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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중 시인 "구석이 좋을 때"

황현중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구석이 좋을 때>(한국문연)를 펴냈다. 이 시집은 ‘바람 불고 꽃잎 흩어지고’, ‘크고 넉넉한 사랑 아직도’, ‘한 뼘 더 기울어진 등뼈로’, ‘더는 서럽지 않은 민들레 가슴으로’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작품 60여 편이 담겨 있다. 황현중 시인의 시가 가진 ‘슬픔’은 다른 사람의 슬픔보다도 더 크고 깊다. 시인의 특성이 타인의 삶과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이상을 가진 사람이다. 이에 다른 사람의 슬픔마저 모두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특성을 가진 사람이 황현중 시인이다. 그는 슬픔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 누구보다도 슬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슬픔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할 줄 안다. 거창하고 화려한 말로 위로하기보다는 본인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이 특징이다. 황정산 시인은 이 시집에 대해 “우리를 아련한 슬픔 속에 젖어들게 했다가 다시 눈물을 닦아주고 어깨를 감싸 주는 그런 위로의 따뜻함을 그의 시에서 느낄 수 있다”며 “야단스럽고 자극적인 현란한 언어가 아니면서도 우리의 가슴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이런 시어들은 그의 삶의 내공에서부터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황현중 시인은 전북 부안 출신이다. 청년 시절 학업 중단 후 건설현장 노동자, 농부로 전전하는 등 시행착오와 방황을 거듭하다 우체국에 입사해 30여 년을 근무했다. 2015년 늦깎이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 <조용히 웃는다>, <너를 흔드는 파문이 좋은 거야>, 산문집 <딴짓 여로> 등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15 17:32

전북작가회의, 6월 문학산책 개최...동화부터 시까지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는 17일 오후 6시 30분 최명희문학관에서 ‘작가와 함께 걷는 문학산책’(이하 문학산책)을 개최한다. 문학산책은 코로나19 이후 멈췄던 독자와의 직접적 만남을 통해 새로운 소통을 열고자 기획했다. 17일 최명희문학관에는 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의 서성자 아동문학가, 시집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의 지연 시인, 동시집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의 하미경 아동문학가가 자리한다. 서성자 아동문학가의 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는 다섯 편의 동화가 담긴 단편 동화집이다. 나 홀로 남겨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려 주는 가슴 따뜻한 동화다. 지연 시인의 시집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는 시인의 감각적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54편의 미려하고 섬세한 시편을 만날 수 있는 시집이다. 하미경 아동문학가의 동시집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는 어른과는 다른 아이들의 세계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만날 수 있는 동시집이다. 전북작가회의는 시민과 독자에게 동화와 동시, 시의 세계까지 골고루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동화 작가부터 시인, 동시 작가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았다. 코로나19 이후 문학예술에 목마름이 있는 시민과 독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자연 회장은 “매달 전북작가회의 작가의 신간 작품집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편안히 다가가고자 기획한 행사”라며 “신간 작품을 통해 현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시민들의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14 16:3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김병용, 문신 외 '천이두 다시 읽기'

누구나 장편소설 몇 권쯤의 사연이 있다. 그의 삶이 특히 그렇다. 그는 아물 수 없는 상처들의 의미를 추적하며 한 생을 살았다. 한(恨), 그 자체를 자기 삶으로 여기며, 우리 삶의 그늘에 드리워진 애달프고 응어리진 마음을 달래고 어루만졌다. 문학평론가 하남(何南) 천이두(1929∼2017). “도피할 수도, 망각할 수도 없는 것을 한이라고 할 때, 그 한과 익숙해지면서 그 한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길을 찾을 수는 없을까, 한국인으로서 자아를 정립하는 길을 찾을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어둠과 밝음의 경계에 드리워진 모호한 세계, 상실과 좌절과 원망과 한탄의 삭임 속에서 아련하게 피어나는 세계. 원통하고 기막힌 일들을 ‘기똥차게’ 풀어줄 한의 미학을 찾아 나선 그는, 한을 넘어서는 길을 세심하게 살펴 들려주었다. 원한에서 한탄으로, 한탄에서 체념으로, 체념에서 삭임으로, 삭임에서 화해로, 화해에서 지혜로 이어지는 상생. 민족의 한을 기록하는 일은 묵은 시대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는 길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전북대학교와 원광대학교 강단에 선 그는 뚜렷한 학문 세계를 추구하며 학자의 책무에 충실했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못지않게 후학과 어울리기를 즐겼다. 그에 대한 깊은 신뢰는 문학평론가와 판소리연구자, 교수, 소설가, 발행인, 문화예술단체 수장 등의 권위에 기대 붙여진 허명이 아니었다. 시대의 진실을 바라보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과 논리의 타당성, 그리고 판소리 ‘쑥대머리’와 ‘군사설움’의 흥을 아는 인간적인 멋 때문이었다. 그는 1980년대 혼란스러운 시국에도 옳은 일은 강하게 주장했고 그른 일은 어떤 압력에도 끝내 굴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우리는 숱한 의혹의 오리무중을 겪으며 살아왔다. 그런 의혹의 오리무중이 세월이 흐를수록 시간의 이끼를 뒤집어쓴 채 민족사의 바른길을 곳곳에서 가로막고 있다. 올바른 일에 대한 국민적 냉소주의와 미래에 대한 집단적 허무주의는 여기서 온다. 이런 모든 병적인 요인은 이제 제거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공명정대한, 정의와 진실이 일월(日月) 같이 살아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천이두는 삶을 작품에 투영하는 단순한 증언자나 기록자가 아니라 특별하고 내밀한 삶의 진실을 파헤치는 연구자다운 연구자, 작가다운 작가였다. 자신의 문학을 일으킨 텃밭의 소중함을 알고, 이곳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며, 고유한 것을 찾아 특화했다. 정의와 평등, 균형과 조화가 어느 때보다 서러운 지금, 천이두의 삶과 시대 의식과 문학적 관심과 비평 세계를 다시 새기고 널리 알리는 일은 그래서 더 절실하다. 김미영•김병용•김영미•문신•박태건•서철원•임명진•최동현•현순영 등 후배 연구자들이 웅숭깊은 그의 비평 세계를 되짚어본 『천이두 다시 읽기: 한을 넘어 비평을 넘어』(모악•2022)는 긴 호흡으로 이어질 ‘추앙’의 바른 시작이다. 이런 책은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삶을 다잡는 든든한 벗이 된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전북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무대극 집필에 힘을 쏟으며,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와 인문서 『꽃심 전주』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6.08 17:20

대입도 준비하지만, 성장도 보장해야 하는 오늘의 '고등학교'

“교육 정책과 대입 제도의 실질적 현장인 고교 대입도 준비하지만, 성장도 보장해야 하는 고교. 그 고교의 교육을, 현장에서 말한다.” 군산동고등학교 송영주 교장이 고교의 교육 현장을 담은 <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지식과감성)를 펴냈다. 송영주 교장은 ‘교육의 현장 중심 안목과 체감의 목소리를 담다’, ‘현장에 대한 분석과 통찰로 새로운 교육 이론과 정책을 제시하다’, ‘교육 정책과 시의적 변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방향성을 보여 주다’, ‘교육은 한 인간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담보해야 함을 강조하다’ 등 총 네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책을 출간했다. 송영주 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학교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며, 오늘도 진행 중인 교육 현안을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분석했다. 그는 교육은 한 인간의 성장과 완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에 강한 의미를 담았다. 이 책은 대한민국 미래의 교육에 대해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알아야 관심 갖고, 알아야 의견 말하고, 알아야 대안 나오고, 교육이 관심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다. 40년 가까운 교직 생활을 돌아보며 생각이 깊어지는 부분, 최소한의 책임감으로 다가오는 부분에 대해 파고들었다. 책은 ‘특별한 열정, 부모들의 자녀교육’, ‘프로슈머 교육론’, ‘긍정적 교육가치와 쟁점들’, ‘학교교육 범주의 미래 교육’, ‘진화하는 교육 현장, 그 방향의 모색’ 등 5장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이라는 특정 분야를 이야기하는 책이기에 용어나 전문적인 이야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송영주 교장은 교육 현장에서 일하지 않는 독자들을 위해 필요한 기본 용어, 줄임 표현 등을 각주로 설명했다. 전문적인 내용에 치우치지 않고 송영주 교장의 교직생활 당시의 경험 사례도 첨부하며 쉽게 기술하고자 했다. 송영주 교장은 “교육은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을 위해 장기적 플랜(계획)으로 가야 하고, 인간과 인격을 주조하듯이 아이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모든 이의 관심과 애정이 이 교육 문제에 더 깊게 다가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며 학년부장(진학부장)업무를 추진했다. 여러 대학의 대입전형 자문위원으로 대입전형 설계안에 대해 학생 편에 서서 많은 토론을 했다. 최근 대입진학지도지원단 자문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창의인성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자체와 함께 전환교육의 물꼬를 트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08 17:19

"멀리 달을 보게 됐다"...김기찬 시인, '멀리 달을 보는 사람' 출간

“김기찬의 이번 시집의 작품들은 기록은 기록이되 역사적인 그것이 아니라 마치 익숙하지만 낯선, 혹은 잘 알지만 생경한 지역의 지리지처럼 다가온다.” 김기찬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멀리 달을 보는 사람>(시인동네)의 해설을 맡은 백인덕 시인의 말이다. 여러 작품을 한 마디로 정리했을 때 가장 적합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김기찬 시인이 <멀리 달을 보는 사람>(시인동네)를 펴냈다. 시집에는 총 54편의 주옥같은 작품이 담겨 있다. 김기찬 시인은 지역의 인물과 상품과 교류 등 생활상을 자세히 기술했다. 시집에는 부안 일대가 자주, 많이 나온다. 변산과 그 앞바다의 위도, 그 옆의 격포, 채석강, 적벽강, 직소폭포, 의상봉과 내소사, 매상마을, 구암리 등 전북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 이유다. 그의 시는 다른 시와 비교했을 때 긴 편에 속한다. ‘시’라는 형태 속에서 자유자재로 뛰고, 놀고, 웃고, 슬퍼하는 김기찬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지만 하나의 소설 작품, 하나의 드라마와 영화를 본 듯 실감 나고 깊고 진한 그의 시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뛰어난 그의 시적 능력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백인덕 시인은 해설을 통해 “‘그므이던 마음’에서 출발했으나 ‘첩첩산중’에서마저 ‘그믐이던 마음이 열나흘 호벅진 달빛이 되’는 체험을 했으니 새로 맑게 씻긴 마음이 매운 시학으로 꽃피길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김기찬 시인은 "바닥의 높이는 얼마나 아득한가. 이제 겨우 뒷짐 지고 멀리 달을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기찬 시인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서울 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지원금을 받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바닷책>, <피조개, 달을 물다>, <채탄부 865-185>가 있다. 그는 ‘석정촛불시문학상’, ‘전북시인상’, ‘한국미래문화상’을 받았다. 현재 변산 유유마을에서 시 창작 지도를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08 17:19

작은 도서관과 동화작가가 함께 만드는 북 페스티벌 개최

전주시 공립작은도서관운영협의회와 전북 동화작가 10인이 오는 11일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작은 도서관과 동화작가가 함께 만드는 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북 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지친 어린이와 청소년, 전주 시민들이 다채로운 볼거리와 놀거리 가득한 행사장에 모여 함께 웃고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행사다. 전북 동화작가 10인과 직접 소통하고, 동시에 책과 연관된 다양한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행사는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개막공연은 소울 하모닉 청소년 앙상블이 빛낸다. 이후 꿈초롱 인형극단의 ‘책 먹는 도깨비’ 인형극 공연, 조이 플러스의 버블 아티스트 버블 공연도 이어진다. 10인 10색의 독서 콘텐츠 놀이마당과 에코백 만들기 등 11개 놀이마당도 펼쳐질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김근혜, 김영주, 김자연, 박서진, 박예분, 박월선, 서성자, 이경옥, 장은영, 전은희 작가 등이다. 이밖에도 꿈다운장애인센터, 동네책방 고래의 꿈과 소소당도 참여한다. 이날 행사는 어린이, 청소년 등 동심 가득한 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네이버 폼을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꿈밭 장애인 작은 도서관 전화(063-229-0633)로 문의하면 된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07 16:4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지호 작가 - 이근영 '심폐소생술'

반성문을 마지막으로 쓴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봄이었다. 교문에서 복장단속을 하던 선생님께서 내 두발 상태를 지적했다. 선도부원이 다가와 머리카락을 손바닥으로 누르고 눈썹과 귀를 넘어선 머리카락을 무쇠 가위로 댕강 잘랐다. 삐죽 솟는 까치머리를 꾹 누르고 선무당 가위질하듯 머리카락을 잘랐으니 헤어스타일이 볼만했을 것이다. 종일 고개를 숙이고 있었을 것이다. 머리카락을 자주, 쓸어내렸을 것이다. 하교를 하며 죽마고우들을 꾀어 삭발을 했다. 남원 사람이었던 장수읍 양조장 위 현대 이발소 아저씨가 ‘아따! 야들이 이제 공부를 할랑갑다.’ 하며 머리카락을 말끔히 밀어주었다. 다음날 걱정하며 등교를 했으나 별문제가 없었다. 몇몇 선생님들은 칭찬까지 해주었다. 다만 여자친구들을 비롯해 어여쁜 후배 여학생들이 사모하던 옆집 총각이 출가라도 하는 것처럼 퍽 서러워했다. 교복이 승복 같아서 더 그랬을까. 우리는 곧바로 ‘핵인싸’가 되었다. 우리를 보기 위해 막 복도에 여학생들이 꽉 들어차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였다. 라고 기억하고 싶다. 다음날 동급생들이 죄다 삭발을 하고 나타났다. 덕분에 현대 이발소를 비롯해 은혜, 창동, 홍콩 이발소가 돈 좀 벌었을 것이다. 우리들 삭발에 친구들 삭발이 더해지니 집단행동으로 보였던가 보다. 본보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는 얼떨결에 집단행동의 주동자 되어 지금으로 말하면 학폭위원회 같은 것에 회부되었다. 수업에 들어가고 싶었으나(진·심·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며칠 동안 운동장에서 풀을 뽑았다. 비듬 같은 붉은 먼지가 학교 운동장에 자욱하게 날렸다. ‘홍진’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그때 반성문도 많이 썼다. 반성 없는 반성문도 문장이라면 문장이니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 봄부터 지금까지, 그전에도 반성문은 학생들만 쓰는 것으로 알았다. 요즘은 반성문 대신 명심보감을 쓴다는 데 그런 것들은 모두 나 같은 불량품만 쓰는 것으로 알았다. 그 시절 선생님들이 사용했던 말처럼 티눈 같은 존재, 쥐젖 같은 놈들이라 불렸던 문제아들만 쓰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시인도, 어른도, 국어선생님도 반성문을 쓴다는 것을 이근영 시인의 시집 ‘심폐소생술’을 통해 알았다. 이런저런 껍데기 다 걷어내고 심층을 들여다보면 시들이 한결같이 반성문인데…… 배가 가라앉을 때를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익히라고 명령한, 혹은 현장체험학습과 관련된 26개의 공문서 작성을 요구한 관청 사람들, 졸업식 끝자락에 학위 수여증을 찢으며 열정, 희망 같은 것을 너무 일찍 내려놓은 청춘들, 사랑과 돈과 명예를 향한 사다리에서 미끄러진 삼류 아웃사이더들, 실내화를 대신해 신고 있던 고무신을 벗어 꽃 같은 아이의 뺨을 후려갈겼던 선생 같은 것들, 아버지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을 대신해 혹은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근영 시인이 반성문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집을 읽고 나서 알았다. 불량품으로 살아온 우리의 과거를 위해, 티눈으로 살아갈 다음 세대 몇몇 청춘들을 위해, 그래도 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꽃잎 같은 것들을 위해 이근영 시인이 소주를 잉크 삼아 반성문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집을 읽고 나서 알았다. 황지호 소설가는 전북 장수 출생으로,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6.01 22:17

윤재남, 시조시인에 도전...'눈물로 만든 염전' 출간

한시 전문가 윤재남 시조시인이 첫 시조집 <눈물로 만든 염전>(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이번 <눈물로 만든 염전>은 총 6부로 구성돼 있으며, 총 126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자연과 삶부터 사회 정의, 그리움, 인간 내면 등 ‘우리’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의 이야기가 대다수다. 윤재남 시조시인을 ‘한시 전문가’라고 부르는 것은 끊어질 듯 이어지는 한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국 한시백일장 대회에서 20여 차례 수상을 한 ‘한시의 달인’ 이어서다. 시조시인으로 발걸음을 이제야 뗐지만 그의 작품은 완벽하다. 그는 작품으로 사람을 위로하고, 인생을 가르쳐 주고, 따듯한 말도 건넨다.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직접적이진 않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알아챌 수 있는 언어로 가득하다. 작품을 읽고, 보고, 느낄 때 “이 내용이 맞나?”가 아닌 “아, 이런 의미구나!”라고 깨닫게 만드는 작품이다. “고난의 긴긴 세월/흘린 눈물 얼마인가//이 눈물 한데 모아/염전을 만들어서//오래전 떠나신 님께/소금 한 섬 보내고파”(‘눈물로 만든 염전’ 전문) 윤재남 시조시인은 “열심히 공부한 덕에 한문과 한시를 터득하게 되어 현재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며 후배 양성에 진력하고 있다”며 “첫 시조집이 아직은 설익은 풋과일에 불과할지 모른다. 더 맛있는 글을 빚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남 시조시인은 순창 출생으로, 국가공인 훈장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국 한시백일장 다수 입상했으며, 2019년 한국시조협회 ‘시조사랑’ 신인상을 받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01 22:17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 '전주 완주' 편 공개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전주 완주>(가지출판사) 편이 공개됐다. 작가는 도보여행가 신정일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여행 도시 중 한 곳이 ‘전주’에 관한 책은 이미 여러 권이 시중에 나와 있다. 이중에서도 <전주 완주>가 가장 빛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전주와 한 몸이었던 완주군을 함께 엮어 소개했다는 것이다. 신정일 작가가 40년 넘게 고향처럼 살아온 도시가 ‘전주’다. 이를 토대로 ‘전주’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경험까지 함께 녹여 풀어냈다. 신 작가는 시간만 나면 시내버스를 타고 시점부터 종점까지 여행을 다녔다. 전주라는 도시에서 40여 년을 살아오는 사이 상전벽해처럼 변하고 또 변한 전주를 직접 확인했다. 또 신정일 작가는 지금은 갈라져 있는 전주와 완주가 하나의 도시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느꼈다. 그는 “주역의 <계사>에 ‘역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라는 말이 있다. 풀어보면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서로 통하고, 통하면 오래갈 수 있다는 뜻”이라며 “변화하고 또 변화하는 속에서 언젠가는 ‘온전할 전’의 전주와 ‘완전할 완’의 완주가 다시 통합될 것이라 여겨 하나의 책으로 묶게 됐다”고 전했다. 신정일 작가는 문화사학자로 역사와 문화 관련 저술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작가이자 도보여행 가다. 2005년 시작된 우리 땅 걷기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포털 다음의 카페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에 글을 올리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01 22:16

"ESG에 관해 제대로 다뤄보자"...'ESG 배려의 정치경제학' 출간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계층 간 불평등 확대,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ESG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에 폭발적이다. 심지어 기업은 더는 재무적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투자자는 재무적 성과 외에 자연스럽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 이에 ESG 연구소 안치용 소장과 ESG 연구소 이윤진 연구위원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시중에 ESG를 다룬 책이 많지만 제대로 정리된 책이 없다는 사실에 마주 앉았다. 책의 제목은 <ESG 배려의 정치경제학>(마인드큐브)이다. 책은 ‘ESG는 가장 강력한 시민혁명이자 세계혁명이다’, ‘지속 불가능한 그들만의 합리적 생각과 지평의 비극’, ‘ESG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자본시장의 뉴 노멀 ESG 투자’, ‘ESG 경영의 다양한 현장’, ‘ESG 보고는 ESG 사회의 기반이다’, ‘사회적 가치를 포함한 대안 GDP’, ‘결어 Don’t Be Evil!’ 등 8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배려의 정치경제학으로 여는 ESG 자본주의가 세상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했다. 주석 숫자만 410개로,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ESG 관련 내용을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ESG에 관해 제대로 다뤄 보자는 취지로 리서치 어시스턴트(RA)로 대학생 5, 6명도 참여했다. 이해하기 쉽게 사진과 그래프도 많이 첨부했다. ESG 개념에서 출발해 ESG 관련 이슈 및 사례, 관련 법규, 국내외 적용 방법, 향후 대응 방안 등 ESG 전반에 관해 하나하나 세세하게 다뤘다. 안치용 소장은 ESG연구소 소장으로, 지속가능저널 발행인, ESG코리아 철학 대표,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경향신문에서 22년 동안 경제부ㆍ산업부ㆍ문화부ㆍ국제부 기자로 일했다. 이윤진 연구위원은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사무국장과 ESG 연구소 연구위원 직무를 겸하며 정신없이 살고 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물류 관련 일을 하다 ESG에 깊은 흥미를 느껴 계속해서 관련 공부 중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01 22:16

제1회 '동화 마중' 신인문학상에 오복이 작가

동화창작연구소(대표 김자연)가 주관하는 제1회 ‘동화 마중’ 신인문학상에 오복이 작가가 선정됐다. 대상작은 오복이 작가의 ‘웃어라, 강낭콩’. 심사 대상은 동화 잡지 <동화 마중>에 실린 작품이다. 심사에는 독자들이 추천한 작품, 심사위원이 추천한 작품으로 총 3편이 올랐다. 치열한 접전 끝에 오복이 작가의 ‘웃어라, 강낭콩’이 만장일치로 선정된 것이다. 오복이 작가의 ‘웃어라, 강낭콩’은 자영업자 아버지, 식당 아르바이트에 나선 어머니, 코로나19로 뒤바뀐 일상이 낯설고 답답하기만 한 솔이 가족의 이야기다. 가족 간의 사랑, 신뢰로 어려운 상황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이야기다. 김자연 대표는 “오늘도 어딘가에서 삶의 벽을 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족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이 작품이 희망을 되찾게 하는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희망’이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구현한 오복이 작가의 ‘웃어라, 강낭콩’을 신인문학상 당선작으로 뽑는데 심사위원이 의견 일치했다. 신인문학상 당선자는 동화작가로 대우하고, 동화창작연구소에서 꾸준히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은 6월 4일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4층 다목적실에서 <동화 마중> 창간호 출간 기념식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29 17: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작가 - 황경택 '자연을 그리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연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야생화를 보기 위해, 색다른 식물을 관찰하기 위해 자연으로 나서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덩달아 최근에 부쩍 자연을 다룬 책이 주변에 넘쳐나는 것을 느낀다. 아마 숲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겠지만 우리 집에도 숲 이야기를 다룬 책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예전에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거나 글을 쓰고 싶었다는 이들의 의외로 많다. 누구나 어린 시절 벽에 한 번쯤 낙서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삶의 피폐함에 찌들다 보니 어느새 꿈은 사라지고 후줄근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허무해하기도 한다. 그래도 가끔 삶에 찌들 때마다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충동이 혹시 일어나지 않았던가. 사실 나도 그런 부류의 사람 중 하나였다. 이 책은 당신의 기억 저편에 자리 잡고 있던 어린 시절의 꿈에 다시 불을 지피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황경택은 만화가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생태놀이 코디네이터이자 생태 관련 책을 여러 권 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신문과 잡지에 만화를 연재하다가 우연히 숲을 만난 이후 그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10년 넘게 <황경택의 생태놀이 연구소>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뚝심 있게 그 자리를 지켜왔는가를 알 수 있다. 황경택의 『자연을 그리다』는 자연 관찰과 이 결과물을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방법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그림에 대해 막연하게 두려움과 경외감을 가졌던 이들이 그동안 잊고 지내던 자연 앞으로 한 걸음 나설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저자가 직접 그린 꽃과 나무를 다룬 세밀화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풀부터 나무, 그리고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소재까지 그림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저자는 펜으로 그려낸 따뜻함과 섬세함으로 자연을 속속들이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내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모든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다.”라는 구절이었다. 그렇다 우리 삶도, 그림도 이야기를 빼면 재미가 없다. 평범한 그림도 이야기가 곁들여지면 다시 한번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느낌은 푸근함과 풍요로움이다. 아마도 이 책을 다 덮고 나면 당신도 책을 따라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질지 모른다. 나 역시 덕분에 화방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한참 고생했다. 가끔 우리는 우연의 힘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내가 그랬듯이, 이 책이 당신이 삶의 뒤켠으로 밀쳐두었던 ‘그림’이라는 매체를 바탕으로 자연에 성큼 다가서게 해주리라 믿는다. 올해가 끝나갈 무렵, 당신이 자연을 따라가며 그리워하고 감동했던 흔적이 멋진 그림으로 환하게 변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장창영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와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펴냈다. 그동안 다녀온 여행기를 여행잡지 <뚜르드 몽드> 에 연재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5.25 17:42

지역 역사문화자원 활용한 스토리텔링 담은 '전주미학'

전주문화재단 김창주 생활문화팀장이 <전주미학-지역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스토리텔링 전주’, 2장은 ‘전주ㆍ안동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 3장은 ‘지역 역사문화자원의 발굴과 응용’, 4장은 ‘동문예술거리의 산책과 술책’이다. 1장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른 이율배반적 사건, 기인의 행적, 치열한 삶, 숭고한 인간의 정신, 욕망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참고문헌을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어떻게 수집하고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있다. 2장에서는 후대가 이어가야 할 이야기를 문화 콘텐츠로 개발하는 방법에 대해 제안한다. 3장에서는 조사의 방법과 시행착오를 수정하는 과정과 찾은 이야기를 분류하고 결합해 만들 수 있는 문화 콘텐츠의 사례를 마련해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문화자원과 이야기를 활용한 거리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책을 통해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으로 문화자원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김창주 팀장은 “지역의 이야기를 찾는 과정은 역사적 사실과 거짓을 모두 찾는 일”이라며 “그 이야기가 거짓이거나 비도덕적, 비상식적이어도 활용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도시는 시민이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하는 정신을 담고 있으며, 충동하는 욕망의 마음도 담고 있다. 지역의 이야기를 찾는 과정은 이렇게 내가 사는 곳의 정신과 마음을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25 17:41

가족관계등록법에 의한 인명용 한자사전 시리즈 출간

홍성지 작가가 대법원이 선정한 인명용 한자 8319자를 담은 <가족관계등록법에 의한 오행별 인명용 한자사전>, <가족관계등록법에 의한 획수별 인명용 한자사전>(명문당)을 펴냈다. 출간 한 달 만에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룬 책이기도 하다. 홍성지 작가는 혼동이 우려되는 한자에는 ‘주의’를 다는 등 작명에 혼동 없이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을 출간했다. 또 같은 가족관계 등록법에 의한 인명용 한자사전이지만 오행과 획수를 기준으로 나눠 두 권으로 펴낸 것은 이유가 있다. 보통 한문학에서는 부수(변) 순이지만, 작명할 때는 획수와 오행, 훈 및 변 등이 우선시되기에 작명하는 데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홍성지 작가는 “감히 학자나 선배 역술가 앞에 자원오행 내용이 있는 책을 내놓아, 많은 역술가나 한자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 관공서의 업무용으로 특히나 초학자들에 수학 및 연구에 활용되는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며 “본 인명용 한자사전을 지침서로 활용함으로써 오행에 맞는 좋은 글자로 선명, 한문자 활용의 폭이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불교 조계종 4교구 원주 세명선원 총무부장, 한국불교 태고종 춘천 보타사 영산교육원장 등으로 지냈다. 현재 성명학 전문 역술가이자 강원도 원주에서 청남철학관 원장으로 지내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25 17:41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바로 이곳"

걷고 달리며 생의 무게를 뛰어넘는 싱그럽고 아릿한 청춘의 밤은 ‘현실이다’.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20대 남녀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청춘의 방황과 성장, 죽음의 의미를 깊고도 무겁지 않게 보여 주는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나무옆의자)이 출간됐다. 고요한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단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심사위원 중 권지예 소설가는 “죽음이 이토록 깊고 푸른 밤의 여행 같다면, 우리는 삶을 얼마든지 설레며 견딜 수 있다. 아름다운 애도와 성장의 서사가 청춘뿐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위안을 선물하리라 생각된다”는 추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장례식장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진짜 ‘청춘의 밤’이 시작된다. 서울의 밤을 환상처럼, 꿈처럼 떠도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삶과 죽음을 껴안는 아름다운 애도와 성장의 서사로 가득하다. 주인공 ‘나(재호)’와 ‘마리’는 자정이 넘어 장례식장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새벽 첫 차가 다닐 때까지 밤새 불을 밝힌 맥도날드를 찾아 광화문 일대를 떠돈다. 청춘의 밤은 경쾌하지만, 그 안에 쓸쓸함도 있다. 취업난과 불안한 미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 등 쉽게 풀기 어려운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어서다. 지금 우리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청춘이라고 해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고, 순진무구하지만도 않고, 걱정 없는 것은 아니다. ‘청춘’이라는 두 글자가 온 세상을 밝게 비춰 젊은이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는 보이지 않는다. 이 책 속에서는 보인다. 청춘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삶의 무게도, 청춘들의 순진무구한 모습 등 다 보인다. 현실적인 모습에 독자들의 마음까지도 아릿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최원식 문학평론가는 추천사를 통해 “고요한 작가는 첨단의 대도시 서울에서 장례식장 알바로 고단한 두 젊은이의 밤 산보에 집중한다”며 “자칫 희망이 무서워지는 우리들의 시대에 가볍지 않은 연애소설을 쏘아 올린 작가의 능력이 새삼 돋보이며, 21세기 ‘구보’의 탄생을 감축한다”고 전했다. 고요한 작가는 2016년 ‘문학사상’, ‘작가세계’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번역문학 전문저널 ‘애심토트’에 단편소설 ‘종이비행기’가 번역•소개되기도 했다. 첫 소설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2020)와 첫 장편소설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2021)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25 17:41

"예순 넘어 도전"...이희숙 작가 '꽃파리' 출간

이희숙 작가가 예순 넘어 그림동화책 <꽃파리>(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이 책은 똥파리와 사철나무 이야기를 통해 자신감이 떨어진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힘을 주는 책이다. '꽃'을 피운 '똥파리'를 줄여 <꽃파리>다. 책에 등장하는 똥파리는 ‘똥파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냄새난다며 주변 곤충, 식물에게 사랑받지 못했다. 사철나무는 본인도 예쁜 빨간 열매를 맺는 꿈을 꾸듯 똥파리에게도 자기만의 꿈을 가지고 노력해 보라는 이야기를 한다. 사철나무가 꿈을 이루기 위해 밤에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낮에는 햇볕에 이파리를 더욱 푸르게 물들이고, 비 오는 날에는 시원하게 샤워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본 똥파리도 노력하기 시작한다. 노력 끝에 똥파리도 꿈을 이루게 된다. 이희숙 작가는 책을 통해 어린이도 똥파리, 사철나무처럼 꿈을 꾸며 꾸준히 다양한 노력의 즐거움을 알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려 준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셀 수 없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꾸준함이 필수지만 이 순간도 잠깐, 곧 꿈이 이루어진다는 교훈을 주는 책이다. 그는 “60 넘은 사람이 세상에 동화책을 막상 내놓고 보니 마치 아들ㆍ딸 직장에 보낼 때처럼 기쁘기도 하지만 ‘잘할 수 있을까?’ 염려했던 시간이 떠오른다”며 “힘든 시기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서로에 대한 챙김과 희망을 잃지 않는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희숙 작가는 김제 출신으로 35년 동안 함께 울고 웃던 학생들 곁을 떠나 창작의 설렘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대표 동화로는 2019년 한국여성 문학대전 효 부문에서 수상한 동화 부문 최우수상 작품인 <할머니의 검은 봉지>와 효자 장개남의 이야기 <효자동 도담이> 공저가 있으며, 동화창작연구소에서 <쇠백로 푸름이> 외 11권의 문집을 엮었다. 현재 전북아동문학회, 동화창작연구소 동화마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18 17:4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 - 존재의 구멍, 찬란함의 무늬

찬란한 것은 짧다. 맹렬한 녹음이 도착했다. 왜 살아야 하는가? 근본적인 몇 다발의 의문이 빛 그물에 걸린다. 척박한 대지 음울한 하늘, 지상의 꽃들을 찬양하려면 지구의 감각에 기댈 수밖에 없다. 청소년은 백인백색의 세계와 맞닥뜨릴 때 성장한다. 학교와 집, 학원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는 타자와 사회에 대한 탐구심이 깊어질 수 없다. 필자를 충격에 빠뜨린, 청소년 소설 <합체>와 <맨홀>은 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박지리는 작가 수업을 받아본 적 없는, 문학판과 교류 없이 글만 썼다. 스물다섯에 첫 작품 <합체>를, 서른한 살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끝으로 2016년 세상을 떠났다. <합체>의 주인공은 키 작은 고3 쌍둥이 합과 체다. 체가 계도사를 만나 키 크는 비법을 전수받고 323일 동안 수련을 위해 계룡산 형제 동굴을 찾아간다. 계도사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동굴 알게 돼 도중(화나서)에 돌아오지만 결국은 개학날 교복 바지가 현격하게 줄어들어 있다. 계도사가 아닌 난쟁이 아버지가 성장 비법을 가르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의 탄력도란다. 실수로 잘못 쏜 공이 땅에 떨어지더라도 그대로 깨지지 않고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힘” “쇠공이나 유리공 같은 건 아무리 강하고 예뻐도 좋은 공이 될 수 없지. 다시 튀어 오르지 않고 땅에 박히거나 깨져 버리니까”(<합체>65쪽) 진정한 비법을 듣고도 여전히 주인공은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큰 공’을 쏘고 싶어 한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는 난쟁이라는 ‘도시 빈민’ 상징을 통해 사회 현실을 고발했다. 반면 <합체>의 난쟁이 아버지는 ‘튀어 오르는 공’의 비유를 통해 쪼그라든 우리에게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성장 메시지’를 전한다. <맨홀>은 막을 수 없는 ‘존재의 구멍’을 탐구한다. <합체>가 코믹하다면 <맨홀>은 ‘살인을 저지른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어둡고 무겁다. 또 <합체>가 장르의 혼합을 꾀한다면 <맨홀>은 ‘의식흐름기법‘으로 맨홀을 추적해 나간다. 폭력적인 아버지를 피해 누나와 함께 헤매다 수상한 맨홀 안으로 들어가 안식을 느낀다. 뚜껑을 처음 연 날 주인공은 악몽을 꾼다. “머리에서부터 몸통 다리까지 내 몸은 점점 구멍 속으로 야금야금 먹혀 들어갔고 나는 그곳에서 빠져나오려고 필사의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맨홀>91쪽) 주인공은 존재의 구멍(무의식, 공허, 진실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함께 들어갔던 누나는 어른이 되어 더는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고 집을 떠난다. 존재의 구멍은 본질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누구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만 각기 삶의 의미를 규정하면서 벗어난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다. 즉 <맨홀>은 우리가 벌이고 있는 연극을 까발리고 있는 셈이다. “나는 언제나 인간관계란 하나라도 틀어져 버리면 돌이킬 수 없게 끝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집에서는 학대를 당하면서 밖에서는 완전 순결무구한 것만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맨홀205>쪽) 자라온 환경이나 유년기 기억은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평생을 지배한다. 주인공은 악마 같은 아버지가 사라지면 제대로 된 삶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살인에 가담함으로써 ‘폭력의 절정’에 선 것은 본질의 구멍이며 인생의 아이러니다. 읽는 내내 내러티브의 유사성이 전혀 없지만 가정과 학교라는 제도에 의해 서서히 파괴되어 가는 청소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헤르만 헤세를 떠올렸다. 분명 고통받았을 ‘작가적 감수성’이 돌올해서일 것이다. 헤세는 “작품을 창조해내는 것은 포도주와도 같아서 삶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다”라고 하였다. 어찌하여 박지리는 서른한 살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져버렸을까! 헤세처럼 정원을 가꾸고, 낙엽을 태우며 마법 같은 글을 지속하여 헤세처럼 85세를 살다 갈 수는 없었을까! ‘존재의 구멍’을 어쩌지 못하고 삶의 끈을 놓아버린 천재 작가 박지리의 생몰이 그리하여 너무도 안타깝다. 기명숙 시인은 목포 출신으로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로 당선됐다. 글쓰기 센터, 공무원 연수원 등에서 강의 중이며 시집으로 <몸 밖의 안부를 묻다>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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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2.05.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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