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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악마 태극기 들고 대한민국을 응원 한다 장수 사과 빨간 깃발 들고 응원 한다 사과 먹으로 오시오 빨간 동네 나무마다 빨간 꽃이 피었네신은 창조했다 산과 깊은 계곡 서릿물 찬 공기 찬이슬에 담아 축복의 열매을 주었다 사과 꿀 같이 달고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는다 빨간 동네 빨간 돌무지 거리마다 쌓여 있구나장수골 다랭이 논 사과 밭김제들 쌀가마처럼 쌓여 있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할매가 눈빛을 마주본다어서 오시오△신이봉 시인은 시집 〈씨앗〉과 산문집 〈내가 밟았던 땅〉을 냈다. (주)명성화학 회장.
바닷가 외딴집 개가 짖는다 멀리 방파제 위를 서성거리는 갈매기 한 마리와구름에 어깨를 묻는 석양 갯벌은 이제 쇠골뼈만 보인다 아무도 없다 어디에도 없다개도 나처럼 바다를 향해 목이 길어진다저물어 간다△심옥남 시인은 1998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세상,너에게〉 〈나비돛〉 등이 있다.
벼 이삭 고개 숙여가을이 익을 무렵월척 손맛 그리워서낚싯대 앞 지켜 앉아해종일 따가운 볕에도기대감에 설렌다.반짝이는 물비늘에눈부신 가을 햇살찌에 머문 시선팽팽한 긴장감도허망한 세월을 낚는낚시꾼의 옹고집.△정순량 시조시인은 1976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와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조집 〈向日花〉 등 11권을 냈다.
버스가 가고 트럭이 가고번쩍이는 외제차가 폼 재며 가고택시가 가고 오토바이가 가고잽싸게 달리는 승용차들 옆으로허름한 손수레도 힘겹게 간다돈 쓰러 가는 사람 돈 벌러 가는 사람돈 때문에 돌아버린 사람하나같이 어딘가로 사람들이 가고 있다돌잡이 상을 잘 못 받은 탓 일게다허리가 휘게 짐수레 끄는 저이는몇 년째 고시학원만 드나드는 저이는속 빈 연필을 집었을까포동포동 살 오른 얼굴로며느리를 언니라 부르는 저 집 시어머니는엉켜버린 실타래를 집었나보다차들이 가고 사람이 가고세월이 간다△전재복 시인은 1993년 ‘한국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등이 있다.
비안도 그 후미진 바닷가에서정표로 주워온몽돌 하나억년의 묵언 수도승이다거센 물결에 부대끼며먼 세월의 뒤척임제 몸 닳아저리 거듭나기까지또, 안으로는얼마나 많은 시간을무두질했을까몽돌 하나에서 억겁의 세월을 읽는다.△류인명 시인은 2006년〈한국 시〉로 등단. 시집 〈바람의 길〉 〈둥지에 부는 바람〉이 있다.
햇살에 스며드는 일이다가을 날 물들어 가는 감나무 잎처럼 뜨겁고 어두웠던 마음들 널어 말리며이제 온 힘 다해 살지 않기로 한다싹이 돋고 잎이 자라낙엽이 지는 사이자박자박 누군가 오고또 누군가 가버린 이 이역의 순례에서그대와 나의 발자국하나로 포개보는 일이다다시 한 번 천천히햇살에 나를 꺼내 말리는 일이다△김동수 시인은 1981년 월간 〈詩文學〉으로 등단.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말하는 나무〉 〈를러〉 등과 평론집 〈한국현대시의 생성 미학〉 〈시적 발상과 창작〉 등이 있다.
지나간 날들을 떠올리면 얼굴이 왜 이리 달아오르는지.바람만 살며시 스쳐도 떨리고 붉어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나.오늘은 몇 송이 첫눈 내리고바람 불어 가장 추운 날인데내 삶이 여기저기 휴지처럼 흩날리고 있어.온 누리가 눈으로 덮이고내 마음 잠시 가벼워지면나는 다시 당신이 그리울까.하얀 겨울 들판에 서서 우리들 봄을 노래할 수 있을까.오늘 왜 이리 떨리는지 몰라.내 영혼 서성대는지 몰라.△김광원 시인은 199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패랭이꽃〉 등이 있다.
드라이버로 공을 내려치는 순간골퍼는 날아가는 공에서 자기를 본다공이 날아가는 거리보다눈으로 보는 거리가 더 멀고잔디 위를 굴러가는 공보다 내가 먼저 홀 속으로 들어가 공을 기다린다아슬아슬 홀을 빗나간 공이 있기에골퍼는 또다시 완벽한 내일을 꿈꾼다공이 어떻게 날아가는가,홀이 어떻게 공을 받아들이는가를 알고그 공 속에서 내 혼을 볼 때나는 비로소 명 골퍼가 된다*이희정 시인은 2003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여름밤> 등 3권이 있다.
하늘을 향하여 치솟다너는 곤두박질쳐 제 자리로 온다네 머리의 끄트머리에서끝내 부서져 내리는 환호를 위하여너는 다시 하늘을 오른다날개를 갖고 태어나는 물의 비상飛翔이가늠할 수 없는 물의 야망이신의 노여움을 산다해도폭포는 알 수 없는 그 길을 너는 오른다시지프스의 바윗돌이 굴러 떨어져도물의 의미를 거부하며네 삶의 끝에서 찬란하게 부서진다△정군수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회장으로 전북대 평생교육원 문창과 교수와 혼불문학정신 선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산이 우뚝 솟은 것은 사람들이 근심을 산에 놓고 가기 때문이다. 근심도 욕심에서 나오는 것채워지지 못한 욕심들이 하늘 높이 솟아 오른 것이다. 산의 소망이 있다면 저 많은 봉우리들이 하나씩 하나씩 낮아져 어느 날은 바다와 같이 땅과 같이눈 높이를 맞추어 서로를 바라보는 것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아산과 바다가 함께 사는, 그런 경계에 서 있고 싶은 것이다.△ 김한하 시인은 시집〈우렁각시의 꿈〉과 동화 〈나무할머니 옛날이야기〉를 냈다.
내 활자에서는 피가 난다아물지 않는 무더위 재채기가 터지자기도에 번식한 아카시나무아직도 건조한 추억 근처를 맴돌고 있다기름 한 입 가득 머금고천만 번 잠을 헹궈도손에는 늘 까만 강이 버스럭거릴 뿐송곳니가 나를 낚는 꿈에서헤어나지 못한다얼마나 또 꽃이 지면 오래 아낀 일기장통째로 열명길에 암장할 수 있을까내 피 묻은 활자는 여전히어둠 저 쪽으로 홀씨를 날리고 있는데△오용기 시인은 2002년 〈문예연구〉로 등단. 해성고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여름 청년 (靑年)건장한 키 쑥 쑥 자라는 힘기러기 날개 바람 소리에 사그락 사그락칼날처럼 모진 잎 나비처럼 춤을 춘다 봄부터 가을 까지 들녘을 실록으로 물들게 하네 지리산 도사 삿갓 쓰고 수염을 늘어놓았다 수염 속에 총 총 박힌 옥수수 수염이 늘어질 때 알갱이도 영글어져 가구나수염차 옥수수 향기두 손 모아 하모니카 불며 톡 톡 씹는 맛우리를 즐겁게 하구나△신이봉 시인은 시집 〈씨앗〉과 산문집 〈내가 밟았던 땅〉 등의 저서가 있다. (주)명성화학 회장을 맡고 있다.
비가 오는가어렴풋 꿈결인양 새벽 빗소리불빛 새던 창가에살며시 찾아온 뉘 발소린가들릴 듯 발소리를 낮추어내 곁에 나란히 눕는 새벽 빗소리꿈길로 찾아오는 아련한 사람아나의 빈 뜨락을 적시는 정겨움이여돌돌돌 어릿한 물소리꿈의 이랑을 넘치네흥건히 그리움의 이랑을 넘치네.△허호석 시인은 198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해살의 첫동네〉 등 15권의 저서가 있다.
햇맛에 비할 바 없이 켜켜 묵은 벗이 전해준봄 감자 앞에 놓고 무얼 해먹을까 궁리하다 둘둘갈아서 전을 부치는데 어릴 적 어머니가 쪄 준 감자 맛이 떠올랐는지 껍질 째 밥에 얹으라한다 찐 감자는 후덕후덕 겉옷을 벗길 때 손끝 데이며먹는 맛이 최고이고 친구들이 등 뒤에 단단히 꽂 아준 그 주먹감자까지 밥물에 구수하게 풀린단다 귓전에 윙윙거리는 세상사도 푹푹 익어 부옇게 살빛 오른, 맛있다 모다들 어여 와, 감자나 먹자.△송희 시인은 1996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탱자가시로 묻다〉 〈설레인다 나는, 썩음에 대해〉와, 가족치유 명상집 〈사랑한다 아가야!〉가 있다.
치마폭에 숨고 감기고매달리던 어린 시절…강동그늘 80리 일고바라고 기대 살아온 어미품그리움과 후회로뜨거운 여름 한 짐씩져다 쌓아올린 산지나온 만년 앞으로 만년그렇게 쌓아올려지는 높음거기 항상 있으매푸르금에 폭~싸안고꽃피우고 다람쥐 키워내는 넒음.
창문을 열고 너를 보니두고 온 유년의 산천이 그립다가제 잡고 도토리 줍고 산 머루 따 먹든늦 가을 산 자락이 그립다이제 창 가에 눈발이 나무하나달려 가 덮어줄 담요 한 장 없다저자 거리 싸 돌다 마음도 다 삭정이 되었으니바람만 앉아도 부러질듯한 인생 나뭇가지달아, 저 눈 발 그치면 대신골골마다 하얀 솜 이불 펴 주고 가라.△최남호 시인은 2003년 〈한국시〉 신인상으로 등단. 전북아동문학상·마한문학상·한국아동문예상을 수상했다.
바다에 갔다, 바람 부는 날 바람맞아 온몸이 얼얼했다.바다는 출렁거리고 심히 악다구니를 쓴다날던 갈매기가 물살 따라 출렁, 리듬을 탄다바람이 따귀를 쳐도 끄떡없이 제자리 일렬횡대로 지키는 새,무엇이 희고 검다 할 것인가 없고 있다 할 것인가생각도 없고 그저 상像만 바다 한가운데서 바람에 부대껴 출렁거릴 뿐스치고 지나와 눈에 흔들리는 것들 모두파란 바람이 아니고 무엇이랴△전선자 시인은 1996년에는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
꽃같이 살자꽃같이 살다가 꽃같이 스러지자꽃물이 꽃무덤을 덮을 때까지 곱게 아름답게 살자눈물은 말라야 하고땀은 씻기워야 하고 맑은 살갗위에 햇살은 비껴서 지나가야 하고꽃같이 살자또옥 꽃같이 살자△채규판 시인은 196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시집 ‘바람에 서서’등 20여 권의 시와 시조집을 냈다.
몸을 낮춰서 바라보면작은 것들이 다 보인다.평소에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개미새끼도 짚신벌레도무당벌레도 자벌레까지사랑스런 것 아름다운 것눈을 작게 뜨고 바라보면가까이 있는 것들 다 보인다멀리만 보느라 보지 못한 것들맺히는 이슬 벙그는 풀꽃작은 돌맹이 돋는 싹 하나사랑스러운 것 아름다운 것△전원범 시인은 〈시문학〉 천료와 한국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으로 등단. 광주문인협회장을 지냈으며, 방정환문학상·소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손톱만 아프게 남아서〉 등 9권이 있다.
세상에 하찮은 것이 어디 있으랴들나팔 피고지면 더 높이 올라 윗줄기에서 또 한 송이 피어그렇게 수도 없이 반복하더니지고만 꽃마다 움켜쥔 주먹까맣게 익은 꽃씨들이숨 멈추고 들어앉았네줄기를 옮겨 가면서피고 또 피어나기를아침마다 반복하기를가슴 뛰기를 거듭하더니흙 위로 풀인 양 자라나던 초록잎슬금슬금 들나팔을 향하여하늘 맑은 오늘 아침족두리 같은 하얀 꽃을 피웠다세상에 필요 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서둘러 제거해야 하는 것이 어디 있으랴그렇게 작고 하찮던 것이이토록 벅찬 기쁨인 것을.△조미애 시인은 1983년 월간 〈시문학〉 초회 추천으로 등단. 시집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과 칼럼집 〈군자오불 학자오불〉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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