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전주해금연주단은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일곱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전통성악의 꽃으로 불리우는 남도소리를 전통악기 해금의 독특한 연주법과 다양한 구성의 연주 형태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해금연주가 오정무 단장과 함께 해금을 전공한 전문연주자들로 구성돼 있는 전주해금연주단은, 전통악기 해금의 레퍼토리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대중화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는 전문 연주단체다. 이들은 지난 2006년 제1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초대 단장 심인택(현 국립남도국악원 예술감독) 전 우석대학교 교수와 2대 단장 김소윤 전북도립국악원 교수에 이어 3대 단장으로 전주시립국악단 해금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오정무 단장이 이끌고 있다. 이날 정기연주회에서 이들은 기악합주 남도굿거리를 시작으로 단가 흥타령을 주제로한 해금 즉흥가락, 이지연 작곡의 육자배기 토리에 의한 지음(知音),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새로운 구성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마지막으로 판소리 눈대목으로 널리 알려진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작곡자 김하진이 해금합주의 반주로 구성해 색다른 무대로 꾸며갈 계획이다. 오정무 단장은 “우리 지역의 대표적 민속음악은 대부분 남도계면조의 음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남도소리로 대표되는 지역의 소릿길을 따라 해금의 역할과 활용방안에 중심을 두고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이번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악기 해금이 가지는 음악적 표현력은 무한하다. 때문에 다양한 장르와 형식으로 가장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번 奚琴(해금) 愛(애) 세 번째 시리즈에서는 남도소리의 특색을 살려 해금의 시선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열정적인 전주해금연주단 단원들이 마련한 다양한 전통음악을 해금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색다른 음악회를 통해 한해를 마감하는 따뜻한 음악회가 되도록 정성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철 작가는 정보의 홍수와 결과 중심의 사회 속에서 인간 본연의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을 탐구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살아간 한 수학자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인간 감각의 본질적 가치와 의미를 은유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작가의 이 같은 작업방식은 관람객에게 존재와 감정의 본질을 사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현대미술가 김병철 작가의 개인전 ‘small’에서는 문명 속에서 인간이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의미를 탐구할만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드로잉·설치작품 등 40여점의 작품에는 사회에서 긍정적 가치를 발견하고, 어둠 속에서도 작은 지혜의 빛을 찾겠다는 작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작은(small)’ 것들을 지나치지 않는다. 자본 중심의 사회에서 사라져버린 작은 행복과 과정의 가치를 은유하고, ‘작은 용기’를 통해 작은 균열에서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철학적인 작업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초월적 감각과 상상력을 통해 문제해결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의 가치에 대해 말한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이번 작업은 자본이라는 굴레 속에서 작은 행복의 가치나 과정 속 시간의 가치가 사라지고 결과주의에 잠식되어 버린 모습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라며 전시에 대해 설명했다. 군산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에서 학업을 마친 김병철 작가는 <일말의 관심> <지혜로운> 등 다수의 개인전과 <버릴 것 없는 전시> 등 기획전에 참여해 탄탄한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2013년 ‘빛 2013 하정웅 청년미술상’ 선정작가, 2015년 ‘전북청년 2015’ 선정작가, 2016년 제2회 군산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도시의 비주류적 공간과 소외된 삶의 흔적을 탐구하는 미술작가가 있다. 그의 작품은 현대사회의 인간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업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현재 군산에 뿌리를 내린 채 활발히 작품 활동 중인 작가는 그림 같은 해안도시 경관 아래에 간과한 이야기를 긴밀하게 직조해 이미지화한다. 회복력, 잊혀진 공간 그리고 소외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신석호 작가의 개인전 ‘지나친 풍경’이 2025년 1월 30일까지 이당미술관에서 열린다. 가장 ‘군산적’이며 ‘군산을 가장 잘 이해한 작가’로 불리는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인 신석호 작가는 식민지 착취, 급속한 근대화, 그리고 일상생활의 조용한 지속을 목격한 도시인 군산을 다층적으로 탐구했다. 작가는 ‘지나친 풍경’을 주제로 선양동과 맘보하우스, 군산비행장 등 군산의 소외된 공간을 조명하며 노동자와 도시의 변화,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공간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 “도시의 지나온 시간들을 담아내고 있으며 그 모습들 속에서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시간의 흔적과 도시 서사의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며 “이런 도시의 풍경과 탐색의 과정에서 이번 작업은 세 가지 풍경 시리즈와 설치작업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적었다. 1963년생인 신 작가는 개념적 현실주의라는 철학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텍스트로 삼은 작업부터 지역의 여러 현실에 천착하여 작업과 미술 관련 기획을 만들어왔다. 주요 작업으로는 <나로부터 나에게> <기억과 흔적> <의자에 관한 명상> 등이 있다. 작품은 전북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각은 눈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량은 다른 감각을 합친 것보다 많아 쉽게 피로감을 느껴, 인간의 오감 중 정보 수용량 측면에서 가장 피로함을 느끼는 감각으로 뽑힌다. 매일 쏟아지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인지하는 시각에 휴식을 주며, 눈이 아닌 귀로 즐기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군산에서 펼쳐지고 있다. 10여 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연 군산회관(옛 군산시민문화회관)이 본격적인 개관을 앞두고 시행하고 있는 시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사운드 짐나지움–군산, 옛날 노래’가 바로 그것.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찾은 군산회관 너른홀은 모두가 보편적으로 떠올리는 공연장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화려하게 무대를 비출 조명대신 커다란 스크린 하나와 밝기가 낮은 조명 일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질서정연하게 놓인 관객석 대신 아무렇게나 편하게 몸을 맡길 수 있는 캠핑 의자와 빈백이 놓여져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음악 소리로 채워진 깜깜한 공연장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부터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MZ세대, 노년 부부까지 다양한 이들이 찾아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즐기는 등 평화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친구들과 군산회관을 방문한 김시연 씨(28)는 “호기심에 방문한 공간에서 잠깐 머문다는 것이 벌써 3시간이 흘러 깜짝 놀랐다”라며 “하루하루 조용할 날 없이 여러 이슈로 시끄러운 요즘, 오롯이 청취에 집중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날 방문한 김지수 씨(31)는 “수도권에서만 만나볼 수 있을법한 프로그램을 지역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새롭다”며 “옛날 음악이라는 제목에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기도 했지만, 직접 현장에서 체험해 보니 제법 힙하게 느껴져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실제 너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콘텐츠로는 유주용의 ‘군산부루스’, 임인건의 ‘군산에서’ 등 군산을 주제로 만들어진 음악을 비롯해 군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타짜>, <남자가 사랑할 때>,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등이 상영돼 지역의 이야기도 충분히 담겨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운드 짐나지움의 관계자는 “사운드 짐나지움을 음악과 소리를 청취하는 공간이다. 어떤 음악과 접속되는 순간, 머리카락이 찌릿하게 서거나 발바닥이 절로 굴렀던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온몸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신체운동에 가까운 청취를 통해 사운드 짐나지움은 귀에서부터 심장을 통과해 발끝까지, 여러감각을 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군산회관을 꾸미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운드 짐나지움–군산, 옛날 노래’ 프로그램은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프로그램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7시 30분에는 ‘음악 군산’이라는 공연도 예정돼 있다.
김두해, 선기현, 이흥재 세 작가가 예술적 교감과 깊은 우정을 주제로 삶과 예술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을 선보인다. 17일부터 29일까지 교동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영웅본색’에서는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우정으로 다져온 세 사람의 의리를 예술성으로 치환해 선보인다. 세 작가는 1988년 전주의 동문사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막걸리 한 잔을 나누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어느덧 30년 넘게 지속되면서 예술적 동료애로 발전됐다. 이번 전시는 매년 연말 작품을 통해 재회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내며 예술과 삶을 연결하는 진정성 있는 서사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김두해, 선기현, 이흥재는 각기 다른 장르와 작업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다져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와 사진, 추상과 구상, 색채와 공간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내러티브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두해는 추상적 양식을 기반으로 내적 감성을 표현하며 대상을 절제하고 감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그의 대표작 <편린(片鱗)>의 경우 중첩 기법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심도 있게 표현하고 형식과 감정의 조화로 독창성이 두드러진다. 선기현은 색과 형태의 자유로운 흐름을 통한 강렬한 표현력이 압권이다. 그의 작품 <득음>은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작업 과정 자체를 예술로 여기는 관점이 녹아있다. 화면 위에 남겨진 붓질과 안료의 흔적이 강한 인상을 준다. 이흥재는 전통 문화유산과 자연 풍경을 소재로 작업하며 사진을 통해 사라져가는 풍경과 삶의 본질을 기록하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 〈전라감영〉은 수묵화 같은 깊이와 여운을 담아내며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교동미술관 관계자는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마주하고 삶과 세상을 연결하는 예술의 힘은 세 작가가 서로의 곁에서 걸어온 시간은 단순한 우정을 넘어 예술과 삶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며 “이들의 작품 세계는 서로 다른 장르와 표현방식을 융합하며 조화롭고 생동감 넘치는 예술적 본색을 관람객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지부장 정인수)가 1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1층에서 제30회 정기전을 갖는다. 매년 각 분야 회원들이 참여해 한 해 동안 작업한 결실을 보여주는 자리로, 작가들 간의 교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열게 됐다. 전시는 한국화, 서양화, 공예, 조각, 디자인, 서예, 문인화, 등 다양한 분야 작가 160여 명이 참여해 풍경화, 정물화, 추상화 등 각자의 개성 짙은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정인수 지부장은 “예술을 한다는 것은 고독하고 무모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행위에 몰입하며 자족하기도 한다. 스스로 행복한 일이기에 집착하며 날마다 고민하고, 어떤 울림을 집요하게 작업에 몰두하게 한다”며 “겨울이 오고 다시 추위와 고적함으로 채워지겠지만 각자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날들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전주시립예술단이 연말을 맞아 풍성한 공연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흥겨운 우리 전통 가락부터 고품격 클래식 선율이 흐르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기획 공연까지, 애향의 도시답게 연말을 풍성하게 채운 공연을 소개한다. △전주시립국악단, 제240회 정기연주회 송년음학회 ‘多함께’ 전주시립국악단은 오는 18일 오후 7시, 제240회 정기연주회 송년음악회 ‘전주시립국악단 & 프로젝트 전주시민국악단(이하 시민국악단) 多함께’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연다. 이번 공연은 한 해 동안 시립국악단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전주시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식 공연이다. 실제 시립국악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10월,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각 악기파트(관현악), 판소리, 무용, 사물놀이 부문으로 모집해 제출된 영상 심사를 거쳐 시민 50명으로 구성된 시민국악단을 꾸렸다. 이날 공연의 포문을 여는 첫 무대는 이준호 작곡 국악관현악 ‘축제’로 이 작품은 마을 축제의 분위기를 새롭게 다른 시각에서 관현악으로 표현한 곡이다. 이어 두 번째 무대는 이지영 편곡 민요모음곡인 ‘태평가 늴리리아, 밀양아리랑, 뱃노래, 자진뱃노래’를 묶어 새로운 느낌으로 위촉편곡 했다. 노래는 판소리 부문에서 선발된 전주시민들이 노래한다. 세 번째 무대는 조원행 곡 무용과 함께하는 국악관현악 서곡 ‘청’이다. 이 무대에서는 무용 부문에서 선발된 전주시민분들이 관현악 반주에 맞춰 무용을 선보인다. 네 번째 무대는 방송 및 각종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번 공연 사회를 맡은 국악인 남상일 씨의 사철가, 사랑가, 희망가를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대이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곡은 박범훈 곡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중 3악장 ‘놀이’로, 사물놀이 협연에는 선발된 시민국악단 사물놀이팀과 곽영종, 유인황(시립국악단 단원)이 함께 협업하는 아름답고 신명 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8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한 이번 공연은 전석 유료로 진행되며, 티켓 예매는 나루컬쳐를 통해 가능하다.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시립국악단 사무처(063-253-5250)로 문의하면 된다. △전주시립교향악단,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 전할 송년음악회 ‘부활’ 전주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송년음악회 겸 제270회 정기연주회를 선보인다. 시립교향악단은 이날 공연을 통해 구스타프 말러의 역작, 교향곡 2번 ‘부활’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공연장을 찾는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말러 교향곡 제2번 부활은 음악적·철학적·종교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삶과 죽음, 구원에 대한 깊은 철학적인 질문과 인간의 감정과 고뇌를 화두로 던지고,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하는 불멸의 열망과 더불어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 최고의 소프라노 박미자를 비롯해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을 협연자로 초청해 공연의 완성도를 더할 것으로 보이며, 전주시립합창단 원주시립합창단 광주시립합창단의 협연을 통해 지역 간의 문 화적 화합을 통해 송년음악회를 더욱 의미있게 만들 예정이다. 성기선 전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공연장을 찾는 많은 음악애호가에게 말러의 예술적 유산을 통해 지방 클래식 문화의 품격을 높이고 압도적인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일반 1만 원(R석), 7000원(S석), 5000원(A석)이며, 공연예약은 나루컬쳐에서 가능하다.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전주시립교향악단(063-274-8641)에 할 수 있다.
‘전북 미술의 힘’을 가장 잘 아는 이는 누구일까.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미술을 깊숙이 침잠해 본 사람일 테다. 하지만 삶이 미술에 틈 없이 달라붙어 있으면 그 힘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그래서 지역 미술의 힘을 널리 알리고, 격려해 주는 이들이 중요하다. ‘전북 미술이 최고야’ 같은 순애보식 열정이 아니라, 타지역의 미술 세계를 탐닉해 보니 ‘지역 미술에는 이런 장점이 있더라’라고 분석하고 힘을 불어넣어 주는 곳이 있다. 2011년부터 전북 청년‧중년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과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교동미술상을 제정해 수여하고 있는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역 미술계의 버팀목이 되어 준 교동미술관이 15일까지 미술관 본관 1,2 전시실에서 역대 교동미술상 수상작가 기획초대전 ‘교동미술관이 주목한 작가들:아트 아카이브’를 개최한다. 교동미술상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재점검하여 지속적으로 지역 예술계의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완전하고 굴곡진 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함으로써 추함과 아름다움이라는 이분법적 관념을 타파하는 이병로와 김철규, 현대 사회에 대한 사유적 관찰을 통해 시대적 통념을 비판하는 이호철, 김판묵, 박마리아 등 교동미술상 수상자들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자전적 경험에 기반하여 현대사회와 현대인을 사유하는 이주원과 임희성, 서완호, 내면의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이를 발현하는 김원과 김성수 작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와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관찰과 공생적 사유를 시도하는 이보영과 엄수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타자와의 관계로 확장시켜 색채와 형태로 표현한 고보연 작가와 이랑고랑(정소라‧황유진)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한 켠에는 전시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는 드로잉존이 조성되어 시민들이 참여를 유도한다. 드로잉존 스케치 영상과 작가들의 인터뷰는 추후 유튜브(www.youtube.com/@교동미술관)를 통해 업로드될 예정이다. 김완순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미술가들의 아카이브 예술을 기록하고 미술사적 조명을 시도하며 지역 거점 사립미술관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도내 청소년들이 예술적 잠재력을 발견하고 건강한 정서를 함양하게 하는 행사가 전주에서 열린다. 이음음악협회가 오는 15일 오후 4시, 전주문화공간이룸에서 '제2회 청소년 페스타 비상(飛上)선언'을 개최한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기획돼, 청소년들은 창의적 잠재력을 발견하고, 지역 사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큰 의미를 찾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40여 명의 청소년이 총 28팀으로 참가해, 미술작품 전시와 피아노 솔로, 피아노 4 hands, 피아노 6 hands, 가야금 솔로, 칼림바 앙상블, 텅드럼, 바이올린 솔로와 앙상블 등의 다양한 구성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문화공간이룸’ 로비에 청소년들이 선보이는 독창적인 작품이 전시되어 청소년들의 열정적인 연주와 함께 관객들에게 색다른 감상을 제공하는 등 청소년들의 예술적 시선과 표현이 담긴 연주와 작품들이 관객들과의 소통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음음악협회 관계자는 "이번 '제2회 청소년 페스타 비상(飛上)선언'은 청소년들이 예술로 소통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음음악협회는 지역 사회와 함께 청소년들을 지원하며, 이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지속적으로 돕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전석 초대이며 공연 예약과 추가 문의 사항은 전화(063-223-5323)로 문화공간이룸으로 문의하면 된다.
많은 인원과 무대장치를 활용해 작품을 보다 화려하게 풀어내는 대극장에 비해, 소극장은 무대에 오를 인원도, 장치도 소박하다. 하지만 소극장의 작은 공간은 대극장에선 챙기기 힘든 디테일을 더해 작품의 완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매력을 지녀 나름의 감성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이처럼 무대 위 배우의 호흡에 집중할 수 있고, 객석의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소극장을 무대로 한 연극제가 오는 11일부터 27일까지 지역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국연극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이하 전북연극협회)가 연극전용소극장을 중심으로 주최하는 유일한 연극축제 ‘제32회 전북소극장연극제’를 연다. 연극제는 ‘신명난 화합의 한마당’을 주제로, 연극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창작해 낸 작품 3편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는 극단 자루, 우리아트컴퍼니, 창작극회가 출사표를 내밀었다. 올해 연극제의 스타를 끊는 팀은 ‘극단 자루’로, 이들은 ‘유별난 유산’이라는 작품으로 도민을 마주한다. 작품은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한 가족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등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공연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진행된다. 공연 시각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두 번째 공연은 우리아트컴퍼니의 ‘안녕, 엄마!’다. 이들 역시 가장 가깝지만 가장 멀어질 수 있는 존재인 ‘가족’을 주제로 서로는 서로에게 당연한 존재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극을 이끈다. 공연은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한옥마을 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공연 시각은 평일 오후 7시 30분과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에 진행된다. 마지막 공연의 주인공인 창작극회가 선보일 작품은 ‘야, 춘기야’다. 이 작품은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단편소설을 사춘기 딸과 엄마의 서툰 성장기를 연극으로 각색한 것으로, 힘들고 예민한 시기를 지나는 청소년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공연이다. 창작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오후 5시마다 공연된다. 조민철 전북연극협회장은 “벌써 32회를 맞이하는 전북소극장연극제는 12월 내내 각처의 소극장을 뜨거운 연극의 열기로 채워 나갈 것”이라며 “30년 이상의 세월을 거느린 전북소극장연극제는 이제 그 연륜과 성과를 바탕으로 변모를 꾀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각 지역의 우수한 공연을 초청하는 등 앞으로도 소극장 연극의 참맛을 경험하게 하고 지역단체와 예술인들의 자극이 될 수 있게끔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과 한국한자연구소(소장 하영삼)가 공동으로 진행한 갑골문 천자문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13일부터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린다. 내년 1월 26일까지 '천자로 새긴 갑골문·전통 판각으로 피어난 문자의 꽃'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전시는 호남과 영남 시민 각수(刻手)들이 목판에 판각하고 인쇄해 고서적 간향에 이르는 과정을 만나고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총 32장의 목판은 안준영 관장의 지도 아래 완성됐으며, 시민 각수(刻手) 24명이 긴 여정을 함께했다. 갑골문은 약 300년 전 사용된 문자로, 거북이의 등껍질 갑(甲)과 짐승의 뼈 골(骨)에서 발견됐다. 상형성이 뛰어난 갑골문은 한자 초기의 형태로 한자의 어원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자 체계였다. 완판본으로 간행된 한자 학습서인 ‘천자문’ 출판 방식에 착안해 한국의 목판 인쇄 문화로 갑골문을 보급하고 세계화하기 위한 특별한 여정이 바로 갑골문 천자문 프로젝트이다. 안준영 관장은 “호남과 영남 시민 각수들의 정성이 목판 위에, 전주 한지 위에 되살아났다”며 “새김의 긴 시간을 담은 문자의 꽃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세밀한 붓질로 묘사한 김용석 작가의 숲은 따사로운 햇빛과 상쾌한 공기가 감도는 한적한 오솔길 위로 관람객을 소환한다. 혹자는 그가 숲을 그린다고 말하지 않는다. 빛과 공기, 온도와 같은 비물질적인 것을 묘사하는 작가라고 한다. 실제로 그림을 가만히 보면 물리적 요소인 나무나 풀숲이 아닌 빛과 바람, 안개 등과 같은 비물질적인 요소가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쪼개는 듯 채를 써는 듯한 필법으로 밀도감 있게 그려낸 풀숲에서는 생명력이 꿈틀대고 가느다란 선이 리듬감 있게 얽히면서 화면 가득 원초적 에너지를 뿜어낸다. 우진문화공간이 오는 18일까지 김용석 개인전 ‘바람길에서 길을 묻다’를 개최한다. 월요일 휴관.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을 담은 풀잎의 생명력을 표현한 2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화폭에는 많은 시도와 변화가 묻어난다. 자연의 숭고함과 아름다움을 정교하고 정확하게 그려내기 위한 세밀한 붓터치가 눈에 띈다. 또한 그림의 톤과 온도가 일정해 보는 이들을 숲길로 소환하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전시노트에서 “오늘도 나는 그 길을 가고 있다. 안개 사이로 바람이 일렁이고 안개의 몸짓에 초목의 형과 색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안개와 바람, 햇살, 풀잎은 내 작업에 메신저”라고 밝혔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작가는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전 등 다수의 그룹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고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때론 안식처로, 때론 수배의 대상으로 격변의 세월과 역사의 소용돌이에서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수천 년 동안 우리에게 격려와 위안의 말을 건네온 대상 ‘강(江)’을 소재로 한 작품이 탄생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전하는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시리즈3 ‘강(江)’의 시연회가 지난 4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층 대연습실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의 주제이자 주인공인 ‘강(江)’의 역할을 맡은 윤이담 단원의 독무로 작품 전반을 요약해 선보이는 프롤로그의 일부 장면으로 시작된 이날 시연회에서는 강과 더불어 가는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극의 ‘1장’의 일부 장면과 폭정과 핍박으로 분노한 전봉준의 모습 등 주요 장면이 공개됐다. 이날 시연회가 열린 대연습장은 압도적이면서 평화로운 무대가 이어지며, 흥겹다가도 엄숙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라 도립국악원) 무용단의 제33회 정기 공연 ‘강(江)’이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최근 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연달아 선보이고 있는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의 세 번째 시리즈로,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두 강인 ‘금강(錦江)’과 ‘만경강(萬頃江)’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역사적·문화적 이야기를 내포한다. 무용단의 정기 공연임과 동시에 동학농민혁명 13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한 이번 작품에서는 두 강을 통해 전북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강이 가진 상징성과 그 강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 등을 삶의 희로애락을 중심으로 생생히 그려낸다. 작품은 프롤로그 포함 총 6장으로 구성됐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 ‘강’에서는 작품 전반을 관통할 강이라는 상징을 댕기 머리로 표현했으며, 1장 ‘희(喜)’는 기쁨에 대한 접근으로 강의 발원과 생성, 흐름과 물길, 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과 사람들을 담았다. 2장 ‘애(哀)’는 수탈의 아픈 역사와 흔적, 운송의 수단으로 변질된 강이 가진 슬픔을 토로하고, 분노를 담은 3장 ‘로(怒)’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내용으로 초토사 홍계훈의 군산 진압이 금강 상륙으로 절정에 치달았던 상황을 죽창과 흰옷, 가면으로 표현한 대규모 군무로 선보인다. 4장 ‘락(樂)’ 은 강과 도시, 사람들의 즐거움을 금강 하구 철새도래지와 갈대숲을 찾는 겨울 철새들의 날갯짓으로 표현했으며, 마지막 에필로그 ‘인(人)’은 강과 사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과 공생, 보존해야 하는 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제작진으로는 이혜경 도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을 비롯해, 조주현 연출가, 장석진 작곡가 등이 참여했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도민을 위한 무료 공연으로 진행되며, 티켓 예매는 5일부터 오는 11일 정오까지 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남는 좌석을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다. 이혜경 도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은 “전북에 흐르는 금강과 만경강의 유구한 역사를 바라보며, 그 강이 가진 희로애락의 감정을 우리 삶과 연결 지어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강이라는 단순한 자연적 모습을 넘어, 인간의 역사와 감정을 함께 지켜본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그 깊이 있는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클라리넷으로 겨울의 정취에 따뜻함을 더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전북에서 오케스트라 판 수석 주자·앙상블 로코 리더로 여러 차례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온 클라리네티스트 신재훈의 독주회가 오는 12일 오후 7시 전주 한벽문화관에서 개최된다. 프랑스의 인상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드뷔시의 Première Rhapsody와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선도했던 작곡가 브람스의 Sonata No. 2 Op. 120 작품을 중심으로 공연을 선보인다. 여기에 독일 작곡가 프란츠 단치, 프랑스 작곡가 비도르의 작품이 어우러져 클라리넷만의 평화롭고 서정적인 소리로 따뜻함을 한껏 전달할 예정이다. 신재훈은 만 17세 나이 최연소 최고점으로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 음대에 입학해 전문연주자과정을 수료했다. 데트몰트 국립 음악대학에 오케스트라 과정 학사 및 동 대학원 솔리스트 과정 석사를 전 과목 최고점으로 조기 졸업했다. 이후 전문 연주자로 기틀을 다졌다. 이탈리아 로마 아카데미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디플로마를 취득하는 등 음악적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갔다. 서울윈드·원먼스페스티벌, 뉴욕 클래시컬 뮤직 소사이어티 한국 연주, 플루트·클라리넷 듀오 리사이틀, 클라리넷 콰르텟, 목관 앙상블을 비롯해 다채로운 편성과 레퍼토리로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후학 양성에도 큰 열정을 기울이며 계원예중, 계원예고, 인천예고, 경기예고 출강 및 경안대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독일 Seggelke Clarinet Artist, 프랑스 Marca Reeds Artist로 활동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판 수석·앙상블 로코 리더 및 전북·평택대, 안양예고, 경기도교육청 오케스트라에 소속돼 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1839(前 현대사진연구소, 소장 성창호)가 3일부터 8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 회원전 ‘새만금’을 연다. 새만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사진연구소1839 회원들과 프로 사진가들이 새만금 주변 풍경을 앵글에 포착했다. 단순한 간척지 그 이상인 새만금은 강력한 스토리텔러로서 매일 경험해 가는 감정과 분위기, 순간의 범위까지를 프레임에 담았다. 참여 작가로는 성창호 작가를 비롯해 김갑련, 김경식, 김도영, 박은숙, 송구진, 양철근, 엄종희, 오정주, 이두근, 이상수, 임영실, 정석권, 정창훤 작가 등이 함께 한다. 또 옵저버로 연옥순, 임지현, 황명자 작가 그리고 초대 사진가 고병선, 고정남, 이규철, 이원철 작가 등 총 21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은 장면의 미적, 정서적 영향력을 모두 높이는 독특한 접근 방식을 보여 준다. 이들은 새만금을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감각적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로 구현한다.
깊어가는 가을밤이 정가의 선율로 물들었다. 지난달 28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극장에서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전북 정가 명인들이 전통을 잇는 다양한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은 임환 전북무형유산 시조 보유자의 ‘우시조’와 ‘엮음지름시조’로 문을 열었다. 전통음악이 지닌 단아함과 정갈한 에너지를 전달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변진심 시조 보유자의 ‘반각시조’와 김영희 보유자의 ‘여창지름시조’, 박인규 시조 보유자 ‘우조지름’이 무대에 올랐다. 명인들의 무대는 각기 다른 색채의 음색으로 정가의 풍요로움을 전달했다. 가곡 무대 역시 임환 시조 보유자의 ‘남창가곡 우조 우편’으로 시작했다. 김경배 보유자의 ‘남창가곡 반우반계 편락’, 김영기 보유자는 ‘여창가곡 계면조 평롱’을 선보였다. 특히 임환 보유자가 마지막을 장식한 ‘남창가곡 계면조 편수대엽’은 가을밤의 감성을 깊게 울리며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본격적인 무대에 앞서 세악 합주로 연주된 ‘천년만세’는 전통음악의 조화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홀렸고, 서정미 연주자의 대금 독주는 강렬하고 풍성한 선율로 음악적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임환 시조 보유자는 “정가 무형유산 활성화를 위한 선양사업의 목적으로 이런 무대를 가질 수 있어 기쁘다”라며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정가보존회 활동과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이 이러한 무대를 가능하게 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뮤지컬 창작집단 아트컴퍼니 두루(대표 오창현)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런어비스’가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아트컴퍼니 두루는 불모지나 다름 없는 전북에서 지역 내 최초로 뮤지컬 분야 중장기 사업에 선정됐고, 2022년부터 공연예술 창작주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뮤지컬 '런어비스'는 지난 3년간 공연 개발과 제작 과정을 거쳐 선보이는 작품으로 '물질이 가장 우선시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가?' 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작품은 돈만 쫓고 편리함만 취하며 혼란스럽게 변한 현 세태를 풍자하고,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 관객에게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제공한다. 총 6번의 공연은 최태이, 김태형, 박현수 등 출연 배우들의 열연과 수준 높은 라이브 연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기대 이상이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실제 지난 22일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출연진의 에너지가 넘쳤다”, “무대와 음악, 서사가 촘촘하게 구성됐다”면서 공연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두루 오창현 대표는 “전주에서 뮤지컬 제작 여건이 쉽지 않지만, 그동안 두루에서 올린 작품을 통해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 기뻤다”며 “이번 공연 마무리를 기점으로 작품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해강 김규진과 보정 김정회의 학문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도내 미술사를 꾸준히 연구해 나가고 있는 미술관 솔에서 오는 30일까지 근대(近代) 시기의 서화와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기획전시로 진행하고 있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이 그것.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1868-1933)은 평안남도 중화 출생으로, 평양의 유명한 명필이었던 외숙 소남 이희수(少南 李喜秀)에게 서화의 기초와 한문을 배웠다. 이후 그의 나이 18세가 되던 1885년(고종 22년)에 중국으로 건너가 청국 각지를 순유하면서 예술의 견문을 넓히고 서화가로서 자질을 키웠다. 고창 출생인 보정 김정회(普亭 金正會. 1903-1970)는 어려서부터 종조인 항재(恒齋) 순묵의 문화에서 글을 배우고, 송사 기우만에게 한학을 배웠다.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든 두 인물이 사제의 인연은 1927년 27세의 김정회가 서울로 올라가 당대 석학들과 교류하던 시기에 김규진이 운영하는 해강서화연구회에서 시서화 3절을 이루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전시는 먹의 농담 진수를 보여주는 ‘묵모란’ 작품을 비롯해 두 인물의 예술적 재능이 넘쳐났음을 보여주는 36점의 적품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에는 쉽게 볼 수 없는 희소성 높은 작품도 포함돼 더욱 눈길을 끈다. 서정만 미술관 솔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림이란 어떤 물체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그림을 그릴 때 외형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내면의 마음상태가 붓 끝을 통해 밖으로 나와 있을 때 진정한 예술의 경지에 이른다는 김규진과 김정회가 추구한 서화관과 예술세계를 선사하고 싶었다. 남은 전시 기간에도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같은 주제를 연구하며 서로 다르게 그려낸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 무형유산을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공연이 이달 말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 29일과 30일 이틀간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공연을 올리는 것. 공연 시각은 각각 오후 7시 30분과 오후 4시. 전통무형유산 공연을 통해 조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WITH 문화유산’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를 주제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현맹인은 600여 년 전 시각장애인 악사들에게 관직과 녹봉을 주고 궁중에서 악사로 활동할 수 있게 했던 제도로 세종대왕에 의해 창단되는 등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연주 단체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기록과 흔적이 사라졌던 관현맹인 제도는 국가문화유산 재현 사업으로 2011년 3월 재창단돼, 세계 유일무이한 시각장애인 국악 전문 연주 단체로써 국내외의 활발한 공연 활동을 이어가며, 올해로 창단 13주년을 맞이했다. 실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시각장애인들이 들려주는 한국 전통음악의 예술혼으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장애 예술의 동시대성을 상기시키며, 뉴욕·시드니·도쿄 등 세계 유수의 극장에서의 공연과 더불어 매년 100회 이상의 국내외 공연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모두의 노래 아리랑’, ‘한오백년 강원도 아리랑’, ‘신명의 아리랑’ 등 경기·진도·해주 등 다양한 지역의 아리랑 선율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등 한민족의 역사를 담은 아리랑을 새로운 해석으로 풀어내며, 감동과 치유의 의미를 전한다. 여기에 ‘범 내려온다’, ‘산책(작곡 박경훈)’, ‘숨바꼭질(작곡 장재효)’ 등 전통 국악기와 현대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통해 새로운 무형유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신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280-1500, 1501)로 문의하면 된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 무형유산을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무형유산이 모든 세대가 함께 향유하는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10년 전 에코시티 건설을 위한 부대 이전으로 병영문화의 흔적만 남은 옛 35사단,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가 빚어내는 소멸과 폐허의 아름다움이 흑백 사진으로 소환됐다. 덕진동 호반촌에서 전주사진책도서관과 갤러리 사진공간 눈을 운영하고 있는 박찬웅 사진작가가 35사단의 10년 전 흔적을 기록한 사진집 <제35보병사단>(도서출판 윤진)을 출간했다. 사진집에는 병영 생활과 군사 문화의 흔적이 100여점의 흑백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박찬웅 사진작가는 책으로 출간한 100여점의 사진 가운데 20여점을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전시한다. 출간기념회 및 오픈식 30일 오후 3시. 사진작품들은 35사단의 임실 이전 후 철거를 앞둔 2014년 2월에 텅 빈 병영 문화의 공간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 작가는 사진의 대상이 군사 시설이었던 점을 감안해 10년 동안 밀봉해 두었다가 드디어 세상에 꺼내 놓았다. 그가 포착한 풍경들은 35사단 정문에서 차츰 부대 안으로 이동하며 관찰자의 시점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정문과 연병장, 막사와 창고, 초소와 경비실, 내무반 등 병영시설을 순차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또 관사와 아파트, 구내식당과 농구장, 전화 부스와 어린이 놀이터 등 병영 생활 전반을 보고하고 있다. 김혜원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교수는 “박찬웅의 병영 사진을 지배하는 것은 시적, 서정적인 이미지들이다. 이러한 시적, 서정적 정조는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물질성 등을 포착한 이미지들에서 더욱 고조 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에코시티 건설을 위해 공동화된 35사단에서 그 역사와 구조와 생태를 기록한 사진 보고서로 사진의 힘과 기록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며 사진의 의미와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박찬웅 사진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과거는 기억으로 쌓여 역사가 된다”며 “나의 사진은 그 대상의 기록으로 그 대상이 그때 그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여기에 없음, 그것이 존재-했음을 이야기 할 뿐”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김제 출생으로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과 석사를 취득했다. 개인전 '정미소', '소멸의 얼굴 정미소', '신비의 땅 코커서스' 등을 열었고, 2014년 제25회 전주시예술상과 2015년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우리문화사진연구회, 가톨릭미술가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시인협회장 후보에 이두현·이광원 최종 등록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세대와 기록이 이어지는 마을…부안 상서면 ‘우덕문화축제’ 7일 개최
전주문인협회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
교육 실종 시대에 던지는 질문, 신정일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
간절한 ‘꿈’을 그리다…여균동 그림책 ‘그녀의 꿈은 밀라노에 가는 거였다’
현대 한국 여성 서예 중진작가전 ‘어머니의 노래’ 개최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전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