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전주한지, 전주산(産) 닥나무 원료 매년 증가
전주시가 전주에서 생산된 고품질 닥나무를 전량 수매하고 원자재부터 제작까지 진정한 '전주한지'의 생산에 들어갔다. 시는 한지 원료인 닥다무의 지역내 수급비율을 매년 늘려 품질을 더욱 강화시키고 상품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시는 19일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우범기 전주시장과 전주시의원, 전주한지협동조합, 한지업체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흑석골 주민들과 함께 한지의 주원료인 닥나무를 찌고 껍질을 벗기는 ‘닥무지 행사’를 진행했다.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전주 전통한지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닥원료 공급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7개 농가 15필지(2만1478㎡)에 1만4000여 그루의 닥나무를 계약재배해왔다. 시는 올해 계약재배 결과 약 14톤 정도의 닥나무를 수확했으며, 닥무지 작업을 거치면 약 2.4톤 정도의 흑피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통한지(A4 기준) 28만 장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이날 진행된 닥무지 작업은 닥나무의 껍질이 잘 벗겨지도록 뜨거운 증기로 나무를 찌는 과정으로, 4~5시간의 닥무지 과정이 끝나면 다 쪄진 닥나무의 껍질을 벗길 수가 있다. 이렇게 벗긴 껍질을 햇볕에 말리면 한지원료인 ‘흑피’가 된다. 생산된 흑피는 전주천년한지관의 한지 제조에 일부 사용되며, 나머지 분량은 전주한지장 4인에게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예정이다. 진정한 전주산 원료로 만들기 위해 전주와 완주 인근 닥나무 수확량은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2019년 11톤이었던 닥나무는 2020년 6톤으로 줄어들었다가 2021년 8톤, 지난해 14톤, 올해 14톤에 이르고 있다. 흑피를 얻는 양은 1톤에서 0.9톤, 1.3톤, 지난해 2.3톤이었으며, 수익금은 같은기간 570여만원에서 2200만원으로 늘어났다. 시는 여전히 전주산 원료로 제작된 전주한지가 10%도 안되는 만큼 매년 농가계약과 수확량을 늘려 이 비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실제 시는 올해부터는 완주군으로 재배면적을 확대해 전주시 2개 농가와 완주군 5개 농가의 2만847㎡의 신규 재배면적을 확보하고, 1만2000여 그루의 닥나무를 새롭게 식재하는 등 전주 전통한지의 공급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범기 시장은 이날 “고품질 전주한지의 원료가 될 전주산 닥나무 식재와 재배, 수확까지 정성을 다해주신 모든 농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고품질의 한지를 생산하기 위해 닥나무 식재지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한지는 고려 중기 이래 조선 후기까지 수백 년 동안 인정받은 왕실 최고의 진상품이자 외교문서로 활용됐으며, 조선시대 전주한지 생산량은 전국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번성하여 닥나무 생산도 전주지방 근교에서 성황을 이루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