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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카메라박물관', 수제품서 첩보용까지 희귀 카메라 다 있네

지난 15일 전주 한옥마을 내 온고을 소리청. 카페 밖에서는 빔 프로젝터로 영화'사운드 오브 뮤직'이 상영되고 있었다. 김일구 김영자 명창 부부의 거처로 사용됐던 온고을 소리청이 전 세계 희귀 카메라를 전시하는 문화공간'여명카메라박물관'으로 바뀌어 문을 연 것. 한 때 뉴질랜드에 살던 한재섭 관장이 모은 카메라 300여 점을 비롯해 앤디워홀의 판화, 온갖 희귀한 1만여 장의 LP판, 100년도 더 된 축음기까지 아끼는 거의 모두를 '피신'시킨 상황이다. 한재섭 관장은 "그간 아무리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된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라지만, 이것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느낄 수 없는 맛과 멋이 아날로그 카메라에는 있다"고 했다. 좋은 물건이 나왔다는 정보만 들으면 발품 팔아 이곳저곳을 누비기를 7년 째. 1850년대 영국에서 인물 촬영용으로 제작된 '칩차이즈 카메라'나 1920년대 영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샌더슨 레귤러' , 1910년대 미국에서 풍경 촬영용으로 쓰인 '뷰 카메라'까지 희귀한 카메라가 전시장 곳곳을 메운다. 주름상자를 접어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한 1907년산 코닥카메라, 첩보영화에 등장했던 독일산 스파이 카메라까지 카메라 반세기의 역사를 아우른 이번 전시는 한 관장이 직접 기획한 것이다. 희귀품이 수두룩한 이 컬렉션들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한 관장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나 혼자 부둥켜안고 있을 재산은 아니라는 생각에 박물관을 열어 보여주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카메라를 공을 들여 보관해온 덕분에 대부분 작동이 가능하다. 한 관장은 "관람객들이 이 카메라를 들고 한옥마을을 찍어볼 수 있는 행사도 기획 중"이라고 했다. 한 관장은 LP판 수집에도 조예가 깊다. 그간 모아둔 1만여 장 LP판 전시는 물론 100년이 넘는 축음기로 추억의 옛 음악도 들려준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기간에 이 축음기로 팝송민속음악 등을 들어본 한 관람객은 가족 모두를 이곳에 끌고 오기도 했다. 젊은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피규어 500점도 한켠에 마련했다. 박물관이 제공하는 차를 즐기지 않는 관람객들에게는 박물관이 우체부가 돼 관람객들이 쓴 엽서를 전달해주는 이벤트도 있다. 입장료는 3000원.(월요일 휴관) 만 10세 이하 어린이군인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063)232-5250.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7 23:02

프랑스 파리 '카페 문화' - 커피가 빚어낸 문학·예술·철학의 숙성

파리 사람들은 몸속에 '카페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다고 얘기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출근길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홀짝 마시고 떠나는 직장인들, 볕 좋은 날 테라스에 앉아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푹신한 카페 소파에 몸을 묻고 책을 읽거나 토론을 하는 학생들, 한밤 중 공연을 보기 위해 서둘러 카페로 발길을 옮기는 동네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카페 내 금연법 시행과 함께 와이파이가 되는 '스타벅스'와 같은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25만여 개나 되던 카페가 매년 줄어 4만여 개로 급감됐다. 정부가 카페 활성화 대책을 고심할 만큼 파리지앵의 사랑을 받아온 카페는 파리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문화공간. 파리에 카페 문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무렵부터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제는 회의실, 강의실, 도서관, 갤러리, 영화관, 콘서트 홀 등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프랑스 파리의 카페를 엿본다.△ 살롱에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난 카페 파리에 머물렀던 이방인이 보기에 카페는 파리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은 물론 프랑스 철학과 예술의 향기가 녹아 있는 곳이었다. 18세기 프랑스 문화와 지성의 산실이었던 '살롱'(Salon)에서 당시의 문인과 귀족들은 술을 곁들여 식사를 하고, 책을 읽고, 공연을 즐기고, 춤을 추며 토론을 했다. 이같은 문화공간으로서 살롱은 현재 파리 전역 수천 개의 카페들로 이어왔다. 특히 카페는 창조적인 문화예술을 이끌어온 프랑스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공간에 문화가 담겨지지 않는다면 그 공간은 단순한 기능적 장소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간에 '참여와 창조'라는 철학이 담긴다면 사회를 변화시키고 역사를 발전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 파리에서의 카페는 단순한 만남의 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문화공간이다. 샹젤리제 거리나 몽마르트, 바스티유 광장 같은 명소뿐 아니라 호젓한 주택가 골목골목까지 파고든 카페에 앉아 있으면 파리의 화려한 얼굴부터 삶에 지친 사람들의 무거운 표정까지 모두 지켜볼 수 있다. 이처럼 카페는 수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들 사이에 존재하는 비밀의 화원 같았다.△ 파리의 다앙한 예술사 만나보는 공간100년 전 파리의 화려함을 느끼고 싶다면 몽파르나스 대로변에 자리잡은 '라 쿠폴'을 가봐야 한다. 철학가 장 폴 사르트르가 가난한 조각가 자코메티에게 커피값을 내준 인연을 맺게 한 곳으로도 유명한 카페. 지난달 19일 오전 10시에 찾은 이곳은 실내가 유난히 넓어 느긋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이곳에 앉아 신문을 보거나 햇살을 온몸으로 받는 파리지앵이 많았다. 쿠폴에서 절대 빠뜨려서는 안 될 볼거리는 안쪽 벽에 전시된 사진들. 자주 들렀던 예술가들의 면면과 쿠폴의 역사가 오롯히 담겼다. 파리 오페라극장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드 라페' 역시 명성이 높다. 관광명소 옆에 위치해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 카페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과 정신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곳은 고흐, 고갱, 모딜리아니, 마네, 르누아르, 보들레르, 랭보, 헤밍웨이 등 그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사람들의 예술과 사랑이 싹트고 무르익었던 공간이었다. △ 문학의 향기 느끼고, 치열한 토론까지 '생 제르맹 데 프레' 한복판에 위치한 '카페 드 플로르'는 카페 문화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명소다. 생 제르맹 데 프레 교회를 중심으로 건물 건너편과 교회 뒤쪽에서 오데옹으로 이어지는 구역, 세느강까지 연결되는 '생 제르맹 데 프레'에는 또 다른 카페들이 모여 있다. 이곳은 실존주의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가 애인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자주 찾은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19일 오후 2시에 이곳을 찾았을 때 인근에 대학과 교회가 많아 고풍스럽다는 인상을 풍겼다. 여기서는 매주 첫 번째 수요일 오후 영어로 진행하는 철학토론 모임이 열린다. '카페 드 플로르' 바로 옆에는 녹색 테라스 카페 '레 되 마고'가 있다. 이곳 역시 에밀 졸라, 오스카 와일드 등 유명 문인들이 단골이었던 곳. 현재 '카페 드 플로르'와 '레 되 마고'는 자체 문학상을 제정해 신진 작가 양성까지 하고 있다. 서점과 출판사들이 몰려 있는 오데옹에 위치한 '레 제디퇴르'('편집자들'을 뜻함)는 출판인들이 모여 문을 연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단골 손님은 출판 관계자들로 2층 살롱은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작가와 편집자가 원고 뭉치를 앞에 두고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바스티유 광장의 '카페 데 파르'에 가면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사람들이 철학 교수와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토론을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르본 대학 철학 교수였던 마르크 소테가 1992년 이곳에 토론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학가를 중심으로 철학 카페가 속속 생겨났고 지방으로까지 퍼져나갔다. '카페 필로' 혹은 '비스트로 필로'라고 불리는 이같은 경향은 일주일에 한 번 철학에 관심을 가진 대중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철학자나 대학 강사의 주관 하에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철학 세미나 성격을 띈다.△ 전 세계 음악가들이 몰리는 카페지난달 21일 오후 4시 생 마르탱 운하 근처에 위치한'카페 셰 아델'을 찾았다. 오래된 간판을 보수하지 않아 일부 글자들이 떨어져 나갔으나 세계의 음악가들이 모여드는 '카페 셰 아델'에는 혼자 온 젊은 사람들이 바 둘레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자그마한 홀에서 두 사람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파리의 이국적인 느낌을 풍겼다. 공연을 끝낸 이들은 모자를 들고 다가왔다. 모자 속은 거의 텅 비어 있었으나 표정은 즐겁고 넉넉해 보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7 23:02

'카페 데 파르' 진행자 엔자베르트 - "40~50대 다양한 전문가들, 함께 성찰하기 위해 모이죠"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카페 데 파르'. 60여 명 남짓한 시민들이 카페에 들어섰다. 매주 일요일 심지어 크리스마스에도 철학 카페가 진행돼서다. 이날도 정치·사회·심리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가 어수선하게 검토됐다가 다수결에 의해 '광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로 모임의 주제가 정해졌다. 모임을 진행한 클라우딘 엔자베르트(58)는 "공식적인 대표는 없고 가장 오래 이곳을 지킨 사람이 대표 역할을 한다"면서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철학 카페에 애정을 갖는 이들에겐 각별한 해"라고 말했다. 엔자베르트는 "이곳 모임은 작가·교사·의사·예술가 등 40~50대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 돼 있다"고 소개했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미첼 터리니를 비롯해 이곳을 찾은 지 20~30년을 넘긴 이들이 상당수.엔자베르트는 "'실망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혹은 '함께 생각하고 찾는 삶의 의미를 위해' 사람들이 열심히 모여든다"면서 "토론이 끝난 뒤에도 진지한 분위기는 이어질 때가 있고, 이런 분위기가 싫다면 도중에 나가도 된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서 가장 많이 논의됐던 게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였다. 토론자들은 "광기는 이성 중심의 서구 문화가 포용하지 않고 배척했던 인간적 특성이다","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라고 지적하면서 중세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보여진 사회적 광기를 거론하며 그 개념 형성과 변화 과정, 역사를 훑었다. 딱딱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모임의 운영비는 없는 게 특징. 누구든 이곳에 들어오고 나가는 게 자유롭다. 그는 "철학 카페에 참여하고 싶다면 챙겨야 할 단 한 가지는 2유로(3000원)"라고 씽긋 웃으며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7 23:02

한국음식관광축제 "한식의 기억을 찾아라"

올 한국음식관광축제는 한식의 기억을 찾는 '푸드멘터리(foodmentary)'를 콘셉트로 치러진다.15일 한국음식관광축제추진기획단은 한국방문의 해(2010~2012년)를 맞아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오는 18~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함께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에는 시대별 밥상의 변화를 통해본 우리 식문화의 변천과 한국인의 애환을 담은 기획전시 '한국의 밥상', 50년 이상 가업을 이어온 지역의 음식 명인을 소개하는 '대를 잇는 맛집', 음식 명인들의 푸드쇼 '맛의 비밀을 찾아서'등이 마련됐다. 체험행사로 '며느리도 모르는 장맛의 비밀', '내 손으로 만드는 잔치음식'과 소금감자 등 식재료를 활용한 놀이 공간인 '맛있는 놀이터'등도 준비됐다.대중적인 먹거리로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름 난 6명의 길거리 음식 달인이 호떡, 떡볶이, 순대, 만두, 강정, 꿀타래를 만드는 '생활의 달인 열전', 세계를 대표하는 거리 음식에 우리 소스와 재료를 사용한 '세계를 요리한 K-드레싱'도 색다른 맛보기로 선보인다.박인구 추진위원장은 "올해 한국음식관광축제는 잃어버린 맛의 기억을 더듬어 우리 안에 새겨진 한식의 자리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10.16 23:02

'2시간 30분, 正歌의 매력에 푹~' 이선수 여창가곡 전곡 발표회

본래 시조는 문자로 읽기 이전에 귀로 들었던 노래였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사랑방에서 듣고 부르던 시조와 가곡, 가사를 흔히 '정가'(正歌)라고 부른다. 저잣거리에서 신명 나게 울려 퍼지는 '잡가'(雜歌)와는 달리 정가는 격정적이지 않고 차분하다. 국악평론가 윤중강씨는 "정가의 매력은 사랑의 노래라는 점에 있다. 그 사랑은 정성스럽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고 사랑에 대한 집착과 강요가 없기에 그 사랑조차 담담하게 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전북정가진흥회·전라풍류회(회장 이선수·사진)가 가곡 전곡(15곡)을 들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 이선수씨는 "정가 인구가 적지만, 스승인 나를 보고 전공하거나 배우려는 제자들을 보면서 내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에서 작정한 무대"라고 했다. 2시간 30분이 넘는 이번 무대는 오랜 시간 내공을 쌓아온 그에게도 일종의 도전이다. 여러 악기의 반주가 있어야 하고, 호흡이 길고 복잡한 곡의 특성 때문에 어렵게 다가오긴 해도 오히려 이 매력 때문에 정가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됐다고 보는 전문가 의견에 수긍하기 때문이다.특히 여창가곡은 남창가곡에서 들어볼 수 없는 속소리와 특유의 시김새가 특징. 선율을 이루는 골격음 앞·뒤에서 음을 흔들어주는 요성, 한 박 이내의 짧은 시가에서 음을 강하게 굴리는 전성, 음을 흘러내리게 하는 퇴성 등 다양한 시김새가 있다. 신용문 전주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가 해설을 맡은 이번 무대는 전라풍류회 회원인 오승용 신유경 곽영종 최명호 정지웅 고성모 임영란 최경래(전주시립국악단 단원)씨가 소관현악 반주를 대신한다. 세상의 박자가 한없이 빨라져만 갈 때 거꾸로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이선수 여창가곡 전곡 발표회 = 16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6 23:02

19일 개막 세계미술거장전 준비 들여다 보니- 1000억대 명작 3차례 항공운송

전북도립미술관은 지금 '비상사태'다. 세계 미술사를 주름잡은 거장들의 작품을 극진히 모시는 일 때문이다. 미술관 관계자들은 19일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전 개막을 앞두고 130여점의 작품이 15일 모두 도착하면서 작품 진열 등 전시준비부터 손님맞이 등에 여념이 없었다.전북도립미술관 개관 이래 최대 블록버스터 전시회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국내 전체적으로도 블록버스터 전시회가 그리 많지 않아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람객들이 거장전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전북도립미술관의 거장전에 지구 반대편의 베네수엘라에서 도립미술관까지 세계 거장들의 작품이 오기까지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올 연초에서야 작품 소장 미술관과 접촉이 이루어진 데다 베네수엘라 국내 사정상 복잡한 대여 과정을 거치는 문제 등으로 전시회 일정을 1달여 미루었다. 또 당초 대여키로 했던 중요작품들이 소장 미술관측에서 제외시키려고 해 이흥재 관장이 다시 지난달 현지 협상을 벌이는 등의 곡절을 거쳤다.미술관측은 이날 작품 운송이 마무리돼서야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작품은 3차례로 나누어 비행기로 운송됐다. 분실 등 사고 우려에 대비해 분산 운송했지만, 베네수엘라 대선 정국과 맞물려 혹시 또다른 문제가 불거질까도 걱정했다는 게 이 관장의 이야기다.세계 거장들의 많은 작품들을 빌려서 전시하는 일이기에 운송과정과 경비도 만만치 않다. 전시회 경비로 8억원 정도를 예상했지만, 1억원 이상 더 들 것으로 미술관측은 예상했다. 운송료가 예상액 1억보다 2배 이상 많은 2억5000만원, 작품 보험료로 1억5000만원이 들어갔다. 화물 검색이 엄격한 미국을 경유할 경우 검색 후 재포장 과정이 만만치 않아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고, 꾸리어(운송인)가 동행하면서 관련 예산이 늘었다. 보험료증가는 작품수가 늘고, 전시기간을 1달 늘려 잡으면서다. 이에 비해 대여료는 1만2천 달러로(1500만원), 보험료의 1/10 수준이다. 비슷한 수준의 작품을 유럽쪽에 대여할 경우 10억원 이상 드는 점을 감안할 때 작품 대여료는 공짜나 다름없는 셈이다.미술관측은 130여점의 총 작품가격이 1000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피카소의 100호짜리 유화작품'남자의 초상'은 400억원대로 알려졌다. 소더비 경매시장에서 피카소의 그림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팝아트의 거장 엔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10점 풀세트와, 세잔의 대수욕도 등도 관심의 대상이다. 피카소가 회화를 포함해 다양한 장르에 걸쳐 생전에 5만여 작품을 남겼지만, 베네수엘라 현대미술관국립미술관에 소장된 16점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샤갈, 몬드리안, 모네 등의 작품들 역시 마찬가지다.도립미술관은 도민들 뿐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전남권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홍보활동을 벌여 최소 10만명 이상 관람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19일 개막식에는 베네수엘라 대사와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16 23:02

2012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운다 - '축제 중심은 사람' 전략 주효 '대박' 일궈

"제가 받은 상이 쪼개진다면 51%는 김동호 명예위원장님 것입니다."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두산 제니스 스퀘어에서 열린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축하 리셉션. 베니스영화제에서 영화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탄 김기덕 감독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에게 공을 돌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감독과 작품을 발굴해 세계에 알린 교두보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영화의 선전과 부산영화제의 성공이 궤를 함께한다는 안팎의 평가는 이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아시아감독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지난 13일 폐막한 부산영화제는 안정적인 축제 운영으로 역대 최고 22만 관람객을 기록하며 아시아 영화의 중심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전찬일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그러나 전주영화제와 부산영화제를 단순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이용관 집행위원장·전양주 부집행위원장·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등 '부산영화제 역사의 산증인'을 통해 전주영화제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부산영화제의 성공은 축제의 중심이 바로 사람에서 나온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잘 실천했다는 데 있었다. 이는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는가로 연결된다. 아시아 필름을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아시아 필름 마켓', 아시아 유망 감독과 제작자들이 공동 제작자·투자자를 찾도록 주선하는 '아시아 프로젝트 마켓', 아시아 젊은 영화인들과 기성 감독들이 모여 고민하고 준비하는 영화 교육'아시아 영화 아카데미', 장편 독립영화의 인큐베이팅·후반작업,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까지 이뤄지는 '아시안 영화 펀드'는 단순히 아시아의 재능있는 영화감독·작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튼튼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는 부산영화제·부산영상위원회 등 지역의 영화·영상단체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공조하면서 이뤄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접속', '조용한 가족',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흥행작과 화제작을 내놓으며 한국영화의 흐름을 주도해온 명필름을 비롯해 국내 영화 제작사 등이 속속 부산에 닻을 내리고 있는 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까지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부산은 영상문화산업을 선도하는 중심 도시 위상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 자리매김부산영화제는 김동호 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를 이끄는 이들이 지역과 유대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부산영화제를 즐기지 못하는 일부 계층은 제외하더라도 이 같은 불만을 최소화 하기 위한 집행부의 적극적 노력은 늘 인정받는 쪽에 속했다. 반면 전주영화제는 종종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계로부터 볼멘 소리를 듣곤 했다. 핵심은 "집행부가 지역과 겉도는 축제를 치러왔다"는 것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은 바로 그런 사례였다.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한 진실공방이 펼쳐지는 동안 지역 문화계는 내내 침묵했다. 일각의 지적처럼 "영화제는 애당초 지역 문화계를 껴앉고 함께 만들어가는 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해 촉발된 영화제의 축제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생산적인 담론의 장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매년 영화제는 지역 여론으로부터 축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심심치 않게 받은 반면, 조직위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 다양한 축제성 프로그램을 내놓기엔 한계가 많다고 항변하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오곤 했다. 영화제는 늘 욕심껏 다양한 영화를 내놓은 것에 관해 관객들은 오히려 영화 편수를 줄이고 더 자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전주영화제가 소화 가능한 적정 상영 편수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석만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영화제는 새로운 판을 구상 중이다. 전주영화제는 지역을 비롯해 국내·외 영화계와 폭넓게 소통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최우선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6 23:02

전문직 출신 중등 미술교사 모임'예전회'회원전

전문직 출신의 중등 미술교사들의 모임인'예전회'(회장 최상기)가 오랜만에 회원전을 열고 있다(18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1994년도 결성돼 20년이 다된 연륜을 갖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바쁜 활동 등으로 그 활동은 상대적으로 뜸했다. 이번 전시회가 4번째며, 3년만의 회원 나들이다.중등 미술교사 중에서 장학사 등 전문직을 지낸 인사들이기에 참여 회원들중 상당수에 '원로'라는 칭호가 따르고, 현직에 있는 교원들도 교감 이상급의 중년들로 구성됐다. 회원은 20여명. 회화에서부터 조각, 사진, 만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이번 전시회에는 전북중등미술교육연구회장을 지낸 강경자씨를 비롯, 김금자(교장 역임), 김기나(대학 출강), 김두삼(완주 상관중), 김용섭(개인전 4회), 김용환(교장 역임), 김정곤(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김정옥(전북중등미술교육연구회 부회장), 양만호(전미회 회장), 윤찬호(교장 역임), 유정호(교장 역임), 임석윤(현대환경조형연구소장), 정환성씨(전북중등교원사진연구회장 역임) 등 14명이 참여했다.최상기 회장은"학교현장을 지켜온 회원들이 화필과 씨름하며 틈틈이 제작한 작품들을 용기를 내어 전시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15 23:02

21세기 새로운 완판본을 꿈꾼다

완판본 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작업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진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완판본 문화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21세기 새로운 완판본 문화의 진흥을 위해 '완판본 1번지'를 연다(19일부터 21일까지 완판본문화관).그동안 완판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소수의 전공자들에게만 한정되다보니 전주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완판본에 대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없었던 게 사실. 이에 대한 반성 아래 향후 완판본 관련 문화를 전주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완판본 1번지'를 기획했다는 게 재단측의 설명이다.'완판본 1번지'에는 학술대회와 전시, 필사, 고전소설 읽기, 골든벨, 사투리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학술대회 주제는 '완판본과 판소리, 완판본의 정보화'. 전주를 중심으로 완판본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과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의 정보화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행사기간 원광대 박순호 명예교수가 수집한 완판본 고전소설 14종 70여권을 만날 수 있고, 전주의 정신과 전북 사람들의 사상이 집약된 전북의 책을 통해 조선시대부터 근대화 과정까지 융성했던 완판본 출판문화의 현재 모습을 살필 수 있다.또 30여명의 서예가 완판본을 필사하는 행사가 완판본 문화관 야외마당에서 열리며(20일 오전 11시), 체험 부스에서는 길이 10m의 두루마리 족자를 관람객들의 다양한 필체로 채우는 '완판본 필사 기네스'행사도 곁들여진다.완판본 출판문화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완판본 워크북'이 관람객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진행하는'골든벨' 이벤트와, 전라도 사투리로 완판본 고전소설을 읽어주고 전라도 말로 이야기하는 '전라도 사투리 콘서트'도 관객들의 완판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자리다.완판본 문화관 한정문 실장은 "완판본문화관을 중심으로 완판본 목판을 보관했던 전주향교 등을 완판본 정신문화의 1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15 23:02

동학혁명 기념일 제정 새국면 돌입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 전국 유족회의 동학농민혁명 특별법 공포일(3월5일)로 최근 정리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유족회 의견을 받아들여 특별법 공포일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로 지정할 지 여부와 함께 동학 관련 단체와 학계가 어떤 입장을 갖고 대응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동학농민혁명 전국 유족회는 지난 10일 기념일 제정을 위한 대의원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 118명(전체 146명) 중 76명이 특별법 공포일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기념일 후보군으로는 △ 2004년 동학농민혁명 특별법 공포일(3월5일) △ 혁명 창의문을 발표한 고창 무장기포일(4월25일) △ 농민군이 최초로 승리한 정읍 황토현 전승일(5월11일) △ 전주 화약을 이끌어낸 전주성 점령일(5월31일)이 검토됐다. 유족회는 이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3월5일을 기념일로 제정해줄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학계와 동학 관련 단체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학계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등은 "대부분 증손들이어서 당시 일이나 역사적 의미를 잘 모르는 유족회 주도로 여론 조사로 추진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재단이 수십여 년간 연구해온 학계 의견을 무시하고 공개적 논의 절차를 거치려는 더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는 대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 구성·여론조사 추진 등이 일부 단체 반대로 무산되자 당분간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기념일 제정 추진 과정은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의 필요성은 2004년 3월 동학농민혁명 관련 특별법을 공포하면서 제기됐다. 전국 관련 단체들은 회의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전공 연구자들에게 기념일 논의를 위임했다. 연구자들은 토론회를 거쳐 정리된 의견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명예회복 심의위원회'에 상정했다. 심의위원회는 2007년 1월 고창 무장기포일(4월25일)을 기념일로 의결했다. 무장기포일은 농민군이 정식으로 결의문을 발표하고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적인 봉기를 선포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읍 단체 등이 반발하면서 기념일 제정이 무산됐다.2010년 2월 특별법에 의거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출범하면서 2011년 기념일 제정이 재논의됐다. 재단은 관련 단체 회의를 열어 '관련 연구논문 2편 이상 발표한 자'로 위원을 추천,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23명)를 구성했다. 그러나 추진위원이 고창 무장기포일로 가닥을 잡자, 정읍 주민들이 회의장에 난입하는 등 반발해 또 다시 무산됐다.그러다가 재단은 올해 5월 추진위원회 자동 폐기, 기념일 제정 관련 여론조사 설명회 등을 통보했다. 전국 17곳 단체 중 여론조사에 반대한 13곳 단체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야 할 기념일을 여론조사로 하는 게 가당키나 하느냐"고 거세게 반발했다. △ 재단 "손 떼겠다"? 이사회 검토 안 거친 무책임한 입장 지적도이용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무처장은 14일 "재단이 기념일 제정을 주도하는 게 명분에는 맞을 수 있으나, 반대 단체의 중상 모략이 계속 돼 결론이 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상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위원회가 기념일 지정을 잠정 보류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재단을 대표하는 사무처장이 "누가 기념일 제정을 추진하든 일체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잠정 보류를 돌려 말한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하면서 재단 안팎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무처장이 유족회에 의한 기념일 제정을 내년 연임을 위한 성과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기념일 제정 관련한 모든 논란에서 침묵해왔던 신순철 재단 이사(원광대 교학부총장)는 "재단 이사회가 기념일 지정과 관련한 입장을 잠정 보류했을 뿐, 지정하겠다는 것은 분명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계는 고창 무장기포일로 거의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면서 "정읍의 과도한 제동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목숨을 건 분들의 정신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이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념일 제정은 역사적 사건에 근거해왔다"고 전제하면서 "고부 봉기는 고부 고을에 한정된 봉기로 조선 후기 민란의 연장선이며, 고부 봉기가 강압적으로 수습되는 과정에서 고을을 넘어 전국의 농민들이 일어난 고창 무장기포일을 본격적인 동학농민혁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5 23:02

15. 무신년진찬도병풍 - 1848년 왕실 잔치 세밀한 묘사

국립전주박물관이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이 한창이다. 의궤를 들여다보면 글씨만 적혀있는 것이 아니라 행렬도나 행사에 쓰인 각종 기물이 그림으로 묘사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조선의 왕실에서는 국가와 왕실의 큰 행사가 있을 때 이를 그림으로 그려 기록했다. 궁중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들을 기록한 그림을 이른바 '궁중기록화'라 일컫는데, 크게 의궤에 수록된 그림과 실제 거행된 국가 의식 속 모습을 재현한 궁중행사도로 나뉠 수 있다. 의궤도와 궁중행사도는 모두 나라의 전례의식을 담은 그림이지만 의궤 그림은 보고를 목적으로 행사의 전반을 기록해 후대 참고자료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궁중행사도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기념화로 출발한 그림이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궁중 행사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은 같지만, 직접적인 제작 목적 및 경위형식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개념의 그림인 것이다.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무신년진찬도병풍'은 궁중행사도로 1848년(헌종 14) 대왕대비 순원왕후(순조의 비)의 육순과 왕대비 신정왕후(익종의 비)의 망오(41)를 맞이하여 창경궁에서 거행된 잔치를 그린 8폭의 병풍이다. 이처럼 진찬은 왕왕대비대왕대비의 생신이나 왕의 등극을 기념하는 잔치로, 왕실의 행사였던 만큼 '무신진찬의궤'(서울대 규장각 소장)가 함께 전하고 있다.8폭의 병풍은 화면 왼쪽부터 행사 순서대로의 모습이 진행되는데, 12, 34, 56폭은 각각 한 화면이고 마지막 8폭에는 진찬에 참석한 명단인 좌목이 적혀 있다. 12폭은 진찬일 전날인 3월 16일 인정전에서 열린 진하례(陳賀禮), 34폭은 3월 17일 통명전(通明殿)에서 열린 진찬(進饌), 56폭은 같은 날 밤에 열린 야진찬(夜進饌), 7폭은 19일 향연을 마친 후 수고한 관원들을 위로하는 잔치인 익일회작(翌日會酌)의 모습을 담고 있다.왕실의 화려한 행사를 기록한 조선시대 궁중기록화들은 일반 회화와 달리 화면을 꽉 채울 정도로 화사하게 그리는데, 하나하나 요소를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인원과 물량이 동원된 잔치인 만큼 흥미로운 점들이 발견된다. 우선 그림에는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왕을 직접 그리지 않고 어좌와 일월오봉도로 왕의 자리만을 그렸던 게 특징이다. 존엄하신 임금을 함부로 그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밤에 열린 잔치를 그린 56폭에는 건물 곳곳에 배치한 붉은 등이나 촛대가 있어 잔치가 열린 시기를 엿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흥겨운 자리인 만큼 각각의 화면에는 화려한 군무를 추는 무녀들이 등장하고, 화면 장막 아래에는 열심히 음악을 연주하는 무리도 보인다. 화면 구석구석에 등장하는 분주히 행사를 준비하거나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궁중행사도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이렇게 대규모의 인원과 물량을 동원하면서 크고 작은 향연을 베풀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조선은 철저한 유교 질서 안에서 생성된 '국조오례의'와 같은 엄격한 의례 하에 정치를 펼쳤다. 따라서 크고 작은 궁중행사를 통해 나라를 다스리는 도를 펼치고 경로효친사상을 통해 정치적 안정을 꾀한 교훈적이고 감계적인 목적이 컸던 것이다. 현재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조선왕실의 위엄, 외규장각 의궤'에서는 1887년(고종 24) 대왕대비인 신정왕후의 팔순을 기념하여 열린 잔치를 그린 '정해진찬도'(丁亥進饌圖)라는 또 다른 진찬도를 감상할 수 있다. 언뜻 '무신년진찬도'와 비슷해 보이지만 8폭이 아닌 10폭의 화면에 진찬의 과정을 더 상세히 담았다. 불과 약 40년 후에 그려진 같은 성격의 그림에서 궁중행사도의 변천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권혜은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2.10.12 23:02

'영시미' 지원 영화, 국내외서 '러브콜'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소장 장낙인이하 영시미)가 영화를 찍는 개인단체에 장비와 공간을 지원하는 '영시미 밖에 난 몰라'로 제작된 영화들이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소개된 '앙코르와트'를 재각색한 박상훈 감독의 '벌거숭이'는 '2012 벤쿠버 국제영화제'(9월27일~10월12일)의 용호상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벌거숭이'는 가족을 살해한 한 남성의 트라우마를 보여준 다소 도발적 주제를 다룬 작품. 감독은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기 파멸적 소재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갈 길 잃었던 후반부 50%를 잘라내고 다시 촬영편집한 덕분에 외국인들이 숨죽이며 내가 의도한 바대로 영화를 읽어줄 때 다소 위안을 받았다"면서 "1년 반 동안 묵묵히 장비 지원을 해준 영시미가 큰 힘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영시미 밖에 난 몰라'를 통해 발굴된 자림학교 미디어반의 뮤직비디오'내꺼하자'와 극영화'신데렐라'는 '제10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제13회 장애인영화제','제3회 경북장애인인권영화제'에 초청상영된 바 있다. 장낙인 소장은 "앞으로도 영화영상 제작을 기획하는 개인 혹은 단체의 지원사업에 충실하면서 대안적 공공문화시설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2 23:02

가을밤, 서정성 짙은 무대로의 초대

(사)마당(이사장 정웅기)이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과 서정성 짙은 음악으로 가을 편지를 띄운다. 열여섯 번 째 가을날의 뜨락 음악회는 1997년 국악과 실내악 페스티벌을 주제로 첫 공연을 시작한 이래 국악과 클래식, 클래식과 팝, 판소리와 인디밴드 등과의 이색적인 만남을 조우해왔다.전북원음방송 아나운서 오선진씨의 사회로 문을 여는 올해 음악회는 국악과 클래식, 어쿠스틱 기타와 현대무용까지 깊어가는 가을 밤과 어울리는 서정성 짙은 무대로 구성됐다. 무대를 주관하는 마당의 구혜경 기획팀장은 "뜨락음악회는 생활문화의 정착을 위해 시민들의 소중한 후원금을 바탕으로 마련됐다"면서 "정장 차림의 사람들만이 폐쇄된 공간에서 향유하는 문화예술이 아니라, 가족의 손을 손잡고 슬리퍼를 신었지만 편안한 옷차림으로 생활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참 의미를 되찾아 가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국악기와 양악기를 전공한 6명 전공자로 구성된 젊은 크로스오버 국악 공연단 '마실'은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음악과 팝송, 민요 등을 국악으로 편곡해 새롭게 들려준다. 대금 연주자 이항윤의 이생강류 대금산조는 청아한 소리로 마음을 두드린다. 첼리스트 김홍연이 이끄는 '필하모닉 첼리스트 앙상블'은 안정감 있는 저음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국내 최정상 기타리스트 박경호와 염승재가 올해 결성한 어쿠스틱 기타 듀오'2km'는 가수 이은미휘성양희은임재범 등이 영화뮤지컬드라마 OST 등 작편곡과 연주까지 맡았던 실력파 뮤지션. 김화숙 & 현대무용단'사포'는 1985년 현대무용의 불모지인 전북에서 현대무용단 사포를 창단, 전북 현대무용사를 새롭게 썼다. 대극장, 소극장, 야외무대 등 무대 특성에 맞는 레퍼토리를 개발해 실험을 거듭해오며 전북 현대 무용을 살찌웠다. 가을 바람이 굳이 등을 떠밀지 않더라도 국립전주박물관 뜨락으로 슬쩍 발걸음을 옮겨보자. 올 가을 낭만을 완전 정복을 책임질 뜨락 음악회가 여기 있다. 문의 063)273-4824. △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 12일 오후 7시 국립전주박물관 뜨락.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2 23:02

"글쓰기 위해 가시면류관 쓴 기분"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영·호남은 갈등의 골이 깊었다. 1990년 대구 울산 부산 등 영남 문인들과 전북 광주 목포 등 호남 문인들이 교류의 물꼬를 틀기 위해 만들었던 게 영호남수필문학상. 영호남수필문학회가 올해로 열여섯 번째 이어오고 있는 영호남수필문학상에 전북 대표로 수필가 김용옥(64)씨가 선정됐다. 그러나 김씨는 수필을 위한 가시면류관을 쓰는 기분이라고 했다. 잘 쓴 글, 좋은 글, 교훈적인 글보다 사유가 녹은, 문학적인 수필을 쓰고자 노력했던 걸 가상히 여겨 주는 상 아닌가 싶다며 수상의 기쁨 보다 책임감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했다. 김씨는 "동서화합을 위해 영호남수필문학회가 발족됐으나 전북 문단에서는 유독 활동이 뜸해 아쉬웠다"면서 "자신의 수상을 기점으로 영호남수필문학회가 수필문단의 거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13일 오후 5시 전남 담양군 국제수련원. 중앙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0년 '전북문학'에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를 발표한 뒤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전북문학상(1996), 박태진 문학상(1998), 백양촌 문학상(2002)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 '세상엔 용서해야 할 것이 많다', 시선집 '그리운 상처', 화시집 '빛·마하·생성'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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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10.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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