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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③ 경이롭고 매혹적이었던 관악기의 향연

지난 10월 4일 금요일 저녁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펼쳐진 광대의 노래는 세계 관악기 명인들이 창작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만남을 통해 한국의 음악가들과 함께 하는 협연특집으로 꾸며졌다. 첫 무대에 오른 연주자는 대만출신의 작은 거장 층 치엔윈이었다. 그녀는 트리오팀을 이끌면서 생황과 양금의 반주에 자신의 더블-리드 수오나로 영적인 노래 몇 곡을 선사하며 인상적인 첫 무대를 완성했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션은 스웨덴 출신의 앤더스 헤그베르그였는데, 그는 특이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로 솔로 연주를 시작했다. 이따금씩 미래의 조형물을 닮은 커다란 신형 금속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이후 앤더스 헤그베르그는 약간 작은 베이스 플루트로 악기를 바꾸어 한국의 대금 대표주자 이창선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두 뮤지션은 무언가 아주 아련한 것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롭고도 깊은 감성의 협주곡을 선사했다. 두 팀의 공연이 끝난 후 또 다른 매혹적인 협연이 이어졌다. 바로 티베트 플루트 연주자 나왕 케촉과 한국의 무용수 여미도가 함께 하는 공연이었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즉흥적이고 명상적인 곡을 만들어냈다. 그 곡은 나왕 케촉의 섬세하게 몰아치는 플루트 연주에 여미도의 우아한 동작이 더해지고 여러 경이로운 시각 영상물이 뒷받침돼 더욱 돋보인 무대였다. 광대의 노래에서 마지막 듀오는 한국의 베테랑 재즈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과 정가 보컬리스트 강권순이었다. 그들의 자유로운 즉흥연주는 매우 모험적인 음악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강태환은 강렬한 음의 폭발을 유지하기 위해 순환호흡법을 사용했으며, 강권순은 정가 보컬리스트만의 기이한 발성법을 사용했다. 그렇게 완성된 협연은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무대는 강태환과 앤더스 해그베르그, 그리고 나왕 케촉이 멋진 트리오 음악으로 장식했다. 그들의 연주는 호흡이 소리라는 것, 즉 소리가 바람에서 연유한다는 개념을 충분히 보여줬던 훌륭한 무대였다. /세스 조던(Seth Jordan) 호주 음악전문기자

  • 문화일반
  • 기고
  • 2019.10.24 16:34

[신간] ‘21세기 김정호’ 신정일의 ‘新택리지’ 시리즈 출간

21세기의 김정호라 불리는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도보답사기 <신정일의 신 택리지>(쌤앤파커스) 시리즈가 출간됐다. 서울 편을 시작으로 경기, 전라, 북한, 제주 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인문서라는 제목에 걸맞게 신정일 씨가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걸으며 완성했다. 앞서 우리 땅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소개한 두 발로 만나는 우리땅 이야기 시리즈의 서울경기전라도 편에 이어 북한과 제주편을 신정일의 신 택리지 시리즈로 새롭게 출간한 것. 멋과 맛의 고장 전라도편에서는 한반도의 서남해안에 자리잡아 삼한시대 마한의 땅이었으며 삼국시대 백제영토로서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금강과 섬진강, 그리고 영산강, 만경강, 탐진강 등 크고 작은 강이 모여 비옥한 평야를 일궈냈으며 덕유산, 지리산, 내장산, 무등산, 월출산 등 국립공원이 많이 들어서 있어 국토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썼다. 특히,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 북한편에서는 한반도 전역에 대한 균형감 있는 인문지리학적 통찰을 준다. 조선왕조의 꿈을 품은 함경도부터, 조선 팔도중 제일가는 인심을 자랑하는 평안도, 단군이 도읍을 정한 구월산이 있는 황해도, 금강산을 품은 평화의 땅 강원도 북부까지 북한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이번 책을 한장씩 넘기다보면 마치 입담 좋은 해설사와 함께 한 걸음씩 내딛으며 답사하는 느낌을 준다.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놓쳐버릴 수 있는 지형과 지세, 각 지역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은 물론 지역의 설화와 지명의 유래까지 골고루 녹여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김용택 시인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산을 오르기 시작한 그가 다음을 강 길을 걷더니, 이제는 아예 우리나라 전 국토를 이 잡듯 뒤지며 걷고 또 걷는다며 신정일이야말로 현대판 김정호라고 말했다. 김지하 시인도 이 책은 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는 자기 발이 도달한 산천 도처에서, 금강의 여러 구비에서 울고 웃는다. 나는 그를 발로 쓰는 민족사상가라고 부른다고 이야기했다.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의 이사장인 신정일 씨는 도보답사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중반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고자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했으며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했다. 수십여 년간 우리 땅 구석구석을 걸어온 이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오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23 17:09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 문학의 메카, 전북] ⑪ 석정 이정직, 시서화(詩書畵)에 두루 능했던 최고 수준의 대문호

벼루 열어 구슬이슬 기울이니(開硯傾珠露) / 푸른 연이 곧 그림스승일세.(靑蓮卽畵師) / 치장을 없앤 천연함 있어야(天然去雕飾) / 진실로 잘 그려진 시라네.(正是寫眞詩), 사람들은 실제 매화가 좋다 말하지만(人道眞梅好) / 나는 매화그림을 더욱 좋아한다네.(吾憐畵更好) / 세속 높이 초월함 이미 조촐하여(高標看已潔) / 용모 감쇠하는 때가 없어라.(未有減容時) 석정(石亭) 이정직(李定稷, 1841-1910)은 구한말의 인물로서 시서화(詩書畵)에 능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예술가요, 실학자였다. 시서화뿐 아니라 천문, 지리, 의학, 수학 등에 두루두루 통달한 유학자, 통유(通儒)라 부를 수 있는 선비였다. 위 두 수의 시는 제화시(題畵詩)로서 연(蓮)과 매화의 그림에 어울려 쓴 시이다. 석정은 시론시(詩論詩), 교유시(交遊詩), 사경시(寫景詩) 등 여러 종류의 시를 많이 남겼는데, 시서화에 능통한 석정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제화시라 할 수 있다. 연(蓮)을 읊은 첫 수에서 그림의 대상 연과 그림을 그리는 자신이 주객일여의 세계로 하나가 되고, 그림이 시가 되고 시가 그림이 되는 시화일체의 경지를 보여준다. 자연 그대로의 청련 자체가 내 그림의 스승이요, 내 마음세계를 담아낸 진경의 시가 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아울러 석정은 실제 매화보다 매화그림이 더욱 사랑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문인화 속에는 작가의 고매한 정신이 깃들어 있고, 또 그래야 함을 말한 것이다. 시서화 삼절의 높은 경지를 이룬 석정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석정 이정직은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근대계몽기에 활동한 문인으로서, 매천 황현(1855-1910), 해학 이기(1848-1909)와 더불어 호남삼걸로 불리었다. 석정은 칸트와 베이컨 철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였는데, 1973년 철학자 박종홍이 석정을 서양철학 연구의 선구자라 평가하기까지 그는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에 대한 활발한 연구는 2002년 김제문화원에서 『석정이정직유고』 국역본을 펴냄으로써 이루어진다. 단행본으로 구사회의 『근대계몽기 석정 이정직의 문예이론 연구』(2013)가 발행되는 등 현재 석정을 연구 대상으로 한 단일 논문만 해도 100여 편에 이르고 있으니, 석정은 이제 조선말기의 대문호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구사회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학문과 예술 두 영역을 두루 겸비한 인물은 거의 없다 하면서, 두루 겸비한 인물로 추사 김정희와 석정 이정직을 들고 있다. 석정의 학문과 예술의 경지는 오랜 세월에 걸친 부단한 학습과 끊임없는 연마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선천적 재능보다 후천적 학습을 중시하였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부친 이계환이다. 가난한 살림에도 석정의 교육에 온갖 정성을 다했는데, 부친은 단계적인 교육을 실행하였으며, 한 스승에게만 맡기지 않고 여러 스승을 통해 공부하도록 주선하였다. 석정의 서화(書畵) 역시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추측되나, 여러 자료를 놓고 보면 그의 예술적 성과는 결국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여겨진다. 석정은 글씨와 그림에 대해 특정 스승을 사숙하지 않고 서첩이나 화본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여 터득하였기 때문이다. 1868년 28세의 석정은 중국의 연경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그로 하여금 외래 문물을 익히고 자신만의 학문과 예술을 정립케 하는 데 한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석정은 전주 남문에서 한약방을 수년간 운영하기도 하였는데, 1894년 4월에는 동학농민전쟁으로 전주성이 함락되면서 화재로 모든 재산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그때까지 틈틈이 지어두었던 10여 질의 시문집도 모두 불에 타 소실되었다. 이후 그는 고향인 김제로 돌아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제자들을 가르치며 학문 연구와 예술 창작에 심혈을 쏟는다. 그의 모든 원고들이 사라졌을 때 그는 대단히 낙담하였으나, 절망하지 않고 다시 분발하여 세상을 떠난 1910년 11월까지 1300여 수의 시와 300여 편의 문장을 남겼다. 오늘날의 문집 초고본인 『연석산방미정고(燕石山房未定藁)』를 비롯하여 『시경일과(詩經日課)』, 『시학증해(詩學證解)』, 『간오정선(刊誤精選)』 등 10여 종 이상의 저서가 전해오고 있다. 이정직의 글은 문(文), 사(史), 철(哲) 및 경세(經世) 전반에 관련되어 있지만, 특히 문학담론적 글의 비중이 크다. 시문이 밥이라면 글씨는 떡과 같다.라고 스스로 밝혔듯이, 그는 서화보다 시문에 더 치중했음을 알 수 있다. 석정의 시작(詩作)은 많은 시회(詩會)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친목을 다지고 후진을 양성하는 시회는 그의 삶의 일상이었다. 지인과 정을 나누는 교유시와 지인을 만나러 가는 도중에 쓴 사경시 한 편씩 들어본다. 지난날 내 만나지 못해서는 / 그리움에 부질없이 넋을 잃었지. / 나아가 산 누각에 이른 후에는 / 마주 앉아 도리어 말이 없네.(舟村書室), 주촌은 구례에 있는 지명이다. 당시 매천 황현은 구례에 거주하였는데, 석정은 1895년과 1897년 사이 몇 차례 구례를 방문하여 황현과 이기 등 지인들을 만난 바 있다. 그리움에 넋을 잃을 정도라고 표현해놓고는 막상 만나서는 서로 말을 잃고 있으니, 상봉의 감격과 그 이심전심의 기쁨이 절로 전해온다. 빈 강에 수많은 겹겹의 바위 / 치고 부딪혀 절로 요란하네. / 바위는 모두 거울처럼 평평하여 / 한 올 머리카락 흔적도 자세히 아네.(過龍江村) 용강촌을 지나다 바라본 강가의 바위를 읊은 시다. 빈 강에 겹겹이 놓여 있는 바위들이 물살에 부대끼고 부딪혀 소리가 요란하나, 그 덕분에 바위는 거울처럼 평평해졌고,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다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는 것이다. 수많은 단련의 과정을 거쳐 평담(平淡)의 경지에 도달한 시적 자아의 내면세계가 강물 속의 바위를 통해 전해온다. 석정 시의 특징은 회화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시(詩)와 화(畵) 모두에 뛰어난 그였기에 시경(詩境)과 화경(畵境)의 혼융은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석정은 천성에서 우러나온 진실한 시를 좋아하였다. 하지만 시의 높은 경지에 도달하려면 천성이라는 타고난 품성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선천적 능력보다 끊임없이 갈고 닦는 후천적 학습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 역사적 사례를 당나라 두보(712-770)에서 찾았다. 천성이 우수한 자는 그 천성만을 믿고서 학식에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습니다. 이백이 이런 경우입니다. 학식이 우수한 자로 이치에 통달하고 마침내 천성을 따라잡은 것은 두보입니다. 석정은 조화롭고 이상적인 문장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견식(見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견식이 지극하면 문장의 법을 지키면서도 재능을 활용하지 않음이 없고, 고문(古文)을 추구하면서도 솜씨를 맘껏 펼치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극한 견식이란 옛 성현의 정신이 담긴 경전을 익히고 배워서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안목을 갖춘 높은 견식을 말한다. 공자께서 일흔 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은 식(識)을 이룬 것이다. 그러므로 식을 이루고 싶은 사람은 먼저 그 마음을 길러야 한다. 또한 석정은 다수의 시론시(詩論詩)를 남겼는데, 시란 무엇인가라는 본질론, 어떻게 지어야 하는가라는 창작론, 시인과 작품에 대한 비평론, 자신의 시적 취향과 시벽(詩癖) 등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한 것이다. 다음은 희위이십사절구의 22수이다. 풍아(風雅)의 충만함이 바로 시경(詩境)이거니 / 오랜 세월 오르내린 명가(名家)는 몇몇인가. / 벌꿀이 그처럼 달콤한지 알려면 / 많은 꽃들을 열심히 채취해봐야 하리. 석정은 시의 이론화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다. 후학들이나 제자들에게 시를 가르치는 학자로서의 현실적인 필요성이 작용하여 찬술한 저서가 『간오정선』이다. 이 책은 원나라 방회와 청나라 기윤의 비평 저서에서 490여 수를 선별하고, 방회와 기윤의 비평과 견해를 달리하는 110여 곳에 자신의 비평을 덧붙인 시학이론서요, 비평의 비평서다. 무릇 시를 지음에 있어 화려함은 장년기에 이루어지고 정밀함은 노년에 이루어지니, 화려함은 기가 충만한 데서 생기고 정밀함은 법이 완숙한 데서 나오는 것이다.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23 16:49

시를 통해 더욱 ‘활활’해지는 세상 꿈꾸다

오늘 여기, 우리의 삶과 생각들을 쓰고 또 쓰는 것. 시가 태어나는 자리는 바로 이곳입니다. 정우영 시인이 등단 30주년을 맞아 시평에세이집 <시에 기대다>(문학들)를 펴냈다. 책의 제목과 같은 표제작은 없지만, 그가 시에 기댄다는 것은 삶에 기댄다는 말과 다르지 않겠다. 정 시인은 시집들을 열심히 읽고 시를 통해 아픔을 이기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기쁨에 사로잡혔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그러한 체험의 고백록이다. 아마도 내 독법이 모자라고 시야가 좁아서 그렇겠지만, 요즘 들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시집들이 많아졌다. 모호함이 아니라, 이해 불가를 담고 있다. (중략) 시인들은 이제 시공간을 해체하고 싶은 것일까. 이들의 시에서는 역사도 삶도, 심지어는 인간마저 무시된다.- 반갑고도 귀해라, 이처럼 지순한 서정은 중. 이 책은 희로애락하고 천변만화하는 인간의 삶을 노래하며 기록하는 것이 시요, 그러한 시로 인해 세상이 더욱 활활(活活)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정 시인은 책을 펴내며 시집이 제 가방이나 손에서 떠난 적 거의 없었으니 시와 사귀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시를 통해 아픔을 가라앉혔으며 다른 세상들을 발견하곤 했다며 이 시인들과 함께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정 시인은 그가 교감하는 시인들 중 박승민박형권송태웅장철문 등 독자적인 성취를 이뤘으나 세간의 관심에서는 다소간 비켜난 시대의 증언자들을 이 책에 불러모았다. 제1부 다감한 것들의 기척, 제2부 시의 첫 마음, 제3부 좌절과 성찰의 시, 제4부 무중력과 중력 사이 등 4부 448쪽으로 구성됐다. 임실에서 태어난 정 시인은 지난 1989년 <민중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시집 <마른 것들은 제 속으로 젖는다>, <집이 떠나갔다>, <살구꽃 그림자>, <활에 기대다>와 시평에세이 <이 갸륵한 시들의 속삭임>, <시는 벅차다>가 있다. 정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신동엽학회장과 국립한국문학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0.23 16:44

어린이에겐 동심을, 어른에겐 추억을

문학소녀로 자라 끝내 한 우물을 판 작가, 박갑순 시인이 동시집 <아빠가 배달돼요>(북매니저)를 펴냈다. 박 시인이 시를 쓰고, 그의 딸 유예림 씨가 그림을 그렸다. 엄마와 딸이 함께 만든 이 동시집에는 어른스러움, 능청스러움, 아이다움 그리고 가족사랑이 하나하나의 작품들에 그득 담겨있다. 우리 아빠는 / 아침부터 저녁까지 / 남의 집에 / 크고 작은 물건들을 / 날라주는 일을 해요 // 종일 기다려도 / 우리 집에 오는 물건은 없고 / 깜깜한 밤에 / 다리 아파 끙끙대는 아빠만 와요 //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은 / 양손에 맛있는 치킨을 들고 / 뚜벅뚜벅 / 아빠가 배달돼요 -아빠 월급날 전문. 동시집은 제1장 아직 생각이 여물지 않았어요, 제2장 어제도 오늘도, 제3장 공부는 못하지만, 제4장 나는 할머니의 똥강아지 등 4장에 걸쳐 122쪽으로 구성됐다. 박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힘차게 뛰노는 그들이 깔깔 까르르 웃고 떠들면서 푸른 하늘에 쏟아내는 말들이 가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그들이 들려주는 해맑고 순진한 시를 마음의 종이에 열심히 적었다고 했다. 박방희 아동문학가는 두 번이나 암을 앓으며 투병기까지 낸 시인의 동시집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되거나 훼손되지 않고 상처받지 않은 동심으로 가득 찬 작품집이다. 깜찍하고 발칙한 상상력이 번뜩인다고 평했다. 부안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지난 1998년 <자유문학>과 2005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시인과 수필가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꽃망울 떨어질라>, 시집 <우리는 눈물을 연습한 적 없다>, 투병기 <민머리에 그린 꽃핀>이 있다. 전주에서 발행되는 월간 <소년문학> 편집장으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한국문인협회한국여성문학인협회전북문인협회부안문인협회광명문인협회 회원, 순수필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0.23 16:44

[신간] 정가(正歌) 세상으로 본 미래의 창

국내 시조창의 큰 어른, 지봉 임산본 선생이 20여년 전 쓴 <지봉 임산본 정가 창론집>의 증보판이 나왔다. 신아출판사에서 펴낸 <정가세상으로 본 미래의창-지봉 임산본 창론 재해석>이다. 이번 책은 임산본 선생의 아들인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이 현대 흐름에 맞춰 선친의 창론을 재해석한 것이다. 전통음악과 정가시조창의 저변 확대에 대한 기원도 함께 담았다. 지봉 임산본 선생은 완제 시조창을 중심으로 국내 시조계를 이끌어온 명창이다. 지난해 11월 숙환으로 타계하기 전까지 일평생을 정가에 바치며 국내 전통음악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1998년에는 시조를 시작한 지 50여년을 맞아 우리 전통음악과 시조 정악(正樂), 시조창 음위(音位), 12가사의 박자, 성음의 원리, 오음법을 자세히 수록한 <정가창론집>을 출간했다. 정가창법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아 후학들에게 도움을 준 만큼 이 책을 보다 널리 알리고 출간 20년이 지나 현대인의 기호에 맞춰 쉽게 풀어써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증보판은 일반인을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정가와 시조창의 개념을 쉽고 상세하게 정리했다. 교과서 형식으로 구성했으며 한 권의 책에서 시조의 역사와 종류, 창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구악보와 신악보를 함께 수록해 현대화된 음계를 한 눈에 살펴보게 했다. 저자인 임환 씨는 완주군 구이면 출신으로 전주영생고를 졸업한 후 서울추계예술대학에서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어려서부터 선친의 모습을 보고 자라며 정가에 대한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가보존회 부이사장을 맡아 정가의 저변확대를 위한 전국정가경창대회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객원교수, 전북예술총연합회 특별자문위원, 전북문화재단 이사, 문화예술학회 기획이사, 전북국악협회 고문, 전북시조명인회 고문, 전주인재육성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책 출판을 축하하는 정가 대공연이 25일 오후 6시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책 출판기념식에 이어 김경배, 김영기, 문현, 양장열, 임환, 김병오, 이선수, 김금파, 안충자, 정혜숙 씨가 무대에 올라 남창가곡 태평가를 합창한다. 각시조, 사설시조, 엮음질음, 시창 등 정가의 참맛을 일깨워줄 무대를 2부로 나눠 펼친다. 권병로 정가보존회 이사장은 소리의 고장으로서 면모를 갖춘 이번 공연은 정가인들의 자긍심이자 긍지를 느끼게 할 것이라며 평소 정가를 생명처럼 여기시던 지봉 임산본 선생님의 정가창론집을 증보판해 더욱 뜻깊은 날이라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23 16:41

[신간] 순창출신 신형식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 네번째 시집 출간

세 번째 시집을 낸 지 어언 이십년, 화학공학 연구자이자 대학교수로 업을 삼다보니 시를 소홀히 한듯해 지난날이 아프게 느껴진다는 시인. 순창 출신의 신형식 시인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거쳐 1998년부터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던 중 올해 대학을 휴직하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직을 맡았다. 강의와 연구에 사로잡힌 탓에 미처 시를 가까이 하지 못했지만 오랜 세월 틈틈이 써둔 시 50여편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최근 출간한 그의 네 번 째 시집 <쓸쓸하게 화창한 오후>(모악)이다. 세상의 온갖 소리와 묘향산 소풍을 두 갈래로 놓고 삶의 일부와도 같은 시를 담아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쓴 시들이라 철지난 옷처럼 추레하다는 시인의 말은 사뭇 쓸쓸하지만 화창한 가을날 정경과 닮았다. 이병천 소설가는 신형식 시인의 시세계에 대해 변함없이 가족과 고향과 주변 인물과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풍경들까지 모두 그의 자랑이자 애정의 대상이 된다며 이런 막무가내 식의 사랑 퍼주기가 세상이 인정하는 저명한 한 화학자를 밤이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앉아 시를 짓게 하는 명백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형식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전북민예총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시집 <빈들의 소리>, <추억의 노래>, <정직한 캐럴 빵집>과 산문집 <무공해가 힘이다> 외 전공 관련 편저서 다수가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23 16: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김경희 수필집 ‘사람과 수필 이야기’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 수필이지만, 문학성을 지닌 수필을 짓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필가의 도반(道伴)은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며, 수필은 오랜 연륜에서 묻어나는 삶과 인생의 맛을 전할 때 문학의 한 장르로 더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지가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을 되뇌며 공부하는 수필가 김경희. 그는 시냇물에 비추어 보는 내 얼굴이 수필의 얼굴이고, 수필 쓰는 이들의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글이요, 글이 곧 그 사람이라는 문장의 무게를 아는 것이다. 김경희는 언어의 색과 문장의 숨결을 생각하고 수필을 짓는다. 글의 숙성을 위해 자신의 성숙을 고민한다. 그래서 그의 수필에는 잘 여물고 삭은 문장의 세련미와 경건함이 있다. 성숙한 주제 의식과 깊은 사유로 일관된 세계도 잘 노정돼 있다. 주장이 아닌 사색이며, 깨우침이다. 그는 늘 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드러내놓고 작품을 앞세우지도 않는다. 섣불리 문학을 앞에 놓고 목소리 높이는 일에도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그의 글에는 무심히 흘러가는 세월을 넉넉한 가슴으로 대하며 나이의 무게만큼 의연해져야겠다고 스스로 다잡는 사내가 있다. 겨울나무처럼 꺼칠하고 밋밋해도 세상을 향해 칭얼대지 않는, 패기 있는 사내다. 따끔하거나 간질이거나 하면 주저 없이 연필심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살아온 삶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경희에게 수필은 생활을 되돌아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헛물켠 시간이나 헛짚은 날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헛발질 다음에야 길을 열어주는 세상이지만, 그가 가진 예민한 촉수는 상처와 결핍을 단단하게 붙드는 서정으로 더 튼실한 옹이를 만든다. 그래서 문학적 상상에 스며드는 체험에도 무게가 느껴진다. 자신의 문학을 일으킨 텃밭의 소중함을 아는 그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생각하게 되듯, 어제의 글보다 좋은 오늘의 글을 쓸 수 있다는 데 즐거움과 고민이 있다.면서 일백여섯 번의 공정을 거치는 합죽선 제작 과정과 수필 인생이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수필은 세월을 두고 묵혀 정신을 다듬이질하고, 영혼을 다리미질하는 일과 같다는 뜻이다. 그가 지은 수필집 <사람과 수필 이야기>(수필과비평사2015)를 펼치면 그 의미는 더 깊고, 간결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23 16:39

음악극으로 만나는 동학농민혁명 민초들의 삶과 꿈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라는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민초들의 삶과 그들이 꿈꾼 세상을 음악극으로 재조명하는 귀한 무대가 마련됐다. 녹두꽃은 영원하리 24일 오후 7시 30분 정읍사예술회관. 정읍시와 (사)수제천보존회(이사장 이영자, 예술감독 이금섭)가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정읍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제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특별기획공연이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꺾이면 나라가 피폐해진다. 우리들은 비록 초야에 버려진 백성이나 나라의 위태로움을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음악극은 풀뿌리를 삶아 먹는 농민들의 굶주림, 농민군의 봉기, 승리와 진군, 패배와 좌절, 독립운동과 해방을 들려준다. 이어 새날은 왔건마는 어찌 이리 변하는 것이 없을고라고 안타까워하며, 모두가 주인되는 평등세상을 만들자는 내레이션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음악극에는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과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가 힘을 보탰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이 전체 시놉시스를 정리해 초고를 만들고, 박성우 시인이 대본을 완성했다. 신동엽김용택안도현도종환김인태 시인 등이 시를 지었다. 작곡은 수제천보존회 이금섭 예술감독이 공을 들였다. 수제천연주단이 음악극 배경 연주를 하고 조광희 수제천 지도위원이 피리 솔로로 전체적인 선율을 이끈다. 염광옥 전북무용협회 회장이 안무를, 태무용단과 예진예술원이 무용을 선보인다. 연극배우 최경원 씨가 연출과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밖에 정읍시립농악단의 연희와 성악국악가요 등 다수의 출연진이 음악극을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특히 박홍규 작가의 판화 작품이 음악극의 배경으로 사용돼, 각 장면의 극적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홍규김대성김용련 작가의 로비 전시도 진행된다. 이금섭 예술감독은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으로 이어졌고, 민주화를 향한 촛불로 계승되어 왔다. 정읍이 동학농민혁명과 수제천의 발상지임을 음악극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다며 서울부산 시립국악단과 협연무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람 문의는 수제천연주단 063-536-0712.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0.22 19:33

소리의 맥 잇는 ‘2019 전주 판소리 완창무대’

소리의 고장인 전주시가 판소리를 전승해온 각 유파별 특징을 담은 판소리 완창무대를 선보인다. 전주시는 판소리 맥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25~27일 전주소리문화관에서 2019 전주 완창 판소리 다섯바탕 유파 대제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주의 문화 우수성을 알리고 시민과 여행객에게 전통음악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완창무대다. 공연은 △권하경, 방수미, 지선화(심청가) △박양덕, 정옥향, 김소영, 이난초, 주소연(수궁가) △박정선, 윤진철, 김경호(적벽가) △전예주, 천희심, 정상희(흥보가) △송재영, 서정민, 전인삼, 박성희, 김나영(춘향가) 등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자를 비롯한 19명의 명창들이 대거 참여한다. 3시간에서 길게는 8~9시간이 소요돼 창자와 청자 모두에게 극한무대로 정평 난 기존 판소리 다섯바탕 완창 무대와 달리 이번 완창무대는 명창들의 다섯바탕 유파별 소리를 들려주는 변화로 특별함을 만날 수 있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새로운 판소리 문화를 이끌기 위해 건립된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전국 최초 판소리 유파별 완창무대를 개최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 판소리를 통해 우리 소리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강인
  • 2019.10.22 18:27

“만민이 한마음” 3.1운동 100주년, 전북인의 역할 돌아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북지역 4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이 역량을 모았다. 전북지역 만세운동과 전북인의 역할을 조명하는 특별전 덕분이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과 전북박물관미술관협의회가 공동주관하는 특별전 만인이 한마음 萬衆一心 대한독립만세가 오는 24일부터 12월 22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24일 오후 4시. 이번 전시의 기획과정에는 전북지역 4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 외에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독립기념관, 일제강점기군산역사관 등이 힘을 보탰다. 또 전북민족미술인협회에서 출품한 이기홍, 진창윤, 오동욱, 김미경, 한숙, 정하영 작가의 작품 10여점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박물관 로비와 야외 잔디밭으로 전시공간을 확장했다. 전시 섹션은 크게 3.1운동의 배경, 민족대표33인과 3.1운동, 일제의 탄압과 수감생활, 전북에 울려퍼진 대한독립만세,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으로 나눠 구성했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2.8독립선언, 고종의 승하 등 3.1운동이 일어난 시대 배경을 정리했으며 2.8독립선언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고창출신 백관수와 관련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만주에서 간재 전우 등이 서명한 독립선언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선언서와 선언서 우송봉투, 태극기 등 민족대표 33인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 함께 전시된다. 한강 이남 최초의 만세운동이라 일컬어지는 군산 만세운동을 비롯해 전북 곳곳에 퍼진 만세 물결도 기록했다. 전주 3.13만세운동을 이끈 김인전목사의 장례식 사진과 신흥학교기전학교 관련 문서를 비롯해 임실과 정읍의 만세운동 모습이 담긴 유물을 선보인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사용한 여러 물품을 통해 일제의 탄압상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진다. 3.1운동 이후 국내외 동포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임시정부가 발행한 유인물을 비롯해 김구의 한글편지, 신익희의 글씨 만중일심(萬衆一心)도 한자리에 모였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독립운동에 목숨을 던진 선열을 기리며, 일본정부의 망발이 극심한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2 18:13

‘아동친화도시’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는 ‘체험전시’

올해로 개관 7년차에 접어든 군산예술의전당이 문턱 낮은 예술의 장을 지향하며 공연과 전시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당은 그간 대관전시로 진행되기 어려운 작품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기획전시를 선보여왔다. 특히, 내년 1월 21일부터 2월 20일까지 한 달간 무료로 진행할 기획전시 레프리카전- 태양의 반고흐는 국비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명화를 가까운 자리에서 만나보고 도슨트의 설명을 더해 누구나 쉽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전당은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을 선정했다. 특히, 전당은 지난 2013년 5월 개관 이후 현재까지 체험전시를 통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확인했다. 마술학교 컨셉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카멜롯의 마법학교, 미지의 나라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Hello, 아프리카전, 버려진 고물들이 새롭게 탄생한 반쪽이의 상상력 박물관전이 대표적인 사례. 이 모두 주로 수도권에서만 관람할 수 있었던 다양한 장르의 전시프로그램을 선보여 지역의 문화향유권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아이들의 주도적인 참여로 빛났던 체험전시 모래랑 빛이랑은 유료관람객 5667명을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AR 트릭아트전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나만의 개성 있는 사진찍기로 남녀노소의 흥미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올초에는 서울예술의전당 기획전시로 진행된 바 있는 영국의 수중 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의 워터베이비전을 유치해 1만342명의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지난 6~7월 여름방학기간에 맞춰 진행한 브릭 사이언스 파크 체험전시 또한 영유아부터 초등생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사랑받았다. 이같은 체험전시의 활성화에 대해 한유자 군산예술의전당 관리과장은 다채로운 체험전시를 지속 운영해 모든 아동이 동등하게 놀 권리를 누리고 유니세프 인증 아동친화도시로서 군산시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일반 시민들 또한 수도권에서만 접하던 수준 높은 기획전시와 체험을 지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시각예술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2 18:13

"지역 무형유산 전승교육 위해 무형문화재 활동무대 넓혔으면"

지난해 12월부터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려 전북지역 무형문화재들의 예술철학과 공예문화의 진수를 엿보게 한 전시가 10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은 지난달 29일 마무리된 상설 기획전시 여유, 명장이 빚어낸 솜씨에 참여한 무형문화재 장인들과 함께 결산 형태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기획전시에 참여한 전북지역 무형문화재 장인 19명은 전시와 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콘텐츠를 전시프로그램에 활용한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주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주공예품전시관이 다양한 협업을 통해 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적극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중심으로 공예 교육과 전통문화 시연을 펼치는 등 장인들의 활동공간이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참석자들은 이전에 운영됐던 명인관이 올해 운영되지 않아 무형유산의 전승교육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전주공예품전시관으로 단일화해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전주공예품전시관 운영에 있어서 지역의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전통문화 분야와 우리 고장의 문화보루로서 무형문화재분들이 왕성히 활동할 수 있도록 전통문화 브랜드 창출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2 18:13

장영애 작가 개인전 ‘Super-Happy’

동양화를 그리는 장영애 작가가 11월 4일까지 전주 누벨백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Super-Happy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장 작가는 갈망의 초상과 몰입 연작 등 15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소재로, 목을 길게 하고 몸을 조각내는 등 형태의 왜곡과 색채의 변형을 통해 결핍을 표현했다. 또한 이러한 결핍의 초상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자신에 대한 몰입이 매개가 되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장 작가가 말하는 성장이란 어떤 목표나 이상에 도달하는 최종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것을 향해 나가는 모든 행위 그 자체다. 성장이라는 것은 과정이고, 진리 그 자체가 아니라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가 기울이는 노력이라는 것. 작가는 성장은 변화해가는 과정 그 흐름에 올라타고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행위라며 성장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자기 몰입이다고 했다. 작품들은 대부분 천과 동양화의 전통재료인 분채를 이용해 완성했다. 장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그룹전과 부스전 등에 참여했고, 지난해 전국청년작가 선정작가상을 받았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0.22 18:13

선자장 이수자 송서희, 연꽃와 연잎 주제로 전통민화채색 선면화 선봬

커다란 돋보기 안경을 쓴 할아버지가 두꺼운 한지를 켜켜이 접어 섬세하고 작은 칼로 문양을 따라 한지를 도려내는 모습은 어릴 적 제 눈에 꼭 마술처럼 보였어요. 커다란 산처럼 높게만 느껴지던 이 길을 든든한 어머니와 함께 걸으려 합니다. 전북무형문화재 방화선 선자장의 맥을 잇고 있는 송서희 이수자가 전주부채문화관의 파일럿 프로그램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으로 관람객들과 만난다. ㈔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는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부채문화의 예술적 확산을 위한 연작시리즈로 지난 16일까지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의 전시를 마치고 17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송서희 초대전을 열고 있다. 외할아버지 故 방춘근 명인, 어미니 방화선 선자장을 이어 3대에 결쳐 전주부채의 맥을 이어가는 이수자 송서희의 단선부채는 전주부채의 대중성과 다양성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 송서희는 80여점의 부채 작품을 선보인다. 연꽃과 연잎을 주제로 한 곡두선과 전통민화채색 선면화 시리즈다. 대나무살을 이용해 연꽃과 연잎, 연밥의 다양한 형상을 선면에 표현한 연꽃 시리즈는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하다. 연꽃의 아름다움을 세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대나무 살을 얇게 깎아 곡선을 만들어 표현한 작품들에는 간결하고 단아한 연꽃의 형상이 담겨 있다. 민화전통채색기법을 기반으로 모란도, 국화도, 책가도, 단청도, 초충도 등 전통민화의 이미지를 선면에 담은 전통민화채색 선면화 시리즈도 주목할만 하다. 20대 초반부터 전통민화에 관심이 많아 민화수업을 받으며 그림을 익혔다는 송서희 씨는 이번 연꽃시리즈의 형상에 대한 영감 또한 민화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21 18:0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