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공공주도 매립, 농지관리기금 활용 장점은] 안정적 재정으로 속도있는 개발 가능
청와대 정책실을 중심으로 새만금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지난 5월 군산 새만금 신시도 광장에서 열린 제 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새만금 사업과 관련, 이같이 힘주어 말했다.문 대통령은 새만금은 동북아 경제허브, 특히 중국과의 경제협력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곳이나 문제는 속도라며 신항만과 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빠른 시일내에 확충하고 필요한 부분은 공공매립으로 전환, 사업속도를 올리겠다고 강조했다.새만금 사업의 착공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대선때마다 새만금사업에 대해 많은 장미빛 공약을 제시했지만 거의 모두 헛구호에 그쳐 도민들을 허탈감에 빠지게 한 것은 사실이다.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문 대통령은 새만금 사업에 대해 공공주도의 매립과 속도를 강조했고 도민들은 문 대통령 발언의 실행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문제는 재원이다.원활한 재원조달방안이 없는 발언은 구두선에 그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왜 공공주도의 매립인가공공주도의 매립거론은 상당부분의 새만금개발이 민간투자에 의존토록 돼 있어 그동안 새만금 사업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새만금 사업은 착공 26년째를 맞고 있지만 현재 매립공사가 완료되거나 진행중인 부지는 새만금 계획면적 291㎢의 27.4%인 79.6㎢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개발비율을 보면 산업연구용지는 14.9%, 관광레저용지는 17.1%, 농생명용지는 61.3%에 그치고 있다. 특히 투자재원이 민자로 계획된 산업연구용지, 국제협력용지, 관광레저용지 등은 민간투자가 거의 없어 착수면적이 9.6%에 불과하다.국비 10조9100억원, 지방비 9500억원, 민자 10조3300억원 등 약 22조 20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계획돼 있지만 지난해까지 불과 21%인 4조7000억원만이 투입됐을 뿐이다.민간투자자가 국제협력, 관광레저 등의 용지까지 조성해야 하지만 수익성을 고려할 때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농어촌공사가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는 새만금 산업단지와 농생명용지의 조성외에는 이렇다할만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바다에 잠긴 땅을 메우고 용지까지 조성해야 하지만 수익성창출을 담보할 수 없어 민간투자자가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공공주도의 매립방안이 등장한 이유다. 현재 공공주도매립은 새만금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공공주도의 매립이 이뤄질 경우 민간투자자가 매립및 조성공사를 하는 현행 방식이 매립공사는 국가나 공공, 조성공사는 민간투자자가 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문제는 재원속도를 낼 수 있는 공공주도의 매립에 활용될 수 있는 재원으로는 국고(일반회계특별회계), 공공기관 자체 재원, 농지관리기금을 고려할 수 있다.△국고 투입 방안국토교통부(새만금 개발청)가 사업주체가 된다.국가의 직접 개발로 사업의 신뢰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향후 부지매입가격이 낮아져 대내외적으로 투자자의 유인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새만금 특별법상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특별회계의 설치가 명문화돼 있으나 특정한 세입이 없어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특히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2년 이 특별법의 제정당시 특정세입이 없는 특별회계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특별회계를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으로 변경했다. 더구나 이 특별법상 국고지원대상이 도로공항철도항만상하수도 등 기반시설로 한정돼 있고 토지조성사업은 국고지원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국고지원을 받는 다른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로 새만금 매립사업추진에 국고의 지원이 난관에 부딪혀 재원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공공기관 자체 재원 활용 방안현재 설립이 논의되고 있는 새만금 개발공사(가칭), LH(토지주택공사)및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사업주체가 될 수 있다.새만금 개발공사를 설립, 추진하는 방안은 조직구성, 공사채 발행 등에 상당기간이 소요돼 속도감 있는 사업추진은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관련 절차를 고려할 때 공기업 설립에 보통 300일, 공사채 발행에 3개월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새만금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국무총리소속으로 새만금 사업추진단이 있고 국토교통부 소속으로 새만금 개발청이란 정부조직이 있는데도 또 새만금개발공사를 설립한다는 것은 새만금의 속도감 있는 개발을 명분으로 조직만 확대하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 쉽다.또한 민간투자유치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채 부담및 투자비 회수의 장기화 우려로 LH와 한국농어촌공사도 매립사업의 참여를 기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우 자체자금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아래 새만금 산단 1850ha의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부채부담가중으로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현재까지 자체자금 2500억원, 차입금 1300억원, 분양대금 1500여억원 등 5378억원만 투입된 상태로 내년 완공계획에 공사진척률은 21%에 불과하다. 새만금 산단의 분양율은 현재 6%에 그치고 있다.전북개발공사도 지난 2011년 관광레저용지 100ha를 매립했지만 현재까지 민간투자유치가 이뤄지지 않아 매립지가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특히 매립공사후 부채 이자 등으로 매년 조성원가가 상승, 민간투자유치는 더욱 불투명하다.공기업이 사업 주체로 등장할 경우 부채부담가중에 따른 투자지연으로 사업의 장기화가 전망된다.△농지관리기금 활용방안농림축산식품부가 사업주체가 된다.이 방안은 농지관리기금으로 준설매립해 일단 농업목적으로 활용한 후 민간투자를 유치, 복합용지를 개발하는 방식이다.정부는 농지의 조성 및 효율적 관리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공급키 위해 농지관리기금을 법으로 설치해 놓고 있다. 이 기금은 농지법에 따른 농지보전부담금 납입금 등으로 조성되며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용관리토록 돼 있다.새만금 용지가운데 이 기금이 투입된 농생명용지의 개발비율이 61.3%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기금을 활용할 경우 속도감이 있는 새만금 사업의 추진이 가능하다.또한 기금의 활용으로 매립된 토지를 투자수요가 발생하기 전까지 농지로 일시 활용, 조사료 재배 등으로 수입대체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축산업계의 소득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향후 새만금개발계획에 의거한 토지용도로 다시 조성하고자 할 때는 매립지를 매각, 농지관리기금을 회수할 수 있어 기금의 활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양할 수 있다.현재 새만금 산단의 경우 공유수면 양도양수비라는 명목으로 농지관리기금이 다시 회수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할 경우 새만금 기본계획에 각 용도별 토지에 대해 개발전(前) 농업목적으로 우선 매립후 일시 활용하는 방안을 명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농지관리기금 활용이 최선도민들은 공공매립의 주체가 정부 어느 부처이든지 개의치 않고 문 대통령이 추구하고자 하는 속도감있는 공공주도의 매립만을 바랄 뿐이다.그러나 국고투입은 재원확보가 어렵고 새만금 개발공사(가칭)의 설립은 공기업의 부채부담가중에 따른 투자지연으로 사업의 장기화가 우려된다.LH나 농어촌공사의 매립사업 참여도 기대하기가 힘들다. 결론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지원이 가능한 농지관리기금을 활용, 새만금 공공주도매립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개최된 새만금 개발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사업추진의 속도감과 재원확보의 용이성 측면에서 공공주도의 매립재원으로 농지관리기금의 활용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새만금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새만금 개발과 관련된 기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와 재원확보가 문제였다. 현 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공공주도의 매립을 통한 새만금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서는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