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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벽어린이무용단, 26일 무용발표회 ‘꿈을 찾아서’

현대무용수업을 받은 전북지역의 어린이 20여명이 재능과 끼를 선보인다. 오는 26일 오후 5시 전주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열리는 한벽어린이무용단의 공연 꿈을 찾아서. 한벽어린이무용단과 그 졸업생들은 20회에 걸쳐 교육을 받고 이번 공연에 참여했다. 단원들은 이번 공연 이후 연수반을 통해 현대무용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심화학습에 참여할 수 있다. 강명선현대무용단 어린이무용단이 그것. 한벽어린이무용단을 창단한 강명선 예술감독은 프랑스의 예술학교처럼 전공자가 아니어도 생활속에서 예술이 친구가 돼주고 EQ 발달에 도움이 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무용예술을 접하면 감정을 표현하는 힘과 균형잡힌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빛내고 문화예술계를 끌고 갈 인재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꿈을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아이들 스스로가 이야기를 발견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과정에 주목해본다. 노우리 한벽어린이무용단장은 계절이 바뀌듯 아이들도 점차 성장하며 자기만의 색깔로 움직임을 표현하고 꿈을 찾아 첫 걸음을 내딛는다며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고 앞으로 나아갈 발판이 될 이번 공연에 힘찬 박수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4 18:24

“이번 주말, 전주서 달콤한 음악의 이색 뮤지션 만나봐요”

개성 가득한 음악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션들이 전주를 찾는다. 방송과 음원으로만 접하던 음악을 라이브로 감상해볼 기회다.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이들이 들려주는 포근한 멜로디에 기대어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 △청초한 음색의 싱어송라이터 치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음악공연 아트스테이지소리 69번째 무대로 싱어송라이터 치즈(CHEEZE)가 오는 26일 오후 7시 연지홀을 채운다. 다양한 스타일의 어반 팝 스타일을 추구하는 치즈는 청초한 음색과 감수성으로 인디음악 마니아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0년 12월 4인조로 결성해 데뷔했고, 첫 정규 1집부터 달총과 구름 2인 체제로 활동하다가 음악적 방향을 고민 끝에 2017년부터 달총 홀로 치즈를 지키고 있다. 올해 5월에는 EP앨범 Plate를 발매했으며 연애와 이별 등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각자 다른 매력으로 담아냈다. 치즈의 달총은 전곡의 작사 작곡에도 참여하는 등 완성도 있는 음악적 매력을 뽐내고 있다. 공연 문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063-270-8000. △달콤하고 편안한 노래 마리슈 밴드 달콤한 멜로디와 노랫말을 들려주는 마리슈(Marychou)가 오는 26일 전주 청년음악극장 정기공연 무대에 선다. 전주문화재단은 오는 26일 청년음악극장 정기공연 대안동문만세 마리슈 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마리슈는 보컬과 기타의 박성욱, 건반의 고수영, 베이스의 강규현으로 이루어진 3인조 혼성 밴드다. 내 마음 같은 음악을 모토로 달콤하고 편안한 사운드와 깊이 있는 노랫말을 들려준다. 특히, 편안하면서도 가사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강점을 살려 최근 여러 TV예능프로그램의 단골 배경음악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청년음악극장 정기공연 대안동문만세는 2017년부터 매월 전주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대중음악 기획공연이다. 공연 문의는 재단 생활문화팀 063-287-2012.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24 18:24

파키스탄에 울려퍼진 한국민요 ‘사랑가’

전북의 전통예술이 파키스탄 현지에서 울려퍼져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이 주 파키스탄 한국대사관의 초청으로 지난 12~20일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바바드와 최대도시 카라치를 방문해 대극장공연과 대한민국 국경일 기념공연을 네 차례 진행했다. 관현악단과 창극단 단원으로 구성된 16명의 공연단은 국악실내악과 국악가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파키스탄 음악을 국악으로 편곡해 현지관객 3000여명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14일 라왈판디 대극장(800석)과 17일 카라치 대극장(500석)공연 또한 전석매진행렬을 기록하며 우리 국악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확인했다. 민요의 향연으로 문을 연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의 민요와 파키스탄의 전통음악을 함께 무대에 올렸다. 아리랑을 주선율로 무대를 채웠으며 파키스탄의 음악을 우리 국악으로 변주해 두 나라의 우호를 기념했다. 동서양 타악기의 역동적인 리듬이 돋보인 국악 실내악 신뱃놀이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창극단원 고승조와 박현영이 노래한 신사랑가 순서에서는 관객들이 함께 따라 불러 이색적인 합창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악장 구분 없이 전체적인 조화를 선보인 판놀음에서는 타악기와 태평소의 어울림이 빛났다. 국악으로 듣는 영화 주제곡 순서에서는 국악에 서양음악을 접목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창작곡을 새로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각 부처장관과 부시장, 상하의원, 40여 개국 대사 등 주요 정부인사와 외교관이 관람했다. 이들은 파키스탄 국가와 현지음악을 한국전통악기로 연주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현지 언론도 이번 공연에 주목했다. GEO TV, AAP NEWS, Tribune pak 등 30여개 언론사에서 공연실황과 인터뷰를 보도하고 헤드라인 뉴스로 방송했다. 공연단을 인솔한 이태근 전북도립국악원장은 국악원에서는 매년 3~4회 해외공연을 통해, 전라북도의 우수한 전통예술을 외국에 소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북의 전통예술이 가진 멋과 흥으로 전라북도 대외활동과 대한민국 외교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24 18:24

한국지역문화학회, 25~26일 전주서 가을 학술대회 개최

한국지역문화학회(회장 이흥재 추계예술대학교 교수)가 25~26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 한국지역문화연구의 현황과 과제: 문화도시와 도시재생 전략을 주제로 가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지역문화에 관련한 20여개 발제와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전주시 문화활동현장을 탐방하며 도시 재생, 도시문화 전략, 축제와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정책사례에 대해 머리를 맞대게 된다. 또한 문화공간 활용과 사회문화 정책 등 지역의 현실문제를 다루고 문화자원, 영화, 문화유산 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을 함께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발표 논문으로는 △전주의 도시재생 과정과 과제 △문화자원 개발 △문화유산 기반 도시재생 △문화도시 지정사업과 유럽의 문화수도 비교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공연콘텐츠 개발△지역에서의 문화다양성 정책실천 △남북문화교류를 위한 차문화 콘텐츠 등을 논의한다. 전북지역에 관련된 논문으로는 △전주의 도시재생 과정과 과제 △전북뮤지컬 <성춘향>과 <홍도> △김제 지평선 축제를 주목하고 있다. 융복합도시 재생, 지역의 문화자원 활용, 공간스토리텔링, 문화공간 활용, 생태문화적 재생 등을 다룬 대학원생 9인의 논문도 발표된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4 16:37

“소외된 곳에 사랑과 행복을” 여든 노인들의 찾아가는 예술쇼

고통과 외로움, 슬픔을 달래가며 사는 게 인생입니다. 누구에게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이 음악을 들으시고 소풍 나온 것처럼 활기차게 지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지역 행사와 소외이웃을 찾아 무료 음악공연을 펼치는 해피니스 사운드(단장 김영일)가 지역사회에 따뜻한 희망을 전하고 있다. 2011년 1월 1일 창단한 해피니스 사운드는 다양한 방송과 매체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소개돼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사다. 2013년에는 문화예술체육부문의 별난 기록 보유자로서 전주의 자랑이 된다는 점에서 전주시가 선정하는 천년전주 기네스에 등재됐다. 2017년에는 전북도민의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전라북도 신나는 예술버스 운영사업의 공연단체로 위촉됐다. 이들이 말하는 팀의 활동 목표는 단 한 가지. 극히 어려운 생활환경에서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공연에는 항상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다. 이달에만 노인요양보호시설을 비롯해 칠보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 백운면민의날 면민 화합의 장 행사, 전주진도견추계단독전람회, 재난통신및ARDF전국대회 등 지역 곳곳을 찾아 다섯 차례 무대를 마쳤다. 평균연령은 82세. 김영일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 대다수가 80세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악기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아직도 어렵고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한다. 활동무대가 전북을 넘어서 서울과 외국까지 넓힌 지 오래인데도 말이다. 연습실 문 앞 달력에는 공연일정이 빽빽하게 표시돼있다. 이달에만 해도 10여회에 달한다. 매주 1~2회씩 무대에 서는 셈이다. 색소폰을 72세에 시작했으니 올해로 딱 10년 됐네요. 그동안 참 많은 지역을 찾아 공연을 해왔지만 매번 환한 얼굴로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는 분들을 볼 때마다 고맙고 많이 기쁩니다. 김영일 단장의 말이다.? 색소폰 연주자 10명외에도 하모니카, 아코디언 연주자를 비롯해 판소리, 고수, 한춤 무용가 등 다양한 단원들의 활약으로 매번 조화로운 무대를 완성하고 있다. 해피니스 사운드가 연주하는 곡은 매번 달라진다. 주로 국민가요를 선보이는데 제일 인기 있는 곡은 울고넘는 박달재, 비내리는 고모령, 목포의 눈물이라고. 아름다운 강산, 안동역에서, 청춘을 돌려다오, 화개장터도 매 공연에서 빼놓지 않고 선보이는 곡들이다. 가끔은 영화 주제곡과 외국 팝송도 들려준다. 요새 젊은 층이 선호하는 힙합과 댄스 노래도 익혀 연주해볼 요량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하루 공연을 마치고 나면 회원들이 함께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당일 촬영한 공연사진을 올리고 전주시에 자원봉사 활동일지를 제출한다. 컴퓨터 사용에 서툰 일부 단원들을 위해 단원 각자의 휴대전화로도 일일이 사진을 전송한다. 이 모두가 음악감독 김수복 씨의 몫이다. 본인이 자처해 시작한 일인데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당일 공연의 자료는 당일 정리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단원들은 매일 아침 9시에 만난다. 연습을 시작하면 음악감독 김수복 씨가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한다. 2003년 창단한 프로연주단 에버그린밴드에서 단무장으로 있어 단원 한명 한명을 꼼꼼하게 지도할 수 있다. 악기도 가장 좋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마련했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매 공연 진지하게 임하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자녀들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노년을 무료하게 보내기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보람을 찾아서 기쁘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공연 당일에는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만나 리허설을 진행한다. 1시간 30분 가량 공연을 마친 후에는 다시 모여 그날 공연을 서로 평가하고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10년 가까이 단원들간 화합을 다지며 실력을 키워 온 비결이다. 공연을 다니다보면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시는데, 앵콜 공연으로 또 와달라고 성원하죠. 저희는 불러주는 곳이 있을 때 일정만 겹치지 않는다면 다 갑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분들이 있는데 못 갈 이유가 없지요. 사랑과 행복을 전하는 음악으로 지역과 늘 함께 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은 미래진행형이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4 16:37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③ 경이롭고 매혹적이었던 관악기의 향연

지난 10월 4일 금요일 저녁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펼쳐진 광대의 노래는 세계 관악기 명인들이 창작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만남을 통해 한국의 음악가들과 함께 하는 협연특집으로 꾸며졌다. 첫 무대에 오른 연주자는 대만출신의 작은 거장 층 치엔윈이었다. 그녀는 트리오팀을 이끌면서 생황과 양금의 반주에 자신의 더블-리드 수오나로 영적인 노래 몇 곡을 선사하며 인상적인 첫 무대를 완성했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션은 스웨덴 출신의 앤더스 헤그베르그였는데, 그는 특이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로 솔로 연주를 시작했다. 이따금씩 미래의 조형물을 닮은 커다란 신형 금속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이후 앤더스 헤그베르그는 약간 작은 베이스 플루트로 악기를 바꾸어 한국의 대금 대표주자 이창선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두 뮤지션은 무언가 아주 아련한 것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롭고도 깊은 감성의 협주곡을 선사했다. 두 팀의 공연이 끝난 후 또 다른 매혹적인 협연이 이어졌다. 바로 티베트 플루트 연주자 나왕 케촉과 한국의 무용수 여미도가 함께 하는 공연이었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즉흥적이고 명상적인 곡을 만들어냈다. 그 곡은 나왕 케촉의 섬세하게 몰아치는 플루트 연주에 여미도의 우아한 동작이 더해지고 여러 경이로운 시각 영상물이 뒷받침돼 더욱 돋보인 무대였다. 광대의 노래에서 마지막 듀오는 한국의 베테랑 재즈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과 정가 보컬리스트 강권순이었다. 그들의 자유로운 즉흥연주는 매우 모험적인 음악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강태환은 강렬한 음의 폭발을 유지하기 위해 순환호흡법을 사용했으며, 강권순은 정가 보컬리스트만의 기이한 발성법을 사용했다. 그렇게 완성된 협연은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무대는 강태환과 앤더스 해그베르그, 그리고 나왕 케촉이 멋진 트리오 음악으로 장식했다. 그들의 연주는 호흡이 소리라는 것, 즉 소리가 바람에서 연유한다는 개념을 충분히 보여줬던 훌륭한 무대였다. /세스 조던(Seth Jordan) 호주 음악전문기자

  • 문화일반
  • 기고
  • 2019.10.24 16:34

[신간] ‘21세기 김정호’ 신정일의 ‘新택리지’ 시리즈 출간

21세기의 김정호라 불리는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도보답사기 <신정일의 신 택리지>(쌤앤파커스) 시리즈가 출간됐다. 서울 편을 시작으로 경기, 전라, 북한, 제주 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인문서라는 제목에 걸맞게 신정일 씨가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걸으며 완성했다. 앞서 우리 땅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소개한 두 발로 만나는 우리땅 이야기 시리즈의 서울경기전라도 편에 이어 북한과 제주편을 신정일의 신 택리지 시리즈로 새롭게 출간한 것. 멋과 맛의 고장 전라도편에서는 한반도의 서남해안에 자리잡아 삼한시대 마한의 땅이었으며 삼국시대 백제영토로서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금강과 섬진강, 그리고 영산강, 만경강, 탐진강 등 크고 작은 강이 모여 비옥한 평야를 일궈냈으며 덕유산, 지리산, 내장산, 무등산, 월출산 등 국립공원이 많이 들어서 있어 국토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썼다. 특히,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 북한편에서는 한반도 전역에 대한 균형감 있는 인문지리학적 통찰을 준다. 조선왕조의 꿈을 품은 함경도부터, 조선 팔도중 제일가는 인심을 자랑하는 평안도, 단군이 도읍을 정한 구월산이 있는 황해도, 금강산을 품은 평화의 땅 강원도 북부까지 북한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이번 책을 한장씩 넘기다보면 마치 입담 좋은 해설사와 함께 한 걸음씩 내딛으며 답사하는 느낌을 준다.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놓쳐버릴 수 있는 지형과 지세, 각 지역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은 물론 지역의 설화와 지명의 유래까지 골고루 녹여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김용택 시인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산을 오르기 시작한 그가 다음을 강 길을 걷더니, 이제는 아예 우리나라 전 국토를 이 잡듯 뒤지며 걷고 또 걷는다며 신정일이야말로 현대판 김정호라고 말했다. 김지하 시인도 이 책은 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는 자기 발이 도달한 산천 도처에서, 금강의 여러 구비에서 울고 웃는다. 나는 그를 발로 쓰는 민족사상가라고 부른다고 이야기했다.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의 이사장인 신정일 씨는 도보답사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중반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고자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했으며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했다. 수십여 년간 우리 땅 구석구석을 걸어온 이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오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23 17:09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 문학의 메카, 전북] ⑪ 석정 이정직, 시서화(詩書畵)에 두루 능했던 최고 수준의 대문호

벼루 열어 구슬이슬 기울이니(開硯傾珠露) / 푸른 연이 곧 그림스승일세.(靑蓮卽畵師) / 치장을 없앤 천연함 있어야(天然去雕飾) / 진실로 잘 그려진 시라네.(正是寫眞詩), 사람들은 실제 매화가 좋다 말하지만(人道眞梅好) / 나는 매화그림을 더욱 좋아한다네.(吾憐畵更好) / 세속 높이 초월함 이미 조촐하여(高標看已潔) / 용모 감쇠하는 때가 없어라.(未有減容時) 석정(石亭) 이정직(李定稷, 1841-1910)은 구한말의 인물로서 시서화(詩書畵)에 능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예술가요, 실학자였다. 시서화뿐 아니라 천문, 지리, 의학, 수학 등에 두루두루 통달한 유학자, 통유(通儒)라 부를 수 있는 선비였다. 위 두 수의 시는 제화시(題畵詩)로서 연(蓮)과 매화의 그림에 어울려 쓴 시이다. 석정은 시론시(詩論詩), 교유시(交遊詩), 사경시(寫景詩) 등 여러 종류의 시를 많이 남겼는데, 시서화에 능통한 석정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제화시라 할 수 있다. 연(蓮)을 읊은 첫 수에서 그림의 대상 연과 그림을 그리는 자신이 주객일여의 세계로 하나가 되고, 그림이 시가 되고 시가 그림이 되는 시화일체의 경지를 보여준다. 자연 그대로의 청련 자체가 내 그림의 스승이요, 내 마음세계를 담아낸 진경의 시가 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아울러 석정은 실제 매화보다 매화그림이 더욱 사랑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문인화 속에는 작가의 고매한 정신이 깃들어 있고, 또 그래야 함을 말한 것이다. 시서화 삼절의 높은 경지를 이룬 석정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석정 이정직은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근대계몽기에 활동한 문인으로서, 매천 황현(1855-1910), 해학 이기(1848-1909)와 더불어 호남삼걸로 불리었다. 석정은 칸트와 베이컨 철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였는데, 1973년 철학자 박종홍이 석정을 서양철학 연구의 선구자라 평가하기까지 그는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에 대한 활발한 연구는 2002년 김제문화원에서 『석정이정직유고』 국역본을 펴냄으로써 이루어진다. 단행본으로 구사회의 『근대계몽기 석정 이정직의 문예이론 연구』(2013)가 발행되는 등 현재 석정을 연구 대상으로 한 단일 논문만 해도 100여 편에 이르고 있으니, 석정은 이제 조선말기의 대문호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구사회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학문과 예술 두 영역을 두루 겸비한 인물은 거의 없다 하면서, 두루 겸비한 인물로 추사 김정희와 석정 이정직을 들고 있다. 석정의 학문과 예술의 경지는 오랜 세월에 걸친 부단한 학습과 끊임없는 연마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선천적 재능보다 후천적 학습을 중시하였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부친 이계환이다. 가난한 살림에도 석정의 교육에 온갖 정성을 다했는데, 부친은 단계적인 교육을 실행하였으며, 한 스승에게만 맡기지 않고 여러 스승을 통해 공부하도록 주선하였다. 석정의 서화(書畵) 역시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추측되나, 여러 자료를 놓고 보면 그의 예술적 성과는 결국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여겨진다. 석정은 글씨와 그림에 대해 특정 스승을 사숙하지 않고 서첩이나 화본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여 터득하였기 때문이다. 1868년 28세의 석정은 중국의 연경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그로 하여금 외래 문물을 익히고 자신만의 학문과 예술을 정립케 하는 데 한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석정은 전주 남문에서 한약방을 수년간 운영하기도 하였는데, 1894년 4월에는 동학농민전쟁으로 전주성이 함락되면서 화재로 모든 재산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그때까지 틈틈이 지어두었던 10여 질의 시문집도 모두 불에 타 소실되었다. 이후 그는 고향인 김제로 돌아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제자들을 가르치며 학문 연구와 예술 창작에 심혈을 쏟는다. 그의 모든 원고들이 사라졌을 때 그는 대단히 낙담하였으나, 절망하지 않고 다시 분발하여 세상을 떠난 1910년 11월까지 1300여 수의 시와 300여 편의 문장을 남겼다. 오늘날의 문집 초고본인 『연석산방미정고(燕石山房未定藁)』를 비롯하여 『시경일과(詩經日課)』, 『시학증해(詩學證解)』, 『간오정선(刊誤精選)』 등 10여 종 이상의 저서가 전해오고 있다. 이정직의 글은 문(文), 사(史), 철(哲) 및 경세(經世) 전반에 관련되어 있지만, 특히 문학담론적 글의 비중이 크다. 시문이 밥이라면 글씨는 떡과 같다.라고 스스로 밝혔듯이, 그는 서화보다 시문에 더 치중했음을 알 수 있다. 석정의 시작(詩作)은 많은 시회(詩會)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친목을 다지고 후진을 양성하는 시회는 그의 삶의 일상이었다. 지인과 정을 나누는 교유시와 지인을 만나러 가는 도중에 쓴 사경시 한 편씩 들어본다. 지난날 내 만나지 못해서는 / 그리움에 부질없이 넋을 잃었지. / 나아가 산 누각에 이른 후에는 / 마주 앉아 도리어 말이 없네.(舟村書室), 주촌은 구례에 있는 지명이다. 당시 매천 황현은 구례에 거주하였는데, 석정은 1895년과 1897년 사이 몇 차례 구례를 방문하여 황현과 이기 등 지인들을 만난 바 있다. 그리움에 넋을 잃을 정도라고 표현해놓고는 막상 만나서는 서로 말을 잃고 있으니, 상봉의 감격과 그 이심전심의 기쁨이 절로 전해온다. 빈 강에 수많은 겹겹의 바위 / 치고 부딪혀 절로 요란하네. / 바위는 모두 거울처럼 평평하여 / 한 올 머리카락 흔적도 자세히 아네.(過龍江村) 용강촌을 지나다 바라본 강가의 바위를 읊은 시다. 빈 강에 겹겹이 놓여 있는 바위들이 물살에 부대끼고 부딪혀 소리가 요란하나, 그 덕분에 바위는 거울처럼 평평해졌고,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다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는 것이다. 수많은 단련의 과정을 거쳐 평담(平淡)의 경지에 도달한 시적 자아의 내면세계가 강물 속의 바위를 통해 전해온다. 석정 시의 특징은 회화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시(詩)와 화(畵) 모두에 뛰어난 그였기에 시경(詩境)과 화경(畵境)의 혼융은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석정은 천성에서 우러나온 진실한 시를 좋아하였다. 하지만 시의 높은 경지에 도달하려면 천성이라는 타고난 품성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선천적 능력보다 끊임없이 갈고 닦는 후천적 학습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 역사적 사례를 당나라 두보(712-770)에서 찾았다. 천성이 우수한 자는 그 천성만을 믿고서 학식에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습니다. 이백이 이런 경우입니다. 학식이 우수한 자로 이치에 통달하고 마침내 천성을 따라잡은 것은 두보입니다. 석정은 조화롭고 이상적인 문장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견식(見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견식이 지극하면 문장의 법을 지키면서도 재능을 활용하지 않음이 없고, 고문(古文)을 추구하면서도 솜씨를 맘껏 펼치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극한 견식이란 옛 성현의 정신이 담긴 경전을 익히고 배워서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안목을 갖춘 높은 견식을 말한다. 공자께서 일흔 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은 식(識)을 이룬 것이다. 그러므로 식을 이루고 싶은 사람은 먼저 그 마음을 길러야 한다. 또한 석정은 다수의 시론시(詩論詩)를 남겼는데, 시란 무엇인가라는 본질론, 어떻게 지어야 하는가라는 창작론, 시인과 작품에 대한 비평론, 자신의 시적 취향과 시벽(詩癖) 등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한 것이다. 다음은 희위이십사절구의 22수이다. 풍아(風雅)의 충만함이 바로 시경(詩境)이거니 / 오랜 세월 오르내린 명가(名家)는 몇몇인가. / 벌꿀이 그처럼 달콤한지 알려면 / 많은 꽃들을 열심히 채취해봐야 하리. 석정은 시의 이론화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다. 후학들이나 제자들에게 시를 가르치는 학자로서의 현실적인 필요성이 작용하여 찬술한 저서가 『간오정선』이다. 이 책은 원나라 방회와 청나라 기윤의 비평 저서에서 490여 수를 선별하고, 방회와 기윤의 비평과 견해를 달리하는 110여 곳에 자신의 비평을 덧붙인 시학이론서요, 비평의 비평서다. 무릇 시를 지음에 있어 화려함은 장년기에 이루어지고 정밀함은 노년에 이루어지니, 화려함은 기가 충만한 데서 생기고 정밀함은 법이 완숙한 데서 나오는 것이다.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23 16:49

시를 통해 더욱 ‘활활’해지는 세상 꿈꾸다

오늘 여기, 우리의 삶과 생각들을 쓰고 또 쓰는 것. 시가 태어나는 자리는 바로 이곳입니다. 정우영 시인이 등단 30주년을 맞아 시평에세이집 <시에 기대다>(문학들)를 펴냈다. 책의 제목과 같은 표제작은 없지만, 그가 시에 기댄다는 것은 삶에 기댄다는 말과 다르지 않겠다. 정 시인은 시집들을 열심히 읽고 시를 통해 아픔을 이기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기쁨에 사로잡혔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그러한 체험의 고백록이다. 아마도 내 독법이 모자라고 시야가 좁아서 그렇겠지만, 요즘 들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시집들이 많아졌다. 모호함이 아니라, 이해 불가를 담고 있다. (중략) 시인들은 이제 시공간을 해체하고 싶은 것일까. 이들의 시에서는 역사도 삶도, 심지어는 인간마저 무시된다.- 반갑고도 귀해라, 이처럼 지순한 서정은 중. 이 책은 희로애락하고 천변만화하는 인간의 삶을 노래하며 기록하는 것이 시요, 그러한 시로 인해 세상이 더욱 활활(活活)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정 시인은 책을 펴내며 시집이 제 가방이나 손에서 떠난 적 거의 없었으니 시와 사귀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시를 통해 아픔을 가라앉혔으며 다른 세상들을 발견하곤 했다며 이 시인들과 함께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정 시인은 그가 교감하는 시인들 중 박승민박형권송태웅장철문 등 독자적인 성취를 이뤘으나 세간의 관심에서는 다소간 비켜난 시대의 증언자들을 이 책에 불러모았다. 제1부 다감한 것들의 기척, 제2부 시의 첫 마음, 제3부 좌절과 성찰의 시, 제4부 무중력과 중력 사이 등 4부 448쪽으로 구성됐다. 임실에서 태어난 정 시인은 지난 1989년 <민중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시집 <마른 것들은 제 속으로 젖는다>, <집이 떠나갔다>, <살구꽃 그림자>, <활에 기대다>와 시평에세이 <이 갸륵한 시들의 속삭임>, <시는 벅차다>가 있다. 정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신동엽학회장과 국립한국문학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0.23 16:44

어린이에겐 동심을, 어른에겐 추억을

문학소녀로 자라 끝내 한 우물을 판 작가, 박갑순 시인이 동시집 <아빠가 배달돼요>(북매니저)를 펴냈다. 박 시인이 시를 쓰고, 그의 딸 유예림 씨가 그림을 그렸다. 엄마와 딸이 함께 만든 이 동시집에는 어른스러움, 능청스러움, 아이다움 그리고 가족사랑이 하나하나의 작품들에 그득 담겨있다. 우리 아빠는 / 아침부터 저녁까지 / 남의 집에 / 크고 작은 물건들을 / 날라주는 일을 해요 // 종일 기다려도 / 우리 집에 오는 물건은 없고 / 깜깜한 밤에 / 다리 아파 끙끙대는 아빠만 와요 //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은 / 양손에 맛있는 치킨을 들고 / 뚜벅뚜벅 / 아빠가 배달돼요 -아빠 월급날 전문. 동시집은 제1장 아직 생각이 여물지 않았어요, 제2장 어제도 오늘도, 제3장 공부는 못하지만, 제4장 나는 할머니의 똥강아지 등 4장에 걸쳐 122쪽으로 구성됐다. 박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힘차게 뛰노는 그들이 깔깔 까르르 웃고 떠들면서 푸른 하늘에 쏟아내는 말들이 가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그들이 들려주는 해맑고 순진한 시를 마음의 종이에 열심히 적었다고 했다. 박방희 아동문학가는 두 번이나 암을 앓으며 투병기까지 낸 시인의 동시집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되거나 훼손되지 않고 상처받지 않은 동심으로 가득 찬 작품집이다. 깜찍하고 발칙한 상상력이 번뜩인다고 평했다. 부안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지난 1998년 <자유문학>과 2005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시인과 수필가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꽃망울 떨어질라>, 시집 <우리는 눈물을 연습한 적 없다>, 투병기 <민머리에 그린 꽃핀>이 있다. 전주에서 발행되는 월간 <소년문학> 편집장으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한국문인협회한국여성문학인협회전북문인협회부안문인협회광명문인협회 회원, 순수필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0.23 16:44

[신간] 정가(正歌) 세상으로 본 미래의 창

국내 시조창의 큰 어른, 지봉 임산본 선생이 20여년 전 쓴 <지봉 임산본 정가 창론집>의 증보판이 나왔다. 신아출판사에서 펴낸 <정가세상으로 본 미래의창-지봉 임산본 창론 재해석>이다. 이번 책은 임산본 선생의 아들인 임환 전북도민일보 사장이 현대 흐름에 맞춰 선친의 창론을 재해석한 것이다. 전통음악과 정가시조창의 저변 확대에 대한 기원도 함께 담았다. 지봉 임산본 선생은 완제 시조창을 중심으로 국내 시조계를 이끌어온 명창이다. 지난해 11월 숙환으로 타계하기 전까지 일평생을 정가에 바치며 국내 전통음악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1998년에는 시조를 시작한 지 50여년을 맞아 우리 전통음악과 시조 정악(正樂), 시조창 음위(音位), 12가사의 박자, 성음의 원리, 오음법을 자세히 수록한 <정가창론집>을 출간했다. 정가창법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아 후학들에게 도움을 준 만큼 이 책을 보다 널리 알리고 출간 20년이 지나 현대인의 기호에 맞춰 쉽게 풀어써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증보판은 일반인을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정가와 시조창의 개념을 쉽고 상세하게 정리했다. 교과서 형식으로 구성했으며 한 권의 책에서 시조의 역사와 종류, 창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구악보와 신악보를 함께 수록해 현대화된 음계를 한 눈에 살펴보게 했다. 저자인 임환 씨는 완주군 구이면 출신으로 전주영생고를 졸업한 후 서울추계예술대학에서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어려서부터 선친의 모습을 보고 자라며 정가에 대한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가보존회 부이사장을 맡아 정가의 저변확대를 위한 전국정가경창대회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객원교수, 전북예술총연합회 특별자문위원, 전북문화재단 이사, 문화예술학회 기획이사, 전북국악협회 고문, 전북시조명인회 고문, 전주인재육성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책 출판을 축하하는 정가 대공연이 25일 오후 6시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책 출판기념식에 이어 김경배, 김영기, 문현, 양장열, 임환, 김병오, 이선수, 김금파, 안충자, 정혜숙 씨가 무대에 올라 남창가곡 태평가를 합창한다. 각시조, 사설시조, 엮음질음, 시창 등 정가의 참맛을 일깨워줄 무대를 2부로 나눠 펼친다. 권병로 정가보존회 이사장은 소리의 고장으로서 면모를 갖춘 이번 공연은 정가인들의 자긍심이자 긍지를 느끼게 할 것이라며 평소 정가를 생명처럼 여기시던 지봉 임산본 선생님의 정가창론집을 증보판해 더욱 뜻깊은 날이라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23 16:41

[신간] 순창출신 신형식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 네번째 시집 출간

세 번째 시집을 낸 지 어언 이십년, 화학공학 연구자이자 대학교수로 업을 삼다보니 시를 소홀히 한듯해 지난날이 아프게 느껴진다는 시인. 순창 출신의 신형식 시인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거쳐 1998년부터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던 중 올해 대학을 휴직하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직을 맡았다. 강의와 연구에 사로잡힌 탓에 미처 시를 가까이 하지 못했지만 오랜 세월 틈틈이 써둔 시 50여편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최근 출간한 그의 네 번 째 시집 <쓸쓸하게 화창한 오후>(모악)이다. 세상의 온갖 소리와 묘향산 소풍을 두 갈래로 놓고 삶의 일부와도 같은 시를 담아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쓴 시들이라 철지난 옷처럼 추레하다는 시인의 말은 사뭇 쓸쓸하지만 화창한 가을날 정경과 닮았다. 이병천 소설가는 신형식 시인의 시세계에 대해 변함없이 가족과 고향과 주변 인물과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풍경들까지 모두 그의 자랑이자 애정의 대상이 된다며 이런 막무가내 식의 사랑 퍼주기가 세상이 인정하는 저명한 한 화학자를 밤이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앉아 시를 짓게 하는 명백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형식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전북민예총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시집 <빈들의 소리>, <추억의 노래>, <정직한 캐럴 빵집>과 산문집 <무공해가 힘이다> 외 전공 관련 편저서 다수가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23 16: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김경희 수필집 ‘사람과 수필 이야기’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 수필이지만, 문학성을 지닌 수필을 짓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필가의 도반(道伴)은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며, 수필은 오랜 연륜에서 묻어나는 삶과 인생의 맛을 전할 때 문학의 한 장르로 더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지가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을 되뇌며 공부하는 수필가 김경희. 그는 시냇물에 비추어 보는 내 얼굴이 수필의 얼굴이고, 수필 쓰는 이들의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글이요, 글이 곧 그 사람이라는 문장의 무게를 아는 것이다. 김경희는 언어의 색과 문장의 숨결을 생각하고 수필을 짓는다. 글의 숙성을 위해 자신의 성숙을 고민한다. 그래서 그의 수필에는 잘 여물고 삭은 문장의 세련미와 경건함이 있다. 성숙한 주제 의식과 깊은 사유로 일관된 세계도 잘 노정돼 있다. 주장이 아닌 사색이며, 깨우침이다. 그는 늘 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드러내놓고 작품을 앞세우지도 않는다. 섣불리 문학을 앞에 놓고 목소리 높이는 일에도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그의 글에는 무심히 흘러가는 세월을 넉넉한 가슴으로 대하며 나이의 무게만큼 의연해져야겠다고 스스로 다잡는 사내가 있다. 겨울나무처럼 꺼칠하고 밋밋해도 세상을 향해 칭얼대지 않는, 패기 있는 사내다. 따끔하거나 간질이거나 하면 주저 없이 연필심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살아온 삶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경희에게 수필은 생활을 되돌아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헛물켠 시간이나 헛짚은 날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헛발질 다음에야 길을 열어주는 세상이지만, 그가 가진 예민한 촉수는 상처와 결핍을 단단하게 붙드는 서정으로 더 튼실한 옹이를 만든다. 그래서 문학적 상상에 스며드는 체험에도 무게가 느껴진다. 자신의 문학을 일으킨 텃밭의 소중함을 아는 그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생각하게 되듯, 어제의 글보다 좋은 오늘의 글을 쓸 수 있다는 데 즐거움과 고민이 있다.면서 일백여섯 번의 공정을 거치는 합죽선 제작 과정과 수필 인생이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수필은 세월을 두고 묵혀 정신을 다듬이질하고, 영혼을 다리미질하는 일과 같다는 뜻이다. 그가 지은 수필집 <사람과 수필 이야기>(수필과비평사2015)를 펼치면 그 의미는 더 깊고, 간결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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