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8 13:09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굿모닝, 준모닝, 출발! 전북대행진 조준모입니다!"

아침 7시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 조준모 씨가 방송 진행 20년을 맞아 그림 에세이집 <굿모닝 준모닝>(도서출판 기역)을 펴냈다. 조준모 씨는 교통방송 출퇴근 시간을 책임지는 tbn 한국교통방송 DJ다. 우울한 출근길을 행복하게 만드는 조준모 씨는 앞만 보고 달려 보니 방송 진행 20년이라는 경력을 쌓게 됐다. 그림 에세이집이지만 가볍지 않은 내용과 알차게 구성돼 있는 에세이집을 출간해 인기다. 방송을 듣는 청취자부터 에세이집을 좋아하는 독자까지 모두 좋아할 책이다. 에세이집이라고 해서 줄글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단문으로 글을 써 내려간 것이 특징이다. 단문이라 읽기도 편하고 재미도 있다. 앉은 자리에서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이면 다 읽힐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조준모 씨는 어린 준모부터 지금의 조준모까지 모두 담았다. 고교 시절 여읜 가난한 농부 아버지, 길랑바레증후군을 앓게 된 이야기, 사랑하는 그녀, 보물과도 같은 두 아들 이야기까지 모두 담겨 있다. 중간중간 글뿐만 아니라 그림 일러스트를 더했다. 실제 조준모 씨와 똑 닮은 일러스트가 웃음과 감탄을 자아낸다. 조준모 씨는 “세상의 잣대로 보면 나의 작은 봉우리는 성공이나 정상이라 부르기에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나는 감히 충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북 완주 출신으로, 5남 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2015년 언론학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관광활성화 현장 온라인 방송 등을 진행하며 청취자들과도 함께하고 있다. 한편 오는 21일 전주 남부시장 하늘정원에서 '굿모닝 준모닝' 방송 20주년 출판 기념회와 소담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출판기념회, 사인회, 콘서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18 17:44

마음속에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송하선의 목소리

여든다섯 개의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는 송하선 시인이 시선집 <유리벽>(푸른사상)을 출간했다. 여든다섯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시 쓰는 것에 있어서는 청춘이다.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마저도 낮은 목소리로 진정시키고, 사랑하기 어려운 것마저도 사랑하고 안아 주는 사람이 바로 송하선 시인이다. 그는 그간 나온 10권의 시집 중 85편을 골라 시선집으로 엮었다. 여든다섯이라는 나이에 맞춰 작품도 85편 추렸다. 시선집의 표제시인 ‘유리벽’을 보면 송하선 시인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할머니가 입원하신 요양원에 있는 ‘유리벽’을 표제시의 제목으로 정했다. 그는 “할머니가 입원하신 요양원에는/유리벽이 있어요./손과 손을 유리벽에 대고/사랑의 말을 전하려 해도/애타게 애타게 할머니를 불러도,//귀가 먹먹해 서로의 말이/서로의 사랑이 전달되지 않네요.”라고 표현했다. 덤덤하면서도 막막하고 먹먹한 마음을 표현한 섬세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여러 문학평론가, 시인들은 송하선 시인의 작품에 대해 “어떤 격정도 낮은 목소리로 잠재우면서 그것을 순결한 서정의 세계로 치환하는 부드러움을 만들어내는 시”,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사물을 이해하고 노래하는 시”, “‘나’의 개체적 삶의 경험에서 길어내는 소박하고 조촐한 서정시의 세계”라고 평가했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시끄럽지 않고, 소란스럽지 않고 섬세한 감정이 돋보인다. 섬세한 감정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섬세한 감정으로 바라보던 것을 섬세하고 서정적이게 글로 옮기는 작업까지 모두 완벽하다. 송하선 시인은 “내가 어느덧 여든다섯 살이 되었다. 옛날로 치면 극노인에 해당되는 나이지만, 이날까지 돈도 안 되는 이런 일을 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이 시집의 어느 한 구절이라도 독자들의 가슴속에 풍금 소리처럼 남아 있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18 17:44

"정양 선생님과 꽃놀이 가요"

정양 시인이 오는 14일 정읍 고택문화체험관에서 산문집 <아슬아슬한 꽃자리>, 사화집 <눈앞이 천 리인가 천 리가 눈앞인가> 출판기념회를 연다. 출판기념회의 주인공은 정양 시인이지만, 출판기념회를 연 것은 정양 시인을 사랑하는 우석대학교 제자들이다. 출판기념회 주제는 '정양 선생님과 꽃놀이 가요'다. 출판기념회는 지난 겨울부터 준비해 왔지만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연기됐다. 정양 시인 역시 제자들이 출판기념회 제안 당시에는 반대했지만 계속된 제자들의 설득에 함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석대 제자들은 똘똘 뭉쳐 정양 시인의 팔순을 축하하고 기념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정양 시인이 산문집 <아슬아슬한 꽃자리>를 출간하고, 이어 우석대 제자들은 작품과 주고받은 편지 등을 담은 사화집 <눈앞이 천 리인가 천 리가 눈앞인가>를 펴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정양 시인과의 대화와 함께 제자들이 글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우석대 제자들은 초대장을 통해 “서로 만나지 않고 사는 게 미덕인 세상이 올 줄은 몰랐다. 계절도 없는 회색지대를 막 건너온 기분이다. 꽃비 내리고 푸른 잎들이 싱그러운 5월 좋은 날, 흰머리 소년 정양 선생님을 모시고 꽃자리를 널찍하게 펴겠다”고 전했다. 이병초 시인은 “정양 선생님은 정년 퇴임식 때도, 칠순 때도, 팔순 때도 아무것도 못하게 하셨다.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제자들 역시 마음이 무겁고 좋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정양 선생님 모시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게 돼 좋다. 선생님이 건강하시고, 계속해서 좋은 글 쓰시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출판기념회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정양 선생님을 사랑하는 우석대학교 제자들 전화(010-4651-9009 또는 010-4652-1728)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정양 시인은 전북 지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후배를 위한 시인이면서도 우석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우석대학교 문화사회대학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12 17:0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 - 최기우 '들꽃상여'

너와 내가 만드는 우리의 역사 10년 전, 임실필봉농악전수관 야외무대에서 하는 마당극을 볼 때였다. 극의 막바지인 상여에 노잣돈을 매다는 장면을 한창 재미지게 보고 있는데 객석에 있던 초등학생 두 명이 느닷없이 무대로 뛰어들었다. 그러고는 배우들을 따라 상여에 노잣돈을 매달았다. 순간 숙연했던 분위기가 들썩이더니 관객들이 너도나도 상여에 노잣돈을 달았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상여꾼을 따르며 곡소리에 맞춰 춤까지 췄다. 마당극이 축제의 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그때를 연상케 하는 작품을 만났다. 최기우 극작가의 희곡집 <들꽃상여>다. 최근 전주문화재단 오디오북사업에 선정되기도 한 <들꽃상여>는 이름이 있으나 제대로 이름 불리지 못하고 사라진 이들의 이야기다. 그들의 이름은 들꽃처럼 흔하고 가벼웠다. 관심을 받지도 주지도 못하는 처지였으니 이름이 무엇인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저 세상이 떠미는 대로 살다 죽는 것이 이들의 운명이었다. 그런 이들이 세상을 향해 죽창을 들었다. 그럼으로써 이들은 또 하나의 이름을 갖게 된다. 이름하여 동학농민혁명군이다. 작품 <들꽃상여>는 연극을 준비하는 극단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 극단은 이번만큼은 전봉준이 아닌 색다른 인물을 발굴해 무대에 올리려 한다. 그러다 인종학 연구를 위해 일본으로 갔다가 125년 만에 전주로 돌아온 유골에 관한 기사를 접한다. 극단은 이름도, 흔적도, 기록도 없는 동학농민군을 무대로 불러들인다. 자기가 살던 집을 집강소로 내준 김제 원평의 동록개, 소년 장사 김복룡, 또랑 광대 소리쇠, 양반 김서방 등이 이들이다. 눈길을 끌만한 기록이 없는 인물을 극의 중심으로 끌어오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극단은 새로운 시도를 포기하지 않았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낯선 것을 택했을 때 오는 불안감을 누른 건 ‘함께’라는 연대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지 싶다. 그런 면에서 이들은 신분과 세대를 뛰어넘어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동학농민혁명군과 사뭇 닮았다. 작품을 읽으며 작가의 사람 보는 눈을 짐작해본다. 허리 숙여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들꽃을 보듯 세상의 언저리에 놓인 사람들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가없이 느껴졌다. 덕분에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름이 없거나 있더라도 한두 줄로 기록된 특별할 게 없는 인물을 역사의 중심으로 끌어올 수 있는 역량은 글발의 힘만이 아닐 것이다. 위기의 순간에 발휘되는 민중의 연대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작가의 신념이 <들꽃상여>를 탄생시켰다. “우리의 역사는 좀 더 집요한 기억과 꼼꼼한 기록이 필요하다. 실체를 드러내야 확고한 역사가 된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질 때 귀에 들리고 입으로 말하게 된다. 동학농민혁명군의 농민이 보이고 만져질 때 당당한 역사의 자부심과 긍지가 더 높아질 것이다.” 작가의 말을 통해 우리가 진정 남겨야 할 역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커다란 수레바퀴 아래에 피어난 이름 없는 풀꽃 같은 이들의 개인적 역사가 없었다면 전체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네가 있고 내가 있기에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역사는 증명해야 한다. “우리 모두 죽더라도 우리 이름 영원히 살 것이라. 우리 목숨의 혼불이 눈물 나는 꽃빛으로 피어나리라.” 들꽃상여를 메고 가는 길에 핀 들꽃들이 수런거린다. 이제 막 시작된 잔치에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분연히 일어서는 중이다. 곧 상여를 따라 들꽃들의 춤사위가 이어지리라. 자신들이 걸었던 길을 결코 잊지 말아 달라는 간절한 바람과 후손을 향한 아름다운 악수가 가는 걸음마다 꽃향기로 남을 것이다. 오늘, 하늘은 명징하고 바람은 서늘하다. <들꽃상여> 읽기 딱 좋은 날씨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선물> 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 등이 있다. 현재 전주 최명희문학관 상주 작가로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5.11 16:57

"전북문단의 작품 알려지고 보급되길"

올해 전북문학관(관장 김영)은 개관 10주년,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는 창립 61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전북문학관은 세상 곳곳의 삶과 문화 담긴 문학작품을 번역한 <역시譯詩, 전북문학관 2022>와 전북의 작가를 응원하고자 하는 뜻이 담긴 <다시 읽는 전북 작가의 말>을, 전북문인협회는 작고 문인들의 작품을 엮은 <강물로 흐르려네>를 출간했다. 전북문학관은 언어 장벽에 가로막혀 세상 곳곳의 삶과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북문학관은 지난해 전북 시인의 창작품 30여 편을 영어와 중국어, 불어로 번역한 시집을 펴냈다. 당시 반응은 뜨거웠다. 독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역시譯詩, 전북문학관 2022>에 전북문학을 알뜰하게 가꾸고 있는 중견작가의 작품으로 구성하는 등 번역 문학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 <다시 읽는 전북 작가의 말>은 전북문학의 성장사에 빛나는 문학적 자산을 발굴하고 재확산시키고자 하는 노력 중 하나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발간이다. 한 권으로 다 묶어내지 못한 작년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전북 작가를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영 관장은 “번역 시집이 전북문학의 세계적 확산과 공유에 기여하고 한국문학 번역사업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의 많은 사람에게 우리 전북문단의 좋은 작품이 널리 알려지고 보급되기를 소망한다”며 “문학에 대한 작가의 신념, 열정, 활동상을 새롭게 조명하고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많은 분의 작가적 의지와 포부를 공유함으로써 작가로서 거듭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전북문인협회는 창립 61주년을 맞아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 왔던 작고 문인의 작품을 엮어 다시 읽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책의 제목은 <강물로 흐르려네>다. 근래부터 10년 전쯤까지 우리 곁을 떠난 문인들의 작품과 함께 기리고 잊지 않기 위해 정희수, 이목윤, 이기반, 허소라, 고두영, 최영, 김정웅 시인 등 7명의 약력과 작품 각 3편씩 담았다. 이어 유현상 아동문학가의 약력과 동시 3편, 김학, 김순영 수필가의 약력과 수필 2편씩과 라대곤 소설가의 약력과 소설 1편, 오하근 평론가의 약력과 평론 1편을 수록했다. 작품집 발간에 참여한 이경아 부회장은 “작고 문인의 문학정신과 삶의 참모습을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계기로 전북문단이 더욱 발전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김영 회장은 “지혜로운 노인 한 분을 잃는 것은 작은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별이 되셨을 그리운 이름을 호명해 보고 그보다 더 찬란한 작품을 다시 읽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11 16:57

배지영 작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배지영 작가가 글쓰기 욕망에 불을 지피는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사계절)을 펴냈다.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는 시대로 ‘쓰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다. 저마다 생각과 감정, 일상을 표현해 타인으로부터 공감과 위로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나’를 표현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이에 배지영 작가는 쓰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담았으며, 구체적인 글쓰기 과정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그는 “글쓰기는 무조건 꾸준함”이라고 말한다. 꾸준히 쓰기 위해 글감을 찾고, 가꾸고, 필요에 따라 꺼내는 방법부터 한 독자를 설정해 놓고 써나가는 방법, 글의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도, 문장부호와 문단 나누기 등 구체적인 방법을 작가 본인의 경험과 글쓰기 수업에서의 예시를 통해 자세히 풀어냈다. 배지영 작가는 막연함과 두려움 앞에 선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펴내고 싶었다. 책을 통해 ‘쓰고 싶은 사람’의 글쓰기 욕망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쓰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담았다. 그중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법만 고르고 골라 수록했다. 글을 쓰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쓰는 사람 꿈나무’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각 챕터마다 배지영 작가 본인의 에세이도 한 편씩 담았다. 일기 같은 에세이다. 이 글을 보고 쓰는 사람들이 “이런 글은 나도 쓸 수 있겠어!”라고 용기 내길 바라는 배지영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독자를 울다가 웃게 하고, 웃다가 울게 하며 재미와 공감, 위로 등을 건네는 책이다. 배지영 작가는 군산 출신이다. 그는 브런치북 대상을 받고 첫 책 <우리, 독립청춘>을 출간했다. 이후 <소년의 레시피>,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환상의 동네서점>, <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 동화 <내 꿈은 조퇴> 등을 썼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11 16:57

제23회 김영일 아동문학상에 박상재, 정성수 수상

제23회 김영일 아동문학상 수상의 영예는 장수 출신 박상재 작가의 장편동화 <구둘 느티나무의 비밀>(가문비어린이), 익산 출신 정성수 시인의 동시집 <첫꽃>(고글출판사)에게 돌아갔다. 김영일 아동문학상은 석촌 김영일 선생의 어린이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다. 동화 부문에 선정된 박상재 작가는 장수 출신으로, 1979년 서울신문에 동화를 발표했다. 이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부문으로 등단하는 등 40여 년 동안 130권이 넘는 아동문학 관련 서적을 출간한 아동문학가다. 한국아동문학회 회장과 단국대 대학원 외래교수로 지냈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인인 겸 주간으로 있다. 수상작 <구둘 느티나무의 비밀>은 주인공 민준이가 구둘 느티나무 아래에서 발견한 꽃새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임진왜란 무렵 조상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판타지 동화다. 동시 부문에 선정된 정성수 시인은 익산 출신으로, 1994년 서울신문 시 공모 당선과 동시에 한국교육신문 신춘문예 동시로 등단하는 등 30년 가까이 시와 동시를 써온 아동문학가다.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상, 소월시문학 대상, 황금펜문학상, 세종문화상, 한국교육자 대상, 황조근 정훈장을 받았다. 현재 향촌문학회 회장과 전주비전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수상작 <첫꽃>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 기금으로 출간됐다.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10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생활 속에서 건져 올린 가족 사랑과 순수한 동심, 생명 존중 사상이 시집 곳곳에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23회 김영일 아동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4일 오후 2시 대한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한편 석촌 김영일 선생은 황해도 신천 출신으로 1934년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동시 <반딧불>이 입선되고, 아이 생활에 동요 ‘방울새’가 당선되며 문단에 데뷔를 알렸다. 이후 1955년 한국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동요 ‘다람쥐’, ‘방울새’, ‘구두발자국’ 등 국민동요를 남긴 1세대 아동문학가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09 17:14

제26회 전북 중ㆍ고교생 백일장 개최...올해 '중학생'도 공모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가 오는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한 달간 목정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전라북도교육청이 후원하는 제26회 전북 중ㆍ고교생 문예작품 현상 공모전을 진행한다. 전북 중ㆍ고교생 문예작품 현상 공모전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공모전이다. 전북문인협회는 예년과 다르게 대상을 전북 소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중학생과 그에 해당하는 홈스쿨링 학생까지 참가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주제는 자유다. 수상자 발표는 7월 1일 전북문인협회 카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중ㆍ고등부에서 각각 선정한 장원 1명에게는 100만 원과 함께 목정문화재단 이사장상과 전라북도교육감 상을 시상한다. 차상은 각 2명, 차하 각 5명, 가작 각 15명에게는 전북문인협회장상을 수여한다. 총 상금 1100만 원 규모로 참여도가 높은 우수 학교 2개교에는 목정문화재단이사장상과 함께 ㈜미래엔에서 제공하는 100만 원 상당의 도서 교환권을 증정한다. 김영 회장은 “올해는 문을 더 활짝 열어 중학교까지 참여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북의 청소년들이 학창 시절에 좋은 추억을 만드는 기회면서 창작활동을 활발히 펼칠 통로로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공모전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전북문인협회 다음 카페(http://cafe.daum.net/21pen)를 참고하면 된다. 박현우 기자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8 16:45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

1900년도 남장로교 선교사 하위렴(William W. Harrison)에게 복음을 듣고 익산에 동련교회를 설립한 백낙규 장로의 신앙과 영성에 관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백낙규 장로는 일찍이 동학농민항쟁에 뛰어들어 소접주로 우금치 전투에 참여했지만, 패전 후 실의에 빠져 방황하고 있다가 복음을 듣게 된 특이한 신앙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백종근 목사가 익산 동련교회 설립자인 토박이예수꾼 백낙규 장로의 신앙과 영성 담은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해드림출판사)를 펴냈다. 이 책을 펴낸 것은 한국 초기 교회사를 뒤돌아보면 수도 없이 다양한 영성을 가진 분이 출발을 알렸지만, 백낙규 장로가 진정 역사의 한복판인 ‘격동의 시대’를 지나며 실천 신앙과 영성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 인물이어서다. 이 책을 통해 아직도 묻혀 있는 초기 교회 인물을 세세히 다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백낙규 장로의 활동과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음에 따라 점점 잊혀 가는 당시 상황과 초기교회의 진경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백종근 목사는 필력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책 출판까지 몇 번을 망설였다. 한신대 연규홍 교수의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에서 백낙규의 영성을, 전영철의 <믿음, 그 위대한 유산을 찾아서>에서 그의 신앙을 묶어 다루고 있는 책이 소수 있고, 학술 논문에서도 그의 삶을 다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고, 백낙규 장로의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의의 면류관이 내게 예비되었다’는 바울의 고백처럼 백낙규 역시 죽음을 앞에 두고도 중생의 존엄을 조금도 잃지 않고 영생을 바라봤다”며 “그는 변함없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어떤 고난도 초극하려 했던 토박이 예수꾼으로 남아서 아직도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7 16:5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작가 - 손세실리아 '섬에서 부르는 노래'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다의 행간을 읽는 일을 좋아한다. 바다에서 촉발되는 상상과 사유를 즐기며 소실점 너머로 사라지는 인연을 생각해본다. 복잡한 내면과 군더더기 많은 삶을 풀며, 솟구치는 파도를 바라보는 일은 매력적이다. 바다가 주는 친밀감과 날마다 접하는 삶을 뒤꼍으로 두고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나. 제주 한 달 살기와 제주올레 에 합류하며 들썩이던 마음을 쉽사리 놓지 못하던 날이었다. 제주 동네책방올레를 하면서 제주의 책방을 꼼꼼히 둘러보았다. 종달리에 있는 ‘책약방’ 다양한 굿즈 상품이 있고 호기로운 청춘의 열정이 탐났던 ‘소심한 책방’, 골목에 있던 ‘바다는 안 보여요’, 예술서적이 많았던 빨간 벽돌집의 ‘책자국’, 흰 개 광복이가 있는 ‘풀무질’ 등등. 배낭하나 둘러메고 아무 생각 없이 제주를 가면 꼭 들르던 곳, ‘시인의 집’을 빼놓을 수 없다. 정읍 출신의 손세실리아 시인이 운영하는 책방카페는 바다를 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공간이다. 한때 카페지기와 책방지기의 삶을 살고자 했던 내게, 조천 ‘시인의 집’은 최애장소이다. 주황색지붕과 현무암으로 둘러싸인 돌담, 고양이 랭보, 깊고 푸른 노래 몇 소절이 적힌 <섬에서 부르는 노래>를 집어든다. 손세실리아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제주의 모습, 책방이야기, 문학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뼈대란 뼈대와 살점이란 살점이 합심해 무너뜨리고 주저앉히려는 세력에 맞서 대항한 이력이 곳곳에 역력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생도 저렇듯 담담하고 의연히 쇠락하길 바라며 덜컥 입도를 결심하고 말았던 것인데요. 이런 속내를 알아챈 조천 앞바다 수십 수만 평이 우르르 우르르 덤으로 딸려왔습니다.” 라고 시인은 말한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는 시인의 삶의 노래이다. 27편의 글과 곁들인 시와 삽화들이 다감했다. 자신의 시와 다른 작가들의 이름이 호명되고 사연이 흘러나온다. 그 중에서 ‘고아의 노래’ ‘나만 알고 싶은 곳’ ‘그림에 울다’는 울림이 컸다. “별다를 것 없는 황토 빛 캔버스에 이렇다 할 선이나 색도 없이 다만 민들레 꽃씨를 솔솔 흩뿌려 놓은, 숨만 크게 내쉬어도 일제히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지나온 날의 회한과 미래의 바람이 무수히 중첩된. <민들레 꽃씨, 당신>은 내게 그렇게 들어왔다.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훅!” -89쪽, 임옥상의 그림을 만나며 눈물이 터진 이야기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는 지극한 사랑이 아직 존재하는 구나. 이런 부모 슬하의 자녀는 사랑의 힘도 어마어마 하겠구나. 진심 어린 고백을 생의 이쪽에서 생의 저쪽으로 대신 전달하는 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천번 만번 생각해도 축복 맞다.” -195쪽, 책방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이 풀어져있다. ‘고아의 노래’ 에서는 곰살궂은 딸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노래와 ‘비 내리는 고모령’을 같이 흥얼거렸다. 나도 그 안의 추임새, 그 안의 숨소리와 여전한 웃음, 그 안의 울음에 눈물콧물 범벅이 되었다. 시인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노래하듯 사랑해보고 싶어졌다. 꽂히는 노래가 있으면 온종일 그 노래만 돌려 듣는 버릇이 있다. 노래를 부르듯 시인에게 주어진 섬에서의 삶을 후렴구까지 들여다 본 기분이다. 시인의 노래는 고해성사이자 고백이고 넋두리이자 절규였다. 떠나고 다시 짐을 꾸리고 일하며 다시 쉼을 얻는 삶을 생각해본다. 여행의 지표를 꼼꼼하게 세우고 다음 행선지를 기약한다. 다른 계절의 제주를 담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본다. 바다는 모퉁이가 없어서 숨어 울지도 못하고 계단도 없어서 핑계 삼아 주저앉지 못한다는 시인의 말이 맴돈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는 시인의 독창이 아니라 어느새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합창이 되어주었다. 책과 꿈꾸는 손세실리아 시인의 삶속에 기꺼이 다가가는 4월, <섬에서 부르는 노래>가 조곤조곤 들리는 조천 앞바다로 떠나도 좋겠다. 김헌수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삼례터미널’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으로는 <오래 만난 사람처럼>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4.27 16:54

이야기로 떠나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

박상재 작가가 ‘박상재 선생님이 들려주는 금강산 전래 동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머스트비)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총 23편의 금강산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인간의 효심과 충심, 선한 마음이 담긴 금강산 이야기와 금강산 풍경을 보고 반한 신선과 선녀의 이야기, 금강산의 기암괴석이 된 동물의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펴내고자 했다. 금강산은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킨 산이자 역사를 간직한 산이고 우리가 계속해서 지켜 가야 할 산이다. 박상재 작가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을 통해 독자에게 책으로나마 금강산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또 부록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금강산에 대한 지식도 쌓고, 이야기 속 나온 장소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린이를 위한 전래동화집으로 책 중간중간 관련 삽화도 그려 넣었다. 그림은 이재호 작가의 작품이다. 자칫 이해하기 어려워지거나 지루해질 수 있는 긴 글 사이사이 삽화가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박상재 작가는 “금강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금강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금강산과 친해지길 바란다. 일만 이천 봉우리를 가진 아름다운 금강산은 오늘도 우리가 오기를 기다릴 테니”라고 전했다. 그는 장수 출신으로 단국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1년 동화 ‘하늘로 가는 꽃마차’로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았으며, 1983년에는 새벗문학상 장편동화, 1984년에는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또 40여 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 황조근정훈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7 16:53

'행정사무관' 이태승, 첫 소설집 '근로하는 자세' 출간

국가보훈처 행정사무관인 이태승 작가가 직장인으로, 청년으로, 불완전한 인간으로 겪는 삶의 굴곡이 담긴 한국소설 <근로하는 자세>(은행나무)를 펴냈다. 이태승 작가는 ‘첫 책 지원 공모’ 사업 선정 당시 선정위원에게 “산뜻하다. 허세나 지나친 자의식을 벗어나 균형 있게 섬세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은 균형 있게 섬세하면서도 적당히 따듯하고, 적당히 무겁고,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그는 첫 소설집임에도 불구하고 성질이 뚜렷한 소설집을 펴냈다. 자신의 목소리를 갖지 못한, 관료주의에 신음하는 사람들의 ‘웃픈(웃기면서 슬프다)’ 사회생활 이야기를 그렸다. 제도에 희생당하며 그 반복되는 일상에서 발견되는, 그렇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삶의 감동과 의미를 이야기하고, 서류더미로만 존재하는 사람들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이태승 작가의 실제 직업인 ‘공무원’이 주된 등장인물이다.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국립묘지 관리 공무원, 중학교 기간제 교사 등의 이야기다. 세상에 ‘하나의 소설집’으로 공개했지만, 소설집 안의 내용은 단편이다. ‘공무원’이란 큰 주제로 묶인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하나같이 재미있고, 하나같이 짜임새 있다. 이태승 작가는 이 책에 독자들이 몰랐거나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독자’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 역시도 수록된 이야기들처럼 고단하고 치열하게 살며 방황과 혼돈을 거듭해 왔다. 막막했던 시절은 소설과 함께 통과했고, 이제는 안도와 위안에 가까운 감정에 숨을 돌리고 있다. 그가 세상에 이 책을 내놓은 이유기도 하다. 독자에게도 진짜 본인의 모습을 마주하고, 안도와 위안이 찾아오는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정읍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17년 계간 ‘아시아’ 봄호에 단편 <우리 중에 누군가를>을 수록하며 등단했다. 심훈문학상, 평사리문학대상을 받았다. 현재 세종시에서 행정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7 16:5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작가 - 신정일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유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집이 있다. 들어가면 나오고 싶지 않고, 평생을 눌러앉아 있고 싶은 그런 집. 하지만 좋은 집을 만나기는 쉬워도 정작 나와 맞는 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우선적으로 나와 내 가족이 원하는 조건이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 최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자 문화사학자, 도보여행가로 익히 알려져 있는 신정일 선생이 펴낸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2022, 창해)는 우리에게 그에 대한 물음을 던져놓고 있다. 가볍게 훑어내려도 좋을 것 같다고 여겼으나, 문득 걸음을 멈추고 자꾸만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것도 사뭇 진지하기까지 한 그 질문에 당황하여서다. 선생은 이 책을 통해 전국을 누비면서 찾은 집들을 순차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그것도 무려 30여 년에 걸쳐 찾아낸 집들이라니. 조선시대 김정호가 한반도를 3번 돌고, 백두산을 8번이나 오르내리며 「대동여지도」를 낳았다면, 선생은 평생토록 우리 국토 곳곳을 걸음하며 ‘가장 살기 좋은 집’을 찾아다닌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인지 강원・경상・제주편으로 묶인 이번 책에서 소개된 22곳의 집들의 이야기 또한 그에 못지않은 공력이 깃들어 있다. 발 딛는 곳마다 산천은 또 얼마나 수려하고 아름다운지 책속에서마저 수시로 걸음을 놓고 감상에 빠지게 된다. 그야말로 ‘살아생전에’ 나도 이런 곳에 한 번 살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곳들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물론 소개된 집들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오랜 세월 비바람과 풍상을 견뎌온 천년 고찰이나 명승지에 위치해 있는 정자, 혹은 수령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자라는 하나의 마을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와 역사, 내력을 간직한 채 긴 시간을 이어져오는 곳들. 그리고 그 삶터를 영위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선생은 왜 그토록 평생에 걸쳐 ‘집’을 찾아다닌 것일까? 선생이 중국의 문명비평가이자 작가인 임어당을 들어 인용해놓은 문구처럼 ‘거처로 삼아 생애를 보내고자 하는 장소는 잘 선택해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살고 싶은 곳’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는 곳’은 지기(地氣)가 살아 있고, 주변 환경에 거슬림이 없는 환경 친화적이어야 한다 등의 풍수적인 관점과는 또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곳에 살고자 하는 이의 의지와 목적에 따라 처해 있는 환경을 이겨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 역시 ‘그렇다면 어느 곳에서 사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되묻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선생의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아름답고, 혹할 만한 경관과 환경을 지닌 일반적인 집의 개념을 뛰어넘는다. 살고자 하는 이의 내적 동요, 혹은 사상과 철학까지도 반영하는 그런 집을 얘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사실 선생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좋은 집, 좋은 지역이 눈에 들었겠는가. 남들이 차를 타고 휘익 다녀가는 동안, 일일이 발걸음을 두었을 때 그곳에서, 혹은 그 지역에서 좋은 집과 뜻하지 않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선생의 발끝에는 또 어떤 집이 있을까, 더욱 궁금하여지기도 하던 것이다. 그리고 올여름에는 책속에서 만나는 집들을 만나러 행장을 꾸려 잠깐이라도 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는 것이다. 좋은 터를 만나면 100년이 편하고, 좋은 낯을 한 사람을 만나면 하루가 즐거워진다는 말을 나는 참 좋아한다. 도보여행가 신정일 선생의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에서 만난 집들이 딱 그렇다. 선생의 해박한 지식과 입담으로 인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드는 집들. 정말이지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김형미 시인은 현재 한국지방정책 연구원, 해인사 편집국 편집실장, 진주문화관광재단 이사, 시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4.20 17:18

"교육과 학교를 상상하라!"

“우리가 꿈꾸는 교육과 학교는 어느 날 문득 우리 곁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노력과 실천과 관계없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학교의 미래에 대해 교육 주체들이 함께 상상하고 토론하며, 실천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리라!” 전북지역 교육 현장교사들이 치열한 토론 끝에 내놓은 교육과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 제안서 <교육과 학교를 상상하라>(청동)가 출간됐다. 도내 교육 현장에서 교육 변화와 혁신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온 전북혁신교육네트워크, 전북실천교육교사모임, 전북좋은교사운동 등 3개 단체와 14개 교육연구회가 공동으로 ‘전북교육상상포럼’을 열었다. 당시 중요 교육의제에 대한 발제와 원탁토론 끝에 나온 교육정책 제안을 최선호 교사가 엮었다. 이 책은 전북교육상상포럼의 발제문을 기초로 한다. 꿈꾸는 교육과 학교를 만드는 ‘정답’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교육의 미래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많은 교육자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다. 이 책에 제안된 수많은 정책은 학교 현장부터 지역교육, 마을교육 현장에서 교육의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 온 교육자들이 함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협력하며 집단지성으로 만든 것이다. 전북지역 교육 현장교사들은 아이들과 교육,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데 모였다. 여럿이 함께 올곧은 교육정책을 만들어 내고자 노력했다. 이들은 이 책이 교육 현장에서 지방자치와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교육과 학교의 미래를 그려 보고 실천하는 다양한 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다. 최선호 교사는 집필자를 대표해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꿈으로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이나 정책 제안은 함께 꿈꾸고 상상한 결과물이다.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현실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7

솔직담백 작품 뒤 고개 빼꼼 내민 추인환 시인 '씨부럴' 출간

“세상 살기 만만찮을 때/한 마디 내지르는 소리다//죽기가 무서울 때마다”(‘씨부럴’ 전문) 추인환 시인이 시집 <씨부럴>(도서출판 북 매니저)을 펴냈다. 1부에는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2부에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8월까지, 3부에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5월까지, 4부에는 2019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5부에는 2020년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추인환 시인은 독자들에 마치 일기장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인도 일기를 시처럼 썼는지, 시를 일기처럼 썼는지 써 놓고 보니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시집을 시작했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날그날 튕겨 나오는 세상 이야기를 주 소재로 삼다 보니 세상에 대한 아쉬움과 미움, 솔직한 생각 등이 툭툭 튀어나와 있다. 이 시집이 재미있는 이유다.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추인환 시인은 작품을 통해 시원함, 통쾌함, 유쾌함 등 재미를 선물한다. 재미뿐만 아니라 재미있고 솔직담백한 작품 뒤에 빼꼼히 고개를 내민 시인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재미에 치중하지 않고 지난 날에 대한 반성이나 그동안의 삶에 대한 후회 등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에 재미와 감동을 모두 선사한다. 추인환 시인은 머리말을 통해 “그날그날 튕겨 나오는 세상 이야기를 어느 땐 기운차게 내놓기도 하고 어쩔 땐 맥없이 걸쳐 놓기도 했는데 그래도 휘갈겨 써놓고 기분 좋게 덮을 때면 가득 찬 똥 시원하게 배설한 시원함에 며칠은 즐겁게 살기도 했다.”며 “어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몰라 재밌게 살았으면 했는데도 늘 허당이었다. 사주팔자 타령이 가당키나 하겠냐만 세 번째 내놓은 것 또한 쑥스럽기 그지없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6

'시골 법무사' 조재형 시인, 첫 산문집 출간

해가 뜨면 ‘법무사’로 일하고, 해가 지면 글을 쓰며 사는 조재형 시인이 첫 산문집 <집은 텅 비었고 주인은 말이 없다>(소울앤북)를 펴냈다. 이 책의 부제는 ‘시골 법무사의 심심한 이야기’다. 조재형 시인은 검찰 수사관으로 일하다 문학에 대한 갈증으로 중도 퇴직하고, 시골 법무사와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검찰 수사관으로 일하며 눈에서 칼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랬던 조 시인이 독자 곁으로 와서 심심한 감사와 사랑 담긴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다. “나에게는 두 노인이 어떤 이정표처럼 보였다. 가로로 누워 있는 아내는 죽음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아내 옆에 세로로 앉아 있는 남편은 삶에서 죽음으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서행 구간을 가리킨다고 할까. (중략) 두 노인은 주름살로 도색된 두 개의 낡은 이정표였다.”(‘두 개의 낡은 이정표’ 일부) 검찰 수사관으로 16년, 법무사로 18년을 사건 현장을 누비면서 얻은 것을 소재로 해 책을 만들었다. 하나같이 조재형 시인이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우고 얻은 산물이기도 하다. 사건사고 틈에 끼어 살던 조 시인은 시골 생활이 심심하지 않다. 기존에 몸에 지니고 있던 살기 빼고 ‘언어’로 몸을 채우기 시작해서다. 법과 문학 사이에서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지만 그 나름의 ‘신선함’도 있다. 조재형 시인에 따르면 법과 언어는 문학과 멀리 있는 듯하지만 그늘진 현실을 담아내는 점에서는 많이 닮았다. 그의 첫 산문집 속에 담긴 66편의 이야기에는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작품도 있지만, 독자들의 심심한 일상에 담긴 감사와 사랑을 일깨운다. 조재형 시인은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지난 2011년 ‘시문학’으로 등단하고, 시집 <지문을 수배하다>,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리다>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5

'나를 찾아서' 떠나는 '마음 여행'..."나는 누구인가?"

“많이 힘들고 많이 외롭고 많이 지친 당신께 이 작은 책을 바칩니다. 부디, 이곳에서의 여행이 당신께 추억이고 사랑이고 희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고경수 작가가 자아의식이 강해지는 청소년, 진정한 사랑에 목말라하는 20대, 결혼에 즈음한 30대, 가족이란 행복하고 힘든 짐을 지고 걸어가는 40~50대 등 모두에게 권하는 <나를 찾아서, 마음 여행>(책과나무)을 출간했다. 고경수 작가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에 대한 성찰이 되어 있지 않으면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은 그것이 끝난 뒤에 더 우울한 풍경을 우리 앞에 펼쳐 놓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고 작가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하나의 다독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펴냈다. 그는 “자아 찾기의 과정이 지속될수록 더욱더 쓸쓸하게 마주하는 영혼의 모습이 늘 한편에 머뭇거린다”며 “때론 이러한 안타까운 영혼을 조건 없이 어루만져 주고 싶기도 하고, 괜찮으니 네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좋다고 다독여 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군산 출신으로 대학과 대학원에서 윤리학과 관련된 교육을 이수했다. 이후 철학ㆍ심리학ㆍ문학ㆍ사회과학 분야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4

"'혼불' 만나고, 시인과 작가도 만나고"

최명희문학관이 오는 23일 ‘단어와 문장, 책과 마음 나눔’ 행사를 연다. 개관 16주년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23일 오후 1시부터 세 시간 동안 열리는 행사에서는 △소설 ‘혼불’에 나오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며 아름다운 우리말과 친해지는 ‘국어사전을 펼쳐라’ △아동문학가들과의 일대일 상담으로 우리 아이가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받는 ‘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을 권할까?’ △‘혼불’에 나오는 명문장을 멋진 손글씨 작품으로 담아 가는 ‘혼불문장나눔’ △야외 전시 ‘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 등이 진행된다. 또 각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160여 명에게 전주 문학인들이 기증한 신간 도서와 손때 묻은 헌책을 선물한다. 상담과 체험 행사에는 김근혜, 정서연, 하미경 작가가 함께한다.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최명희문학관 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전시에서는 소설에서 뽑은 단어 스무 개를 소설 속 문장과 전라북도 시인ㆍ작가들이 쓴 문장으로 소개한다. 선정된 단어 스무 개는 감시르르, 곰살갑다, 꼰지발, 나훌나훌, 다보록하다, 몽글다, 발싸심, 사운거리다, 소담하다, 아리잠직, 애오라지, 오모가리, 온달, 옴시레기, 욜랑욜랑, 이무럽다, 조롬조롬, 찰찰이, 포르릉, 함초롬하다 등이다. 전시에는 11명의 시인과 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 행사는 한국문학관협회,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다. 별도의 참가 신청 없이도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문의는 최명희문학관(063-284-0570)으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17 16:5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