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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6일 '2010 젊은 안무자 창작춤판'…서울·대구·전북 등 5개팀 출전

전북예총(회장 선기현)이 주최하고 전북무용협회(회장 김숙)가 주관하는 '2010 젊은안무자 창작춤판-제9회 전국신인안무가대전'이 1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신인 안무가들의 데뷔 무대이기도 한 '젊은안무자 창작춤판'은 올해 전국에서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발레 분야 참가자가 없다.한국무용에서는 김정균씨(류무용단·세종대 대학원 재학)의 '달콤한 냄새'와 최석민씨(최석민무용단·대구가톨릭대 무용·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의 '온달&평강', 김지희씨(희무용단)의 '미얄'이, 현대무용에서는 최선씨(CDP무용단)의 '풀 문(FULL MOON)'과 방은아씨(원광대 교육대학원 재학)의 '경계에서 춤추다'가 참가한다.이들은 20분 이내 분량의 창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특히 '온달&평강'과 '미얄'은 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와 봉산탈춤의 제7장 미얄춤을 어떻게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낼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김숙 무용협회 회장은 "지역에 발레 안무가들이 없다는 게 아쉽다"면서도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안무가들이 실력을 겨루게 돼 독창적이고 다양한 춤 해석력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최고 안무가와 무용수에게는 각각 대상과 연기상이 수여된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5.13 23:02

악기나 연주 경력 달라도…"꿈 이루고 싶어요"

"어른들하고 하는 것보다 친구들하고 같이 연주하는 게 훨씬 재밌어요." "간식이요." "연주다니면서 관객들이 기뻐하는 모습 보면 즐거워요."올해로 창단 10주년이 된 전라북도 어린이교향악단(상임지휘 유수영). "아나운서와 바이올리니스트, 둘 다 꿈을 이루고 싶다"는 혜진(용소초6)이나 "취미로 하고 있지만 음악가가 두번째 꿈"이라는 모현(문학초6)이나, 악기를 배우게 된 계기나 연주 경력은 달라도 어린이교향악단이 좋은 이유는 똑같았다. 바로 또래 친구들과 같이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 이는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다.전라북도 어린이교향악단은 2000년 3월에 창단해 같은 해 10월 창단연주회를 가졌다. 관립단체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어린이교향악단. 청소년교향악단은 많아도 어린이교향악단은 귀한 데다가 오스트리아 빈(2003)과 이태리 로마(2006)에서 공연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이들을 찾는 곳이 많다.현재 어린이교향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원은 현악파트와 관악파트, 타악파트에서 모두 67명. 전주와 익산, 부안 등 도내 초등학교 학생들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초등학생들이 다루기 힘든 특수악기 트럼펫, 튜바, 오보에, 콘트라베이스 등은 중학교 2학년까지도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관리교사와 파트별 지도교사만 해도 13명. 지금은 클래식을 배우는 아이들이 줄면서 오디션 경쟁률이 2대1 정도지만, 한창 높을 때에는 7대1까지도 치솟았었다. 평소에는 1주일에 이틀 정도 만나 연습하지만, 여름방학에는 합숙도 한다.12일 오후 3시30분 전북어린이회관 공연장에서 열린 '향상음악회'는 어린이교향악단이 자기 점검을 위해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자리. 신입단원들의 실력 향상과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기존 단원들을 위해 도입한 방법이다.사실 어린이교향악단은 2004년 유수영 상임지휘자(38·전주대 겸임교수)가 부임할 때만 해도 19명 뿐이었다. 막 폴란드와 체코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유씨 입장에서는 "내가 어린이오케스트라를 하려고 유학까지 다녀왔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철이 없었다"며 "지금은 아이들에게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처음 1년 반 동안은 교향악단의 분위기를 수습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여기서 무너지면 다신 생길 수 없는 단체"라며 초등학교를 찾아다니고 학부모들을 만나며 설득했다.이들이 연주하는 곡은 그 누구보다 단원들이 좋아하는 곡들. 유씨는 "어린이교향악단은 느리더라도 완성도가 높다"며 "처음에는 강한 곡이나 난이도가 높은 곡에 욕심 내며 스스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재밌어 하는 곡을 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곱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 역시 연주하는 사람이 재밌어야 듣는 사람도 재밌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 그래서 이들의 음악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오는 9월 어린이교향악단의 10주년 기념 연주회도 기다리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5.13 23:02

지휘자 마젤, 제자 장한나 위해 방한

2008년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평양에서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던 세계적 지휘자 로린 마젤(79)이 지휘자의 길에 갓 들어선 제자 장한나를 위해 올여름 한국을 찾는다. 성남아트센터는 오는 8월14-28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에 마젤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지난해 첫 걸음을 뗀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은 2007년 지휘자로 데뷔한 첼리스트 장한나가 청소년 음악도를 훈련시키고 앙상블을 다듬어 지휘하고 해설하는 청소년 관현악 축제다. 마젤은 장한나의 지휘를 격려하고 조언하는 한편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소년 음악도들을 직접 지도하고 이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아무런 금전적 대가 없이 한국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여름 뉴욕 필 음악감독직에서 은퇴한 마젤은 평소 제자를 받지 않는 걸로 잘 알려져있지만 장한나의 지휘자로서의 재능을 발견한 뒤 그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지난해 7월 마젤이 미국 버지니아에 창설한 캐슬턴 페스티벌에 3주간 머물며 지휘 레슨을 받은 장한나는 지난 3월에는 한 달 동안 스페인에 머물며 마젤에게 오페라와 교향곡 지휘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등 마젤의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2회째를 맞은 올해의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에는 경찰교향악단, 한-유라시아 청소년 오케스트라, 아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앱솔루트 유스 오케스트라, 성남청소년오케스트라, 분당청소년오케스트라, 첼리스트 지안왕 등 다양한 단체와 예술가들이 함께한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5.13 23:02

[전시] 광주야구장에서 백남준을 만나다

'광속구 시속 2010'을 주제로 열리는 미디어아트 축제 '디지페스타'(DIGIFESTA)가 광주 야구장에서 특별한 전시를 연다. 디지페스타는 11-30일 광주 야구장에서 열리는 KIA타이거즈의 홈경기에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대부분 미공개작으로 경기 시작 전과 휴식 시간에 전광판을 통해 볼 수 있다. 야구장에서 열리는 이색 전시는 미디어아트라는 장르의 특성상 전광판을 이용한 전시가 가능했다. 무엇보다 '야구'라는 대중 스포츠와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현대 미디어 아트 작품이 한자리에 만나는 '진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야구장 전시는 백남준 선생의 작품 외에 7명의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주최 측은 현장에서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디지페스타 입장권 2매씩을 증정할 계획이다. 디지페스타 관계자는 11일 "전시 주제인 '광속구'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을 표현하는 것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야구공과도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라며 "문화수도 광주에서 야구장에서도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개막한 '디지페스타'에는 백남준 미공개 유작을 비롯, 국내외 작가 31명이 참여해 경계와 통념을 허문 미디어 아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5.12 23:02

전주향교에서 인디밴드 음악을?…'전주비빔 사운드 페스타 2010' 열려

전주향교에 인디밴드의 음악이 울려퍼진다는 것만으로도 파격적.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대표 콘텐츠인 한옥마을과 문화해방구인 홍대 앞 음악콘텐츠가 만난다.21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전주향교와 남부시장 옥상 하늘정원에서 열리는 '전주비빔사운드페스타 2010'.문화관광체육부가 후원하는 '컨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 이음과 홍대클럽문화협회가 주최했다. 이음과 홍대클럽문화협회는 지난 2월 전주향교와 함께 '컨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으며, 4월 홍대 앞 클럽 10곳에서 1차 막걸리라운지 파티를 진행하기도 했다. 오는 20일에도 홍대 앞 클럽 8곳에서 2차 막걸리라운지 파티를 할 예정. 막걸리라운지 파티를 통해 전주 팸투어단을 모집, '전주비빔사운드페스타'에도 초대할 예정이다.'전주비빔사운드페스타'는 오후 6시 전주향교에서 개막한다.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4인조 밴드 '와이낫'의 공연을 시작으로 자마이칸 선율을 한국적 감성으로 풀어내는 정통 브라스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레게음악과 한국의 장단을 버무려 내는 프로젝트팀 '아이앤아이 장단', 뉴웨이브 사운드를 감각적으로 선보이는 '티비 옐로우' 등이 라이브 무대를 펼친다. 재즈와 디제잉이 결합한 '쿠마파크+DJ Noah'와 퓨전그룹 '오감도'의 리더 안태상과 여성 5인조 그룹 '롤리폴리'의 멤버들이 모여서 만든 전주 밴드 '휴먼스'도 함께 한다.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남부시장 옥상 하늘정원에서 '하늘정원 파티'가 이어진다. 주류와 음식이 판매되는 퓨전주막에 디제잉이 어우러지는 자리. 이날 낮에는 본 공연에 앞서 경기전 앞을 비롯해 한옥마을 곳곳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깜짝 공연도 연다.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활동한 '미미시스터즈'와 밴드 '코스모스'의 보컬 김상혁, 프로젝트팀 '미코밥'과 '쏘울 짬뽕', '솔 오브 기타' 등이 게릴라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김병수 이음 대표는 "한옥마을 향교지구와 남부시장을 연계한 예술공간 만들기이자 전통의 도시로 대표되는 전주 한옥마을과 트랜디한 감각의 대표주자인 홍대 클럽의 음악 컨텐츠의 만남"이라며 "이번 축제를 시작으로 단계별 계획을 수립해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티켓은 1만원. 문의 063) 287-6301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5.12 23:02

[전시] 디지털 수묵 애니메이션 작가 탁영환씨 개인전, 서신 갤러리

'디지털 수묵 애니메이션'은 탁영환(41)씨가 개념화한 장르다. 전통 수묵화에 다양한 연기(Smoke)를 디지털 기기로 합성해 입체감 있는 수묵화로 만든다. 수묵화 분위기가 나는 애니메이션은 있었지만, 수묵화에 디지털 기기로 여러 장의 화면을 연속 촬영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은 처음이다. 2005년 개인전 이후 3년 만에 갖는 세번째 연기 시리즈."처음엔 향 연기를 썼어요. 연기는 구름을 대신했죠. 두번째 전시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180도로 뒤집었어요. 마치 폭포수 같았습니다. 앞·뒤쪽 절벽의 공간감을 조절해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했죠."12일부터 전주 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에서 열리는'수묵이 보이는 정원(雲海之歌)전'. 낮과 밤의 수묵의 정원이 함께 보여진다. 연기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 자연 앞에 선 고독한 인간이 표현됐다. 화질이 높은 HD TV로 동일한 작품을 보면서 디테일을 살렸다. 탁씨는 이번 전시가 자신의 색깔을 찾게 해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전주 출생인 그는 전주대 영문과에 다니던 평범한, 그러나 영화를 좋아하던 대학생이었다."집엔 영사기 뿐만 아니라 일본 영화 잡지나 8mm 카메라도 있었습니다. 극장에 계시던 큰 아버지 덕분에 동네 극장은 은밀한 놀이터가 됐죠. 커다란 은막 앞에서 비비안 리와 그레고리 펙, 알랑들롱을 알게 됐어요. 허리우드 키드의 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대학 시절 한 광고회사의 스토리 보드 공모전 수상을 계기로 영상에 눈을 떴다. 광고회사에 취업해 5년 정도 몸을 담았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미래에 대한 조급함이 생겼다. 공부라도 하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평소 가장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을 선택, 일본으로 떠났다. 늦깎이 공부였던 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도 앞섰다. 일본 도쿄 디자이너스 가퀸에서 애니메이션,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영상연구과 예술학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다시 6년 전 전주로 왔다. 지역에서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가끔씩 일본 친구들이 오면 전주가 너무 좋다고 했어요. 인위적인 맛이 없어서래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자기 고향을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었듯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수묵은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전면 승부를 걸기는 어려웠지만, 영상으로 보여지면 새로울 것 같았습니다."전주는 영상이나 설치하는 이들에겐 거의 없는 황무지 같은 곳이다. 개인전마저 하지 않으면 작가가 설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는 이 분야가 이해하기 어려운 장르라는 인식 대신 예술과 삶의 직접적인 경계를 허무는 영역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일본에서 운영되는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워크숍처럼 이곳에서도 그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뿌리 내렸으면 좋겠어요. 도시가 주는 무한애정에 이렇게 나마 보답하고 싶습니다."이번 전시는 서신갤러리 공간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18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5.12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30)교향곡 이야기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교향악 축제'가 올해도 4월 내내 열렸다. 1988년 2월 예술의전당 음악당을 개관하면서 국내외 연주자들과 합창단, 실내악단, 교향악단들이 함께 개관 축하공연을 한 이듬해 1989년에 '교향악 축제'로 명명하고 교향악의 향연을 개최한지 22년. 교향악 축제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인 클래식 향연의 한 장(場)이 되었다.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음악환경을 개선하고 각 지역 교향악단들이 연주를 하며 함께 교향악단의 연주능력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의 이 축제는 교향악의 활성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문화수준을 크게 높이는 축제가 됐다. 1996년부터는 축제를 매년 4월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것으로 아예 축제기간과 장소를 확정하니 각 지역 교향악단 연주일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겨주하는 그 지역 출신인사들이 모여 고향 교향악단의 연주를 감상하며 고향의 긍지를 새기고 오랜만의 만남을 즐거워하게도 되었다. 교향악 축제는 교향악단의 실력향상을 위한 정보소통의 장이기도 하지만 출향인사들의 고향사랑 모임의 장도 된 셈이다.축제 초기에는 서울에 있는 교향악단과 지방 교향악단의 연주력 차이가 확연했으나 해가 지날수록 지방 교향악단들의 연주력이 향상되어 지금은 지방 교향악단의 연주도 서울에 있는 교향악단 못지않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전주시립교향악단도 지난 4월 14일의 연주에서 기대한 만큼의 찬사를 받았다니 반가운 일이다.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는 음악은 서곡(Overture), 조곡(Suites), 발레(Ballet), 협주곡(Concerto), 교향시(Symphonic poem) 등 많으나 아무래도 가장 중심 되는 음악은 교향곡(Symphony)이다. 교향곡을 연주하는 악단, 심포니 오케스트라(Symphony Orchestra)의 의미를 알아보면 교향곡이라는 의미의 심포니(Symphony)는 영어로서 그리스어 신(syn)과 포네(phone)가 어원이다. '신'은 '함께' 라는 의미이고, '포네'는 '울리다'의 뜻이니 '심포니'는 '함께 조화를 이루며 울리다'라는 뜻인 것이다.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심포니아(Symphonia)라는 용어로 쓰이다가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신포니아(Sinfonia)로 바뀌어 오페라, 오라토리오(Oratorio), 칸타타(Cantata) 등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 서곡(序曲) 역할을 했다. 오케스트라(Orchestra)는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이 행해지는 극장의 무대와 객석 사이 장소를 의미했다. 대개 반원형으로 되어 있는 이 곳에서 코러스(chorus)가 춤을 추기도 했고 기악연주자가 연주를 하기도 했다. '코러스'도 춤추는 장소의 의미라니, 그리스인들은 오케스트라와 코러스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 듯 하다. 장소를 나타내는 '오케스트라'는 바로크시대에 오페라가 나타나면서 오페라나 발레, 무용이 공연될 때 무대공연을 반주하는 연주자들이 있는 장소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무대 앞 장소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들이 '함께 어울러 음악을 연주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다양한 음색의 악기들이 함께 조화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 교향곡은 이와 같은 배경에서 나타났다.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초기에는 악기 배열의 표준 준거가 없었기 때문에 악기 구분 없이 자유롭게 모여 연주하였다. 음색은 관계 없이 음역에 따라 높은 음, 중간 음, 낮은 음의 역할로만 나뉘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연주이니 음악의 전체 흐름을 이끌어가기 위한 리더가 필요했고 그 리더 역할을 바로크 시대에는 건반악기 쳄발로(Cembalo) 연주자가 담당했다. 오케스트라 맨 앞 중앙에 앉아서 쳄발로를 연주하면서 몸짓으로 음악의 흐름을 이끌었던 것이다. 당시의 쳄발리스트는 항상 그 음악의 작곡자이었기에 음악이 연주되는 장소 '오케스트라'는 무대 위의 공연자나 객석 청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했다. 고전시대가 되면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이 체계화된 뒤에는 제1 바이올린의 우측 첫 자리에 앉는 악장이 전체 음악을 리드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과 같은 전문적인 지휘자는 교향악단 즉,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이 2관 혹은 3관 편성 이상인 60명 내지 80명쯤이 되는 19세기가 되어서야 있게 된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5.11 23:02

[전시] 한지로 다른 분위기 작품전시회 여는 이재승·유봉희 부부

이재승(58·예원예술대 교수) 유봉희(55) 부부는 같은 소재의 한지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지난 9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에서 열었던 이재승 유봉희 한지 부부전 '화이부동(和而不同)'. 서로 화합하되 각자 지닌 개성과 독창성을 잃지 않는 '화이부동'을 잘 드러냈다."결혼한 지 20여 년이 됐어요. 같은 한지를 하더라도 하고자 하는 분야가 다르고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았죠. 전시 한 번 같이 해보자 막연히 생각하다가 저질렀는데, 예상보다 너무 커져 버렸어요."같은 소재를 해왔지만, 출발점은 다소 달랐다. 이씨는 심상(心象)의 연작으로 마음을 관념화하면서도 단순화시켜 표현해왔다. 한지의 물성에 맡겨 먹의 번짐으로 순백의 세계를 만들기도 하고, 짙은 암흑의 세계를 연출하기도 했던 것."먹 안의 오방색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태고의 우주는 먹색(玄)에 있다고 봤어요. 삼원색을 합해도 검은색이 되잖아요. 먹은 우주의 모든 생명을 다 포함하는 색으로 봤습니다."이씨의 답변에 유씨는 "정서는 한국적이지만, 표현양식은 현대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아침마다 밥상을 차려놓고 30분씩 전쟁한다"며 "창밖을 보면서 30분씩 명상하기 때문에 아내는 시간에 쫓긴다"고 했다. '나, 너 그리고 우리' 연작을 내놓은 유씨는 화려한 색감의 한지로 다양한 인간의 희노애락을 표현했다."'나, 너, 우리' 연작은 작품의 소재와 주제를 함축시켜 놓은 것이에요. 우선 저는 줌치 기법을 사용해 한지를 여러 장 겹쳐 씁니다. 한지 한 장이 '나'라고 하면, 또 다른 한장은 '너'고, 3장 이상이 되면 '우리'가 됩니다. 한지꽃도 사람을 형상화시킨 것이에요. 그 안에서도 '나, 너, 우리'가 담겨 있습니다."유씨는 이어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을 표현한 게 아니라, 못나고 소외된 이들의 진솔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방향으로 긁은 금속판에 한지 작품을 덧댄 시도도 반응이 좋아 기쁘다고 했다. 칼로 무 썰듯 정확하고 분명한 것을 좋아하는 이씨와 유연하면서 두루 잘 어울리는 유씨는 극과 극을 달리는 성격.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미학적인 기준에 관해서는 합의점을 쉽게 찾는다. 다름'이 '같음'으로, '같음'이 '다름'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더 큰 '우리'로 거듭나는 것. 둘 다 학생 지도 경험이 있는 이들은 학생들을 위해서도 새로운 한지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학생들이 한지로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는 데 대한 불안감이 많습니다. 한지 작가도 다양하게 전시를 해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부부전을 언제 또 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기념비적인 걸 해보려 합니다. 그게 칠순 때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5.11 23:02

[전시] 원광대 미술대학 개교 64주년 한·중 교수작품 교류전

개교 64주년을 맞은 원광대(총장 나용호) 미술대학은 중국 로신 미술대학(원장 위이신)과 '제1차 한·중 교수 작품 교류전'을 열고 있다.원광대는 지난 1993년 로신 미술대학과 학술 교류 협정을 맺고 교류전을 약속했으나, 본격적인 교류전은 10년 만에 이뤄졌다. 이번 전시에서 양 학교의 교수·강사들은 각각 21점씩 총 42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원광대는 한국화·서양화·도예 작품 등을, 중국 로신대는 한국화·서양화·서예 작품 등으로 구성됐다.한국은 순수미술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참여,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 중국은 운반상의 어려움으로 일부 장르는 제한, 한국화·서양화· 서예 등 순수미술로 중국 전통적인 미가 담긴 작품들이 선보였다.김광재 원광대 미술대학 학장은 "지난 10년간 별다른 성과가 없어 지난 중국 방문차 적극적으로 타진해 이뤄졌다"며 "교류 전시 뿐만 아니라 학술 세미나도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교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전시는 12일까지 원광대 박물관 4층 특별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원광대 미술대학 교수진은 오는 7월 중국 로신대학 미술관 전시실에서 제 2차 교류전을 가질 계획이다. 전시는 12일까지 원광대 박물관 4층 특별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5.11 23:02

전북미술대전 각 부문 대상 수상자 인터뷰

9일 심사를 마친 '제42회 전북미술대전'에서 각 부문 대상을 수상한 영광의 얼굴들이다.올해 미술대전은 문인화 309점, 서예 173점, 한국화 75점, 서양화 67점, 공예 56점, 수채화 51점, 판화 46점, 조각 7점, 디자인 1점 등 총 785점이 출품됐다.▲ 문인화 대상 박춘자(황석국·64·남원시 동충동)"부족한점이많은데감사합니다." 박씨는 괴석에 국화를 표현한 작품을 내놓았다. 구륵법에 담채를 잘 처리해 담묵과 농묵을 잘 구사했다는 평가. 그는 앞으로도 붓의 터치와 구도 등 기본기에 더 충실해 좋은 작품을 내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예 대상 오민준(명심보감구·36·원광대 서예과 강사)"다시 처음처럼 시작하자는 각오로'명심보감구'를 선택했습니다. 대상 수상을 계기로 저를 극복하고 더 나은 작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씨는"서예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은 맛을 내는 공부라 매력이 있다"면서 "필획이 살아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화 대상 류양임(희망적 회상·32·부안군 봉덕리)"결혼 후 작업하는게 힘들었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류씨는 한국화에 먹에 돌가루를 쓰는 등 혼합 재료를 사용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줬다며 조형성과 전통적 색감이 한국적인 특징을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콩즙으로 밑바탕을 깔아 작품이 영구히 보존될 수 있도록 신경썼다.▲ 공예 대상 안시성(옹 기 달 항 아 리·44·김제시 백산면)안씨는 달 항아리가 주는 넉넉한 느낌과 장작 가마에서 뗀 자연스러운 색감을 담은 작품을 내놓았다.그는"옹기는 그간 된장이나 고추장을 담는 그릇으로만 여겨졌지만, 집안에 들여놓을 수 있는 옹기가 필요할 것 같아 제작했다"며"앞으로도 옹기 달 항아리 작품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수채화 대상 이현순(하루·52·전주시 인후동 2가)"좋은 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이씨는 맑고 투명한 느낌이 좋아 7년 전 수채화를 시작했다. '하루'는 베트남 재래시장에서 찍은 한 여인의 하루를 담은 작품. 정물과 인물, 풍경을 한 폭에 담아내기 위한 시도가 좋은 평가를 얻었다.▲ 판화 대상 박동열(일상적인 것들·60·광양제철초교 교사)박씨는 서양화를 하다가 5년 전부터 판화에 관심을 가졌다. 전통 기법에 쌀가마니를 이용한 현대적인 기법을 가미,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 그는 비구상 판화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해 작품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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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5.10 23:02

전북미술대전 종합대상 구성화씨

"아직 배울 게 많은 나이에 이런 큰 상을 받게 된 것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공모전할 때 마다 힘들어서 포기할까 몇 번이나 망설였거든요. 그림에 제 색깔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알겠습니다."'제42회 전라북도 미술대전'에서 서양화 부문에 '공존'을 출품해 종합대상을 수상한 구성화(24·군산대 대학원 재학)씨. 그는 옵아트(기하학적 형태나 색채의 장력을 이용해 시각적 착각을 다룬 추상미술)로 표현된 작품을 내놓았다."사람마다 대상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감성이 다르잖아요. 옵아트로 평면적인 선이나 문양을 이용해 입체적인 느낌이 도드라지도록 했습니다. 다소 낯설다는 느낌이 들어도 신선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이번 작품은 졸업 작품의 연장선. 그는 평행선이나 동심원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의 화면을 보여주고 붉은 계열과 녹색 계열을 병치해 색채의 긴장감을 유발시켰다. 그 결과 관람자는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고,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옵아트는 이지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로 여겨지기가 쉬운데 더 연구해서 좀 더 감성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학생 신분에 충실하면서 더 좋은 작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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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5.10 23:02

전북미술대전 문인화 치중 여전…장르간 통폐합 필요

제42회 전라북도 미술대전'의 종합대상은 서양화 부문에 '공존'을 출품한 구성화(24·군산대 대학원 재학)씨에게 돌아갔다.올해 미술대전은 총 785점이 출품, 지난해보다 출품작이 약간 증가했다. 문인화가 309점으로 압도적으로 많이 출품됐으며, 서예 173점, 한국화 75점, 서양화 67점, 공예 56점, 수채화 51점, 판화 46점, 조각 7점, 디자인 1점 등이 출품됐다. 특히 올해는 문인화 서예 수채화 공예 부문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으나, 다른 부문은 답보 상태에 머물렀거나 줄었다. 무엇보다도 조각은 7점, 디자인은 1점에 머물러 장르간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다.심사위원회(위원장 임병춘)는 지난 4년간 종합대상을 내지 못한 3개 장르인 서양화·수채화·판화로 좁혀 심사를 진행, 3차 투표에 걸친 끝에 서양화를 종합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품 수준 보다 특정 장르의 고른 발전을 위해 종합대상을 선정한다는 논리로 비춰져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일부 심사위원은 "명확한 심사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다소 심사에 불만이 있더라도 제대로 된 목소리가 반영되기 힘들다"고 말했다.그러나 임병춘 심사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종합대상을 내지 못했다고 해서 세 장르로 범위를 좁힌 것이 아니라 작품 수준에 따라 결정했다"고 답변해 수상작 선정에 의구심이 들게 만들었다.심사는 한국화 이재승 이형수 이승연 성민홍 한은주 손정국 정재석씨, 수채화는 소훈 최인수 정재성씨, 조각은 최병길 이한우 엄혁용씨, 공예는 이연희 양 훈 송수미 강정이 최경옥 이경득씨, 서예는 손경신 최영임 이원자 문영희 조수현씨, 문인화는 정순태 김연익 정의주 김도연 강영순씨, 판화는 송창만 김미경씨, 디자인은 이연희씨가 맡았다.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김두해)가 주최하고 전라북도 미술대전 운영위원회(위원장 김항용)가 주관한 미술대전 시상식은 1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수상작 전시는 1부(서양화, 수채화, 조소, 공예, 디자인, 판화)는 10일부터 15일까지, 2부(한국화, 서예, 문인화)는 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초대작가, 추천작가 작품 전시는 14일부터 2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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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5.10 23:02

42회 전북미술대전 종합대상 구성화 씨

'제42회 전라북도 미술대전'은 서양화 부문에 '공존'을 출품한 구성화(24·군산대 대학원 재학)씨가 종합대상의 영예를 안았다.올해 미술대전은 문인화 309점, 서예 173점, 한국화 75점 등 총 785점이 출품, 지난해보다 출품작 수가 약간 늘었다. 젊은 작가의 참여가 높아진 데다 중진 작가 또한 고루 참여해 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 가장 많이 출품된 문인화 부문은 작품 수준이 전반적으로 우수해 구도와 붓의 터치 등 기본기에 충실한 작품이 선택됐으며, 한국화 부문은 조형성과 전통적 색감을 사용해 한국화의 특징을 살린 작품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심사위원회(위원장 임병춘)는 심사위원들의 양해를 얻어 지난 4년간 종합대상을 내지 못한 서양화·수채화·판화 부문으로 좁혀 세 차례에 걸친 투표 끝에 서양화를 종합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미술대전 발전을 위해서는 작품 수준이 우선 평가될 수 있도록 심사 규정이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출품작 수가 10점 미만 조각·디자인 부문의 장르간 통·폐합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김두해)가 주최하고 전라북도 미술대전 운영위원회(위원장 김항용)가 주관한 미술대전 시상식은 1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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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5.10 23:02

[전시] 재미 작가 임충섭 4년 만에 국내 개인전

전시장에 달이 떴다. 하늘에 뜬 달과 물 위에 비친 두 개의 달이다. 하늘의 달이 절대자연을 지칭한다면 물 위의 달은 문명사회를 상징한다. 이를 통해 서구의 이분법적 사고를 비판하고 자연과 문명의 연계를 시도한다. 그것은 "물에 비친 달도 달"이라며 실재와 허상이 하나임을 설파했던 16세기 퇴계 이황의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 임충섭(69)이 30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여는 개인전에 내놓은 '월인천강'(月印千江). 다듬이질 소리와 농사 짓는 소리, 늑대의 울음소리 등이 들리는 가운데 전시장 벽에 찼다가 이지러지는 달의 모습이 투사되면 살아있는 물고기 네 마리가 헤엄치는 인공 연못 위로 달의 이미지가 반사되는 작품이다. 충북 진천 출신인 작가는 서울예고 시험 보는 날 이젤을 처음 구경했을 정도로 어렵게 미술을 공부했다. 서울대 미대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생계수단으로 접시닦기, 화장실 청소, 집수리 등 안한 게 없다고 한다. "몇 만개의 햄버거를 먹었지만 아직도 내 몸에서는 된장냄새가 나요. 어릴 적부터 봐왔던 달을 통해 동양정신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1980년에 뉴욕의 유수 화랑인 오케이 갤러리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가진 작가는 자연과 문명 사이에서 동양화의 여백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사각의 캔버스를 과감히 해체하고, 동·서양의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비디오 영상설치 작업으로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스미소니언 허쉬혼뮤지엄 등에 작품이 들어갔다. 4년 만에 국내 개인전을 여는 작가는 10년 동안 준비했던 작업을 선보인다. "서구문명에서는 꽉 찬 햇님이 중심이고 동양에서는 줄임과 여백의 달님이 정신세계의 근거가 되지요. 이번 달은 하와이 달이기도 하고, 다큐에 나오는 달이기도 해요. 피라미드처럼 쌓기도 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현대적 조형언어로 해석하기도 했어요." 전시에서는 2000년대 이후 10년을 돌아보며 동양의 정신성을 보여주는 작품 40여점이 소개된다. '두루미 두루마기'는 두루마기를 추상화해 표현한 작품이며, 명주실을 이용한 '오름·내림'은 한국의 전통 베 짜기를 연상시킨다. 자신만의 풍경언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풍경' 연작, 잠재의식 속에 있는 미적인 기호와 조형적 이상향을 채집한 '화석 풍경'도 눈길을 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현대문명과 자연 사이에서 얻어진 여행담"이라고 말한다. 그가 사는 곳은 현대 문명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도시, 그 중에서도 가장 도시적 속성이 두드러진 뉴욕이다. 유년기에서 비롯된 자연에 대한 향수를 품고 그는 매주 도심 속에서 자연을 찾아 한 시간 남짓 드라이브를 한다. 그는 이를 '의식여행'이라 일컫는다. 이 여행으로 문명의 틈새에 스며들어 있는 자연을 발견하고 때로는 단절돼 있는 듯, 때로는 대조적인 이 둘 사이에 미술언어로 조형적 다리를 놓아가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일단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든 뒤 줄임과 생략을 통해 재창조해야 작업이 완성되는데, 그 줄임과 생략이 바로 여백"이라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을 비운 달님에 동화되는 기분이다(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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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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