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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 똑같이 잘 사는 게 한국 민주화의 완성”

조선시대 호남 인구는 영남(약 21%)보다 적은 16% 수준이었다. 조선실록에 따르면 정조 22년(1798년) 조선 인구는 741만2686명. 전라도는 122만6247명, 경상도는 158만2102명이었다. 하지만 호남 지역 조세(租稅)는 전체의 30% 가까이 됐다. 군포와 특산물까지 포함하면 전라도가 조정에 내는 세금은 40%를 넘었다. 영조 45년(1769년) 호남 지역 조세는 6만9692석으로 전체 24만5779석의 28.3%를 차지했다. 이는 영남 6만399석(약 24.6%)보다 많았다. 현지 관아(官衙)용을 제외한 중앙조정 납세액은 호남이 6만7277석으로 전체의 41.1%에 이르렀다. 이는 영남의 2만5283석이나 충청의 3만1657석의 2배를 넘었다. 전라도의 토지가 많아서만은 아니었다. 당시 전라도의 전답은 32만 결로 전체 132만 결의 25% 수준이었다. 이는 경상도(22%)나 충청도(19%)와 큰 차이가 없었다. 토지의 비옥도 역시 전라도와 경상도는 상등전에 속했다. 하지만 토지 등급을 매기는 전분(田分)6등법 적용 과정에서 호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1, 2등급을 훨씬 많이 받았다. 당시 1등전(약 3200평)과 6등전(약 1만3000평)은 1결(結)당 면적이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같은 면적이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세금이 많았던 것이다. 게다가 호남에서 거둔 세금은 96.5%가 중앙 호조(戶曹)로 올라간 데 반해 영남은 41.8%만 상납됐다. 전쟁 때는 조세 편중이 더 심했다. 임진왜란 때인 1593년 이순신 장군은 사헌부 지평 현덕승에게 보낸 편지에서 ‘국가군저개고호남(國家軍儲皆靠湖南·나라의 군량미를 모두 호남에 의지했으니)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을 것)’라고 했다. 호남의 조세가 전체의 50%가 넘은 적도 있었다니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구한말인 1894년 전북 정읍 김제 고창 부안 등지에서는 부정부패와 불의, 외세에 항거해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다. 인내천(人乃天) 사상에 기반을 두고 보국안민(輔國安民)과 제폭구민(除暴救民)을 기치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3·1운동과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으로 계승됐다. 동학농민혁명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시초였던 셈이다. 동학농민혁명 때는 최소 3만 명, 5·18광주민주화운동 때는 400명 이상이 희생됐다. “호남은 대한민국 민주화를 앞당기기 위해 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호남을 ‘민주화의 성지’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필자를 영입하는 자리에서 “민주화는 함께 잘 살자고 하는 것”이라며 “호남이 다른 지역과 똑같이 잘 사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목표이자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수도권을 17번, 호남을 3번 찾은 이재명 후보와 달리 호남을 5번, 수도권을 12번 찾았다. 유권자 수로 따지면 엄청난 비효율이지만 호남을 배려한 유세 일정이었다. 대선 후보로서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을 찾은 것도 윤 후보가 처음이다. 조선시대 호남은 평시엔 국가 경비의 원천이요, 비상시엔 군량미의 보고(寶庫)였다. 구한말부터는 민주화의 성지가 됐다. 윤 대통령은 호남이 다른 지역과 똑같이 잘사는 것이 자신이 평소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호남인들이 윤석열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하종대 전 채널A앵커 △하종대 전 채널A 앵커는 동아일보 사회부장·편집국 부국장·베이징 특파원·논설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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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6 14:24

세계를 주도하는 해운리더로 가는 길

해상무역은 기원전 3,000년 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되어 그 중심지가 로마제국,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미국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으로 점차 이동해 왔으며 당시 해상 무역을 장악했던 나라들은 자국의 해운 산업을 기반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세계 강대국이 되었다. 전 세계 무역 중 해상운송이 8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글로벌 해운리더 국가가 되어 자국에 경제적 풍요로움을 안겨주기 위한 국가들 간의 주도권 경쟁은 현재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는 글로벌 3위까지 유럽 선사들(스위스, 덴마크, 프랑스)이 장악하면서 전 세계 선박의 절반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으며, 벌크선 부문도 중국과 그리스가 보유한 선박들이 각각 23%와 22%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유럽의 해운리더 국가들은 국민 모두가 해운 산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면서 민간 선박투자를 활성화 했고, 이에 선사들은 높은 투자수익과 고용 등의 국부창출로 보답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어 있다. 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의 과감한 선박투자 및 보조금 지급뿐만 아니라 막대한 양의 자국 화물을 자국 선사가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운송한다는 이른바 ‘국수국조(國輸國造)’ 원칙을 세워 해운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국적 선사들의 전 세계 선박 점유율은 약 5%를 기록하며 선복량 순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러나 국제 해운환경 변화는 우리가 글로벌 해운리더로 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탄소중립과 해상물류 패턴의 변화 등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우리나라도 글로벌 해운리더 국가들과 대등하게 경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해상환경규제가 빠르게 강화되면서 향후 전 세계 6만 척이 넘는 화물선들을 모두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으로 교체해야 함에 따라 앞으로는 친환경 선박 확보율이 곧 글로벌 선복량 점유율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합심하여 친환경 선박 확보를 위한 선박금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국적선사들의 순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경쟁국들을 제치고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해상물류의 중심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점도 우리 선사들에게 좋은 기회이다. 전 세계 상위 10개 컨테이너 항만들 중 중국의 상해항이나 우리나라 부산항 등 9개 주요 거점 항만들이 모두 동아시아 지역에 위치해 있어 우리 선사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유럽 선사들에 비해 많은 화물들을 선점하기 위한 지리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를 맞아 아시아 지역이 새로운 공급망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물동량이 더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최근 우리나라 선사들이 공동으로 신규 항로를 개척하여 수익을 공유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새로운 K-얼라이언스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점은 매우 의미가 깊다. 탄소중립시대의 도래, 코로나 엔데믹, 글로벌 물류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글로벌 해운산업도 빠르게 재편되면서 새로운 해운 리더국가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정부, 공사, 금융, 국적선사들이 힘을 모아 흔들림 없이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그 주인공이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되어 그 옛날 해상무역을 통해 강대국이 되었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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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9 16:06

천천히 서둘러라

타향에서의 기고도 어느덧 마지막이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서 고향에 있는 독자, 지인들과 교감할 수 있어서 큰 기쁨이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매듭을 지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필자의 인생 좌우명을 가지고 우리 개인과 지역의 발전에 대해 서로 공감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서둘러라! 라틴어로는 Festina lente. 나의 인생 좌우명이다. 이 말은 로마 시대 카이사르 암살 후 벌어진 내전을 종식시키고 로마제정을 연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이었다. 이 말을 평소 다니는 교회 예배 시간에 처음 들었는데 필자에게 큰 감흥을 주었다. 로마어로 ‘천천히’를 의미하는 lente와 ‘서두르다’를 의미하는 festina로 이루어진 이 문장은 논리적으로는 모순이다. 천천히 하면 서두를 수 없고, 서두르다 보면 천천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을 곱씹어 되뇌어 보면 모순된 문장 속에 담겨 있는 삶의 지혜가 느껴진다. ‘천천히’라는 말에는 혜안(慧眼)의 중요성이 내포되어 있다. 우리는 때때로 편협하고 조급한 마음에 방향 설정을 잘못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앞만 보지 않고 좌, 우, 뒤도 돌아보는 차분함과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체계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서둘러라’는 말에는 타이밍의 중요성에 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와 기회는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회를 놓치면 위기에 직면하고,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찾아온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온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천천히’와 ‘서둘러라’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오히려 목표에서 멀어진다. 반면 방향이 잘 잡혔더라도 철처한 사전 준비와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목표를 향해 속도감 있게 매진해 나가는 것, 이것이 ‘천천히 서둘러라’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다. 첫 번째 ‘타향에서’ 기고문을 통해 축적의 시간을 이야기했었다. 인류 역사는 참으로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20만 년 전에 현생 인류가 출현하였으며, 1만 년 전부터 문명이 시작되었다.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이후 아주 더딘 속도로 살아오다 1만 년 전 농업혁명, 과학혁명, 산업혁명을 거쳐오면서 인류 역사는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해 왔다. 인류의 오랜 축적의 시간을 통한 시행착오의 결과이다. 개인의 성공, 지역의 발전, 국가의 성장 등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내의 시간을 겪으며 역량을 쌓아온 축적의 결과이다. 축적된 역량이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7월 1일이면 민선 8기가 시작된다. 1995년 민선 1기가 시작된 이후 28년이라는 축적의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지방자치도 많이 성숙해져 가고 있다. 전북의 발전 환경은 녹록하지만은 않다. 앞으로 많은 도전과 장애가 있겠지만,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경구대로 꾸준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도민들의 지혜를 모아 준비해 나간다면 기회가 왔을 때 전라북도는 대도약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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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2 13:50

스마트농업

고향을 자주는 방문하지 못하지만, 명절이나 집안 행사로 내려가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운전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면 사람이 점점 줄고 있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보면 노령 층의 비율이 높아져 있고,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집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줄어드니, 당연히 초등학교 및 중학교가 폐교가 되어가고 있다. 필자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이미 십여 전부터 폐교가 되어, 고향의 아이들은 먼 거리에 있는 학교에 버스를 이용해서 다니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현실은 암울하다는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장수를 다녀오면서 더욱 이런 점들이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아이들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일할 젊은 사람이 줄어서 농사 지을 사람이 없어서, 이제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니 벌써 놀고 있는 땅들이 있었다. 결국은 인구가 줄어드니 농사를 짓는 사람이 주는 것은 당연하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이 줄고, 해외에서 수입되는 양이 늘어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농업은 무엇인가? 농업은 1차 산업으로서 국가의 기반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쌀, 보리, 배추, 돼지고기, 소고기 등 기본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가격의 변동은 주요 뉴스로 다루어지기도 하며, 무역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아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의 식량 산업, 즉 농업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농업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즉 농작물은 살아 있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 관리를 해야 하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농업 인구가 줄고 있는 이 시점에 더 이상 농업은 이제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다. 어릴 때 초등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품앗이를 통해서 모내기를 다 같이 하는 것은 하나의 풍습이었고,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인구가 줄어든 지금, 모내기는 이야기라는 기계가 대신을 하고 있다. 아마 가장 빠르게 사람을 대신한 농업 기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 이미 여러 식물을 관리하는 많은 부분들이 기계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기계들의 발달은 이제 땅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고, 건물 안에서 빛과 물로 조절을 해서 키우는 식물공장들로 발전되었다. 즉 스마트 농업의 시대가 빠르게 열린 것이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구 감소로 인해서 버려지는 건물을 활용해서 식물공장을 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스마트 농업 기술을 수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식물뿐 만 아니라 동물에서도 이제 로봇 시스템이 빠르게 적용되어 가고 있다. 젖소를 키우는 목장에서 젖을 짜던 사람 일을 이제 로봇이 대신하기 시작했고, 소밥을 주는 것도 자동화되어가고 있다. 모든 돼지의 움직임을 카메라가 인식하고, 사료를 얼마나 먹는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아픈 동물들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을 하는 사람의 자리를 빠르게 기계가 대신하는 스마트 농업이 발달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빠르게 스마트 농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가 모두 협력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런 분야에 젊은 사람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스마트 농업으로 진출을 하게 되면, 당연히 지방으로의 인구 유입도 증가할 것이다. 스마트 농업의 발달이 증가하려면 더욱 기술의 발달이 요구되는데, 우리나라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 등 여러 다양한 IT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기술들이 스마트 농업과 연동 되어, 스마트 농업이 대한민국의 성장 모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장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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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5 14:03

바람 빠진 풍선처럼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선수생활을 할 때다. 20대 나이에 도전 정신 하나만 가지고 돌진하던 질풍노도의 시간이 있었다. 어찌 보면 실수투성이의 무모한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감회가 새로워진다. 그 당시 최고의 목표는 오직 내 앞에 버티고 서있는 라이벌 경쟁자를 한명씩 꺾어 나가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최고의 가치였고 최고의 목표였다 어느덧 23세 나이에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가 됐다. 노련미나 기술 완성도나 게임 운영 능력은 부족했어도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최고조였으며 모스크바에 항상 몸과 마음이 향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수 한명이 하는 말 “올림픽에 참가 안한데요! 아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어떻게 준비하고 훈련해 왔는데? 나의 몸은 순간적으로 터져버린 풍선처럼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타 종목 선수 역시도 모두 넋 나간 사람들처럼⋯. 진천선수촌에서도 그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순연이 되고 말았다. 다음날 새벽 운동을 하는 선수들을 보는 순간 가히 충격이었다. 훈련 강도나 빈도나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부상 선수가 순식간에 엄청 늘어났다. 그동안 아팠지만 아시안게임을 위해 참고 훈련을 해왔는데 순연되어 더 이상 훈련할 동기부여가 약해져 버린 것이다 선수와 지도자의 사기 진작책을 하루빨리 찾아야했고 그 일환으로 첫째. 지도자와의 간담회와 둘째. 사기진작을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 중엔 국가대표 가왕 선발전과 또 하나는 국가대표 미니 올림픽이었다. 참가자에게 푸짐한 상품과 방송국 못지않은 음향장비와 멋진 무대 장치가 준비됐다. 그 힘든 운동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당일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님도 참석하셔서 격려 말씀과 함께 끝날 때 까지 함께 해주셨다. “회장님! 이럴 때 노래 한 곡조 뽑으시면 선수들이 엄청 좋아할 것 같습니다.” 라고 참여유도를 했다. 반응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유촌장이 혀∼∼” 그래서 필자도 한곡 뽑았다. 행사가 시작되고 놀람의 연속이었다. 아니 어떻게 그 끼를 억누르고 있었을까? 체조와 역도 수영 등 정말 가수 못지않은 가창력과 끼와 무대 매너는 어느 예능인 못지않았다. 특히 레슬링의 노영훈이 부른 노래 ‘그녀를 찾아주세요’는 감탄 또 감탄이었다. 그 와일드한 종목 훈련을 하면서 호소력 짙은 감성을 노래에 토해내는데 저 친구는 운동이 아닌 가수가 더 적격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탁월했고 가왕으로 등극해서 300만원 상당의 우승 상품을 받았다. 필자는 선수들에게 격려 말과 함께 ‘진또베기’를 한 곡했다. 진또베기! 진또베기! 500여명의 선수들과 직원들과 식당 조리사 등 모두가 하나 되어 선수촌 태극광장 무대가 무너질까 겁날 정도로 들썩 들썩였다. 오랜만에 하나가 되고 뛰며 즐기며 잠시 목표를 내려놓은 귀중한 시간이었다. 다음날 새벽운동을 쉬게 해줬다. 얼마 만에 꿀잠을 잤을까? 그래 오늘은 푹자라∼ 눈을 뜬 이후는 다시 목표를 향해 함께 손잡고 도전해 보자! 인생의 선배로서 운동 선배로서 당부한다. 마음속에 갖고 있는 소원 소망 목표 다 이루기를∼ 그동안 ‘타향에서’ 애독자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유인탁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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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08 14:17

우리 해운의 미래,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 80년대 해운산업 합리화 조치, 90년대 IMF 사태와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큰 역경 속에서도 계속 생존해 왔으나 수많은 국적선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해운은 글로벌 경기변동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반복되는 위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고 더 나아가 이를 기회삼아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해 나갈 수 있을지에 우리 해운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운산업도 주식이나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낮을 때 투자해서 호황기에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원칙은 동일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선사들은 선가가 높을 때 선박에 투자하고 불황기에 처분하는 악순환적인 투자를 반복하면서 2017년 당시 세계 7위의 대형 국적선사가 사라지는 불행한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다. 국적선사들이 선가가 낮은 불황기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원인은 대규모 금융 조달이 어려웠고, 과학적인 해운시황 정보에 기반 한 합리적인 선박투자 시기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민간부문의 풍부한 자금 유동성이 선박 투자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프랑스나 일본 등이 자국 투자자들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중인 ‘조세혜택을 통한 민간금융 확대’와 같은 선진 금융기법이 도입된다면, 우리나라 해운금융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우리 선사들이 선순환 선박투자 사이클에 올라타면서 국민 경제에 더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해운시황 변동에 대한 정확한 경기 예측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시장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적시에 전달하고, 각종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로 제공함으로써 국적선사의 경기변동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빅데이터 기반의 해운정보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산업의 번영을 골고루 누리는 우리 해운의 미래를 위해 중소선사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최근 대형선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IMO 온실가스 감축규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등 해양환경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중소 선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어 정부와 공사도 우리 해운선사들이 서로 도우면서 발전할 수 있는 상생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내일을 책임질 미래 세대들에 대한 투자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공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선장이 되어 바다를 항해하는 꿈을 가상현실로 체험하는 직업체험관 시설을 운영 중이며 이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대학생들을 위한 해운금융과 항만물류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전문 인재들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머스크, MSC 등 상위 5개 선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65%까지 상승하는 등 글로벌 해운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 해운도 적극적인 금융 지원에 힘입어 시황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전환하며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민간금융 저변확대, 해양지식산업 활성화 등을 통해 해양환경규제와 디지털 전환 물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해상물류의 중심이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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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01 15:58

공공 배달앱과 착한 지방정부

대한민국은 배달 강국이다. 배달앱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모바일 간편 결제 발달 등으로 온라인쇼핑을 통한 음식 서비스 이용자 및 거래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 부문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21년 기준 25조 6,7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1% 증가하였다. 농림축산식품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외식업 매출 중 배달앱 매출은 15조 5,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3개 사가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독과점 시장으로 특정 배달앱으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높은 수수료 및 광고료 부담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는 민간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에 대한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 배달앱을 개발, 2020년 3월 출시한 전북 군산의 '배달의 명수'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어 지금 약 25개의 공공 배달앱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공공 배달앱은 낮은 점유율과 인지도에 고전하고 있다. 공공 배달앱 상위 3개 사의 일일 이용자 수 합계는 평일 7~8만명, 주말 9~10만명으로 집계된 반면, 민간 배달앱 상위 3개 사의 일일 이용자 수는 평일 400~500만명, 주말 600만명에 달해 60배 이상 격차가 나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의 공공 배달앱 중 일일 활성 이용자 수가 1만 명이 넘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공공 배달앱은 소상공인에게는 낮은 수수료를, 소비자에게는 지역화폐 사용으로 인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여, 지역경제·골목상권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상생 전략을 내세웠지만, 민간 배달앱에서 수시로 제공하는 할인쿠폰 등의 혜택을 감안하면 실제 음식 가격이나 배달료에 큰 차이가 없기때문에,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취지만으로 소비자를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공공 배달앱의 운영과 관련해서는 민간 시장에서의 대안으로 필요하다는 의견과 세금만 잡아먹는 유령앱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많은 지역 주민들은 공공 배달앱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공공 배달앱은 시장 변화나 소비자 대응 등에서 민간 배달앱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며, 지역화폐,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역성만으로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어렵다. 직접 지원이나 지역화폐 연계 등 지속적인 세금 투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생할 수 없는 구조이다. 공공 배달앱이 민간 배달앱의 수수료 문제로 출발했던 점에 주목하고, 민간 배달앱의 수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민간 시장의 독과점 체제를 공정한 경쟁 환경으로 전환하는 한편, 이후의 출구전략에 대한 모색도 병행해야 한다. 세상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무너져 가는 공동체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는 착하고 따뜻한 정책을 많이 추진한다. 착한 임대인 운동, 착한 가격 업소 정책 등등. 소비자들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착한 소비’를 미덕으로 생각한다. 공공 배달앱 정책도 그런 착한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우리의 일상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정책 환경이 바뀌면 정책도 그에 맞춰 변동되어야 한다. 착한 지방정부에 대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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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5 14:03

한국 정원

필자는 수의사이기 때문에 다양한 동물에 대해서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다양한 동물을 접하기 위해서는 동물원에 가야만 가능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분들은 얼마나 많은 동물원을 가보셨을까요? 국내에서? 또는 해외에서? 저는 해외에 가면 기회가 될 때마다 그 지역 동물원에 가서 어떤 동물들을 어떻게 키워지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생각날 때마다 동물원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생각하곤 합니다. 2022년에는 캐나다 토론토 동물원을 가보았습니다. 아이들도 동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직업상 동물을 보고 싶기도 해서, 벌써 2번 방문을 하였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동물원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면, 동물원 전체 가이드 맵을 제공해 줍니다. 가이드 맵을 보면 여기 동물원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고,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는지 한눈에 금방 할 수 있습니다. 토론토 동물원은 대륙별로 구별을 해서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정말 넒은 땅에 관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너무 넓어서 하루에 다 구경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따라 가다보니, 동물원 전체 가이드 맵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우연히 약 15년 전에 토론토 동물원에 왔던 기억이 났습니다. 필자가 토론토에 유학을 왔던 그해, 토론토 동물원에서 큰 행사가 있었고, 저도 그 행사에 우연히 참석하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행사였냐면, 토론토 동물원 땅의 일부에 ‘한국 정원’이라는 지정한 곳에 스코필드 (한국이름: 석호필) 박사 동상을 세우기로 시작하는 세레모니 였습니다. 스코필드 박사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미생물학자이며, 선교사인 스포필드 박사는 일제 강점기 시대에 한국에 선교사로 오시면서, 본인의 전공분야인 미생물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가르쳤고, 이후 필자가 속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도 미생물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학문적으로 후학 양성을 위해서 열심히 활동하였고, 장학금도 만들어서 지원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때 장학금을 받은 사람 중 현재 가장 유명한 사람은 정운찬 전 서울대학교 총장입니다. 이외에도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하여 화성의 제암리 학살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자 역할도 하였습니다. 외국인으로서 이렇게 대한민국의 독립과 후학 양성에 힘쓰신 스코필드 박사는 죽으면서 본인을 한국 땅에 묻어 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이런 박사님의 숭고한 정신은 한국 정부에서도 그 공로로 인정하여, 국립헌충원에 외국인으로 유일하게 안장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찾은 2022년 토론토 동물원에는 그때 시작되었던 한국정원과 스코필드 박사 동상이 완성이 되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위험성과 방문했을 때의 추운 날씨 때문인지, 한국 정원을 방문하는 사람이 매우 적었지만, 저는 아이들과 함께 가서, 스코필드 박사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직 초등학생이라 일제침략 및 만행을 겪은 대한 민국이 살아온 역사에 대해서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아서 일 것 같은데, 저의 설명보다는 그냥 ‘우와 토론토 동물원에 한국 정원이 있네?’ 하면서 신기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이런 스코필드 박사의 정신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가 속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는 매년 추모행사와 스코필드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몇 년째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해외에 있어서 참석할 수 없었지만, 토론토 동물원의 한국 정원에서 스코필드 박사의 정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펜데믹 상황, 러시아 우크라나이 침공, 경제 불안정으로 어려운 사회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스코필드 박사의 희생 정신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작은 울림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장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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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8 14:31

나도 국가대표다!

힙합댄스의 비트에 맞추어 춤을 추는 브레이킹은 올림픽 정식 종목의 명칭이다. 브레이킹은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에서 개최하는 하계올림픽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선수촌엔 브레이킹이라는 다소 생소한 종목이 온몸이 부서저라 한팔로 몸을 지탱하며 돌고 또 돌고 바닥을 구르고 또 구르면서 굵디굵은 땀방울을 흩뿌리면서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올림픽에 대비 하고 브레이킹 종목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프론티어로서 당당하게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나도 국가대표다” 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맹훈련 중이다. 얼마전 브레이킹 선수들의 입촌 훈련 여부를 두고 국가대표 선수로서 입촌이 맞다라는 의견과 시키면 안된다는 갑론을박이 있었다 찬성 의견은 국가대표니까 입촌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과 반대의견은 첫째. 선수들이 자유분방해서 특수 통제 상황인 국가대표 선수촌의 훈련 매뉴얼 대로 따라올 수 있을까였다. 또한 바닥을 청소하듯 끌고 다니는 헐렁한 복장에 특유의 이상한(?) 모자에 염색 머리에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생각과 외형부터 달라서 이질감 때문에 반대 의견도 있었다. 둘째. 운동 할 수 있는 연습장이 선수촌엔 없었다. 사방으로 대형거울이 있어야 되고 질 좋은 음향시설과 지도자와 선수 휴식 공간과 큰 동작으로 움직여야 하니 공간 확보가 필요했고 남녀 탈의실 등등 연습장을 새로 지어야 하기에 부정의견이 있었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신속하고 과감하게(?) 입촌훈련으로 결정했다. 입촌 훈련을 망설이게 했던 종목이 주위에 또 하나 있었다. 골프 국가대표를 입촌시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선수촌엔 골프 연습장이 없다. 지난 겨울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추위에 연습장도 없고 공간도 없고 오직 체력 훈련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망설였지만 입촌을 승인했다. 결과는 대 만족이다. 골프 선수들이 그 추운 새벽에 운동장에 나와 뛰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고마웠다. 그런데 어느 선수는 태어나서 처음 뛰는 것처럼 뛰는 폼이 너무도 엉성하다. 훈련 3~4일 지나니 근육이 올라와 절룩거리며 뛰는 선수도 나온다 그러나 얼마나 대견스러운가? 연습장이 없어 양궁(컴파운드) 연습장을 빌려서 훈련하며, 감독 왈 그 넓은 연습장에 볼을 치고 친볼 하나하나 선수가 직접 흩어진 볼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볼 하나에 정성을 들여서 한곳으로 쳐야하니까 집중력과 혼이 들어간 연습이 돼서 훈련 효과가 크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입촌 훈련 결정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브레이킹 선수의 입촌 훈련을 신속하게 결정하게 됐다. 필자가 특별히 마음이 가는 부분이 브레이킹 조성국감독과 전지예선수가 전북 출신 선수인 것이다. 편애하면 안되지만 그러나 마음이 간다. 또한 골프에도 안해천선수가 전북 출신 선수인것이다. 안해천선수는 중학생으로 (당시) 골프에 적합한 몸을 갖고 있어 깜짝 놀랐다. 브레이킹 조성국감독, 전지예선수, 골프 안해천선수는 소중한 우리 본도의 자랑이다 .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올림픽에서 이 선수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우리 국민과 전북도민 여러분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드렸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날이 기대된다. 전북체육 파이팅! 대한민국 체육 화이팅! /유인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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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1 13:41

해운과 조선산업의 동반성장

2017년 군산조선소 가동 전면중단의 주요한 원인은 해운 시황 하락으로 인한 선박수주 감소였다. 2016년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 운임이 동시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선박의 신조 발주량 또한 전년 대비 1/4 수준인 ‘2,217만톤’까지 급감했고 이러한 여파로 전 세계 많은 조선소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선사들의 새로운 선박 주문이 증가하면서 조선산업의 호황이 도래하거나 그 반대로 해상운임 하락이 조선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기에 해운과 조선산업은 상생 협력의 영원한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 전략을 통해 두 산업의 생존을 지원하고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가가 낮은 불황기에 선박을 많이 도입해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선박투자의 정석이나 우리나라 선사들은 선박금융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호황기에 비싼 가격으로 해외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서 위기가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2018년 해운 시황이 장기불황의 터널 속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적선사가 국내 조선소에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을 대량 발주하였다. 국내외 업계의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당시 국적 대표 선사의 글로벌 시장 순위가 선박투자 부진으로 인해 13위까지 밀려나는 동시에 국내 메이저 조선소들조차도 계속되는 수주 가뭄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불황기가 선박투자의 최적기라는 시장원리에 따른 결정은 ‘신의한수’가 되었다. 2020년 4월부터 연이어 인도된 20척의 선박들이 해운시황 회복과 맞물리며 계속되는 만선 행진을 기록함에 따라 해당 선사는 2021년 사상 유래 없는 호실적을 기록하였으며 선복량이 두 배 가량 늘면서 글로벌 순위가 단숨에 8위까지 상승하였다. 이뿐 아니라 이 선박들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을 맞아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도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초대형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맹렬히 추격하던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다시 탈환하였으며, 우리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기 위한 해외 선사들의 경쟁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불황기에 감행한 대규모 선박투자가 해운‧조선 동반 성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으나 아직 안주하기는 이르다. 우리나라는 그리스,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선박 보유국이나 무역 규모에 비해 절대적인 선복량이 부족해 물류 대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크고 경쟁국들보다 노후 선박 비중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더하여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최대 50%까지 감축해야 함에 따라 상당수의 국적선박들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하는 시급한 과제가 놓여 있다. 전 세계에서 짓고 있는 친환경 컨테이너 선박 중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친환경 선박건조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앞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요인이다. 해운과 조선 시황이 호황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선박에 대한 해상환경규제 강화로 양 산업의 패러다임이 동시에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내년부터 재가동되는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해운‧조선 강국으로 이끌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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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4:35

지방의 시대, 지방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벚꽃이 필 때면 입에서 흥얼거리는 봄노래가 있다. 가사말을 떠올리면 흩날리는 벚꽃 속으로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최근 봄노래에 대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 결과 ‘벚꽃 엔딩’을 압도적으로 최애 봄노래로 꼽았다. 활짝 핀 벚꽃길을 걸으며 사람들은 봄을 만끽하지만, 비수도권 지방대학에게는 벚꽃 개화가 마냥 좋은 건 아니다.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없어진다’라는 표현대로 지방대학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초저출산이 본격화된 2000년대 출생자들의 대학 입학 시기가 되면서, 2021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 연령(만 18세) 인구가 입학정원에 미달하기 시작했다. 2021년 기준으로 총 40,586명이 미충원 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도권 소재 대학 선호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미충원 인원 중 75%가 비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등 지방 대학의 위기가 정말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미충원으로 인해 재정적 한계에 직면하는 지방 대학이 증가하며, 폐교 위기 대학 증가 등의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지역 경제 위축 및 공동화 현상을 야기하는 한편, 교육의 질 저하로 인해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가속화되는 구조를 만든다. 일례로, 남원시는 2018년 서남대 폐교 이후 주변 상권이 침체되고 원룸촌이 공동화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지역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구직단계에서 다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2차 유출도 증가하면서 지역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매출 1,000대 기업 중 764개가 수도권 소재)되어 있음에 따라 지역의 청년 인재 유출이 가속화되고, 다시 지역 일자리가 감소되고 이는 지역의 인구감소를 초래하고 지방 대학의 위기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수도권에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 중 수도권에서 취업한 비율은 88.3%이며,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수도권에 취업한 비율도 39.5%에 이르는 등 지방인재의 수도권 유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방 대학의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지자체·대학·지역혁신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에서 자체 선정한 지역 핵심산업과 관련해 대학 교육과정 개편, 기업의 R&D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는 정부 차원의 ‘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에 참여하는 한편, 지역기업에 맞는 인재를 공급하기 위한 대학-기업과 자체적인 협력체계 마련도 병행 중인 상황이다.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은 결국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역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졸업 후 취업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정착이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인재를 채용한 지역기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 국·공유재산 지원, 규제 특례 등 전폭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로 지역에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지역대학을 졸업해 지역기업에 취업한 청년 인재에 대한 주거 지원, 일정 기간 이상 지역기업에 근무를 이어간 직원에 대한 우대 혜택 부여 등 보다 과감한 지역 정착의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지방 대학 육성을 핵심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새로운 정부에서는 본격적인 지방 중심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방소멸의 시대, 지방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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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0 14:20

슈퍼파워독스

사람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동물을 이용해서 살아왔다. 소, 돼지, 양 등을 가축화하여 우유와 고기 등을 획득하였고, 운송을 위하여 말과 당나귀가 이용 되었다. 또한 편지를 전달하는 비둘기 등 동물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활용해서 우리의 삶을 나아지도록 하였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동물들 중에 어떤 동물이 가장 다재 다능 할까요? 정답은 누구나 쉽게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인류의 가장 친한 친구 ‘개’이다. 사람과 삶을 공유하는 ‘개’는 우리 사회에서 과거에 비해 그 역할과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첫 번째로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따른 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으로서 생활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 ‘개’라는 단어보다는 ‘반려견’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족으로서 역할 외에 다른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잘 아는 것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도우미견’들이다. 앞이 안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견, 소리가 듣지 못하는 사람들 위한 청각견이 있다. 안내견은 가끔 볼 수 있지만, 청각견은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개들은 소리에 대한 습득 능력이 높아서, 사람의 일상 생활 소리를 듣고 기억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화벨이 울리면, 전화기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가? 제목으로 ‘슈퍼파워독스(super power dogs)’라는 단어를 썼다. 사실 영화제목이다. 영화의 내용은 개들의 뛰어난 능력에 관한 것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슈퍼 독스 (Super dogs)은 눈사태가가 일어나 사람이 조난당한 현장에 헬리콥터를 타고 가서 눈에 파 묻혀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건물 붕괴 현장에서 메몰된 사람을 찾아내는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다. 이런 능력은 단순히 반려견의 능력 뿐만 아니라 핸들러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핸들러들은 자신의 개들이 이런 능력을 십분 발휘 할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 영화는 개들 중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개체들을 선발해서 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사람의 부족한 능력을 대신해서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또한 국가에서 이들을 공무원 수준의 복지를 지원 해주고 있다. 영화 속의 관련 내용을 실제 기사로 찾아보면 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911테러에서 메몰된 사람을 찾은 구조견 ‘제이크’는 어떤가? 그리고 공항 및 항만에서 만나는 탐지견을 보았을 것이다. 이들은 몰래 가지고 들여오는 마약 및 축산물 등을 탐지하여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로부터 지켜준다. 이런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이유는 개들의 후각능력이 사람보다 수 십배 이상의 뛰어나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 구별할 수 없는 미세한 것까지도 식별 할 수 있다. 이 뛰어난 후각 능력은 사람의 건강을 확인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건강을 확인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뛰어난 후각을 가진 일부 슈퍼 독스는 특정 암세포가 분비하는 냄새가 있는데, 이를 감별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의 ‘데이지’라는 개는 500명 이상의 암에 걸린 사람에게서 냄새 확인을 통해, 암에 조기 대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이런 후각 능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주목 받았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에게서는 특이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 냄새를 슈퍼 독스에게 훈련을 시켜보니, 감별 능력이 90% 정도 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적용 되었다. 공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개들이 먼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양성이 사람을 선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개’들의 능력은 더 있지만 지면의 한계 상 여기까지만 설명하겠다. 그럼 이렇게 사회적으로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하고 있는 안내견, 청각견, 구조견, 탐지견들에 대한 사회적 제도를 어떨까? 안타깝게도 우리의 제도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이들이 아프거나 은퇴했을 때 이들에 대한 처우가 부족하다. 선진국의 사례처럼 우리도 슈퍼파워독스에 대한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장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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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3 14:27

우아하게 연습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바란다!

어느덧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지 45일이 지났다. 이제는 9월1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아시안게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모드전환을 해야 한다. 4년 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이 금메달 132개로 1위, 일본이 75개로 2위, 우리 대한민국은 49개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중국이 스포츠 세계 최강국이기에 넘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86 서울AG과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경기력이 급상승하여 94년 일본에서 개최된 히로시마AG을 제외하고는 일본 스포츠를 우리나라가 계속 앞서 갔었다. 일본이 64년도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자신감을 얻어 생활체육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문체육이 약해지고 우리나라에게 덜미를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은 다시 전문체육 육성을 외치며 재건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면서 2016 리우올림픽과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AG 부터 우리나라를 앞서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체육은 언제부터인가 여기저기서 이런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즐기면서 경기에 임해라! 승패에 연연하지 마라! 메달이 중요하지만은 않다! 전문체육은 과거 엘리트체육이라 불렸다. 소수정예의 우수선수가 국가를 대표하고 국제무대에서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 체육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드리는 것이 전문체육이다. 전문체육의 핵심은 경쟁이다. 필자가 보기에 연습 속에 영혼도 없고 간절함도 없는 어느 종목의 예를 들어본다 이 종목은 연습이 우아하다. 폼생폼사다. 웨이트 훈련장에서도 어김없이 이어폰이 귀에 꽂혀있다. 몸매 관리 하는 건지 훈련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어폰 속에서는 우아한 음악이 흐를 것이다. 웨이트장은 곡소리가 들리고 선수의 함성소리와 기구 던지는 소리가 들려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모든 종목에게 새벽운동을 하라고 당부한다. 새벽운동 하기 싫으면 운동장 나와서 몇 바퀴라도 걸으라고 당부한다. 그 이유는 이것이다. 새벽에 운동 안하면 전날 밤 늦게까지 게임이나, 영화나, 쇼핑을 한다. 전용 컴퓨터를 갖다 놓고 늦게까지 하다보면 배가 고파 인스턴트 음식 등을 섭취하고 새벽에 잠이 들면 새벽훈련도 없으니 오전 내내 숙면을 취한다. 이런 문제점은 분명히 고쳐야 한다. 선수촌의 장점은 선수들에게 정말 맛있고 열량을 맞춰 최고급으로 식사와 최고의 훈련시설을 제공해준다. 이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식사도 안하고 최고시설도 활용안하고 연습하다가 경기에서 패한 뒤에 쓴 눈물을 흘릴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된다. 실력은 생각만으로 향상되지 않는다. 감독이 가르쳐 주는 대로 고개를 끄떡이며 이해했다고 경기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이해해야 된다. 제발 우아하게 연습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바란다! 반면에 처절하게 연습하는 종목도 있다 이 종목은 훈련량을 늘리기 위해서 6시에 시작하는 훈련을 새벽 5:30분부터 훈련함으로써 30분을 더 늘렸다. 이 종목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의 훈련을 선도한다. 처절하게 연습하고 기쁜 함박웃음 짓는 팀으로 거듭나기를 선수촌장으로 무한 응원하고 격려한다. 운동에 미쳤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면 한번도 목숨 걸고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간절함이 없으면 꿈을 꾸지 마라! /유인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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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6 14:31

디지털 전환, 해운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2017년 말 개봉했던 엑스맨의 울버린으로 유명한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위대한 쇼맨’ 영화의 시작이 선박금융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인공이 근무하던 해운회사가 선박침몰사고로 인해 파산하게 되자 휴 잭맨은 선박증서를 빼돌려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박물관 사업을 시작한다. 영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해운부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서 문서의 위변조가 불가능해지는 동시에 복잡한 서류작업의 자동화로 운송비의 20%까지 절감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디지털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란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통합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일상 속에서도 기차표나 택시를 예매하거나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것처럼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은 그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해운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덴마크의 머스크와 같은 글로벌 리딩 선사들은 해상운송 플랫폼을 구축하여 아마존과 같은 종합물류 기업으로 진화해 가는 중이며, 컨테이너에 센서를 부착하여 화물의 위치와 상태에 관한 정보를 고객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이 제공되는 IT 강국이나 해운 부문은 코로나 이전 해운시황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기술에 대한 투자여력 부족으로 외국 선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물결 속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적용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이 시장을 독식하게 된다는 점에서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이에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는 화물의 실시간 데이터를 추적하는 다양한 센서를 내장한 스마트 컨테이너를 국적선사들에게 보급하는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스마트 항만이나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투자를 위한 금융 지원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서는 미래의 석유이자 전략 자원이라 불리는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는 스마트 해운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해운시황 예측 모형을 개발하여 우리나라가 정보 기반의 디지털 해운강국이 될 수 있도록 주도해 나가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대부분의 해상무역 화물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예약되고 자율운항선박을 통해 운송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 선사들이 글로벌 해운물류 산업에서의 구글이나 애플이 되어 미래의 부를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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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30 14:08

인구절벽의 시대 필살기! 지방발 새로운 인구개념 도입

1983년 2.06, 2000년 1.48, 2017년 1.24, 2020년 0.84, 2021년 0.81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 변화 추이이다. 38개 OECD 회원국 가운데 2018년부터 부동의 꼴찌이다. 2021년 1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총인구가 5천 175만명으로 2020년 5천 184만명보다 9만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총인구(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 규모가 처음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2020년부터 나타난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까지 급감한 여파다. 통계청이 2019년 3월에 인구 정점을 2028년(5천 194만명)으로 전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인구절벽이 8년이나 앞당겨졌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되고, 도시로의 이주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은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편, 교통․통신의 발달로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생활지역 간의 불일치 현상이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재택․원격 근무 등의 확대와 4도(都) 3촌(村)(나흘은 도시에서 사흘은 전원에서), 한달살기 등 새로운 삶의 방식이 등장하여 삶의 공간을 변화시키는 사회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구이동 및 균형발전을 위해 인구 이동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의 인구관리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일본은 2016년 지역과 관계를 맺고 지속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관계인구' 개념을 도입하고, 2018년부터 '관계인구 창출사업'을 시작했다. 독일은 2003년 연방등록법 개정을 통해 생활인구 개념을 전제로 한 '복수주소제'를 도입․운영 중에 있다. 부주거지에는 제2거주지세를 부과하되, 개인이나 자영업자의 경우 부주거지에서 소요되는 비용(임대료, 교통비 등)을 소득세에서 일부 공제하는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소규모 또는 대학도시 등의 특성을 가진 도시에서 세수 확보 및 주거주지 이전의 유도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 차원에서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생활인구 등 새로운 인구개념 도입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경북도는 2021년 11월 '경북형 듀얼 라이프(두 지역 살기 프로젝트)' 기본계획을 발표, 복수주소제 도입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1월 '함께 인구' 개념을 도입한 인구정책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오는 7월부터 출향 도민, 지역 연고자 등에게 도민증을 발급하는 '전북사랑도민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전남 청년인구 유입정착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관계인구를 활용한 인구유입 제도 기반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의 새로운 인구개념 도입 시도가 지방소멸 문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보다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그 움직임 속에는 지역이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 있다. 인구절벽의 시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곧 출범할 새 정부에서는 지역에서부터 시작된 새로운 인구개념 도입 운동이 지방소멸의 새로운 해법이 되어 지역이 활력을 되찾고 우리가 함께 사는 공동체가 더욱 건강해 지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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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23 14:02

대륙사슴을 기억하며

몇 년 전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자연사 박물관 (The Natural History Museum)을 둘러본 적이 있다. 자연에서 수집한 많은 자료들이 오래 된 유럽식 건물에 잘 전시되어 있었다. 동물에 관한 학자이기에 여러 전시관 중에서 동물에 관한 부분을 좀 더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구상의 많은 동물들이 멸종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전시가 잘 되어 있었다. 멸종 위기에 있는 한 동물에 대한 설명이 눈에 들어와서 자세히 읽어봤다. 그 동물의 이름은 코뿔소였다. 과거에 코뿔소가 정말 많았는데, 아시아 국가 (특히 중국)에서 코뿔소의 뼈를 수집하기 위하여 무차별적 포획하여 그 숫자가 줄어 이제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다. 안타깝고, 아시아 국가의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사실 산업화 및 도시화로 인하여, 지구상의 많은 종들이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하고 있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우리 나라에 살던 호랑이는 이제 볼 수 없으며, 회식늑대 및 여우도 사라졌다. 멸종에 처한 동물들을 이제는 환경부에서 관리를 하면서, 더 이상의 멸종이 되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이미 멸종한 동물을 복원하려고 많은 예산을 확보하여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성공적인 예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반달가슴곰 복원이다. 수천억을 들여서 십년 이상의 노력으로 방사된 반달 가슴곰은 이제 서서히 서식지를 형성하면서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반달 가슴곰 다음으로 복원을 하려고 했던 동물로서 대륙사슴이 그 하나이다. 대륙사슴은 토종 꽃사슴으로 불리우며, 그 크기가 일반적인 꽃사슴보다는 크고, 엘크 사슴보다는 작다. 비무장지대에 일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멸종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필자가 대륙사슴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장수군 뜬봉샘 생태공원에 방문하면서이다. 뜬봉샘 생태공원은 금강의 발원지에 위치한 생태공원으로서 여러 멸종 위기에 대한 동물을 관리하는 곳으로, 현재 전라북도의 대표 생태 공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몇 년 전에 방문했을 때 박제로 되어 있는 대륙사슴을 보았고, 잘 알지 못했던 대륙사슴의 존재와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대륙사슴의 복원을 위하여 전라북도를 포함하여 몇 몇 연구소에서 노력을 하였지만, 국내에서 원종을 확보하지 못해서 관련 복원 사업이 현재까지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 기관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노력과 도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은 미래에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대륙사슴의 성공적 복원을 성공하기 위해서 세 가지 조건이 필수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하나는 가장 먼저 원종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원종을 확인하는 유전자 분석 방법이 표준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확인된 원종을 번식시키기 위한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사슴 번식을 위한 전문적인 연구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륙사슴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미리 번식을 위한 전문적인 기관의 필요성도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관련 예산이 끊기지 않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반달가슴곰 복원에 2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10년이라는 시간이 짧을 수도 있다. 지금은 뜬봉샘 생태공원에 박제되어 전시되어 있는 대륙사슴이 언제가 복원되어 자연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는 장수군에서 뛰어 노는 상상을 해 본다. /장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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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6 09:41

강력하고 신속하게 엄중 경고하라

유인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 대한민국선수단은 첫 경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 2월 7일 베이징 Capital indoor stadium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준결승을 통과해 결승에 진출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황대헌과 이준서는 페널티를 받아 탈락해 버렸다. 레인변경 위반을 했다는 이유였다. 오심이 한 번 이상이면 그것은 고의다. 이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굵디굵은 땀방울을 흘려온 우리 선수들 땀방울의 의미를 송두리째 부정해 버리는 아주 나쁜 판정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박장혁 선수는 상대선수의 반칙으로 손등에 11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고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화가 났던 이유는 우리 선수들이 실력이 아닌 오심과 타의에 의해 모두 실격되고 실격된 그 자리에 모두 중국선수들이 차지했다는 것이다. 점입가경은 결승에서 1등으로 들어왔던 헝가리 선수를 비디오 판독으로 우승을 빼앗더니 그 자리를 중국 선수들에게 1∼2위를 만들어줘 버렸다. 필자는 오랜 선수와 지도자 생활 중에 현장에서 수많은 경기를 봐왔지만, 이번 경기처럼 조금의 양심도 없고 눈치도 보지 않고 드러내놓고 천방지축 조자룡 헌 칼 쓰듯 함부로 칼춤을 추는 심판은 처음인 것 같다. 선수만 fair play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심판도 지도자도 관중도 sportsmanship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단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국선수들과 한 조가 되면 위축이 돼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고 절대적으로 우리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줘야 하는 일이 가장 큰일이었다. 오심이 아닌 고의 편파 판정이 계속 된다면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위축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에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래서 이기흥 IOC위원겸 대한체육회 회장과 윤홍근 올림픽선수단 단장과 필자 등 선수단 긴급회의를 하게 됐다. 결론은 내려졌다. 강력하고 적극적이며 즉각적이고 엄중하게 경고하자는 것이었다. 첫째 심판위원장에게 이의서 제출 . 둘째 국제빙상연맹(ISU)항의 서한 발송 및 강력 민원제기. 셋째 IOC에 항의 서한 발송 및 바흐위원장 면담 요청. 넷째 CAS(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에 제소. 다섯째 대한체육회장과 선수단장 및 국제빙상연맹 회장과의 영상회의를 통해 편파판정 재발 방지 및 심판 교체 요구. 여섯째 국내,외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통한 항의. 일곱째 의기소침해진 선수들에게 심리안정을 위한 심리상담사 투입. 마지막으로 계속 편파 판정이 이어진다면 팀 철수까지도 고려하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엄중했었다. 윤홍근 단장께서 선수들을 경기 전날 불러서 미팅하였다. “너희는 경기에만 열중해라. 나머지는 우리가 한다” 라고 격려하면서 다독여 줬다. 경기 당일 심판도 바뀌었다.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선수들은 신이 났다. 시빗거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앞서 내달렸다. 리더의 판단이 우리 선수단에게 미친 지대한 영향력은 우리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그 결과 2014 소치올림픽 보다 1개의 메달을 더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두려움 없는 도전, 최선을 다하는 열정,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 공정한 경쟁 속에서 빛나는 스포츠맨십을 통해 국민께 감동과 기쁨을 선사 할 수 있도록 열렬히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유인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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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09 15:03

바다 위의 탄소중립 전쟁

얼마 전부터 시내버스에 천연가스 표기가 많아지더니 최근에는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전기자동차가 급증하고 있다. 이것은 다음세대에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려는 인간의 기술개발을 통한 노력의 일부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유엔환경계획(UNEP)이나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 등 국제기구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특히, 지구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속가능한 인류를 위해 반드시 보전되어야 할 자연이자 자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각 대륙을 오가는 10만여척 이상의 상선들을 비롯해 각국의 연근해 소형선박들이 화석연료를 연소하면서 오염물질을 뿜어내고 있다. 이 선박들이 배출하는 총 탄소량은 이산화탄소 세계 5위 배출국인 일본의 총량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50%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을 강제하기 시작했다. 당장 내년부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들은 운항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크게 낮춰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해상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의 경우 ‘23년부터 역내를 기항하는 선박들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선사들은 기존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하거나,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됨에 따라 우리 정부와 업계도 분주히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1년 12월에 친환경선박 보급 촉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그린뉴딜,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선박 기본계획」을 수립하였으며, 국적원양선사인 HMM도 ‘2050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하고 발 빠르게 친환경 선박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건조기술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빠르게 진행되는 친환경 선박도입은 ‘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이나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된 우리나라 해운산업에 다시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존 선박 대비 10~30% 가량의 추가 건조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 친환경 선박 도입의 걸림돌이 되고 있어 선박금융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18년 선제적으로「친환경설비 개량 특별보증 프로그램」을 마련 후 현재까지 223척에 대한 4,900억원의 보증을 제공하여 국적선사 선박의 친환경 전환을 앞당겨왔고, 지난해에는 4,293억원의 선박금융을 제공하여 17척의 친환경 선박이 건조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이어 공사는 정책금융기관들과 공동으로 ‘친환경선박 금융지원 플랫폼’을 구축하여 국적선사들이 제 때에 친환경 선박을 발주할 수 있도록 적기 자금지원체제를 마련하였으며, 나아가 친환경 선박 발주에 소요되는 업계의 자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세제절감 혜택을 제공하는 선박 조세리스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친환경 선박 금융지원은 해운과 조선의 상생협력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되어 우리 조선소가 건조한 친환경 선박으로 우리 선사들이 친환경 해상운송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한 바다, 깨끗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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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02 14:06

하이퍼 로컬의 시대, 동네의 재발견

얼마 전 집을 이사했다. TV, 쇼파, 청소기 등 생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켓’을 방문했다. 처음 이용해 봤는데 직접 체험해 보니 내가 살아야 할 동네도 알게 되고, 좋은 물건도 싸게 득템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가 새로 발견한 것은 집, 일상, 거리, 동네였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동네의 재발견’이 아닌가 싶다. 동네에 대한 관심은 방역 단계에서 시작됐다. 전국 상황보다는 우리가 사는 지역 상황이 궁금해 진 사람들이 시청, 군청, 구청 홈페이지를 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원거리 이동과 대형 실내 공간 방문이 어려워짐에따라 우리의 생활권이 동네로 좁혀졌고, 동네 가게, 거리, 상권이 우리의 관심사가 되었다. 로컬 그 이상의 로컬, 하이퍼 로컬(Hyperlocal, 지역 밀착)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사람들의 생활 반경은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좁혀졌고, 이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발맞춰 ‘하이퍼 로컬’이 부상한 것이다. ‘아주 좁은 범위의 특정 지역에 맞춘’이라는 의미로 하이퍼 로컬 서비스는 특정 지역, 동네 자체를 경험하고 소비한다는 개념이다. 하이퍼 로컬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동네’, 그리고 ‘이웃 사람’이다. 이른바 ‘슬세권’이라 말하는 슬리퍼를 신고 걸어갈 만큼 가까운 거리의 동네 안에서 이웃 간의 상호 작용이 일어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머물고 싶은 도시’는 근거리에서 일(職), 주거(住), 놀이(樂) 즉 ‘職·住·樂’이 15분 안에 가능한 동네가 삶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생활권 도시’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인터넷 쇼핑, 홈쇼핑 등 온택트 업종의 매출도 늘었지만, 정육점, 슈퍼마켓 같은 동네 업종들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동네 경제’의 가능성을 알아본 기업들은 동네 기반 서비스 개발에 일찌감치 뛰어들고 있다. 동네 주민 간 중고 거래를 중개하는 ‘○○마켓(당신의 근처에 있는 마켓)’은 가입자 수가 2,10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가구당 1명은 당근을 쓴다. 네이버도 사용자 위치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인 ‘이웃 서비스’를 오픈했다. ○○마켓과 이웃 서비스는 단순 거래 시장에서 탈피해 완전히 새로운 의미의 지역 커뮤니티를 생성한다. ○○마켓의 ‘동네 생활’과 네이버 이웃 서비스의 ‘이웃 소식’을 통해 동네 주민들은 일상을 나누고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하이퍼 로컬 플랫폼을 통해 우리 동네를 재발견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가히 창조적 파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관(官)보다 민(民)이 앞서 지역 주민 스스로 참여하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을 창조함으로써 주민 중심의 생활 자치를 실현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하이퍼 로컬 시대, 동네의 재발견은 중앙과 지방 모두에게 지역발전 정책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중고 거래를 넘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지역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마켓의 대표가 밝힌 이 목표는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2.0 시대에 중앙과 지방 정부가 매우 깊이 있게 새겨들어야 할 진정한 주민자치를 위한 지향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동네의 재발견은 지방자치의 재발견이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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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23 14:11

동물의 심장을 가진 사람

수의학 분야의 사람들은 여러 종류의 동물을 치료하고 연구를 하면서 얻어지는 결과가 때로는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보통 연구 한다고 하면, 동물 중에서 쥐와 같은 설치류 (실험동물)만 생각하게 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수의학 측면에서는 모든 동물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험동물 뿐 만 아니라 반려동물, 농장 동물 및 야생 동물 등도 각자 가지고 있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본질적으로 수의사라는 직업이 농장 동물 (소)를 치료하는 사람에서 시작되었다는 문헌이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동물 보다 인류의 문명의 발달에서 농장 동물 (소, 양, 염소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고기 및 우유와 같은 식량을 주는 중요한 동물이었다는 점에서 수의사들은 안정적으로 위생적인 식량이 공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식량을 주는 대표 동물로 ‘소’였다면, 지금은 동물의 종류가 소, 돼지, 양, 염소, 닭, 오리 등으로 다양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고기는 비싸기 때문에 조금은 저렴하고 좋은 단백질을 제공해주는 돼지는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돼지는 삼겹살과 수육 등을 제공해주는 동물로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수의사들은 돼지가 식량을 제공해주는 동물 말고는 의생명공학적 의미로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돼지가 무슨 의생명공학적 의미가 있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제목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실제 돼지의 심장을 이식 받아서 살아가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2022년 1월 11일 발표된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메릴랜드 대학병원에서 유전자 편집(도입)된 돼지로부터 심장을 확보해서, 말기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이식을 실시한 것인데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까지는 자료를 살펴보니, 그 환자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왜 여러 동물 중에서 돼지일까? 지면의 한계 상 많은 내용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돼지의 여러 장기의 크기와 생리학적인 특성이 사람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실험동물로서 중요성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유럽 및 미국과 같은 과학 선진국을 중심으로 의생명공학용 돼지를 개발하기 위하여 장기적인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번 심장을 이식하는데 사용된 의생명공학용 돼지가 태어나고 실제 사용 될 때까지 적어도 20년 이상이 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돼지가 아니라 무균 시설에서 자라고 있으며,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하여, 10개의 유전자가 편집 (변형)된 돼지입니다. 유전자 편집(변형)을 해본 사람을 알겠지만, 1개의 유전자 편집 (변형) 돼지 모델을 확립하는데, 적어도 2~3년 정도 소요됩니다. 10개의 유전자가 편집(변형) 되었다는게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연구를 했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가 초기에 투자를 통해 이루어졌는데요. 그러나 점차 연구의 중심을 잃게 되었고, 단기 지원 중심의 국가 연구 과제 특성상 결국은 그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분야에서 이제 선두권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 필자도 연구 초기에 돼지 연구를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연구 디자인이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되었다는 것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한 정부도 단기적인 성과나 논문의 인용지수가 낮으면 지원이 어려운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학 기술은 미래를 이끄는 중요한 분야이며, 코로나19에서와 같은 상황에서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진짜 실력이 나옵니다. 기초과학을 꾸준히 연구하고 관련 연구가 누적이 되어, 응용분야에 적용 되며, 산업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또한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과학자들이 국가의 연구 과제 평가를 할 때 학연, 지연에 연연해하지 말고, 좀 더 냉정하게 도전적인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박수 치고, 밀어 주었으면 합니다. 이제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단기적인 시선을 버리고, 장기적인 계획과 관련 연구자들에게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때입니다. /장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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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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