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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정부를 기대한다

최근 대통령께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하지만 국민의 평가는 냉소적이다. 정작 국민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없었다. 일방적인 국정홍보 자리였으며 소통은 없었다는 평이 주류다. 향후 국정운영이 우려스럽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이색 표현만이 시중에 회자될 뿐이다. 국정실패 부문에 대한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의 실망은 당연한 이치다. 어느 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일년이 다 돼 간다. 더 이상 ‘새 정부’라는 표현이 어색할만큼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약속이나 포부를 언급하기 보다는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국정상황을 되돌아보면, 혼란의 연속이었다.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했던 전임 정권과 하등 다를바가 없다. 창조경제와 국민통합, 경제민주화 등 그럴듯한 국정 아젠다를 내세웠지만 이런 약속들은 온데간데 없는 듯하다. 이는 인사실패부터 연유했다. 자질시비와 도덕성에 흠결이 수두룩한 인사들을 장관에 임명했다가 연속 낙마했다. 국가기관들의 불법적인 대선개입 시비로 정권의 정통성 시비마저 낳았다. 이런 연유로 출범직후부터 민심은 사나웠다. 시국선언과 촛불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독재정권과 권위주의 시절에나 있었던 공안정국이 조성돼 공포에 시달렸다. 소통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필요하다. 쓴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입에 발린 소리만 하는 인사들만 주변에 가득하면 사나운 민심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청와대 참모진이나 국무위원들의 대통령 눈치보기에 급급해서는 안된다.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쓴소리를 하고 시중 여론까지도 가감없이 전달하는 참모를 가까이에 둬야 한다. 태산불양토양(泰山不讓土讓)이라는 말이 있다. 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도량이 넓어 많은 것을 포용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또한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 강과 바다는 개울물로 마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큰 인물은 소인이나 소인의 말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임을 이르는 말이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이사(李斯)가 한 말이다. 그는 본래 초(楚)나라 출신이었으나 등용되어 진나라의 객경(客卿)이 되었다. 그런데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하기전 재상 이사는 기득권의 강력한 반발로 축출당할 처지에 몰리자 이런 말로 위기를 벗어나고 나중에는 진시황의 최측근이 되어 진나라의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그만큼 인재가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줄·연고를 통한 천거인사, 논공행상(論功行賞)식 자리배정은 더 이상 안된다. 출신배경이 어디냐를 따질 게 아니라 능력을 우선해야 한다. 인사탕평책을 써야 국민통합도 이룰 수가 있다. 소통(疏通)이란 원활히 통해서 서로 이해한다는 의미다. 영어로 대화,소통을 의미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은 라틴어의 ‘나누다’를 의미한다. 나눔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의사를 바로 들어야 하고, 진정 들으려면 상대방에게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소통의 능력이다. 일방적인 독주와 독선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아직도 현 정부의 임기는 한참 남았다. 지난 시절의 실패를 교훈삼아 소통(疏通)의 정부를 기대해 본다.△강동원 의원은 경기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노무현 대통령후보 조직특보 등을 지냈고 현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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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9 23:02

'안녕' 대한민국

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열풍이 분 ‘안녕’하지 못한 2013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갑오년은 두 갑자 전 동학농민혁명의 횃불이 타올랐던 해이고, 갑오경장이 실시된 해이기도 합니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한 아래로부터 위로부터 힘찬 움직임이 솟구친 때입니다. 6월 지방선거는 새로운 기회올해는 지방선거로 새로운 기회가 열립니다. 관심은 누가 도지사, 시장, 군수, 의원이 될 지에 쏠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지난 해 시장, 군수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법원에 불려 다니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태는 도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책임을 따지기 전에 사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중앙정치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되면 지방자치가 발전할 것이라 주장하지만 인사와 계약 등 비리는 중앙정치와 무관한 면이 많습니다. 지역 스스로 견제와 비판, 감시 장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자면 유권자 스스로 변화하고 지방의회의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의 비판과 감시가 살아나야 합니다. 지역사회의 자치역량도 성장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를 바탕으로 지방자치의 꽃을 피울 비전 있는 후보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민주적인 지방자치를 발전시킬 인물을 찾아내는 것이 정당의 의무입니다. 국민이 ‘안녕’한 세상이 되려면 청와대와 여당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박근혜대통령은 독일 메르켈총리의 길이 아니라 영국 대처총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영국병’의 실체도 모르면서 ‘철의 여인’ 흉내를 내는 것은 강력한 저항의 대가를 치를 뿐입니다. 우리 국민은 독재체제에 고분고분 순응하며 살지 않았으며 ‘종북’의 굴레를 씌어 겁박한다고 해서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특정지역의 패권과 소수의 특권 유지에 혈안이 되지 말고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는 집권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가장 쓴 소리를 많이 듣는 게 민주당입니다. 항상 존재감이 약하다는 뼈아픈 비판을 받습니다. 야당이 지지를 받으려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대안을 실천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과 다른 정치, 다른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하여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민주당에는 좋은 정치를 실천해 온 박원순 시장과 같은 자치단체장들이 있습니다. 올 지방선거를 통해 막연한 구호로서의 새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정치를 다시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새해에는 '비정상'을 정상화 시켜야스스로에게는 지치지 않는 열정과 꺾이지 않는 용기를 가질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비정상의 정상화’에서 출발합니다. 잘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심각한 불평등속에서 오히려 국가가 나서서 경쟁을 강요하는 것은 ‘비정상’입니다.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고 노동조합조차 인정하지 않으며 파업을 적대시하는 것은 ‘비정상’입니다. 국민의료비부담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산업화를 내세워 의료까지도 돈벌이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도 ‘비정상’입니다. 새해에는 시장의 지배를 줄이고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는 위로부터의 혁신과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비정상을 정상화시켜 모두 ‘안녕’한 2014년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안녕’하기를 바랍니다.△김 의원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며 민주당 원내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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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2 23:02

2013년 우리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2013년 연말 박근혜 정부 1년을 지나 새로운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안녕하세요’란 평범한 일상 언어가 어느새 가슴을 울리는 유행어가 됐다. ‘안녕하세요’는 파편화 또는 원자화된 사회에서 타인의 삶에 무관심한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가슴 아픈 단어가 되었다. 원인은 자신의 이익만 따지는 사회 풍조이며, 선출된 권력의 불통이다. 사회는 이렇게 하 수상할 진대,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청와대 인사는 ‘원칙대로 가는 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며 불통을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과연 얼마나 자랑스러운 원칙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거스르는 원칙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며 정치적 역풍만을 남겨놓고 있을 뿐이다.■ 민주주의 요체는 관심과 소통돌아가신 그분이 독재와 군부권력에 대항했던, 뜨거웠던 그 시절을 묘사한 영화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 시절의 시비를 뒤로하고, 뜨거움을 지녔던 변호인으로서 약자를 위해 거대 권력에 대항했던 모습은, 그 자체가 정의로 묘사되었고, 우리는 또 그렇게 되새기고 있다. 약자를 위한 뜨거운 언어들이 다시 국민들의 마음을 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사회를 표방한 우리 정부는, ‘국민을 위해, 국가 이익을 위해 일관되게 나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불통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청와대의 뜻대로라면 다시 뜨거웠던 저항의 시대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치 못한다.우리 국민은 지금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에 대한 관심을 바라고 있다. 21세기 사회는 고도화되고 선과 악의 구분은 옅어지고 이익은 파편화되었다. 무엇이 진실이고 옳은 것인지 그 구분은 점점 더 어려워져, 현대사회의 문제해결은 이분법적인 사고를 넘어 서로에 대한 관심과 소통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정부와 권력에 대해 주권자로서 어려운 문제 해결에 앞서 관심과 소통을 원하고 있다. 관심과 소통,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다.사실 우리나라는 과거 독재시절부터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부정한 적이 없다. 심지어 3대 세습의 북한정권마저 ‘민주주의’ 공화국이라 스스로를 칭하고 있다. 왕권사상의 기초가 된 유교에서도 하늘의 뜻은 곧 민심으로 국민의 뜻을 존중했다. 아마,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그 누구도 민주주의 통치체제를 부정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영어로는 데모크라시, 우리 번역어로는 민주주의라 쓰고 있는 이 서구적인 통치체제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민주주의는 국가 의사결정에 국민이 뜻을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학문적으로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권력의 전제화를 억제할 권력분립을 기본으로 한 정치제도 확립을 민주주의의 요건으로 들고 있다. 기본권 보장과 권력분립은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국민에 의한 국가 전반의 의사결정과 국가 권력의 통제가 곧 민주주의란 의미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 귀담아 들어야국가의 의사결정은 어려운 일이다. 모든 국민의 의사를 한가지로 수렴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의사결정 수단은 다수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승자가 모든 권력을 갖는 승자 독식주의는 더더욱 민주주의가 아닌 것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고, 소수자의 의견에 경청하여 다수를 위한 결정을 하는 것이다.연이은 보수정권의 불통은 일상적인 언어조차 가슴 시리게 만들고 있다. 철도 민영화, 밀양 송전탑, 진주의료원, 무엇이 옳은지 보다 그들의 의견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 국민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소수자와 반대자는 어느 시절에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권력이 이들을 모두 적으로 대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멀어지고,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것이다. 정권은 선거 승리로 자만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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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26 23:02

쌀 생산의 공익적 가치 생각해야

이제 2013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농촌에서는 봄 여름 가을을 지나며 농민들의 흘린 땀의 결실과 함께 기쁨으로 보내야 하는 계절이 되었다. 도시민들은 뜨거운 햇살을 피해 휴가를 떠나는 한 여름에도 농민들은 논과 밭을 지키며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요즘 농한기에도 농민들에게는 기쁨보다도 주름살을 늘리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 2004년 정부는 추곡수매제를 폐지하고 목표가격을 통한 쌀직불금제도를 도입하였으나, 지난 8년 동안 목표가격이 17만 83원으로 동결되어 쌀 생산 농가에게 실질적인 지원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쌀 목표가격의 현실화를 통해 농가의 소득보존이 필요한 상황이나, 정부는 고작 4000원 인상을 밝히고 뒷짐만 지고 있다. 집권여당 또한 구체적인 쌀 목표가격 인상에 대하여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쌀 생산비 오르는데 쌀 값은 제자리지난 8년간 소비자물가 26.8%, 쌀 생산비는 21.2% 상승하였다. 우리가 흔히 음식점에서 접하는 밥한 공기 가격은 10여 년째 고정되어 있다. 쌀 가격 및 목표가격 또한 물가상승률에 따라 인상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부는 목표가격을 올리면 쌀 공급과잉을 초래 할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으며 반대하고 있다. 1970년 86.2%였던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1980년 69.6%, 2000년 55.6%, 2005년 53.4%, 2012년 45.3%로 지난 40년간 식량자급률이 40% 이상 감소하였다. 곡물자급률은 1970년 80.5%에서 2012년 23.6%로 57%로 감소하였다. 우리나라 농산물중 유일하게 자급이 가능한 품목이 쌀이다. 농민들이 지금 요구하는 목표가격인상은 쌀농사를 통해 큰 소득을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쌀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왜 농민들에게 국가가 직불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우리 쌀 농업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역할 이외에도 국가 전체적으로 큰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논의 환경적 공익기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홍수조절 44조원, 수자원함양 1조7000억 원, 대기정화 7조1000억, 기후순화 1조3000억,수질정화 2900억, 토양유실저감 1조 5000억원등 총 56조원의 공익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쌀소득보전직불금으로 집행된 예산이 6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논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감안하면 너무나 미약한 수준이다.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2003~2012)간 17만 885ha의 농지가 타 용도로 전용되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 보존하기 위하여 우량농지로 지정된 농업진흥지역 또한 2004년 92만 ha에서 2012년 말 80만 9000ha로 12.2%나 감소하였다. 정부가 농업과 농지의 형상유지를 위한 지원책을 소흘리 한다면, 농지의 감소는 더욱 가속화 할 것이다.직불금 현실화가 농업 안전장치농업기반은 타산업과 달리 한번 무너지면 다시 원상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농촌에 불어닥친 어려움을 농민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멀지 않은 장래에 국민 모두의 문제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미래에 불어닥칠 수 있는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형상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 야당과 농민들이 요구하는 쌀 직불금의 현실화는 바로 농민들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임을 정부와 여당은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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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9 23:02

정기국회를 마감하며

추수도, 김장도 모두 끝나고 기나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도 마치게 되었다. 그러나 쌀 목표가격을 반드시 현실화해야 할 본격적인 예산 심사가 남아있다. 철도 등 국민의 동의 없는 공공부문민영화를 막고, 지난 대선의 불법과 부정을 심판하기 위한 긴 여정도 남아있다. 1년 농사의 결실로 흐뭇하게 월동준비를 마쳐야 하지만 해야 할 일, 하여야만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쌀 목표가격 인상 관철 등 할 일 산적우선 우리 농민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쌀 목표가격 인상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 쌀 목표가격 인상은 8년 동안 정부가 우리 농민들에게 부당한 희생을 강요했던 것에 대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인데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구체적인 목표가격 인상에는 침묵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근혜정부의 눈치보기에 급급할 뿐이다. 누구를 위한 국회의원인지 답답할 노릇이다. 정부의 반민생 세제개편안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여야 공통의 대선공약인 무상보육, 학교급식, 노인연금, 주거복지 등 민생복지는 중산서민과 월급쟁이들에게 증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세제감면 축소, 과세구간 재조정 등 부자감세를 철회하는 것으로 실현하여야 한다. 지방을 살려야 한다. 민주당은 취득세 영구인하 시 지방세수 보전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방침을 당론으로 굳건히 고수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여야합의로 현행 5%인 지방소비세율을 오는 2014년부터 11%로 6%p 인상토록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민주당이 내건 예산안 심사 5대원칙의 하나로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의한 지방세 감소분에 대한 지방재정은 반드시 보전한다’는 약속을 지켜낸 것이다.9일부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국민의 불편과 화물운송의 차질이 우려되지만 이는 박근혜정부가 철도민영화 반대 공약을 파기함으로써 빚어진 일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반대로 중단되었던 이명박 정부의 KTX 민영화를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수서발 KTX 운영회사의 민간매각 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주장하나 매각 방지는 과도한 의결권 제한 등으로 위법성이 커 오히려 현실성이 없다. 철도민영화는 철도 요금 인상 및 철도안전 위협, 정부의 재정부담 증가 등 철도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철도산업을 붕괴시킬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 공공부문민영화저지특위 위원으로서 박근혜정부에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여 합리적이고 국익에 부합하는 철도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민생·민주 위해 눈과 귀 열을 것지난 대선의 불법과 부정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 그리고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진정어린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장하나 의원의 개인 발언과 양승조 최고위원의 독재정권의 말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라는 충고에 과도한 공격을 가하고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마저 전면 보이콧하고 있다. 경색된 정국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보겠다던 여야대표 4자 합의의 정신 어디로 갔는지 되묻고 싶다. 정기국회가 끝나가지만 우리 국민의 민생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현안들은 여전히 많기만 하다. 국민의 목소리를 바로 들을 수 있도록, 민생과 민주를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귀를 열고 눈을 열고 마음을 열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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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2 23:02

고도 보존, 문화재보수사업서 분리해야

서설(瑞雪)이 내린 지난달 18일 4대 고도 지역 국회의원, 주민협의회 그리고 한국고도육성포럼은 국회에서 ‘문화융성과 고도보존육성사업’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음에도 아침 일찍부터 익산에서 공주에서 부여에서 그리고 멀리 경주에서 많은 주민들이 토론회장을 가득 메웠다. 그분들이 지역에서 멀리 국회까지 한걸음에 달려온 이유는 단 하나, 고도보존육성사업의 예산확보 때문이었다. 고도보존육성사업 예산 편성 오류경주, 부여, 공주 그리고 익산에서 추진되고 있는 고도보존육성사업은 우리 역사와 문화, 지역경제와 관광 그리고 해당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고도보존지구 지정으로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와 생활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고도보존 지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한결 같이 자신들이 살던 터전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문제의 핵심은 고도보존육성사업 예산편성의 구조적인 오류 때문이다. 고도를 보존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인 이 사업은 문화재청 소관 문화재보수정비사업 예산으로 편성되어 있다. 고도보존육성사업이 문화재 발굴·복원·유지·보수 예산으로 편성되어 있는 한, 주민지원사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문화재보수정비예산으로 편성되는 고도보존육성사업은 향후 10년간 국고지원 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그런데 총액계상사업이라는 틀에 갇혀 예산 증액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자체는 매년 문화재보수정비 예산을 신청하고 있으나 문화재청에서는 수요의 약 20% 정도만 반영하고 있어 대규모 사업비를 감당할 수가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총액계상사업인 문화재보수정비 예산은 규모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내역사업인 고도보존육성사업 예산을 증액할 경우 다른 문화재 보수예산을 상대적으로 줄여야 하는 구조다.고도보존육성사업은 기본계획에 따라 연평균 527억 원의 국고지원 즉, 매년 300억 원 이상의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총액계상사업인 문화재보수정비 예산으로는 매년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증액할 경우 국가 전체 문화재 유지·보수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문화재보수예산 중 고도보존육성사업비는 연평균 20억 원 남짓에 불과하다. 익산의 경우만 봐도 금마도 토성 정비 등 17개 사업과 함께 주민지원사업을 추진해야 하지만 예산문제 때문에 모든 게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고도보존육성사업은 법률과 고시에 따라 각각의 기본계획 및 중장기 사업계획이 수립되어 있기 때문에 문화재보수정비 예산과 같은 총액계상사업으로 편성할 이유가 없다. 세계유산보존관리사업이 2011년부터 문화재보수정비 예산에서 별도 세부사업으로 분리·운영되고 있듯이 고도보존육성사업도 별도 세부사업으로 계정 분리돼야 한다. 주민지원 관련 예산 확보 최선다할 터아울러 주민지원사업 예산을 담을 그릇을 문화재청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옮겨야 한다. 문화재 발굴 및 유지보수는 문화재청에서 하되, 고도보존육성사업을 통해 지역경제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문화관광 창조사업은 진흥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끝으로 국회에서 2014년도 예산이 확정되는 그 순간까지 고도보존육성사업의 주민지원 관련 예산이 확보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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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5 23:02

대통령 사과와 재발 방지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을 했다. 국민들은 국가기관의 전방위 대선개입 의혹이 현실로 나타남에 따라, 정국을 풀기 위한 전향적인 발언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 국정원 자체 개혁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그 이후에 여야가 합의를 한다면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특검은 거부, 특위는 합의라는 지침과 대선개입은 여전히 자신과 무관한 일임을 재확인하는데 그치고 말았다.여당 의원들 대통령 호위무사 자처여야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함께해 특위든 특검이든 불법을 저지른 국가기관과 이를 조사하는 수사기관을 합리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면 대통령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금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총리 이하 책임자는 사법부 판단이라는 엉뚱한 답변만을 계속하고 있다. 수사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형국이다. 대통령은 이를 잘 알면서도, 엉뚱하게 국회에서 알아서 처리하길 주문하고 있다.이쯤 되면 10년 전 선거개입과 탄핵사태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뒤 치러진 2004년 총선 전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대통령이 뭘 잘 해서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으로 대통령이 총선에 개입했다는 등의 이유로 같은 해 3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노 대통령은 민주적 정당성을 얻어 선출된 국회와 대통령, 두 선출 권력의 충돌을 염려했다.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대통령은 권력분립 원칙에 따라 의회권력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는 경쟁적 협력 관계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대선이후 치러지는 총선에서 대통령은 소속 당의 협력을 받아야 하며, 소속당의 승리가 안정적 국정운영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여당의 승리를 바란 것이지만 정무직 공무원인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지지를 호소했다며, 선거 중립의무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됐다. 선출직·일반직 여부를 떠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엄격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박근혜 대통령은 10년 전 국회의원 신분으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서명했다. 노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에 “노 대통령이 나라를 걱정한다면 당연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사과를 요구한 국회의원은 대통령이 됐다.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여당과의 관계에 대한 고심을 표현한 대통령의 발언을 선거개입이라 비판했고, 다시 대통령이 된 그 국회의원은 전세계가 놀랄만한 국가기관의 조직적 선거개입의 수혜자임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대통령 불통 국민적 저항 거세지난 9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은 ‘국정원 여직원’에게 “선거도 끝나고 이제는 흔적만 남았네요. 김하영 씨 덕분에 선거 결과 편히 지켜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란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의 고위 책임자가 선거에 개입했으며, 그 선거 개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명확해진 순간이다. 그럼에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사법부의 판단과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고 있다. 국민들은 그 당연한 원리를 밝히라고 한 것이 아니다. 검찰 수사팀장을 징계하고, NLL로 돌아가신 대통령을 욕보이며 물타기를 하고 있는 현 사태를 대통령 밖에 풀 수 없기에 그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불통에 국민적 저항은 거세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선 모양새다. 대통령 사과와 재발방지, 말하긴 쉬워도 실행하긴 어려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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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28 23:02

어르신들 난방비 부담 줄여드려야

예년보다 겨울철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금년 겨울에는 한파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어, 난방비등의 부담이 늘어나 서민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우려된다. 특히 도시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춥고 어르신 비율이 높은 농어촌지역의 경우 그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도시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료비 부담이 적은 도시가스 보급률이 높지만, 농촌지역의 경우 보급률이 10% 미만이다. 반면 54.5%의 농가들이 비싼 석유를 난방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도시보다 농어촌 난방비가 더 들어발열량 기준 환산 가격(TOE당 가격, Ton of Oil Equivalent)을 보면 도시가스의 경우 892원인 반면, 실내등유의 경우 1,561원으로 도시가스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소득이 전무한 농어촌지역의 어르신들은 난방비 부담으로 인하여 추운겨울을 보내야만 하는 현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2012년 농어촌서비스기준 이행실태 점검 평가 결과에 따르면, 농어촌주민의 81.3%가 현재 살고 있는 주택에 불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별로는 난방시설에 대한 불만이 20.1%로 가장 높아 농어촌지역의 난방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는 농어촌정비법 제2조 10호 및 제55조에 근거하여 2008년 6000호, 2009년 7000호, 2010년 8000호, 2011년과 각각 8000여호의 농어촌주택에 대한 개량사업을 실시하여 왔고, 2013년에도 5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농어촌주택 1만여호를 개량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그동안 주택개량사업은 수요자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고, 공급자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이 주택불만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농어촌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예쁘고 멋있는 집이 아니라, 적어도 겨울철에 난방비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에너지 절감형 시설의 확충이다.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촌주민의 평균 연령이 64세이며,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비율이 35.6%로 도시 11.8%와 비교하여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OECD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이 2007년 44.6%에서 2011년 48,6%로 4년 만에 4%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어르신의 절반이 상대적 빈곤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OECD 전체 국가 중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빈곤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나 어르신 비율이 높은 우리의 농어촌지역의 빈곤 율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소득이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우리나라의 난방비가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소득이 전혀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부담이 더욱 크다. 에너지 절감 주택 등 대안 정책 추진특히 농어촌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등유보일러의 경우 도시가스 사용 가구와 비교하여 난방비가 2배 이상 높다. 농어촌 주택의 열효율을 감안하면 더욱 차이가 크며, 난방기간이 긴 산간지역의 경우 그 비용 차이가 4~5배 이상 나는 것이 현실이다.경제성 문제로 도시가스의 보급이 어렵다면, 난방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마련을 통해 도·농간의 에너지 양극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적어도 우리 어르신들이 난방비 부담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시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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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21 23:02

쌀 목표가격 현실화는 식량안보 첫 걸음

지난 국정감사 기간 동안 우리의 소외받는 농촌의 현실처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이슈들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야당의원들이 농림축산식품부 종합감사를 거부하고 나서야 '쌀 목표가격'이 언론에 조금씩 오르내리게 된 정도다. 거두절미하고, 쌀 목표가격을 현실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 농민들의 생각이다. 쌀 목표가격이란 변동직불금의 지급액을 결정하는 기준이다. 정부는 2005년 쌀수매제도를 폐지하면서 농가소득 보전장치로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으로 구성된 쌀직불금제도를 도입했다. 그해 생산된 산지 쌀값과 목표가격의 차액의 85%를 직불금으로 보전해 쌀 농업의 지속성을 보장하려는 것이다.변동직불금 올려 농가소득 보전을 쌀 목표가격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며 정당하다. 변동직불금을 올려 농가소득을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물가는 26.8%, 생산비는 21.2%가 증가했음에도 쌀 목표가격은 80㎏당 17만83원으로 제도 도입이후 단 한 푼도 인상되지 않았다. 막대한 이윤을 남기겠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생산비 상승분만큼은 소득이 보전돼야 하지 않겠냐는 정당한 권리주장인 것이다. 반면 목표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정부 논리는 군색하기만 하다. 농식품부는 목표가격 인상으로 인한 쌀의 과잉생산을 우려한다. 그런데 쌀 소비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직불금 좀 받겠다며 쌀 농사에 뛰어드는 농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목표가격인상은 과잉생산과 쌀값 폭락으로 이어져 오히려 농민들의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는 정부 논리는 우리 농민을 전혀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집단으로 폄하한 오만한 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농식품부는 쌀목표가격을 인상한다면 재배면적을 기준으로 농가 소득격차가 유발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농가소득의 도시근로자 소득대비 비율은 2006년 78.2%에서 2011년에는 59.1%로 급락했다. 최저생계비 이하 농가도 2006년에는 10.8%에 머물던 것이 2011년에는 23.7%로 크게 증가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성장 논리를 앞세우며 형평보다는 일단 파이를 키우자는 주장을 해왔다. 그런데 왜 정말로 나눌 것이 부족한 농가소득 문제에서만큼은 형평 논리를 앞세워 모든 농민을 똑같이 못살게 만들겠다고 하는 지 알 수 없다. 정부의 예상처럼 농가소득 격차가 유의미하게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고 설사 격차가 커진다고 하더라도 도시의 재벌과 서민과의 차이만큼이 될 리도 만무하다. 농촌의 문제는 농가소득격차로 인한 갈등이 아니라 농가소득자체가 너무 적어 갈등할 것조차 없다는 것이다.농촌현실 외면하는 정부농식품부는 농민의 절규는 외면한 채 최대 17만9697원까지 고작 9000원 가량 인상하는 안을 예산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농민단체가 요구하는 23만원은 물론 지난 5년간 물가상승률과 생산비 증가율을 감안해, 현재까지 제출된 정부안과 각 의원들의 발의안을 검토한 평균값인 19만5901원으로 변경하자는 민주당 김영록 의원의 안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행태는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농촌현실에 무관심한 '3무(無)' 농식품부와 박근혜 정부가 세수부족을 이유로 들어 식량산업, 생명산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쌀산업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 분명함을 보여준다.곧 있을 대정부질문에서 이 점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쌀 목표가격 현실화의 결론을 맺지 않는다면 우리의 식량산업의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우리 사회의 '을중의 을'인 농민들의 희생만으로는 식량안보와 식량산업의 미래를 그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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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4 23:02

계통 마피아를 고발한다

2011년 9·15 정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전력계통운영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의 부실 운용 문제가 결국 검찰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두 번에 걸친 국정감사에서 EMS 부실운영의 심각성을 지적했지만, 전력계통을 둘러싼 강고한 카르텔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15사고 이후 정부는 지난 2년 내내 국민들을 절전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정부는 400만kW이상의 예비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나라 전체가 대정전의 위기에 빠져들 것처럼 공포감을 조성했다. 그 결과 여름 내내 무더위와 싸우면서 전광판에 뜨는 예비전력 수치에 온 국민이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리고 올 겨울 다시 불어올 절전 광풍에 벌써부터 온몸이 얼어붙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전력대란 위기' 정책 실패 꼼수국민들은 8000만kW의 전력설비를 갖춘 나라에서 왜 전력난이 계속돼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웠다. 전력피크 기간에 길거리 전광판의 예비전력 수치는 1000만kW가 넘었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에어컨을 켜지 못하고 부채 바람에 더위를 식혀야만 했다. 외국의 전력회사는 우리나라의 이 같은 전력위기 예방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여길 것이다. 전력대란 위기는 정책실패를 숨기기 위한 정부의 꼼수였다. 9·15사고가 났을 때 전기학회 소속 교수들은 주파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게 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EMS에 저장되어 있는 계측 자료를 보자고 했다. 그러나 전력거래소는 EMS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 보안통제구역이라는 이유로 접근자체를 막았고, 정보공개도 하지 않았다. 나의 의심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9·15사고의 원인은 EMS의 부실운용에 있었다고 확신했다. 전력거래소는 EMS를 경제급전에 활용하지 않아 매년 수천억원의 연료비를 낭비했고, 계통운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과다 예비력을 확보하기 위해 1년 내내 국민들에게 절전을 강요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올해 국정감사를 치르면서 계통마피아의 실체를 확인하게 됐다. 지난 12년간 EMS를 멍텅구리로 만든 장본인들은 국산기술로 EMS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민들이 전력계통을 모른다는 것을 빌미로 한국형EMS라는 전력신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352억원의 국책과제로 시작된 이 연구과제는 2010년 10월 성공을 자축했다. 그러나 2013년 국정감사에서 외국회사의 원본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한 것이라는 의혹을 남겼다. 2014년 전력거래소가 전남 나주로 이전하면 상용화하겠다는 약속은 실현가능성이 없어졌다. 결국 계통마피아는 차세대EMS, 차세대MOS라는 이름의 연구에 또다시 착수했다. 579억원이 들어갔다. 국가 최고의 보안시설인 중앙급전센터에서 약 2000억원대의 사기극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전력당국 2000억원대 사기극산업부 장관은 국가 최고의 보안시스템인 EMS를 모른다고 했다. 계통마피아가 EMS 둘러싼 2000억원대의 사기극을 펼치고 있었던 것도 역시 모른다고 했다. 이러한 전력당국의 무지가 국민들에게 결국 대정전이라는 재앙을 가져다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전력당국은 잘못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EMS의 부실운영을 둘러싼 2000억원대의 사기의혹을 검찰에 넘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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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7 23:02

통신비 국민 부담 좌시할 수 없다

한국은 OECD에서 산출하는 가처분소득 대비 통신비 지출 비중이 2000년 이래 11년 동안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양극화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이동통신사와 통신사와 통신요금을 관리·감독하는 미래부에 대한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2009년 한 시민단체는 통신원가 공개를 구 방통위에 요청했으나 영업상의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고, 정보공개 소송에 이르게 됐다. 이에 1심 법원은 2012년 원가자료를 공개하라는 원고 승소판결을 내리게 됐다. 원가가 공개되어 국민들의 궁금증이 곧 풀릴 것 같았지만, 구 방통위가 항소함으로써 원가 자료는 다시 봉인되어 법원의 판결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한국 통신비 지출비중 OECD 최고이미 해가 지난 묵은 사안이었지만, 지난 10월 14일 미래부 국감장에서 필자는 미래부 장관에게 통신원가 공개에 대해 물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의원의 자료요구권이 있으며, 군사·외교·대북관계의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면 자료제출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래부는 자료제출을 거부한 것이었다. 이에 필자는 자료요구를 요구하며, 끈질기게 장관에게 항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 통신요금 결정 및 심의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통신원가를 공개하고 항소를 취하할 것을 설득했다. 결국 저녁 10시가 다 되어서 장관은 항소를 취하할 것을 밝혔다.통신원가 공개에 대한 책임자인 미래부 장관의 의미 있는 답변이 있었지만, 그 다음날 신문엔 우리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지 않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정서와 거리가 먼 그 기사들은 통신이라는 자본 권력의 힘을 여실히 증명했다.통신사는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의 통화시간과 데이터 지출이 높으며, 단말기 교체 주기도 짧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빠른 신규 서비스 확장을 위해 보조금 남발로 새 핸드폰을 사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든 것이 누구이며, 보조금을 가린 꼼수 영업으로 비싼 요금제를 강요한 것이 누구인지 그 원인을 먼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또한 해외에 대비해서 우리나라 통신비가 정말 비싼지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래부 장관은 과거에는 비쌌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는데, 사실 2009년 이후 해외와 비교한 통신요금 지표들이 양호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후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생긴 착시현상인 것이었다. 이 뿐만 아니다. 1가입자당 통신비 수입(ARPU)을 1인당 평균 통화량(MOU)로 나누면 통화량 대비 통신비(RPM)를 알 수 있는데 이는 일정 통화량에 대비하여 요금이 비싼지 여부를 비교할 수 있는 지표이다. 2012년 우리나라 RPM은 0.10$에서 0.11$ 사이로 OECD 평균인 0.10$을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GDP와 대비했을 경우 절대 싸지 않다는 의미이다.독과점 시장 실패, 국회서 고쳐야모든 문제는 시장경제가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산업은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장치산업이며,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를 사용하는 독과점 시장이다. 그러기에 정부는 인가제를 유지하며 이동통신사와 요금을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했지만, 정부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 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정부와 이통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수인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통신비 국민부담을 좌시할 수 없다. 정부와 시장의 실패, 국회에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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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31 23:02

기후변화에 따른 농림어업정책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곳으로 전 산업분야에 대응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국민들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농림어업 분야의 경우 기후에 큰 영향을 받는 분야로서 기민하고 능동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10월 14일부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진행중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을 상대로 기후변화에 따른 농림어업분야의 정책에 대해 점검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 정부의 대응책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걱정이 크다.한국 표층수온 세계 평균 3배 높아기후변화란 현재의 기후계가 자연적인 요인과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점차 변화하는 것으로, 기상패턴의 변화로서 평균 기상값이 달라지거나 극한 기상조건 발생빈도가 달라지는 등의 평균 기상조건의 분포가 발하는 것을 말한다. 온실효과로 인해 지구온난화의 지표인 지구표면 온도가 지난 100년 동안 상승했고, 이러한 기온상승은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북반구로 갈수록 더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해양보다 육지가 더 빠르게 온도가 상승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최근 30년(1981~2010년) 연평균기온은 12.5℃로 과거 30년(1971~2000) 대비 0.3℃ 상승했으며, 최근 30년(1981~2010년) 강수량은 과거 30년(1971~2000)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43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수온이 1.29℃ 상승해, 같은기간 전 세계 평균 표층수온 상승률인 0.4℃ 대비 3배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후변화로 인해 농업분야에는 농작물 재배적지 변동해, 현재추세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한 대성 작물(배추 등)의 재배지가 급감하고, 안전재배지의 변동으로 지역의 기반농업체계가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식량작물인 벼의 경우 기온상승시 임실률 저하, 야간 호흡손실 등으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등숙에 충실하지 못해 미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업분야에도 수온상승으로 어획량, 어종 분포, 어종의 생태학적 특성이 변동하고, 특히 연근해 어장의 해수온 변화로 명태, 도루묵 등 냉수성 어종의 생산이 감소한 반면, 오징어, 멸치, 참다랑어 등 난류성 어종의 생산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림분야는 산림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의 변화로 인해, 산림식생대의 이동 및 고산식물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으며, 산림병해충의 증가와 숲의 구조 및 생산성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우리 국민에게 안정적인 먹거리를 공급하고 지속가능한 농림어업분야 발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현상으로 피해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조사.연구를 통해 사전예방적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선진국들은 우리 보다 한발 빠르게 기후변화에 대비한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예산투입을 통해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OECD는 주로 기후변화에 대한 민감성을 줄이는 방법, 위험노출을 줄이는 방법, 복원력을 높이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정부가 공공 인프라 구축과 기후변화 관련 정보 제공 등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변화된 기후에 능동적 대책 필요그러나 우리나라 정부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농림어업분야의 피해현황 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며, 사전 예방적 조치 보다는 문제 발생이후 대책을 마련하는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우리국민의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농림어업이 기후변화현상으로부터 능동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으로 국민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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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4 23:02

국정감사에 대한 소고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국정감사는 국정조사와 함께 국회가 갖는 대정부 견제기능의 핵심이다. 유신헌법에서 삭제됐다가 현행헌법에서 부활한 우리나라의 특유한 제도로, 1년간의 국정 운영전반을 점검하고 시정을 요구하며, 이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국회 내에서는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흔히 "장이 섰다"고 표현한다. 1년 동안 국회가 가장 주목받는 때이므로, 의원들은 너도나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 보좌진들은 물론이고 의원들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3주간 밤샘을 준비한다.현행 국감 제도, 정부 정책 개선 한계농촌도 함께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최고의 의정목표로 삼은 국회의원으로서 농식품부 정책과 현안을 공들여 준비했다. 농촌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정책을 비판하고 실현가능한 정책제안을 위해 그동안 개최한 지역 토론회와 의정간담회 등에서 농민들이 직접 제기한 문제를 국정감사의 주요의제로 삼았다. 농축산인에게 초미한 관심사인 '쌀직불금 현실화', '송아지 생산안정제' 등을 비롯해 무분별한 농지전용을 방지하기 위한 '농지전용부담금 체납 대책', 또 퇴비를 선호하는 농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액비화와 기존 시설 가동률 분석없이 예산을 과잉투자하는 '중장기 가축분뇨 자원화 대책', 이 외에도 '대기업의 농업 진출', '농지 리모델링 사업'등 시급히 개선돼야 할 농촌정책들은 넘쳐났다.그런데 주어진 질의시간이 참으로 부족하다. 부처에 대한 감사는 하루뿐이고, 그 하루 동안 주질의, 보충질의, 추가질의 등을 다 합쳐봐야 의원 1인에게 주어진 최대 질의시간은 20분 남짓이다. 그 마저도 장관의 답변시간을 포함한 것이다. 국정감사장에서 국민들 앞에서 장관과 토론해 설득하고 개선의지를 표명케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다. 결국 준비한 질의 가운데 상당수는 서면질의로 대체하게 된다. 국감이 끝나고 한참 후에야 의원실에 송부되는 정말 성의없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담겨있는 서면질의 답변서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해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맥이 빠진다. 현행 국정감사 제도 하에서 방대한 정부정책을 꼼꼼하게 살펴 문제점을 찾고 개선방향을 제시하기에는 시간적,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정부는 한번 지나가는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매년 거르지 않고 국정감사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최대한 자료를 늦게 제출하려 하고 제출된 자료도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자료를 분석하고 거기서 발견된 문제점을 더 파고들기 위한 새로운 자료 확보와 분석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찾아낸, 반드시 시정돼야 할 문제점과 개선 대안들도 그냥 소리없이 묻히기 일쑤다.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그렇다. 한정된 지면에 독자들이 주목할 만한 주제를 기사화해야하는 언론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진정성, 국민에게 다가서는 지름길사정이 이러다보니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국민생활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정책개선사항 보다는, 언론이 주목하는 소위 '섹시한' 주제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 마치 행정부 견제를 게을리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속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는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 자극적인 이슈가 많지 않다. 달리 말하면 이것이 바로 소외받는 농어촌 현실의 단면이기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묵묵히 잘못된 농정을 지적하고 그 개선까지 이끌어내 실질적으로 농촌과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부 견제자의 역할을 수행하려 노력하고자 한다. 진정성이야말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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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17 23:02

문화관광시장이 경쟁력이다

어느 지역을 여행할 때, 그 지역의 시장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시장은 그 지역의 정서와 문화, 그리고 생활수준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가보면, 그 지역 사람들의 속살과 맨 얼굴을 만나게 된다. 가식적이지 않은, 질펀한 목소리들이 그곳에 있고, 삶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난다. 시장에는 또 우리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살아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치맛자락을 붙들고 따라간 시장에서 우리는 낯선 세상을 경험하곤 했다. 전통시장 마트에 밀려 겨우 명맥 유지그런데 오늘날 전통시장은 대형마트, SSM, 변종SSM이 밀고 들어온 유통시장에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형국이다. 급속한 시대변화 속에서 점차 빛을 잃어가는 전통시장을 지켜내려고 정부는 지난 10년간 3조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재래시장은 재벌 대기업 소생들과 생존을 건 한판 결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급기야 지난해 국회에선 대형마트를 규제해서 전통시장을 살리고자 하는 입법이 이루어졌다.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휴업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규제를 둘러싸고 각 지역마다 크고 작은 소송이 있어왔고 아직도 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규제가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통시장의 부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하다가 전국에서 유명한, 이른바 '잘 나가는' 전통시장을 가보기로 했다. 그곳에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았다. 4월부터 시작한 전국 전통시장 투어는 폭염이 극성을 부리던 8월 중순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재래시장의 희망을 만났다. 한국인들의 정서와 문화, 끼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재래시장들은 여전히 활기가 있었고, 도회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신토불이의 먹거리와 향수 어린 음식들, 거기에 갖가지 문화적 요소들이 곁들여지면서 재래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관광명소라는 명찰을 달고 있었다. 강원도 정선의 오일장은 지난해 35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관광의 별'쇼핑부문 1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전남 곡성은 중단된 철로에 증기기관차를 운영하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경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었고, 관광객들을 향토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정남진 장흥은 8년 전 국내 최초로 토요시장을 개설해 '한우 삼합'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의 식객들의 발길을 정남진으로 돌리고 있었다. 이밖에 양평 5일장, 제주 서귀포 올레시장, 동문시장, 전남 보성 향토 시장 등 전국의 유명 전통시장도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지등 관광지와 연결되어 있어 전통시장이 관광명소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정선 오일장·장흥 한우삼합 명소로전국의 유명 관광지와 더불어 재래시장은 전통적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을 역사성, 향수, 고향의 내음과 잘 버무려서 독창적인 상품들로 재창조해내고 있다. 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만이 아니라 재미가 있고, 과거의 추억을 더듬을 수 있고, 푸근한 고향의 품과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장터가 된다면, 시장은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곳이 될 수 있다. 대형마트가 채워줄 수 없는 그 어떤 것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갖춘 재래시장이 된다는 것, 그것은 독창적인 문화와 더불어 가능해질 것이며, 규격화되고 메마른 유통시장의 틈바구니에서 그 희소가치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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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10 23:02

녹색없는 녹색성장, 창조없는 창조경제

이명박 대통령은 17대 대선 당시 한반도 대운하와 함께 747 경제공약을 내세웠지만 국민의 반대에 부딪히고 세계 경제 환경이 여의치 않자 뜬금없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정과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녹색성장은 너무나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기에, 국민들은 이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녹색성장은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세부과제였던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은 2009년 1.07%에서 2011년 3.46%로 급속하게 증가하였으나 사실은 성과 달성을 위해 2011년 폐기물 소각 등의 발전량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켜 만들어 낸 수치였다. 안정적 식량수급체계를 구축한다며 친환경 농산물 생산비율 확대를 계획하였지만, 2009년 12.2%에서 2012년 9.6%로 그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녹조라떼'를 만들어 낸 수자원 확보 사업인 4대강 사업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녹색성장은 기존 부처 사업에 '녹색'이라는 단어를 넣고, 4대강을 오염시킨 아무런 의미없는 사업이었다.이명박 정권을 이은 박근혜 정부는 선거 전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외쳤지만 취임 이후 창조경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사실 창조경제는 10년 전 영국 학자가 내세운 개념이었다. 우리에게 창조경제란 국가적으로는 과학기술을 앞세워 추격형에서 선도형 경제체제로 변화시키고, 사회적으로는 교육과 아이디어를 통해 누구나 산업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경제활성화 정책을 의미한다. 창조경제 또한 지금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그 전제조건으로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통제되지 않는 대기업 권력이 시장경제 생태계 정점에서 내려오지 않는 한, 기술과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정책 구호는 공허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7월 "경제민주화 주요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돼 거의 끝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경제민주화의 종료를 공식화했다. 불통의 정치, 군림의 정치 속에서 개인에게 아이디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기업이 군림하는 경제에서 아이디어의 산업화를 기대하기 또한 더욱 어렵다. 결국 창조경제는 녹색성장과 같이 언어의 잔치라는 전철을 밟을 확률이 높아졌다. 이명박 정부 당시 "때때로 정부에 언어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게 아닌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어느 교수의 말과 같이 박 대통령 주변에도 언어학 전문가가 함께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박근혜 정권은 부패한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하였지만, 그들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세력, 동일한 보수정권이다. 보수정권의 특징은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보수 정권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국가권력층을 국가의 주인이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위에 군림하는 보수정권은 당연히 역사 속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고도경제성장의 추억과 분단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대기업 중심의 관치경제와 대립적 대북정책을 주장하는 보수정권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국민적 지지가 보수정권의 재림이라는 악순환을 만들고 말았다. 그들의 공통점은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하찮게 여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전 정권에서 4대강을 위한 '녹색없는 녹색성장'을 보았듯이, 다시 1%를 위한'창조없는 창조경제'를 볼 것이다. 아직 새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그 결과는 뻔할 것이다. 무척이나 두렵고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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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03 23:02

복지공약 실천방안 찾아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 왔으며,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과연 얼마나 이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많은 것을 약속하였다. 특히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매달 20만원을 지급하고 4대 중증질환 진료비의 전액 급여화 등의 복지 공약은 많은 국민들에게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있는 분께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본인이 대통령의 공약 후퇴를 책임진다는 취지인데, 대통령의 공약 불이행을 장관이 책임진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 이다. 필요하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가 사과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갓 7개월을 넘겼다. 과연 그동안 본인이 약속 대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일이 그렇듯 실천을 위해 노력한다면 방법을 찾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의 행태를 보면, 공약 실천을 위한 노력 보다는 어떻게 하면 공약을 지키지 않을 수 있을 까를 연구해 온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복지확대 등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향후 5년간 131조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현재 정부의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재원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복지공약 후퇴의 명분으로 삼고 있으나 이는 설득력이 없다.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이루어진 부자감세를 철회하여 세수를 확대한다면 재원마련이 이루어 질 수 있음에도, 일부 대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공약한 사항을 뒤집는 것은 옳지 못하다.지난 16일 개최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3자회동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근혜 대통령은 대기업에게 법인세 등의 인상을 통한 세원확대에 대해서는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부자감세 철회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기업의 법인세를 인상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단순한 기우에 불과하다고.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돈이 없어 투자를 안하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쌓아놓고 있는 사내유보금이 400조원이 넘고, 매년 그 액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기업위주의 정책을 편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세금을 감면받은 대기업의 곳간은 매년 풍성해 진 반면, 국가의 재정 상태는 매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재정적자를 명분으로 서민들과 중산층의 지갑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며, 어르신들에게 한 약속마저 뒤집으려 하고 있다. 이는 타당하지 않다.최근 동료 국회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에만 전체법인의 0.3%(1521개)에 불과한 대기업들이 전체 법인세 감면액의 58.5%에 달하는 5조 4000억 원을 감면받았다고 한다. 또한 2008~2011년까지 4년간 이들 대기업에 혜택이 돌아간 법인세 감면액만 16조 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법인세를 3%만 다시 늘려도 25조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복지공약 후퇴 없이 어르신들에게 약속한 기초연금 공약을 지킬 수 있는 재원을 마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분명히 있음에도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기업들이 돈이 없어 투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다. 더 이상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서민들의 주머니를 옥죄거나 복지공약을 축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복지공약을 이행하는 길 만이 유일한 해법이며,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원칙과 신뢰 있는 국정운영을 실천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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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26 23:02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매카시즘(McCarthyism). 1950년대 초 "국무성 안에 200여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미국 공화당의 조셉 매카시 위스콘신 주 상원의원의 폭탄 연설을 시발로, 나라 전체를 휩쓴 반(反)공산주의 선풍을 일컫는다. 그의 주장은 한국전쟁과 중국의 공산화 등으로 공산세력의 급격한 팽창에 위협을 느낀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유명 희극배우였던 찰리 채플린도 공산주의자로 몰릴 정도로 매카시즘은 미국 정계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노동자의 권익과 소수인종의 인권 옹호에도 공산주의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을 겨냥한 '색깔론'에는 논리적 이론이나 구체적 사실의 근거가 중요치 않았다. 누구든 낙인찍히는 순간, 역도(逆徒)나 공산주의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하면 죽음까지도 각오해야 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매카시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하게 국가안보를 지켜내야 할 국정원이 불법 대선 개입 사건 등으로 수세에 몰리자, 국면전환을 위해 냉전시대 매카시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대선개입 사건으로 촉발된 국정원 개혁의 칼날을 피하기 위함이다. 최근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에 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원세훈 전 원장의 과거 발언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는 내부 회의에서 "정부·여당을 비방하는 개인이나 세력이 있다면 이는 우리 국민이라도 북한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심지어 원 전 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국정원의 손발을 묶으려는 생각은 종북좌파와 상통한다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다. 검찰마저도 국정원의 이 같은 행태를 '신종 매카시즘'으로 규정했다. 적이 아닌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심리전을 벌이고 정권과 생각이 다르거나 반대하는 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종북' 딱지를 붙였다는 것이다. 국가안보 대신 정권안보에 혈안이 된 탓이다. 얼마 전 국정원으로부터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구속됐다. 이제 유?무죄를 가리는 것은 사법부가 할 몫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비밀회합 녹취록에는 남북한 상황에 대한 시대착오적이고 왜곡된 인식이 가득했다. 헌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는 결코 타협해서도, 용납되어서도 안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경찰이 이를 은폐·축소한 죄가 털끝만큼이라도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석기 의원의 구속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정원 개혁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한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의 진상은 법정에서 명명백백히 규명돼야 한다. 아울러 이 의원 사건을 빌미로, 건강한 민주·진보세력에 대한 터무니없는 '종북몰이'도 하루 빨리 중단돼야 할 것이다. 검찰과 재판부는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정치공작 사건을 단 한 치의 의혹 없이 낱낱이 밝혀야 한다. 특히 검찰은 확보한 증거 자료를 재판과정에 적극 개진하여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국정원의 국기문란 사건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셀프 개혁'이라는 말로 국정원 개혁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당장 국정원을 개혁의 도마 위에 올려야 한다. 국정원이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내·외부 감찰을 강화하고 국회의 통제를 가능케 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무너진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정부와 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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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2 23:02

임실군수 네번째 낙마

얼마 전 임실에서는 선출직 군수 네 분이 모두 낙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 방송에서 임실은 화제의 고장이 되었다. 도민들은 연이은 지자체장 낙마에 대해 전북에서의 다수당인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원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공천을 2번이나 받고도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를 3번이나 공천을 줌으로써 후보자에게 재정적인 문제로 선거법 위반의 여지를 자초했다는 점에서도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3번이나 도전해서 어렵게 당선된 임실군수 본인에게도 큰 아픔과 시련이겠지만, 민선 지자체 선출을 시작한 이래 선출된 군수 모두가 낙마함으로써 임실군민들께서 겪는 아픔이 더 클 것이라 생각된다. 낙마한 임실군수 네 분 중 두 분이 민주당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의 책임이 적다는 분도 계시지만 전북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민주당의 책임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하지만, 사실 이러한 지자체장의 선거법과 비리 등으로 인한 낙마는 비단 전북과 임실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민선 지자체 선거가 시행된 이후 전국 지자체에서는 진기록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남 함양은 민선 5기 군수를 3명이나 뽑았고, 경북 청도에서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지방선거를 치렀다. 형제가 모두 시장에 당선되었지만 두 형제 모두 뇌물수수혐의로 시장직을 잃은 강원 동해도 있다. 이처럼 선거를 통해 지자체장을 뽑다 보니, 전국이 선거와 당선 무효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비난만 하는 것은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이 더 아프다는 말과 같은 논리적 오류이다. 오히려 민선지방자치가 시행되었기 때문에 지역에 토착화된 비리 관행을 밝혀내고 이를 단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우리사회가 민선제 실시 이전인 20년 전보다 지금 부패와 비리가 심해진 것이 아니라, 민선제 실시로 민선 지자체장에 대한 건강한 견제가 가능해졌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물론 당사자에게나 그 군민들에게는 무척 가슴 아픈 일이지만, 사실 이러한 모습들은 오히려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공무원들은 관급공사와 인사 등에서 음성적 비리가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선출직들은 정치적 경쟁자들의 견제, 유권자들의 감시에서 훨씬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자체장 낙마사태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고, 더 바뀌어야 한다. 많은 분들이 민주당이 무얼 했느냐 묻지만, 민주당은 지난 7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공천권을 포기하였다. 공천제 폐지의 이유는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지역 의제 실종과 국회의원과 중앙당의 과도한 공천권 행사로 인한 폐해 방지가 큰 이유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만큼 중요한 것은 고비용 선거구조의 개선이다. 아무래도 정당공천 아래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예비경선, 본경선을 거치게 되면, 선거기간이 길어짐과 동시에 비용이 증가하게 되어 있다. 고비용 선거구조는 선거비용을 위한 음성적 관행과 비리의 표적이 되기 쉽다. 민주당은 기초의원과 기초지자체 선거에 있어 당의 권력과 권한을 유지하지 않고, 이를 놓아줌으로써 지방의 정치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결정으로 기초지자체 선거에서의 불행한 일이 완벽히 해결될 수는 없지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한다.우리는 임실에서 발생한 불행한 일을 다시 기회로 삼는 저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불행한 사태가 단순히 어제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되고, 임실과 전북에 자극제가 되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임실과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선거를 치르고, 훌륭한 분들이 당선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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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05 23:02

민생정치의 의미

지난 7월 31일부터 진안·무주·장수·임실의 전체 36개 읍면을 모두 순회하며 핵심당원 중심의 하계의정보고회를 갖고 있다. 농해수위 법안심사 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농식품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은 보조 또는 융자의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관철시킨 것이라든지 하반기에는 유통구조개선과 6차산업법 제정에 집중할 계획이라든지 하는 통상적인 의정보고도 하고 있지만 2013년 1월 5일부터 약 2개월에 걸쳐 908개 마을을 순회하면서 간담회 겸 의정보고회를 열었던 것의 연장선에서 주민의견 청취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국회의원이 되면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이 지역주민에게 직접 농업정책과 지역현안에 대하여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갖는 것이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촌 현장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함께 호흡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난 겨울 908개 마을 순회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재하고 있는 36개 읍면의 의정보고도 단순히 의정활동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908개 마을 순회에서 제기된 지역 민원 경과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현재 지역 주민의 고충을 진지하게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록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민생정치의 시작은 국민과의 만남에서 시작한다고 믿는 초선의원의 진정성을 많은 분들이 알고 응원해주시고 호응해주시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하계의정보고회를 갖는 가운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민주당의 장외투쟁도 계속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민생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민생정치라는 것은 무엇인가? "정치가 현장을 떠나면 '특권정치', 정치가 현장을 만나면 '민생정치'가 된다" 민주당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위원회' 출범 100일을 맞아 지난 20일 김한길 당대표가 전한 메시지다. 이보다 더 민생정치의 개념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표현이 있을까 싶다. 먹고 사는 문제가 민생의 제1주제임은 분명하지만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을 갖추는 것도 민생이다. 피 흘려 민주화를 이루어낸 우리 국민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민생이다.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외치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민생외면이 아니라 민생정치인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의 이번 투쟁을 의미있게 생각해 주시는 것이 아니겠는가.이번 의정보고회를 통해서 송아지생산안정제, 농업재해보험, 농수로, 농산어촌교육진흥법, 고추값 폭락 등 농가의 어려움과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수 있었다. 지역의 민생을 살릴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기울겠다고 스스로와 주민 여러분께 다짐하는 기회도 되었다. 그리고 장외투쟁을 통해서는 시민들과 만나면서 더욱더 민주주의의 위기와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을 통감하게 되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민생을 챙기고,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국가의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어깨가 무겁다.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지역과 서울을 오가는 일정에도 전혀 피곤을 느낄 겨를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의회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구조 상 날선 공방과 진지한 논의는 의회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법과 제도로 국민의 생활의 번영과 안정을 꾀하여야 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본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러한 법과 제도를 설계하는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가? 바로 현장이다. 장외다. 국민을 위한 법과 제도의 설계는 현장에서, 법과 제도의 정교화는 의회에서, 이것이 의회주의이고 민생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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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2 23:02

장고 끝에 악수인가, 계획된 증세인가

2014년부터 5년간 2.49조원의 세수확대 효과를 내겠다고 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이 지난 8일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국민의 평가는 '부자감세 유지', '서민 세금폭탄'이었다. 이에 당황한 박 대통령은 12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원점 재검토를 지시하고,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27시간 만에 정부는 서민 세 부담 기준을 연봉 3천450만 원에서 5천500만 원으로 올리는 수정안을 발표하였다. 한마디로 '조삼모사', '날림 수정', '땜질식 미봉책' 차원으로 세(稅)부담 기준선만을 상향조정한 것이다.지금 우리나라 재정상황은 지난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적자재정(5년간 102.7조원) 편성으로 나라 빚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도 슈퍼 빚더미 추경으로 재정적자만도 23.4조원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1~6월) 국세수입 실적이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할 때 무려 10조원이나 감소한 상황이며, 특히 대다수 서민들은 1,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에 시달리면서 소득증가분보다 대출증가분이 많은 악순환에 빠져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부자감세 철회를 통한 과세형평과 서민의 실질 소득향상을 지원하는 정부의 노력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데 뚜껑이 열린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세 부담 증가 대신에 월급쟁이?자영업자?농민 등 서민층을 쥐어짜는 세금정책이었다. 서민의 부담을 늘리는 세제개편에 대해 청와대 경제수석은 서민과 중산층에서 연 16만원 세금 증가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자평하고, 한술 더 떠서 새누리당은 중산층에서 한 달 1만 원 정도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번 세제 개편안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였다.치솟는 물가, 줄줄이 인상예고 된 공공요금 그리고 전세난 등으로 파탄 일보 직전인 가정경제는 현재 가계부채 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대다수의 서민들은 아이들의 학원비와 식비부터 줄이고 있다. 서민들에게는 월 1만원, 연간 16만원이 가진 자와 고소득자의 100만원보다 훨씬 소중한 가치이고 큰돈이다. 재벌과 고소득자에게는 관대하면서 서민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종합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수정안 포함)은 첫째, 공약이행에 필요한 재원마련 포기 선언 둘째, 월급쟁이의 13번째 월급(연말정산 환급)을 빼앗겠다는 선언 그리고 각종 감면 배제 및 부가가치세 확대로 농민과 자영업자를 쥐어짜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결국 부자감세 기조를 철저히 유지하여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근로소득자, 자영업자, 농민들에게 과중한 세금 부담을 주겠다는 입장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국민은 마치 대통령은 책임 없다는 식의 졸속 원점 재검토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세금 차별기준부터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즉, 연소득 3천만 원이든 5천만 원이든 월급쟁이 지갑을 털지 말고 부자감세를 철회해 서민이 느낄 수 있는 조세정의를 우선 실현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의 세제개편안 수정과정에서 성난 민심 소나기를 당장 피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이 아닌 서민과 중산층 입장에서 정부의 올바른 태도와 인식의 변화를 기대했었다.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이번 수정안에 대해 박 대통령은 세제개편안 논란과 관련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문책할 사람은 문책하는 모습을 국회 논의 전에 보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여당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민주당과 함께 과세형성을 실현하고, 세입기반 확대를 통한 재정파탄을 막는 합리적인 세제개편 대안을 마련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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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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