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설립…컨설팅·교육·학술대회 실시 / 세계 50개국 관련법제 연구 등 과제도 수행
세계적인 경기침체속에서도 지속 성장하는 협동조합이 주목받으면서 이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도 커졌다. 지난 2008년 이탈리아 트렌토에 설립된 유릭시(Euricse : European Research Institute on Cooperative and Social Enterprises)는 그동안 각 나라별 독자적으로 이뤄진 농협·생협·신협 등 협동조합에 대한 연구를 종합하는 곳이다. 협동조합 관련 연구과제를 만들고 결과를 공유·홍보하는 한편 협동조합의 성공 전략을 수립하고 대학, 지역 정부, 지역 협동조합, 유럽의 다른 협동조합과 연결한다. 지난달 22일 트렌토대학 내 자리잡은 유릭시에서 올해 세계 협동조합의 화두와 성공조건 등을 들어봤다.
△ 유릭시, 협동조합 연구개발의 본산
유릭시는 트렌토대학 연구소, 지역 정부, 협동조합, 유럽 협동조합연합회가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지역 정부와 지역 협동조합은 자금, 대학은 시설과 인력을 보탰다. 운영 예산은 지역 정부, 85개 기관 회원이 내는 연회비, 컨설팅·교육·학술대회 참가비 등 수익사업이 각각 1/3씩 차지한다. 상주 직원은 15명이지만 세계 곳곳의 네트워크가 힘이다.
유릭시의 리카르도 보디니(Riccardo Bodini·36) 프로젝트 개발 담당은 "협동조합 기업과 법안을 입안하는 정부는 협동조합을 연구하고 실제 적용하는 일이 어렵다. 우리는 법·제도·경영·지역 등 협동조합과 연관된 모든 분야를 연구하고, 실제 응용하도록 조언한다"며 "유럽 30개국을 포함해 세계 50개국의 법제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하수도, 전기, 전화, 인터넷 등 공공시설을 공급하는 새로운 협동조합이 유럽에 많이 생겨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올해는 협동조합의 해를 맞아 ICA(Inter
national Co-operative Alliance, 국제협동조합연맹)와 같이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stories.coop'에 주제별로 새로운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글로벌 300'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협동조합 순위를 만들었다. 협동조합에 대한 홍보를 통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꼽히는 협동경제체제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지난 3월에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학술대회를 열어 협동조합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출처=유릭시 홈페이지(euricse.eu)
△역사적 경험이 원동력
협동조합이 활발한 이탈리아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 협동조합의 확대 요인은 역사적 경험이 1순위로 꼽힌다. 절실함에 의한 협동조합 설립이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관심과 참여까지 이끌어냈다.
유릭시의 사라 데페드리(Sara Depedri·37) 연구원은 "트렌토 지역은 협동조합에 대해 누군가가 가르치기보다는 아버지·할아버지가 신협 조합원으로 이익을 봤고, 소비자·생산자 조합원으로 활동하면서 협동조합이 성공한 경험이 내재적으로 습득됐다"면서 "주부·변호사·농민 등 시민 누구나 그들이 각기 관심있는 분야에 조합원이 돼 협동조합에 참여한다. 고아원·양로원·탁아소를 운영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에 소액을 출자해 운영을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했다.
시민 참여와 함께 협동조합 기업의 성장과 혁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페드리 연구원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협동조합은 대기업과의 차별화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며 "병원도 비싼 곳과 공공의료시설이 있는 만큼 가난한 사람이 원하는 협동조합이 있다. 소득에 따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동조합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대기업을 따라하지 말고 지역에 밀착해 조합원에게 대기업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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