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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전승과 차세대 국악 인재 발굴을 위한 특별한 기획 공연이 남원에서 펼쳐진다. 국립민속국악원 다음 달 7일과 8일, 오후 3시 예음헌에서 ‘2025 꿈나무 무대 - 차세대 명인·명창’ 공연을 개최한다. 2025 꿈나무 무대 ‘차세대 명인‧명창’은 판소리 전공 학생들의 재능을 선보이는 무대로,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총 9명의 출연자가 관객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첫날인 7일에는 김태경(중3/수궁가), 김서우(초6/춘향가), 안희주(고2/심청가), 박보은(고2/흥보가)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8일에는 김태성(고1/심청가), 김준수(고1/수궁가), 임사랑(초5/흥보가), 구민정(초6/춘향가), 김상아(고1/적벽가)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이나 전화(063-620-2329),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전주의 역사적 명소, 전라감영 내아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미디어 아트 상설 전시가 도민과 마주할 단장을 마치고 특별한 감동을 선보인다. 토스트애니메이션스튜디오가 테이블 맵핑 기술을 활용해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봄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해 낸 ‘전라감영을 거닐다: 봄의 기억(Memory of Spring)’의 전시가 열린 것. 테이블 맵핑은 테이블 위에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적용해, 3D 애니메이션과 입체적인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아트 기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탄생한 이번 전시에는 전주부성 서문지, 전주부영, 전주천, 악학, 통인청, 전라감영 내부 등 전라감영 모습과 함께 농부의 일상, 시장 상인들의 흥정, 전라감영에서 고뇌하는 전라감사의 모습 등 그 주변의 명소에 펼쳐졌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유쾌하고 아름답게 재현돼 담겼다. 전라감영 내아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되지만, 미디어아트 전시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오후 6시 이후에는 은은한 조명과 어울어진 몽환적 분위기가 더해져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장인복 토스트애니메이션스튜디오 대표는 “한겨울에도 봄의 생동감을 먼저 맛볼 수 있는 이색 전시인 만큼, 전주를 찾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며 “역사 깊은 전라감영의 옛 풍경을 최첨단 디지털 기술로 만나는 특별한 기회이니 많은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토스트애니메이션스튜디오’가 주최·주관하고, (재)전북특별자치도콘텐츠융합진흥원의 ‘2023 융복합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문인화가 운산(雲山) 유양순 개인전 ‘자연으로의 초대’가 24일까지 대자인병원 이음길에서 열린다. 문인화는 사군자가 주요 소재이듯 유양순 화가는 꽃과 풍경 등 자연을 주요 소재로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23일 운산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정된 공간 안에 머물러 자연과 접할 기회가 적은 요즘의 우리에게 잠시나마 바람을 느끼고 나무를 보고, 꽃 핀 돌담길을 걷게 해주고 싶었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운산 유양순 작가는 세계서예비엔날레 우수작가, 한국서예대전 초대작가, 신춘휘호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했다.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심사위원, 전라북도 서예전람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서예연구회 부회장, 한국문인화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이 2025년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존재를 조명하는 국제 전시를 선보인다. 박민평과 허산옥의 미술세계를 들여다보는 전북미술사 연구 시리즈와 미술 현장과 시대정신을 다룬 전북청년 전시도 내놓는다. 21일 전북도립미술관은 올해 미술관 방향성을 △국제성과 지역성을 연결하는 문화허브 △연구와 교류의 플랫폼을 구축 등으로 잡고 나아갈 예정이다. 도립미술관이 20년 동안 수집한 소장품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본관 1∼5 전시실에서 'JMA 신소장품'전이 오는 2월 21일 개막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미술관이 수집한 신소장품 450점 가운데 시기별, 테마별 작품 100점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애선 관장이 직접 기획한 전시로 미술관의 수집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이스크림과 똥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놀이와 예술로 재구성한 체험형 전시 '아이스크림, 똥'도 4월 관람객들을 맞는다. 미술관은 어린이와 관람객이 금기된 행동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색다른 경험을 만끽할 수 있도록 오감을 활용한 전시를 선보인다. 세계 유명 작가를 초청해 국제전도 진행한다.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존재를 다룬 특별전 ‘진격의 B급들’은 국내외 작가와 작품을 조명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담론의 장을 형성하고자 기획됐다. 회화, 조각, 뉴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상류층의 전유물로 소비되는 예술문화에서 벗어나 대중문화로 확장된 세계를 제시한다. 전시는 8월 1일 개막한다. 전시 공백기를 없애기 위해 준비한 상설전시도 계속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기증소장품 상설전 ‘고귀하고 고귀한’은 1980~1990년대 주요 기증 작품을 통해 새롭고 풍부한 전시콘텐츠를 제공한다. 전북 미술의 역사성을 정립하기 위한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전북 근현대미술을 연구하는 전시 '전북미술사’ 시리즈가 두 차례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는 70년대 물꼬회 창립회원으로 전북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박민평(1940~2019) 전을 4월부터 7월까지 열린다. 남원 권번에서 소리와 서예, 사군자를 익힌 뒤 예인으로 활동했던 여성 예술가 남전(藍田) 허산옥(1924~1993) 전도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선보인다. 주목해볼 만한 전시로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예술정원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야외정원과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능동의 풍경’은 기후 위기에서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조명한다. 오는 4월 두 번째 프로젝트 '산책하는 집'도 개막 예정.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과 위기 극복을 위한 삶의 대안이 무엇인지 성찰해본다. 특히 인공과 자연 공존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애선 관장은 “올 한 해는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을 조명 할 것"이라며 "미술관이 문화적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기획은 물론 지역 미술에 대한 연구와 아카이브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올해 지역문화 전시를 확대하고, 서예문화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다. 한반도 남부 최초의 철기 문화가 꽃핀 전북지역의 '만경강' 부터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글씨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박물관은 2025년도 주요 전시 계획을 20일 발표했다. 박물관은 새해 첫 특별전으로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을 선보인다. 오는 6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기술적 선진지이자 교통로였던 만경강·동진강 유역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만경강 유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청동 잔무늬거울이 출토되고, 최초의 청동기 거푸집과 송풍관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곳이다. 동시에 한반도 남부 최초의 철기가 유입된 지역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전북 내륙 교통의 중심지였던 만경강의 생명력은 삼국시대에도 이어졌다. 백제와 마한, 가야 등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고 확산하는 문화적 교차점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전시는 문물 교류를 중심으로 전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깊게 들여다본다. 박물관은 서예문화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 증진을 위해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함께 하반기 순회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가제)'를 마련한다. 11월 중순부터 2026년 3월 초까지 열릴 전시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활동, 사상을 되돌아보고 전주와 전북의 천주교 역사를 소개한다. 4월에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 서예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 ‘서예문화실’을 개편해 선보인다. 한국 전통 서예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역사·문화적 맥락과 미적 가치를 함께 전달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서예문화실 재개관과 함께 박물관 특성화 사업의 결과를 지역 주민께 알리는 브랜드 선포식도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을사년 새해를 맞아 우진청년작가회(회장 홍경준)가 신년기획전 ‘푸른 꿈’ 을 다음달 12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월요일은 휴관. 푸른 뱀은 새로움과 희망을 상징하며 뱀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변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우진청년작가회 회원들은 지혜를 활용해 성장과 변화를 만들어가는 해가 되길 바라며 관련 작품들을 전시한다. 띠와 관련되지 않아도 푸른 뱀을 상징하는 해로써 푸른 계열의 색상이 가미된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했다. 참여 작가는 강현덕, 김성민, 김수진, 김용수, 박지은, 박천복, 배병희, 이은경, 이일순, 이철규, 임택준, 장영애, 장우석, 조현동, 한정무, 홍경준, 홍경태, 황나영 등 18명이다. 이들은 서양화, 한국화, 조소 등 4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해 관객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우진청년작가회는 우진문화재단에서 매년 전북지역 순수미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과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인 작가를 심사하여 시상하는 우진청년작가상 수상작가 모임이다.
청목미술관 레지던시 작가들의 작업 결과물을 살펴보는 ‘청목아티스트 레지던시 결과 보고전시’가 21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미술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유의 시간들’을 주제로 지난 한 해 동안 프로그램을 함께 한 김스미, 이재승, 이철규, 장석원, 정유리, 지나손 등 작가 6명의 창작물을 조명한다. 김스미 작가는 조형적 균형과 현대적 평면구성이 담긴 달항아리 작품을 선보인다. 달항아리 그림이 주는 에너지와 파장을 예술로 승화시켜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화가 이재승은 끊임없이 사유하며 표현한 ‘심상-명상’ 연작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일원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정형화된 이미지를 제거하고 오로지 수묵에 의한 기운과 조형만으로 여백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한 화면에 배치한 이철규 화가는 이질적이고 조화로운 아이러니를 표현해 ‘조화’를 말하고자 한다. 황금만능주의의 대표적 상징인 금과 정신적인 것의 기초가 되는 자연을 조합해 인간의 음과 양, 구상과 추상 등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묻는다. 장석원 작가는 희로애락이 담긴 얼굴을 그린다. 선과 악, 긍정과 부정이 묻어있는 얼굴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면모와 삶의 복잡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정유리 작가는 소통 키워드를 통해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고, 지나손 작가는 물이 이루어 놓은 제3의 드로잉을 관찰하는 영상물을 통해 예술의 본질과 사물의 실존에 대한 미학적 경험을 제공한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한 해의 창작활동을 소개하는 전시에서 레지던시 작가들은 각자의 사유와 고민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인다”며 “‘사유의 시간들’이라는 전시 주제처럼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건 1980년대 서울의 아스팔트 도로에서 시작됐는지 모른다. 독재 권력을 향한 외침이 붓이었고 집회 현장이 작업실이었던 변혁의 80년대, 사람들은 행동했다. 그 시기 김준권 화백(69‧한국목판문화연구소장)은 민중미술에 투신해 전단지 작업에 참여했고, 판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화백은 민중미술을 시작으로 90년대 국토와 사람들의 삶이 담긴 리얼리즘적 풍경을 켜켜이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눈과 발로 사생한 작업을 해나갔다. 이후 한‧중‧일 전통 목판화를 연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입혀 선보인 수묵‧채묵 목판화를 창안해내기도 했다. 한국 목판화 거장 김준권 화백이 전주를 찾았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에서 준비한 신년기획 초대전 ‘김준권의 국토-판각장정’이 3월 30일까지 전당 전시장 전관에서 열린다.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화백은 “목판화 작업 과정은 길고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판화 한 장을 찍기 위해서는 최소 10번 이상 찍고 마르길 기다려야 한다. 판마다 먹의 농담도 달라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판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찍는 방법. 판과 종이가 물에 젖은 정도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져 손끝의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화백의 작품 25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980년대 초창기 작품 '나는 밥이다'부터 대표작 '이산 저산', '산운(山韻)’ 까지 그의 예술적 여정을 차근차근 짚어본다. 그가 제작한 목판화에는 대한민국 남단에 위치한 가파도부터 휴전선, 북한 땅을 건너뛰어 요동에서 본 북녘까지 사실적으로 재현된다. 색채가 있는 채묵(동양화 인료)과 무채색의 수묵(먹) 판화, 강렬한 색채로 시각적 힘이 큰 유성 목판화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생생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서현석 대표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첫 시작을 김준권 화백의 전시로 하게 됐다”며 “김 화백의 40년 미술세계를 조명하고, 판화가 지난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화백은 국내 수묵 판화 개척자로 평가받으며 1993년부터 진천군 백곡면 작업실에서 '한국목판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당시 그의 판화작품 '산운(山韻)'이 판문점 평화의집 내 배경 그림으로 내걸려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연휴는 휴관한다. 전시 기간 판화 찍기 체험이 운영되고 2월 중에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된다.
전라연합예술단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중국 강소서 창저우시(상주시) 봉황곡 대극원에서 한중문화교류공연을 펼쳤다. 이번 한중문화교류공연은 전북특별자치도와 중국 강소성 교류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회장 박영진)와 중국 강소성 인민대외우호협회 공동 주최했다. 전라연합예술단은 한중문화협회장 박영진 단장을 비롯해 부단장 박명숙, 총연출 조승철, 예술감독 장인숙, 명창 차복순, 고수 신동선, 명무 김명신 박현희 노태호, 무용수 김연우 서한나 최진영 최윤형 김민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전북 무형유산 제47호인 호남산조춤과 판소리 '수궁가'를 결합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고 판소리 '흥보가'는 차복순 명창의 풍부하고 격조 높은 너름새와 소리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박진희 작품전 ‘이윽고 슬어드는’ 전시가 17일부터 27일까지 한옥마을 플랜씨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 ‘이윽고 슬어드는’ 에서 암시하듯 번지고 깃드는 삶의 시간을 어머니들의 깊은 주름에서 길어 올렸다. 2013년 전주를 떠나 제주에서 12년 간 이어온 활동을 토대로 끝나지 않는 질문들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특히 제주살이를 시작하면서 지역을 깊게 바라보고 터무늬를 알아가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간 ‘살림하는 붓질 전’ ‘4․3 미술제’ ‘어쩌면 잊혀졌을 풍경’ ‘A.C.E. 여성 예술인 네트워크’ ‘도래할 풍경전’ ‘마을예술학당’ 등 다양한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며 활동해왔다. 작가는 당연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틈을 비집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일에 집중해 왔다. 제주에서 삶의 무늬들을 질문과 성찰의 장으로 이어가면서 더불어 사는 삶을 향한 여성의 주체적 삶의 목소리를 펼쳐오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현장의 목소리가 디딤돌이 되어 제주에서 인연을 이어온 해안마을 어머니들의 삶을 좀 더 내밀하게 다가서 보여준다.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4.3을, 전쟁을 지나오면서 목구멍에 가둔 감정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시간들, 죽음 위에서 삶을 이어온 어머니들의 시간을 깊이 바라본다. 납작하게 접혀버린 통념과 관습의 빗장을 풀고 층층이 접힌 주름들 사이사이를 쭉 펼쳐내어 일상이 서사가 되고 이윽고 역사가 되는 메시지를 담는다. 제주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연주 큐레이터는 “박진희는 ‘우리라는 주어’로 살아온 분들을 한 명씩 호명한다. 우리라는 주어로 살아가는 삶은 서로를 지키고, 이해하고, 보듬는 삶이다. 이때 우리는 내가 사라진 우리가 아니다. 개인을 지워버리지 않고, 서로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드러낼 때 우리도 견고해진다” 고 설명했다. 자신의 시각과 철학을 전달하는 재료로 동망과 실을 활용한 작가는 금속을 삼베처럼 바느질하고 동망 위에 바닷물로 주름진 손들을 드로잉한다. 섬세하고 견고한 작가의 터치로 보이지 않던 물그림자가 서서히 선명한 바닷빛으로 이야기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게 될 작품들은 어머니 손의 표정을 기록해오고 동망 위에 바닷물로 그려내면서 어머니의 초상으로 상징화한 ‘낯_꽃’. 돌봄과 노동의 힘을 새긴 ‘당신의 시간’,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동망 위에 바닷물로 쓰고, 오리고 접으며 위무를 담아 호명하는 ‘베인 눈물의 서시’, 당신의 휘어진 검지 사이 주름의 노래가 숨길이 되어 이윽고 우리의 심줄이 되는 ‘살의 노래’, 살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 입던 옷, 죽을 때 온몸에 감싸진다던 원삼을 지으며 날개옷으로 드러내는 ‘활活의 춤’ 등이다. 박 작가는 “고향 전주는 북극성 같던 엄마의 시간과 같았고, 제주살이는 어머니들의 주름과 같았다”며 “전주와 제주를 이어온 그 시간이 공명하며 이번 작업은 낮은 목소리로 하찮음은 없다고 거듭했다”고 밝혔다.
작고 조용한 소양면에 따뜻한 그림이 찾아왔다. 호숫가에 자리한 오스갤러리(완주 소양면 오도길 24)에서 열리는 홍빛나 초대전 ‘WITH US, AT LAST’다. 종이배를 타고 바다에서 뛰노는 물고기와 소통하는 가족들(작품명 ‘꿈을 실은 보물섬’)의 모습, 꽃과 나무가 울창한 숲을 반려자,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작품명 ‘deer my blooming’)등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포착되는 일상을 캔버스로 옮겼다. 특유의 동화적인 상상력과 따뜻한 색감, 둥글둥글한 선이 긍정과 희망 등 특별한 의미로 변주되어 포근하게 다가온다. 붓끝에서 나와 손에 잡힐 듯 화폭에서 아기자기하게 살아난 인물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온기를 나눈다. 일상 속 붙잡고 싶은 장면을 잡아채고 자신만의 선(善)으로 그리는 감각은 오랜 기간 작가가 고수한 원칙이다. 대전 출신인 작가는 대학에서 미디어디자인과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 진학해 회화공부를 마쳤다. 20년 넘게 그림을 그린 작가는 미술관 학예사로 근무하며 제3자의 시각까지 습득했다. 덕분에 알록달록한 그림부터 먹의 농담으로 스케치한 작품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번 전시는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여는 개인전이다. 그동안 서울과 대전 등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쳐온 그는 우연히 오스갤러리를 방문했고, 공간 자체에 매료돼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 실제 전시를 결정하는 데 머뭇거리던 작가를 끌어낸 건 오스갤러리 전해갑 대표였다. “관장님께서 제 작업물을 보고 전시를 제안하셨어요. 그리고 저 역시도 공간이 주는 아우라가 남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차가운 공간 안에서 제 그림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정감어린 모습이 (관람자에게)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이곳에서) 전시를 진행하게 됐어요" 전시장에는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회화 등 20점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작가는 공간의 에너지에 맞게 대형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관람객들에게 감정적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전시회 오픈식 행사가 열린 10일 관람객들은 작가 작품의 압도적인 크기와 따뜻함에 감탄했다. 홍 작가는 “만년 일곱 살 어린아이의 눈높이로 살고 싶다”고 했다. 가족, 자연, 동물 등을 중심으로 친근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조성해 삶의 소중함과 행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동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그의 작품에는 꿈과 용기, 사랑과 희망을 통해 현실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힘을 품고 있다. 선(善)함과 순수함이 지닌 강함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대전에서 태어난 홍빛나 작가는 동덕여대 미디어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회화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성심당과 협업하며 그림 작업 이외의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CJ 문화재단과 협업해 재능기부 활동에 적극 참여해 나갈 계획이다. 전시는 오는 6월 9일까지 진행되며 3월 중에 그림이 교체된다.
황은미 작가의 열두 번째 개인전 '신세계교향곡'이 19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사각형 판넬에 플레이모빌을 배치하여 재구성한 작품 등 총 31점을 선보인다. 사각형 그리드에 배치된 좀비 형상의 피규어와 다양한 사물들은 작가 특유의 회화적 색감과 구성이 더해져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경계를 대비시킨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좀비가 되는 과정을 슬픈 자화상으로 표현하며,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탐구한다. 죽음을 끝이 아니라 변화와 전환의 시작으로 해석하며 부활을 단순한 생명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얻는 과정으로 제시한다. 특히 신세계는 죽음과 파괴를 딛고 시작되는 희망의 공간이며, 인류는 그곳에서 신세계 교향곡을 연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황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죽음과 좀비의 세계로 잡았다"며 "좀비의 세계는 우리가 꿈꾸는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가 아닌 비인간적이고 불행해진 미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좀비로 가득 찬 멸망의 세계가 펼쳐질지라도 그 끝에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시작점이 올 것이다. 인류는 힘을 모아 힘차게 신세계 교향곡을 연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원예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미술전공 석사학위를 밟은 황은미 작가는 서울과 전주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열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또 국내아트페어와 해외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예술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지 위 정갈한 수묵은 세상의 소란과 번잡을 잊고, 고요한 내면으로 빠져들게 한다.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진 서양화와 달리, 한국화의 농담과 여백이 주는 힘이다. 박종갑 초대전 ‘만경(萬頃)_수묵여정(水墨旅程)’이 다음 달 10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박종갑 작가는 오랫동안 작업실 인근 강인 만경강(萬頃江)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깨달은 생명과 순환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수묵화로 담아냈다. 전시에서는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서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연과의 연결을 되찾고,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의 제목처럼 화폭엔 만경강의 풍경이 먹빛으로 깔려있다. 먹의 농담으로만 표현하는 수묵화는 검은 먹의 다양한 농담과 여백으로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생명의 순환을 나타낸다. 그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나무와 숲, 물결, 빛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며 이루어가는 하나의 세계를 상징한다. 특히 대형 수묵화 연작은 적막한 자연에 덩그러니 놓인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이 은유적으로 묻어나 다양한 감정을 상기시킨다. 작가에게 그림은 단순히 자연을 그리는 행위로 끝나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 것을 듣게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그는 비가시적 세계에 대한 사유의 장을 열고, 관람객에게 내적 성찰을 제시하는 것이다. 박 작가는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자연이 주는 생명의 에너지를 느끼고, 자연 속에서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예술계에서 오랜 시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는 현재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학장과 경희대 부설 현대미술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원화회가 9일부터 1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제10회 원화회전을 갖는다. 화합 속에 으뜸을 지향하는 원화회는 전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월산 김문철 교수에게 수묵화와 문인화를 지도받은 수강생들의 모임이다. 회원들은 도내에서 수묵화, 문인화, 서예 분야의 심사위원 및 초대작가로 활동중이거나 작가 지망생 또는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 원화회전 배너. 사진=우진문화공간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문인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이고 서정적인 감각을 더한 작품들을 구성했다. 화려한 기법으로 형상화하기보다는 내면의 본질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고, 절제된 아름다움과 함축된 의미를 담아냈다. 전시에는 함께 활동하고 있는 회원 30명의 문인화 작품 10점과 수묵화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이들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작품마다 각자의 철학을 녹여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문인화의 새로운 해석과 가능성, 현대적 감각과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영화문고-영화 출판과 읽기의 연대기, 1980년대 이후’ 전시회를 다음달 8일까지 갖는다. 일요일·월요일 휴관.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 첫 개최 이후 영화 상영을 넘어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창작자들을 조명하는 출판물을 꾸준히 발간해왔다. 25년간 약 50여 권의 책자를 통해 시대의 변화를 담아냈고, 2021년부터 영화제에 관한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영화 문화의 비평적 논점이 담긴 ‘J매거진’을 펴냈다. 지면이 사라지는 시대에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하고자 노력해 온 영화제는 그간 펴낸 책들을 한데 모아 전시회를 진행한다. 전시에서는 영화제가 제작한 <보더리스 스토리텔러>부터 <아이엠 인디펜던트: 주류를 넘어, 7인의 독립영화 감독> <퀘이 형제 입문:스톱모션, 도미토리움, 드로잉> <차이밍량 행자 연작> 까지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문화의 도시 전주를 대표해 다양한 기획연주를 선보이며, 문화로 지역의 삶을 바꾸는 예술단체,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을사년 힘찬 출발을 알린다.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해 첫 정기연주회 ‘2025 신년음악회’를 연다. 전주시향은 이날 공연을 통해 러시아 작곡가 글라주노프와 독일 작곡가 라이네케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고 현재까지 걸작으로 뽑히는 ‘천일야화-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4가지 이야기를 선보인다. 먼저 전주시향이 새해 첫 연주곡으로 합을 맞출 노래는 글라주노프 작곡가의 ‘중세 시대로부터’의 모음곡 중 <전주곡>으로 짧고 간결하지만, 깊은 감정을 담은 연주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이어 라이네케 작곡가의 감정적 깊이와 드라마를 잘 표현한 ‘플루트 협주곡 D장조’를 선보이며, 플루트의 아름다운 음색을 극대화해 전한다. 또 이번 무대에서는 세계적인 고전 ‘아라비안나이트’를 음악감상만으로 즐길 수 있는 ‘세헤라자데’가 연주될 것으로 예정돼,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끈다. ‘세헤하자데’는 러시아 출신 림스키코르사코프 작곡가가 ‘아라비안 나이트’를 소재로 관능적이고 동양의 정취를 담은 환상적인 형태의 교향적 모음곡을 구상한 것으로 총 4악장으로 구성됐다. 먼저 제1악장: ‘바다와 신드바드의 항해’를 통해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에서 뱃전을 위협하며 우르릉대는 바다를 묘사하며, 제2악장: ‘칼랜더 왕자의 이야기’로 자유롭고 흥미진진한 어느 왕자의 모험 이야기를 그려낸다. 가장 인기 있는 악장인 제3악장: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로 아름답게 묘사되고 신비로운 현악의 선율을 통해 왕자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우아하고 이국적인 색채로 표현한다. 마지막 제4악장: ‘바그다드의 축제-바다-조난’으로 바그다드의 이교적인 축제와 해양의 높은 물결에 뒤집히는 신드바드의 배와 앞으로의 여정을 묘사해 낸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일반 1만 원(S석), 7000원(A석)이며, 공연예약은 나루컬쳐에서 가능하다.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전주시립교향악단(063-274-8641)에 할 수 있다.
1970년 전북의 설경(雪景)을 품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눈 내린 전북의 풍경이 담긴 ‘전북동경 1970’展(전)이 내년 2월 28일까지 미술관 솔에서 열린다. 매주 목요일과 설 연휴기간 휴관. 지역에서 활동했던 서양화가 하정 김용봉(夏丁 金用鳳, 1912-1994), 한소희(韓召熙, 1924-1983), 박남재(朴南在, 1929-2020) 등 3인의 겨울 그림 15점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캔버스에 선운산과 지리산 등 진경(眞景) 풍경화를 그려 현실을 충분히 담아냈다. 단순히 실제를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풍경 속에 작가들만의 깊은 감성을 녹여내 여운을 남긴다. 사람의 흔적이 사라진 고요한 겨울 산에 소복하게 쌓인 눈과 앙상한 나뭇가지 모습은, 외딴섬과 같이 적막하고 깊은 상실감을 유발한다. 한국화에서 설경은 눈이 내리는 어둠을 회색의 하늘로 보여주고, 하얀 눈은 색을 칠하지 않는 여백의 미로 표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서양화에서 눈은 흰색과 푸른색, 보라색 빛의 그림자를 통한 명암의 대비를 통해 드러낸다. 색의 정도는 작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푸른색과 보라색 빛을 중심으로 눈의 다양한 색을 입혀 보는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또한 3명의 화백은 설경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그 속에 담긴 정서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전시의 주제를 ‘동경’으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하여 그것만을 생각한다는 동경의 뜻풀이와 겨울 동(冬)과 볕 경(景)의 겨울 풍경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화폭에 차곡차곡 담아 관객과 정서적 교감을 이루어낸다.
따뜻한 위로를 노래하는 가수, 박희수가 오는 28일 창작소극장에서 콘서트 ‘그 어느 겨울’을 연다. 공연 시각은 오후 4시와 7시. 무대에 오를 가수 박 씨는 과거 KBS1의 프로그램 ‘인간극장’에 출연해 가족과 생활도 하고 가수 활동도 계속할 수 있는 생활을 궁리하던 중 캠핑카로 여행을 다니며 길거리 공연을 하고 다녔던 이야기를 보여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콘서트에서는 박 씨의 대표곡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은 몰론 가수와 팬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수 박 씨의 송년 콘서트인 이번 공연은 유료(전석 3만 원)로 이뤄지며,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공연수익의 일부는 사회공헌활동 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미술가 이어서의 두번째 개인전이 29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시침핀’을 테마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황동으로 제작된 시침핀과 삼베, 추포 등의 섬유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일상 속 바느질에서 우연히 시침핀의 역할과 존재감을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시침핀을 하찮게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 옷감을 마주대고 바느질을 해본 사람들은 시침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밖에 없다. 이에 작가는 시침핀에 존재감을 부여해주고 예(禮)를 갖추어 작품화했다. 주인공이 완성되기 위해 존재하는 소모품에서 시침핀 자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특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무심하게 누구에게나 선뜻 내 줄 수 있는 시침핀들, 그것들의 이야기”라며 “길고 긴 시간 동안 내가 지나친 그 수많은 나의 인생의 시침핀들은 어딘가로 흘려버리고 다시 시작점으로 주섬주섬 지겨운 손길을 옮기고 있는 걸까”라고 회상한다. 국민대 예술대학 입체미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작가는 지난 2022년 ‘내가 세운 나뭇가지 하나’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가졌다. 한편, 서학동사진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30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3주간 휴관한다.
주세페 베르디와 더불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이탈리아 오페라계의 거장, 자코모 푸치니 음악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는 음악회가 열린다. 호남오페라단 송년음악회 ‘푸치니가 사랑한 여인들’을 오는 21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개최한다. 매년 연말마다 송년음악회를 개최해 왔던 호남오페라단이 이번 공연으로 조명할 인물은 올해로 서거 100주기를 맞은 ‘자코모 푸치니’다.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활발히 활동한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다. 그의 작품은 감정적인 깊이와 뛰어난 멜로디로 잘 알려져 있으며, 현대 오페라의 기초를 다지기도 했다.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대표작 중에서도 많이 애창되는 아리아와 중창을 중심으로 구성될 이날 공연에는 지난달 정기공연으로 열렸던 ‘오텔로’에 출연해 열연을 보여준 초청 가수와 호남오페라단원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먼저 파리 예술가들의 사랑과 고난을 다룬 이야기로, 감정적인 음악이 인상적인 작품 라 보엠 (La Bohème)으로 공연의 막을 연다. 이어 중국의 전설을 바탕으로 인간의 사랑, 고난, 희망을 주제로 해 깊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 투란도트(Turandot) 속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아베르의 소설 <마농>을 바탕으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마농 레스코(Manon Lescaut)’와 일본의 처녀와 미국 군인의 사랑을 그린 작품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 정치적 배경과 사랑 이야기가 얽힌 비극적인 오페라 ‘토스카 (Tosca)’ 등 드라마틱한 요소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결합돼, 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다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조장남 호남오페라단 단장은 “호남오페라단은 지역을 기반으로 39년 동안 활동해 오며 매년 12월 말에 그동안 도움을 주신 모든 분과 음악 애호가들을 위해 송년 음악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며 “밤하늘을 영롱하게 수놓으며, 울려 퍼질 푸치니의 아름다운 영혼의 멜로디와 사랑이 관람객들의 가슴에 새겨져 삶의 동력으로 솟아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8세 이상 어린이부터 관람이 가능한 이번 공연은 전석 유료(2만 원)이며,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288-6807)와 카카오톡 채널 ‘호남오페라단’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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