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중원문학상 전국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한 부안 행안면 이원기씨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한 ‘한’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판적이고, 비관적이었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많은 부분의 생각들이 달라졌습니다. 글쓰기를 하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칭찬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행동도 여유로워 졌어요.” (사)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가 주최하고, 충주시가 후원한 ‘제16회 충주중원문학상’ 전국 공모전에 수필 ‘착지’ 외 1편을 응모해 지난달 24일 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원기씨(76·행안면 남산길)는 “첫 문학상 도전인데 큰 상을 받아 기쁘다“며 이렇게 소감을 피력했다. 이 씨는 젊어서부터 글쓰기를 한 습작가도 아니었다. 부안읍 주민자치센터 문예창작반 수강생으로, 지난 2019년부터 글을 써온 평범한 이웃이다.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주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치열하게 썼고, 그렇게 벌써 3년이 흘렀다. 이원기 씨는 문예창작 수업을 꾸준히 이어온 이유에 대해 “어떻게 써야 글다운 글을 쓸 수 있을까? 창작을 한다는 것이 내 수준에서는 버거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나 몰라라하고 어물쩍 뒷전으로 밀어 둘 수도 없는 일 이었다”며 “창작반 활동을 하다 보니 어떻게든 난제를 극복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생겼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자세로 임했다”고 회상했다. 이번에 최우수상을 받은 이 씨의 작품은 2편의 수필 ‘착지’와 ‘달팽이처럼’이다. 중원문학상 심사위원 김애자 수필가는 “‘착지’는 기억을 소환하여 재구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젊은 시절 공수훈련을 받으며 접한 낙하산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일찍 맛보았고, 생명이 보장되는 안전한 ‘착지’를 위한 ‘흙탕물을 뒤집어 쓸’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 속에서 ‘어머님의 은혜’도 가슴 저리게 느꼈다.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수필을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예비 작가임을 ‘달팽이처럼’이란 두 번째 작품에서 밝혀 심사위원 호평을 받은 이 씨는 “내 글쓰기의 욕구는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5단계 중 생리적욕구, 안전욕구, 사랑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중 어느 단계쯤일까. 굳이 말하자면 존중의 욕구 정도이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중원문학상 수상은 나에게 여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정하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더불어 소외되기 쉬운 이 나이에 뭔가를 이룰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수필 공부를 통해 여정을 정리하는 삶 또한 가치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서툰 문장이지만 꿈과 명상을 위해 글쓰기 말고 다른 어떤 대안이 있을까. 나를 위해 수필을 쓰면서 자부심을 가지는 것도 잘사는 방법이지 싶다”며 글쓰기의 행복예찬론도 펼쳤다. 또 “글쓰기는 의미 있는 여가 활용이기도하다.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고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글쓰기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글쓰기를 탐내는 것은 새롭다. 능력 밖의 욕망일 수도 있으나 글을 쓰는 일은 내 영혼과 육체가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더 공부해 좋은 글을 쓰고 더 높은 곳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