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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 "가양주, 우리나라 자존심 세워줄 술 "

박소영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37)이 2003년 이곳에 입사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딱 맞는 일 찾았구나." 술을 곧잘 즐기긴 했어도, 맥주·소주·양주 외엔 거의 잘 몰랐던 그에게 가양주는 신세계. 그때만 해도 술과 그와의 인연이 이리도 오래갈 줄 몰랐다. '가양주 전도사'가 된 그는 술을 직접 빚고 즐기는 묘미에 푹 빠졌다. 그러나 "최근엔 뱃속의 아이 덕분에 술은 입에도 대지 못 한다"며 웃었다.올해는 삶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출산을 앞뒀고, 술박물관 외연을 넓히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랜 염원이었던 전시관은 이미 새 단장을 했고,'2012 한옥마을 술 축제'(19~20일)를 앞두고 있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에 관람객들이 물밀듯 밀려들면서 술박물관은 평일에도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부어라, 마셔라, 취해라'의 잘못된 술 문화가 아닌 전통주로 건강하게 마시는 술 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체험과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조선의 영조는 금주령을 어겼을 때 사형까지 내렸을 만큼 엄히 다스렸습니다. 그 때문인지 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그 뿌리가 깊어요. 더욱 아쉬운 것은 술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가르치려는 문화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술을 잘못 배우게 되는 겁니다."가양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 뒤늦게 시작한 공부.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관한 이해 없이는 술에 대한 이해도 얕아질 수밖에 없다. 전통주에 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전북대 대학원(사학과)에 입학해 '조선시대 금주령 법제화 과정과 시행 양상'을 주제로 논문을 쓸 때 꽤 많은 고생을 했다. "조선시대 가양주가 발달했던 이유는 유교적 국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사를 지내고, 손님을 접대하기 위한 또 다른 음식이었던 셈이죠."문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현재 전해내려오는 전통주는 산호춘을 포함한 50여 종. 하지만 "같은 재료라도 어떤 누룩을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나오기 때문에 그 종류가 수천 가지가 넘는다." 문제는 가양주에 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와인 열풍이 불 때 와인을 잘 아는 사람들만 찾았던 게 아니잖아요. 가양주도 그렇게 바라봐주시면 좋겠어요. 술을 아예 못하는 분들도 가양주는 즐기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데요. 회식 자리에서 직접 빚은 청주와 술잔을 들고 다니는 분들도 있습니다. (웃음)"결국 가양주를 제대로 알고 즐기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교육'. 술박물관을 위탁해오고 있는 (사)수을(대표 박시도)가 지난 2월 전주 동문거리 일대에 마련한 '전주전통술교육관' 은 수준급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체험교육공간이다. 맛이 획일화되는 가양주 대량 생산은 반대하나, 가양주 대중화를 위한 양조장 건립은 오랜 숙원. 그는 "수을이 내년엔 전북 최초로 양조장을 만든다"며 기뻐했다. 농민들이 주류 허가를 편리하게 받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농가들도 소득 작목을 활용하는 가양주 빚는 일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 술 마시는 즐거움을 축제성과 연계시킨 '2012 만추만취 한옥마을 술 축제'(19~20일)도 술박물관의 핵심 사업이다.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와 '2012 전주비빔밥축제'와 함께 열리는 이번 축제의 꽃은 국내 최고의 술 빚기 장인을 뽑는 '2012 국(麴)선생 선발대회'. 국선생 선발대회를 통해 발굴된 자희자양의 '국화주'(2008) 출시나 상주 곶감축제와 발 맞춰 대중화 발판을 마련 중인 상주 곶감주(2011)는 의미 있는 선례. 작지만 내실 있게 한 발 한 발 성장해나가는 국선생 선발대회에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가양주를 옛날 술로만 여기는 고객들에게 상대적으로 비싸게 여겨지는 가격과 다소 낯선 맛에 길들여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다. "프랑스 정부가 와인의 기능성과 이야기를 알리면서 와인 세계화를 이룬 것처럼 우리도 전통 누룩의 우수성에 대해 정부가 학술적으로 검증을 하고, 스토리텔링적 요소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술이 음식과 함께 식문화로 비춰져야 하구요. 이 모든 작업이 가양주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때 가능할 것 같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1 23:02

4. 김창술(金昌述) 편 - 민족해방 꿈꾸었던 진보적 저항시인

창 앞에로 한 마리 비둘기가 날렀다. 마음으로 당신의 생각이 지나갔다. 비둘이 날개가 공기에 구멍을 뚫었다. 생각의 주둥이가 심장(心臟)의 피를 흘리었다. 창 앞에로 한 마리 비둘기가 날렀다. 마음으로 당신의 생각이 지나갔다. -「구鳩」전문(조선일보, 1925)'비둘기'처럼 자유를 향해 '공기에 구멍을 뚫거나' 솟구치지 못한 화자는 '심장의 피'를 흘리며 내출혈을 앓고 있다. 그 앞에 '창(窓)'이 가려 '주둥이'가 매번 '피를 흘릴'뿐이라는 좌절과 절망, 이렇게 당신과 하나가 되지 못해 분리되어 있는 화자의 심정을 '비둘기:창',' 나:당신'이라는 객관적 대칭구도를 보임으로써 김창술 시인은 1920년대 한국시사에서 새로운 이미지스트로서의 선구적 위치를 점하게 된다. 1920년대가 주관적 감정의 토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시절임을 감안하여 볼 때, 김창술의 이러한 표현 기법은 실로 참신한 발상과 생동감 있는 이미지의 형상화가 아니었던가한다. 절대로 평등인 큰 길 위에 네 활개를 벌리고 활보한다.차별이란 한 푼어치도 없고 큰 길 위에는 乞人-貴族- 賣淫女- 貴婦人- 勞動者- 資本家- 모두가 자유로 걸어를 간다이세상어느곳에이나오즉이길만은평등주의자다염치빠진 이세상에는 길만이 거룩한 성자이다. -「大道行」에서(『개벽』 1925, 2)1902년 전주시 중앙동에서 출생하여 19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봄」이 당선 되고, 동년 「大道行, 「촛불」 등을 『개벽』지에 발표하면서, 김창술은 이후 일제의 침략이 심화되어 가자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의 맹원으로 가담하여 계급 사회의 모순과 불합리, 근로 대중의 불안과 고통에 대한 반항 정신을 반영한 수많은 프로레타리아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그는 이처럼 민족의 현실을 직시한 비판적 리얼리즘 성향으로 민족해방을 위한 문학 운동 전선에서 앞장서 활약했던 1920년대 진보적 시인이었다. 봄이 온다고 조와서 발버둥친다 멋도 모르고 사내와 개집들....../.../ 나물 소코리 옆에 끼고 논두렁 밭두렁 사뿐히 다니며 나물을 캐는 언년이와 언놈이/.../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 고생이 보인다. 봄이 온다고 떠들지 마라 봄 쓰라림이 또한 있나니 -「푸른 하늘」부분(조선일보,1925. 4)일제침략기 한국의 문학이 병약한 식민지 종속 문학으로 굴절되어 가고 있을 때, 이처럼 민족적 각성을 촉구한 항일 민족시가 이 무렵에 발표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일제의 협박과 회유에 순치되어 가는 젊은이들에게 일제는 더 이상 우리의 동지가 아님을 경고하면서 망국민으로서의 슬픔과 자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초기 시는 개인적 서정의 감상에서 출발하였으나, 점차 민족의 현실을 직시, 계급타파와 민족 해방을 꿈꾸었던 일제침략기 이 고장의 진보적 저항 시인이었다고 본다. /백제예술대 명예교수

  • 문화일반
  • 기고
  • 2012.10.10 23:02

"나만의'바리' 쓰고 싶던 열망 빛 보게 됐어요"

9일 남원 혼불문학관에서 열린 제2회 혼불문학상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한 건 혼불음악제였다. 멀리까지 나들이 온 관람객들에게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은 최명희 선생의 '혼불'을 소재로 한 국악 공연을 선물했다.딸 부잣집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난 운명. 소녀는 사람들이 왜 혀를 끌끌 차는지 몰랐다. 그토록 아들을 기다리던 할머니는 유독 참을성 많은 손녀를 데리고 종종 굿판을 나갔다. 이제는 작가가 된 손녀는 "이런 나를 보고 아이들이'바리'라고 놀렸던 게 정말 싫었다"면서 "모래사장에 앉아 하염없이 굿을 봤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그러나 가혹한 운명이 도리어 고마울 때가 있다. 전주 MBC(대표 전성진)의 장편소설 공모전'제2회 혼불문학상'(상금 5000만원)을 받은 '프린세스 바리'(다산책방)를 쓴 소설가 박정윤(41)씨가 바로 그런 경우. 9일 남원 혼불문학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는 "막 출간된 책을 받았을 때 정말 겁이 많이 났다"면서 "특히나 이번 글은 단숨에 쓰는 바람에 퇴고 시간이 짧아 걱정이 됐다"고 했다. 당초 '모든 것을 기억하는 물'로 제목을 내놨다가 작가의 제안으로 '프린세스 바리'로 제목이 바뀌어졌다. '프린세스 바리'는 버려진 딸이 결국 아버지(왕)을 구한다는 제주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인천 변두리 지역에 사는 소외된 자들의 밑바닥 인생을 그린 작품. 그는 "'바리데기 설화'에서는 바리가 죽은 영혼을 잘 달래서 하늘로 올려보냈다면, 내 바리는 세상에 무참히 짓밟혀 죽고 싶은 이들을 죽음으로 안내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했다. 생명권이 먼저냐 품위있게 죽을 권리가 먼저냐는 주제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안팎의 화젯거리.지난해 혼불문학상에도 무속 할머니를 소재로 한 '꿈해몽 사전'으로 도전했다고 고배를 마신 경험 때문에 작가에겐 올해 수상 소식이 더욱 반가울 터. 그는 "나만의 바리를 쓰고 싶었던 열망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 같다"면서 기쁨을 전했다.작고한 최명희 선생의 '혼불'의 문학적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혼불음악제와 혼불문학기행이 함께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김완주 도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전성진 전주MBC 대표, 조지훈 전주시의장, 최명희 선생의 유족 등이 다수 참석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0 23:02

제1회 이코리아 전북비엔날레 개막…40여개국 350명 참여

'친환경'을 주제로 한 제1회 이코리아 전북비엔날레가 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완주군청, 국제 벽암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소리문화전당에서 열린 이날 개막식은 이코리아 전북비엔날레 대회장인 임정엽 완주군수와 류일선 조직위위원장 등 기관단체장과 외국 작가 80여명과 국내작가 300여명 등이 참석해 비엔날레의 성공을 기원했다.완주군이 만든 이 비엔날레는 'Eco-life(친환경 삶), Eco-world(친환경 세계)'를 주제로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고 살아온 터전을 중시하는 콘셉트로 잡았다. 특히 작가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재능나눔 행사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 특징. 여기에 주민 속으로 들어가는 여러 행사들을 곁들여 지역과 어우러지는 축제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이날 개막식에서는 기접놀이, 퍼포먼스 등 식전행사에 이어, 개막공연으로 퓨전음악이 진행된 후 류일선 조직위원장의 선언으로 개막을 알렸다. 개막식 참석자들은 소리전당에 전시된 작품 관람에 이어 완주군청 야외작품 현판식, 야외 설치미술을 관람한 후 완주군 비봉면 소재 국제벽암미술관에서 특별공연 등의 행사를 가졌다.비엔날레에는 중국의 회화 거장인 동기창(董其昌)·제백석(薺白石)· 이가염(李可染)·서비홍(徐悲鴻)·천원링(조각)을 비롯, 아르헨티나의 한국계 김윤신과 박남재·이남찬·이광수·황순례·박대성·임옥상·박대성·진시영·이매리 등 300여명의 작가 400여점이 전시된다(소리문화의 전당 18일까지, 완주군청·국제벽암미술관2013년 5월13일까지).단순히 전시에 머물지 않고 국내외 작가들과 지역민간 교류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외국 작가들이 완주 관내 예술고 미술부 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완주군청 야외 이동미술관과 설치미술 전시장에서 스케치 활동을 지도하며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었다.참여 작가들은 와일드푸드 축제에서 주민들의 음식 만드는 모습에서 부터 마을의 한지 제조공정, 대둔산 가을 풍경과 완주감이 익어가는 모습, 새만금과 부안 마실길 등의 현장스케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완주군은 스케치 캔버스 재료로 대승한지마을에 생산되는 토종한지를 제공할 계획이며, 작가들이 그린 스케치 작품들은 다양하게 지역에 기증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회장인 임정엽 완주군수는 "전북방문의 해를 맞이해 국내외 작가들이 머무는 동안 정적인 전시행사 뿐 아니라 지역의 풍성한 먹을거리 축제(와일드푸드축제)와 다양한 명승지 스케치 활동, 세미나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어우러져 예술문화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될 것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10 23:02

예술 시민 양성하는 로자메어 부자 "소득 적으면 수강료 저렴…배움의 문턱 크게 낮췄죠"

지난달 18일 오후 5시에 찾은 파리 몽갈레 활동센터. 우리나라로 말하면 문화의집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활동센터는 파리 시청의 문화정책을 바탕으로 예술가가 아닌 예술을 즐기는 시민들을 양성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비교적 저소득 계층이 많은 파리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시민들로 수강 등록을 할 때면 아침부터 줄을 길게 선다. 한창 수강 등록변경을 받는 기간이라 그런지 센터 안은 분주해 보였다. 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활동센터를 운영하는 길버트 로자메어(63)와 다미엔 로자메어(29) 부자(父子)는 "시민들이 활동센터를 많이 찾는 데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수강료를 달리 주는 정책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각 가정의 소득 수준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해 파리에 50여 개 활동센터를 만들어 문화예술 향수권을 확대시키려고 노력해왔다는 것. 길버트는 "1시간 단체 활동 수업의 경우 연간 수강료는 소득 수준에 따라 10여 만원(69.60 유로)에서 40여 만원(277.80 유로)까지 차이가 난다"고 했다. 지역문화회관, 만인의 집, 청소년문화회관, 여가문화센터 등 각기 이름을 달리한 지역의 활동센터는 민간 위탁으로 5년 단위 재계약이 이뤄진다. 수강료를 차등 지급해 시민들의 문턱을 낮춘 정책 덕분에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매주 6800여 명이 넘는다. 다미엔은 "선착순으로 수강 신청을 받기 때문에 아쉽게도 등록을 못한 시민들은 다른 센터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면서 "여기에도 값비싼 수강료를 요구하는 센터 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총 45개 수업 중 압도적으로 인기 있는 수업은 춤운동악기 연주다. 공예사진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수업은 예술가가 아닌 예술 감각은 갖되 국가의 다양한 기관의 교육을 거치고 인증을 받은 자들만 진행한다. 길버트는 "그러나 유명 예술가는 아니고 예술품을 생산해 낼 만한 소질이 있는 지를 보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라면서 " 아쉽게도 이들 역시 생활비를 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업료는 아니기 때문에 대개 교직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고 했다. 프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0 23:02

⑮ 프랑스-파리市 주민 친화적 문화정책 - 파리지앵에게 문화 불평등은 없다

프랑스 정부나 지자체가 문화예술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최우선 목표는 '문화와 예술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이다. 문화 다양성을 최우선으로 치는 프랑스 사회가 겉으로는 다양한 문화가 비교적 잘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 저소득층을 차지하고 있는 건 흑인아랍계로 사회 통합의 과제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시의 정책적인 방향은 문화 불평등을 해소시켜 사회 통합의 간극을 해소하는 데 있다. 파리 시청이 추진하는 주민 친화적 문화정책을 알아보았다.△ 10월엔 조명으로 물들이는 '백야 축제'파리의 백야(白夜Nuit Blanche) 축제는 고요한 파리의 밤을 즐기던 파리지앵들을 잠 못들게 한다. 2001년 취임한 사회당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2002년 10월 첫 번째 토요일에 백야 축제를 기획했다. 토요일 일몰과 함께 시작 돼 다음날 일요일 정오에 끝나는 축제는 파리의 밤을 형형색색 조명으로 화려하게 물들여 밤만 되면 깜깜해졌던 파리의 또 다른 면모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아랍세계연구소자만스키 타워프랑스와 미테랑 도서관 등 파리 명소에는 각종 조명이 설치되면서 밤 늦게까지 박물관은 무료 개방된다. 축제는 2005년부터 콘서트, 비디오설치미술, 퍼포먼스 등이 추가되면서 훨씬 다양한 모습을 띄게 됐다. 특히 국내외 유명한 예술가와 작품을 직접 만나도록 주선해 축제 기간 파리 자체를 하나의 커다란 현대 예술작품으로 변모시키는 인상을 받게 한다. 또한, 시는 시민들이 효과적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장소들을 연결하는 산책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파리 중심을 가로지르는 산책로', '새로운 물결', '축제의 밤', '웃기는 장소', '천국의 길' 등으로 운영해왔으나 최근엔 파리 중심부동부서부외곽세느강 일대 등으로 나누어 분포됐다. 시는 자전거 2000대를 준비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밤새도록 버스와 유람선이 운행되도록 하는 등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백야축제의 성공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2003년부터 로마와 브뤼셀이 가담, 2004년부터 몬트리올에서도 백야축제가 열리고 있다.△ 7~8월엔 세느강변에서 바캉스를파리는 7월 중반부터 8월 중반까지 세느강 일대(3.8km)를 해변처럼 꾸미고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는 '파리 플라주'(Paris Plage)를 전개해왔다.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 행사는 파라솔야자수 등을 동원시켜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파리 혹은 인근 주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세느강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파리 시민 40% 이상이 승용차가 없는 데다, 승용차 비율을 점차 줄이고 대중교통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시의 정책적 방향과도 일치했다. 그 결과 세느강을 따라 비치가 설치되고, 강쪽으로 난 2차선 길은 자전거인라인 스케이트보행자 산책로 등으로 이용됐다. 행사 기간 내내 70여 개의 공연이벤트는 물론 암벽 타기골프낚시 등 각종 스포츠 강습실, 7~12세 아동들을 위한 미니 클럽까지 다양한 계층을 껴앉는 결과 매년 200만 여 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결국 이는 들라노에 시장의 정치적 성공으로 이어졌고, 이 성공에 힘입어 파리 플라주는 연중 행사로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세느강 일대 교통 통제는 우파와 좌파의 정치 공방으로 이어지긴 하나, 상업성을 배제한 문화행사로 이끌어9가겠다는 시장의 확고한 의사로 인해 성공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8월 3일간 4300원으로 영화 관람을"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극장을 찾았는데 저렴한 요금 때문에 깜짝 놀랐어요". 지난 18일 벨기에 출신 올리비에 드부아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 18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UGC 조르주생크극장의 매표소 앞에는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약 1만5000원(10.5 유로)이던 관람료가 4300원(3유로)로 낮아져서다. 시가 2002년부터 프랑스국립영화협회(FNCF)와 새로운 영화 시즌을 여는 의미에서 매년 8월 3일간 4300원(3유로)로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주선한다. 이는 감독에겐 작품 제작의 기회를, 제작자에겐 안정적인 투자를, 영화 기술인들에겐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한다. 파리에 있는 400여 곳 모든 영화관들 또한 다양한 할인 행사와 제도를 통해 관객들의 영화 사랑을 부추긴다. 영화광들에게는 한화로 월 3만원에 해당 극장 체인에서 영화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회원제 카드(고몽 & 파테 극장의 르 파스, UGC & MK2의 일리미테)가 있다.아이들이 조르는 바람에 이곳을 찾았다는 크리스토프 장 밥티스트는"2만5000원(17.5 유로)에 온 가족이 영화를 볼 수 있다. 평소라면 둘이 볼 가격으로 다섯 식구가 보는 셈"이라고 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외에도 영화 비수기에 해당하는 369월도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10 23:02

세계문자올림픽서 한글 '금메달'

역대 최고 문자를 뽑는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금메달을 받았다.9일 세계문자학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1위에 올랐다.2위는 인도의 텔루그 문자, 3위는 영어 알파벳이 차지했다.대회에는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인도 등 자국에서 창조한 문자를 쓰거나 타국 문자를 차용개조해 쓰는 나라 27개국이 참가했다.참가한 각국 학자들은 30여분씩 자국 고유문자의 우수성을 발표했으며, 심사는 미국, 인도, 수단, 스리랑카, 태국, 포르투갈 등 6개국 심사위원이 맡았다.평가 항목은 문자의 기원과 구조유형, 글자 수, 글자의 결합능력, 독립성 등이었으며 응용 및 개발 여지가 얼마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였다.대회는 '글자로도 올림픽이 가능할까'라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됐다.지난 2009년 10월 자국에서 창조한 문자를 가진 나라 16개국이 모여 문자의 우수성을 겨뤘고, 문자의 우열을 가리는 세계 첫 공식대회의 시작이었다. 이 대회에서도 한글이 1위를 차지했고, 그리스와 이탈리아 문자가 뒤를 이었다.이번 대회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양하 전 주 레바논 대사는 "국가가 개입하면 대회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어 학자를 중심으로 민간 차원에서 대회를 열었다"며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아프리카의 몇몇 국립대 교수가 문자가 없는 자국의 현실을 소개하며 한글을 보급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이 전 대사는 "영어 알파벳 26자로 표현할 수 있는 소리는 300여개에 불과하지만 한글 24자로는 이론상 1만1천여개, 실제로 8천700여개의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한다"며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정보전달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설명했다.한글 발표자로 나섰던 이상옥 서울대 명예교수는 "각국의 뛰어난 학자들이 모여 발표자와 심사위원으로 나섰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 결과 한글이 최고라는 게 검증됐고,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참가한 각국의 학자들은 대회 마지막 날 '방콕 선언문'을 발표, 자국 대학에 한국어 전문학과와 한국어 단기반 등을 설치하는 등 한글 보급에 힘쓰기로 했다.이 전 대사는 "문자는 언어와 달리 쉽게 변하지 않는 데다 이번 대회에 창조, 개조 문자까지 참가한 만큼 사실상 문자올림픽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2.10.09 23:02

음악이 들릴까?

소희야 가을이다. 우리 학교에 가을이 오면 좋지. 학교 뒤 밭 감은 해와 바람을 따라다니며 얼마나 붉게 익니? 그래, 덕치초등학교는 영원한 '우리 학교'지. 너희들을 떠난 후 어느 날 학교에 가 보았더니, 살구나무가 없어졌더구나. 다 산 거지. 서운했지만, 어쩌겠니. 내가 평생 보고 산 나무였다. 살구꽃이 피면 나는 늘 살구꽃잎이 내리는 꽃 잎 속에 앉아 글을 썼지. 살구나무는 내 지붕이었고, 내 책상이었고, 내 연필, 내 공책이었단다. 소희야 할머니는, 언니는 어떻게 지내시느냐. 궁금하구나. 현아야, 할아버지 할머니는 잘 계시느냐. 네가 처음 전학 온 날을 난 기억한다. 다리가 아픈 너를 업고 점심을 먹으러 다녔지. 네 얼굴에서 네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는 놀랐단다. 네가 처음 쓴 글'바스락 소리/ 뭘까?' 는 내 삶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았단다. 세상을 향해 처음 귀를 번쩍 뜨던 사랑의 소리를 너는 잡아냈지. 승진아, 지금도 그림을 그리는지 모르겠구나. 도화지에 코를 박고 그림을 그리던 기억이 새롭다. 어머니는 언니는 잘 있고, 아버지는 지금도 그림을 그리러 다니시느냐. 승진아 네 옆에 앉아 네가 그려내는 세상을 바라보며 나는 행복했단다. 두환아, 새로 얻은 세 번째 동생은 잘 크느냐. 큰 형인 네가 동생들을 잘 돌보는 너른 마음을 나는 좋아했지. 형다움을 키워가는 너는 착했지. 잘 울었잖아. 잘 운 사람은 착한 사람이란다. 동생의 쉬아 소리를 비오는 소리로 생각한 네 글을 보며 우리 웃었지. 강산아, 지금은 어느 공사장에 있는지? 네 머리통을 보며 나는 강호동을 생각하며 웃곤 했다. 어쩌면 그렇게 강호동을 닮았는지, 성민아 할머니, 아버지는 잘 계시지. 어느 날 할머니를 만났더니, 성민이가 요즘은 집에 와서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놀랐다. 자연을 보고 네가 하는 일에 대해, 마을과 산과 들과 곡식을 보며 생각하는 힘을 키우도록 너희들을 돕고 싶었단다. 날아가는 새를 보면, 내리는 눈을 보면 어찌 생각이 일어나지 않겠니? 생각은 세상을 바꾸고 가꾸는 힘이지. 머리통이 돌 같던 체환아, 어느 날 머리로 유리창을 받아 깼지. 참 내, 유리창이 깨지는지 안 깨지는지 머리로 받아보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니? 그게 너였다. 잘생긴 민성아, 어느 날 너의 집 앞을 지나는데, 네가 나를 보고 달려와 나를 크게 껴안았지. 그 때 나를 올려다보며 환하게 웃던 네 모습과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던 네 어머니기 생각나는구나. 연희야, 아버지는 지금도 포클레인을 가지고 일 다니시느냐. 언젠가 밥집에서 보았다. 순하고 예쁜 연희야, 나는 네 아버지와 고모들과 작은 아버지들을 가르쳤지. 얼굴들이 다 동그란 모양인데, 너만 갸름한 얼굴이었지. 희진아, 머리를 깎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학원 선생님과 엄마가 다 다르게 너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글을 쓴 일이 생각나니? 내가 학교를 그만 두었을 때 너는 이런 글을 썼다. '김용택 선생님, 저 희진이예요. 항상 같이 지냈는데 헤어질 생각을 하니 벌써 보고 싶어집니다.' 그래 그렇구나. 희진아 보고 싶구나. 재영아, 나는 너에게 많은 잘못을 했다. 내가 어른인데 왜 내가 너를 더 이해해주지 못했는지 모르겠구나. 재영아, 네가 커서 우리가 어디에서 만난다면 나는 너에게 용서를 빌겠다. 나의 잘못은 어쩌면 너와 나만 아는 일인지도 모른다. 너를 생각하면 나는 늘 이렇게 속으로 말한단다. 재영아 나를 용서해다오. 너는 어느 날 이런 시를 썼다.'거미줄에/이슬이/동글동글/바람에 흔들린다.//가만히/들어보면/음악이 들릴까?'샛노란 가을 들녘을 바라보고 있자니, 너희들이 보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썼다. 모두 건강하게 잘 있거라. 방황이 있을 것이고, 슬픔이 있을 것이고, 고통이 있을 것이니, 그 걸 알 나이에 이르면 아이들아 그 것이 삶이니, 네 마음이 시키는 말을 따라가며 잘 다스리고 가다듬는 법을 터득하길 바란다./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기고
  • 2012.10.09 23:02

권해효·유키스, 日·동남아 관광객 입맛 유혹

배우 권해효는 일본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그는 한류 열풍의 단초를 제공한 드라마'겨울 연가' 출연으로 인연을 맺은 뒤 애정을 갖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일본이 대지진 참사를 입었을 때 모금 운동에 앞장서는가 하면, 일본이 계속 묵과해온 위안부 할머니 보상 문제와 재일 조선인 학교 지원에 목소리를 높여 일본인들에게 인지도가 높다.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가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일본을 비롯한 중국 등 동남아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배우 권해효와 최근 동남아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그룹 '유키스'를 초청했다. 일본에서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간단 레시피 권해효의 한국요리교실'(2009)을 출간한 바 있는 권해효는 '음식 명인 쇼 - 맛의 비밀을 찾아서'를 통해 숨겨진 실력을 발휘할 예정. 신인 그룹'유키스' 역시 특별한 재료 없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야식 혹은 간식을 선보인다. 영화 '플라잉 위드 유' 개봉을 앞두고 찾는 홍보대사 장나라를 비롯해 배우 윤손하 역시 중국일본 관광객들을 껴앉기 위해 한국음식관광축제가 '찜'해 둔 스타. 배우 윤손하는 아쉽게도 출산을 앞두고 음식관광축제를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일본에서 활동한 권해효가 홍보대사와 같은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한국음식관광축제 기획추진단이 올해 목표로 삼은 관광객 50만 명. 해외 여행사 관광객 1만 5000명 중 중국(58%), 일본(20%), 동남아(18%), 유럽(2%) 등으로 나타나 중국일본 관광객들을 붙잡기 위한 홍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음식관광축제 기획추진단은 올해도 해외 관광객들을 겨냥해 동남아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미국러시아 등 20개국 대사관을 비롯해 일본과 MOU를 맺어 연구 개발을 통해 공동 상품을 내놓는 한국 음식 업체, 일본 후쿠오카 식품 관계자 등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09 23:02

'집밥'으로 엿보는 한국인 밥상의 뿌리

2012 런던 올림픽 챔피언들이 손꼽은 최고의 보양식은 바로 '집밥'이었다.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한국음식관광축제 추진기획단(단장 문윤걸)이 여는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18~22일 전주 월드컵경기장)가 주목한 게 '집밥'. 삼국·통일 신라 시대부터 2000년대까지 총 7가지 집밥을 토대로 한 '한국인 밥상'이 우리나라 식문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올해 음식관광축제가 내건 콘셉트는 음식의 뿌리와 기억을 담아내는 '코리안 푸드멘터리'.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문화·역사를 접목시켜 '한국인의 맛'을 찾아가는 음식관광축제는 지역의 맛집을 끌어들여 그들이 축제의 또 다른 축이 되도록 신경 썼다. 문윤걸 단장은 "세상의 모든 음식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서 "한식을 매개로 한 잃어버린 기억과 후세에게 전해줄 기억을 찾아내는 지역의 다양한 '푸드멘터리'를 완성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 기획전에는 '한국인의 밥상'(한국의 집밥)을 중심으로 50년 넘게 전북의 음식에 관한 열정과 정성으로 전주비빔밥·콩나물국밥·순대의 맥을 이어온 '대를 잇는 전북의 맛집', 전북의 음식 명인들이 속 깊은 이야기를 펼치는 푸드쇼'맛의 비밀을 찾아서' 등이 이어진다. 우석대·전주대 학생들이 한식의 변신을 핑거푸드 등으로 풀어내는 '차세대 쉐프가 차리는 K - 푸드', 적문·우관·정관 스님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사찰음식으로 내놓는 '힐링 밥상'도 준비된다. 상설 체험으로는 음식맛은 바로 장맛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 '며느리도 모르는 장맛의 비밀', 동네 골목의 들뜬 추억을 찾아주는 '내 손으로 만드는 잔치 음식' 등이 마련된다. 맛있고 가격까지 착한 길거리 음식(B급 음식)의 반란도 엿볼 수 있다. 호떡·떡볶이·순대 등을 소재로 한 '생활의 달인 열전', 케밥·프랑크 소시지·타코야키 등에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 재료와 소스를 접목시켜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세계를 요리한 K - 드레싱' 등은 이색 코너.천일염으로 만든 미끄럼틀 등을 선보일 어린이들을 위한 '맛있는 놀이터', 축제 현장 곳곳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게 하는 'KFF 런닝맨', 한국인의 자랑인 젓가락질을 뽐내보는 '젓가락 달인을 찾습니다' 등이 오감을 만족시킨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09 23:02

'제2회 혼불문학상'내일 시상식…수상자 박정윤씨

'제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최문희씨의 '난설헌'은 전국 150여 곳 공모전 중 가장 많은 부수인 10만부가 넘게 팔리면서 전국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16세기 조선 중기의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그린 '난설헌'의 예상 외의 선전은 지역 방송사가 주최하는 공모전이라는 딱지를 떼고 전북 문단의 뿌리를 확인시켜 준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전주MBC(대표이사 전성진)가 故 최명희 선생(1947~1998)의 작품과 시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장편소설 공모전 '제2회 혼불문학상'(상금 5000만원) 주인공으로 소설가 박정윤씨(41·사진)의 '프린세스 바리'(다산책방)를 선정했다. 9일 오후 4시 남원 혼불문학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혼불음악제가 대미를 장식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혼불문학기행도 곁들여진다. '프린세스 바리'는 버려진 일곱 번째 딸이 결국 아버지(왕)을 구한다는 제주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천 변두리 지역의 밑바닥 인생을 그린 작품. 아들만 나오길 바랬던 어떤 집안의 일곱 번째 딸이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눈을 감게 해달라는 유언으로 소외되고 상처받아 세상에 등을 돌린 이들을 죽음으로 안내하는 과정이 담겼다. 죽은 자를 살려내는 생명의 무속 설화인 기존 바리데기와는 달리 박씨의 바리데기는 누구에게나 '죽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논쟁거리를 남긴다. 강릉 출신으로 2005년 소설 '길은 생선 내장처럼 구불거린다'로 작가 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씨는 지난해에도 혼불문학상에 도전한 바 있다. 시상식에 앞서 남원국립민속국악원·시립국악단이 '혼불'을 테마로 창작한 창작음악극 '초혼','혼불 밝게 빛나네', 단편 창극'흡월' 등이 어우러지는 음악제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최명희문학관·혼불문학관이 참가자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되는 혼불문학기행에서는 '혼불'에 나온 전주와 남원을 돌아보면서 '나를 감동시킨 '혼불'의 한 구절''을 낭독하며, 2004년 혼불학술상 수상자인 서정섭 서남대 교수의 '최명희와 '혼불', 그리고 남원'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도 기다리고 있다. 이화정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08 23:02

문턱 낮아지니 관람객도 작가도 '만족'

지난 7일 오후 1시 전주 한옥마을 내 태조로 쉼터에서 열린 '제1회 전주 한옥마을 아트페어 - 청년작가 미술장터 Yaaf'(Young artist art fair). 서양화가 김가혜씨(30군산대 대학원 조형예술디자인학부)는 그간의 작품을 노트북을 담아 관람객들을 맞고 있었다. "직접 올라가서 보셔도 돼요." 가까이 다가간 캔버스엔 붓 끝으로 끊임없이 찍어낸 나비가 있었다. "자세히 보시면 몸통은 파리에요. 흉물스럽고 지저분한 모습의 파리에 나비 날개를 붙여줬더니, 정말 나비가 되더라고요. 우리가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사는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맞은 편 한국화가 이보영씨(27전북대 대학원 미술학 박사과정)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현대인들의 삭막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린을 통해 따스함을 전하는 작품을 내놨다. 이씨는 "계속 아파트를 작업해오다 자연과 접목시킬 소재를 찾았더니, 기다란 기린 밖에 안 떠올랐다"면서 수줍게 설명을 이어갔다. 그림을 둘러보던 관람객들은 작가들의 이같은 설명에 귀를 기울이면서 사고 싶은 작품을 '찜'해뒀다. 작가들이 개인전을 통해 아무리 좋은 작품을 내놔도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오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관객들과 폭넓게 소통해야 진짜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게 바로 아트페어. 밝고 화사한 색채, 때론 일러스트 같은 젊은 감수성이 살아있는 작가 14명, 단체 2곳이 한옥마을 아트페어에 내놓은 소품 가격대는 1만원~100만원. 접근성가격 면에서 문턱이 낮아진 아트페어 덕분에 벌써 18점이 팔린 상황이다. 서양화가 장우석씨(31)는 "솔직히 관람객들이 얼마나 올까 반신반의했으나, 관람객들이 너무 많이 보고 가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작가들끼리 내년에 꼭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좋은 취지의 사업에도 불구하고 과연 전주문화재단이 직접 나설 일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른 장르에 비해 더 열악한 회화 부문에 관한 재단의 지원이 간과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재단이 직접 아트페어를 열기 보다는 다른 단체에 간접 지원을 해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는 게 더 타당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반면 전북미협이 매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어온 전북아트페어가 관람객으로 보나 작품 판매로 보나 '흉작'이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역할을 해야 할 미협 단체에게 한옥마을 아트페어를 믿고 맡기기 어렵지 않느냐는 반론도 타당해 보인다. '그들만의 잔치'도 못 된 이벤트성 전북아트페어가 작지만 젊은 작가들을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미술장터로 시도된 한옥마을 아트페어를 보고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한옥마을 아트페어에 코디네이터로 참여한 심홍재씨는 "내년에는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인력들을 토대로 한 전담조직이 좀 더 일찍 만들어져 아트페어가 체계적으로 진행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한옥마을 아트페어는 10일까지, 2차 전시는 12일부터 14일까지 태조로 쉼터에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08 23:02

김제'아리랑 문학마을'10일 개관

소설 아리랑의 주무대인 김제시 죽산면에 '아리랑 문학마을'이 10일 개관한다.김제시는 지난 2009년 죽산면 화초로 180번지 일대 부지 2만9316㎡· 연면적 3067㎡규모의 소설 아리랑문학마을 착공, 이날 개관한다고 밝혔다.아리랑문학마을은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의 주요 배경인 김제지역을 역사와 문화의 고장으로 발전시키고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민족혼과 얼을 고취시켜 암울했던 일제치하의 박제된 역사에 생명의 힘을 불어넣는 시대적 소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했다.아리랑문학마을 홍보관 1·2층에는 소설의 주요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민초들의 애환과 투쟁, 처절한 삶과 혼을 느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꾸며졌다. 내촌·외리마을에는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수탈, 아픔, 이민과 항쟁을 소설속의 주인공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초가동 마을을 연출했다.또한 민중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이라는 미명하에 민초들을 착취하고 탄압하던 주재소, 면사무소 등 전위기관을 표현한 근대전시가로 4동이 꾸며졌고,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조국 독립을 위한 끊없는 항쟁사를 표현한 하얼빈역사 등을 조성함으로써 김제평야를 중심으로 집필된 소설 아리랑의 이미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표현한 점이 핵심이다.이건식 시장은 "아리랑문학마을은 일제수탈과 강제징용, 소작쟁의, 독립운동 동 등 구한말 부터 해방기까지의 가장 암울했던 근대사를 후손들에게 알려 역사 등을 총체적으로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면서 "하시모토 농장사무실 및 원평천 고수부지 등 김제평야와 소설의 배경이 된 지역을 탐방할 수 있는 아리랑길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제=

  • 문화일반
  • 최대우
  • 2012.10.08 23:02

"컨테이너 미술관 와 보실래요?"

완주군과 이코리아 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대회장 임정엽위원장 류일선)가 '제1회 이코리아 전북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컨테이너를 활용한 미술관을 선보인다.9일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완주군청사 앞 녹지공간에 5개의 컨테이너로 구성된 이 미술관은 비엔날레 종료 뒤에도 완주 군민을 위한 이동 미술관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어서 시설의 효율적 사용과 예산 절감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사례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이 미술관에는 외부에 나무 조형을 활용한 이성웅 작(作)의 '꼭두각시' 등 조형물 11점과 함께 5개 컨테이너 안에 20~30점 정도로 수준높은 친환경적인 작품이 전시된다.언제 어디서든, 누구든지 찾아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컨테이너식(式) 미술관은 이코리아 비엔날레 개막일인 9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운영될 계획이다.임정엽 군수는 "이번 행사가 생태, 친환경의 중요성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인 만큼, 별도의 공간보다는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향후에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에서의 전시를 생각해냈다"며 "행사기간에는 수준 높은 예술작품이, 이후에는 소박한 주민의 끼와 솜씨가 발휘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전북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7일 완주군청 문예회관에서 50여 명의 국내외 작가들을 환영하는 환영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작가들과 지역 주민이 어우러지는 퍼포먼스 드로잉을 비롯해 전북도립국악원의 실내악, 민요, 부채춤 등이 선보였다. 또한 국내외 작가 홍보대사 위촉, 공로패 수여 등이 이어졌다.앞서 비엔날레에 참가한 외국작가 62명은 6일 완주군청 문예회관 야외작품 설치미술 광장에서 '움직이는 완주 이동미술관 그림그리기 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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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기곤
  • 2012.10.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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