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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전북협동조합스쿨 - "협동조합 배우자" 20대부터 70대까지 학구열 후끈

도, 조기 정착 출발점 기대 온힘 지난 5월 개강 격주로 6회 진행 / 개념정리 수준 강의 내용 비슷 실무교육 부족 현실 적용 한계

▲ 지난달 26일 전북도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전북협동조합스쿨의 6번째 강의에서 문철상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강의를 수강생들이 귀기울여 듣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민선 5기 하반기 주요 정책으로'협동조합 육성'을 선정한 전북도가 오는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제고 및 분위기 확산을 위해 도민 홍보에 본격 나섰다.

 

그 첫 단계로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전북협동조합스쿨'을 열었다. 지난 5월 개강한 협동조합스쿨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는 협동조합스쿨이 협동조합 조기 정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강좌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앞으로도 세미나와 공청회 등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 홍보를 기획하고 있다.

 

이 같은 전북도의 행보에는 대자본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대안을 찾고 소자본의 소상공인과 서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협동조합 도입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의 의욕과는 달리 협동조합스쿨 강좌가 실무적이기보다는 지나치게 협동조합 홍보와 이해에 초점이 맞춰져 보다 다양하고 실무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협동조합기본법 이해에 초점

 

전북협동조합스쿨의 6번째 강의가 열린 지난달 26일 오후 5시 전북도청 3층 중회의실은 수강생들로 가득찼다. 수강생들은 협동조합의 형태 만큼이나 계층·연령이 다양했다. 수강목적도 천차만별이었다. 이들은 영상 30도에 가까운 폭염 속에서 연신 부채질을 하며 협동조합에 대한 학구열을 발산했다. 당초 100명 모집인 협동조합스쿨에는 130여명이 몰렸다. 연령도 최연소 28세부터 최고령 78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격주로 6번의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60여명이 고정적으로 출석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는 등 열의가 높았다.

 

이날 강의는'협동조합 성공조건과 협력방안'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강의에 나선 전북신용보증재단 문철상 이사장은 "협동조합은 서로 잘 알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함께 일하는 공동체"라며 공동체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문 이사장은 도내 기존 협동조합의 협력 방안으로 "도내 기존 협동조합이 공동기금을 조성해 협동조합 활동을 위한 재원을 확보, 신규 협동조합이 설립 초기에 드는 자금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설립 초기 협동운동을 이끌 조직을 결성할 때 운영비용을 아끼도록 기존 협동조합의 사무실 공간을 이용하도록 하고 기존 협동조합 1개 조합과 신설 협동조합 1개 조합이 자매결연해 공동 사업과 공동 홍보를 진행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협동조합기본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도내에서 활발한 협동조합이 설립되고 내실있는 협동조합 운동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며 "협동조합스쿨이 지역 현실에 맞는 협동조합의 설립에 기여하고, 이들간 네트워킹과 민관 협력 체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세기는 새마을운동, 21세기는 협동조합

 

협동조합스쿨의 1기 수강생 중 최고령자인 유국신 씨(78)는 협동조합을'시대의 조류'라고 규정하며 협동조합 예찬론을 펼쳤다.

 

과거 4H클럽과 새마을운동을 했다는 유 씨는 "과거 산업화 시절에는 새마을운동을 했다. 경제민주화가 화두인 지금은 협동조합 운동을 해야 할 때다"며 수강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저소득층에게 일자리창출의 대안으로 꼽히던 사회적기업이 수혜 위주로 하다보니 실패가 많았다. 협동조합은 이를 거울삼아 당초 취지에 맞게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협동, 자율적으로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편 대신 강의를 듣는 이미영 씨(41)는 매 강의마다 그날 들은 내용을 남편에게 전하고 있다. 이 씨는 "남편이 수강하길 원했는데 시간이 맞질 않아 대신 듣는다. 남편은 다음 기수에 참여할 예정이다"면서 "협동조합스쿨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해 알았다. 경제적인 약자들이 모여 대자본에 대응하는 협상력을 키우고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작동되는 원리나 취지를 깨우쳤다"고 전했다.

 

생업과 협동조합을 연계하려는 수강생도 상당수였다.

 

김제 학성강당에서 근무하는 최우석 씨(35)는 희망제작소에 근무하는 지인의 추천으로 협동조합스쿨을 신청했다. 최 씨는 "전통문화교육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찾다가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협동조합의 원리나 취지, 기본정신 등을 접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소상공인연합회 송동호 회장(51)은 협동조합을 지역의 소상공인에 적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송 회장은 "자영업자에게 재정, 마케팅, 판매, 경영관리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대안을 협동조합에서 찾으려 한다. 우리 지역에 성공적인 협동조합이 만들어져 지역의 또다른 활력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면서 "수강생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로 모임을 구성해 지속적인 정보교류와 협동조합의 실천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고 들려주었다.

 

△개념 치우쳐, 실무 중점 둬야

 

도내에서 처음 실시하는 협동조합스쿨인 만큼 강의 대부분은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 개념에 중점을 뒀다. 그러다보니 협동조합의 필요성, 원리, 성공사례 등에 대해 반복적인 강의가 이뤄지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협동조합을 실제로 결성할 때 필요한 실무 부문과 실패 사례 등에 대한 강의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립 취지와는 달리 실제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를 표하기도 했다.

 

최우석 씨는 "이제껏 협동조합스쿨의 강의를 통해 개략적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등 목적은 달성했다"면서도 "강사마다 원론적인 내용을 강조하보니 전체적으로 내용이 비슷비슷하고 현실적으로 와 닿지는 않는다"고 강의를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론이 아쉽다. 발전 방안을 좀더 배웠으면 한다"면서 "협동조합을 잘 이끌어가기 위한 조건, 개념을 실질적으로 구체화하는 부분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미영 씨도 "협동조합은 하면 좋은데 어떻게 적용될지는 모르겠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협동조합이 지금 도내 현실에서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면서 "현재 협동조합스쿨만으로는 많이 미흡한 만큼 지속적인 모임과 함께 다음 2기, 3기에는 좀더 실무적인 면이 보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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