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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JIFF]리뷰-짐 자무시 감독의 '커피와 담배'

24일 밤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우연히 친구를 만났다. 12년만이다. 자판기 커피를 뽑고, 일주일전에 처음 만난 사람처럼 혹은 일주일만에 다시 만난 사람처럼 건조한 일상을 이야기했다. 아련한 시절의 초상, 탄핵과 선거, 직장과 결혼, 전주와 영화…. 끊어질 듯 이어지는 대화. 상대의 말이 지루해질 즈음이면 그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담배 불을 붙였다. 꽤 긴 시간이 흐르는동안 리필 해주지 않는 자판기의 야속함을 탓하며 몇 잔의 커피를 다시 뽑았다. 서로에 대한 예의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음에 만나면 술 한잔하자”는 그렁그렁한 말을 했는지는 벌써 가뭇하다. 친구를 만나기 바로 전에 본 짐 자무시 감독의 '커피와 담배'의 한 장면처럼. 흑백화면과 70년대 감성을 전하는 음악이 시종 손끝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중독'을 보여준다. 테이블에 놓인 다섯 잔의 커피와 꽁초가 수북한 재떨이. 배우들은 담배를 물고 커피를 마신다. 잔을 든 손의 심한 떨림. 카페인에 찌들어 있는 배우들의 눈동자와 손가락, 치아.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 빌 머레이나 로베르토 베니니도 다른 배우과 다르지 않다. "난 커피를 마실 때만 담배를 피운다네.” "내 어머니와 비슷하군. 커피하면 담배지.” 배우들은 기어이 그들의 중독을 확인시킨다. 너저분한 수다와 냉소적인 빈정거림을 이끄는 매개물은 오직 커피와 담배. 주전자를 들고 생맥주 마시듯 커피를 쏟아 붓거나, 끊임없이 줄담배를 피우거나, 쉬지 않고 커피를 채워주거나, 관심도 없는 일상을 토해낸다. '사촌''쌍둥이''캘리포니아 어딘가''흥분''샴페인' 등 감독이 오랜 세월 제작한 11편의 단편을 모았지만, 이미지는 한결같다. 커피와 담배의 깊은 유혹. 영화는 커피와 담배의 해악을 보여주며 공익성에 대한 예의를 지켰던 두세 편을 빼면 남모르게 유머책을 보고 있는 것처럼 끊임없는 '키득거림'과 속내를 들킨 당혹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최고는 아닐지언정 꽤 근사한 영화임은 분명하다.(27일 오후 2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4.26 23:02

[2004JIFF]"많은 가능성 있기에 디지털 작업 열중"

"디지털 작업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시스템 안에서 작업 하다보면 자기 검열에 빠지는 경우가 있지만, 주변 상황에 의한 제약 없이 디지털의 자유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지요. ”디지털 카메라로 담아내는 새로운 가능성. 실험적인 방법으로 주제의식을 표출해온 감독들을 주목한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세 명의 감독들은 리얼리티와 픽션, 진실과 허구가 혼재돼있는 중심에서 형식의 다양한 시도로 관객들에게 화답했다. '인플루엔자'의 봉준호(34),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유릭와이(37), '경심'의 이시이 소고(46) 감독. 이들의 발견은 '디지털 매체의 형식'이었다. 포커스 아웃이나 클로즈업, 느린 속도감 등 자칫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기법들도 과감하게 도입, 오히려 시원스런 충격을 전달했다. 평소 세밀한 기획으로 화면을 장악해왔던 봉감독은 이번 작업에서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배우와 실제 인물들이 구분되지 않는 모큐멘터리의 시도는 연출되지 않은 장면조차 정교한 연출처럼 보이게 했다. 그러나 봉감독은 "후반부로 갈 수록 정교한 동선으로 변하면서 극영화 같은 분위기가 났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무성영화는 영화적 언어와 내러티브 구축 등 영화촬영에 관한 모든 종류의 실험을 해왔다"고 말하는 유릭와이 감독은 디지털 속에서 무성영화의 문법을 읽어냈다. 그는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표현력을 연구했다고 말했다.영화는 사회 문제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시이 소고 감독은 작품 속에 '자살 사이트'를 등장시켰다. "가장 작은 카메라와 최소한의 스텝으로 작업했지만, 의도했던 것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봉감독과 이시이 소고 감독은 디지털 매체 특유의 차가운 질감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유화적 이미지를 낸 유릭와이 감독의 이미지 조작 기법에 관심을 보였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26일 오후 5시, 28일 오전 11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상영된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4.04.26 23:02

[2004JIFF]"비주류영화 활성화 정부 나서라

'한국 영화 막힌 실핏줄을 뚫어라.'최근 한국영화가 보여준 성장세는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영화 한편의 관객수가 1천만명을 넘어서는 시대.그러나 이같은 양적 성장이 질적 측면,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 영화의 건강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영화문화가 상업성의 논리에 매몰될 경우 실핏줄 괴사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끝모를 성찬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편식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우리 영화의 자화상은 2∼3편의 블록버스터가 전국 스크린의 70%정도를 차지하는 기현상으로 맞닿아 있다. 더욱이 독립 장편영화의 경우 극장개봉까지 진행되는 영화는 한해에 기껏 한두편에 불과한 실정. 산업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가장 바람직하고 건강한 영화 환경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24일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학회와 함께 개최한 '한국영화문화의 다양성 재고'에 대한 학술세미나(전북대 디지털미디어센터)와 25일 CGV에서 열린 독립영화 배급문제를 논의한 세미나에서 영화전문가들은 비주류 영화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높은 지원정책을 요구했다. 영화진흥기금 확충과 지방 중·소도시 공공영화관·독립영화 전용관 신설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이날 발표된 전주시의 2005년 공공영상문화시설 전주영화도서관 설립 계획은 영화인들의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한국영화문화의 다양성"지방 중·소도시에 공공영화관을 신설해야 합니다.”"관객과의 만남이 없는 영화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밝힌 김준덕 동덕여대 교수(방송연예학과)는 최근 지방에서도 증가추세를 보이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수익성 추구 전략에 대응하는 비주류 영화의 생존방안으로 공공영화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공공영화관은 전문적인 운영주체(비영리단체)의 기획아래 비상업 용도의 영화 배급권을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극장. 일반 상업영화관이나 공공기관의 부정기적 상영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김교수는 공공영화관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2년 출범한 '시네마테크협의회'의 활동범위를 대폭 확대·보완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립영화 배급독립영화는 무엇보다 작품을 상영할 수 있느냐가 최대의 관심사이자 고민거리다.독립영화가 주로 영화제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영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객과 만나기 위한 1차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영화제에 기댈 수밖에 없다. 특정 단체의 요청에 의해 극장이 아닌 곳에서 상영하기도 하고 공중파나 케이블방송, 또는 비디오를 통한 유통경로도 있지만 제작편수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예술영화전용관도 서울과 부산·광주·대구등을 중심으로 올해 9개관에 그쳤다."독립영화 전용관이 마련돼야 하고 배급·관리시스템도 구축돼야 합니다”국내 유일의 독립영화 배급사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는 독립영화 배급및 유통을 위한 대안으로 일반 관객들과 꾸준히 소통할 수 있는 전용공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획인력 중심의 배급사 형태나 감독중심의 메이커조합, 또는 네트워크 조직체 형태로 자료를 축적하고 구체적인 계약까지 담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이현웅 전주시 문화경제국장은 전주지역의 공공영상문화시설 계획과 관련, "2005년 전주영화도서관을 설립, 영화영상종합센터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영화도서관내에는 전용관시설과 시청각교육실·테마공원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 영화·연극
  • 김종표
  • 2004.04.26 23:02

[2004JIFF]조각가 출신 제인 파커 감독의 낯선 영화세계

내장을 다 꺼내 옷을 짜는 나체의 여자. "원하지 않은 것들을 토해내고 몸 안의 모든 것을 꺼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내부에도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영화 'K'의 제인 파커 감독. 24일 오후 5시 건지아트홀에서 영화 상영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만난 그는 편안한 미소에 놀라울 정도로 냉철한 시선과 파격적인 에너지를 그대로 전했다. "1989년 제작 당시, 끔찍한 작품 내용을 알고난 후 배우로 나설만한 사람이 없었다”는 파커는 그는 스스로 배우로 출연한 이유를 그렇게 설명했다. "카메라 앞에서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두렵지만 그 두려움을 뚫고 나가려는 행위가 영화의 일부분이었다”는 그는 '콜드 재즈(1993)'에서도 역시 배우로 나섰다. 그는 감독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카메라 뒤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내러티브가 아닌, 이미지로 관객과 만나는 감독이다.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는 영화 대신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자연과 사물을 탐구하고 그를 통해 중요한 핵심을 본다. 주류공간이 아닌, 갤러리와 같은 대안공간에서의 영화상영을 희망하는 그는 관객들에게 열린 해석을 주문했다. 그의 초창기 필름 작업들은 미니멀리즘적 애니메이션 드로잉과 페미니즘적 네러티브의 묘사에 물두해있다. 그러나 'B 플랫 블루스(2000)' '프로젝션 1(2000)' '현악기 연주자를 위한 59분 1/2초(2000)' 등 최근 작품들은 음악이 강한 모티브로 작용한다. 음악의 멜로디와 영화의 이미지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몸 자체가 악기가 되고, 움직임이 소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주로 16mm 필름으로 작업해 온 파커는 행위예술로서의 아티스트 자체의 몸과 카메라가 위치한 내재적 공간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JIFF를 통해 소개된 작품들은 몸의 재현 및 퍼포먼스, 음악적 요소가 절제되면서도 감각적인 행위로 묘사된 것들이다. 줄거리를 따라가지않고 부분을 클로즈업하고 롱테이크로 특정 행동에 집중한 이 작품들은 지루하지 않고 시선을 잡아두는 힘이 있다. 켄터베리 예술대학과 런던 슬레이드 예술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조각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모두 표현할 수 없어 필름을 다루게 됐다. 여전히 조각이 가지고 있는 물질성이 필름으로 옮겨지지만, 그의 작품에서 교차편집을 비롯한 다양한 편집기법은 주제를 부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악과 이미지, 여성의 몸을 소재로 한 충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영화들. 제인 파커이기에 가능한 충격과 아름다움의 '모순된 공존'은 29일 오후 8시 건지아트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4.04.26 23:02

[2004JIFF]밤하늘 별보며 영화도 볼까

손잡고 걷기에 딱 좋은 날씨와 떠미는 바람은 계절이 안긴 선물. 올해 영화제에서도 24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야외상영을 통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화제를 불러일으킨 한국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다. 올해는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앞마당이 야외상영장으로 선택됐다. 숲의 한적함과 거리의 부산함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공간. 가족끼리라면 돗자리 한장 준비로 특별한 재미와 풍류를 맛볼 수 있다.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에 쏙∼연기파 배우들에 주목한다면 연극연출가 이윤택의 감독 데뷔작인 '오구'와 주현·김무생·양택조·송재호·선우용녀 등 환상적인 캐스팅이 돋보이는 '고독이 몸부림칠 때'(감독 이수인)를 놓치지 말자. 편당 수억원의 유명배우는 한 명도 없지만 오랜 경륜이 묻어나는 농익은 연기와 해학 넘치는 대사가 끊이지 않는다.코믹영화와 멜로, SF까지 코믹영화는 지난해 '거시기 신드롬'을 몰고 왔던 '황산벌'(감독 이준익)과 김하늘과 강동원이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할 '그녀를 믿지 마세요'(감독 배형준)가 제격이다. '아이엔지'(감독 이언희)는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 TV 드라마처럼 단출한 구성이지만 가슴 시린 비련의 색조가 마음을 촉촉이 적신다. 산악 멜로인 '빙우'(감독 김은숙)은 산악조난 영화와 달리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에 초점을 맞췄다. '내츄럴 시티'(감독 민병천)는 2080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다.교복에 대한 향수 1970년대 말 대한민국의 학교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린 '말죽거리 잔혹사'(감독 유하)는 이소룡 올드팝 교복이 향수 어린 추억의 교실을 떠올리게 한다. '애마부인' 김부선씨도 "이것 좀 만져봐”라는 대사와 함께 화려하게 부상한다.전북대학교와 전주실내체육관 주차장 등을 이용하면 되지만 혼잡을 예상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4.24 23:02

[2004JIFF]개막식 이모저모

- 문성근의 북한동포 돕기 메시지 눈길◇…'역시 문성근답다.' 23일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차 전주를 찾은 영화배우 문성근씨(51)가 북한 열차사고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 참여를 호소하고 나서 눈길. 문씨는 이날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개막식 참석에 앞서, 미리 준비한 A4용지 한장짜리 '룡천시 복구를 위한 모금운동에 나서며'라는 제목의 전단지를 행사장에 배포. 문씨는 유인물을 통해 '북측의 룡천시에서 발생한 가스 열차 폭파사고로 3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룡천시의 재난과 불행을 인도주의 차원에서 외면할 수 없다'고 모금 운동 취지를 설명.이번 모금운동은 통일운동에 매진했던 부친의 정신을 기려 발족된 (사)통일맞이 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와 (사)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관.◇…개막식장 입구에서는 예고없는 농구스타들이 식장을 찾아 배우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올시즌 챔피언에 오른 전주 KCC의 이상민과 추승균, 조성원 등 농구스타들이 개막식장을 찾은 것. 이들은 배우들이 입장하는 '레드 카펫' 옆 입구로 들어가다 조용히 입장하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팬들과 카메라기자들의 후레쉬세례를 받으며 '코트 못지않은' 인기를 입증.- "뭐야, 이랬다 저랬다." 개막식장 '무임승차' 소동◇… 올해 5회째를 맞아 한층 성숙한 행사 진행이 기대됐던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식장에서 빚어진 무임승차 소동에 빈축. 이날 개막식이 임박한 가운데, 행사장에 빈자리가 속출하자 조기 입장을 시키라는 영화제 사무국 스탭들의 지시에 자원봉사자들이 '무작위 입장 허용'에 나서면서 행사장이 한때 아수라장.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는 영화배우들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던 초청장 없는 관객들이 서둘러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잘못된 지시에 따른 출입문 봉쇄로 헛걸음. ◇…영화제 개막식 식전공연은 기대에 못미치고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진행됐다는 실망의 소리.공연은 영화제 개막을 알리고, 축제의 흥을 띄우는 시간이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무대 흡인력도 떨어졌다는 평가. 게다가 개막식 역시 형식적인 면을 줄이고 간소화했지만 공식적인 의례의 긴밀도 없이 산만했다는 후평.-'돈주고 산 거하고 같아?'◇… 행사가 시작된 후 입장이 가능할까, 아니면 안될까. 전주국제영화제는 일단 원칙적으로 불가한다는 방침이지만, 입장권의 유료냐 무료에 따라 결정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 눈살. 23일 개막식이 열린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2층에서는 미처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입장객과 영화제 스탭간의 실랑이가 곳곳에서 포착. 일부 늑장 관객에 대해서는 입장 허용 그리고 일부는 입장 불가 등 형평성 잃은 행사 운영을 되풀이. 한 스탭은 '개막작 상영이 사실상 본 행사이기 때문에 이를 보기 위해 입장권을 구입한 입장객들은 어쩔수 없이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4.24 23:02

[2004JIFF]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 밖 축제

전주국제영화제는 안과 밖이 모두 풍성하다. 상영장 안에서는 2백89편의 영화가, 밖에서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씨네필을 유혹한다. 스크린 여행과는 또다른 재미를 전하는 축제 놀이마당이다. 올해는 전국의 소문난 밴드들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문화흐름을 새롭게 여는 거리 퍼포먼스 프로그램이 많다. 특히 'JIFF인디! 로우파이'와 '오늘. 맑음!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꼭 챙겨 볼만하다. 매일 오후 1시와 5시 영화의 거리와 오후 4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는 'JIFF쟁반노래방' 'JIFF격파왕' 'JIFF원샷!' '울트라시네퀴즈' '더 달리자' 등 봄 햇살보다 더 풍성한 경품이벤트가 열리며, 전북대 구정문 앞 뮤직센터 '쥬크박스0025'는 매일 오후 8시 훌리건·위치스·슈가도넛·프리마켓·타카피·815밴드·퍼필·스키죠 등 막강 밴드들이 라이브 무대를 연다. 지금 이 시간, 영화에 지친 씨네필들과 다양한 놀이문화를 떠올리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기다리는 손들이 분주하다. △ "로우파이, 그 음악을 멈추지 말아요!”뮤지션들에 의해 하나의 장르로까지 탄생된 로우파이(Lo-Fi)는 하이파이의 반대 개념인 좋지 못한 음질. 24일(17:00∼18:30)은 카바레사운드·오!브라더스·잠·다방, 25일(16:00∼19:00)은 비트볼뮤직·쌈넷·라이너스의 담요·마리화나·몽구스·쥴리아하트(비트볼)·네스티요나·포츈쿠키(쌈넷), 26일(17:00∼18:30)은 사운드홀릭·그러나·베베·뷰렛, 27일(16:00∼19:00)은 핑퐁·선드라이·빵·데이드림·아마츄어증폭기(핑퐁)·위치윌(선드라이)·데미안·운디드플라이(빵), 28일(17:00∼18:30)은 껌레코드·대귀의방·적벽돌, 29일(17:00∼18:30)은 튜브앰프러브(불독맨션 이한철)·식스틴·파워플라워, 30일(17:00∼18:30)은 문라이즈 스위트피(델리스파이스 김민규)·전자양 등이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 오늘. 맑음! 예술시장 프리마켓예술시장 프리마켓은 누구나 참여해 즐기는 예술과 축제의 장터다. 손맛이 깃든 수공예품과 재활용품 판매를 통해 중저가 예술시장을 형성하고 의식과 미감이 있는 소비를 이끌어 낸다. 홍대 앞에서 시작돼 현재 하나의 문화를 형성할 만큼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새로운 미술운동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 장터를 마련한 영화제는 올해 프리마켓 기획팀과 우리 지역 자율참가자들이 함께 참여해 개장한다. △ 영화가 있는 현장, 끊이지 않는 즐거움CGV극장 앞 상설무대에서 영화제를 찾은 거장의 얼굴을 틀에 새겨 영원히 기억하는 '페이스프린팅'과 관객과 감독·배우가 직접 거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JIFF 톡! 토크', 마임이스트 김현철씨의 '저글링'과 박영준씨의 '풍선아트', 백제예술대 방송연예학과 학생들이 특수분장을 하고 펼칠 '인간조각', 흥겨운 리듬에 맞춰 현란한 몸짓을 선보일 힙합댄스(J-ONE)와 재즈댄스(JJ JAZZ 무용단)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상설로 열린다. 피에로 매직 서커스 유랑단의 행렬 '플레이 더 클라운'도 간헐적으로 열리며 행인을 유혹한다.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4.24 23:02

봄바람 타고 '영화의 향기' 솔~솔

전주가 영화의 향기에 취해 봄바람 났다. 영화도시 전주에서 출발하는 시네마천국,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23일 오후 7시 메인상영관인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렸다. 안성기·장나라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국내·외 유명 영화인과 시민 등 2천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퓨전그룹 '오감도'의 식전 공연에 이어진 개막식에는 유현목·임권택·유하·하명중 감독, 전주국제영화제 송길환 전 부위원장, 태흥영화사 이태원 대표, 명필름 이은 대표, 배우 장미희·문성근·서갑숙·정찬·김유석·신소미·윤지혜·이재은·이정진·문근영·옥지영씨, 영화제 홍보대사인 김민선씨 등 영화인들과 도내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했다. 또 강현욱 도지사, 국회의원 정세균·장영달·조배숙·이광철 당선자, 전북대 두재균 총장, 한일장신대 이영호 총장 등 각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영화 후반제작시설인 '전주포스트몰'을 위해 전주를 방문한 40여명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원들도 함께 했다. 김완주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에 이어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영화와 함께 전주의 맛과 멋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대 인사로 전주관객들과 만난 개막작 '가능한 변화들'의 민병국 감독은 "5년여가 걸려 제작된 '가능한 변화들'은 배우들과 스탭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저예산 영화”라며 "개막작에 무명의 영화를 선택해준 전주영화제의 도전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유휴열 김용택 송만규 씨 등 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이 영화는 자유와 독립, 소통의 3대 원칙을 가장 충실하게 지켜낸 전주국제영화제의 '정답'같은 영화”라고 평했다. 오후 10시 전주코아리베라호텔에서는 영화인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 축하 리셉션이 열렸다.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4.24 23:02

[2004JIFF]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 안성기 장나라 인터뷰

'국민배우' 안성기와 '명랑소녀' 장나라가 2004전주국제영화제를 활짝 열었다.23일 오후 7시 전북대 문화관에서 영화제 개막식 진행을 맡은 안성기씨(52)와 장나라씨(23). 전국 관객 1,000만명 돌파의 신기원을 이룬 '실미도' 까지 영화 작품만 모두 60여 편에 이르는 '왕고참'과 뛰어난 가창력의 싱어에서 연기자로 그리고 지난해 '오! 해피데이'로 첫 스크린에 데뷔한 '신참'의 만남.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두 배우는 영화제 성공을 예감하기라도 하듯 척척 호흡을 맞췄다. 이날 개막식 리허설을 위해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은 안성기·장나라씨는 면바지에 셔츠, 멜빵 바지 차림으로 오후 내내 대본 연습에 몰두했다. '첫단추'격인 개막식 사회자라는 무거운 책임 때문인지 능청스런(?) 연기력 대신 긴장감이 역력해보였지만 갈데 없이 그는 프로였다. 지난 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사회를 맡았던 안성기씨는 올해 다시 사회를 맡는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영화제 기간중인 오는 30일, 자신이 출연한 도시무협액션극 '아라한-장풍대작전'(류승완) 개봉을 앞두고 있던 참에 불과 일주일 전 사회자를 봐달라는 갑작스런 제안이 들어왔지만, 흔쾌히 응했다고 했다."한해동안 공들인 영화제가 시작되고, 첫단추를 끼는 개막식에서 사회를 본다는 것은 영광이죠.”국민배우답게 편안함이 몸에 밴 그는 사회를 맡게된 소감도 스스럼없는 겸손함으로 대신했다. 그는 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이미 부산국제영화제에서만 네차례에 걸쳐 사회를 맡았고, 지난해 광주국제영화제에서는 그를 위한 특별전이 마련되기도 했다."영화제에 초청되는 것 이상으로 기쁜 것이 또 없는 게 또 배우다. 매번 영화제를 통해 만나는 건 매우 행운이다.” 개막식에 앞서 깔끔한 진행을 스스로 주문한 그는 "꼭 상업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관객이 없는 영화제는 분명 성공한 영화제라고 볼수 없는 만큼 많은 성원을 기대해본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영화인으로서의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규모나 상업성에 있어 국내를 대표한 영화제로 정착했다는 점을 되새기며, 새로운 시도의 영화 세상을 펼치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그 특성을 살리고 지역의 문화를 접목시키는 '특화된 축제'로 거듭나길 당부했다.개봉작을 앞두고 바쁜 와중에 전주를 찾은 그는 일정상 사회만 보고, 개막작을 지켜보지 못해 미안하다며 못내 아쉬움을 내비쳤다. 뛰어난 가창력에 연기력까지 겸비한 팔방미인, 장나라양은 이날 리허설 내내 끊이지 않는 취재 요청에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지난해 영화 데뷔 이후 '영화인'으로서 맡게 된 영화제 개막식 진행, 작은 체구인 그에게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다.그는 '예전부터 전주국제영화제에 한번 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큰 일을 맡게 돼 기쁘다'는 간단한 소감을 전했다.

  • 영화·연극
  • 안태성
  • 2004.04.24 23:02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전주세미나 열려

서울이 아닌 전주에 영화제작 후반시설이 세워지는 것에 영화인들의 호응은 높았다. 영화제작 후반시설인 '전주 포스트몰'(가칭)을 주제로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김형준)와 전주영상위원회(위원장 이장호)가 함께 마련한 세미나가 23일 오후 3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렸다. 백두대간 이광모 대표와 영화세상의 안동규 대표,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 청어람 최용배 대표, 드림맥스 황필선 대표, 한맥영화사 박종근 기획실장, 강제규필름 이하나 대표PD, '하얀 전쟁' 정지영 감독 등 영화제작자와 감독 등 영화인 50여명이 참석한 이 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전주 포스트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광모 부회장은 "전주포스트몰은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지자체에서 한 발 앞선 행보 내딛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전주에서 대부분 촬영했던 손경식 감독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잘 이뤄진 전주가 실외·실내 세트장뿐 아니라 영화제작 후반시설까지 갖춘다면 전주는 전국 최고의 영화 도시가 될 것”이고 강조했으며, 나우필름 이준동 대표는 "디지털을 앞세운 방향성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필름중심에 익숙해진 현재 영화제작 환경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방향성과 현실성 사이의 시간적 괴리가 전주시와 영상위가 안고 가야하는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포스트몰'의 현장설명회를 겸한 이 날 세미나는 전주영상위원회 장동찬 사무국장, 디지컷 경민호 대표, 드림업 프로덕션 조한철 CG감독, 라이브톤 이인규 실장이 영화편집에 꼭 필요한 영상편집과 사운드 믹싱 시스템, 컴퓨터그래픽(CG) 등 HD영화와 영상후반제작분야와 관련한 장비들이 전주에 구축된 과정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했다.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4.24 23:02

[2004JIFF]오늘의 상영작

24일(토)11:00 아임 낫 스케어드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마가렛 타이, 샹탈 아케만, 샤론 로크하르트 / 건지아트홀ⓠ 한국 애니메이션 1 /덕진예술회관ⓠ슐츠, 블루스를 만나다 / 프리머스 2관 굿모닝 이탈리아 / 프리머스 3관춘향뎐 / 전주시네마 1 굿모닝 베이징 / 전주 시네마 8관일본독립영화 : 이미지 링 셀렉션 / 전주CGV 4관인더스트리 스크리닝1 / 전주CGV 5관 14:00 마이 걸 / 전북대 문화관클로딘 에이지크만, 기 피만 / 건지아트홀 송환 / 덕진 예술회관패싱바이 / 프리머스 2관녹차 / 프리머스 3관천사의 황홀 / 전주시네마 1815 / 전주시네마 8관ⓠ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전주CGV 4관 인더스트리 스크리닝2 / 전주CGV 5관 17:00 커피와 담배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제인파커 / 건지아트홀ⓠ디지털 삼인삼색 / 덕진예술회관ⓠ 마녀 비비 / 프리머스 2관눈으로 볼 수 없는것 / 프리머스 3관 파수꾼 / 전주시네마 1민 / 전주시네마 8관나의 한국영화 / 전주CGV 4관인더스트리 스크리닝3 / 전주CGV 5관 20:00 전주-소니마주1 : 게오르그 빌헬름 파브스트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요나스 메카스, 한느 슈바흐 / 건지아트홀만연 / 덕진예술회관 나다 / 프리머스 2관 모드 / 전주시네마 1러브 무비 / 프리머스 3관핍 "TV" 쇼 / 전주 시네마 8관 ⓠ일본독립영화 : 이미지 포럼 셀렉션 1 / 전주 CGV 4관인더스트리 스크리닝4 / 전주CGV 5관말죽거리 잔혹사 / 야외 상영장ⓠ 24:00 전주-불면의 밤1 : 컬트의 밤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25일(일)11:00벨빌랑데뷰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차학경, 김남기 / 건지아트홀 네델란드 씨네포엠 다큐멘터리 / 덕진예술회관역분사 가족 / 프리머스 2관 ⓠ천국 / 프리머스 3관 만다라 / 전주시네마 1관 일본독립영화 : 플래닛 스튜디오 +1 셀렉션 / 전주시네마 8관ⓠ화집 + 엄마… / 전주CGV 4관 인더스트리 스크리닝5 / 전주CGV 5관 14:00 오뽀뽀모즈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타츄 아오키, 이장욱·로버트 브리어, 로버트 링포드/건지아트홀ⓠ디지털 모바일 스페셜 : 이공 1 / 덕진예술회관 ⓠ패트릭 킬러 / 프리머스 2관성적 종속 / 프리머스 3관 더 이상 기타소리를 들을 수 없어 + 밀물과 썰물 / 전주시네마 1관 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었다 / 전주시네마 8관 ⓠ바그다드로 가는 길 / 전주CGV 4관 ⓠ인더스트리 스크리닝6 / 전주CGV 5관 17:00전주-소니마주 2 : 제르만 뒬락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일본독립영화 : 이미지 포럼 셀렉션 2 / 건지아트홀 ⓠ두 생각 사이의 침묵/ 덕진예술회관리즈 로즈?피터 체르카스키 / 프리머스 2관 호더 이야기 / 프리머스 3관 나무상자 속 카메라 / 전주시네마 1관 커다란 두리안 / 전주시네마 8관 ⓠ독립 영화 배급 세미나 / 전주CGV 4관 인더스트리 스크리닝7 / 전주CGV 5관20:00 녹차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마이클 스노우, 이치로 수에오카 / 건지아트홀 좀비처럼 걸어봐 / 덕진예술회관 ⓠ고독한 전쟁 / 프리머스 2관 살팀 뱅크 / 프리머스 3관시실리아! / 전주시네마 1관 타나토스 에로스 / 전주시네마 8관 인더스트리 스크리닝8 / 전주CGV 5관고독이 몸부림칠 때 / 야외 상영관 ⓠ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4.24 23:02

[2004JIFF]시사실

△ 노 (農) NO (미국/일본:샤론 로크하르트:2003) 일본 소작농 부부는 들판의 건초들을 모으고 다시 골고루 뿌려 놓는다. 나중에는 화면 전체가 건초들로 뒤덮히는 이 영화는 풍경·원근·빛과 시간의 관찰이다. 실제적 시간 안의 풍경화와 닮아 있는 '노'는 일상생활의 시각적 안무와도 같은 영화다.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을 파괴하는 역설적인 표현 '영화보다 낯선' 섹션 안의 작품답게 실제적 시간과 정지된 카메라 앵글안에서 촬영됐다. (24일 11:00 29일 17:00, 건지아트홀) △ 네덜란드 시네포엠 다큐멘터리2차세계대전 이후 10여년간 네덜란드의 일상들을 뛰어난 이미지와 시선으로 보여준다. '체리나무 꼭대기에서' '식량 공급자들' '거울 속 네덜란드' '물의 도시, 암스테르담' '순간의 침묵' 등 다섯편의 다큐멘터리에는 내러티브에 대한 도전, 인간의 욕망 혹은 사회, 정치적 부조리를 날카롭게 꿰뚫는 젊은 감독들의 시선과 숨결이 섞여 있다. 1940∼60년대 작품으로 최근 복원된 다큐멘터리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25일 11:00 5월1일 20:00, 덕진예술회관) △ 커피와 담배(미국:짐 자무쉬:2003) 장편을 가장한 단편? 단편을 가장한 장편? 각각의 시퀀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여 앉아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며 카페인 아이스캔디, 아보트와 코스텔로, 엘비스에 대한 음모, 영국 차를 마시는 방법, 니콜라 텔사, 가짜 락 밴드 SQURL, 20년대의 파리 그리고 살충제로 니코틴을 사용하는 법 등 가지 각색의 주제에 대해 토론한다. '커피와 담배' 세 번째 시리즈 <캘리포니아의 어느 곳>은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24일 17:00 27일 14:00,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4.24 23:02

[2004JIFF]개막작 민병국 감독 '가능한 변화'

수천 수만 년을 살아 왔어도 우리들은 유감스럽게도 이 세상 대한 그 어떤 확신을 구하거나 해석을 해내지 못했다. 그만큼 삶은 애매하고 모호하며 불가사의하다. 이 불가사의한 삶을 해석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우리들은 삶의 의문투성이에서 한치도 헤어나지 못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세상의 모든 감동은 꿈이고, 허위 아니면 허구다. 나는 아침 5시 반쯤 일어난다. 신문을 보고, 화장실을 가고, 거울을 보며 면도하고, 샤워하고, 아내를 깨우고, 아내랑 몇 마디 이야기하고, 밥을 먹으면, 아내가 평화동 사거리까지 나를 태워다 준다. 차안에서 음악 듣고, 아내는 이따금 내 손을 잡고, 그리고 차에서 내려 카폰 하는 차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곳에 벚나무가 있고, 벚나무에 사계절이 있다. 차를 기다리는 동안 어제 본 사람들이 지나가고, 차가 오면 나는 차를 타고 학교로 간다. 반복되는 이 일상을 세밀하게 찍으면 영화다. 생각해보면 지난 인생은 꿈만 같다. 영화는 지나가버린 삶이나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꾸며서 우리 앞에 꿈처럼 펼쳐 놓는다. 내 앞에 펼쳐진 남의 일 같은 나의 삶을 확인하고 우리는 때로 놀란다. 도대체, 삶이 꿈인가. 꿈이 삶인가. 삶과 꿈, 현실과 이상, 영화와 현실, 삶과 죽음이 때로 애매 모호하게 경계가 지워질 때가 있다. 그러한 모든 것들은 또 현실과 깊이 닿고 부딪치며 비명을 지른다. 일상적 삶의 근원적인 물음과 그 풍경에 담담하게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은, 영화 '가능한 변화'는 두 남자와 두 여자의 일상에서의 일탈을 아무 장식 없는 눈으로 무심하게 따라다닌다. 이 무덤덤함 때문에 영화는 더 리얼하게 생생해지고, 이 넷은 누추하고 초라하게 망가지고, 그래서 불쌍하고 쓸쓸하다. 영화와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의 경계를 지운 이 영화 속의 풍경들은 어디서 본 듯, 낯이 익은 듯, 내 일인 듯, 남의 일인 듯 그 경계가 흐릿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철학적이기보다 문학적이다. 모든 예술, 아니 삶에서의 감동이 허위 또는 허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 영화의 리얼리티는 매우 설득력 있게 우리들을 영화의 현실 속으로 끌어들이며, 시선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런 이 영화의 힘은 어디서 오는 걸 까. 바다를 향해 홀로 앉아 있는, 나를 닮은 이 외로운 사내의 앞과 뒤는 푸른 하늘 아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인 문호와 종규는 이 지루한 삶에서 안간힘으로 '가능한 변화'를 찾는 나이고 너다. 그러나'가능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구원은 뻥이다. 이 영화는 그렇게 말한다. 아니라고 우겨도 소용없다. 우리는 살고, 인생은 다 힘들고 두루 아프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나에게 전혀 다른 말로 또 속삭인다. 그러니까 "'존재'가 '힘'이야”라고. 이 참담한, 이 혼돈의 곤혹스러운, 이 지겨운, 이 '현실'이라니./김용택(시인)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4.24 23:02

[2004JIFF]'영화궁전' 속으로 가족 나들이

이번 주말은 가족에게 점수 따는 날. 달콤한 초콜렛 같은 영화부터 엄마아빠를 위한 시원한 박하사탕같은 영화까지. 전주국제영화제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를 선물한다. 이번 주말 나들이는 JIFF 현장이다.어른은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들은 부모님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공간. 지난해까지 어린이 관객을 겨냥했던 '어린이 영화궁전'이 올해부터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영화궁전'을 연다.어린이들이 졸라 댈 애니메이션은 3편. '벨빌랑데뷰(25일 11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28일 오후2시 프리머스3관)'는 지난해 칸 영화제에 소개돼 극찬을 받은 작품. 괴한에게 납치된 손자를 구하러 나선 할머니와 개, 그리고 손자가 겪는 모험 이야기다.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첫번째 질투 '오뽀뽀모즈(25일 오후2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프리머스3관)'의 주인공 로코는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길까봐 새로 태어날 동생이 탐탁치 않다. '도쿄 대부'는 쓰레기 통에서 발견한 버려진 아이의 친부모를 찾아 떠나는 가족 애니메이션.독일판 '해리 포터' 판타지 영화 '마녀 비비(24일 오후5시/30일 오전11시 프리머스2관·27일 오후5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아빠와 함께 살고있는 호더 앞에 나타난 요정은 호더에게 세상을 구하라고 말한다. '호더이야기(25일 오후5시 프리머스3관·27일 오전11시 전주시네마)'도 판타지 영화다. 두발의 자유쟁취를 위한 아이들의 유쾌·상쾌·통쾌한 반란 '요시노 이발관(5월1일 오후5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2일 오후2시 프리머스2관)'. 대도시에서 전학온 요수케의 염색머리는 모두 똑같은 바가지 머리를 한 시골 아이들에게 충격이다. '아임낫 스케어드(24일 오전11시·29일 오후5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는 어른과 아이의 끊임없는 충돌을 통해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메세지를 전해준다. 어린시절 친구였던 그녀로부터 청첩장이 왔다. '마이 걸(24일 오후2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26일 오후5시 프리머스3관)'. 등급 고민하지 않고 아무거나 골라도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들이 가족의 사랑을 확인시켜준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4.04.24 23:02

[2004JIFF]고군분투, 치열해서 더 감동적인 독립영화, 그들

'孤·軍·奮·鬪'(고군분투).외롭지만 당당했던, 가난하지만 열정적인, 머물지 않아야 했으므로 늘 치열해야 했던 영화들. 적은 예산과 열악한 환경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는 그래서 더 아름답다. 독립영화, 그중에서도 아시아독립영화에 대해 '응원의 박수'를 처음으로 보냈던 전주국제영화제는 5년을 맞는 올해도 두팔 벌여 그들을 초대했다.경쟁부문인 인디비전을 비롯해 각 부문 섹션에 배치된 독립영화들의 행진은 빛난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한국 장편독립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한데 엮은 '한국영화, 충돌과 지속', 일본독립영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ATG회고전, 그리고 일본의 독립영화섹션에서 세계의 독립영화들을 만나게 된다. 독립영화에 대한 전주영화제의 상징적인 애정표현은 '인디비전'(경쟁부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해까지 아시아독립영화포럼의 이름으로 우리의, 그리고 아시아영화에 주목했지만 올해는 아시아 밖 전세계로 시선을 넓혀 발견한 독립영화를 초대했다. 그만큼 독립영화의 지평은 넓어졌다. 올해 전주영화제를 찾는 영화들은 이른바 자본과 주류에 맞서온 '전세계의 싸움꾼'이라 할만하다. 지역적인 경계에 금긋기 보다 전세계의 독립영화들을 통해 진정한 영화정신을 확산시켜나가겠다는 것이 전주영화제의 의도다. 인디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영화들은 16편. 김은희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들을 "주장과 정신이 뚜렷한 영화들”이라고 소개했다. 아시아 구석구석에서 보석찾기에 나섰던 영화제는 더 넓은 곳에서 '보석'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았지만 관객들은 그만큼 더 넓은 시선으로 전세계의 독립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눈길을 끄는 영화들은 기대보다 많다. 비극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주인공들의 현재와 지금을 철저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다큐멘터리 영화 '크메르 루즈;피의 기억'. 구 소련 연방의 아르메니아의 아름다운 겨울풍경과 음악,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중년의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보드카 레몬', 미국의 한 농장을 찾아 감독 홀로 4년여동안 인간내면의 갈등을 담아온 '고독한 전쟁'등은 마니아들의 발빠른 예매로 남아있는 객석이 적다.독특한 시선과 정신을 가진 이들 인디비전 상영작 중에서는 영화제 최고권위의 우석상(상금 1만달러)이 주어진다. 개막일부터 전주영화제에 합류한 테레사 브제츠코바(체코), 유키코 시이(일본), 이광모 감독(한국)이 맡았다. 제작과 배급의 통로는 독립영화의 큰 과제. 독립영화의 현실적 문제에 대한 고민과 대안찾기를 위한 포럼도 마련된다.

  • 영화·연극
  • 이성각
  • 2004.04.24 23:02

[2004JIFF]프로그래머 추천영화 10편

●정수완 프로그래머 추천 5편△ 커다란 두리안(감독 아미르 무하마드/말레이시아/2003)1987년 한 군인이 M16 소총을 들고 난동을 일으켰다. 왜 그는 이같은 소동을 일으켰을까? 이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실제인물과 가공인물(연기자)을 함께 등장시켜 극적 효과를 끌어내는 다큐멘터리다. (25·26일 17:00 전주시네마 8관) △ 휘파람(감독 페르난도 페레즈/쿠바/1998)행복한 열여섯 소녀와 행복하지 않은 다른 세사람. 자본주의가 들어온 90년대 쿠바 사회에 대한 보고서. 전통적인 쿠바 영화의 이미지와 테크닉을 계승하면서도 작가의 새로운 쿠바에 대한 시선이 잘 반영됐다. (28일 20:00 프리머스 2관, 5월1·2일 14:00 전주CGV 5관) △ 핌파룸(감독 아우렐 클림트·블라스타 포스피실로바/체코/2002)체코의 전설에 바탕을 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체코 애니메이션의 오랜 전통인 퍼핏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제작기간만 15년. (5월1일 24:00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 케이 K·콜드 재즈·소용돌이(감독 제인 파커/영국)음악과 이미지, 그리고 여성의 몸. 제인 파커의 작품들은 몸의 재현 및 퍼포먼스와 음악적 요소가 극도로 절제됐으면서도 감각적인 행위로 표사되고 있다. (24일 17:00 29일 20:00, 건지아트홀) △ 도시락(감독 이마오카 신지/일본/2004)포르노 문화·포르노 영화가 난무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일본에 있어 70년대 로망 포르노 이후 자신만의 영화언어를 통해 꾸준히 이어져오는 핑크영화의 현재를 보여주는 작품. (5월1일 20:00 2일 14:00, 프리머스 3관) ●김은희 프로그래머 추천 5편△ 오! 슬프도다(감독 장 뤽 고다르/프랑스·스위스/1993)'필름메이커스 포럼'에 초대된 카롤린 샹페띠에가 촬영한 작품. 헬레니즘 신화의 명쾌한 해석이 돋보인다. (5월1일 20:00 전주시네마 1관) △ 방황하는 소녀의 일기(감독 게오르그 빌헬름 파브스트/독일/1929)즉흥연주의 프리뮤직과 무성영화, 일석이조. 방황하는 소녀의 일기는 멜로적인 요소를 가미한 사회드라마다. (24일 20:00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27일 20:00 전주CGV 4관) △ 입에서 입으로(감독 차학경/미국/1975)현대 예술의 장르적 구분을 파괴하고 자유롭게 매체를 넘나드는 차학경.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가의 작품으로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영화는 어떤 것인지 같이 고민해보자. (25일 11:00 5월1일 20:00, 건지아트홀) △ 나의 겨울 여행(감독 뱅상 뒤트르/프랑스/2003)40대 동성애자와 조카의 겨울여행. 독일 낭만주의 멜로디와 풍경에 대한 단상들을 통한 여행은 그의 과거를 향한 여정이다. (29일 17:00 전주시네마 1관, 5월2일 11:00 전주시네마 8관) △ 볼티모어(감독 아이작 줄리앙/영국/2003) 지난해 불면의 밤에서 상영됐던 '배다스 시네마'에서 보여준 블랙포지션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 '배다스 시네마'를 본 관객이라면 적극 추천. (26일 14:00 28일 20:00, 건지아트홀)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4.23 23:02

[2004JIFF]'경계' 없애고 '낯선 것' 주목

"올해로 5회째를 맞았지만 영화제를 치른다는 것은 해마다 새로운 과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출발점보다는 전체적으로 기반이 안정되고, 운영면에서도 노하우가 축적된 것이 사실이지만 프로그래밍을 비롯한 영화제의 기획은 해마다 시작이고, 끝이죠.”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을 주목해 '변화'를 얻어내는 일은 그의 화두였다.지난해부터 전주영화제의 중심에 선 민병록 집행위원장(54, 동국대영상정보통신대학원장)을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행사장 점검차 분주하게 뛰어다니던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 만났다."세계 각국의 영화제를 찾아다니며 영화인들과 교류하고 영화를 고르는 동안 문득 정신차려보니 영화제가 코앞에 와있더라"며 웃는 그는 "올해 전주영화제는 특별하고 새롭게 운영의 기본 틀을 변화시켰고, 그래서 선택한 영화의 흐름도 큰 폭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가 내세운 '변화'의 중심은 '경계'를 없애고, '낯섬'을 주목한 시선에 있다. 그것은 일종의 '충돌'로도 해석될 수 있다. "비엔날레로 운영되던 다큐멘터리와 애니매이션의 경계를 없앴습니다. 비엔날레의 성격을 유지했다면 올해는 애니메이션이 중심이 되어야 했죠. 형식의 경계를 없앤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우선은 비엔날레 운영이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살려가는데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격년제는 특별한 장르를 주목한다는 집중의 장점이 있지만, 프로그래밍의 연속성과 영화 수급에 어려움 있죠.”"영화의 형식에서 다큐와 애니, 그밖의 어떤 장르의 구별도 무의미해졌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고 말하는 민위원장은 "더구나 전주영화제는 마이너와 비주류, 낯선것을 주목하는 '대안'이 아닌가”고 반문하면서 경쟁부문인 '인디비전'의 대상을 아시아권이 아닌 세계로 넓힌 것도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올해 선택된 영화편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상당수가 짧은 단편영화들이라해도 내심 편수를 줄여보려고 했던 민위원장의 의도는 빚나간 셈이다. "좋은 영화들이 많습니다. 이름난 영화제의 이름난 영화나 상업적 흥행이 보장된 영화가 아니라 숨어있는 진주와도 같은 영화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들이지요.” 그는 '실험은 늘 새롭고 낯선 것이지만 그것은 일정한 과정을 거쳐 다시 익숙한 것이 되고 만다'며 "전주영화제가 내세우는 '대안'은 자유로운 실험정신에 그 본질이 있고 '자유로움'과 '실험성'은 영화제의 정체성과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 쿠바영화 특별전'이나 '영화보다 낯선' 섹션은 민위원장이 꼽는 특별한 부분이다. '쿠바영화'를 본격적으로 조망하는 쿠바특별전은 아시아권에서 처음 시도한 프로그래밍.쿠바는 지난 59년 쿠바혁명 이후 한해 평균 150여편의 영화를 만들어냈던 라틴아메리카 최대 영화생산국이다. 특히 서구중심의 미학에 반기를 들어 만들어낸 영화들은 진보적인 영화운동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비수교국이어서 초청 절차상 어려움이 많았지만 쿠바영화와 쿠바의 영화인들이 전주영화제에서 교류의 틀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민위원장은 개인적으로도 큰 보람으로 꼽았다.'영화보다 낯선' 섹션은 답습되어지는 이야기 재생산 구조와 표현의 수단으로 분류될 수 없는 낯선 형식의 영화들. "모두가 실험성 예술성으로 무장한 짧은 단편영화들인데 작가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소개한 그는 "낯설고 혹은 너무 진지하여 인내심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영화보기의 즐거움이 폭넓어지고 깊어진다”고 조언했다.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기획은 없냐는 질문에는 곧바로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해마다 영화가 너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던터여서 일반 대중의 눈길을 끌만한 국내외 영화들을 늘렸습니다. 가족들을 위한 '영화궁전'과 '한국영화축제'는 특히 시민들을 위한 장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반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들보다는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영화들을 권하고 싶습니다.”]그는 전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고등학교시절부터 고향을 떠나있었지만 문화적 감성이 특별한 고향을 향한 그의 애정은 깊다. 전주영화제를 전주시민들의 삶속에 뿌리잡게 하는 일이 그에게 가장 큰 부담이자 과제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민병록(집행위원장)

  • 영화·연극
  • 김은정
  • 2004.04.23 23:02

[2004JIFF]올해 영화제를 무대로 이끈 주역들

불이 환하게 켜진 21일 오후 10시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전주정보영상진흥원 문화산업지원센터 내). 밤인지 낮인지 좁은 사무실을 비집고 횡단·종단하는 스태프들이 분주하다. 사무실 로비는 포스터·티켓카달로그·손전등·대자보 등 각 상영관으로 옮겨질 짐이 산처럼 쌓였다. 다섯 번째 영화제를 코앞에 둔 2004JIFF 스태프들. 이들은 설렘과 두려움이 반반. 살짝만 건드려도 곧 쓰러져 삼사일 깊은 잠에 빠져들 것처럼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표정은 밝다. 올해 영화제의 선두에 선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김은희·정수완 프로그래머, 이승환 사무국장. 특히 지난해 8월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학구파 이승환 사무국장의 기대는 각별하다. 올해 처음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갈수록 미흡한 부분이 많아 보여 큰 일”이라면서도 '영화궁전''영화보다 낯선' 섹션이나 야외상영장 한국영화 등 영화제가 차린 푸짐한 잔치상에 대한 자랑도 빼지 않는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준비돼 있습니다. 영화제가 열리는 모든 공간에서 즐겁게 호응하는 관객들의 표정을 보고 싶습니다.”오미옥 총무회계팀장, 양지홍 사업팀장, 오선진 홍보팀장, 오창환 기술자막팀장, 조지훈 프로그램팀장, 이지우 초청팀장 등 각 팀장들은 모두 지난 영화제를 통해 노하우를 인정받은, 영화제가 갈고 닦고 전주가 배출해 낸 영화인프라. 그만큼 '전주'와 '영화'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총무회계팀의 역할이 필수. 문서와 조직관리·물품지원까지 사무국의 모든 일은 이 팀에 의해 처리된다. 1회부터 영화제 살림을 도맡아 꾸려내고 있는 오미옥 팀장과 김경수·김용순·김승용씨가 있어 올해 더 든든하다. 상영장·메인무대·거리 이벤트·사랑방·안내부스·티켓팅·옥외홍보·지프패밀리카드 등 영화제 행사 전반을 책임지는 사업팀은 영화제 5년차 양지홍 팀장과 박기연·정성환·박규현·정학영·조훈·최윤철·장문규씨 등 재주꾼들의 도가니다. 영화제 현장에서 활동할 2백65명의 자원봉사자들도 이 팀에 포함된 거대 조직이다. 케이블TV 아나운서 출신으로 2001년부터 영화제를 지켜온 오선진 홍보팀장과 김수련·이한아·장경진·홍성범·최유리·박부식씨가 신문·방송·인터넷 등 영화제 홍보의 최전방에 있다. 서울에서 상주하다 지난주 전주로 내려온 프로그램팀은 조지훈 팀장과 조한상 프로그래밍 어드바이저, 김명우·배주연·서경미·권수현·류철우·문성경·우수영·전성권·함성언·신재풍씨 등 기본기 튼실한 영화학도들. 각각의 영화에 대한 정보수집부터 영화 선정, 필름 수급, 각종 자료집과 카탈로그 제작이 이들의 몫이다. 조팀장은 "세계 어느 영화제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사사고가 한 건도 없는 해'에 도전하는 기술자막팀원들의 눈은 오래 전부터 충혈 됐다. 영사 기술 분야를 전담하는 이 팀은 각 국에서 선택된 영화를 번역하고, 자막을 넣고, 극장에서 상영하기까지의 과정을 소화한다. 오창환 팀장과 김지연·백명기·조해원·김혜선·김수현·김미나·신동환씨가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부터 디지털워크숍을 진행한 윤강로씨도 '한솥밥'이다. 초청팀은 국내·외 게스트들을 초청하는 업무에서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감사편지를 보내는 일까지 영화제가 끝나자마자 더 분주해 지는 팀. 올해는 이지우 팀장과 김선경·문성필·한지영·김연희씨가 영화제를 대표해 게스트를 먼저 반긴다. 행정팀의 김정주 계장과 신용남·전병철씨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제 사람들.초지일관 전주영화제 스태프였거나, 자봉에서 스태프로 다시 인연을 맺거나, 다른 영화제를 두루 경험하다 전주에서 활동하거나, 올해 처음 영화제 현장을 만나거나 전주국제영화제 54명의 스태프들은 제각기 전주영화제를 접한 여정을 달라도 마음은 한결같다.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국의 영화팬들로 북적거릴 전주. 현장 구석구석에서 이들이 뿜어낼 가뿐 호흡이 벌써 눈에 선하다.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4.23 23:02

[2004JIFF]개막작 '가능한 변화들'과 민병국 감독

● 개막작 '가능한 변화들'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무명인 신인 감독의 첫 작품이자 6억원 규모의 저예산 영화다. 중년의 늦깎이 감독인 민병국씨(43)의 '가능한 변화들'(무비넷 제작). 200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단짝 친구 문호(정찬 분)와 종규(김유석 분)가 젊음을 상실한 허탈감 때문에 일탈적인 섹스에 몰입한다는 내용. 인간의 초라함과 위선, 광기를 드러낸 이 영화는 인생의 전생과 후생에서 펼치는 문호·윤정(윤지혜 분), 종규·수현(신소미 분)의 멜로가 축을 이루며, 두 친구의 연애이야기를 통해 결혼과 불륜, 불법과 합법, 도덕과 부도덕, 쾌락과 불쾌, 삶과 죽음으로 딱히 경계지어지지 않는 우리 삶의 모호함과 주어진 삶의 오차범위를 넘어서려 애쓰는 우리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영화제 김은희 프로그래머는 "신인이지만 이 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가 추구하는 실험과 대안 정신을 잘 보여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 개막작 민병국 감독"'가능한 변화들'은 아직 미완성 상태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관객 여러분이 또 하나의 주인으로 참여해 즐겁게 관람해 주실 때 비로소 이 영화는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에게 전주국제영화제는 의미가 깊습니다.” 첫 작품이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행운의 주인공인 민병국 감독. 그는 오히려 "무명에 사전 정보도 전혀 없었던 생소한 영화를 선정한 영화제 측의 용기와 도전정신에 깊은 감동과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능한 변화들'은 살아가면서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들의 풍경을 담은 영화입니다. 삶의 모호함과 근원적 고통에 대한 의미,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종교적 구원의 가능성에 대한 영화지요.” 그는 "영화 제작진 모두 한 사람의 주인으로 제작에 참여했지만, 이 영화를 제작했던 상황이 다시 주어진다면 또 해낼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제작은 일년여가 걸렸지만 그 전 5년 동안 여러 차례의 시도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민감독은 이 작품에 아쉬움이 많다고 말한다. 한 장면 한 장면 소홀함 없이 정성 들여 촬영했고,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차곡차곡 쌓여서 좋은 느낌으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지만, 영화의 판단은 관객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게 영화제나 영화제가 안은 그와 그의 작품이 가진 의미는 크다. 1962년 서울출신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1996년 충무로에 입성,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 연출부를 시작으로 시나리오 작성과 단편영화 작업에 주력해왔다. 그의 전주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 술안주 하라고 내온 반찬과 찌개가 너무 푸짐해 정작 비빔밥은 먹기도 전에 술과 안주로 두둑이 배를 채웠던 즐거운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4.2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