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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협동조합 개념·종류와 필요성

'돈' 보다 '사람' 가치 중시…자본주의 문제점 보완

▲ 2012년 UN이 지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 상징물.

2012년은 UN이 지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다. '협동조합 기업'은 무한경쟁, 승자독식, 양극화 등 자본주의 경제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모델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협동조합은 지난 2009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파고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으며 생존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는 12월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존 8개 개별법으로 제한했던 협동조합 설립을 일정 조건 하에 자유롭게 허용했다. 이에 본보는 10차례에 걸쳐 국내·외 사례를 통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전북에 적용 가능한 협동조합의 모델과 활성화 방안 등을 모색해 본다.

 

△왜 협동조합인가

 

전북의 산업구조에서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3%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대기업이 생산 부문뿐 아니라 주유소, 제과점, 대형마트와 SSM 등의 유통부문까지도 잠식하면서 자본의 외부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부가가치의 외부 유출은 호남권으로 따졌을 때 2001년 11.4%에서 2010년 21.8%로 갈수록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외부 자본 유치보다는 지역 자본의 형성과 순환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던진다. 내부 순환 경제 모델로 꼽히는 협동조합이 필요한 이유다.

 

세계적으로도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와 사회양극화의 심화 속에서 시장 실패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떠오르고 있다. 사회경제적 개념으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수단이다. 서구에서는 수 십년 전부터 다양한 협동조합이 만들어져 활발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적잖은 제약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동안에는 농협, 신협, 축협, 수협, 신협, 생협 등 8개의 개별법을 통해서만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대표 발의로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됐다. 정부는 올 1월26일 협동조합기본법을 공포했다. 기본법에 따르면 올 12월부터는 5인 이상이면 일부 금융업을 제외한 사회서비스, 지역 특화사업, 문화, 스포츠,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하다.

 

△협동조합은 무엇인가

 

1895년 런던에서 창립한 UN 산하 국제협동조합연맹(ICA·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은 협동조합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동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자율적 단체'라고 정의했다.

 

협동조합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의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협동조합은 시장경제를 전제로 탄생해 성장한 모델로, 시장경제가 자본에 중심을 뒀다면 협동조합은 조합원, 즉 사람 중심으로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모델이다."

 

협동조합은 '이용자 소유회사'로 일반 투자자 소유의 영리회사와는 다른 기업 형태다. 출자자와 이용자, 수익권자가 동일하다. 신뢰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자인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법인이다. 1인1표의 의결권과 유한책임으로, 민법상 조합과 상법상 주식회사와는 다르다. 이익에 대한 배당금도 금리 수준 등으로 제한된다. 이윤이 아닌 사람과 공동체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지역의 생산자 협동조합이 출하한 생산품을 소비자 협동조합이 구입하는 등 부가가치가 지역에서 선순환하는 구조로, 외부 충격에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협동조합간에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거나 지원하는 방법으로 연대, 공동체 정신을 구현한다.

 

△이것도 협동조합이다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로셀로나는 대표적인 협동조합이다. 약 17만 명의 클럽회원과 1600개 이상의 팬클럽이 후원기업 없이 명문 축구단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미국의 선키스트도 역시 협동조합이다. 선키스는 6000여명의 오렌지 농민과 8개 협동조합이 중간상인의 독과점 횡포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한 연합체다.

 

스위스는 유통의 중심이 대기업의 대형마트가 아닌 협동조합이다. 코프 스위스(Coop Swiss)와 미그로(Migros)가 스위스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이다. 이들은 사업액의 1%를 사회적 활동에 사용한다. 2002년 다국적 유통자본인 까르프가 자국에 진출하자 지난 2008년 까르푸의 12개 매장을 인수했다.

 

미그로는 개인기업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사례다. 미그로는 10개의 지역 협동조합이 참여한 소비자 협동조합이다. 커피, 설탕, 비누 등 생필품의 유통마진을 줄여 지난 2010년 기준 스위스에 약 600개 매장을 둔 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8만3000명의 직원이 연간 10조 원의 이익을 올린다.

 

협동조합의 시초는 지난 1844년 영국 랭카셔 지역의 로치테일 공장 선구자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자들이 독과점 시장에서 좀더 저렴한 상품을 구입하기 위한 대안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유럽에서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와 장인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에 기원을 두고 있다. 현재는 주택, 저축·신용, 의료, 식품, 유통 등 전 분야에 걸쳐 조합이 발달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노숙자 자활지원, 노인보호·탁아와 사회서비스를 각종 협동조합이 제공한다.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도 생명노동조합이며, 미국 AP통신도 역시 협동조합이다. 덴마크의 주택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출자금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주택을 지은 뒤 공동소유로 관리·운영하고 있다.

▲ 세계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사진 위 미국의 선키스트, 아래 왼쪽 스위스의 코프 스위스, 오른쪽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각 조합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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