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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노년기 평생학습] 끝없는 배움의 길…공부하는 노인은 젊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지식의 유용기간도 짧아지고 있는데, 앞으로 13년 후면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1000만명 시대를 맞는다. 노인의 경륜과 경험만으로 사회 변화와 소통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진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생학습은 형식목적비용 부담의 여부와 상관없이 개인의 생애에 걸쳐 이뤄지는 다양한 학습 또는 교육훈련이다. 평생학습은 사회변화와 세대간 가치갈등, 생활패턴의 차이 등을 극복적응하고, 노인세대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하면서 질 높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계속적인 삶의 영양과 동력을 충전하는 일 없이 30대 이전에 학교교육을 통해서 이뤄졌던 인생 초반기 학습만으로는 새로운 사회를 살아갈 지속 가능한 생존능력과 적응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년기 평생학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굳어지거나 오그라지는 하나의 유기체가 환경과 소통하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 영역을 넓혀가고 새롭게 창출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배우는 노인은 젊다'는 말은 과장이나 상징이 아니라 증명 가능한 생태학적 사실이다. 국가와 사회는 노년 세대들이 인생의 기쁨을 느끼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지원해야 한다.△자발적 평생학습프로그램 아쉬워 2011년 평생학습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생학습참여율은 32.4%로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추세지만, 아직도 OECD평균인 40.8%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평생학습은 대개 개인의 의지나 개인의 경제적 부담에만 의존하는 형국이다. 개인 1인이 부담하고 있는 평생학습 교육비는 연 75만원으로, 성인학습자의 평생학습참여 장애요인으로 조사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조사한 2012년 국가 평생교육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평생교육기관 수는 3768개로, 2011년에 비해 4.9%(177개)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 당 기관수는 서울이 13.8개로 가장 많고, 전북은 6.2개로 전국 10위로 나타났다. 전북의 평생교육기관 수는 111개로 전국 10위, 프로그램 수는 3931개로 전국 13위, 학습자 수는 10만381명으로 전국 14위로 집계됐다. 전북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과 시군 평생교육센터의 평생교육프로그램 주제를 살펴보면 대부분 생애 단계와 노인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노인 학습자가 주도적이고 자발적으로 새롭게 배우는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평생학습프로그램과 연구는 찾기 힘든 상태다. △일부는 스스로 개척 최근옥씨(74전주시 효자동)는 올해 방송통신대 국어국문과 3학년에 편입학 했다. 작가이자 여행가인 그는 은퇴 후 대학 중국어과를 졸업했으면서도 "새로운 학문과 정보를 소홀히 하면 미래사회에 적응할 수 없고 창조적인 사고도 나오지 않는다"고 입학 동기를 말했다. 대학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40여 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한 육상집씨(73전주시 삼천동)는 "학교 졸업은 있어도 학습 은퇴는 없다"면서 효율적인 영어교육과 생활영어에 대한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영어교육방법과 외래어 지도자료를 발간, 보급하고 있다. 모든 세대에 평생학습은 필요하다. 평생학습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생의 전 과정에 걸쳐서 이뤄지는 학교 밖의 학습활동이기 때문이다. 위 사례처럼 노인들이 평생학습사회(lifelong learning socity)의 일원으로 자아실현에 몰입하는 것은 길어진 노년기와 격변하는 사회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는 보람찬 모습이기도 하다. △개선 대책은 노인세대의 평생교육을 활성화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국가나 자치단체의 평생교육 예산 증액이 필수적이다. 현재 교육부 예산의 0.04%인 평생교육예산을 비롯해 자치단체의 평생교육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 평생학습참여율과 GDP는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평생교육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가 같이 고민하고 지원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둘째, 노인 평생교육시설을 대폭 확충활용해야 한다. 노인이면 누구나 어디서나 평생 학습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경로당을 평생교육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노인들의 경험과 경륜, 학교의 교육 전문성을 평생교육에 접목하여 모든 학교와 노인의 상생 체제를 마련하는 일도 필요하다. 셋째, 노인평생교육에 대한 확고한 철학에 기반을 둔 생애단계별 노인 평생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보급해야 한다. 새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어르신을 위한 학습', 모든 세대에게 노년학에 관한 지식과 태도를 가르치는 '어르신에 대한 학습', 고귀한 경륜과 지혜를 환원하는 '어르신에 의한 학습'이 생산적목표지향적, 맞춤형 학습으로 추진돼야 한다.넷째, 노인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함께 배울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하고, 배움에 대한 스스럼없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노년기의 평생학습은 학습-소득-봉사-여가-자아실현 등이 연속적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제3의 인생을 재설계하는 원동력으로 기능할 때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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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13 23:02

전주시 평생학습 '금빛풍물동아리' 각종 행사 흥 북돋우는 봉사활동

연분홍 백일홍 꽃잎을 흔들고 살며시 흘러나온 장고가락에 아침 햇살이 걸음을 멈췄다. 전주 금암노인복지관 기악수련실. 일흔을 훌쩍 넘긴 노인들이 장고를 보듬고 풍물학습에 푹 빠졌다. "우리는 흥 속에서 하루를 시작해서 소리와 어울려 즐기고 있습니다." 장고채를 든 '금빛풍물동아리' 홍성욱 회장(77·전주시 금암동)은 만면에 희색이 가득했다. 이 풍물동아리가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01년 3월. 30여 명의 회원으로 판을 짠 이 동아리는 현재 50명(남 22명·여 28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전주시 평생학습동아리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마음속에만 품고 지냈던 풍물활동의 꿈을 이제야 펼치게 되었다고 회원들의 소감을 홍 회장이 대변했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시절, 집안 살림하랴 아이들 교육시키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젊음을 불사르고 이제 노후의 여유와 낭만 앞에서 장고채를 흔드는 손놀림이 너무 자유롭고 아름다웠다. 이 동아리는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방학도 없이 오전 9시 반부터 2시간 동안 풍물학습을 한다. 마당놀이 첫째 마당에서 셋째 마당까지, 우도 사물놀이가 주 교육과정이다. 이영종 지도강사(74·전주시 금암동)가 영남농악과 삼도 사물놀이를 통합해서 창작한 '금빛사물놀이'가 특색이다.이 지도강사는 "풍물은 공연자나 관객 모두의 흥을 북돋우는 건강유지의 공통처방약"이라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풍물학습 활동에 참여하는 아흔 살 최고령인 김백현씨와 권건강(67)·사윤례씨(65) 부부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또 '끼가 있어야 한다'면서 거기에 열정과 반복학습이 뒷받침돼야 예술성 높은 풍물이 뜬다고 덧붙였다. 이 동아리는 창단 이래 어버이날, 연등행사 등 지자체와 민간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에서 200여 회의 공연을 통해 학습나눔 활동을 했고, 매년 정월에 벌인 걸립 활동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여 공연 봉사활동을 하면서 관객의 박수를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창립 당시부터 총무를 맡았던 한병근씨가 귀띔했다. 서양열 관장은 "풍물은 어르신들이 신나게 어울리고 웃으며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면서 "앞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전승과 주민 통합을 위해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신정모(전북실버뉴스레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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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13 23:02

[12. 대학생 아르바이트 시급 현황] 법이 허용한 쉬는시간도 없이 일해도 수입 '쥐꼬리'

얼마 전 갑과 을의 논란이 화제를 일으켰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르바이트생은 갑과 을도 아닌 '병'이나 '정'에 해당된다. 아르바이트에 나선 대학생이 피해를 입는다는 뉴스는 이제는 놀라운 사실도 아니다. 지난해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성희롱을 당한 한 여대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저마다의 이유로 하나 정도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고충을 들어본다.여름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이 늘고 이를 알아보기라도 하듯 교내 게시판 아르바이트 구인구직란에는 '수습기간 첫 달 시급은 4000원, 두 번째 달부터 4800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현 최저임금 4860원에도 모자란 액수다.지난해 여름방학에 전북대 근처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전북대 3학년 윤모씨는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내 최저임금에 현저히 못 미치는 임금을 받으며 일해 왔다. 그는 "최저시급에 맞춰 주는 곳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편의점이나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저임금 이상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도입된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가 그 이상의 임금을 주도록 법제화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1년이 돼서야 모든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4860원으로, 1일 근무 8시간주 40시간이 권장 근무 시간이다. 또 이를 초과때 시간당 임금을 1/2을 더해 추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를 어길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사업장은 미비하다.얼마 전 신수연씨는 대학가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힘들어 그만뒀다. 이는 대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활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점심, 저녁, 쉬는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쉬는 시간이 법적으로 규정돼있다. 사업주들이'근로시간 4시간 이상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 이상인 경우 1시간 이상을 휴식시간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아르바이트생들은 쉬는 시간 없이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혹여 안다고 하더라도 눈치가 보여 잘 쓰지 못하거나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지난 2007년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20대 청년들을 두고 '88만원 세대'라고 지칭했다. 그렇다면 6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과연 얼마짜리 세대가 됐을까. 고용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시급을 올해(4860원)보다 7.2%(350원)인상된 521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취업포털 커리어 국내 대학생 2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현재 물가에 비해 합당한가'를 묻는 질문에는 86.2%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인상됐기 때문에 시급을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80.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상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적다'(46.5%)와 '너무 적다'(25.9%)라는 응답이 주를 이뤄 72.4%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80%가 넘는 학생들의 불만족 응답을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투정으로만 보아야 할까. 일단 대학생에게 가장 보편적인 영어 공인인증시험인 토익의 경우 정기접수비가 4만2000원, 정기 접수기간을 놓쳤거나 급히 시험을 봐야 해서 신청하는 특별추가접수 기간의 접수비가 4만6200원에 달한다. 이는 최저시급 4860을 기준으로 9시간을 일해야 응시할 수 있는 셈이다. 토익 스피킹 접수비는 7만7000원, 오픽 7만8100원, 토플은 170달러(약 20만원)이다. 전북대 4학년 김남진씨는 "10시간 일해서 시험 한 번 응시할 수 있는 정도의 시급은 대학생에게 너무 불리하다고 부당한 급여"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저임금을 외치는 대학생들, 그리고 올라간 최저임금마저 부족하다고 말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더이상 어린 투정으로만 봐야 할지는 고민해야 한다. 이민주 (전북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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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6 23:02

['청년유니온' 백우연 사무차관] "사업장 부당한 급여 개선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호"

청년유니온은 지난 2010년 3월 창립된 청년 세대들의 노동조합이다. 청년들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세대별 노동조합으로, 15세부터 39세까지의 청년이라면 고용형태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백우연 사무차관으로부터 청년들의 노동현실을 들어본다.-청년유니온은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청년유니온은 청년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1년 6개월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해 전국의 편의점 600여개를 조사해 주요 편의점 66%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을 고발해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 모니터링단 사업에 나서도록 유도했다. 최근에는 주요커피 전문점들이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주휴수당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을 직접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이 전국 251개 매장을 조사해 폭로하는 등 우리 사회에 잠자고 있는 청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개선하는 효과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아르바이트생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할 경우 혼자서 법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청년유니온에서는 법지식이 없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6개의 지역 지부를 두고 저임금 생활안내부터 청년 노동 현실을 좋아지게 해보자는 목적의 교육, 강연 및 노동법아카데미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 시행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청년유니온으로 연락하면 상담이 가능하다. -청년들에게 한마디 △청년노동조합은 젊은 세대의 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노동조합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빨간색 머리띠나 빨간색 조끼를 떠올리는 것이 아닌, 사실상 청년들의 노동을 고민하고 있는 단체다. 모두가 원하는 세상을 함께 그려나갔으면 좋겠다.이민주(전북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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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6 23:02

[20. 다문화 마을학당] 한국어 교육 목마른 이주여성에 '배움의 장' 마련

결혼 이주여성들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언어 소통 문제에 직면한다. 그리고 문화적 이질성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다. 한 그루의 성장한 나무가 뽑혀져 다른 곳으로 옮겨질 경우, 그 나무는 최소 5년 이상의 돌봄과 가꿈을 가져야만 죽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나무에 따라 그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하물며 하나의 인간이 자신의 나라에서 20년 이상 정착하고 살다가 이주를 하게 된다면 그 돌봄과 가꿈의 시간은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적응을 위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은 낙오자로서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방문교육에 필연적인 사각지대 결혼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오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사회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한국어교육, 가족교육, 다문화사회 이해교육, 취업교육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은 한국어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어교육은 결혼이민자들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교육장에 찾아와서 교육을 받는 방법이 있고, 방문지도사가 각 가정에 파견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다문화 마을학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업은 한국어교육을 받고 싶지만 생활의 여건상 받지 못하는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직장을 다녀야 하는 탓에 한국어교육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결혼 이주여성, 자녀의 양육문제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이들은 다문화마을 학당을 통해 한국어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사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방문교육은 중앙정부의 일정한 자격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실제로 방문교육은 한국 거주 5년 미만의 이주여성으로만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총 3회에 걸쳐 방문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모교육의 경우 임신했을 때, 1개월 미만의 신생아기를 양육하고 있을 때, 12개월에서 24개월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을 때 등으로 세밀하게 제한하고 있는 탓에 일정부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전북형 다문화 특성화 사업다문화 마을학당은 새롭게 건물을 지어서 특정한 곳에 운영하는 형태는 아니다. 각 시군 마다 있는 공공건물들을 활용해 진행한다. 마을회관, 농협, 교회, 동사무소 등 다양한 공간에서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전북지역 14개 시군에 156개 반을 개설, 382명의 결혼이민자들이 다문화 마을학당의 한국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곳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자원봉사자 15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자들로, 퇴직 교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북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문화 마을학당은 다른 시도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참신성과 획기성이 두드러진다. 특정한 공공건물에서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소그룹수업을 진행하고, 자원봉사자 등 지역의 자원과 인프라를 이용해 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전라북도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전북형 다문화 특성화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 마을학당의 올해 중점 사업은 한국어교육이다. 생계를 위해 직장을 다니거나 자녀양육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주말이나 야간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찾아가는 한국어 교육 사업'이라 말할 수 있는 마을학당 사업은 사각지대 해소를 가장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다. 사각지대는 한국어교육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자녀교육, 의료, 복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다문화 마을학당은 한국어교육을 넘어 다문화가족의 정착지원에 필요한 나머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다문화 마을학당의 갈길은 아직 멀다. 이지훈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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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30 23:02

필리핀 이주여성 '리디아 이가니아' "친구 만나고 한국어 배우고 외로움 달랠 수 있어 좋아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인상은."처음 한국에 대한 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어요. '무서운 나라'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필리핀에서 학교 다녔을 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배웠는데, 안 좋은 부분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면 남자는 왕이고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북한과 전쟁을 해서 '위험한 나라'라고 알고 있었어요. " -한국에 와서 제일 어려웠던 것은."언어가 제일 어려웠어요. 문화적 차이도 좀 어려웠고요. 결혼 초기에 "남편과 어떻게 대화를 하지" "가족들과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등 언어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지 못했어요. 문화적으로도 필리핀과 한국의 문화가 달라요. 필리핀에서는 대부분 결혼하면 부모님과 따로 사는데, 한국은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같이 사는 가정이 있기는 하지만 잠깐 같이 살다가 따로 살게 됩니다. 거의 80~90% 정도는 분가를 해서 살기 때문에 결혼 초기에 많이 힘들었어요." -한국어 소통으로 인해 에피소드가 있었다면."시어머니는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어요. 남편도 직장 때문에 집에 별로 없기 때문에 TV를 시청할 때가 많았어요. 당시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없었기 때문에 한국말을 배울 수도 없었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으로부터 한국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적을 받은 적도 없었어요. 한국은 존대말과 반말이 있는데, 남편에게 시어머니가 "밥 먹자"라고 하면, 저도 따라서 시어머니에게 "밥 먹자"라고 말했어요. 남편은 직장 때문에 한 달에 두 번 정도밖에 집에 오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말을 가르쳐줄 사람도 없었습니다."-그럼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는지."처음에는 그냥 스스로 공부했어요. 그러다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긴 다음에 곧바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방문교육을 신청해서 한국어를 배웠어요. 이후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말을 배우게 되면서 존대말과 반말을 왜 구분하는지 등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한국말을 어떻게 배우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지."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나와서 여러 사람들과 한국말을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모르는 것을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선생님이 답해 주니까 좋아요.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외로움을 달랠 수 있어서 좋기도 해요.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다문화 마을학당에서 찾아가서 한국어 교육을 해주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하면 좋겠어요." 이지훈(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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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30 23:02

[교과서 속의 원자력발전소] "안전·깨끗·경제적" 지나친 강조…단점은 '실종'

환경운동연합이 교과서에 나오는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에 대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교과서에서는 대체적으로 '원전은 안전하고, 깨끗하며, 경제적인 유용한 에너지'라며 우호적인 내용으로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이러한 원전에 대한 기술은 바뀌지 않았으며, 원전에 대한 왜곡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원전에 대한 교과서의 왜곡이 우연한 것이 아닌, 정부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 의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된 교과서 수정작업의 결과라는 사실은 더욱 충격이 아닐 수 없다.△원전 온배수 배출 사례 왜곡고등학교 교과서 '한국지리'(두산동아)의 107쪽에는 '자원의 개발에 따른 지역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를 활용한 물고기의 양식을 설명하는 대목이 있다. 교과서에서는 "양식결과 자연상태보다 2~4배 정도 빠른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리 원전에서 온배수를 이용한 진주조개 시범양식이 성공을 거둬 지역주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방사성 물질 오염 등의 문제도 없어 온배수의 청정성과 유용성이 입증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라고 기술되어 있다.그런데 이와 같은 교과서의 내용은 당초의 '원전의 온배수로 인한 주변환경 피해'라는 제목의 내용이 우호적으로 바뀐 결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증기와 열교환에 의해 물을 끌어 올릴 때보다 7도정도 높아져 바다로 배출된다'며 온배수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소개하던 기존의 내용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실제로 고창지역에서도 한빛 원전(영광 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로 인한 피해에 대해 어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고, 주변 어민들이 한빛 원전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전 주변 해역에 미치는 실제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발전소 온배수를 이용한 일부 유리한 사실 만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실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핵융합에너지에 대한 두가지 시선이외에도 교과서에서 원자력에 대해 우호적으로 기술하는 대목은 많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수정된 내용을 보면, 중학교 '기술가정2'(교학사)의 222쪽에서 "최근 원전 사고로 인해 더욱 안전한 원자력에너지의 이용방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하여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안전성이 매우 높아 폭발의 위험성이 전혀 없고, 온실가스나 방사성 고준위 폐기물 등도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미래 청정에너지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원자력에너지를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차세대에너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핵융합에너지는 1950년대부터 '미래에너지'로 제안됐으나, 5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실현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한국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반응로계획'의 계획으로도 오는 2026년 이후에나 핵융합이 에너지원으로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최초의 실험이 비로소 가능하다. 아직 가능성조차 확인되지 않은 원자력에너지를 교과서에서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그리고 핵융합은 거대한 국제 사기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원전을 안전한 시설로 묘사또 다른 사례는 고등학교 '경제지리'(교학사) 교과서의 71쪽이다. 탐구활동의 예시로 제시된 '어떤 시설보다 안전한 원자력발전소'라는 제목의 네컷 짜리 만화이다. 만화의 내용은 '원자력발전소 절대 안돼!'라고 외치던 주민이 지진이 나자 '앗! 지진이다. 이번엔 좀 심한데'라며 급히 원전으로 대피한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개구리도 원전으로 대피하고, 원전만 제외하고 모든 땅이 지진으로 갈라진다. 원전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진짜 튼튼한 걸, 원자력발전소 만세다, 만세'를 외친다. 이 역시 원전을 안전한 시설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이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왔으며, 원전이 결코 안전한 시설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고등학교 '화학1'(교학사)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들로 풍력의 이용대신 원자력의 이용이 제시됐고, 사진도 교체됐다. 고등학교 '경제지리'(지학사)에서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의 사례가 조선공업에서 원자력발전으로 교체되고, 아랍에미레이트(UAE)로의 원전수출 내용이 실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이 자동차반도체IT가 아닌 원자력발전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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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3 23:02

교과서에 반영된 원전 내용 2007년부터 306건 수정·보완

민주당의 김상희 국회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교과서속 원전 내용에 대해 수정·보완된 사례가 306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초·중등 교과서에 대해 매년 각각 309건, 240건, 269건, 271건, 161건의 수정의견을 제출했고, 이 가운데 각각 95건, 35건, 77건, 65건, 34건이 받아들여져 이듬해 교과서 내용에 반영되었다고 한다.이러한 결과에 대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획기적인 발전"이라며 "이전까지는 어느 기관에서도 교과서 개정의견을 이렇게 제안해서 개선하였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자평했다. 이러한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교과서 수정작업은 이미 지난 1996년부터 진행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상희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6년 '각급 학교 원자력 관련 수정 반영을 위한 교과과정 개편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오래전부터 교과서의 내용을 수정하기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는 원자력문화재단이 단순한 오류수정이나 의견제시에서 벗어나 직접 '교과서 개정 요구안'을 만들어 교과서의 내용을 원자력발전소에 우호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원전에 대한 교과서의 수정·왜곡 뿐만이 아니라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각급 학교에 직접 배포하는 부교재와 원자력올림피아드대회, 원자력공모전, 원자력홍보관 견학 등 원전에 대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측의 주장이 일반적으로 공급되는 사례는 많다.이처럼 일방적으로 왜곡·전달되는 원자력발전소의 교과서 내용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팀장은 "정부는 핵발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우라늄은 풍부하고 저렴해 경제적이고, 핵발전소는 강진에도 견딜 수 있어 안전하다고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통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국제적인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며, 왜곡된 내용이다"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지언 팀장은 또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해체하고, 자연친화적인 재생에너지의 확산을 위해 재생에너지 홍보를 주요목적으로 하는 법인을 대신 설립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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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3 23:02

[18. 아파트 작은도서관]아이들 꿈 키우는 공간…입주민 적극적인 관심 필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55조 제5항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준공된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단지에는 33㎡(10평) 이상의 작은도서관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열람석은 6석, 도서자료는 1000권을 넘어야 하며, 설치는 건설사가, 운영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인력과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창고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아파트 작은도서관을 통해 아파트 공동체의 참 의미를 되새겨본다.△송천뜨란채도서관, 사랑방 자리매김"우리 아파트는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이가 많아 도서관이 꼭 필요합니다. 비록 작은도서관이지만 어린이들이 꿈을 키울 수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지요." 송천뜨란채도서관 사서 이현주씨의 설명이다. 전주시 송천동 주공1단지에 위치한 송천뜨란채도서관은 지난 2001년 문을 연 이후 아파트 주민들과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7년 삼성과 책읽는 사회, 한겨레가 함께 하는 '희망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리모델링을 거친 뒤 아이들이 맘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쾌적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80여평의 규모에 1만9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서가 상근 직원으로 근무한다. 평일은 오전 10시30분에서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격주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 1일 이용자가 100여명이 넘는다. 단순히 책을 읽고 대출하는 역할만이 아니라 독서토론, 영화상영, 아동독서지도, 동화구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방학에는 주민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북아트, 창의 로봇수업,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지역내 작은도서관의 모델이 되고 있다.주민 김현이씨(40)는 "둘째가 5살인데 유치원에 다니길 싫어해서 거의 매일 저와 함께 도서관에 온다"면서 "도서관 구석진 곳에 들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도서관이 있으니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3년째 자원봉사자로 돕고 있는 박정미씨(43)는 "집 가까이에 있어 놀러온다는 기분으로 드나드는데 좋은 책이 많으니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책을 읽고 있던 신동초등 2학년 정아영양은 "언제든지 내 맘대로 올 수 있어 참 좋다"며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지 않는 날은 언제나 이곳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는 곳, 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곳, 책을 읽고 노는 곳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미소뜰도서관, 문화행사 다양저녁을 먹고 이웃집으로 마실 나가듯 아이의 손을 잡고 아파트 작은도서관으로 향하는 곳이 있다. 전주시 평화동 동도미소드림아파트의 미소뜰도서관이다. 2008년 1가구당 1권씩 책을 기증받아 관리실 책장에 비치하다가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도서관 개설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현재 7000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일은 오후 4시에서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상근 사서가 없이 20여명의 자원봉사들이 이끌어가고 있다. "처음 1년 정도는 책을 좋아하는 입주민 4~5명이 독서토론 모임을 가지면서 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지요. 주민이 함께 해야만 성공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서관 이름도 입주민 공모를 통해 '미소뜰' 이라고 정했습니다." 강성희 관리소장은 "개관 초기 책을 좋아해 도서관을 드나들던 학생들이 어느새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도서관이 일조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미소뜰도서관 역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화상영프로그램인 '도서관에서 영화를 만나다', 책나눔행사인 '함께 읽자 친구야', 동영상 제작 프로그램인 '영사기를 돌려라' 등 주민들이 편안하게 문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히 아파트 벤치나 쉼터에 새집모양으로 만든 짬짜미독서대를 설치해 주민들이 손쉽게 책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아이디어도 신선하다.△신일강변도서관, 어린이천국신일강변아파트도서관은 지난 1999년 개관해 역사가 깊다. 초창기에는 주간에도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밤 8~9시에만 개방한다. 50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녀회 중심의 자원봉사자 1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10여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박경희 총무(58)는 "신간서적이 들어오면 아파트 통로 게시판을 이용하여 홍보하면서 주민 책읽기운동을 전개하지만 성인보다는 어린이 이용자가 주를 이룬다"고 말한다. 이선주 도서관장은 "이전에는 아파트도서관 운영이 주민들에게 큰 자부심이었으나 요즘 들어 관심이 적어진 것 같다며 도서대출시스템 전산화 등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더욱 힘을 쏟아야겠다"고 말한다. 자주 도서관에 들른다는 효림초등 4학년 이한세군은 도서관이 가깝고,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구입해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도서관 운영 활성 관심을전주시립도서관에서 작은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는 이승재씨는 "현재 전주시에는 등록된 70개의 작은도서관 가운데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19곳"이라면서 "입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도서관 운영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씨는 "주민들이 작은도서관 운영에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노력을 하는 경우 멋진 도서관을 만들어간다"면서 "입주자 대표자회의나 부녀회에서 매달 공식적으로 도서구입비를 지원하고, 주민 참여를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는 등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틈만 나면 TV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드는 어린이들을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불러들이는데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최적의 공간이다. 자치단체는 공동주택 사용검사 및 승인때 작은도서관 설치를 확인할 뿐 실제 운영되지 않는 경우 이를 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따라서 도서관 운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나 부녀회의 관심과 열정을 필요하다. 특히 작은도서관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자원봉사자 확보라는 점에서 정부나 자치단체가 일자리 창출정책의 일환으로 작은도서관에 전담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모색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는 운영하는 예산 대부분이 주민들에 의해 조성되는 만큼 마땅히 도서관에 정기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도서관 운영이 활성화되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금주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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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6 23:02

권혜경 미소뜰도서관 운영위 회장 "자녀들에 대한 정보 교환, 주민 친목 다지는 사랑방"

"아파트는 이웃과 왕래가 적어 삭막한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도서관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모두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이곳에서 봉사한다는 생각보다는 자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다지는 사랑방으로 생각하게 되지요."책을 좋아하는 권혜경 미소뜰작은도서관 운영위원회장은 "대화를 나누는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대화의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도서관에서는 같은 주제라도 수준 높은 토론으로 이어지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권혜경 운영위원회장은 부담 없이 이웃을 위할 수 있다는 일이라는 생각에 도서관 봉사를 시작했다. 3년째 운영위원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구입할 책을 선정하고,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운영위원들과 회의를 하면서 삶의 활기를 얻기도 한다. 전주시에서 시행하는 도서관지원사업 공모에 4년째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어 보람도 크다. "방학 중에는 도서관이라는 딱딱하고 낯선 공간을 친숙하고 흥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또한 중고등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서 개방시간도 연장합니다. 자녀가 도서관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니 자연히 부모들도 관심을 가지면서 도서관에 대한 애정이 커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밤 10시까지 개방하니 아이 손을 잡고 아빠들이 오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성인이용자들이 많아졌다"면서 "미소뜰도서관이 주민들에게 문화생활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금주(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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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6 23:02

전북대 외국인유학생지원센터 한국생활 적응 상담 실시

전북대 국제교류부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외국인유학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로부터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사관리 프로그램 현황을 들어봤다.-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있다면.△국제교류부에 소속된 외국인유학생지원센터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국내 및 대학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생활의 고충에 대한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비자연장 등 출입국 관련 민원 서비스, 각종 공지사항 알림 서비스, 행사 안내 및 지원 등을 제공해 편의를 돕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Buddy 프로그램'과 'IFP(Intern ational Friendship Program)' 등을 통해서도 유학생들의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Buddy 프로그램은 1년에 4차례에 걸쳐 시행되며, 전북대 구성원과의 일대일 만남을 통해 한국어 습득 및 한국생활의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IFP는 내국인과 외국인 학생을 그룹을 형성해 함께 생활함으로써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형성시킨다. 이밖에 해마다 설날과 추석에 '외국인 큰잔치'를 개최해 전북대의 외국인 구성원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초대하고 있다. 외국인 큰잔치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학술문화한마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전통의상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수에 따른 수업의 질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외국인 유학생의 수가 늘어날수록 수업에서 유학생을 배려하면서 수업의 질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로 한국 학생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신입 유학생 선발때 한국어 교육을 더욱 철저히 수료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이나 TOPIK 4급 이상이 돼야 선발하는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한국 학생들은 '입학한 유학생들도 같은 학생'이라는 생각을 갖고 더불어 소통할 수 있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이민주(전북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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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9 23:02

【16. 은퇴 후 노후생활】"자원봉사 적극 참여 자기실현·자존감 높여야"

은퇴 후에 무엇을 하며 세월을 보낼 것인가? 소득을 올리고 업무성과를 높이는 일은 현업에 종사할 때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고 책임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직이나 현업에서 물러난 뒤 30~40년 동안 어떤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성공적인 노후가 될 것인가? 운동, 여행, 등산, 예능, 문예 활동 등 개인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일을 골라서 보람 있게 노후를 보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평생을 산에만 올라가고 여행을 다닌다고 해서 노후생활이 가치 있고 보람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원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노후를 보내는 역할의 하나로 꼽는다. 노인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그들의 여가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다. 퇴직으로 상실한 사회적 역할과 지위를 보충해주고 유용감과 자존감을 지켜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공익사업과 사회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소외감과 무력감을 극복해주며 자기성장과 자아실현을 돕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노인자원봉사 실태200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전체 자원봉사 참여율은 19.3%로, 미국26.4%(2008년), 영국 59%(2008년), 캐나다 36%(2007)에 비해 훨씬 낮은 편이다. 그중 노인자원봉사 비율은 미국과 허주에 비해 현저히 낮다. 미국은 65세 이상 노인의 40%가, 호주는 17%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지만 한국은 60세 이상 7%, 65세 이상 5.3%로 매우 낮다.2010년 보건복지부 사회복지분야 자원봉사 통계연보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 대비 자원봉사자 비율은 광주가 5.8%로 가장 높았고, 전북은 2.46%로 16개 시도 중 12위를 차지했으며, 전국평균(2.68%)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전북발전연구원의 노인생활실태조사에서도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노인은 3.9%이며, 자원봉사 활동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노인은 86.9%로 조사됐다.△ 해바라기자원봉사단 활동"와! 멋있다. 선생님 저 줘요, 저요"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손뼉을 치는 소리도 요란했다. 20여 명의 학생들은 할아버지 선생님이 꼬아서 만든 풍선 꽃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지난 12일 오후 전주북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전주에 사는 할아버지 선생님 선용하씨(77전주 호성동)가 풍선아트 수업을 벌이고 있는 교실 풍경이다. 선씨는 지난해부터 이 학교 학생들에게 풍선아트 방과 후 수업을 하고 있다. 선씨는 1998년 말 34년 동안 몸담아왔던 공직생활을 접었다. 퇴직 후 6개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선씨는 어느 날 '이렇게 세월을 보내서야 되겠는가'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다. 직업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던 것. 그러나 막상 자원봉사활동을 하려고 생각해보니 마땅히 할 만한 일이 없었다. 공직에선 업무처리에 남보다 뒤진 적이 없었던 과거를 떠 올려봤자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제야 자원봉사활동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풍선 아트 자격증에 도전했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선씨는 풍선아트의 전문가가 됐고, 대학평생교육원, 노인복지관, 노인요양원, 경로당, 초등학교 등에서 풍선아트 수업도 하고 공연도 했다. 이밖에도 그는 웃음치료활동, 레크리에이션 지도, 게이트볼 지도 등 대학과 복지관 평생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강의를 듣고 집에서 스스로 익히면서 취득한 자격증만 8가지다. 이 자격증들이 그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자신감이 됐다. 지난 2007년부터는 풍선아트를 배운 노인들이 뜻을 모아 '해바라기자원봉사단'을 조직했다. 현재 회원은 27명으로, 연령은 72세부터 80세까지이며, 행정공무원, 교육공무원, 자영업, 전업주부 등 전직 직종도 다양하다. "노인이라고 해서 늘 수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돼요. 베풀고 나누는 마음으로 이웃과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선씨는 자원봉사단 조직의 동기를 이렇게 말하고, "3년 전 부인과 사별한 뒤 자기를 지켜준 것도 자원봉사활동이었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이 봉사단은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봉사활동 외에 매월 2차례 이상 전체 회원이 자원봉사활동을 펼친다. 노인요양원 웃음치료 지도, 풍선아트 지도, 학교 화장실 청소, 노인복지관 청소 및 꽃밭 가꾸기 봉사활동, 학교 방과 후 활동지도, 복지관 회원 대상 레크리에이션 지도, 노인복지관 주간보호시설 방문 위로, 노인복지관 안내, 식사도우미활동, 경로당 청소, 자연보호 등을 하고 있으며,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체력이 다 해서 육체적으로 활동할 수 없을 때 장학금으로라도 봉사를 하자'는 회원들의 뜻이 모아졌다. 초등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매년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환경이 어려운 가정의 학생 3명씩 선정, 1인 당 50만원씩의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회원들이 쌈짓돈을 모아 매월 1만원의 회비를 거둬 장학기금을 충당한다. 그는 "회원 중에는 자기 몸이 아파도 약값을 아껴 회비를 내기도 한다"면서 "남들은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랑과 나눔의 뜻이 깃든 소중한 증표"라고 강조했다. 신정모 (전북실버뉴스레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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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2 23:02

【16. 은퇴 후 노후생활】"사회발전·개선 앞장서는 '신 노년세대'로 거듭나야"

"노인자원봉사활동은 고령화 사회를 책임 있게 이끌어가는 노인세대의 중요한 역할입니다."대한노인회 전북노인자원봉사센터 김규섭 회장은 "노인들이 가족과 사회에 부담 주고 부양받는 입장에서 벗어나 사회참여의 주체로 다시 서서 능동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회발전과 개선에 앞장서는 '신노년세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노인자원봉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노인회 전북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는 2012년 3월 창립됐다. 올 6월말 현재 총 100개 클럽이 조직되었고 참여 회원은 1650명에 이른다. 60세 이상 노인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고령자는 89세로 평균연령은 75세다. 한 개 클럽은 12명에서 15명의 회원으로 조직되었고 경로당 회원, 노인복지관 회원, 일반 단체 회원들이 클럽에 가입해서 정보를 나누며 클럽별로 활동한다. 대한노인회는 올해 안으로 전국에 1500개의 봉사클럽 조직을 유도할 계획이다.전북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는 전도적으로 노인자원봉사클럽을 조직, 클럽 당 연 2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노인자원봉사자들이 자율적으로 월 2회 이상 자원봉사 활동을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센터는 자원봉사클럽의 리더로서 자원봉사클럽 활동을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전개하도록 하기 위해 3회에 걸쳐 코치 209명을 선발, 1일 또는 1박 2일의 코치양성교육을 실시했다. 이 센터에서는 올 7월부터 시?군 지역별로 자원봉사자의 자세와 역할을 다지기 위한 자체 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이어서 8월에는 5개 권역별 코치보수교육을 실시해 자원봉사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봉사활동의 질적 수준을 높여갈 계획이다.김 회장은 "노인자원봉사자들은 봉사 대상자와의 약속이 관계형성과 신뢰구축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원봉사활동이 본인의 경륜과 전문 분야에 적합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노인일자리 취업교육과 봉사활동이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 사업을 통해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위상을 높이고 세대 간 교류와 연대감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 노인자원봉사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싶다"고 희망과 기대를 나타냈다. 신정모(전북실버뉴스레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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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2 23:02

【⑮ 다문화가정 다꿈준비학교 현황】중도입국자녀, 한국어 능력 부족 정체성 혼란 겪어

국제결혼 가정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급격히 증가했던 국제결혼은 2005년 이후 점차 증가세가 둔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안정화된 상태에서 증가는 계속되고 있다.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 비율에서 10건 중 1건을 차지할 정도다. 국제결혼이 과거에는 초혼자 중심으로 이뤄진 반면에 최근에는 재혼자의 국제결혼도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과의 결혼 가운데 재혼비율은 남성 34.7%를 차지하고 있고, 이주여성은 38.4%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인끼리의 결혼에서의 재혼율은 남성 14.1%, 여성은 16.6%인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과 결혼에서의 재혼은 2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국제결혼의 재혼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배우자가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자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자녀를 한국인과 혼인한 이후 한국으로 데려오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중도에 외국인 자녀가 한국에 입국해 정착하게 되는데 이들을 '중도입국자녀'로 부른다.△언어교육과정 달라 적응 어려워한국인과 외국인배우자 사이에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의 경우 한국에서 출생해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자동적으로 체득하는 만큼 비다문화가정 자녀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차이 없이 성장한다. 그러나 중도입국자녀의 경우 태어나서 자라난 곳이 베트남필리핀 등 '엄마 나라의 땅'이다. 모친이 한국인과 재혼하는 바람에 한국으로 중도에 입국해 정착하면서 선택의 여지없이 자녀도 한국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결국 이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은 상당히 크다. 이렇게 중도에 입국하는 아이들은 유아, 초등생, 중고등생 등 다양하다. 중도입국자녀들은 한국말을 새로 배워야 하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다시 배워야 한다. 언어, 문화, 역사 등의 혼란은 정체성의 혼란까지 가져오게 된다. 2012년 안정행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다문화가정 자녀는 8766명이다. 전북지역에서 학교 교육을 받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는 3019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도입국자녀의 수는 106명에 이른다. 중도입국자녀들은 나이에 맞는 학교 교과과정에 곧바로 적응하기가 무척 어렵다. 가장 기본적으로 한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또 나라별 교과과정이 다른 탓에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만 또래의 학생들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에 그나마 따라갈 수 있다. 중도입국자녀들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별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글로벌선도학교'라는 명칭으로 지원하는 이 과정을 도교육청은 '다꿈준비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해 중도입국자녀를 지원하고 있다. △김제월성완주대덕초 2곳서 운영다꿈준비학교는 전북지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가정 자녀 등 다문화가정 학생의 조기적응을 돕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김제월성초등과 완주대덕초등 등 2곳을 중심으로 운영중이다. 다꿈준비학교는 한국에서 교육적 부적응을 겪고 있는 일반 다문화가정의 자녀 및 외국인가정의 자녀까지도 포괄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다꿈준비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원적학교의 교장이 다꿈준비학교에 입학을 요청해야 한다. 다문화가정 학생이 있는 학교의 교장이 김제월성초등과 완주대덕초등에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추천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다꿈준비학교의 역할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러나 다꿈준비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중도입국자녀의 수가 106명에 달하는데도 9명의 학생만이 교육을 받고 있다. 각 시군 지역의 교육지원청과 학교 등에서 다꿈준비학교에 대한 홍보에 더 신경 써야 하고,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관심도 절실하다. 전북지역 다꿈준비학교가 아직은 김제와 완주에만 위치해있다는 점에서 중도입국자녀 및 부적응 다문화가정 자녀의 지원과 참여에 한계성이 있는 만큼, 중앙정부부처에서도 시도 교육청에 대한 글로벌선도학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지훈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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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25 23:02

임미성 여산초 교사 "다꿈학생 전문교사 양성 사회적응 위한 배려 필요"

국어교육학 박사인 익산 여산초등 임미성 교사는 중도입국자녀들이 한국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최근 우리 사회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중도입국 학생을 포함한 외국인 학생들의 편입학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해 4월을 기준으로 국제결혼 가정 자녀와 외국인가정 자녀를 합한 다꿈 학생은 3064명으로, 전체 초·중·고생의 1.18%에 해당합니다. 이들 가운데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들은 국내출생 자녀와 중도입국 자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교육적 배려가 더욱 필요한 학생은 중도입국 자녀라 할 수 있습니다" 임미성 교사는 "중도입국 학생은 부모를 따라 외국에서 살다온 한국인 자녀와 이주여성의 본국 자녀가 한국에 입국한 경우 등을 들 수 있다"면서 "그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며, 국적도 중국·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로 다변화하고 있고, 도내에는 현재 106명의 중도입국 학생이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어교육과정은 다문화 배경 학생 중에서도 중도입국 학생들처럼 한국어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 시스템의 일환"이라는 임 교사는 "중도입국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모국어를 습득한 이후 새로운 언어환경인 한국어환경에서 제2의 언어로 한국어를 학습해야 하는 만큼 기존의 내국인을 위한 '국어교육'과는 달라야 한다"면서 "중도입국 학생은 자아정체감은 물론 언어 습득의 속도와 정확성 및 유창성에 있어 내국인의 경우와는 차이가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어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다문화적 세계관과 인권우호적인 측면의 인식의 개선과 더불어 한국어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전문교사의 양성입니다. 현재 도교육청에서 주관하고 전북대 한국어학당이 주최하고 있는 한국어 교사 직무연수(총 122시간)에는 30여명의 초·중등 교사들이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임 교사는 "누구나 낯선 곳에서는 이방인"이라면서 "우리 땅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출신국에 관계없이 더 이상 자신을 이방인으로 여기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도록 배려해준 '따뜻한 한국어'로 용기를 얻도록 한국어 교육이 희망의 초석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지훈(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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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25 23:02

【⑭ 마을숲 의미와 실태】"도심 나무그늘 휴식·놀이·생태공간으로 활용"

이제 초여름이지만 벌써 30℃를 넘어서며 한여름 더위가 본격화되고 있다. 7~8월이 될려면 아직 멀었는데 벌써부터 전력난을 걱정하는 소리가 자주 들리고,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관공서마다 덥다는 하소연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농촌지역은 사정이 달랐다. 아직도 시골은 마을의 당산나무나 마을숲의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여름을 건강하게 넘기고 있었다. 점점 더 더워지는 기후변화시대 마을숲에 주목해본다.우리나라 농촌지역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것이 마을숲이다. 마을숲은 주로 마을의 입구, 마을앞 하천주변 등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숲이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이유는 풍수지리상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조림한 경우도 있고,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나 하천의 홍수를 막기 위해 세운 방풍방재림도 있다.이처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만들어진 마을숲 중에서 대표적인 마을숲이 '진안 마을숲'이다. 우석대 박재철 교수(조경학과) 등이 정리한 '진안의 마을숲'에는 진안지역에만 80여개의 마을숲이 존재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진안의 마을숲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잘 보전되어 있는 곳이 정천면 하초마을을 비롯해 진안읍 은천마을원연장마을원반월마을, 백운면 노촌마을 등이다. 이들 지역 가운데선 산림청과 생명의숲이 선정한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곳도 있다.이러한 마을숲은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겨울철 찬바람을 막아주며, 홍수기에는 하천의 범람을 막아주는 환경과 방재기능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마을사람들의 휴식과 놀이의 공동체 문화공간이 되며, 마을주민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소통의 공간이 된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마을숲에는 돌탑선돌거북바위 등이 함께 조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조형물은 마을의 안녕을 비는 신앙적 공간으로 역할을 한다. 또한 오래된 마을숲은 다양한 곤충이 서식하며, 새다람쥐양서류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는 생태계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아름다운 경관기능도 가진다.이처럼 다양한 기능과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마을숲은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지난 주말 찾은 진안 정천면 하초 마을숲의 경우 2005년 '생명의숲'으로부터 '아름다운 마을숲'으로 선정될 정도로 잘 보전되고 아름답다.하지만 잘 관리가 되지 않아 곳곳에 각종 농자재가 쌓여있고, 농업용 폐기물과 생활페기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건설자재까지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하고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마을숲 내의 돌탑과 거북바위 등도 관리되지 않아 허물어지거나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진안읍의 은천마을이나 원동천마을의 마을숲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농촌지역의 마을숲이 잘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예전에 비해 농촌인구가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인구가 노령화되면서 제대로 관리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숲은 대부분 마을의 공동소유라는 점에서 더욱 관리에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지역의 마을숲 관리는 이제 개별 마을의 책임으로 맡기기에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한 승 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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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8 23:02

【⑭ 마을숲 의미와 실태】전통마을숲 현대적 복원 기후변화시대 대응하자

도시지역에서는 마을숲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주시의 경우 아직 농업지역인 변두리 지역에 일부 마을숲이 남아있지만 시가화된 지역에는 마을숲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동안 도시지역은 인구밀집에 따른 주택건설과 차량증가에 따른 도로건설 등으로 예전의 오래된 나무와 마을숲이 대부분 사라졌다. 그나마 남아있는 노거수도 건물 귀퉁이에 방치되어 있거나, 인간의 일상생활과 동 떨어져 보호수로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이처럼 마을숲의 가치와 기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마을숲의 보전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한경대 김학범 교수는 "마을숲은 오래된 숲이 존재하는 자연유산이자, 마을숲에는 돌탑·선돌·장승 등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고, 당제 등 신앙적 공간으로 활용되는 문화유산이다. 마을숲은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자연유산이자 문화유산을 모두 갖춘 복합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산림청도 '전통 마을숲 보존관리지침'을 마련하고 전통 마을숲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침에서는 마을숲을 '역사·민속·학술·교육적으로 가치가 높고 지역주민을 결속하는 전통 문화공간이자 마을경관의 주요 요소를 이루는 숲으로, 생물·무생물·지형·하천 등 자연물과 인공 시설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이의 보존관리를 위해 관리단체의 지정, 방문자센터 등 관리시설의 설치, 수목관리와 편의시설 설치 등 보존관리대책의 시행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대상을 천연기념물이나 명승으로 제한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천연기념물 또는 명승 등 국가지정문화재로 우선 지정해야 한다.중앙정부의 지원이 아니더라도 마을숲의 원형이 잘 보전된 진안군을 비롯한 지방정부가 우리의 고유한 자연문화유산인 마을숲을 대표브랜드로 삼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추진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통해 마을주민의 삶의 질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오래된 미래'로서 마을숲을 적극 활용해 지역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도 높히고, 생태관광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전주시를 비롯한 도시지역에서는 기후변화와 도시열섬화로 더욱 열악해지는 도시민들의 삶을 좀 더 쾌적하게 하기 위해 마을 곳곳에 전통 마을숲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떨까. 에어컨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자연을 이용한 생태적인 방법으로 기후변화시대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마을숲은 주민들의 소통의 공간이자 공동체 문화공간이다. 기후변화시대 우리의 전통 마을숲을 도시지역에서 현대적 의미로 복원해 보자. 한승우(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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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8 23:02

【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동】도내 학생 20% 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 분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불리는 ADHD(Attention Deficit Hype ractivity Disorder)는 학령전기 및 학령기 아동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소아정신과 질환이다. 우리나라 초등생 480만명 가운데 3~8% 가량인 약 26만여명이 'ADHD 아동'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학급당 1~2명은 ADHD 때문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셈이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동은 많지 않다. ADHD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인해 ADHD 아동들이 치료 기회를 놓치고, 부모와 교사들도 상당한 좌절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만큼 조기진단과 치료가 절실하다△전북지역 학생 20.2%가 관심군지난 3월 21일 제299회 전북도의회 임시회에서 김연근 의원은 교육부가 2월에 발표했던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시도별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5~10월 전북지역 초중고교생 2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검사에서 전체의 20.2%가 '관심군'으로 분류돼 전국 최고치로 나왔다. 6%는 '주의군'으로 분류돼 전국 4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김연근 의원은 이날 "교육청 차원에서 전문기관과 연계한 관리체계를 구축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학생들이 많다"고 지적했다.교육부는 해마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신체발달의 정도를 신체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정서 행동 발달정도를 평가하고 성장과정에서 흔히 겪게 되는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과정의 어려움을 초기에 평가하고, 신속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는 선별검사이다. 이 검사는 온라인 검사로 실시되며, 온라인 검사가 어려운 경우 서면검사도 가능하다. 초등학생은 학부모가 자녀의 정서행동 영역을 평가하게 되며, 검사결과에 따라 학생 개별 면담을 실시한다. 전문기관의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은 학부모의 동의 아래 심층평가 및 삼담치유 등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도록 지원한다. △학기초 ADHD상담 크게 늘어최근들어 소아정신과나 심리상담소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아동들이 평소보다 2배 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신학기가 시작되고 4월초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면서 ADHD 상담이 늘어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담임교사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동들의 학부모 면담과정에서 전문상담을 권하는 일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해마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아동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되면서 학교 갈 시간이 되면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다'는 등의 어린이스트레스를 경험한다. 그런데 ADHD 아동에게는 일반아동보다 더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첫 시작과 신학기이다. 초등학교에서 전문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금희씨는 "ADHD아동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 후에 많이 드러난다"면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의 유치원과는 달리 학급 숫자도 많아지고 학습시간도 긴 학교라는 환경에서 '몸을 많이 움직인다', '지시를 잘 안 따른다', '준비물을 잊어버린다' 는 등의 두드러지는 행동을 보이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금희 상담사는 "ADHD를 문제라고 보기보다는 아동의 특성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정서적으로 민감하거나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가진 아이일수록 틀에 박힌 학교생활을 못 견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상담사는 또 "이 같은 아동들이 충동적이고 산만하며 부주의한 아동으로 낙인찍히게 된다"면서 "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아동을 뜯어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동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노력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초등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박미순 교사는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ADHD가 아닌지 의심이 되는 아이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다른 아이들이 조용히 수업에 집중하는데 ADHD 징후가 보이는 1~2명이 떠들고 돌아다니면 학급 전체의 분위기가 흐트러져 수업진행이 너무 힘들다"면서 "학교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아동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세심한 교육을 하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박 교사는 그러면서 "요즘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많이 부드러워져서 부모에게 전문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한다"고 말했다.△전문의 정확한 진단 선행돼야ADHD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전두엽 손상, 대뇌 도파민 감소 등 뇌의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결정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핵심증상은 주의집중력 결핍(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 등이다. 이로 인해 아동의 정상적인 학교생활, 학업수행 및 가정생활에 지장을 준다.먼저 주의력 결핍의 경우 집중력이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 대한 자극에 쉽게 산만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매일 해야 하는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제를 풀 때 선택답안을 모두 읽지 않고 답을 선택한다거나, 앞의 장애물을 보지 못하고 뛰어가다가 넘어지거나 위험한 차도를 잘 살피지 않고 뛰어들어 교통사고를 당하는 위험도 높다. 과잉행동은 말이나 움직임이 과한 증상이다. 손과 발, 신체 전체를 가만두질 못하고 지속적으로 움직인다.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를 벗어나 마구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말을 한다. 따라서 차분히 해야 하는 놀이에 어려움을 느낀다. 충동성은 말을 하는 것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경우이다. 질문을 하고 있는 경우에도 불쑥 자기 말을 앞세우거나 자신의 차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쑥 행동하여 다른 사람을 방해한다. 이러한 징후들로 인해 아동은 학업수행도가 낮으며 또래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사소한 일로 다툼이 잦게 된다. 따라서 학교생활이 원만하지 못하고 친구로부터 따돌림이나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ADHD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방치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어려움을 준다. 세심한 관심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이 금 주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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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1 23:02

【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동】미술·놀이 등 심리치료 병행 긍정적 상호작용 촉진시켜야

"ADHD 예방을 위해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학습경쟁이 과열되어 있는 한국적인 상황에서 아동들이 가지는 정서적 어려움은 아주 큽니다. ADHD는 학교와 교사, 부모 등 아동의 생활 전반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있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예수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태형 과장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잡무를 줄이고 학급 학생 수를 줄이는 등 교사가 다양한 기질의 아동들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유럽이나 뉴질랜드가 ADHD 유병율이 낮은 것도 아동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학교생활을 하기 때문"이라며 "공부만 중시하는 학교문화가 바뀌어야만 아이들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ADHD 치료는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흔히 약물치료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부모들이 많습니다만, 임상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에 의해 ADHD로 판명될 경우 약물치료는 상당히 효과를 보입니다. 이와 함께 아동에 대해 미술치료와 놀이치료 등의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아동이 부모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가족상담도 필요합니다" 김 과장은 "ADHD증상은 행동과 말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증상인 만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DHD증상을 조기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아동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금주(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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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1 23:02

【⑫ 노인 여가생활】100세 시대 도래…은퇴 전부터 '여가일지' 쓰자

여가는 노동과 정신적 의무감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다. 하루생활 중 일하는 시간, 생리적으로 필요한 시간, 일 이외의 의무시간 등을 제외한 시간을 말한다.인간의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생계를 위한 직업에서 물러난 뒤 자유스럽게 보낼 수 있는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 60세에 정년을 한다 해도 30년4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얘기다.은퇴 후의 남아도는 여유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즐겁고 가치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인가. 100세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인생 제2막의 여가생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여가의 질 따져봐야전주시 인후동에 사는 김복순씨(82)는 아침 식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가까운 복지관으로 향한다. 휴게실에 앉아 신문을 훑어본 뒤 바로 건강처방실로 가서 여러 가지 헬스 운동을 한다. 그 곳에서 친구를 만나서 수다도 떨고 생활정보도 듣는다. 점심을 마치고 복지관에 가서 댄스스포츠를 한다. 다음에 태극권을 끝내면 오후 4시께 집으로 되돌아온다. 이금영씨(73완주군 봉동읍)는 아침식사 후 설거지와 집안 정리를 마치고 곧바로 동네 경로당에 간다. TV도 보고 화투 놀이도 하고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다가 점심은 그 곳에서 해결하기도 하고 집에 와서 먹기도 한다. 보통 경로당에서 하루를 보낸다. 이철수씨(75김제시 금구면)는 초등생처럼 주간일간 생활시간표를 짜놓고 대부분 그 계획대로 생활을 한다. 시와 수필을 읽고 써보기, 복지관에 가서 요가하기, 편백나무 숲 걷기, 친목회사회단체 봉사활동 참여하기, 친구들과 만나서 사는 이야기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세계적인 여가학자이면서 여가활동 마니아인 캐나다 캘거리대 로버트 스테빈스 석좌교수(R.Stebbins)는 여가를 두 가지로 분류한다. '가벼운 여가'(casual leisure)와 '진지한 여가'(seriouse leisure)다. 전자는 TV보기, 낮잠자기, 산책 등과 같이 특별한 훈련 없이 참여해 짧은 시간의 즐거움만 맛볼 수 있는 여가로 이금영 씨 같은 경우다. 후자는 수준 있는 아마추어 취미애호가, 전문 자원봉사자 등과 같이 흥미롭고 성취적인 행동을 추구하며 지식기술경험을 획득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아실현과 사회적 교류 등을 제공받는 여가로 김복순씨와 이철수씨 같은 경우다. 결국 노후에 바람직스럽게 보낼 여가는 '진지한 여가'라고 할 수 있다. 전라북도의 60세 이상 고령자와 노인의 문화여가생활 향유(생활여건 만족도 중 일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가활동 유형은 TVDVD 시청이 80.8%, PC 9.2%, 문화행사 참여 2.0%, 자기개발 1.2% 등으로 조사됐다. 또 전북발전정책연구소가 지난 해 조사한 도내 65세 이상 노인의 노인생활실태조사 및 정책방향 연구에서는 전북지역 노인은 하루 일과를 집에서 보내는 사람이 56.2%, 복지관에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이 88.6%, 봉사활동이 전혀 없는 사람 89.1%, 경로당 이용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47.4%, 취미생활 모임이 전혀 없다가 83.2%로 나타났다. 여가활동을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건강이 좋지 못하기 때문(22.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서(16.8%)와 시간이 없어서(14.8%) 등이 뒤를 이었다.△여가는 삶의 만족도 결정 핵심요소노인들의 여가생활은 젊은이들의 여가생활과는 그 성격이나 유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젊은이들은 여가를 재생산의 수단이나 심신의 피로회복 등에 목적을 두는 반면 노인은 여유시간을 '어떻게 여생을 유용하고 의미 있게 보내느냐'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노인은 직업을 통해 찾고 누리던 삶의 의미나 사회적 역할과 관계의 상당부분을 상실한데다, 신체적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들에게 여가의 질은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노인들이 인생의 여유와 행복을 느끼고, 사회 공동체 일원으로서 활기차게 참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는 노인여가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건전한 여가생활의 대책은노인의 건전한 여가생활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요자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노인 자신의 입장과 공급자적 성격을 가진 정부와 자치단체 및 노인여가복지시설의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노인 스스로는 은퇴 전부터 취미가 여가생활에 필수 요건임을 알고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취미를 갖거나 길러야 한다. 자기의 취미를 다른 사람이 던져줄 수는 없다. 또한 일과 여가생활의 조화를 이루는 시간계획을 세우고 여가일지 쓰기를 실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전문적 자원봉사의 분야를 예상하고 그에 맞는 지식과 기술, 자격을 습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은퇴 전부터 노후 여가생활을 대비한 여가준비가 필요하다. 정부나 자치단체는 도시와 농어촌의 노인들 모두가 공평하게 여가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가복지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여가생활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해야 한다. 또한 여가생활의 지속화를 위한 여가경력관리제도를 시행해야 한다.이와 함께 노인의 일과 여가를 접목해 여가생활을 참여유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 및 사회공헌활동 참여를 위한 다양한 수요처를 발굴 제공하고, 봉사활동과 사회서비스를 노인의 일과 연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특히 여가생활의 질은 여가 콘텐츠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전문적인 여가내용이 지속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고, 수준 높은 여가생활지도사를 양성해 소외지역이 없도록 찾아가는 여가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신 정 모(전북실버뉴스 레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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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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