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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국정조사 왜 필요한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월 29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방산비리를 이적행위로 규정해 엄단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수사기관은 군납비리, 방산비리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지난 11월 21일 방산비리를 뿌리뽑기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 합동수사단이 출범했다. 24일에는 감사원 산하에 감사원·검찰청·국방부·국세청·관세청·경찰청·금융감독원 등의 요원이 대거 참여하는 방산비리특별감사단이 발족한 상황이다. 군의 비밀주의·폐쇄성 극복 절실하지만 현 정부의 방산비리 수사 드라이브는 매우 석연치 않다. 4대강사업과 자원외교 등 이명박정권이 저지른 예산 낭비와 정책실패에 대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전임 정권의 실정을 청산하는 대신 국면 전환용 카드로 방산비리 수사를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쌓이고 있다. 실제 검찰 주변에서는 제대로 준비도 안된 체 “청와대가 등을 떠밀어 억지 춘향이 격으로 하는 수사”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방산비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방위사업청을 해체하자는 여당 일각의 주장은 더욱 문제다. 방사청 해체는 한마디로 군피아들이 아무런 견제와 감시도 없이 무기도입사업 전반을 마구 주무르던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퇴행적 주장이다. 지금도 무기의 소요 제기, 도입과 생산, 검증과 평가에 이르는 방위사업의 전 과정이 군에 장악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방사청이 도입과 생산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견상의 일로 속으로 들어가보면 모두 군이 책임지고 있다. 방사청 문민화를 통해 내부의 감시와 견제가 더욱 강력하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5년 내내 방산비리를 척결하겠다며 전 방위적인 사정에 나섰지만 그 효과는 전무했다. 소도둑은 방치되었고 힘없는 바늘도둑만 고초를 겪었다. 이명박 정부가 방사청 해체를 시도하면서 조직의 발전보다 개인의 생존이 우선시되었고 방산비리는 독버섯처럼 퍼져나갔다. 방산비리 수사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사정기관의 수사와 감사에만 맡겨둘 수 없다. 방산비리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한 핵심적 이유는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국정조사는 방산비리를 키워온 군의 비밀주의와 폐쇄성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이다. 헌병의 상세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28사단 윤일병 사건은 군의 폐쇄성으로 말미암아 은폐되어 왔다. 방산비리도 마찬가지다. 비밀에 가려진 비리의 실상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국정조사는 군의 비밀주의와 폐쇄성을 넘어서 숨겨진 진실을 드러낼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 방산비리의 깃털이 아닌 몸통에 집중하기 위해서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사정기관은 숙명적으로 성역에 접근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섣부르게 성과를 내려는 유혹에 깃털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 정책실패의 책임자, 비리의 몸통에 집중하도록 여론을 환기시키는 것은 국정조사의 또 다른 필요성이다. 구조적 문제 파헤쳐 예방대책 세워야끝으로, 방산비리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국정조사는 필수적이다. 수사와 감사라는 외과적 수술만으로는 방산비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의 구조적 원인을 짚어야 정책적, 제도적 대안도 마련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방산비리로 출동하지 못한 ‘통영함’을 보며 국민 모두는 ‘국방은 안보이자 민생이다’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방산비리 국정조사는 안보는 물론 민생을 지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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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7 23:02

서해안철도 서둘러야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아셈(ASEM) 회의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복합물류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역설했었다. 한반도를 종단하는 철도물류를 대륙으로 연결해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과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 등과 연결하는 ‘철(鐵)의 실크로드’를 구축하자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세계경영을 위한 전략적 접근에 있어서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통일수준의 남북관계 개선 없이 현재 수준에서는 그냥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인천공항과 새만금 연결 꼭 필요다만 필자의 생각에는 대륙으로 향하는 철의 실크로드 같은 거대 담론만을 놓고 낙관론이냐 비관론이냐 하는 문제만을 논한다면 결코 생산적이지 않다. 우리는 큰 그림의 거대담론과 동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실천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북 입장에서는 새만금이라는 아젠다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도 중요한 대목이다.새만금은 최근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경협단지’ 조성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이제 새만금을 중심으로 동북아물류네트워크를 육상·해상·항공 등 분야별로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해상물류는 새만금신항을 건설하는 내용으로 구체화되고 있고, 항공물류는 새만금지역에 국제선 노선을 취항시키는 것이 과제다. 육상물류는 철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009년 부주석시절 방한해 한중해저터널을 언급한 바 있고, 필자 또한 이미 한중해저터널을 통한 고속철도에 대해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인천공항과 새만금을 연결하는 서해안철도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현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서해안철도(인천공항~군산까지 총 250km)가 복선전철화를 통한 KTX구간으로 연결된다면 시속 300km로만 달려도 1시간 이내에 주파하게 된다. 그리고 이 노선을 따라 수도권 서부지역을 포함한 인천 남동, 경기 안산 시화, 평택, 충남 아산·당진, 새만금 등 여의도 면적 170배에 달하는 346개 산업단지가 분포돼 있다. 이들 지역들은 인천 남동구 GRDP(지역내총생산)가 12조 수준이고, 경기 안산 17조, 평택 17조, 충남 아산 23조 등 경제활동이 활발한 곳들이다. 또한 중국의 상해나 청도 같은 경제중심도시들이 동해벨트를 형성하고 있어 전략적으로 우리의 서해벨트를 개발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여기에 세계 각국과 연결된 세계 제1의 관문인 인천공항을 서해안철도를 통해 새만금까지 약 1시간 정도에 연결할 수 있고, 그 사이에 있는 산업단지의 물동량은 수심 15~25m의 새만금신항을 통해 7000 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철도노선 구간도 경기 야목에서 충남 예산까지는 서해선을 신설하는 구간이지만, 예산에서 군산까지는 장항선을 복선 전철화하는 것이어서 예산도 절감되는 대목이다. 덧붙여서 군산역에서 새만금 신항만, 그리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 국제공항을 거쳐 익산역으로 가는 철도구간을 연결시킨다면 전주혁신도시를 거쳐 포항으로 가는 동서 2축 도로와 더불어 동북아 경제허브의 밑그림이 완성될 것이다.추진위원회 만들어 적극 나서야다만 현재 정부가 서해안철도를 2020년까지 완공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나, 지금까지 철도구간의 완공이 정부 약속대로 마쳐진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서해안 철도 노선을 따라 전북과 충청, 경기 지역 국회의원이 여야 구분 없이 서해안철도의 조속한 완공을 위해 힘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북도와 인천, 경기, 충남 등 관련 지자체 역시 서해안철도 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가칭 ‘서해안철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설 때 일 때 비로소 서해안철도시대가 앞당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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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0 23:02

나를 '가볍게' 만들자

신(新)과 구(舊)가 소통을 해야 사회가 성장한다는 것은 인류가 생긴 이래로 늘 이어져 온 사회발전의 원칙이자 진리이다. 오죽하면 18,500~14,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스페인 동굴 벽화에 ‘요새 젊은 것들이 버릇이 없다’라는 의미의 기록이 있겠는가. 이렇듯 인류가 생겨난 이후 지금까지 세대 간의 소통은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든 사람은 젊은 사람들의 행동과 말을 ‘버릇없고, 철 없는 어린 아이 대하듯’ 하고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의 행동과 말을 ‘고리타분하고, 변화를 외면하는 늙은이’로 취급해 버린다. 쉽지 않은 세대 간 소통몇 년 전 여름 시내버스를 탄 적이 있다. 맨 뒷자리 구석에서 앉아 있었던 나는 목적지까지 두세 정거장만 더 가면 내리게 되어 있었다. 목적지에 다다르기 바로 직전 정거장에서 그 일이 터졌다. 깡마른 할아버지가 버스에 탔고 그 할아버지는 경로석에 앉아 있던 여고생으로 보이는 학생에게 다짜고짜 ‘버릇이 없다’, ‘왜 자는 척을 하느냐’며 소리를 지르며 훈계를 하였다. 여고생은 억울한 듯 눈물을 흘리며 ‘왜 그러세요’라는 말만 작게 되풀이고 하고 있었다. 그러자 몇몇 어머님들이 말리셨다. ‘어르신이 진정하시라’며 차분히 사태를 진정시키는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요즘 아이들도 얼마나 공부하기 힘든데 그렇게 마구잡이로 혼을 내면 어떻하시냐’며 할아버지의 완고함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 여학생이 정말 자는 척을 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 피곤해서 빈 경로석 자리에서 잠시만 눈을 붙이려고 했을 수도 있다.선의로 해석하자면 할아버지께서는 요즘 아이들의 버릇없음에 가르침을 주고자 따금하게 훈계를 하신 것이고 어머님들은 경쟁으로 점철된 현실에서 힘들게 공부의 전쟁터에서 꿈을 잃어가는 아이들의 고단함을 절절히 이해했을 것이다. 다행히 사태는 할아버지와 여고생이 서로에게 어깨를 다독이고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참 개운하지 않은 일이였다. 가끔 오토바이가 차 옆을 바람을 가르듯이 질주하는 것을 보면서 ‘쯧쯧’하며 혀끝을 찼던 나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저러는거 저 녀석 부모가 알라나 몰라’며 내가 본 그 순간에 옳고 그름을 바로 결정지어 버렸다. 겉멋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위험하기도 하고 요즘 말로 ‘날라리’처럼 보인다고 아이들을 훈계하지만 내 아버지 때를 떠올리면 지금과 다르지 않다. 빽바지(흰바지)에 머리에 파자마 기름을 바르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사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지금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어른들의 훈계를 들어야 했다.한 공간에 중학생을 모아놓고 다른 공간에는 그들의 아버지를 모아 놓고 각각 설문조사를 하면 아버지들은 아버지로서의 점수가 70~80점은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면 아버지에 대한 점수는 40~50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해야무엇이 문제인가. 각자의 눈높이로 상대방을 보고, 해석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성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는 것 또한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이다.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서로가 채점한 점수의 차이가 줄어들기 위해서 노력해야만 가정도 사회도 그리고 국가도 에너지를 더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가벼운 모습이 내가 가진 ‘권위’, ‘능력’ 등을 반감시킬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려라. 조금만 스스로를 가볍게 만들면 더 큰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난 삶의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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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3 23:02

'동해' 표기 당당히 주장하자

동해 East Sea. 일본해 Japan Sea.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 대부분의 외국판 세계지도 위에 우리의 동해가 일본해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해 아침에 일출 해를 보러 찾아가는 동해가 고작 일본 앞바다였다니! 우리는 동해 아닌 일본해를 바라보며 감격에 겨워했단 말인가.1740년 지구본에 '한국해'로 적혀나는 평소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공부를 해온 편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공식발언을 통해 정부측에게 실태파악과 대책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부의 일환으로, 나는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 곳 도서관에 가서 보관된 옛 지도를 열람해 보곤 했다. 도대체 옛날에는 저들이 이 바다를 어떤 이름으로 부르며 살아왔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확인한 결과 대개 18세기 경까지는 외국의 세계지도에 ‘Mare Corea’(한국해)라고 되어 있다가, 1800년대를 넘어 서면서 슬그머니 ‘Mare Japon’(일본해)로 변해 갔다. 이것은 힘의 논리대로 움직이는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위상이 변모해 가는 현실을 보여준다. 일본이 19세기 들어 급속히 세력을 키워간 반면 한국과 중국은 동반쇄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급기야 일본은 1895년 중국을 꺾고 동아시아의 최강자가 되었고, 1905년에는 러시아마저 물리치고 확고한 동양의 지배자 자리를 확보했다. 한국은 물론 중국도 일본의 침략 밑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이런 판국에 한국해가 일본해로 둔갑해서 통용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할지 모른다. 한반도가 중간에 없었다면 ‘Yellow sea’(황해)마저 일본해로 불리지 않았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나의 외국 도서관 옛지도 편력 중에서 가장 최근의 것을 소개한다. 얼마전 세계도서관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 요떼보리(Goeteborg) 시에 다녀왔다. 그 곳 시립박물관을 찾아 유물을 살펴 보다가 내 시선은 진열장 한 구석에 멈추었다. 오래 되어 일부가 찌그러진 상태인 나무로 된 세계 지구본이었다. 꽤 큰 지구본이었기에 유리로 차단된 진열장 밖에서도 글자를 읽을 수 있었다.운이 좋아선지 마침 둥근 지구본의 지도 중 한국과 일본 부분이 내 정면 쪽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조심스레 두 나라 사이의 바다를 눈으로 헤집었다. 아! 거기에 확실하게 박혀있는 글자는 바로 ‘Mare Corea’였다. 고전체로 멋을 부린 글자였다. 지구본 맨 위쪽에 1740년이라고 제작연도가 씌어 있었다. 그 시립박물관은 원래 동인도회사 사옥으로 1734년에 건립된 건물이었다. 그 지구본은 그 때부터 세월의 풍상을 웅변하며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리라."일본해 아니다" 국제사회에 촉구원래가 ‘Korea Sea’(한국해)였는데 어찌하여 지금은 ‘Japan Sea’(일본해)가 되어 버렸나? ‘East Sea’(동해)로도 안 통하고 굳이 ‘Japan Sea’이어야만 하겠냐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국제사회에 나서서 당당히 주장해야만 한다. 분명한 역사적 증거가 엄존하는데 언제까지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열의와 실력이다.‘동해’가 병기되는 예가 늘어나는 것은 희망의 조짐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이 높아지는 데 따르는 변화이리라. 그러나 더 이상 ‘동해’를 괄호 속에 묶어서 병기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 역사 속에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기 위하여 ‘동해’는 홀로 존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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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6 23:02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는 '제2의 을사늑약'

2014년 10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는 전시작전권 재연기에 합의했다. 1905년 일본은 강압으로 외교주권을 빼앗아 갔다면, 2014년 우리 정부는 미국에게 군사주권을 맡겨버렸다. 제2의 을사늑약이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굴욕적인 합의이다. 정부, 기약없는 군사주권 포기 선언이는 전시작전권 환수를 추진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파기이자, 박정희 대통령부터 추진해온 역대정부의 군사주권 환수 노력을 백지화시킨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기약 없는 군사주권 포기 선언은 우리 사회와 군 모두에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책임 의식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일본의 아베는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는 “한국을 미국에 끊임없이 의존하는 나라”로 만들고 있다. 청와대가 공약 파기 이유로 들고 있는 현실적 관점과 안보적 우려도 납득할 수 없다. 현실적 관점에서 전작권 환수 포기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질서 구축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과 위상을 반쪽짜리 국가로 추락시킬 것이다. 안보적 관점에서도 전시 작전권을 보유하지 못한 군대는 아무리 우수한 병력과 최첨단 무기로 무장해도 이를 운용할 작전능력이 부족한 허약한 군대가 될 수밖에 없다. 더욱 더 우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정부가 말로는 전작권 환수를 추진한다고 외쳤지만 실상은 불가능한 목표를 내세워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 점이다.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재래식 무기(Kill Chain 과 KAMD)로 대응하고 이를 전작권 환수의 핵심적 요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이라는 비대칭 위협을 재래식 무기로 대응하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우리가 외교적 수단을 배제한 채 비싼 KAMD 미사일을 구매하는 데 수십조를 투자하는 동안 북한은 훨씬 저렴한 미사일과 핵을 늘려갈 것이다.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것도 이번 합의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정부가 하는 모든 일에는 목표시기가 있다. 목표시기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우리 정부는 전작권 환수 연기의 대가로 용산과 동두천기지 일부를 떼어준 굴욕 협상을 했다. 2016년까지 주한미군기지 이전 완료 약속만 믿고 개발계획을 세워놓은 지자체와 지역 주민은 이제 수조원 이상의 재산권을 침해받는 상황이 되었다.자주국방 위한 개혁 노력 절실전작권이 환수 되더라도 여전히 미국은 우리의 가장 굳건한 동맹이고, 미군도 한반도에 주둔할 것이다. 전작권 환수의 본질은 ‘우리 스스로를 우리가 지킬 것이냐, 남에게 의존해 지킬 것이냐’는 의지의 문제다. 이번 합의로 우리 사회에 미국 의존의식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팽배해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주인의식이 없으면 아무도 우리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다.군은 자주국방을 위한 개혁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필자도 국방위원으로서 더욱 노력할 것이다. 우리 국민도 내 나라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자주적 의지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을사늑약이 있었으나 깨어 있는 국민이 있었기에 독립을 했다. 깨어있는 국민, 튼튼한 군이 있으면 전시작전권도 찾아올 날이 멀지 않았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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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30 23:02

한·중 해저터널 시대 열자

1994년 5월 6일 영국과 프랑스는 수천 년의 반목과 갈등을 딛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워털루 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의 해저터널인 유로스타 개통식을 갖고 나란히 기차에 몸을 실었다.나폴레옹시대부터 꿈꾸던 해저터널이 200년 만에 현실이 돼 배를 타고 2시간 이상 걸리던 바닷길을 35분 만에 건너서 런던과 파리를 3시간 만에 주파했다. 도버 해저터널은 50.4km(해저구간 38km) 구간으로 1991년 5월 착공해 공사비 150억달러(약 18조원)를 민자로 조달해 대역사를 이뤄냈다.새만금-중국 산둥반도 연결필자는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새만금과 중국 산둥반도를 잇는 한중 해저터널을 건설하자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중 해저터널의 출발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양국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에 앞서 필자는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국무조정실장에게 새만금에 한중경협단지 유치를 정부와 협의해줄 것과 함께 그 결과를 보고토록 강력히 주문했다. 다행히 이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연내 새만금에 한중 경협단지를 조성한다는 투자협약(MOU)을 체결키로 했다. 양국정상이 합의한 만큼 지금부터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내생적 발전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첫 번째 단추가 한중 해저터널 건설이다.양국 해저터널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제기되고 논의됐다. 가령 산둥반도와 경기도 평택, 인천을 연결하는 방안 등이 제기됐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멈췄다. 그러나 새만금과 연결하는 것은 또 다른 사안이다. 새만금은 세계 최장 33km 방조제를 완공한 미지의 땅이며, 중국과 가장 근접한 동북아 중심지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안된다. 새만금과 산둥반도를 잇는 380km 해저터널을 뚫어 대륙으로 진출하는 新유라시아 실크로드를 창조해야 한다.한중 해저터널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동북아의 중심지인 새만금의 먼 미래를 구상하자는 것이다. 방조제 공사 후 내부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새만금에 서해철도와 신항만, 국제공항 등 내생적 발전 모델과 연계한 통 큰 그림을 그려보자는 것이다.둘째, 경제적 파급효과인데 해저터널이 완성될 경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아셈회의에서 제안한 유라시아 물류시스템 구축이라는 구상과 맥을 같이 하며,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 유럽을 잇는 물류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미래세대에 부(富)의 원천이 될 것이다.셋째, 국가안보적인 측면으로 해저터널이 국가안보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남북 대치상황에서 육로를 연결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과 터널이 완성되면 북한을 경유하지 않고 한국-중국-러시아-유럽을 잇는 신실크로드가 건설되고 중국과의 경제적 동반자 관계가 굳건해지는 바, 북한의 도발이 억제되고 오히려 통일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신 유라시아 실크로드 건설을일부에서는 건설비용 등 경제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약 100~150조로 추정되는 사업비를 향후 10년에서 20년 걸리는 공사기간동안 한중 양국이 분담한다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파나마운하를 예로 들자.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를 프랑스에서 포기했지만, 기어이 미국이 경제적기술적 난관을 뚫고 이뤄냈다. 결국 오늘날 파나마의 국가 경제발전 원동력이 되고 있다.동북아를 하나로 묶고 철도를 통해 유럽까지 이어주는 한중 해저터널은 100년, 200년 후 새만금을 세계의 관광, 물류중심지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만드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본다. 역사는 꿈꾸는 자만이 이룬다는 진리를 되새기며 한중 해저터널로 웅비하는 新유라시아 실크로드를 만들자고 감히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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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3 23:02

탄광의 카나리아

이번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에 의하면 소방공무원 10명 가운데 4명꼴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따른 알코올사용장애(알코올의존증이나 그에 준하는 상태) 등 한 가지 이상의 심리적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수반되는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리라. 눈에 보이는 위험도 소홀묵묵히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방관으로 일하는 지인과 얼마 전 저녁 식사를 했다. 그의 손톱 밑의 검은 그을음이 오늘 하루 그의 삶을 말해준다. 그는 늘 실수가 반복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불이 나서 사후 원인을 조사하다 보면 불이 날 수 밖에 없는 징후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주 자그마한 것들이지만,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고 조치를 취해도 되는 일들이지만 그 일들에 대해 ‘별 일 없겠지’라며 스스로 합리화하는 순간 그 자그마한 것들은 조금씩 암세포 덩어리처럼 위험요소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그렇다. 우리는 모두 다 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다 배웠다. 요즘은 학교에서 ‘오답노트’라고 아예 정해진 노트가 있다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시험문제를 풀 때 늘 같은 부분에서 실수를 하고 그 부분을 제대로 집고 넘어가지 않아 또 실수를 해서 결국 더 큰 배점의 문제에서 낭패를 본 기억이 있다. 노래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카나리아는 소형 애완용 새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고 더군다나 영국에서는 카나리아가 더욱 특별한 존재로 취급받는다고 한다. 광산업이 부흥을 이루던 시절 카나리아는 깊고 어두운 갱도 안에서 광부들이 일을 할 때 유독가스의 기운이 퍼지는 듯 하면 내던 소리를 멈추고 비틀거린다고 한다. 그래서 ‘탄광의 카나리아’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알리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하물며 ‘보이지 않는 위험’을 알기 위해서 모든 감각을 열고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눈에 보이는 위험’에 대해 우리는 너무 소홀히 대하는 것 같다. 빙판길이 있으면 돌아갈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빙판길 위에 연탄재를 뿌려야 하는 법이다. 세월호 사건은 그래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우리가 수 십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소중하면서도 아픈 기억이다. 의사 한분이 그러셨다.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아픈 법은 없다고. 갈대가 바람에 부러지지 쉽지 않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에 뚝 하고 부러지듯이 건강도 그렇게 나빠지기 시작하는 거라고 말이다.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는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1:29:300이라는 하인리히 법칙을 주장한다.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경상자 29명, 부상을 당할 뻔한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법칙은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돼 위험요소를 줄이는 노력으로 적용되어 왔다.사회 위험요소 줄이는 노력해야공부, 안전, 재해, 건강 등 우리 주변에 모든 것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위험’에 삶이 매몰되어 스트레스 받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다. 하지만 ‘보이는 위험’조차 우리가 무시하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자세가 유지되고 방치된다면 더 커다란 ‘보이지 않는 위험’이 다가온다는 것을 생각하자. 우리에겐 ‘탄광의 카나리아’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스트레스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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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6 23:02

정부기관부터 한글 사용 앞장서야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68돌이 되는 해다. 한글날 국경일 지정에 역할을 했다는 공로로 한글계 최고 권위의 상인 ‘외솔상’을 받기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글 사용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를 상징하는 문양이 현재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을 한글로 바꾸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 5월에는 국회문양이 41년 만에 한글로 돌아왔다.41년만에 한글로 바뀐 국회 문양우리 국회는 개원 첫 해인 1948년 10월 9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서 모든 공용문서를 한글로 쓰도록 했다. 2005년 1월 27일 국어기본법을 제정해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인 국어를 잘 보존하고 후손에게 계승하는 국가의 의무를 선언하였으며 2005년 12월 29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했다.오래전부터 한글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국회가 정작 자신을 상징하는 문양은 정체불명의 한자로 써왔다는 사실은 정체성에 어울리지도 않는 부끄러운 일이다. 고쳐야 할 문양의 종류는 국회 본회의장의 정면을 압박하고 있는 기괴한 국회 문장과 국회 기, 국회의원 배지, 국회차량 표지판 등이다.국회 문양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1950년 2대국회 때 한자로 처음 만들어졌고, 1960년 5대국회 때 참의원의 것을 한글로 바꾸어서 1년쯤 쓰다가 1963년 6대국회에서부터 다시 한자로 썼다. 1971년 8대국회 때 한글로 바꿔 1년을 쓰다가 1973년 9대국회 때부터 다시 한자로 환원된 다음 오늘에 이른 것이다. 참으로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쳐 왔다. 이제 혼란을 끝내고 제 길로 들어섰으니 다시 한자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다른 기관의 예를 들어보면 정부와 법원은 모두 한글로 ‘정부’ ‘법원’ 이렇게 한글로 된 문양을 쓴다. 정부와 법원이 이미 하고 있는 것을 우리 국회는 아직도 하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헌법재판소만이 한자로 된 ‘헌법 헌’자 헌(憲)을 아직 쓰고 있다. 이 또한 조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그동안 우리 국회에서는 여러 차례 국회 문양을 한글로 바꾸자는 내용의 ‘국회기및국회배지등에관한규칙’ 개정안이 제출되었다. 17대국회인 2004년 6월 14일 박병석 의원 등 35인이 한글 ‘국’으로 하자는 내용, 그해 7월 8일 박영선 의원 등 74인이 한글 ‘국회’로 하자는 내용의 각 개정안을 제출하였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되고 말았다.이번 19대국회에 들어와서 2012년 8월 3일 노회찬 의원 등 64인이 한글 ‘국회’로 하자는 내용, 2013년 2월 15일 박병석 의원 등 12인이 한글 ‘국’으로 하자는 내용의 각 개정안을 제출되었다가 지난 5월 2일 본회의를 통해 결국 통과되었다.행정·법조계도 널리 쓰기를오래전부터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다니지 않다가 이번에 새로 바뀐 배지는 항상 달고 다니고 있다. 이유가 있다. 동료 의원들과 더불어서 배지가 한글로 바뀌지 않는 한 달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제대로 된 새로운 국회의원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고 싶다고 늘 말하고 다녔는데, 실제로 왼쪽 가슴에 달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지방 의회에서도 최근에는 의회 상징을 한글로 바꾸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역구인 서울시 강서구의회도 최근에 한글로 바꾸자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다행이다. 이제는 행정기관과 법조계에서도 한글 사용에 앞장서서 민족의 자랑스러운 유산인 한글을 널리 쓸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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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9 23:02

'통일 대박' 첫걸음은 '10·4 선언' 이행

지난 달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있었다. 우리 정부가 북측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상태라 이날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만들 중대한 기회였다. 때마침 북한 외교의 수장인 리수용 외무상이 15년 만에 유엔 총회 자리에 앉아 있었던 터라 박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북한의 지도자에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핵·인권 문제로 북한 압박만 해서야국내외의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을 통해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어줄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하였다. 그러나 이 날 연설은 이러한 모두의 기대를 빗나가게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북한 핵과 인권 문제를 앞세워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두었다. 남북관계의 경색을 풀기 위한 대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남북간 대화의 문을 막아선 형국이다. 북한 핵과 인권 문제의 심각성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연설의 방법과 시기 면에서 대통령의 진정성이 북측에 전혀 전달되지 못했다.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연설을 자신들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흡수통일 시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측은 노동신문, 조평통,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 등 각종 매체들을 통해 박 대통령의 연설을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 ‘위험한 도발’, ‘흡수통일 야망’이라며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박 대통령의 유엔 연설 이후 대북전단 살포와 인천아시안 게임 북한 응원단 불참으로 냉랭해진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고 있다. 한반도의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평소 보수적인 대북정책을 고수했던 보수언론마저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이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협력구상, 드레스덴 선언, DMZ 평화공원 조성, 그리고 통일대박론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제안들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과 합의가 이루어져 실행되고 있는 제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통일문제는 대통령의 진정성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대통령이 북측과 어떤 합의를 하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도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겨서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인정한 바 있다. 지난 이명박 정권은 대북 제재에 매달려 북과 아무런 교류를 하지 않았다. 북의 굴종을 강요하며 낭비한 5년동안 남북간의 불신과 군사적 대결만 심화되었다. 그 결과 북한은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강화시켜 왔다. 북한이 먼저 변하기만을 손놓고 기다리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은 ‘통일 대박’의 밑거름이 아닌 방해물이었다. 신뢰 프로세스로 北 변화 이끌어야남북 정상들의 ‘10·4 선언’이 있은 지 올해로 7주년을 맞이한다. ‘10·4 선언’에는 통일 대박의 밑거름이 될 남북간의 훌륭한 합의가 가득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으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고자 한다면, ‘10·4 선언’을 되살리는 결단에 나서야 한다. ‘통일 대박’의 성공여부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구체적인 합의와 실천에 달려있다. ‘10·4 선언’의 단계적 이행을 통해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제자리에 올려놓아야 한다. ‘10·4 선언’은 통일대박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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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2 23:02

새만금특별법 개정안 발의 준비하며

뜀박질이 장기인 발 빠른 토끼와 느림보 거북이의 경주에서 예상을 깨고 거북이가 이긴다는 이솝우화의 이야기를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는 이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재미있게 해석했다. 극중에서 악녀로 등장하는 연민정이 보리를 향해 던지는 대사 중간에서 이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더운 날씨’를 이야기했다. 더운 날씨에는 털이 많은 토끼가 많은 운동을 하게 되면 당연히 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새만금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공약하면서 시작된 새만금사업. 벌써 2017년이면 30년,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세월이지만 새만금사업은 아직도 멀었다. 22조원 국가예산으로 밀어붙인 4대강사업이 3년 만에 완공된 것과는 극과 극이다. 공항·항만·철도 빨리 건설해새만금과 비슷한 시기에 착공했던 중국의 상하이 푸동지구는 이미 세계 G2 대열에 오른 중국경제의 심장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은 이제 보하이만을 가로질러 랴오닝성과 산둥반도를 연결하는 총길이 123km의 세계 최장 해저터널 건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프랑스 로템사로부터 로비를 받고 고속철도를 건설할 때, 중국은 독일과 손잡고 고속열차보다 빠르고 미래기술인 자기부상열차를 상하이를 중심으로 건설했다. 대한민국 새만금은 거북이 꼴이고, 중국은 저만치 앞서가는 토끼인 셈이다. 더구나 새만금이 첫 삽을 뜨던 1991년의 이듬해에서야 한중수교가 이뤄진 점을 생각한다면, 당시에 한국보다 못사는 나라, ‘짝퉁의 나라’로만 생각했던 중국은 이제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중국은 이제 당나라시대처럼 세계 최강대국이 됐다. 대한민국의 최대 교역국도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고, 이제는 ‘중국이 기침만 해도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는 게 오늘날 우리 경제사정이다.그럼 여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역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가 먼저 겪었던 경험들을 배우고, 중국의 거대자본과 13억 인구의 세계 최대 시장을 우리 앞마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총론이다. 새만금을 위한 각론은 무엇일까? 국내에는 현재 새만금을 비롯해 중국시장을 겨냥한 일종의 여러 ‘특구’가 존재한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송도를 중심으로 한 인천 경제자유구역이다. 이곳은 금융허브, 교육허브를 목표로 한다. 인근 영종도에는 동북아 허브가 된 인천국제공항이 있고, 내륙에는 서울과 경기도라는 2000만 인구의 배후시장이 버티고 있다. 전남 무안에도 국제공항이 있고, 한·중기업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적표는 없다.새만금은 국제공항도 없고, 메트로시티급 배후시장도 없다. 새만금의 현주소는 방조제 완공이후 내부 방수제 공사가 진행 중이고, 마스터플랜(MP)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바뀌고 있다. 투자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바닷물이 가득한 ‘상상의 땅’이다.동북아 물류중심 기지 조성해야어차피 늦은 것, 지금이라도 새만금을 위한 각론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새만금은 ‘물류중심’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신항만과 국제공항을 갖추고, 동서2축 고속도로와 새만금~인천을 잇는 고속철도를 건설한다면 새만금은 진짜 황금알을 낳는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기에 ‘한중경협단지’까지 만들어진다면 물류기지의 백년 일감은 이미 따놓고 출발하는 셈이다.이처럼 새만금의 배후에는 메트로시티급 배후시장은 없지만, 눈 앞에 13억 인구의 대륙시장이 있다. 수심 15m이상 7000 TEU급 대형 컨테이너전용부두를 가질 수 있고, 국제공항이 만들어지면 중국으로 날아갈 새만금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도 있다. 어쩌면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도 있는, 이 각론의 꿈을 이루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그동안 수없이 이야기했던 새만금사업 지원단과 특별회계다. 이제 그 꿈을 담은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려고 한다. 도민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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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25 23:02

장학재단은 더 많아져야 한다

쏜 화살이 단단한 돌에 깊이 박혔다는 뜻의 중석몰촉(中石沒鏃)이란 말은 정신을 집중하면 돌에 화살촉이 박히듯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중심을 잡고 매진하다 보면 못 이룰 일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하지만 과연 현실은 그런가. 이 시대에는 노력을 아무리해도 노력만으로는 넘지 못할 것들이 많아졌다. 공부도 취업도 결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로 인해 ‘편중화’가 심하다고 하지 않던가. 이렇듯 최소한 ‘이익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없는 이들에겐 벅차다. 한·미 FTA 통과 때 ‘이익의 균형’이라는 말로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정작 누구를 위한 균형인지는 자명하듯 말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젊은이들 위해더불어 사는 것은 인간지혜의 가장 소중한 지상과제이자 발전의 원동력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것은 ‘인재육성만이 가장 커다란 국가발전 가치’라는 절대절명의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다. 한국전쟁 직후에도 그랬고 더욱 커지고 복잡해지고 빨리진 2014년에도 대한민국 사회에 있어서 인재가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더욱 간절한 목표이다. 지금의 나 또한 사회와 국가의 도움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을 하고 국회의원 자리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난이 몸서리치게 싫었던 어린시절 나는 아버지께서 주변 이웃의 어려움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시고 소 한 마리를 흔쾌히 내어주신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님은 무엇이 있어야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소극적 사고방식이 아니라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 무엇이라도’ 나누는 것이 배품의 시작이라는 사고였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늦었지만 지난 5월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의 뜻을 받들어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다. 조의금으로 들어온 감사와 고마움의 가치와 뜻있는 분들의 숭고한 가치를 합쳐서 장학재단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더 많은 장학재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현재 장학재단의 숫자가 지금보다 두 배, 세 배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양적 증가와 함께 질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세밀하고 구체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학재단이 자리매김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거나, 수학만 잘하거나, 달리기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거나, 음식을 잘 만들거나, 게임을 잘하거나 등등 우리의 젊은 미래에게 화살을 쏘지도 못한 채 좌절하게 만들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화살 촉이 단단한 돌에 박히도록 더 나아가서는 뚫고 지나갈 수 있도록 장학재단이 많아져야 하는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특출한 자질을 구비한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그들의 꿈이 사회의 발전에 거름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와 돌아가신 부친 그리고 장학재단에 쾌척을 해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은 행복할 것이다.꿈 포기하지 말라는 지원 이어져야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사회에 대한 보은, 삶에 대한 자신감 등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야겠다는 소신으로 미력하나마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되었지만 향후 이 장학회를 거쳐 간 인재들이 우리 사회에 등불이 되어 또 수많은 장학재단을 만들어 준다면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 같다.이 장학재단이 어려운 환경의 젊은이들에게 이 사회가, 국가가 그 어려운 젊은이들을 버리지 않고 옆에서 지켜봐주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면 이 ‘포근함’의 기운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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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18 23:02

극우 외교정책 유감

침략자들의 오판으로 시작되고 방어자들의 오판으로 확대 연장되었던 한국전쟁은 수백만의 인명피해를 내고서야 겨우 휴전이 되었다. 그러고서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같은 민족끼리 각자 외세를 등에 업고 싸운 업보가 쓰라린 고통으로 후세에 전해졌다.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또한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도 많다. 남북 간의 응어리진 감정이 그렇고 우리 민족을 둘러싼 외세의 세력분포가 그렇다. 강대국들의 포진 한가운데에 위치한 우리의 지정학적 구도는 한 세기 전 구한말 때나 60년 전 한국전쟁 때나 지금 이 시대나 숙명적으로 유지되고 있다.현명함·냉철함 저버린 극우파 논리국권을 강탈당했을 때나 민족끼리 전쟁을 했던 때의 쓰라린 경험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매한 짓이고, 그런 민족에겐 다시 그런 굴욕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 우리의 진정한 소망은 민족통일이다. 외세의 세력균형 틈에서 현재 수준의 평화를 이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외세의 균형을 선용하여 우리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수행으로 통일의 역사를 이루어 내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비뚤어진 민족사를 복원해야 한다. 그 책임은 누구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는 그러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민족 앞에 밀려오는 파도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야 한다.현재 우리 사회에는 갑자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극우파의 논리가 횡행하고 있다. 국내정치의 극우파도 문제이지만, 특히 대북관계를 포함한 외교정책에서의 극우파는 정말 우려스럽다. 북한붕괴론을 내세우며 일전불사까지 외치는 것을 보면 위태롭기 그지없다. 현명함과 냉철함을 저버리고 감정과 이즘에 빠져 있다. 더구나 북한을 두둔한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현상이 일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행동이라 하겠다.중국은 이 시점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유지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한 중국에 대해 우리는 정확한 인식을 해야만 한다. 중국의 생각과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행보를 예측하며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우리에게 협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에게도 한반도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그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 그래 왔다. 중국이 임진왜란 때 조선 땅에 출병한 것이나 20세기 말 청일전쟁을 한반도에서 벌인 것은 다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참전한 것도 그 역사적 맥락이 적용된 또 하나의 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물론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연미봉중(聯美封中)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북한을 정신 차리게 한다고 해서 서해에 미국 항공모함을 띄우고 합동군사훈련을 하면 그것이 단순히 북한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 여기겠는가? 또 일본과 해상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면 그것은 연일항중(聯日抗中)으로 비쳐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설정한다면, 어떻게 우리가 한 해 400억불의 흑자를 내는 무역을 더불어 할 수 있으며, 북한이 대화전선으로 나오도록 압력을 넣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겠는가? 중국·러시아와도 실용 외교 해야60년 된 ‘한미일 VS 북중러’라는 낡은 구도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그래야 새 시대가 온다. 새로운 구상을 하는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일본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우리의 외교는 실용외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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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11 23:02

세월호 특별법과 솔로몬의 재판

세월호특별법이 거대한 벽 앞에 가로막혔다. 지난 9월1일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3차 협상이 30분 만에 결렬됐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는 시종일관 고압적인 자세에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유민 아빠의 생명을 건 단식으로 비난 여론이 급등하자 대화에 나섰던 새누리당은 유민 아빠의 단식이 중단되자마자 자신들의 대화 성과라며 실컷 선전만 해놓고 순식간에 ‘나몰라’라는 식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아이 잃은 부모 마음' 헤아려야이러한 세월호 특별법 난국에 대해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도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의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이다.나는 지난 8월 31일 오전 9시부터 24시간 동안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릴레이 단식에 참여했다. 많은 시민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온종일 세월호 정국의 해법을 고민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지혜로운 판결로 ‘솔로몬의 재판’을 떠올린다. 솔로몬은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친모라 주장하는 두 여인중에서 진짜 어머니를 찾아준다. 지혜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런 판결의 비결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세월호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범한 가장 뼈아픈 실책은 이 마음을 100%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여야는 유·불리를 떠나서‘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공감하는데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풀기 위한 몇 가지 해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유족의 신뢰를 회복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족의 신상을 털고, 색깔론으로 여론몰이를 하며 유족을 모독하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보수 언론과 우익 단체들이 나서서 유족을 모독하고 조롱하는 일이 잦아질수록 사회 갈등은 심화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야 한다. 청와대는 세월호특별법은 국회의 몫이므로 청와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며 유족의 면담요청을 거절했다. 매우 궁색한 거짓 변명이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야당·유가족과의 협상을 전후해 청와대와 통화를 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청와대의 부당한 개입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솔로몬의 세기의 명판결의 시작도 아이를 잃은 부모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셋째,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야당의 확신이 필요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 총회 결의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이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이자 최우선의 민생법안이라는 원칙’을 결의하고 비상행동에 나서기로 하였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요구에 응답할 때까지 유족과 국민의 곁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약속하였다. 유족과 국민이 원하는 법 제정을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내부에서 장외투쟁과 원내복귀를 두고 분열하는 것은 국민적 열망을 훼손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약속대로 유족과 국민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총력투쟁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결국 야당 생존의 길은 여기에 있다. 이것이 국민과 공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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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04 23:02

교황과 전북 성지

열흘 전 우리 사회는 ‘교황 앓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 질 정도로 달달한 홍역을 치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5일 공식일정은 온 국민의 눈과 귀, 그리고 전 세계인들이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와 지지를 보냈다.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면서도 우리가 교황에 열광한 이유는 그는 사회에서 소외받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약자들을 가식이 아닌 정성으로 따뜻이 안아줬기 때문이다.교황, 전북방문 이뤄지지 못해 아쉬워특히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 위안부 할머니, 밀양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새터민, 그리고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풀리지 않는 딜레마를 그는 위로와 화해,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로 해원(解寃)케 했다.하지만 이번 교황 방한에 가장 아쉬운 점은 그토록 고대하던 전북 방문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년전부터 로마 교황청을 통해 방한 소식을 접하고, 본인은 국회의원이 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전북을 방문해야 한다고 주장했었고, 비공식적 이나마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교황의 한국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84년 한국 가톨릭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식과 1896년 제44차 세계성체대회 등 두 차례 이뤄졌지만 천주교의 성지인 전북방문은 이뤄지지 않아 이번 프란체스코 교황의 방한에 기대하는 바가 실로 컷다.교황의 전북 방문 당위성은 이번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 미사에서 나타났듯이 전북에서 박해를 받아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이 24위에 이를 만 큼 전북의 천주교 역사는 깊다.이번 시복 대상자 124위의 대표자로 이름을 올린 윤지충 바오로(1759~1791)는 1791년 12월 한국 천주교회에서 첫 번째로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 당했다. 또 호남의 사도 ‘유항검 아우구시티노(1756~1801)’와 아들 부부인 유중철 요한, 이순이 루갈다가 전주감옥과 숲정이에서 순교하는 등 신유박해 때 4개월에 걸쳐 전주 남문 밖과 전주옥, 숲정이에서 피 흘린 순교가 이어졌다.이들 순교자들이 치명자산에 모셔졌고 그 기적의 땅에 순교자들의 선혈이 서린 전동성당이 23년의 공사 끝에 완공돼 전주를 지키고 있다.이제 교황은 떠났고 앞으로 언제 다시 찾을지 모르지만 천주교의 성지인 도내 곳곳의 유서 깊은 유물과 역사를 차분히 조명하고 정리해 다시 찾을 교황 맞이에 준비해야 한다.전북은 비단 천주교만의 역사가 아니다.특히 전주 모악산은 단순한 명산이 아닌 영산(靈山)으로 불교를 대표하는 금산사와 귀신사, 금산사 바로 아랫마을 용화동에 위치한 개신교의 금산교회, 천주교의 수류성당, 원불교 원평교당, 일명 ‘오리알(來) 터’에 위치한 증산교의 동곡약방과 정여립의 대동사상, 동학혁명의 정신적 모태가 되는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 발원지이자 문화 보고이다.이들 종교들을 모두 품에 안은 모악산을 성지화하고 정신문화자산으로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모든 종교 품은 모악산 성지화 필요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도시는 단순히 규모나 인구의 양적기준으로만 평가 받는게 아니라, 도시 주변에 사색할 수 있는 산책로나 순례길이 있어서 세계적인 문호나 대 철학자를 많이 배출한 무형의 정신적 가치와 인적자산을 중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악산 주변의 종교 순례길(둘레길)을 걷다 보면 왜, 모악산이 자유민주주의 사상과 세계의 평화, 인권과 평등, 국민행복의 소중함을 근간으로 하는 여러 종교의 발상지가 되었는지, 왜 모악산이 소중한 정신적 자산인지, 그리고 앞으로 새만금을 아우르는 전북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는지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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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28 23:02

야당의 길, 국민 삶에 녹아내려야

멋들어진 가을 풍경을 담기 위해 인사동 화방에 들려서 비싸고 질 좋은 붓과 물감들을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넓은 거실에서 시원하게 에어컨도 켜 놓고 고상한 클래식 음악도 배경으로 깔아 놓는다. 물론 옆 탁자 위에는 은은한 향이 일품인 헤이즐럿 커피도 한 잔 준비해 놨다. 자 이제 그림만 그리면 된다. 하지만 큰일이다. 가을 풍경이 집에서 보이질 않는다. 상상으로 그릴 순 있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매번 똑같은 장면만 떠오른다. 결국 늘 그리듯이 똑같은 구도의 똑같은 색감으로 그림을 그리다 붓을 놓고 만다. 그것도 마무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국민 눈높이 맞춘 생활정치 절실얼마 전 7·30 재보선에서 야당은 국민들로부터 거듭나라고 심판을 받았다. 국민들은 야당에게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는 불합리를 과감히 비판함과 동시에 그 불합리함을 변화시킬 미래의 그 무언가를 알려주고, 실천하기를 기대했었다.하지만 야당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림을 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주 비싸고 질 좋은 재료들을 다 구비해 놓았지만 정작 우리는 하얀 도화지 위에 제대로 그리고 못한 형국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7·30 재보선 패배 이후 안타깝게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조용히 물러난 손학규 전 대표가 늘 이야기했던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말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이란 선거구고 이후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어젠다(agenda)가 우리 정치사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기가 막힌 말이라고 생각한다. 7·30 재보선 이후 패배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야당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공천에 실패해서 등등 하나같이 야당이 새겨서 다음 선거에 대비해야 할 지적들이다. 하지만 난 ‘저녁이 있는 삶’과 같은 생활정치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국민 눈높이 전략을 짜지 못해서도 커다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국민들에게 ‘왜 야당에게 투표를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지 못하고 인사 참사, 세월호 참사 등 현 정부의 불통과 무능에만 기댄 전형적인 20세기형 선거전략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동의한다. 문제점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국민들이 야당을 선택하면 ‘야당이 만들고자 하는 나라는 이러한 나라다’는 그림을 국민 앞에 내놓지 못한 것이다. 우리에겐 먼 이야기 할 것도 없이 절체절명의 위기가 많았다. 대한민국 건국이후 한국전쟁의 잿더미에서, 경제참사라고 불리는 IMF 시절을 지나 지금까지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온 우리 부모님이 계시던가. 그렇게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을 물려주고자 정작 본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하고 살아온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러니하게 ‘저녁이 있는 삶’인 것이다. 단순하게 저녁에 집에서 쉬는 것이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차분히 자신을 되돌아 볼 경제적, 정신적 삶의 여유를 가지게 하는 것의 함축적 의미라고 난 생각한다. 그 경제적, 정신적 삶의 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사회, 합리적인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저녁 있는 삶’을 꿈꿀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 꿈이 없는데 어찌 현재가 행복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군인도, 경찰도, 아이들도 ‘저녁이 있는 삶’이 항상 꿈이어서만은 안된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으려면 제도적, 사회적으로 ‘저녁이 있는 삶’의 길로 가야한다고 믿는다. 야당 위기·두려움 이겨야 민심 얻어관객 천만을 넘긴 영화 ‘명량’에는 많은 백성들이 묵묵히 이순신을 믿는다. 12척 배로 울돌목 바다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 이긴 이순신을 향해 백성들은 먼발치 육지에서 큰 절로 이순신에게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 “두려움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두려움은 몇 배 더 큰 용기가 될 수 있다”라고 ‘명량’은 이순신의 말을 빌어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지금 야당은 위기다. 위기가 심해지면 패배주의에 빠지는 두려움으로 변화할지 모른다. 이 위기와 두려움을 이겨낸다면 그것은 용기가 되고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된다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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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21 23:02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체복무 햇살을

현재 군대내 인권 문제로 여론이 뜨겁다. 하나의 대안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주장하고자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매우 많은 수준이다. 광복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사람이 1만 6000명이고 수감된 사람만 3600명에 달한다. 현재 수감 중인 사람은 800명이 넘고, 매년 새로 수감되는 사람은 평균 600명이나 된다.2001년 12월 17일 평화운동가 오태양씨가 특정 종교인 아닌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고, 2002년에는 박시환 판사가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병역법 제88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최초로 제청했다.전과자 양산, 정부 외면 말아야2005년 12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에 대체복무 제도 도입을 권유했고 2007년 9월 18일에는 국방부가 대체복무 제도를 2009년부터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듬해인 2008년 3월 6일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상황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국방부는 대체복무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대체복무 도입 백지화를 발표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까지 전과자가 꾸준히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유엔 인권위원회는 2006년, 2010년, 2011년 세 차례에 걸쳐 “한국정부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8조 1항을 위반했다”며 보상과 구제조치를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헌법재판소, 대법원,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 유엔 인권위원회, 그리고 참여정부의 국방부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무조건 범죄자로 취급하여 징역을 살리지 말고 대체복무라는 대안을 제시하여 구제하자는 주장을 하는데, 우리 정부는 한사코 이를 외면하고 있다.이제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감출 수가 없다. 5만3000명의 공익근무요원이 있는 나라에서 매년 600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수용할 여유가 진정 없는 것일까? 축구나 야구만 잘 하면 혜택을 받는데도, 혜택은 커녕 현역복무보다 길고 공익근무보다 힘든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양심의 호소는 그렇게 무시 받아 마땅한 것인가?내 주장은 공익근무를 폭 넓게 운영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가혹하게 대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대체복무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병역법을 개정하거나 새 법을 만들어서 공익근무의 일종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추가하면 된다. 자, 이제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가치의 문제’가 되었다고 본다. 이 문제는 이 시대 우리 사회 속에서 인간의 양심에 관한 기본권이 어디까지 인용되느냐 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이제는 충분히 그 때가 되었다고 나는 확신한다.헌재, 조속히 위헌결정 내려야나는 해군 전투병과 장교로 3년 4개월 복무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했고, 내 큰 아들도 해군 전투병과 장교를 마쳤다. 막내아들도 해군에서 사병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군필자와 현역복무 예정자들이 가지기 쉬운 사소한 시기심이나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현재 헌법재판소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6건의 위헌법률심판제청과 헌법소원이 계류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속히 위헌결정을 내려서 국회를 압박해 주기 바란다. 햇살이 빈틈없이 고루고루 비춰지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사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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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4 23:02

군 인권보호가 국가안보의 진정한 기초

최근 일어난 28사단 윤 모 일병의 집단 구타에 의한 사망사건이 전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윤 모 일병에게 가해진 집단적 구타와 가혹행위는 경악스러운 엽기요, 야만이다. 한 군인이 국가에 의해 보호받지 못했고, 지휘부의 축소·은폐 등이 있었다는 점에서 군대판 ‘세월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마음 편히 군대 보낼 수 있도록이번 사고의 중대한 원인에는 구조적이고 심각한 부대관리의 실패가 존재한다. 윤 일병이 속한 부대는 해당 생활관 내에서 집단 폭력이 대물림되어 자행되어 왔다. 문제는 윤 일병의 생활관이 외진 곳이 아니라 다른 포대 소속 내무반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점이다. 옆방의 병사들과 타 소대 지휘관들은 자기 부대가 아니라며 외면했고, 윤 일병의 부대지휘관은 떨어져 있다 보니 방치했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이렇게 심각한 부대관리 실패에도 불구하고 간부 중에서는 유모 하사 1명만 구속되고, 연대장·대대장 등 간부급 16명은 정직·보직해임 등 단순한 행정적 징계에 그쳤다. 군은 군형법 제24조의 직무유기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가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수사도 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방부장관이 한 시민단체의 폭로를 통해서야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군이 사건을 고의적으로 축소·은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특히 유족들의 수사기록 요구를 묵살한 점, 현장검증 시 유족의 입회를 거부했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부대관리 실패, 보고체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와 문책이 있어야 한다는 국회의 지적이 있고 난 후에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반적인 재수사를 지시하였다. 이래서야 어떻게 국민들이 군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제2, 제3의 윤일병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특단의 병영문화 개혁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군 지휘부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노크귀순,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22사단 GOP 총기사고, 북한 무인기 사고 등 중대한 안보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군 수뇌부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일벌백계 없이는 군 기강 해이에 따른 안보 사고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둘째, 군의 폐쇄성을 혁파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국회가 임명하고, 독립적으로 군의 인권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는 ‘군 옴부즈만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셋째, 병사에 대한 인권교육을 강화되어야 한다. 군의 교육 훈련을 단순히 싸워 이기는 ‘전술·전기연마’에 머물지 않고 제복 입은 민주시민 육성을 위한 국가인적자원 개발 차원으로 접근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계최강 미군의 경우 장교 육성 목적을 ‘생각하는 조직(thinking system), 비판적 전사(criticial warrior)육성’에 두고 있다.병영문화 특단의 개혁 절실군의 근본적인 개혁을 통해 부모가 마음 편히 자녀를 군에 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군내 온갖 불의와 폭력에 맞서는 용기야 말로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지키는 진짜 국가안보의 기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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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07 23:02

불공정 담합 삼진아웃 도입해야

‘죄수의 딜레마’라고 하는 심리학 이론이 있다. 경찰에 붙잡힌 두 명의 공범을 떼어 놓고 조사를 하며 먼저 자백할 경우 형량을 낮춰준다고 유도하는 게임이론이다. 이럴 때 대부분 상대방을 믿지 못해 범행을 자백하는 쪽을 택한다고 한다.기업들의 불공정 거래와 가격 담합 등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 담합행위를 자진 신고하거나 정부 조사에 협조한 경우 ‘죄수의 딜레마’처럼 과징금을 면제, 또는 감면해 주는 제도가 있다. 바로 리니언시(Leniency)제도로 우리말로는 ‘관대 또는 관용’의 의미이며 ‘담합 자진 신고자 감면제’라고도 불린다.'과징금 면제 혜택' 악용 대기업 많아1978년 미국에서 처음 시행한 이후 우리나라도 1997년에 도입했으며, 시행 초기 기업들이 소수 대기업에 의해 장악된 과점시장체제이다 보니 자진신고의 혜택(과징금의 75%)보다 배신에 대한 낙인효과가 두려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2005년 리니언시제도를 대폭 수정해 첫 번째 신고자는 과징금 100% 면제, 두 번째 신고자는 50% 감면 혜택을 부여하면서 리니언시가 적용된 담합 사건 역시 2011년 32건, 2012년, 13건, 2013년 23건 등 크게 늘고 있다.담합 자진 신고 사례도 정유와 생명보험, 가전업체 등이 가격 카르텔을 형성했다가 적발됐으며 최근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빅7’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이 문제가 되고 있다.이들 건설사들은 4대강과 지하철 등 대형 정부 사업들의 공사구역을 10여개씩 쪼개서 발주하면서 사전에 공구를 배분하고, 낙찰회사를 미리 정해두고 다른 회사들을 들러리 내세우는 일명 ‘짬짜미 입찰’을 하고 있다. 또 이들 대형 건설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면 과징금 면제 및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 서로 짜고 리니언시 제도를 악용하는 고도의 수법을 쓰고 있다.이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본인을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의원을 대표로 정무위원들이 담합업체들이 공정위의 직권조사 개시 이전에 신고하는 기업에만 리니언시를 적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하지만 최근 이들 건설사들이 호남고속철도 담합으로 28개 건설사가 4,35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대형 공사인 원주~강릉철도에 대한 담합사례들이 잇따라 제보되면서 역시나 더 강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곤 한다.실제로 정부발주공사 평균 낙찰율이 70% 중반인데 4개강은 90%가 넘는다. 이는 담합으로 나라 돈을 빼먹는 큰 도둑과 뭐가 다른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시켜야할 도둑들을 리니언시로 솜방망이 처벌하고 재응찰 기회를 주는 제도는 개선돼야 할 것이다.물론 협력업체들에게 최저입찰제도를 교묘히 이용해 겨우 변동비만 커버하는 수준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현행 입찰제도의 문제점도 있지만 툭하면 담합해 중소건설업체의 진입장벽을 차단하고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면 리니언시 제도를 교묘히 이용해 자진신고 후 과징금을 면제받는 등 날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제도보다는 오히려 삼진아웃제 도입이나 전과자처럼 전과법인도 응찰을 못하도록 하는 등의 일명 전과법인에 처벌에 관한 형법 개정과 재벌의 처벌(중소기업과 차등)에 대해선 리니언시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야 된다고 본다.'짬짜미 입찰' 참여 처벌 강화를필자는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대기업들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불공정 담합행위, 그리고 독과점 행위를 보다 상세히 파헤쳐 진정한 경제민주화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다. 특히 법을 교묘히 이용해 과징금을 면제받는 기업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원아웃(경고), 투아웃(입찰제한), 쓰리아웃(퇴출) 제도의 도입과 경제부문 만큼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갖춘 기업들이 ‘개천에서 용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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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31 23:02

공직자의 길, 신독(愼獨)

간혹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가 있다. 그들의 눈망울, 활짝 웃는 모습만 봐도 난 젊은 날의 설레임에 빠진다. 사랑이든 경쟁이든 실패해서 쓰러져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다가도 ‘젊음’이라는 무기는 어느새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쉼 없이 달리게 만드는 법이다. 만고의 진리는 젊음들 한명 한명이 꿈이 있을 때 그 사회는 그 나라는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것이다. 꿈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과 단단한 경험으로 무장한 어르신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그 사회는 건전한 목소리와 생동감을 가질 수 있다.부도덕한 공직 후보들 너무 많아나는 어린 청년들에게 ‘많이 배운 사람이 나을까, 많이 본 사람이 나을까’라는 질문을 간혹한다. 청소년들은 많이 배운 사람이 착하고, 똑똑하고, 인생을 잘 산다고 알고 있다. 일률적인 시험에서 서열을 가르고, 명문대를 나오고 또 그 경쟁 속에서 일류회사에 취직하고 그 속에서 맨 앞자리에 본인이 서 있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보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 했으리라 본다. 그들의 이력서는 수많은 스펙으로 꽉꽉 채워지고 있다. 그리고 꽉꽉 채워진 이력서가 그들의 삶을 인도할 거라고 믿는다.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인생의 겹이 계속 쌓이다 보면 배움은 지혜를 기르는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필수조건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의 성공이 단지 명성과 돈으로 포장되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많이 배운 사람들이 저녁 뉴스에 나오는 일이 많은 걸 보면 그들의 삶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라는 걸 느낀다.더군다나 얼마 전 있었던 인사청문회 과정을 보면서 이제 ‘신독(愼獨)’을 다시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믿는다.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2000년 제16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함으로써 도입됐다. 공직에 지명된 사람을 우리 국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지 업무능력과 도덕성 등 본질적인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벌써 15년이 되어 가지만 인사청문회에서는 일상적인 거짓말은 물론이고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등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들어난다. 그 후보자들은 아마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남이 보질 않으니까.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말 우리가 믿고 맡길 공직자들이 이렇게 없단 말인가라는 자조석인 말도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보면 우리 공직 후보자들의 배움과 지식과 그들의 겉모습은 우리가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두껍게 치장된 그들의 명성 뒤에는 국민들이 지도자로 따르기에는 부족하다 못해 부적절한 부분이 너무 많다.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 했다. 검은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지듯이 공직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 꿈을 가졌을 때부터 주변 관리와 정리를 해야하는 것은 숙명인 것이다.보거나 듣는 사람 없어도 항상 노력그러기에 공직자의 길을 가기로 생각을 했다면 신독(愼獨)해야 한다. 만약에 부끄러운 일이 많다면 공직자의 길을 가기를 두려워해야 한다. 누가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항상 노력해야 하는 신독의 마음은 공직자에겐 필수다. 즉,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남이 볼 때와 마찬가지로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를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쉽지 않다.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아니 성인군자라 해도 혼자 있을 때까지 신독(愼獨)의 자세를 잃지 말라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공직 후보자에게는 국민이 바라는 시대적 바람이 있다. 맞다. 어렵다. 하지만 공직자의 길이 쉬운 길은 아니잖은가! △이석현 부의장은 익산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경기 안양시 동안구 갑·새정치민주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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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4 23:02

철새 정치

중학교 다닐 때 영어선생님께서 재미있는 단어를 가르쳐 주셨다. ‘statesman’과 ‘politician’이란 두 단어였다. 전자는 자기 이익을 돌보지 않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가를 일컫는 말이고, 후자는 출세를 위해 정도보다는 사도를 걷는 정치꾼을 표현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선생님은 너희가 앞으로 정치를 하겠다면 politician이 되지 말고 statesman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그 때 들었던 말씀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까닭 모르게 오랫동안 내 뇌리에 박혀 있었다. 진정으로 시민 위하는 '정치가' 필요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이 정치를 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자신의 운명이 어렸을 적에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게 된 것을 신기하게 여기면서, 줄곧 자신에게 내가 과연 statesman이냐 아니면 politician이냐를 자문해 보곤 했다. 고백하건대 결코 statesman다운 면모를 보였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순한 politician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고 다짐하고 나름대로 용을 썼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자랑스럽지는 못해도 부끄러워서는 안 되겠다는 일념으로 지내왔다. 그런 눈으로 정치계를 볼 때, 이 쪽 세계에서 떠도는 사람들 중에 소위 ‘정치가’의 범주에 든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상당수의 정치인들은 ‘정치꾼’의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치인들의 행태 중 대표적인 하나의 예가 바로 철새정치이다. 철새는 계절에 따라 따뜻한 곳을 찾아다닌다. 그것은 동물의 자연스러운 본능이겠지만, 사회의 지도자인 정치인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시민의 요구이다. 이익만 좇는 기회주의적 처신이 아니라 원칙과 소신을 추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에 아랑곳없이 바람 부는 대로 철새가 되어 떠돈다. 철새정치는 특히 선거 때가 되면 만연한다. 이 당 저 당을 경계 없이 기웃거리다가 안온한 둥지가 발견되면 주저 없이 내려앉는다. 아무 당이나 공천만 받으면 되고 새 당의 배지를 달면 된다. 정치인에게 당은 가치관의 보루이다. 그가 출마하는 지역인 지역구는 자기를 키워주는 고향이요 뿌리이다. 그런데 성격이 전혀 다른 당으로 하루아침에 변절해서 배를 바꿔 타는 배신적 행위를 스스럼없이 하는 정치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때로는 당의 결정이나 방침을 무시하고 뒷구멍으로 라이벌 당과 야합을 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그 짓을 여러 번 되풀이 하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미련도 없고 양심의 가책도 없다. 이런 것들이 바로 오로지 자기의 출세와 이익을 위해 정치를 이용하는 전형적인 정치꾼의 행태이다. 정당이나 유권자가 가짜 정치인을 식별하여 가려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유권자들이 그런 정치꾼을 구별하여 쫓아내는 혜안을 가지지 못할 때 정치꾼들은 활개를 치며 정치계를 활보한다. 유권자들 '정치꾼' 구별해 쫓아내야도대체 정치를 무엇 때문에 하고 있는 것인가? 그 목표설정이나 실천방법에 있어서 최소한이나마 도덕적 가치관이 서 있지 않다면 그는 아무리 화려한 겉옷을 걸치고 있어도 이미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불쌍한 사람일 뿐이다.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유권자의 수준이다. 철새인지 아닌지 알지도 못하고 알아보려 하지도 않는다. 그러하니 자연히 철새가 많다. 북쪽 대륙과 남쪽 해양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는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 때문이라고 해 둘까?△신기남 의원은 남원 출신이며 5선 국회의원(서울 강서구 갑)이다 . 19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의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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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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