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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기억과/발자국을 엮으면/그 곳에 내 꽃샘이 있다//(중략) 지구상에 우주상에 꽃샘들이/깊고 고요한/평화와 자유가 영원하길 빈다."('서시-꽃샘의 영원성' 일부) 진안 출신의 광암 전병윤 시인이 시인의 삶과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역사 등이 담긴 시집 <꽃샘의 영원성>(인간과문학사)을 펴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85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시집의 키워드는 평화와 자유다. 이는 전 시인이 6·25 당시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학도호국단으로 지원한 참전용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상을 깊고 고요하게 바라보면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시는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된 맑은 심상을 담아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또 때때로 세태를 근심하는 서정적 서사와 선비풍의 모습을 보인다. 호병탁 시인은 "시집 해설을 청탁할 당시 전화와 함께 메일로 보내도 충분할 터인데 몸소 원고를 들고 내가 사는 동네까지 찾아오셨다. 전 시인은 정말 이 시대에 마지막 남은 진정한 선비의 격을 지닌 분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무엇보다 독자들을 이처럼 여러 가지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런 계기를 만들어 준 시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전 시인은 전북대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1966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해 시집 <그리운 섬>, <산바람 불다>, <꽃지문>, <무뇌>, <바다의 언어> 등을 출간했다. 제15회 바다문학상 찾아주는 상, 제47회 전북보훈대상(6·25 부문) 등을 받았다.
전북수필문학회(회장 백봉기)가 제35회 전북수필문학가 수상자로 윤철, 안영, 김형중 수필가를 선정했다. 윤철 수필가는 2013년 <에세이스트>로 등단했다. 이후 <당신 가족은 안녕한가요> 등 2권의 수필집을 발간했으며, 전북수필문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이사, 전북수필문학회 명예회장으로 활약하며 행촌수필문학상과 리더스에세이문학상 등을 받았다. 안영 수필가는 1997년 <문예사조>로 등단했으며, 수필집 <내 안에 숨겨진 바다>와 시집 1권을 발간했다. 샘동인문학회장과 전주문협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감사, 전북문인협회 이사 등으로 활약하며 '전주 문맥상'을 수상했다. 김형중 수필가는 2010년 <수필시대>로 등단하고, 수필집 <하얀 흔적들>과 시집 1권을 펴냈다. 그는 행촌수필문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수필문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이후 전북문학상, 행촌수필문학상, 한국문학신문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그녀들이 쏘아올린 역사인식과 방언의 지극함 서남전라도 방언 “그라시재라”는 공감과 연민, 연대의식을 함의하는 따뜻한 온도를 지닌 언어다. 방언이란 공동체 문화역사를 담는, 그 지역 사람들 ‘존재’에 대한 입증이요 삶의 갈피다. 『그라시재라』에서 시인은 시적 자아의 정서와 사유를 시적 대상에 투사하거나 동화시키는 한편 현실을 내면에 포섭, 현실과의 화해 혹은 합일을 모색한다. 괄목할 점은 자신의 모어母語로 내면정서와 사유를 이야기(구체적 용례)로 구현한다는 것이다. 서효인의 발문처럼 1960년대 전남 영암지역 여성들의 실화 “죽음보다 깊은 비극, 삶보다 넓은 희극”인 근현대사의 참혹한 역사가 펼쳐진다. 전쟁으로 인한 이산과 신분박탈, 한국전쟁의 무고한 양민학살, 좌익으로 몰려 자행되던 보복학살, 가난으로 인한 행려병자 등이 속수무책 등장한다. 특히 노작문학상 심사위원회 평가대로 “현대사에서 격락되거나 묻힌 부문을 여성 주인공들의 목소리로 복원, 재구조화는 점에서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진경을 열고 있”다. “육요지남서 자네집 식구 줄고 고샅이 호젓했는디 인자 애기 우는 소리 날 것 아닌가” “즈가부지 난리 때 가불고 어찌 사꼬 했는디 옹사건 살림이래도 인자 훈짐이 돌아라” <분통같은 방에 새각시(20쪽)> “지둥에 뭉꺼놓고 죄를 물음서 부연 살을 칼로 뿌어서 죽이는디 눈 뜨고는 못보제. 이놈들아 죽일라면 그냥 죽여라허고 영감님은 소리 지르고 뿌는 것이 머시냐고? 무시국 끼릴 때 한손에 무시 들고 칼로 슥슥 쳐서 넣는 것 모르냐? 그렇게 살을 비어내는 거시여” <지하실이 필요해(52쪽)> “오매 이 사람아 어째 이랑가 못 살 시상 살어났응게 되얐네 그러지 마소” “살도 못 허고 죽도 못 허것소 성님”<산 사람은 살아야지(62쪽)> 독자들이 이 시집을 읽는다면 ‘토벌 때 서방이랑 자석 죽인 웬수인 갱찰서 토벌 갱찰하고 살게 된 떼보각시’등의 질펀한 피울음이 내내 서럽고 아플 것이다. 이런 소중한 독서경험이 그들과의 연대가 가능해지는 지점이다. 표준어와 감각적 표현방식에 길들인 필자 또한 ‘사어死語에 가까운 지역방언만으로 시를?’ 돌올한 의문과 함께 읽기 시작했다. 돌이켜보건대 목포에서 태어나 영암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필자에게는 행운이고 필연이었다. 현재 영암은 사회경제학 측면에서 낙후와 인구소멸지역으로 간단히 정리된다. 그러나 영암은 고대 마한의 무역도시였고 도기문화가 화려하게 꽃 피웠던 곳이다. 월출산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정취가 녹아있는 영암에서 『그라시재라』는 영암의 ‘길가메시’요 ‘니벨룽겐의 노래’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생태주의자들이 종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것처럼 언어 진화를 모색한다면 대표 단수만 옹호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 정 시인은 “전라도 서남 방언을 바탕으로 모어의 확장 가능성과 그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밑으로부터의 역사’ 즉 소외계층(여성)으로 한국 근현대사 연구 범위를 확대시킨 역사의식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겠다. 타향을 전전하는 동안 삶이 심드렁해지고 녹록치 않을 때 습관처럼 남도사투리를 읊조린다. 타지의 생경함이나 부침에서 기인된 것도 있지만 귀소본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 정 시인은 필자에게 한 권의 대서사시와 어머니와 고향을 선물해주셨다. 기명숙 시인은 전남 목포 출신이며,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현재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설렘 속에 내가 만나거나 지나왔던 곳들은 첫사랑처럼 기억 창고에 차곡히 보관되어 있다. 가끔씩 햇빛에 바래거나 희미해진 그 기억들을 다시 꺼내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나의 여행을 새로 시작해 본다." '글이 그림이 되는 순간이 있다'고 믿는 김병종 화백이 여행 산문집 <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너와숲)를 펴냈다. 김 화백이 <화첩기행> 이후 약 7년 만에 산문집을 출간했다. 그는 여러 나라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눈에 저장한 풍광과 외국 예술가에 대해 탐구하고 사색한 내용을 담았다. 예술가의 흔적부터 그들이 재능을 키워나갔던 도시, 공간, 예술가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행자 시선으로 그렸다. 그는 오래전부터 여행만 떠나면 글을 끄적거리고 그림을 그렸다.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듣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사람과 사물의 풍경과 체험했던 것을 나중에라도 다시 끄집어내서 글로 정리하고 그림 그리는 작업을 해 왔다. 이번 여행 산문집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코로나19로 여행가지 못했던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충족시켜 주고자 했다. 이밖에도 독자들도 각자 기억하고 싶은 삶의 순간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표현해 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김 화백은 "내 나름대로의 문장과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영 찜찜한 기분"이라며 "표현하지 않은 채 구경만 하고 돌아오면 어쩐지 변죽만 울린 것 같다. 표현을 한 후에야 여행이 육화 되는 것 같다. 나의 여행 방식은 그런 면에서 좀 독특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남원 출신으로 서울대 미술대학,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 미대 학장 및 조형연구소장, 서울대 미술관장 등을 역임했다. 40여 년간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세계적인 화가로 이름을 알렸다. 30여 회의 국내외 개인전, <화첩기행> 등 30여 권을 책을 냈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가천대 석좌교수로 있다.
문학동네는 아이들이 한 권의 책이 지닌 즐거움과 감동을 경험하고 직접 이야기 속 인물이 돼 보며 함께 연극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소통하며 협동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지난 2019년부터 어린이 희곡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열 번째 시리즈는 <어린이 희곡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최기우 극작가가 제15회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인 김진희 작가의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를 희곡으로 각색한 <어린이 희곡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문학동네)를 출간했다. 이 책의 특징은 동화가 희곡으로 각색되면서 등장인물과 구성, 세부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떤 요소가 지문이 되고 어떤 요소가 대사가 됐는지, 왜 그렇게 됐는지 등 장르 간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희곡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줄거리는 저승사자의 실수로 저승에 간 아이가 이승에 오기 위해 빌린 노잣돈을 갚아 나가는 과정에서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가치인 진실한 양심과 우정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원작의 줄거리와 의미는 충실히 살리면서 곳곳에 극적인 요소를 넣어 희곡의 재미를 더했다. 마치 한 편의 연극이 눈앞에서 생생히 펼쳐지는 듯하다. 최 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이후 연극, 창극, 뮤지컬, 창작 판소리 등 무대극에 집중하며 100여 편의 작품을 올렸다. 대한민국 연극제, 전북 연극제 희곡상 등을 받았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인문서 <꽃심 전주>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장이며 전주교대 대학원에서 '교육연극'을 강의하고 있다.
강명수 시인이 첫 시집 <법성포 블루스>(천년의시작)을 출간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5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일상의 풍경과 사물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통해 인간의 삶이 가진 의미를 표현했다. 순탄한 삶은 아니지만 뜨거운 인생의 열기가 지나가면서 찾아온 감정 위주로 시를 썼다. 이에 시집은 법성포의 아름다운 정취가 펼쳐지는 듯하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담긴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밖에도 아무도 보지 못했던 것을 포착하기도 하고, 아무나 느낄 수 없는 감정을 시에 담았다. 인생의 좋은 것, 나쁜 것을 다 보여 주면서도 그 안에서 무덤덤하게 따듯한 위로를 보내는 것이 강 시인의 특징이다.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은 "그의 시에는 바다의 모래톱에서 망연하게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표정이 있다. 끈적끈적한 땀 냄새와 눈가에 흘린 눈물 자국, 헛헛하게 지어 보이는 씁쓸한 웃음. 그 인간의 체취를 넘어서 삶에 대한 무한 긍정과 함께 깨달음으로 나아가려는 힘이 있다"고 전했다. 강 시인은 "이렇듯 언어의 집을 짓는다.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는 일은 음악 같은 내 삶의 이력, 시의 율동으로 자아를 찾아가는 항해는 미래 진행형일 것이다. 바다 위의 알바트로스처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1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제1회 김삼의당 시·서·화 공모대전 대상 등을 받았다.
"'큰 어른 한 명을 잃는 것은 박물관 하나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전북 문단의 큰 어른을 잃었습니다. 박물관뿐만 아니라 문학관까지 두 가지를 잃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는 북받쳐 오는 슬픔에 갇혀 있습니다." 전북 문단을 기둥처럼 받쳐 주고 따듯하고 포근한 통솔력으로 후배 문인을 아껴 줬던 중산 이운룡 시인 별세에 전북문인협회는 26일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북 문인장을 치렀다. 전북 문단의 큰 별이자 거목인 이 시인이 지난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이날 문인장에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김남곤 시인, 김영 전북문인협회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회장, 양병호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중하 소설가(우신산업 대표), 안도 시인, 이동희 시인, 도내 문인 등이 자리해 함께 이 시인을 애도했다. 사회는 김정길 전북문인협회 수석부회장이 맡았다. 김영 회장의 조사, 이운룡 시인과 절친이었던 김남곤 시인의 조시, 이재숙 시인의 추도사, 문인 대표 소재호 회장의 인사, 유가족 대표 인사, 헌화, 묵념 등이 이어졌다. 학창 시절부터 절친이었던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은 "중산 이운룡 시인과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이었다. 사회에 나서 시 한 편 써본 적 없는 제게 아름다운 시 세계, 문단으로 이끌어 줬다. 이 시인이 천상에서도 시 마음껏 쓰고 편안하길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숙 시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으로 이 자리에 섰다. 선생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다. 선생님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고명한 시인이시고, 따듯하면서도 선명한 평론가셨으며, 참스승이셨다. 저희의 횃불이 돼 주신 분이다. 덩그러니 남겨진 저희는 어찌해야 합니까. 선생님이 평생 닦아 오시고 거두신 길을 기억하겠다"라며 추모사를 전했다. 한편 고인인 이운룡 시인은 진안 출신으로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전북에서 최초로 열린시창작교실을 개설하고, 전북문인협회장,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전북문학관 관장 등으로 지냈다. 발인은 27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진안 마령 선영.
⎐조시 매사 불도저처럼 열정 쏟다가도 봄 되면 구슬쟁이 캐러 가던 시인 - 절친 이운룡박사 떠나가는 길에 김 남 곤 사랑하는 나의 친구 시인이여 그대 이 땅을 떠나가던 날 가는 곳이 어디냐고 묻지도 못했고 붙들지도 못했네 그렇게 허무하게 가고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고 먹먹한 가슴 한없이 쓰리고 아팠다네 그날 산야를 희디희게 수놓은 들국이 시리도록 손을 흔들어주었고 산도라지꽃빛보다 더 고운 하늘이 그대 가는 길을 밝고 편안하게 살펴주더구나 나를 그대가 지상에서의 절친이라 불렀고 가장 아름다운 친구라 불렀고 내가 그대를 지상에서의 절친이라 불렀고 가장 아름다운 친구라고 서로를 그렇게 불렀던 눈물겨운 우정은 이제 다시 못 볼 내 앞에서 그대는 멀리 떠나갔구나 평생을 먹방 밝혀 모국어를 일구며 살았던 사람 글 밭에 빠져 밤낮을 잊은 채 매진하던 불도저 같은 사람 신의와 성실을 법칙으로 삼았던 사람 때로는 불 먹은 차돌을 달빛에 식히며 살던 사람 슬픔을 보면 눈물보다 손수건을 먼저 꺼내던 사람 봄만 되면 바구니 들고 구슬쟁이를 캐러 가던 사람 그대는 강철 같고 목화송이 같고 그런 사람으로 이승을 우리와 함께 어우러져 살다가 갔네 전북문인협회 회장으로 전북문학관 관장으로 표현문학회 회장으로 중산문학상제정 위원장으로 전북문협, 한국문협, 한국현대시인협회, 미당문학회 고문으로, 문학평론가로, 문학박사로, 이 나라 초`중`고`대학 강단에서 교육과 문학발전에 쏟은 그대 열정의 가치는 눈부신 빛살로 길이길이 퍼질 것이네 “나는 하나의 일이 끝나야 다음을 시작했다. 시작하면 끝장을 내고 향내를 맡아야 직성이 풀렸다.”라던 그대 불기둥 같은 의지가 오늘따라 나의 뇌리에 무섭게 스쳐 가는구려 마지막 병상에서 전북문단 잘 이어지기를 열린시 잘 되기를 바라던 가냘픈 그대 개미 기어가던 소리 그러나 내 귀에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다네 걱정 말고 잘 가시게 잘들 할 것이네 거기 별나라에 가서도 시의 나라 깃발 하나 꽂아놓고 시의 나라 밝히는 큰 등불 되소서 남아 있는 우리도 그대 본받아 시의 땅 무성하게 가꿀 것이네 가시게, 잘 가시게, 부디 잘 가시게 나의 절친 시인 친구여!
이 가을에 가슴 따뜻했던 한 분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가을은 슬픔도 향기롭다.’라고 하셨던 분, ‘가을은 해거름 늦은 저녁연기도, 밥이 다 된 당신의 사랑 한 그릇도 모두, 모두가 배부르고 향기롭다‘라고 하셨던 분, 누구보다 가을을 좋아했던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가을만큼 넉넉했고, 수확 철 농부의 마음처럼 여유롭고 풍성하고 웃음 가득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가셨지만 우리는 아직 선생님을 보내드리기가 아쉽습니다. 선생님의 열정과 살아생전 후배들에게 보여주셨던 삶의 가르침과 문학정신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이 전북의 문학을 위해 남기신 업적은 참으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선생님은 시집 21권에 1,000여 편의 시를 남기셨습니다. 시론과 문학이론 200여 편과 국내외 시인과 문학 평론집 40여 편을 남기셨습니다. 글 한 편 한 편에는 독자의 심금을 울릴 문학적 혼이 담겨 있습니다. 올곧잖은 사회를 바꾸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선생님의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전북 문인협회의 20대 회장직을 따뜻하고 포근한 통솔력으로 훌륭하게 수행하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북문학관 개관 초기에 관장직을 맡아 전북 문학의 지표를 설정해주셨습니다. 열린시문학회를 창립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하는데 열정을 쏟으셨습니다. 또한 중산문학상을 제정하여 우수한 평론가를 격려하며 전북 문단의 기틀을 세우셨습니다. 오직 교육자와 작가로 한평생을 봉사해오신 선생님, 여기 선생님을 기리고, 보내기 아쉬운 문학의 동지들을 보고 계십니까? 어릴 적부터 영혼의 단짝이었던 김남곤 회장님도 여기 계시고, 함께 웃고 울던 동료분도 계시고, 제자도 있고, 문학정신을 흠모하며 따르던 후배들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가시는 마지막까지도 전북문단이 잘 이어지기를 바라고, 열린시문학회 잘 되게 도와달라는 부탁 말씀을 남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전북문단을 걱정해 주신 선생님, 정말 고맙고 존경합니다. 그 뜻을 이어받아 늘 문인 정신을 잃지 않는 전북문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선생님을 보내드리는 일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선생님의 글 때문만은 아닙니다. 선생님이 살아오신 참모습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말보다 실천을 앞세우셨습니다. 후끈 달아올라 열변을 토하던 후배 문인을 가만가만 다독이시던 모습, 어린아이처럼 친진 난만하게 웃으시던 모습, 그리고 문단의 여러 자리에 참석하셔서 후배들에게 박수 보내주시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다시는 뵐 수 없는 모습이겠지요. 톨스토이는, “죽음이란 단지 육체에서 영혼을 떼어놓는 행위에 불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비록 육체는 떠나셨지만, 영혼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함께하실 것입니다. 선생님이 남긴 문학정신과 가르침은 두고두고 저희 마음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 이제 세상의 모든 일을 순리에 맡겨두시고 편히 가십시오. 2022. 9. 26 전북문인협회장 김 영 올림
진안 출신의 중산 이운룡 시인이 지난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이 시인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고명한 시인이고, 따듯하면서도 선명한 평론가로 존경받았으며 본받을 만한 참스승이었다. 이 시인은 전주공고,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전주기전여자중·고등학교, 전주성심여자중·고등학교, 중부대 국어국문학과 부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전북에서 최초로 열린시창작교실을 개설했다. 열린시문학회의 첫 걸음이다. 이는 실제 많은 문인의 산실이 되게 했으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총 17명의 신춘문예 당선자와 113명의 문단 신인상 당선자를 발굴하고 각종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문단에서는 전북문인협회장,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전라북도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세계한인작가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전북문학관 1, 2대 관장을 지내는 등 한국 문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시인은 평생을 문학에 전념했다. 20권이 넘는 시집, 12권의 시론서·문학이론서, 2권의 편저, 2권의 공저 등을 남겼다. 현대문학에 시 '가을의 어휘'로 3회 추천 완료됐으며, 월간문학 문학평론 부문에 '시와 자기 부정의 변증법'으로 신인 작품상을 받았다. 전북일보·명성화학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33회 전북대상 예술 부문 대상 수상, 전북문인협회가 제정한 제14회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배옥희, 자녀 이장호, 이호, 이하림 씨가 있다. 빈소는 전북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전북문인장은 2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발인은 27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전주 승화원(진안 마령 선영).
고창 출신의 김경식 작가가 4년 연구인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의 3년 차 연구서인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 Ⅲ>을 발간했다. 대한민국이 주권을 상실한 후 전북에서 발생한 항일민족운동을 정리한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 주권침해·상실기>, 일제강점기 호남 지역 학교의 항일민족운동을 다룬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 2>에 이어 학교 외에서의 학생운동과 사회교육을 담은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 Ⅲ>을 펴낸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2.8 동경유학생독립운동과 백관수, 2장 3.1 독립운동과 호남 학생의 참여, 3장 광주학생운동, 4장 교육구국·사회교육 운동 등이다. 책에서는 국외 유학생들의 항일운동인 동경유학생의 2.8 독립운동, 3.1운동의 전개에 있어서 호남 학생의 선도적 역할과 활동, 광주학생운동의 전모, 고창의 흥동장학회와 서기 1920년대 호남야학, 고창 무장에서의 죽림야학회의 생생한 야학 자료 등을 소개한다. 이번 책의 핵심은 주로 일제강점기 호남 출신 학생들의 교외적 운동과 사회교육적 측면의 야학운동에 관한 것이자 학생들의 민족과 국가를 위한 운동의 범주에 관한 것이다. 김 작가는 "우리는 일제에 의한 주권상실기에 있어서 민족혼이 짓밟히고 강탈당한 조국의 현실에서 구국의 일념으로 항쟁했던 학생들의 모습을 오늘날 학생들의 지도를 위한 큰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고, 호남 학생들의 위기 속에서의 한 기상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주고, 성균관대, 전남대 교육대학원, 원광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군장대에서 정년 퇴직했으며 동북조선족민족교육과학연구소 석좌교수, 중국 연변대 사범학원 객좌교수, 연변사범학원분원학술위원회 등으로 지냈다.
이병초 시인이 노량해전을 통해 살펴보는 이영남 장군의 불꽃같은 28년이 담긴 역사소설 <노량의 바다>(도서출판 작가)를 펴냈다. 이순신 장군과 마지막 전투를 함께 치른 열혈의 청년 장군 이영남의 이야기다. 책은 노량해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축으로 잡고 사건의 앞과 뒤를 세세하게 짚었다. 소설 속에는 이영남의 고향인 전주의 풍광과 그가 무예를 닦은 모악산이 펼쳐져 도민들의 반가움을 자아낸다. 반가움도 잠시 기축옥사가 가슴 아프게 형상화돼 있다. 또 싸늘한 주검이 돼 한양에 압송된 정여립을 보고 사람답게 다가섰던 김빙의 모습도 절절하게 표현돼 있다. 김병용 소설가는 "거친 바다, 더 거칠게 휘몰아치는 외세의 침탈 앞에 젊은 조상들은 생을 던져 우리의 바다를 지켰다. 앞으로 남해를 볼 때마다 이영남, 이순신과 함께했던 수만의 이름이 떠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주 출신인 이병초 시인은 지난 1998년 문예계간지 '시안'에 연작시 황방산의 달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밤비>, <살구꽃 피고>, <까치독사> 등이 있다. 현재 웅지세무대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들에게 부안은 늘 아련한 꿈의 공간이다. 그 꿈의 한가운데 부안 출신 시인 이매창(1573∼1610)이 있다. 매창의 이름은 낯설더라도 이별가의 절창으로 꼽히는 시조 「이화우」는 다 안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떠나간 임을 그리워하며 한 생애를 시와 거문고로 달래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한 여인의 삶은 이 시 한 편으로 더 애절하다. 그리움의 대상은 장안에 이름 높던 시인 유희경(1545∼1636)이다. 매창의 소문을 듣고 부안에 내려온 그는 매창과 깊은 사랑으로 묶인다. 그러나 서른여덟 길지 않은 매창의 일생을 애절한 상사로 몸부림치게 만든 서럽고 짧은 정의 나눔이었다. ‘임도’, ‘그도’ 아니라 홀대하듯 ‘저도’라고 쓴 것은 무심코 튀어나온 고혹적인 한마디일 것이다. 매창의 시는 대부분 이별의 슬픔과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옛 임을 그리워하고, 이별을 서러워한다. 그래서 매창의 시는 편편이 연모요, 그리움이다. 시에 풀어낸 그 마음은 숨결 가파른 절규가 아니라, 먼 곳에 눈길을 둔 사람의 가느다란 읊조림이다. 매창은 풍류와 정취, 삶의 멋, 운치와 풍자, 예지를 두루 갖춘 조선의 대표적인 예인이었고, 그녀의 시재와 거문고 솜씨는 시인 묵객을 설레게 했지만, 자신은 늘 빈방에서 공허에 시달렸다. ‘야속타 그리움 하소 못하고/ 하룻밤 애태우니 머리가 반백/ 그 누가 알 것인가 이 설운 상사/ 가락지 할갑구나, 야위어만 가네.’ 그리움에 가락지가 헐거워진다는 묘사의 아름다움은 ‘가슴 속에 시름 맺혀 옷 적시지 않은 날 없네’라고 이어지지만, 수백 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마음은 변함없이 향기로우니, 매창의 생명은 영원하다. 매창은 많은 사대부와 교유했지만, 그들과 시의 벗으로 존재했다. 특히 부안 우동리에 터 잡고 칠산바다 위도를 율도국 삼아 「홍길동전」을 쓴 허균(1569∼1618)은 매창과 십여 년 동안 시문과 인생을 논하며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을 그리던 매창은 차마 님을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부안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매창공원과 매창테마관, 매창시비, 매창길이다. 1974년 매창기념사업회는 부안군청 뒤 상소산 기슭 서림공원에 그의 시비를 세웠다. 매창이 님을 그리며 시를 짓고 거문고를 탔다는 너럭바위 금대 바로 앞이다. 부안군과 부안문화원은 2001년 매창의 묘를 정비해 매창공원을 조성하고 매창문화제를 열고 있다. 공원에는 「이화우」, 「옛 님을 생각하며」, 「취하신 님께」, 「어수대」 등 매창의 시편들이 커다란 돌에 새겨 있다. 그리움이 사무쳐도 볼 수 없는 애끊는 심정이 담긴 유희경의 「매창을 생각하며」와 매창을 사모했던 허균의 「매창의 죽음을 슬퍼하며」, 가람 이병기와 송수권 등이 매창을 기리며 쓴 시도 만날 수 있다. 2018년 문을 연 매창테마관에선 매창의 삶과 작품 세계가 풍성하다. ‘매창’의 이름을 붙인 ‘매창길’에서 『매창 시집』(2019·평민사)을 펼치면 첫사랑이 아련하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와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인문서 『꽃심 전주』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을 맡고 있다.
"매 순간을 느끼며 행복한 학교 생활을 즐겨라!" 창의진로코칭 전문가 이민구 씨의 교육 철학이다. 이 씨는 학생 개개인이 진로를 창의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학기 동안 행복을 드리는 콘셉트 진로코칭 수업을 실시했다. 수업을 바탕으로 <행복드림 진로수업 보고서-콘셉트 진로코칭>(도서출판 아람)을 펴냈다.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행복드림 코칭, 2장은 나다움(콘셉트) 진로코칭, 3장은 에티켓&마인드 코칭이다. 1장에는 이 씨가 학교에서 실시한 행복드림 진로코칭 사례를 담았다. 2장에는 교육부의 학교 진로교육 목표인 '학생 자신의 진로를 창의적으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성숙한 민주 시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른다.'를 성취하기 위해 나다움(콘셉트) 진로코칭 사례를 다룬다. 3장에는 학교 진로교육의 목표인 '성숙한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에티켓 코칭-경청, 존중과 배려 등 여러 교육 방법과 사례를 제시했다. 이 책의 삽화 및 표지 디자인은 서전주중 2학년 박지수 학생이 맡았다. 마이크, 주사기, 가위, 국자, 컵 등 직업을 상징하는 물건을 담고 이모티콘을 그려 희망하는 직업을 찾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표현했다. 배경이 되는 밝은 빛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희망이 담겨 있다. 이 씨는 "학교 진로교육의 최종 목표인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매 순간을 느끼며 오늘을 즐길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대, 예원예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군산월명중, 무주중, 남원아영중에서 국어 교사, 청주율량중, 청주중앙여중, 서전주중에서 진로 교사로 활동했다.
이전에 다른 책을 통해 아토피를 앓고 있다고 말한 적 있다. 이 원고를 통해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내가 찾아낸 슈퍼 파워는 한편 나를 위한 최면이었다. 그 책을 통해 그럴듯한 위로를 얻은 것이 거짓은 아니지만 사실은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아토피 때문에 고되고 우울한 날이 조금 더 많다. 『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는 아토피, 글쓰기, 페미니즘을 골자로 작가의 투병 경험을 솔직하게 적어낸 에세이다. 아토피를 앓는 동안 겪은 치료 경험이나,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상황, 자기 몸에 대해 말하는 것을 읽다 보면 가끔은 공감의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아토피 박사’를 자처하며 나를 구원해주고 싶어 안달이다. (중략) 그들의 말을 일일이 들어주기엔 너무 지루하고 짜증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발 닥쳐!”라고 말하기엔 내가 아직 교양과 이성을 잃지 않았으므로 최대한 입꼬리를 올리려고 노력하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뿐이다.”(『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 中) 남몰래 이런 마음이 들 때가 종종 있었지만, 나 역시 속으로 비아냥거리기나 하는 내 성격이 모난 것이라 자책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저자의 속 시원한 말에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함께 내 마음을 공감하며 말해주는 것 같아 책을 넘기는 동안 자주 웃었다. “아주 오랫동안 마법 같은 순간을 기다렸다. 한순간에 깨끗해진 몸, 하얀 피부, 누구도 이상하고 추하다고 여기지 않는 얼굴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고, 그것이 좌절될 때마다 내가 나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고통에 대해 말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고통 자체가 수치스러운 것이라 여겼다.”(『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 中) 저자가 말하기를 시작한 것은 글쓰기를 통해서였다. 오는지 마는지 알 수도 없는 마법 같은 순간을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의 자신을 말하고 일으켜 세우는 글쓰기를 선택했다. 그렇게 찬찬히 쌓은 기록을 엮어 책으로 냈다. 이 책을 읽으며 최면 같은 위로도 필요하지만, 냉소적이고 솔직한 감상도 퍽 위로가 됨을 느꼈다. “이 고통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되자 나는 덜 수치스럽고 덜 외로워졌다. 그래서 나도 함께 말하고 싶다. 나와 타인 모두를 잠식하는 이 혐오감을 조금씩 덜어내고 싶다. 여기에도 당신과 같은 사람이 있다. 길거리에서 나와 같은 얼굴, 나와 같은 몸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날을 기다린다.” 저마다의 몸과 얼굴, 우울과 불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테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삶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빛나는 성공사례 말고도 모나더라도 꾸준히 오늘을 견디는 이야기들 말이다.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정성수 작가가 시집 <12지 자에서 해까지>(화암출판)를 출간했다. 그는 풍요와 희망, 예지력을 상징하는 쥐부터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부와 재산, 풍요와 행운을 상징하는 돼지까지 12 동물을 소재로 설정했다. 띠별로 각 동물 사진과 함께 특징, 장점, 단점 등도 서술해 독자들이 작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밖에도 숫자 12에 담긴 의미, 동·서양에서 숫자 12의 의미, 생활에서 숫자 12의 의미 등도 정리했다. 정 작가는 "길흉화복의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얻으면 복이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혼신의 노력을 해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이것은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운수 대통해 삶의 질이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주대 사범대학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 향촌문학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군산 출신인 황현택 작가가 동화, 동수필, 동시(조), 동요 등을 한데 묶은 아동 문학 <고군산군도 바다 삼총사>(기획출판 해오름)를 펴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전해 내려오는 문화사적 전설을 각색해 읽기 쉽도록 썼다. 2∼5부에서는 어린이 세계를 보다 희망적으로 풀어내는 등 어린이들이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꾸몄다. 꽃과 생물에 관한 주제로 동시(조), 동요를 쓰기도 했다. 실감 나게 풀어낸 작품에 책 위로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듯하고 곳곳에는 알록달록 꽃도 심어져 있는 듯하다. 재미와 생동감만 담은 것이 아니라 꼭 알아야 하는 독립운동가의 이야기, 나의 이웃과 고장에 관한 이야기 등도 담았다. 그는 군산고, 전주교대를 졸업했다. 동화 <바다 소녀의 꿈>으로 등단했으며 월간 아동문학에서 신인상, 전라북도 교육대상, 전북하림문학상, 전북아동문학상, 교원문학상, 대한민국 지역사회 공헌 나눔 대상 등을 받았다. 군산신흥초 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전라북도평생독서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전북 출신으로 중앙 문단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북 문인들이 한국문인협회를 이끌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전북 출신 문인 6인이 도전한다. 그 주인공은 권남희(전주), 김영두(군산), 박상재(장수), 손해일(남원), 이오장(김제), 정재영(진안)이다. 수필분과 회장에 출마하는 권남희(68) 수필가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문학이 인간의 삶에 에펠탑처럼 정신의 장소로 우뚝 거듭나길 바란다. 수필인들의 위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소설분과 회장에 출마하는 김영두(70) 소설가는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문학을 존중하고 문인을 존경하는 사회, 소설을 존경하고 사회를 이루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이사장(아동문학)에 출마하는 박상재(67) 아동문학가는 현재 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과 '아동문학사조' 발행인 겸 주간으로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아동문학의 국제화와 아동문학이 한국문단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장에 출마하는 손해일(74)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고문, 국제PEN 한국본부 명예 이사장이다. 그는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장 경륜을 바탕으로 문학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한국문학의 도약과 세계화 위해 출마했다"고 했다. 시분과 회장에 출마하는 이오장(71)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시분과 회원이 8천 명을 넘어 시인만을 위한 행사 및 우대가 어려워지고 있다. 시인대회와 대표 시선집 발행할 계획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이야기했다. 부이사장(시)에 출마하는 정재영(75) 시인은 현재 국제PEN 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시인협회 권익위원장으로 있다. 그는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 문단에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으로 부이사장 후보로 출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문인협회 임원선거는 내년 1월 말에 실시된다.
최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 화두가 되고 있다. 수학능력시험을 위해서도, 대학 논술을 위해서도, 사회생활에서도 문해력은 중요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되는 문해력이지만 사람들의 실력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더 나아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전주 완산고 박제원 교사가 교육 현장에 꼭 필요한 문해력 지침서 <과학적 읽기와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학교 속 문해력 수업>(EBS한국교육방송공사)을 출간했다. 이 책은 크게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한국에서 문해력이 낮은 실태를 보여 준다. 문해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왜 문해력이 삶에서 필수적인 능력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담았다. 2장에서는 뇌의 구조와 작용을 설명하고 뇌 기반 독서법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3장에서 5장까지는 아이에게 책을 읽으려는 마음이 들게 하고, 책을 읽을 때 글이 이해되는 과정을 뇌과학에 따라 논리적으로 서술했다. 6, 7장은 글을 정확하고 빠르게 독해할 수 있는 훈련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박 교사는 "이 책은 뇌 과학에 기반을 두고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을 쓴 책"이라며 "국어 교과서에서 제시문 수준이 어려워지는 고등학교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 교육 대학원에서 일반사회교육을 전공해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예탁결제원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뒤 2003년부터 전주 완산고에서 사회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미륵사 복원의 새로운 모델로 미륵사지를 한국 최고의 백제 정원으로 정비(복원)하는 것을 건의합니다." 남충우 변리사가 미륵사 복원의 새로운 모델을 담은 <전북 익산 미륵사의 반격>(글나무)을 출간했다. 책은 △미륵사 이야기의 시작, 동탑과 서탑의 복원 △복원된 미륵사 탑은 전북 익산의 '구세주'인가 △미륵사 복원을 완성하는 법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그는 책을 통해 미륵사의 역사부터 미륵사 탑의 현실, 미륵사 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등을 전하고자 했다. 남 변리사는 평소 미륵사 탑 복원에 관한 관심이 많았다. 그는 전북일보 기고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운동기간 중에 황룡사와 미륵사 복원을 공약했다. 이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사찰 건축에 관한 기록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소요 예산이 1조 원 이상이다. 미륵사 전체를 빠른 시간 안에 복원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남 변리사는 미륵사 사찰 자체는 디지털로 하고 실물 복원은 10년 이상에 걸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복원해야 하는지, 어떻게 복원해야 하는지는 책에 모두 담았다. 그는 "익산에는 백제 무왕이 세운 익산 미륵사라는 천년의 역사와 뿌리가 있다. 미륵사는 전북, 익산의 심장이고 영혼"이라며 "이를 토대로 무언가를 디자인해야 국민들의 흥미를 끌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 미륵사 복원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남 변리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8회 행정고시 합격 후 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특허청 등에서 근무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현회 상근부회장, 동강시스타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KTX 타고 고향집 Second House 간다>, <미국의 Deep South, 조지아주를 알고 싶다>, <한국경제의 대반격>, <지방도시 익산의 반격> 등이 있다. 현재 알렉스 국제 특허 법률 사무소 대표 변리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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