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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어린이의 맑은 마음 담아낸 동시집 2권 출간

원로 시인 정성수 씨가 동시집<손톱달>과 <콧구멍 파는 재미>(화암 출판사)를 동시 출간했다. 정 시인은 “동시를 쓸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그것은 동시를 쓰는 동안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으로 살면서 한순간이나마 어린이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동심이야말로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기본이다”라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제작된 <손톱달>은 총 4부로 구성돼 100편의 동시를 담고 있는 동시집이다. 국내 최초 동시 전편을 시인과 어린이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디지로그 포엠 오디오북으로 제작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책 내부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시와 영상, 음악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인 것이다. 함께 발간된 <콧구멍 파는 재미>는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보조금의 지원을 받았으며, 지난 2009년 교인문학상 동시 부문에 대상으로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이준관 시인은 표사에서 “이번 시집에는 많이 읽고 많이 느끼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며 “생명 존중과 자연사랑, 동심의 세계가 오롯하다. 특히 인간 친화적이며 자연으로의 회귀를 추구하는 질박한 순수가 들풀처럼 번진다. 동시를 읽으면 가슴이 떨리는 것은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일상적 삶의 진실에서 나온 동시는 상처와 희망에 깊게 뿌리를 내린 삶의 신비에 닿아 있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서울신문으로 문단에 나온 후 9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세종문화상, 소월 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 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전주에서 ‘건지산 아래 작은 방’을 운영하면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5:46

전주 시민들이 소개하는 지역 독립서점 '작은 책방 순례'

독립서점은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서점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독립서점에서는 서점 주인의 취향이 구비하는 도서의 기준이 돼 예술, 문화, 정치 등 특정 주제나 취향에 맞추어 큐레이션 된 책들을 판매하고, 독립 출판물과 소규모 출판사의 책들을 주로 다룬다. 책의 도시라 불리는 전주 역시 서점 주인의 개성으로 꾸며진 작고 정겨운 독립서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한 곳인 호남문고가 장마리 소설가와 협업해 ‘2024년 호남문고 상주작가 기획’으로 <작은 책방 순례>(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를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호남문고가 올해 30주년을 맞이해 이번 발간 소식에 더 깊은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은 책방 순례>는 올해 호남문고의 상주작가인 장마리 소설가를 중심으로 모인 책을 사랑하는 13명의 시민이 모여, 지역 내 작은 책방을 소개하는 책이다. 책에는 ‘잘 익은 언어들’을 비롯해 ‘서점 카프카’, ‘책방 똑똑’, ‘물결서사’, ‘책방 토닥토닥’, ‘살림 책방’, ‘에이커북 스토어’, ‘책보 책방’, ‘고래의 꿈’ 등 총 9개의 서점이 실려 독자들의 호기심과 방문욕구를 자극한다. 글쓴이로는 김경희, 김미진, 김보라, 박선화, 박요순, 송수미, 오윤지, 은실, 이정현, 전은정, 조진아, 하루, 한승훈이 참여했다. 나이도 생각도 모두 다른 개인으로 꾸려진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책방에 방문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 곳곳의 골목을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작은 독립 서점과 사랑에 빠졌다는 공통점을 지니게 됐다. 이번 기획물 제작의 중심인물인 장 소설가는 들어가는 말을 통해 “올해 호남문고 상주작가 기획과 관련한 주제를 고민하다 호남문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했다”며 “호남문고는 지역 거점 서점이라는 생각을 굳혔다. 이번 책 제작에 상생의 윤리, 자본의 논리를 앞세우고 싶진 않았다. 그저 호남문고를 찾는 시민들과 내 지역의 작은 책방을 순례하고 그 느낌을 적어 문집으로 엮어내고 싶었다”고 말하며 이번 책의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와 생각을 글로 쓰고 싶어 한다, 저자가 독자가 되고 독자가 저자가 되는 시대”라며 “글 읽기와 글쓰기의 실현이 어렵지 않은 지금, 그 출발점이 호남문고라서 좋았다. 열세 명의 예비 작가와 노미오 호남문고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18 15:4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어윤정 '리보와 앤'

코로나로 세상이 암흑에 휩싸일 때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 지를 생각하게 하는 동화를 만났다. 도서관 로봇 리보는 오늘도' 안녕하세요. 즐거움과 안전을 책임지는 여러분의 친구, 리보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하루를 시작한다. 리보는 아이들이 읽은 좋을 도서를 추천하고, 어린이들에게 다정한 친구이다. 2층에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로봇 앤이 있다. 그러다 플루비아라는 이상한 단어가 도서관 확성기를 통해 들려온다. 사람들이 도서관을 빠져나가고 도서관은 폐쇄된다. 완벽하게 고립된 리보와 앤. 둘은 서로 의지하며 지루한 일상을 보낸다. 리보는 왜 아이들이 도서관에 안 오는지 알아보지만 한계가 있다. 앤은 리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들이 올 날을 기다린다. 그렇지만 고립은 점점 길어지고 배터리는 점점 약해진다. 사서가 도서관에 와서 입구에 종이 한 장을 붙이고 바람같이 사라진다. 며칠 뒤, 유도현 어린이가 도서관 입구로 찾아와 리보를 구하려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실패한다. 하지만 도현이는 포기하지 않고 리보에게 메신저를 보낸다. 도현이는 리보를 위해 일상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눈다. 리보는 자기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비슷한 느낌의 책 제목을 답장으로 보낸다. 리보는 앤과 공조해 건물 밖으로 나가려 시도한다. 하지만 앤이 다친다. 앤은 이상 증상을 보이다가 완전히 방전된다.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는 재난,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한다" 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리보의 외로움. 그건 리보만의 외로움이 아니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느낀 외로움이었다. 사람이라서 당연하게 느끼는 감정이라고? 로봇에게는 그런 감정이 없지 않나? 아니다. 리보는 비록 로봇이지만 아무도 없는 도서관의 분위기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없는 공간이 그걸 느끼게 해준다. 처음에는 고립감을 느끼다가 점점 버려지는 건 아닌가 하는 공포를 느낀다. 어른에게 로봇은 그저 물건일 뿐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친구이자 동생, 보고 싶은 이로 다가간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소통의 부재, 외로움의 공포를 느꼈다.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재난이었다. 이 작품은 로봇인 리보와 앤을 통해 인간다움이 무엇이고 만남, 교류, 사랑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 동화의 명장면은 리보가 도서관을 탈출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기 위한 노력. 언젠가 내게도 올 그 순간을 생각하면 리보와 앤의 분투가 가슴을 저민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따라야할 조건이지 싶다. 작은 관심, 소통이 한 사람을 인간답게 만든다. 그리움을 안다면, 타인을 더 사랑하는 내가 되고 싶다면 오늘 『리보와 앤』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동화 <다짜고짜 맹탐정>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 사건>, <유령이 된 소년>, <나는 나야!>, <제롬랜드의 비밀>, <베프 떼어내기 프로젝트>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2.16 13:3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 – 박지현 '산책의 곁'

오래전에는 산책하는 일이 무용하다고 생각했다. 뜻 없이 걸으며 기운과 시간을 낭비하고, 생각만을 늘어뜨리다 오는 투정같은 것이라고. 땀 흘려 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복잡한 생각들을 진득하게 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간이나 때우는 한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마도 무언가 대단하게 얻고자 했던 욕심 때문이었을 테다. 머지않아 산책에 관한 오해는 풀리게 되었는데, 우연히 미륵사지에 머문 덕이었다. 전후 사정은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았지만, 홀린 듯 발을 옮겨 미륵사지에 다녀온 것은 강렬하고 시원한 경험으로 남았다. 터가 널리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연못에 고인 물을 바라보다가, 빈터를 구경하며 거대했을 미륵사를 상상해 보기도 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도 완전히 잊어버려서 집에 오는 발걸음이 제법 가벼웠다. 그 뒤로도 여러 번, 털어낼 것이 있으면 미륵사지를 찾았다. 그 이후로 나에게 산책은 그런 것이 되었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출 수 있는 시간. 하천의 흐르는 물에 집중하고, 떼 지어 시간을 보내는 오리 가족을 구경하며 그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충분한 시간. 『산책의 곁』은 작가가 떠올린 생각의 편린들을 살뜰하게 모은 책이다. 산책하며 곁에 둔 감상과 심상, 혹은 상상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여준다. 망종부터 소한까지, 흐르는 시간을 염두에 두면 계절감도 흠뻑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작가와 함께 걷다 보면 종종 반가운 공간들을 만나게 된다. “망종(芒種)에 가까워지면 나는 꼭 경기전에 가서 와룡매의 그림자를 쓰다듬는다. 누워서도 녹음을 반듯이 빗어 넘긴 고목의 지조. 그것을 흠앙하며 그 곁을 지킨다. 호젓한 즐거움으로 그 풍경의 가장자리를 지키다 보면, 단단한 녹빛으로 흐드러진 매실들이 나의 시선을 이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길 바라며 나는 계속해서 그 곁에서 느긋하게 자리한다. (26쪽)” “산의 모서리에 있기도, 강기슭의 꼭대기에 있기도 한 요월대(邀月臺)는 한벽당(寒碧堂)에 가리어 있으나 내 속에서는 앞서 있는 곳이다. 나는 줄곧 한벽당을 지나쳐 요월대에 머물러 왔다. 요월대에서 나는 흩어져 있는 침묵의 피륙과 피륙 사이에 나를 자수한다. 암벽 끝에서 기개를 잃지 않는 요월대의 모습은 언제나 나를 숙연케 한다. (56쪽.)” 계절과 공간 이외에도 작가가 꺼내는 책과 그림을 잔뜩 만날 수 있다. 그의 산책에는 전주가 있고, 고건물이 있고, 카뮈가 있고, 혜원이 있다. 산책하는 이의 글을 두고 보는 기쁨은 이런 것이다. 함께 걸어본 적 없는 이와 공간을, 생각을, 그가 본 것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는 듯한 즐거움 말이다.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2.16 13:33

품격있는 저널리즘 지침서…한국신문윤리위원회 '기사 속 윤리, 언론이 놓친 것'

한국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김재형·이사장 서창훈)가 품격 있는 저널리즘 실현에 도움이 될 지침을 담은 단행본 <기사 속 윤리, 언론이 놓친 것>(박영사)을 출간했다. 책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신문윤리위원회가 매달 발행하는 소식지 ‘신문 윤리’에 실린 주요 심의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언론의 공정성과 공공성 △인격권 보호 △저작권 보호 △광고 윤리 등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언론이 자주 놓치고 있는 윤리적 쟁점을 알리고 언론 보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언론인은 자유롭고 책임 있는 언론을 실현하기 위해 부당한 억제와 압력을 거부해야 하며 편집의 자유와 독립을 지켜야 한다. 개인의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며, 다양한 여론 형성과 공공복지 향상을 위하여 사회의 공공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1조 제3항) “언론인은 보도기사(해설기사 포함)를 작성할 때 사안의 전모를 충실하게 전달함을 원칙으로 하며, 출처 및 내용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사회정의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진실을 적극적으로 추적, 보도해야 한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론 보도를 비판적 시각으로 읽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와 근거들을 담아냈다.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언론보도의 중요성과 함께 언론의 윤리적 의무와 실천 방안을 인식하는 길잡이로 활용될 수 있도록 주제별 요점을 쉽게 풀어냈다. 김재형 위원장은 책 발간 이유에 대해 “오보나 선정적 보도에서 시작하여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 또는 초상권을 침해하는 보도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자살이나 마약에 관한 보도처럼 그 의도와 달리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보도도 적지 않다”며 “언론이 품격을 유지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좀 더 널리 알리고 공론화할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신문윤리위원회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1961년 9월에 설립한 언론사 자율 심의 기구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2.12 16:53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보편적 주제 다룬 작품 다수…완결성은 아쉬워"

“삶의 연륜이 묻어나고, 우울한 시대상 등을 다룬 보편적 주제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11일 전북일보 본사 3층 역사기록실에서 열린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올해 응모작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공모에는 모두 793명이 1828편을 응모했다. 지난해(779명, 1993편)에 비해 응모자 수는 14명 늘었고 출품작 수는 165편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는 시에 387명이 1187편, 단편소설 121명이 126편, 동화 104명이 106편, 수필 181명이 409편을 응모했다. 연령별로는 10대부터 80대 응모자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전북보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전국 곳곳에서 골고루 작품을 보냈으며, 해외에서 보낸 작품도 있었다. 부문별로는 시와 동화에서 응모작이 많았고, 단편소설과 수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모임) 회원들이 맡았다. △시 김헌수, 박태건, 안성덕, 장창영 시인 △단편소설 신가람, 오은숙, 정숙인, 최기우, 최아현, 황지호 소설가 △동화 김근혜, 이경옥, 장은영 아동문학가 △수필 김서연, 김영주, 이진숙 수필가 등 16명이 참여했다. 시는 삶의 연륜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응모작들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려는 노력들이 묻어났지만 사회적 관심은 약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심사위원들은 “기존 시 형식을 답습하거나 과거 흔적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품들이 많아 아쉬웠다”고 평했다. 숙고 끝에 12편의 시가 본심에 올랐다. 올해 단편소설 응모작의 주제들은 사회문제, 구조의 모순, 윤리적 딜레마, 우울한 시대의 개인상 등 보편적 주제가 주를 이뤘다. 더불어 시대를 담으려 애쓴 작품들이 눈에 띄었고, 세분화된 주제를 면밀하게 담아내 개인의 개성이 짙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설 부문 심사위원들은 “시선으로만 목소리가 등장하는 작품이 다수 있었다”며 “선택한 주제나 상징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산만하고 아쉬운 작품도 보였다”고 밝혔다. 단편소설 부문에서는 14편이 본심에 올랐다. 7편의 작품이 본심에 오른 동화 부문의 큰 특징은 소재의 다양성과 시대를 반영한 형식의 작품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상세계, 미지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짧은 동화에 잘 녹였다고 평가했다. 동화 부문 심사위원들은 “SF형식을 통해 색다른 분위기로 주제를 전달하려는 작품도 많았지만 깊이 있는 고민 없이 형식만 빌려와 이야기만 만들어 낸 작품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수필은 삶의 고뇌와 성찰을 철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다. 다만 소재면에서 독창성이 부족하고 글의 형식을 지키지 않은 작품들이 있어 아쉬웠다는 게 수필 부문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수필 부문에서는 11명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25년 1월 2일자 본보 신년호에 발표되며,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2.11 18:38

전북 문단의 원로 시인 '정양'의 문학세계 들여보다

전북 문단의 원로로 지역 문인들의 존경을 받는 정양 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오는 13일 우석대 문화관 5층에서 열린다. 정양 시인의 문학세계를 다각적으로 살피는 이번 학술대회는 우석대 교양 대학(학장 조법종)과 한국지역문학회(회장 한정호 경남대 교수),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우석대학교(총장 박노준)와 신아출판사(대표 서정환)가 후원한다. 이번 세미나는 지역 문단의 원로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시도해 그들의 공적을 기리고, 나아가 그들에게 정당한 문학사적 위상을 부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문신 우석대 교수가 올라 ‘정양의 시 세계’를 분석하고, 최명표 문학평론가가 ‘정양의 비평 세계’를 발표하며 정철성 문학평론가가 ‘정양과 전북 문단’에 대해 조명한다. 정 시인은 1942년 김제에서 태어나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시 부문)와 197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그는 김제 죽산고등학교와 전주 신흥고등학교 등에서 교사를 지내다가 우석대 교수로 정년퇴직했다. 또 시인은 전북작가회의를 창설하고 후배문인들을 지도했다. 그의 첫 시집 <까마귀떼>를 시작으로 최근작 <암시랑토 앙케>에 이르기까지 여러 권의 시집을 발간한 바 있다. 판소리에 일가를 이룬 그는 <판소리 더늠의 시학> 등을 집필하기도 했다. 시인의 시는 시대의 모습과 사회의 불의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한편, 특유의 해학을 바탕에 장치해 전북인의 내밀한 보편적 정서를 형상화하려고 고뇌한 모습이 묻어난다. 최근 그는 전북 방언을 과감히 활용해 토속적이고 구술적인 세계를 선보이며, 시의 영지를 확장했다, 또 <세월이 보이는 길> 등의 평론집을 통해 지역 작가들에게 비평적 애정을 표하며, 고전 작품의 새로운 해석에도 깊은 관심을 쏟았다. 실제 그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모악문학상, 아름다운문학상, 백석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한편 주최 측은 정양 시인을 시작으로 오하근·이운룡·이기반·허소라·최승범 등의 작고한 도내 출신 작가들의 문학세계를 규명하는 자리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9 17:54

'책 듣는 시간'⋯전주문화재단, 2024 릴레이 오디오북 콘서트 개최

(재)전주문화재단은 오디오북제작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9~10일 이틀간 ‘2024 릴레이 오디오북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오디오북 콘서트는 그동안 전주문화재단의 오디오북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오디오북을 발간한 작가 6인이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다. 먼저 9일 오후 2시, 완산도서관에서 시와 수필과 동화를 오디오북으로 즐길 수 있다. 이날에는 장창영 시인의 오디오북 시집 <황태, 설악을 훔치다>, 박지숙 작가의 오디오북 동화 <창문 너머의 너>, 이진숙 작가의 오디오북 수필집 <우리, 이제 피어날 시간>을 함께 감상하고, 작가와의 대화, 작품의 문장들을 관객들과 낭독해 보는 문장나눔 시간 등을 가진다. 사회는 지난 2021년도에 재단의 지원을 통해 오디오북을 발간한 김근혜 동화 작가가 맡았다. 이어 10일 오전 10시, 삼천생활문화센터에서는 박태건 시인의 오디오북 시집 <나바위성당 팔각 창문 아래에서>, 김헌수 시인의 오디오북 시집 <저녁 바다에서 우리는>, 신솔원 작가의 <엄마와 나의 산행일기>를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으로 만난다. 이날은 하기정 시인의 진행으로, 3인의 작가와 오디오북을 미래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듣는 책의 즐거움에 생기를 더할 작은 음악 공연도 준비돼 있다. ‘책 듣는 시간’, 이틀간의 오디오북 콘서트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별도의 예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 ‘2024 릴레이 오디오북 콘서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063-211-9270)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오디오북제작지원’ 사업은 지역의 작가와 작품을 전국의 독자들에게 알리고, 점점 커지는 디지털북 시장의 진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전국 재단들 중 처음으로 추진한 선도 사업이다. 현재까지 총 23종의 문학 작품을 출시했다. 현재 전주 작가 오디오북은 전국의 온라인 서점과 오디오북 전문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올해는 시, 동시, 동화 등 총 5종의 오디오북 출간을 앞두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8 16:07

전주 문인들의 한마당 축제⋯전주문인협회, 제32회 전주문인대동제 성료

전주문인협회는 지난 4일 한국전통문화의전당 대강당에서 열린 ‘제32회 전주문인대동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조 전주문인협회장을 비롯해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전북일보 사장),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민정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백봉기 전북문인협회장 등 200여 명의 지역 문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현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학에 대한 기대와 문학인에 대한 평도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수평적으로 잘 맞추기 위해 문학성 높은 창작으로 맹렬하게 정진해 전주문학이 대한민국의 문학과 문화를 선도하는 자리에 우뚝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김호운 이사장의 문학강연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문인협회이사장 표창 수여와 최근 발표된 제12회 전주문학상·제9회 문맥상 시상식 등이 진행됐다. 이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의 표창은 고재흠(사)영호남문학인회장, 남궁웅 시인, 박월선 아동문학가에게 돌아갔으며, 문학계에 꾸준한 후원을 해온 비문학가에게 수여되는 특별상 ‘아름다운상’에는 김혜선 씨가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힌편 이번 행사에서는 최근 발간된 100년 간의 전주 문학인을 기록한 <전주문인 100년사 인명록> 출판기념식도 진행되기도 해, 많은 문학인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5 19:00

성민재 작가, 첫 시집'바퀴벌레와 사과나무' 출간

성민재 작가가 첫 시집 <바퀴벌레와 사과나무>(나다움)를 세상에 선보였다. “어둠은 종종 우리를 가리지만, 그 안에서 길을 찾는 이들은 누구보다 빛을 갈망한다”는 말로 시작되는 시집은 작고 연약한 존재 속에 담긴 삶의 의지와 희망을 노래하며, 고난과 인내의 여정을 시어로 담아냈다. 또 작가는 어릴 적 작고 소박했던 꿈이 거대한 세상의 벽과 맞닥뜨렸을 때, 그 벽을 넘기 위해 걸어온 시간 속에서 깨달은 희망과 인내를 시로 풀어내는 등 자신의 삶과 시편에 녹아든 철학을 전한다. 시집 제목에 등장하는 ‘바퀴벌레’는 어둠 속에서도 길을 찾아가는 존재를, ‘사과나무’는 작고 견고한 열매를 맺는 희망과 생명의 상징으로 묘사하며, 작가는 고난과 상처 속에서 길을 잃었음에도 다시 나아가고자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자 했다. 성 작가는 “상처는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이 시집이 상처받고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작지만 사라지지 않는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이 시집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그리고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로 곁에 서 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나아가, 어둠 속에서도 사과나무의 열매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안 출생인 그는 전주 상산고를 졸업해, 전북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시낭송가와 시인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5 14:00

현장 교육 전문가가 제시하는 미래 교육 전망과 해법…2025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 발간

교육 대전환의 시대 속, 새로운 방향을 찾는 이들을 위한 분명한 안내서가 나왔다. 37명의 현장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래 교육 집필팀이 <2025 대한민국 미래교육 트렌드>(뜨인돌)을 발간한 것. 급변하는 2025년,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들이 한마음으로 고민하고 연구한 결실이 담긴 이번 책은 전국의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2025년 미래 교육 트렌드에 관한 원고를 공모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 책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고교학점제의 과제, 지방소멸, 미디어 리터러시, 고교 유형의 다양화 등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교육 정책을 현장의 시각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진단하며,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책에는 오준영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소속 초등교사가 전하는 ‘지방소멸, 학령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자치도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책 속에서 오 교사는 “지방소멸 가속화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 학교가 특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시골의 작은 학교들도 특화한 교육과정이 있다면 수요를 부를 수 있다. 음악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악기 연주에 특화한 초등학교, 창의적 체험활동과 교과, 자율시간, 자유학기 등을 적절히 재구성해 무대공연이나, 연극, 연기 등에 특화한 중학교들이 생긴다면 어떨까”라며 제언했다. 이어 그는 “지자체의 예산 및 인력 자원 등을 통해 정주 여건도 충분히 마련해 나가면서, 지역적인 특성과 교육 주체들의 요구를 반영해 학교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특수성 있는 학교를 만들어간다면, 지방소멸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2.04 17:35

미국 이민사회에서 피어난 우정, 양정숙 '내 친구 에이든'

양정숙 아동문학가의 신간 <내 친구 에이든>(가문비어린이)은 미국 이민 사회에서 피어난 조슈아와 에이든의 우정을 풀어낸 동화이다. 미국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각 나라 이민자의 모습을 따스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동화로 진정한 우정은 나라와 문화, 피부색과 개인의 형편을 초월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조슈아와 그의 옆집에 사는 에이든.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태어났지만 ‘우정’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얼굴과 눈동자색 등 생김새부터 언어와 사고 등 모든 것이 다르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보듬는다. “우리는 서둘러 삼촌 차에 올랐다. 나는 에이든의 어깨를 한 손으로 토닥이며 말했다. 에이든, 정말 고맙다. 고맙긴, 나도 너하고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중략)…순간, 아기자기한 한국의 풍경이 머리에 좍 그려졌다. 우리는 달리는 차 안에서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그날을 꿈꾸었다.”(110p) 양 작가는 “ 지구가 하나의 동네가 된 지 오래입니다”라며 “우리 친구들이 다문화가족과 편견 없이 지내는 지 궁금합니다. 친하게 지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구는 세계인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커다란 동네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란 작가는 조선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광주교육대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수학했다. 1995년 <수필과 비평>에서 수필로 신인상을 받았으며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동화 창작에 본격 매진하게 됐다. 그동안 <구리구리 똥개구리> <감나무 위 꿀단지> <충노, 먹쇠와 점돌이> <까망이>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2.04 17:3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 경종호 '탈무드 동시 컬러링북'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 비 오듯 쏟아지는 은행잎을 맞으며 아이들이 깔깔거린다. 그들 머리며 등허리, 책가방이 온통 노랑으로 물들어 있다. 어린 시절 내 감각이 되살아나 가을 햇살과 아이들 웃음소리에 쪼그라들었던 마음이 쫙 펴진다. 문득 천진한 아이들, 저 아름다운 밑그림에 알록달록 채색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한편 겨울이 오면 어쩌나, 세상은 이미 북풍이 불고 살얼음 끼고 무차별 폭력이 난무하고 있지 않은가! 지혜를 모아 싸움을 멈추고 평화를 모색해야 할 이때 서재 귀퉁이에 있던 경종호 시인의 『탈무드 동시 컬러링북』을 꺼내 읽는다. 황금빛 은행이파리가 살랑살랑 날아와 내 가슴팍을 물들인다. 경종호 시인 덕분이다. 요즘 문학이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다각적으로 보인다. 디카시가 그렇고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 컬러링북도 마찬가지다. 한편 기성 시인의 동시로의 유입은 동심 회귀와 함께 아동문학 황금기가 시작되었다. 경시인 또한 시로 등단, 현재 아동문학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새싹 하나가 나기까지는」을 읽다 보면 경종호 선생의 성품과 문학적 결을 느낄 수 있다. 새싹 하나가 나기에도 수많은 인연이 있어야지만 가장 중요한 지점은 무심결에 새싹을 짓밟지 않고 사람인 “네가 ‘팔딱’ 뛰었던 것” 즉 생명 탄생 비화에는 사랑과 우정, 생명 존중 사상이 관통하는 것이다. 이번 컬러링북도 일관된 경향으로 탈무드 경전經典의 무거움을 해소하는 위트와 유머가 더해져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동료 교사와 작가들의 평을 빌자면 “동시 종합 놀이터를 방불케 하는 즐거움이 있고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생각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며 탈무드에 기반한 이야기에 자신의 경험을 입혀 색칠하면 ‘교실은 즐겁고 행복한 놀이공간”이 될 것이다. ‘즐거운 생각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밝게 한다.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이렇게 재밌는 상상이 된다’라는 탈무드의 말을 “지금까지 상어가 하늘에서 죽었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없어!/그러니까 상어가 하늘에 산다면 그래! 영원히 살 수 있을지도 몰라”-「말의 차이」 경시인의 탈무드 동시 버전을 두고 이안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탈무드는 동시와 가까운 사이가 되고 동시는 탈무드의 지혜에 가닿게 된다” 동시와 탈무드는 많이 닮았다. 억지로 누군가를 이해시키려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 이번 컬러링북 27편은 시와 그림의 접목을 통해 관습과 종교적 편향을 초월 삶의 지혜를 스스로 찾게 한다. 다소 상투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경전을 바탕으로 하였지만 현장에서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교사로서 눈매는 역시 날카롭다. 오랜 기간 교육현장에서 밴 현실감 넘치는 창의적 표현들이 그것이다. 바라건대 독자들이 동시에 응축돼있는 감동의 파문, 출렁이는 빛살을 색칠하면서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말은 본디 추상적이어서 세상을 완벽하게 그려낼 수 없다. 그런데 컬러링북은 상상력으로 말의 빈 공간을 채우고 그림으로 구체화하니 언어의 약점을 보완한 셈이다. 산다는 것은 꽤 쓸쓸한 일,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부디 여백을 채우듯 테마가 있는 동시(풍경)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기를 바란다. 독자가 만날 탈무드 컬러링북은 아날로그적 놀이 형태로 집중력과 안정감을 줄 것이다.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응축된 언어의 확장력을 손수 실현해 보인다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이 쓸쓸하지만은 않으리라!

  • 문학·출판
  • 기고
  • 2024.11.27 18:58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소개합니다

신춘문예의 계절이 시작됐다. 문청(文靑·문학청년)들이 문학에 열병을 앓으며 희망의 싹을 키워가는 시기이다. 문학 출판시장이 줄어들고, 작가 데뷔 방식이 예전과 다르게 다양해지고 있지만 신춘문예 열기는 쉽게 식지 않는다. 27일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와 전 심사위원들에게 물었다. 신춘문예 투고 시 유념사항은 무엇인가, 당선 후에는 어떤 길이 열리는가를. 신춘문예 응모자든 독자든 읽어볼 만한 알아두면 쓸모 있을지도 모를 신춘문예 팁을 소개한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올해 36년을 맞았다. 1950년 신문 창간과 함께 현상문예로 출발한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1960년대 중단됐다. 오늘의 신춘문예는 1988년 말 새롭게 형식을 갖춰 부활한 것이다. 지금까지 약 120명이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문단에 데뷔했고, 시인·소설가·수필가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 부문은 단편소설, 시, 동화, 수필 등 4개 부문에서 작품 접수를 받는다. 시 부문은 1인 3편 이상, 단편소설 부문은 200자 원고지 70장, 동화 부문은 20장, 수필 부문은 1인 2편 이상, 15장 내외 분량으로 작성해 A4 용지에 인쇄 후 제출하면 된다. 응모작은 공모 마감일인 12월 6일 도착분까지이며 봉투 겉표지에 붉은 글씨로 ‘신춘문예 응모작’과 ‘응모 부문’을 표기한 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담당자 앞((우)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 전북일보 문화부)으로 우편 제출하면 된다. 모든 응모작은 미발표 창작물에 한하며, 타 기관 신춘문예 당선자는 동일 장르에 응모할 수 없다. 다른 신춘문예에 동일한 작품을 동시에 투고하거나 표절이 확인될 경우 당선작 발표 이후라도 당선을 취소할 수 있다. △신춘문예, 이것만 꼭 기억하라 통상적으로 작가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신춘문예에 당선되거나 문학출판사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거나, 문예지에 투고해 글을 발표하는 방법등 이다. 문학의 종말을 고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신춘문예는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문청들을 설레게 한다. 202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심사한 김용택 시인은 신춘문예를 응모하는 문청들에게 과감할 것을 주문했다. 김 시인은 “시를 쓰는데 망설이면 안 된다”며 “기성 시인을 흉내 내고 비트는 것이 아닌, 문학적이고 시적인 생각을 용감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를 맡았던 안도현 시인은 문단 구성과 언어 선택 등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시인은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진솔하게 쏟아붓는다고 다 문학이 되는 건 아니다. 독자는 창작자의 넋두리를 들어줄 여유가 없다”고 꼬집으며 “마음이 독자에게 가닿는 경로와 그 과정까지 고려할 줄 아는 고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릇파릇한 상상력에 촘촘한 언어들을 덧대야 하고, 작품의 구조는 입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자와 문단 모양, 인쇄용지까지 꼼꼼하게 살핀 다음에 응모할 것을 제안했다. △신춘문예 등단보다 중요한 건, 좋은 글쓰기 한 때 신춘문예 출신들을 두고 새해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했다가 한순간 사라진다는 냉소적인 평가도 존재했다. 하지만 본보 신춘문예 출신의 작가들의 말은 다르다.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로 등단한 황지호 작가는 “문단에서는 신춘문예로 등단하는 걸 어느 정도 높게 평가한다”며 “열심히 쓸 수 있다는 인식과 ‘글’에 대한 무게감이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등단 이후 여러 분야에서 원고 청탁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등단 초기에 문학계에서 신춘문예 출신이 외면 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본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은 “등단 이후 창작활동에 매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등단작보다 두 번째 작품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로 등단한 최아현 작가는 “신춘문예 등단은 문단에 진입할 기회가 주어진 것 뿐”이라며 “문단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신춘문예가 끝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작가도 등단 여부를 떠나,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1.27 17:15

제12회 전주문학상 본상·제9회 문맥상 수상자 발표

제12회 전주문학상 본상 수상자에 김용옥 수필가가 선정됐다. 또 제9회 문맥상 수상자에는 정재영·조경옥 시인이 이름을 올렸다. 전주문학상은 최근 3년간 발표한 작품집과 전주문인협회에 기여한 공적 등을 반영해 수여하는 상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조기호·이소애·유대준 시인이 나섰다. 조기호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전주문학상은 전통적으로 문학성과 문단 활동 성과를 같이 평가해 왔다”며 “올해 역시 우리 지역 문단을 이끌어 온 공로와 수준 높은 문학성으로 창작에 지치지 않고 매진한 문학인을 선정했다. 문맥문학상은 문학성을 제일 가치로 두고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용옥 시인은 서울에서 출생했으니, 6세 때부터 익산에서 성장해 대학 졸업 후부터 전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1980년 <전북문학>, 1988년 <시문학>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과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는>, <세상엔 용서해야 할 것이 많다>, 시선집 <그리운 상처> 등이 있으며, 전북문학상, 박태진문학상, 구름카페문학상 등을 받았다. 정재영 시인은 순창 출생으로 1993년 <자유문학> 신인상을 받아 문단에 들어섰다. 현재 전주한일고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로서 청소년 문학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으며 제자를 양성함은 물론 전북문학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학강연을 시행하였고, 청소년 문학과 청소년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며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물이 얼면 소리를 잃는대>, <나무도 외로울 때가 있다> 등이 있다. 조경옥 시인은 장수 출생으로 1997년 <시와산문>에서 시 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전주여상을 졸업하고 은행 등에서 근무하면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수학했다. 저서로는 시집 <그곳이 비어있다>, <말랑말랑한 열쇠>, <가벼운 착각> 등이 있다. 현재 그는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펜문학, 전주문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11.27 13:4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