공사업 실적 1위는 진흥설비㈜(466억4140만원), 2위는 ㈜동성엔지니어링(159억7544만원), 3위는 ㈜제이앤지(129억2512만원)였다. 가스시설공사업(제1종)은 ㈜현창엔지니어링(55억5427만원), ㈜다성산업개발(45억3440만원), ㈜상아이엔지(35억1736만원)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실적 분포를 보면 10억원 미만 업체가 210개사로 가장 많았고, 무실적 업체도 34개사로 전년(30개사)보다 늘었다. 반면 50억원 이상 실적 업체는 33개사로 전년(32개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협회는 민간 건축 착공 감소로 건축기계설비공사는 다소 줄었지만, 산업단지 설비공사와 공공 기반시설 플랜트 설비공사 증가가 감소분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유제영 전북도회장은 “어려운 건설 환경 속에서도 도내 기계설비·가스공사업계의 노력으로 지역 설비산업 기반이 유지되고 있다”며 “회원사의 수주 경쟁력 강화와 제도 개선 건의를 통해 지역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자동차는 현대인의 또 다른 발이 되어주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출·퇴근은 물론 여행, 나들이 등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기에, 정비와 관리에도 유독 신경을 쏟는 존재 중 하나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자동차 서비스센터 5개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와 이용행태를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최근 1년 이내 점검 미 수리 등을 위해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1,500명(업체별 300명)이다. 조사결과,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선택한 이유로는 ‘소유한 자동차와 같은 브랜드라서’가 37.7%(565명)로 가장 많았다. 방문 목적으로는 ‘정기 점검’을 받기 위해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방문한다는 소비자가 75.2%(1,128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파워 트레인 수리’(9.1%), ‘전자장비 수리’(6.7%) 등을 위해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 방문한 경험을 기준으로, 소비자가 지불한 점검 및 수리비용은 평균 226,793원이었으며 실제로 가장 많이 지불한 가격은 10만원이었다. 지불 금액은 무상점검부터 최대 500만원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한편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면서 불만이나 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는 전체의 23.2%(348명)로 조사됐는데, 예약을 했음에도 ‘약속보다 긴 대기 시간’으로 인한 불만이 32.2%(112명)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 내용에 대한 설명 부족’(30.7%), ‘부품 재고 부족’(28.4%)에 대한 불만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업자에게 △서비스 시간과 내용에 대한 안내 강화 △불필요한 재방문을 예방하기 위한 부품 수급 관리 강화 등 서비스 개선을 요청했다. 자동차 정비 관련 전북소비자정보센터 ☎282-9898 또는 소비자상담센터 ☎1372 상담가능하다.
지난주 설 휴장으로 인해 2일간 증시가 열렸다. 코스피 지수는 5.48% 넘게 뛰며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닥 지수도 4.33% 급등했다.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틀 간 각각 7.84%, 4.91%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번주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반도체 업황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26일 지난4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발표한다. 엔비디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60% 늘어난 656억달러(약 95조원)로 추정된다. 엔비디아의 주당순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약 71% 늘어난 1.52달러로,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실적 자체보다 가이던스와 매출총이익률같은 수익성 지표가 양호한지가 중요해보인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HBM 고객사인 만큼, 해당 지표 결과에 따라 국내 관련 종목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책 변수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3차 상법개정안이 주목된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추진 중이며, 24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청회를 마치며 절차가 진전된 상태로, 법안 상정 이후 통과 기대감이 확대될 경우 증권, 지주 업종 중심의 투자심리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변동성에도 코스피시장은 글로벌 증시 중 홀로 상승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상법개정안에 대한 기대감에 기업들 또한 호응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의 상승 추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긍정적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코스닥에선 정부의 활성화 정책과 부실기업 상장폐지 등 제도 개선 기대가 외국인 매수 유입 요인으로 해석된다. 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시장의 주가수익비율이 10배 초반이고, 실적 개선세를 고려할 때 반도체 실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방산, 조선 등 실적 뒷받침이 확실한 주도주 업종은 조정 시 비중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이 농업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이끌 전담 조직 ‘농업지능데이터팀’을 신설하고, 19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농업지능데이터팀은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혁신 생태계 조성을 선도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농촌진흥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신설됐다. 2025년 12월 발표한 국민 주권 정부의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 중 ‘인공지능(AI) 혁신 생태계 조성’ 정책을 농업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데이터정보화담당관, 기술융합전략과, 스마트농업팀 등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던 지능 데이터 관련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농업지능데이터팀은 앞으로 농업 과학 기술의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최우선 목표로 3가지 핵심 과제, △현장 체감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 △농업 데이터 전주기 관리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AI 이삭이’를 고도화해 농업인과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농촌진흥사업 기획, 운영 전반에 ‘AI 새싹이’를 도입, 연구자가 본연의 과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 및 실험 설계 자동화 등 연구 전주기의 단축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재배 전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융합·활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한, 민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분석 기반을 마련해 공공데이터 개방 및 활성화를 주도한다. 여기에 시설 및 노지 현장의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농업인이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의사결정 모델’을 개발하고, 농업인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할 계획이다. 또한 도 농업기술원·시군농업기술센터에 농업 데이터 플랫폼 확산을 지원하고, 데이터관리계획(DMP) 기반의 데이터 공유 체계를 제도화하는 등 데이터 기반 행정 및 연구 기틀을 공고히 다질 예정이다. 팀 신설에 맞춰 기존 ‘데이터정보화담당관’을 ‘지식정보담당관’으로 개편, 조직의 전문성도 높인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이번 조직 신설은 농업을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첨단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농업 현장의 데이터를 가치 있는 지능형 정보로 전환해 농업인은 더 편하게 일하고, 농업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과학 농업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종호 기자
공공건축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시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공공서비스다. 주민센터·도서관·학교·복지·문화시설은 일시적 정책이 아니라, 시민이 매일 반복해 경험하는 ‘국가의 물리적 얼굴’이다. 그러나 공공건축의 평가는 여전히 예산 집행 효율, 법적 기준 충족 여부에 갇혀 있다. 이 지표의 한계는 공공건축의 사회적 성능을 과소평가하게 만들고, 결국 시민의 신뢰를 깎아먹는다. 공공건축의 품질은 미관이나 상징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국가 신뢰는 제도 설계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일상적 경험이 누적되며 형성된다. 공공건축은 그 경험이 가장 자주, 가장 오래 발생하는 장치다. 공간의 안정성, 접근성, 머무를 수 있는 여유, 관리 수준은 공공의 역량과 의지를 시민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기준만 겨우 넘긴 공간은 단기적으로 행정 리스크를 줄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공공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동시에 떨어뜨린다. 이용률 저하, 유지·관리비 증가, 공공정책에 대한 무관심으로 되돌아오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공공건축의 퀄리티가 예산 총량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발주 방식, 설계 평가 기준, 운영을 포함한 ‘전 생애주기 관점’의 부재가 품질을 결정한다. 초기 비용 절감에 매몰되면 시간의 축을 고려하지 못한 의사결정이 장기적 비효율을 내재화한다. 반대로 품질을 생애주기 성능으로 평가하면, 설계의 완성도는 ‘추가 비용’이 아니라 ‘공공투자의 합리성’으로 바뀐다. 그럼에도 한국의 공공건축은 ‘최저가’와 ‘최소 기준’이 지배한다. 최저가 중심 발주는 설계를 가볍게 만들고, 최소 기준 중심 행정은 공간의 가능성을 닫는다. ‘더 좋아질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 구조에서 좋은 건축은 행정 부담으로, 높은 수준의 설계는 관리 리스크로 오해되기 쉽다. 공공건축의 완성도를 묻는 일은 결국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하는지 묻는 일이다. “예산 안에서 법을 지켜 지었는가”에서 멈추지 말고, “이 공간이 공공의 삶을 책임지고 풍요롭게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공공건축을 비용으로만 평가하는 사회와 삶의 기반으로 평가하는 사회는 전혀 다른 도시를 만든다. 공공건축의 수준은 국가가 시민과 맺고자 하는 관계의 수준이며, 그 관계는 도시 곳곳에 선 공공건축의 질로 분명히 읽힌다. /채가을 건축사 (전북특별자치도건축사회/ 가을 건축사사무소)
전북지방조달청(청장 김항수)은 11일 전북지방조달청 2층 회의실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짜일 버리기’ 발굴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조달청이 수행 중인 업무 전반을 점검하고,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업무(가짜일)를 발굴·정비함으로써 현장 중심의 업무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전북지방조달청 전 직원이 참석해, 일선 현장에서 체감하는 업무 부담 요인과 불합리한 관행, 개선이 필요한 절차 등을 폭넓게 공유했다. 특히 단순 반복 업무, 중복 보고, 불필요한 자료 작성 등 조직 내에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는 사례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전북지방조달청은 토론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취합해 개선 과제를 정리하고, 관련 내용을 주무과에 제출하는 등 후속 절차를 통해 실행 가능한 과제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항수 전북지방조달청장은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것은 단순한 업무량 감축이 아니라, 국민과 기업을 위한 핵심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직원들이 제안한 개선 의견을 적극 반영해 실효성 있는 업무 혁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건축 설계를 하다 보면, 어린 시절 보았던 건축물들이 문득 떠오르곤 한다. 옛 건축물(근대건축물)을 보면 요즘의 건축보다 더 감성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배고파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좋아서 찾는 맛집이 있듯, 건축물에도 ‘좋아하는 마음’이 담겨 있으면 좋겠다. 가끔 길을 걷다 그런 건축물을 마주하면, 나도 모르게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그 앞에서 감탄하고, 박수를 치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려본다. 그런 건축물을 짓기 위해 설계자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고민을 쏟았을까. 시공 과정에서도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을까. 그 생각을 하면 괜스레 마음이 숙연해진다. 문제는 요즘 현장에서 ‘아쉬움이 남는 건축’을 더 자주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일정은 촉박하고, 예산은 빠듯하다. 도면 한 줄이 현장에서 ‘원가 절감’이라는 말로 지워지고, 재료 한 조각이 ‘대체 가능’이라는 판단으로 바뀐다. 결국 남는 것은 효율만 남긴 표정 없는 외관, 비가 오면 곧바로 드러나는 마감의 허술함, 이용자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동선이다. 건물은 완공되었지만, 공간은 완성되지 못한 채로. 사실 모든 건축물이 특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감정이 묻어나는 건축’이 있으면 좋겠다. 창 하나의 비례, 빛이 스미는 깊이, 손이 닿는 난간의 감촉, 계단 폭과 경사의 배려, 바람을 피하게 하는 처마의 길이 같은 것들. 이런 디테일은 비용이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시간이 지나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다. 떠나가다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건축물 말이다. 빠르고 효율적인 건축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속도와 효율 사이에서도 사람의 온기를 잃지 않는 건축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한 번의 현장 방문, 한 조각의 재료 선택, 한 문장의 설명이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유지관리의 현실까지 고려한 설계, 주변 거리 풍경과의 조화, 장애인·노약자·아이 모두가 편히 드나드는 보편적 접근성도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 되어야 한다. 건축 설계를 하면서 나 또한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늘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민하고, 또 노력한다. 도면 위에서 끝나지 않는 건축, 사진으로만 남지 않는 건축을 위해서.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 생각 하나로, 오늘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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