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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기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촬영한 전주 평화동 '토방' 음식 먹어보니] 고로상의 선택 '청국장 백반'…숭늉까지 엄마 손맛

고로상이 누구지 모르겄지만, 안성기처럼 생긴 훤칠한 사람이 우리 가게 음식을 먹는 모습이 참 복스럽더라고. 밥을 두 그릇 뚝딱, 누룽지까지 싹싹 비우고 갔슈.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 대표는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 고로상의 생김새를 한국배우 안성기 씨로 비유하며 맛있으니까 일본에서 와서 촬영하겠지라고 자랑했다. 일본 인기 드라마 고도한 미식가의 배우 마츠시케 유타카 씨(이노가시라 고로 역)는 지난 10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을 찾았다. SNS 등을 통해서는 애초 지난 11일 촬영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촬영팀이 찾은 날은 10일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무려 8시간이나 촬영을 진행했다는 게 대표의 말이다. 실제 늦은 저녁 토방 앞에 모인 촬영팀의 사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고로상이 선택한 음식은 6000원짜리 청국장 백반이다. 토방에는 보쌈정식과 돼지 불고기 백반, 아귀찜 등도 있지만, 청국장 백반의 인기가 제일 좋다. 본보 기자가 지난 11일 점심, 청국장 백반을 먹기 위해 토방으로 음식 탐방을 다녀왔다. 11시 40분께 들른 가게는 이미 손님들로 꽉 차있었다. 밖에서 10분을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기회가 왔다. 자리에 앉는 순간, 직원은 앞 사람들이 먹던 식기를 치우기가 무섭게 새 반찬과 밥으로 상을 차렸다. 직원이 대기자에게 미리 주문할 메뉴를 물어보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국장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볶음과 어묵 조림, 김치, 콩나물무침, 시금치, 무생채, 계란 후라이 등 8가지 반찬이 차려졌다. 뚝배기에서 모락모락 김을 뿜으며 공기에 담겨져온 쌀밥은 엄마가 해준 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콩을 잔뜩 넣고 끓인 청국장은 입안 가득 담백하고도 구수한 풍미가 번졌다. 가게 직원이 비벼 먹어야 참맛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그제야 테이블 위에 포개어 눕혀진 스테인리스 그릇과 고추장, 참기름, 김 가루가 보였다. 여기에 밥과 콩나물무침, 시금치, 무생채, 계란후라이, 청국장을 넣고 버무렸다. 콩과 두부가 가득한 청국장이 밥알에 골고루 스며들면서 채소의 아삭함이 더해진 맛이 일품이다. 그릇을 비우고 주위를 보니 상추를 곁들이는 이들도 많았다. 음식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고, 직원이 숭늉을 가져왔다. 밥을 지은 뚝배기에 물을 부어 낸 숭늉이 음식 탐방의 끝을 알렸다. 이 가게의 묘미는 자신감이다. 고작 8개 테이블을 놓고 점심 저녁 장사를 하는 토방은 예약, 포장은 사절이다. 굳이 구구절절 설명안해도 직접 와서 먹어보면 안다는 토방 대표의 풍채는 허세가 아니었다. 10일에 다녀간 고로상은 한국 배우 안성기 씨와 이미지가 비슷했어요. 한국말도 꽤 잘했고요. 청국장에 밥 두 그릇을 먹더니 숭늉까지 싹싹 비우더라고요. 그동안 식당 하면서 홍보는 안했는데, 한국의 맛을 잊지 못하는 교포의 거듭된 부탁에 못 이겨 결국 촬영을 허락했죠. 고독한 미식가와 촬영을 비공개로 약속했는데, 어떻게 소문이 퍼졌네요. 수 십통 걸려오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에요.(웃음) 토방 대표는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전주의 음식과 맛이 일본에 전해져 전주가 더욱 맛있고 멋있는 고장으로 알려지기를 기대하는 듯 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3 20:40

'누드모델 사건' 이전에 한 해 수천 건의 '불법촬영'이 있었다

홍대 누드모델 사진유출부터 항공대 단톡방 동영상까지 이른바 몰카 범죄를 향한 공분이 커지고 있다. 한해 5000건이 넘는 몰카 범죄 관련 처벌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피해가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도 확산하고 있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홍익대 회화과의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출한 등의 혐의로 동료 모델 안모(25)씨가 긴급체포됐다. 안씨가 다툼이 있던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지난 1일 올리면서 논란이 됐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인 남성 모델은 사건 이후 극심한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9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국항공대 모 학과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참여자 276명)에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사건을 페이스북 페이지 항공대 대나무숲에 공유한 게시자는 동영상 속 여성이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면서 내 가족, 내 누이의 일이라는 생각에 손이 떨릴 만큼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이며, 학교 측은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몰카가 해코지의 수단이 됐는지 혹은 그 자체로 성범죄 목적이 있었는지와는 별개로, 과거 주로 불법 음란사이트 등에서만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몰카 피해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학내 단톡방에까지 등장하면서 대중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러나 몰카 범죄는 영상 매체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증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검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몰카 범죄는 성폭력범죄 중 지난 10년간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가 전체 성폭력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7년에는3.9%(564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24.1%(6735건), 2015년 24.9%(7730건), 2016년 17.9%(5249건)를 차지했다. 이에 처벌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몰카 성범죄 범정부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피해가 잇따르자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위장몰래카메라 판매금지와 몰카 범죄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청원에 한 달 안에 20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지난달 23일 올라온 이 글의 게시자는 넥타이, 볼펜, 물병, 탁상시계, 안경, 벨트 등 수도 없이 많은 초소형 위장카메라가 판매되고 있으며, 판매와 구매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검색사이트인 구글에 초소형 몰카를 검색하면 관련 인터넷쇼핑몰에 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 무작위로 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상대방에 노출될 염려 없이 안전하게 영상촬영이 가능하다는 노골적인 문구로 제품을 광고하고 있었다. 소개 글을 보면 차 키의 모양을 본떠 제작된 이 카메라는 절묘하게 설계되어 살펴봐도 쉽게 찾을 수 없도록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 목적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초소형 카메라의 판매나 구매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휴대용 초소형 카메라 등으로 인해 몰카 범죄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부엌칼로 사람을 살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판매를 규제할 수 없는 것처럼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초소형 카메라를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사회일반
  • 연합
  • 2018.05.11 16:49

전주시, 친절 택시기사 표창해도…불친절·난폭운전 여전

#. 전주시 효자동에 거주하는 A씨(35)는 지난 8일 택시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송천동에서 택시를 타고 자택이 있는 효자동의 목적지를 말했지만, 택시 기사는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재차 목적지를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곳으로 택시를 몰았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인근 아파트를 말하며 다시 목적지를 설명했지만, 기사는 나는 어딘지 모르겠으니 택시를 탄 곳으로 다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택시 기사가 갑자기 U턴을 하자 무서운 마음에 경찰에 신고했고, 그제야 기사는 차를 세웠다. 경찰이 왔음에도 기사는 택시비는 받지 않겠으니 민원 넣지 말라는 이야기만 남긴 채 떠나버렸다고 했다. A씨는 친절한 택시 기사님들이 훨씬 많겠지만 이번처럼 사과 한 마디도 없이 자신은 잘못한 것 없다는 택시 기사에게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주시가 택시 친절도 향상을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택시 관련 불편 민원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A씨의 경우와 같은 택시 기사와 승객 사이의 다툼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전주시는 2016년부터 분기별로 친절 택시 기사를 선정해 표창하고 있다. 친절 기사는 시민제보와 조합 추천 등을 종합해 선정하며, 승객 응대와 운전 태도, 차량 청결유지, 안전운행 등이 평가 대상이다. 올해 1분기까지 모두 155명의 택시 기사에게 표창이 수여됐다.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택시 관련 민원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민원은 감소하는 반면 불친절 등과 관련한 택시 민원은 늘고 있다. 불친절 등과 관련한 택시 민원은 지난 2014년 376건, 2015년 424건, 2016년 536건, 2017년 633건, 올 4월까지 181건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승차거부, 부당요금, 합승 등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민원 건수는 지난 2014년 313건, 2015년 289건, 2016년 119건, 2017년 83건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전주시의 행정지도로 기사나 택시회사 등에 대한 처분이 가능한 행위들은 줄어들고 있지만, 불친절 등은 마땅한 처분 기준이 없어 대부분 처분 불가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시에서 추진하는 택시 회사나 기사들을 상대로 한 친절 교육 등도 형식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친절 민원은 줄지 않는 상황이다. 친절에 대한 근본 의식변화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택시 기사 일이 기피 업종으로 기사 수가 부족한 것이 불친절, 난폭운전이 이뤄지는 한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시에서도 택시 기사 교육 예산을 세우긴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운수종사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참석을 바라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절서비스 향상을 위해 책자를 제작해 배포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종사자들과 택시 회사에 친절도 향상을 계속 독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10 20:59

고독한 미식가 '고로 상', 전주서 11일 불고기백반 시식

일본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의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이노가시라 고로 역)씨가 11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을 찾는다. 한적한 골목의 눈에 띄지 않는 맛집을 찾는 컨셉으로 지난 2012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 드라마는 7번째 시즌에서 한국의 에피소드로 서울과 전주를 꼽았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위치한 종점 숯불갈비를 다녀간 유타카 씨의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가게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10일 본보 취재 결과 고독한 미식가측의 두 번째 한국 일정은 전주시 평화동 음식점 토방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방의 인기메뉴는 가정식 백반과 돼지 불고기백반. 이날 점심 기자가 찾은 토방은 비좁은 공간에 놓인 8개 테이블이 손님으로 가득했다. 토방 대표는 내일 일본 촬영팀이 오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말해 줄 수 없다. 한국 연예인도 함께 온다는데, 이렇게 홍보 안 해도 손님이 많다며 웃었다. 대표와 친구 1명이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가게는 밀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설거지 거리가 가득 쌓여 있었다. 맛은 기본, 신속함과 까탈스러움이 인기의 비결이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10분 이내에 모든 메뉴가 오른다. 토방 대표는 오전 10시 문을 열고, 오후 3시에 닫는다며 재료 준비를 하고 다시 오후 5시부터 9시 30분까지 저녁 장사를 한다. 포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주시에 등록된 일반음식점은 7909개소. 어느 음식점을 가도 다 맛있다고 알려진 맛의 고장 전주에서 일본의 인기 프로그램이 토방을 주목한 이유는 무얼까. 토방 대표는 타지에서 한국의 맛을 기억하는 교포라고 답했다. 최근 한 교포의 거듭된 고독한 미식가촬영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그는 전주 한옥마을에 놀러 온 관광객이 주변 음식값이 비싸 평화동에 있는 우리 가게를 많이 찾는다며 특히 한국의 맛을 느끼고 싶은 교포가 많고, 한 분이 계속 요청을 해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열풍이 전주에도 불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향토음식문화연구회는 골목 속 숨겨진 맛집을 찾는 전주판 고독한 미식가격인 맛스텔지어사업을 기획했다. 연구회는 전주시와 함께 전주 시내 골목 맛집 100곳을 선정하고 이를 팟캐스트와 SNS 등을 통해 홍보할 예정이다. 정정희 국제요리학원장과 우순덕 고미옥 대표 등이 자문단으로 참가한다. 향토음식문화연구회 차유선 대표는 숨은 전주 음식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사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북도청은 페이스북 계정 전라북도를 통해 11일 고독한 미식가의 전주 촬영 일정을 알리며, 인증사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도청 SNS 담당자는 댓글을 통해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으며 식당명과 음식이 구체적일수록 당첨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독한 미식가는 주인공인 회사원 이노가시라 고로가 맛집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혼자만의 미식을 즐기는 내용을 담는 드라마다. 지난 8일부터 한국에서 비공개 촬영 중이며, 이번 한국 촬영분은 올 상반기 중 방영될 예정이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0 20:59

도내 시민사회단체 "이상로 방통심의위원 사퇴하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한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과 518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는 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한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518을 앞두고 또다시 자행되는 역사 왜곡이 우려된다면서 이런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위원이 전북지역 교수라는 사실에 매우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상로 위원은 태블릿 PC 진상규명위원회 집행위원을 지내며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왔고 미디어워치 등에 칼럼을 연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촛불집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공공연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 이상 비뚤어진 역사관과 극단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방심위 위원으로서 심의 결정에 참여하는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백배사죄하고 위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은 이상로 위원은 기전대 초빙교수로, 지난 4월 열린 극우 논객 지만원 씨의 게시글 삭제와 관련한 통신심의 소위원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재심에서도 북한군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자신할 수 없다, 북한군이 왔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부분이 있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9 20:59

전북소방, 외유성 해외연수 '세금 펑펑'

전북소방본부 직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나랏돈으로 관광을 즐기는 등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상당수는 출장 목적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관광지를 끼워 넣은 패키지 여행이었다. 귀국 후 제출한 보고서는 인터넷을 베껴 쓰기도 했다. △출장 간답시고 예산으로 세계 일주? 김제소방서 A지방소방경 등 5명은 지난해 8월 27일 저녁 6시 45분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8박 10일 일정으로 호주, 뉴질랜드에 있는 선진국 소방역사 탐방에 나선 것이었다. 8일간 야생동물원, 오페라하우스, 와나카 호수, 카오라우강 번지점프대, 폴리네시안 스파, 마오리 민속쇼 등을 둘러봤다. 반면, 소방과 관련된 일정은 시드니 소방박물관, 퀸스타운 소방서, 오마라바 소방서 등 2일 3곳에 그쳤다. 이들만 이런 게 아니었다. 지난 2016년 9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에서 8일을 체류한 완산소방서 B지방소방경 등 5명은 소방서 2곳만 둘러봤다. 게다가 이들은 목적과는 달리 지역 문화탐방에 일정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지급된 예산은 1인당 300여만 원으로 지난해 1523만 원, 2016년 1562만 원이 소요됐다. △여행객과 함께 관광지 다녔다 이들 모두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겸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일정이 여행사가 제시한 관광 일정과 일치했다. 9일 본보가 모 여행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8박 10일 호주 뉴질랜드 및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일정을 조회했다. 해외연수를 다녀온 A지방소방겸팀과 B지방소방경팀의 동선과 대부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방서 방문 일정이 달랐지만, 관광 코스 인근이었다. 이를 두고, 여행사 관광 일정에 맞춰 해외연수를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다. 최근 해외연수를 다녀온 군산소방서 C지방소방령 등 4명의 일정도 여행사의 동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C지방소방령팀은 지난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8박 10일간 프랑스 이탈리아를 찾아 파리소방서 피렌체소방서를 방문했지만, 대부분 모 여행사의 관광 코스와 유사했다. 전북소방본부 한 주무관은 여행사 입찰을 받고, 해외연수를 진행하다 보니 상당수는 동선이 겹친다며 더러 여행객과도 동행했다고 인정했다. △보고서, 인터넷에서 오타까지 인용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A지방소방경팀, B지방소방겸팀의 국외연수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는 인터넷 블로그 백과사전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수도와 인구, 면적, 주요 도시, 민족, 언어, 종교 등 연수국 현황이 포함됐다. 이는 대부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뉴질랜드를 설명하면서 난데없이 마오리족의 이주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담거나 심지어 자료의 오타까지도 베꼈다. 해외연수의 핵심인 주요 시사점은 13포인트 크기로 A4 용지 절반에 그쳤는데, 마지막 대목에선 짧은 기간 모든 면을 보지는 못했지만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선진 전북소방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외유의 온상된 글로벌 벤치마킹 전북소방본부는 글로벌 소방 마인드 제고 및 직무역량 강화를 위해 소방공무원 글로벌 벤치마킹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벤치마킹이 아닌 외유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취지와 달리 실제 운영은 부실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업운영 계획에 따른 해외연수는 계획한 과제와 연관된 기관 2~3개소를 방문하는 게 전부로 A지방소방경팀과 B지방소방경팀, C지방소방령팀 모두 해외 선진지 벤치마킹은 현지 소방서 2~3곳 방문이 전부였다. 외유의 온상이 된 글로벌 벤치마킹의 엄격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진선 전라북도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은 본청에서 올해부터는 해외연수 이후 정책제안서를 내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면서 또한 지역 차원에서도 더 꼼꼼하게 해외연수 계획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도내 소방공무원 글로벌 벤치마킹 운영계획에 따르면 5개팀 25명이 해외연수팀(자율정책)을 구성했고, 6000만 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전북소방본부와 10개 소방서가 균등하게 인원을 배분하고 있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9 20:59

민방위 사이버교육 전북은 무주 1곳 뿐

민방위 사이버교육센터 홈페이지. 전라 지역을 누르면 사이버교육을 시행하는 지자체 목록이 나오는데 전북은 무주군 한 곳뿐이다. #. 민방위 5년 차 대원인 김모 씨(37)는 최근 민방위 훈련도 사이버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민방위 사이버 교육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소속 지역인 전주시를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옆에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목록에 없는 지역은 교육준비 중이거나 민방위 사이버교육 미실시 지역입니다. 민방위 사이버교육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자체 교육이므로 미실시 지역(타지역) 대원은 교육을 받으실 수 없습니다. 전주는 사이버 교육 미실시 지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장까지 나가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 김 씨는 전북에서 민방위 사이버 교육을 실시하는 지역은 무주 한 곳 밖에 없었다며 사이버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교육장까지 번거롭게 직접 찾아갈 일 없이 집에서도 교육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방위 훈련 대상자들의 편의와 교육 만족도 향상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민방위 사이버 교육이 전북 지역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사이버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 무주군 한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민방위 사이버 교육은 교육장에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민방위 교육을 받는 것으로, 민방위 5년 차부터 40세 이하(78년생)까지가 대상이다. 민방위 5년 차 이상 대원은 비상소집훈련 또는 사이버 교육 중 한가지만 완료하면 된다. 교육장까지 직접 나가는데 시간을 내기 어려운 대원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2010년 처음 도입된 민방위 사이버교육은 정해진 교육 기간 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가까운 전남 지역만 해도 5개(여수순천광양영광무안) 시군에서 실시 중이며, 전국적으로 50개 지자체가 민방위 사이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무주군 한 곳뿐이다. 전북지역의 5년 차 이상 민방위 대원은 올해 6만1418명에 달하지만 대부분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당 교육에 불참할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기 때문에 민방위 비상소집대상자들은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교육장에 직접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이버 교육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도내 지자체의 경우 예산 부족 탓으로 시행을 미루고 있어 교육 대상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방위 6년 차 직장인 임모 씨(38)는 회사 일이 매우 바쁘지만 과태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민방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이버 교육제도가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민방위 사이버 교육은 전국 시군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무주군의 실시 결과를 보고 확대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9 20:59

[전주 팔복동 기찻길 '목숨건 인생샷'] 유모차 끌고 '찰칵', 웨딩촬영까지…"왜 이러죠"

자, 이쪽을 보세요 하나 둘 셋 8일 오전 11시 전주시 팔복예술공장 옆 철길. 양 옆에 늘어선 이팝나무를 배경으로 자주색 원피스를 입은 30대 여성이 포즈를 취했다. 무려 3명의 사진사가 붙어 다양한 각도에서 여성의 화려한 자태를 찍었다. 흡사 연예인 화보를 찍는 모습처럼 보였다. 또 다른 여성은 유모차를 끌고 오더니 휴대전화로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건널목에 마련된 대기소에 있던 직원은 스마트폰 오락에 빠졌다. 오전 11시 34분, 경적이 울리며 기차가 저속으로 들어왔다. 이 직원은 경광봉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소리에 놀란 셀카족은 철길 옆으로 이동했다. 기차가 지나가자 직원은 자리로 돌아갔고, 촬영도 재개됐다. 봄철을 맞아 전주시 팔복동 산업단지 내 철길에 늘어선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철도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별도의 안전망이 없는 탓에 목숨을 건 인생샷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철도안전법 제48조에 따르면 일반인은 철도의 출입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1회 25만 원, 2회 50만 원, 3회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그러나 일반인의 철도 출입은 쉽다. 특히 팔복예술공장 인근 철도는 이팝나무꽃이 만개하면서 웨딩 포토를 비롯해 기념사진을 찍는 셀카족의 성지로 불린다. 현장에서 만난 한 사진사는 지금이 철도 선로에 핀 꽃을 배경으로 했을 때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시기라며 일반인들도 사진사를 섭외해 결혼사진부터 인생샷을 찍는 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별도의 안전망이 없는데, 현장에서는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현장은 쉽게 선로에 들어갈 수 있었고, 경고문은 발견하지 못했다. 심지어 건널목을 지키는 안내 요원도 기차가 들어오는 순간이 아니면, 사람들의 입장을 막지 않았다. 소리에 반응할 뿐, 정확한 기차 운행 시간은 모르고 있었다. 코레일 전북본부 동산역에 따르면 이 구간은 하루 평균 기차 4대(코레일 2대사유기관차 2대)가 4회 왕복 운행한다. 승객은 탑승하지 않으며, 인근 공장에 원자재를 옮기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SNS를 통해 팔복동 기찻길이 사진과 함께 홍보되면서, 논란은 꽃이 질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계정 전주시청은 지난 3일 오전 지금 팔복동 철길은이라는 내용과 함께 이팝나무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9장을 공개했다. 본보가 8일 인스타그램에 팔복동 철길을 검색해보니 총 185장의 관련 사진이 떴다. 광주지방철도 특별사법경찰대 익산철도경찰센터는 올해 현장에서 단속을 벌여 적발한 사례는 없다며 간혹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본 3자가 신고를 해 수사에 나선 경우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을 찾아 안전망을 점검할 것이라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한 만큼, 강력한 단속과 홍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8 21:28

버스기사 근로시간 단축…업계 "유예" 촉구

올해 2월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7월 시행을 앞둔 도내 노선버스 업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축된 근로시간을 맞추려면 버스 기사를 충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스 업체들은 당장 기사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추가로 발생하는 인건비가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7일 국토교통부와 전북도, 버스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무제한 근로가 허용되던 특례업종에서 노선버스가 제외된다. 이에 따라 도내 시내시외농어촌버스 등 노선버스 기사들의 근무시간이 주당 68시간(기본 40시간+연장 12시간+휴일 16시간)으로 제한된다. 특히 내년 7월부터는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기본 40시간+연장휴일 12시간)으로 추가 단축해야 하기 때문에 기사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북도가 파악한 버스운행 및 종사자 현황에 따르면 도내에서 운행하는 시내시외농어촌버스 대수는 1472대, 운전자는 2648명이다. 그러나 근로시간을 단축해 2교대가 시행되면 운행가능대수는 1125대로 종전보다 486대(33.5%감소)가 줄어든다. 반면 운전자수는 3906명으로 기존 운전자수보다 1258명(32.2%증가)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도내 노선버스 운전자에 대한 임금도 증가한다. 전북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현재 보유한 버스로 감회나 감축 없이 운영하면 616억 2197만원이 들지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745억 8900만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버스운전기사 추가 채용과 인건비 부담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북 시외버스사업자들은 도내 시외버스 운전자 641명에 대한 연간 인건비만 해도 262억여원이나 드는데, 근로시간이 단축되서 운전자를 추가로 고용하면 인건비가 연간 197억 원(75.2%)이상 더 들어야 한다며운송사업자의 경영난으로 교통 서비스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들은 승객(인명)을 운송하는 대형버스 운전기사 양성도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며정부와 자치단체는 노선버스 단축 시행시기를 유예한 뒤, 인건비 경감방안이나 운전기사 양성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토교통부도 예상되는 문제점으로 △노선버스 운전자 부족 △과도한 인건비 부담 △지원방안 정책시차 △1일 2교대 시행상 어려움을 꼽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서는 법 시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기준 준수를 위해 필요한 최대 2만 5000명(전국단위)을 고용하기엔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며 신규버스 운전자 양성채용에 대해서도 최소 15개월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북도 역시 올 3월부터 전라북도 버스운전자 양성교육(1억 2500만원)을 추진해 버스 운전 취업 희망자 30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 기능교육 등을 실시해 고용책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추후대책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노선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추가고용을 실시해야 하는데 올 2월에 정부 지침이 발표된 터라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며또 국토교통부와 17개 시도가 근로시간 단축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세희
  • 2018.05.07 20:46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한지문화축제장에 등장

어머! 저거 도보다리 아니야? 7일 정오 전주시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한지문화축제 현장. 사람들이 중앙에 설치된 무대가 아닌, 입구에 설치된 다리 앞에 몰려 있었다. 길이 20m, 폭 1m가량의 파란색 나무 다리에 있는 이들은 대부분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기 바빴다. 자녀와 함께 찾은 김모 씨(32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나타난 도보다리의 모습이 재현돼 재미있다고 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보다리가 왜 한지문화축제 현장에 나타난 것일까.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이 전주한지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창호와 벽면에 사용된 전주 한지를 기념하기 위해 한지문화축제 현장에 도보다리 조형물을 설치했고,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함께 홍보하고 있다. 도보다리 조형물 위에는 평화의 수양버들이 걸려 있다. 전주 한지를 꼬아서 만든 끈에 한지로 만든 수양버들 꽃 수백 개가 매달렸다. 바로 옆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꾸민 전주한지 평화의 상징 도보다리에서 인증샷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도보다리를 건너는 두 정상과 전주한지로 만든 창호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을 찍던 한 시민은 남북정상이 만나는 역사적인 모습이 떠오른다며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판문점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있다며 트럼프 김정은이 도보다리에서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지 관심이다고 했다. 박종철 집행위원장 겸 총감독은 도보다리 조형물은 세대마다 느끼는 감성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축제 보름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보며, 도보다리에 감명을 받았다며 축제장을 찾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저마다 조형물을 보면서 실제 도보다리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축제가 끝나면 전당 측과 상의해 조형물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박 감독은 북한에도 한지의 생산 근거지와 활동가가 존재할 것이라며 도보다리에 담긴 평화 통일 염원처럼 전주한지와 북한한지가 맥을 잇는 민간 교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7 20:46

[행복더하기 후원릴레이] 전주 송천동 서순영 할머니 - 화장실 없는 집…고장난 냉장고엔 상한 음식 악취만

주상복합 아파트와 대형마트가 들어선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 옆 골목 초입에 슬레이트 지붕과 허물어져가는 콘크리트 벽으로 된 작은 집이 있다. 대문이랄 것도 없는 철제 미닫이문 앞에 하얗게 탄 연탄 두 장이 비닐봉지에 꼼꼼히 싸여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높게 쌓인 쓰레기 더미와 금세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 공사 자재들이 집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제야 집 귀퉁이 방으로 들어가는 좁은 문 앞에 앉아 있는 서순영 할머니(82가명)가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는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60여 년 전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강제로 이혼을 당한 서 할머니는 공사장에서 짐을 나르거나, 농사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친언니의 도움으로 이 낡은 집에서 생활은 하고 있지만, 최근 연락처를 잃어버리며 친언니와의 연락이 끊긴 상태다. 서 할머니는 뭐하러 찾아, 50년을 혼자 살았는데라며 말을 줄인다. 유일한 혈육인 친언니와 조카들도 고단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할머니는 구태여 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서 할머니는 몇 해 전 낙상사고를 당해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재활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보행보조기(손수레)가 없이는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방 안에서는 엉덩이를 끌거나 손으로 땅을 짚으며 움직여야 한다. 당뇨와 고혈압, 골다공증으로 매일 병원을 찾아 진통제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주일에 두어 번 방문하는 요양보호사와 병원에 가는 일 빼고는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다. 의지할 것은 바퀴가 다 닳아버린 손수레가 전부. 흰둥이라 부르는 하얀 강아지 세 마리가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벗이다. 방으로 들어가는 문턱에 걸터앉아 강아지를 바라보는 것이 서 할머니의 유일한 낙이다. 서 할머니는 학생들이 참 고맙지, 병원 갈 때마다 버스를 타야 하는데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 요즘 학생들이 얼마나 착한지 몰라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허름한 이 집에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많다. 가스레인지는 오래전 고장 나 연탄 화덕을 사용하고 있었고, 세탁기가 없어 더러워진 이불을 덮고 그대로 잠을 잔다. 낡은 냉장고도 고장이 난 지 오래, 상온에 그대로 방치된 음식물들은 위생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수도가 파손된 줄도 몰라 수도요금이 많이 청구되기도 했다. 할머니는 수도요금을 낼 길이 없어 수도마저 끊긴 채 수개월을 버틸 수밖에 없었다. 꽃밭정이복지관의 도움으로 수도 문제는 해결했지만, 할머니의 일상을 회복하기에는 모자라기만 하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다. 집에 화장실이 없어 할머니는 요강을 이용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러 집 맞은편에 있는 도립여성중고등학교까지 가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걸음을 옮기기에는 너무도 먼 거리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주시사회복지사협회, 꽃밭정이노인복지관은 서순영 할머니를 돕기위한 모금에 나섰다. 5월 한 달간 모금을 진행해 할머니에게 화장실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 할머니의 지난 세월은 고단했고, 평범한 일상마저 누리지 못했다. 소중한 희망을 통해 할머니에게 작지만 평범한 일상이 찾아오길 바라고 있다. 후원 문의는 행복더하기 담당자(063-237-0770)에게 하면 된다. 모금 계좌는 농협 301-0068-5951-61(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다. 전북일보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주시사회복지사협회, 꽃밭정이노인복지관이 매달 한 차례씩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기부캠페인 행복더하기 후원릴레이 사연을 소개해 캠페인에 동참한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7 20:46

'문재인·김정은 라테'…"평화를 마셔요"

▲ 김정일 대표 전주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 20대 남성은 깜짝 놀랐다. 자신이 주문한 카페라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던 것. 너무 신기해 카페 점원에게 이게 뭐냐고 묻자, 점원은 웃으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한 커피라고 대답했다. 최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2가의 I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맞닥뜨리는 모습이다. 남북 정상의 얼굴이 새겨진 I카페의 커피가 최근 SNS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오전 기자가 I카페를 방문해 직접 카페라테를 주문해봤다. 제조 과정을 지켜보니 직원은 우선 스팀으로 만든 우유거품을 유리잔에 담은 뒤 바로 옆에 설치된 3D프린터 위에 잔을 올려놓았다. 이어 프린터 상단에 있는 작은 화면에 뜬 사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옹하는 모습을 선택했다. 프린터가 작동했고, 커피 가루가 잉크젯 방식으로 뿌려졌다. 10초 만에 두 정상의 얼굴이 카페라테 위에 새겨졌다. 왜 하필 문재인 김정은 두 정상의 얼굴일까.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이 카페 김정일 대표(49)가 생각해 낸 것이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동명인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생중계로 지켜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덜어주는 두 정상의 모습에 감동해 커피에 역사적 순간을 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덕분에 이 카페의 고객 대부분은 다른 커피점보다 다소 비싼 5000원을 커피값으로 지불하면서도 놀랍고 신기한 마음에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I카페의 카페라테는 최근 일부 손님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다. SNS에 실린 댓글에는 우아 멋집니다시대정신이 뛰어난 김정은 아빠감동적인 하루였어 등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전북대학교 화학과 88학번 출신인 김 대표는 대학 재학시절 교내 밴드부 활동에 심취해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문제점에 목소리를 많이 내지 못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학교생활 대부분을 통기타를 치면서 보냈다며 지금도 수강생을 모집해 카페 한쪽에서 기타 교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는 기타 대신 드론을 조종하며 박근혜 탄핵 운동에 앞장섰다. 전북지역 드론 동호회 JB드론마니아멤버인 그는 지난 2016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박근혜 탄핵을 촉구하는 드론 시위를 벌였다. 김 대표는 드론 4대에 박근혜 퇴진 팻말을 걸고 전주시 관통로 사거리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며 역사적인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요즘 방탄소년단보다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의 얼굴이 들어간 커피가 더 인기라는 김정일 대표의 말이 우리 사회에 또다른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3 21:03

[고 강연희 소방경 영결식] "당신의 희생, 영원히 기억될 것"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참으로 죄스럽고 애통하기 그지없습니다.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 차고에 마련된 故 강연희 소방경(51)의 영결식장. 가장 앞자리에 앉아있던 강 소방경의 큰아들(16)은 엄마의 영정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 댔다. 초등학생인 둘째 아들(11)은 엄숙한 분위기가 낯선지 떨군 고개를 쉽게 들지 못한 채 흘러내리는 눈물만 연신 닦아냈고 영결식이 끝나자 눈두덩이가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북받치는 슬픔을 애써 참으며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 채 두 아들과 아내 앞에서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같은 소방관 남편(51)은 부인의 영정에 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면서 결국 참다못한 눈물을 터뜨렸다. 남편은 자녀들에게 인자한 엄마, 남편 뒷바라지 마다치 않는 아내였다. 이렇게 혼자 보낼지는 꿈에도 몰랐다. 내가 조금만 더 잘해줄 걸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보낸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이런 가족들의 비통함과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정사진 속의 강 소방경은 인자한 미소만 짓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욱 자아냈다. 구조하던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진 익산소방서 구급대원 故 강 소방경의 영결식은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의 눈물로 가득찼다. 익산소방서 장(葬)으로 엄수된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조종묵 소방청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춘석 국회의원, 소방관 등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계급 특진을 추서한 송하진 도지사는 영결사에서 고 강연희 소방경은 19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 투철한 사명감을 겸비한 소방관, 누구보다 현장에 뛰어드는 용기있는 소방관이었다며 소방구급대원을 위협하는 폭력과 폭언을 근절하고 처벌할 법적 근거와 정부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봉춘 익산소방서장은 조사에서 당신의 위대한 소방정신, 불타오르는 열정과 사명감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그 숭고한 뜻을 고이고이 간직하겠다며 당신이라는 아름다운 별은 졌지만, 당신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119의 역사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추도사는 강 소방경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 정은애 인화센터장이 소방공무원을 대표해 낭독했다. 정 센터장은 잠긴 목을 겨우 가다듬으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언제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껴두었던 수많은 이야기를 시작도 못했다며 이곳에서 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들을 훌훌 벗어버리시고, 아름다운 시간만을 안고 가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근무한 119인화센터를 한 바퀴 돌고서 전주 승화원으로 운구돼 화장된 후 일단 군산시 추모관에 안치됐다. 이후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립 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 사회일반
  • 김진만
  • 2018.05.03 21:03

"숨진 구급대원, 폭행·폭언 스트레스" 동료들에 하소연

노숙 취객에게 폭행을 당하고 폭언을 들은 익산소방서 강연희 소방위 사망 사건과 관련, 검찰이 치사죄 적용을 위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지청장 전승수)은 지난달 18일 소방대원의 구급활동을 방해한 혐의(소방기본법위반)로 윤모 씨(48)를 불구속 기소했으며, 이후 강 소방위가 숨진 만큼 부검 결과에 따라 윤 씨에 대해 폭행치사나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 2분께 익산시 원광대병원 앞 응급실 앞 119 구급차에서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자신을 옮기던 강 소방위의 머리를 주먹으로 6대 때리고 심한 욕설을 퍼부은 혐의로 윤 씨를 기소했다. 강 소방위는 윤 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한 이후 주변 동료들에게 맞은 것보다 여성으로서 모욕적인 욕을 들은 게 가장 끔찍하다고 하소연했고 급기야 같은 달 5일 길을 걷다 머리가 어지러워 구토를 하고 쓰러지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폭행과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이 손상됐다고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에 대한 신병처리는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후 검찰이 재판부에 구속영장 직권발부를 요청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군산지청 관계자는 만약 피해자에게 폭행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부검 등을 통해 인과관계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윤 씨에 대해 폭행치사를 적용할지, 상해치사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폭행치사와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해지는데 고의가 있다고 인정되면 상해치사, 고의가 없다면 폭행치사가 적용된다. 검찰이 고의성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느냐에 따라 형량이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을것으로 보인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18.05.02 21:04

돈 없다고 경품 미지급, 동심 울린 전주한지문화축제

어른들의 생색내기에 동심이 짓밟히고 있다. 어린이날 당첨된 경품에 2년 동안 러시아 월드컵 현지 관전의 부푼 꿈을 꾸어왔던 초등학생은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태로 큰 상처를 입을 상황에 처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품을 줄 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 이 날은 A군(13)에게는 최고의 어린이날로 기억된 날이다. 당시 11세 초등학교 4학년이던 A군은 가족과 함께 제20회 전주한지문화축제 개막식을 찾았다. 개막식에서는 러시아 월드컵 경품행사가 진행됐고, A군은 경품 쪽지에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어 경품함에 넣고 추첨을 기다렸다. 한지 양말, 선풍기 등 경품 추첨이 이어졌고, 1등 상품이었던 러시아 월드컵 관람권 경품추첨에서 A군의 이름이 호명됐다. 항공권과 숙박권, 대한민국 1경기 관람권이 포함된 경품에 당첨된 것. 500만 원 상당의 경품에 당첨된 A군은 하늘을 날아오를 것 같은 기쁜 마음으로 당첨된 경품 팻말을 들고 인증 사진도 찍었다. 드디어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우리나라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A군의 바람은 물거품이 돼가고 있다. A군의 부모와 친척이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등에 경품 지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여러 차례 문의했고, 지난달 20일 조직위측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경품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해 온 것이다. 통보를 받은 가족들은 A군에게 이 같은 사정을 말하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A군의 이모(38)는 전주시와 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에서는 이전 조직위 사람들이 모두 그만뒀고,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정말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제는 예산 문제로 해당 경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한다며 허탈해했다. 2016년 축제를 진행할 당시 전주시와 한지문화축제 조직위는 깜짝 이벤트로 개막식과 폐막식에 한 명씩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한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축제 당시 경품까지 내걸며 생색은 냈지만, 실제로 지급해야 할 때가 오니 나 몰라라 하며 동심만 짓밟힌 상황이다. 현재 당첨자 2명 모두에게 경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주시와 조직위 관계자는 전 조직위에서 한 일이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후원금이 없어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품을 어떻게 지급해야 할지 고심 중이지만 현재까지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5.02 21:04

출동했다가 날벼락…취객에 폭행당한 구급대원 끝내 숨져

구조하던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한 50대 여성 구급대원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졌다. 소방관 남편과 열여섯, 열한 살 난 아들을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위급한 상황이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값진 임무를 수행해 왔지만 자신이 보호하려했던 사람에게 도리어 폭행을 당해 사랑하는 가족들 곁을 영영 떠나게 된 것이다.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발생해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사후약방문이 됐다. 사고의 발단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 2분께 익산시 평화동 익산역 앞에서 시작됐다. 도로 중앙에 사람이 누워있다는 신고를 받은 익산소방서 인화센터 소속 강연희(50) 소방위와 박중우(34) 소방사 등 3명이 긴급 출동했다. 강 소방위와 박 소방사는 술에 취해 도로에 누워있던 윤모 씨(47)를 구급차에 실었다. 그런데 구급차 안에 누워있던 윤 씨는 갑자기 폭언을 하며, 박 소방사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구급차가 원광대학교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윤 씨의 폭행 수위는 줄어들지 않았다. 자력으로 구급차에서 내린 윤 씨는 강 소방위의 머리를 5차례 내리쳤다. 3일 뒤인 지난달 5일 강 소방위는 당시 폭행의 충격으로 어지럼증과 경련, 딸꾹질 증상을 호소하며 전주 대자인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상태는 더욱 악화됐고 강 소방위는 지난달 24일 전북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도 직접 호흡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온 강 소방위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사를 오가며 힘들게 버텼지만 1일 오전 5시 9분 끝내 숨을 거뒀다. 숨진 강 소방위는 김제소방서에 근무하는 남편과 초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을 남겨두고 있었다. 1999년 구급대원으로 특별 채용된 강 소방위는 전주소방서를 시작으로 무진장소방서, 전주 덕진소방서 등에서 구급대원으로 활동했다. 성실한 부부 소방관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강 소방위는 재직기간 내내 재난현장에서 구급대원으로 헌신적으로 국민에게 봉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소방위의 빈소는 전주 대송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다. 1일 오후 6시 빈소 입구에서는 통곡소리가 터져나왔다. 빈소에서 만난 강 소방위의 남편 최태성(52) 김제소방서 화재진압대원은 비통한 심정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강 소방위의 시아버지 최창영 씨(80)는 며느리가 간호사로 근무하다 소방관이 됐는데, 이렇게 떠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빈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정세균 국회의장 등이 보낸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다. 남편 최 씨와 두 아들이 직접 추모객을 맞았다. 고 강연희 소방위의 영결식은 오는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 주차장에서 익산소방서장(葬)으로 열린다. 고인은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된다. 소방청은 순직한 강 소방위의 1계급 특진을 추서하기로 했다. 한편 사건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있어 사인 규명은 쉬울 전망이다. 강 소방위의 뇌출혈은 윤 씨의 폭행인 것으로 추정된다. 함께 출동했던 박 소방사의 옷에 장착된 카메라에 윤 씨가 폭행하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소방서는 지난달 9일 구급대원들을 폭행한 혐의(소방기본법 위반)로 윤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도내에서 임무 중 폭행을 당한 소방공무원은 최근 3년간 1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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