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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온고을여성축구단

"미림이랑 올라와! 힘들어도 붙어줘야지!"27일 오전 7시30분 전주시 아중체련공원 잔디구장. 모자를 푹 눌러쓴 한 남성이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뛰었다. 비 때문에 공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듯 골이 쉬이 터지지 않았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수비진의 실수. 결국 그물이 흔들렸다. 결과는 1 대 0. 7월 태백에서 열리는 '제9회 여성가족부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여성축구대회'를 앞두고 맹렬히 뛰는 이들은 바로 '온고을여성축구단(회장 김효례)'이다."남성 축구팀 기린봉클럽에 남편을 따라와 구경온 아줌마들이 만들었죠. 그러다가 아들이 축구하는 엄마들도 참여하게 됐어요. 아들 경기장을 쫓아다니다 보니, 직접 뛰어보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친구 따라 강남 간 회원이랑 새로운 운동 해보고 싶다는 회원도 있어요."전주 공업고등학교 축구선수 아들을 대동한 추성림씨는 온고을여성축구단 창단 멤버다. 추씨는 "운동장 열 바퀴 돌라고 하면 못 해도, 전·후반전 20분씩 축구 하라고 하면 한다"며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고 했다.2008년 창단된 온고을여성축구단은 기린봉여성축구단이 모태다. 이들은 전주를 대표하는 여성축구단이 되자는 뜻에서 온고을여성축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부 26명이 뛰고 있다. 경기 중의 모습은 용맹하지만,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 썬 크림을 바르고 웃을 때의 모습은 그냥 평범한 이웃 아줌마들. 임미림 부회장(슈슈헤어라인 미용실 대표)은 "우리 아저씨(남편) 따라 축구 시작했는데, 이젠 나만 하고 있다"며 "맞벌이하는 주부들이 많아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새벽부터 나와서 한바탕 뛰고 나면 몸이 가뿐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고 말했다.전성희씨는 여성축구단에서 보기 드문 왼발 공격수다. 울산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전주에 와서도 축구를 저버리지 못했다. 축구 연습이 없는 날은 테니스까지 병행, 운동으로 다져진 강철 체력은 축구장에서도 빛을 발한다. 전씨는"이번 대회에서는 실력에 따라 조가 배정된 만큼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회원들은 초반에 패스와 드리볼링, 킥 헤딩 등 기초기술 훈련을 반복한다. 볼에 대한 감각과 유연성을 살려야 해서다. 이들을 지도해온 황임만 감독은 "아직은 성에 차진 않지만, '초짜'들의 '오합지졸(?)'이었던 과거와 비교해 많이 성장했다"며 "무조건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하지만 축구는 성패에 초점이 맞추기 보다 즐기기 위한 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과거 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축구가 이젠 여성들에게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고 했다."경기가 잘 되려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겨야 합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선전을 보세요. 아쉬움도 컸던 경기였지만, 아르헨티나에 패한 뒤에도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경기를 보여줬잖아요. 즐기는 축구로 이뤄낸 위대한 승리입니다. 온고을여성축구단은 앞으로 이렇게 서로 잘 챙겨주면서, 즐기는 축구를 했으면 좋겠어요."김효례 회장(음식점 무릉계 대표)은 "축구를 직접 하면, 큰 흐름에서 경기를 보게 된다"며 "포지션, 공격 전략, 심판에 대해서도 두루 살펴본다"고 말했다. 축구 연습 외에도 무수한 경기 관람을 통해 운영의 묘미를 읽는 것도 또 다른 훈련. 김 회장은 축구 경기를 보면서 "아, 이게 바로 운동의 세계구나"하고 깨닫게 될 때가 많다고 했다.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회원들은 주부 특유의 빠른 손놀림으로 후다닥 일상복으로 갈아입는다. 남편 챙기랴, 아이 챙기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 손 흔들며 운동장을 빠져 나가는 팀원들의 뒷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회원들은 주먹을 굳게 쥐며 "온고을여성축구단, 화이팅!"을 외쳤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6.29 23:02

[여성의 힘 2050] 전북여연, '여성주의 활동가 학교'

전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박영숙·이하 전북여연)이 '여성주의 활동가 학교'를 연다. '여성주의 활동가 학교'는 여성주의 이론을 통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여성주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김혜경 전북대 교수의 '가족을 넘어선 페미니즘 1~2(24일·7월8일 오후 4시 전북대 사회과학대)'를 시작으로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의 '민족주의와 여성(7월22일 오후 4시 어울림문화공간)', 임옥희 전남대 NGO 협력과정 교수의 '젠더, 섹스, 섹슈얼리티(8월12일 오후 4시 어울림문화공간)', 박명선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세계화와 노동, 여성정책(9월9일 오후 4시 어울림문화공간)', 박영숙 상임대표의 '지역 여성운동 속의 나(9월30일 오후 4시 어울림문화공간)' 등으로 진행된다.사람의 향기나는 기분좋은 강좌엔 책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마속까지 정치적인」의 저자 목수정씨가 초대된다. 7월7일 오후 7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번 강좌엔 사랑을 느끼고 그것을 향해 돌진하며 뜨겁게 나누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7월10일엔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내 안의 감수성을 키우는 하루 기행'이 이어질 예정이다. 문의 063) 287-3459. www.jbwomen.or.kr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6.22 23:02

[여성의 힘 2050]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 도입 논란

제2의 조두순 사건과 같은 '김수철 사건'이 발생되자 아동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했던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일명 화학적 거세법)'에 이어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우리 나라도 소아성애적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거세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목소리가 국회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북일보 여성객원기자들은 '화학적 거세법'을 찬성하는 입장이 대다수다.▲ 이금주 여성객원기자"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은 주로 억제할 수 없는 성욕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범죄자 개인 의지만으로 억제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화학적 거세제도가 성범죄자의 인권을 침해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전자팔찌가 오히려 성범죄자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봅니다. 화학적 거세제도는 호르몬제를 통한 일종의 치료로 접근해도 좋을 것 같아요. 화학적 거세는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성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죄자 인권에서도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성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동시에 범죄자들에게 적극적인 심리치료를 하는 게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이지현 여성객원기자"아이들이 놀이터 가서 놀다 오겠다고 할 때, 부모가 동행하지 않을 경우 단호하게 '안돼'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 겨우 5·7살이에요. 집에서 컴퓨터와 노는 시간이 더 많지만, 내 눈안에 있으니 안심이 되죠.아동 성범죄는 재범율이 특히 더 높다고 합니다. 그것은 교도소 안에서 제대로 된 교정·교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성범죄는 일종의 정신질환이 아닐까 싶어요. 무조건 가둬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화학적 거세로 신체에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병을 치료하는 게 우선 돼야하지 않을까요? 또한, 교정·교화는 물론이거니와 피해를 당한 아동들에 대한 보호도 너무나도 허술합니다."▲ 나숙희 여성객원기자"'화학적 거세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은 13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상습적 성범죄자 중에서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나 욕구를 억제하기 어려운 성도착증 환자로 판명된 자에 대해 화학적 거세 치료 및 심리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유럽 선진국에서도 도입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인 어감, 약물 처리의 부작용 우려, 인권침해 등의 원인으로 처리가 지연되어 왔죠. 하지만 끔찍한 일은 범인들이'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필름이 끊어져 모르겠다.' 는 답변을 해 솜방망이 처분으로 풀려난다는 점이에요. 이 법을 시행할 경우 많은 비용과 보호관찰 인력 확보 등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자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사람까지도 약물치료를 비롯해 심리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합니다."▲ 임영신 여성객원기자"이번 거세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많지만, 약물의 부작용은 없는지, 욕구충족을 못한 이들이 '제2의 성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건 아닌지 염려되요. 비근한 예로 학창 시절 두발 단속 때 머리가 길다고 자른 일부 학생들을 보면 더 막무가내로 반항하는 이들이 있었잖아요 ? 그래서 주변인들에게 성폭력 범죄자의 양형기준을 물어보니 대부분 사형에 버금갈 만큼 형벌을 무겁게 내려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은 평생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게 압도적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피해자들이 겪는 아픔에 비해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형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요. 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 또 같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할 때 성범죄자들에 내려지는 형벌이 피해자의 고통만큼 무거워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진선 여성객원기자"죄의 내용이나 재발 여부에 따라 화학적 거세 혹은 전자팔찌 착용은 실시돼야 할 것 같아요. 특히 우리나라는 아동 성폭력 범죄자의 처벌과 관련해 정신적인 장애가 있다면, 관대하게 처리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 입장에선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죠. 그 아이가 평생 안고가야 할 정신적·육체적 충격은 물론 가족이 짐져야 할 고통 역시 얼마나 크겠어요. 이 법에 대한 입법 지지 서명 운동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만여 명이 넘는 이들이 실명과 주소를 남기면서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고 해요. 더 많은 희생자를 낳기 전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김은자 여성객원기자"조두순·김길태·김수철 사건 등 아동 성범죄는 해마다 1000건 이상 발생되고 있습니다. 경찰청 통계를 찾아보니 13세 이하 아동 성폭행 사건은 2007년 1081건, 2008년 1220건, 2009년 1017건 발생되고 있었어요. 수많은 아동 성폭력 예방 대책이 제시됐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음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입니다. 국회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사진 및 신상정보 인터넷 공개제도의 경우도 2008년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단 1명의 공개 대상자도 없다는 질타가 있었구요. 그런 점에서 화학적 거세에 대한 입법 논의가 새삼 무르익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스럽습니다. 성범죄자의 인권에만 매몰된 사고가 입법 논의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10.06.22 23:02

[여성의 힘 2050] 완묵회 "그윽한 묵향속에서 삶 가꿉니다"

서예는 동양권에서 발달한 문자를 소재로 하는 조형예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예(書藝), 중국에서는 서법(書法), 일본에서는 서도(書道)라고 한다. 서예는 학문인 동시에 철학이며, 미술이다. 문자예술의 아름다움에 취한 이들이 줄지 않는 이유다.완묵회는 산민(山民) 이용 선생의 여성 제자들이 만든 모임이다. 산민 선생은 우리 고장이 낳은 대서예가 강암 송성용 선생의 제자이자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전북 서단의 아름드리 중진. 추사 김정희의 당호를 따서 이름 지은 완묵회가 조직된 것은 21년 전이다. 회원들은 20여 년 넘게 붓을 잡았던 이들은 이미 '옹근' 서체로 전통과 현대와의 조화에 힘쓰고 있다.회원은 조정희 회장을 필두로 고영애 김경임 김미순 서명덕 이민경 곽종숙 김명숙 나인숙 유숙정 이선희 정순례 정현숙 조윤미 정춘주 조숙희 조윤숙씨 등 총 17명.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묵향으로 교감하고 있다. 대개 주부들이지만, 정년 퇴임 후 뒤늦게 붓을 든 조숙희씨처럼 고전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조정희 회장은 "전북 사람들은 기질이 순박하고 여유가 있어 느림의 철학이라 할 수 있는 서예의 꽃이 만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어쩌면 천년의 전통을 토대로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삶을 중시하는 성향이 맞아떨어진 필연적 결과인지도 모른다"고 했다.새벽부터 서실에 나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끊임없이 붓을 잡는 산민 선생의 자세를 보는 것 자체가 공부. 정현숙씨는 "산민 선생은 글씨 쓰는 것 외엔 별 말씀이 없다"며 "잘했다 못했다 그런 말보다 당신이 열심히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최고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서예는 인내와 끈기를 바탕으로 한다. 회원들은 기본기를 쌓는 데는 개인 차이가 있지만, 10년은 족히 걸린다. 먹으로 농담을 조절하고 속도에 따라 유려한 흐름을 표현하는 게 전부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에 빠지면 헤어나올 길이 없다. 그간 네 차례의 전시와 두 번의 작품집 발간을 해오면서 2년에 한 번씩 전시를 열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지켜온 회원들과의 약속. 올해도 회원들은 완묵회전을 열어 정진된 모습을 보여줬다."살다 보면 번잡한 일이 많잖아요. 붓만 잡으면 걱정, 근심 다 잊어요. 일종의 놀이죠." (정현숙씨)"요즘 주부들은 서예를 잘 안 하더라구요. 빨리 배워서 빨리 활용할 수 있는 게 많아지다 보니까 빠져드는 데까지 익히는 시간을 못 견디는 거죠. 하다 보면 너무 행복해져요. 죽을 때까지 하고 싶습니다." (김경임씨) 회원들은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유행처럼 번지는 현대서예 속에서도 전통의 현대화를 추구한다. 때로는 유려하게, 때로는 힘차게 표현되는 글씨들은 붓 끝의 집중력에서 나온다. 회원들은 먹을 갈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리고 난 후에야 비로소 글씨를 쓰기 시작한다고 했다. 글씨는 정신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조 회장은 "평생교육원, 문화의집에서 운영하는 서예강좌가 늘면서 서예의 깊은 맛을 알게 되는 이들은 적어졌지만, 변함없이 묵향의 깊이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며 "메마른 생활 속에서 서예를 통해 보람과 행복을 얻는 이들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6.15 23:02

[여성의 힘 2050] 동화를 사랑하는 무지개빛 소리

"첫 수업 받을 때 참 어색했어요. 아이들처럼 손유희도 하고, 목소리 바꾸는 게 쑥스러웠거든요. 하지만 가족에만 갇혀있던 나를 드러낼 수 있게 했어요." (황윤미씨)"아이랑 동화로 이야기할 때 제일 잘했구나란 생각 들어요. 그림책 「무지개 물고기」를 읽어주면서 비늘을 하나씩 붙이는 놀이를 했는데, 아이가 너무 재밌어했어요. 덕분에 그림책도 술술 익혔죠." (김범정씨)인후문화의집(관장 김현갑) 소속인 동화를 사랑하는 무지개빛 소리(회장 김진아)는 '동화로의 초대장'을 보내는 곳이다. 김진아 회장(38)을 비롯해 김범정(33) 손용님(38) 양현미(35) 황윤미(36)씨는 모두 지난해 동화구연지도사 과정을 마치고 아쉬움이 남아 모임을 만들었다. 30대 엄마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아이들. 5살 둘째 아이에게 동화책을 재밌게 읽어주는 법이 없을까 고심하던 김진아씨,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스스로 재미를 갖고자 시작한 양현미씨, 책은 매번 사는 데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몰라 쌓아두기만 하는 손용님씨. 매주 화요일 도담 지역아동센터, 한 달에 한 번 장애아동 재활교육시설인 한마음어린이집 수업을 진행하면서 동화구연에 대한 호기심은 관심으로, 관심은 애정으로 바뀌었다.주부들이 하루 아침에 배우를 한다는 건 쉽지만은 않았다. 악한 역은 최대한 나쁘게, 선한 역은 한없이 착하게. 의성어와 의태어를 중간 중간 넣어 재미를 더한다. 좋은 동화를 발굴하고 개작해 자신만의 동화로 만드는 일이 우선된다. 그에 맞는 소품 제작까지 '척척박사'. 동화구연에 사용되는 토끼, 호랑이 손인형도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쳐간 것이다. 도깨비 인형극단 단원이었던 양현미씨가 지도를 맡았다."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게 없어요.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도 빠르고, 표현력도 뛰어나요. 가장 먼저 예민하게 반응하는 관객이죠."김진아씨는 "솔직히 연기(?)엔 재능이 없다 여겼는데, 무대에 서다 보니까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아이들 앞에서 인정받는 엄마가 됐다"고 말했다. 소심한 성격의 회원들도 동화구연을 하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과거엔 권선징악 구도의 동화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반전동화가 많아졌다. 특히 초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은 틀을 깨는 동화로 또 다른 상상력을 배우게 된다."「개미와 베짱이」의 반전동화인 「베짱이의 노래가 필요해」가 있습니다. 베짱이의 노래가 맞춰 일을 하던 개미도 노래가 사라지니까 일이 신나지 않는 거에요. 결국 베짱이도 놀기만 한 것은 아니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누구나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동화입니다."(김진아씨)양현미씨도 "동화는 본래 어른들의 이야기였고, 아이들에게 인생을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와 구조를 잘 분석해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신데렐라 이야기는 단순히 '착한 아이가 운이 좋아서 공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구박하는 언니를 돕고(덕성), 밤 12시까지 돌아와야 하며(규율), 수많은 고난을 이겨내야만(극기) 성공을 할 수 있다는 현실의 구조가 녹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른이 이를 알고 전달하는 것과 모르고 전달하는 것의 교육적 효과에서 그 차이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동화구연은 게임이나 TV에 매몰 돼 정서가 삭막해진 아이들에게 동심(童心)을 일깨우며, 나보다 못한 아이들을 배려하는 법도 배우게 한다. 김진아씨는 "아이들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현실에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 좋은 동화"라고 덧붙였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6.08 23:02

[여성의 힘 2050] 전주푸른산부인과 산모 모임

"손을 'C'자로 만들어 가슴을 잡고 아이의 입을 '아∼' 하고 벌린 뒤 젖을 물려야 해. '오∼' 하고 입을 벌리게 하면 안 된다니까.""어머, 애가 젖을 물었어요. 얼마나 모유를 먹이고 싶었는데…."전주 아중리 푸른산부인과 산후조리원에서 결성된 산모 부대. 2008년 아기가 태어난 지 6~7개월 된 주부들이 친목 모임을 만들었다. 박지애씨처럼 첫 아기를 가진 나이 어린 산모도 있었고, 김명숙씨처럼 세번째 아이를 낳은 산모도 있었다. 산후조리원에서 하루 종일 있자니 심심했고, 처음 아이를 갖는 산모의 경우 다양한 육아정보가 필요했다."산후조리원 중앙에 큰 식탁이 있었어요. 식사할 때가 되면 모든 산모가 그리로 나와 밥을 먹거든요. 아이 낳고 쉬는 것이긴 한데, 어디 아파서 누워 있는 환자는 아니기 때문에 밥만 먹고 나면 마음이 맞는 산모들끼리 수다를 했던 거죠. 친구 따라 강남 온 친구들도 끼게 됐구요."(임재옥씨)"모유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몇 세부터 유치원에 보낼까, 보낸다면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하나 등 궁금한 점도 많았고, 경험담을 참고할 만한 통로가 없었어요. 산후조리원에서 같은 방 쓰는 언니들한테 물었죠. 실제 겪어본 이야기라 피부에 와 닿았고, 좋은 정보를 서로 나누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지애씨)구지영 임재옥 박지애 박혜정 문주영 조수진씨를 주축으로 입소문을 타고 참여한 길윤미 김영숙 김은영 이명주 이수영 이순주 이은아 이은영 전지영 조민숙 조영미 황연희씨. 낯을 가리던 이들도 금새 친구가 됐다. 구지영씨는 "아이들마다 발달 속도가 각기 달라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산모가 있다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조수진씨는 "이 모임 때문에 산후우울증이 올 틈이 없었다"며 "온종일 집에만 있으면 대화할 상대가 없어 울적해질 수 있는데, 여기서 한바탕 이야기하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해졌다"고도 했다.산후조리원을 나와서도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가졌다. 남편·시댁에 대한 하소연부터 100만원을 호가하는 성장앨범이나 책 시리즈 등 공동구매에 이르기까지 산모들의 모든 일은 이곳을 통해 이뤄졌다. 박지애씨는 "이 모임을 통해 연령대별로 아이들에게 어떤 책이 좋은 지, 어디서 싸게 구입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 보고 사면 최대 30%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발달 속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조바심을 낸 엄마들이 아이들을 비교하는 것은 서로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들은 1년에 한 번씩 성장앨범도 찍어왔다. 2008년엔 푸른산부인과가 이 모임을 격려, 아이들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선물을 마련했다. 이때 사진을 맡았던 아이존스튜디오 강영환 대표는 이 사진으로 미국프로사진가협회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 아이가 5살될 때까지 모임이 유지되면 매년 성장앨범을 무료로 찍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 모임이 계속 유지돼야 할 것 같다며 아이들이 성장해서 서로 좋은 친구가 되고, 사돈을 맺는 가정까지 나올 수 있도록 만남을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10.05.18 23:02

[여성의 힘 2050] 7년째 어린이날 행사 연 익산농촌교육연구회

5월이 시작되면서 날씨가 화창해졌다. 어린이날도 나들이하기에는 좋은 날이었다. 모든 아이들이 이 날만큼은 신나고 즐거운 날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어린이날마저도 즐겁지 못한 아이들이 있다. 특히나 농번기라 바쁜 시기를 보내야 하는 농촌의 아이들에게 어린이날은 그저 즐겁지만은 않은 날이다. 그런데 이런 농촌아이들의 사정을 알고 7년째 이 아이들을 위한 잔치를 마련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익산농촌교육연구회(회장 전수환) 회원들이다. 2003년 창립해 8년째 활동하고 있는 익산농촌교육연구회는 농촌 아이들을 사랑하는 지역주민, 학부모, 교사들이 익산 농촌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만들었고 현재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올해로 7년째 열리고 있는 '익산 농촌 어린이 한마당'은 어린이날이지만 갈 곳이 없어 쓸쓸하게 보내야 하는 농촌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이다. 올해도 익산 함열초등학교에서 열린 이 행사에 많은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 행사의 특징은 아이들이 체험하고 먹는 모든 것이 무료라는 것이다. 점심까지도 몇 백 인분의 자장면을 무료로 제공해준다. 도시 아이들처럼 다양한 체험을 찾아다닐 수 없는 아이들이 이 날 만큼은 맘껏 체험하면서 놀 수 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은 이 행사를 주관하는 익산총촌교육연구회의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익산시청, 지역의 기관들 및 개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감당하고 있다. 이 행사의 실무를 맡고 있는 교육문화부장 고영수(41·성당초 교사)씨는 7년 째 이곳에서 어린이날을 보내고 있다."우리 가족들의 어린이날은 이곳에 7년 째 반납했지만 많은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더없이 행복합니다. 농번기에 있는 어린이날 우리 지역의 농촌 아이들이 이 날만큼은 행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이 행사를 위해 일할 겁니다."'익산농촌어린이한마당'에서 혜택을 입은 아이들이 중·고생이 되어 이제는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매년 좀 더 좋은 내용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은 고 선생님은 "매년 아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체험부스 같은 경우 운영비를 지급해 줄 수가 없어서 순수한 자원봉사로 참여해야 하는데 이런 단체를 찾고 섭외하기가 어렵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극이나 전문 마술사를 부르고 싶어도 예산 때문에 부르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내년에 더 좋은 체험거리와 볼거리, 먹을거리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농촌아이들이 함열까지 오는 차편으로 3대의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선생님들과 지역의 어른들이 아이들을 행사장까지 데려다주는 봉사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 김은자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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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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