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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詩가 된 김광석 전주서 부활

"앨범도 냈는데, 이제는 좀더 프로페셔널한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이라 설레이면서도 두렵지만, 제 음악을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통기타 하나에 의지한 채 지역에서 부지런히 움직여 온 포크가수 김대훈. 그가 첫 콘서트 '내가 아는 단 한사람'을 열며 본격적으로 관객들과 만난다.지난해 2월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첫 정규앨범을 내며 자신이 직접 작곡한 9곡의 노래를 세상에 내놓은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더 좋은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1부는 그가 음악을 시작한 계기이기도 한 음악적 스승 고 김광석 추모 공연으로 진행된다. 2002년부터 김광석 추모 공연에 참여해 온 그에게 김광석은 어려운 음악적 환경 속에서 꾸준히 활동하게 해주는 원동력. 전북시낭송협회 표수욱 회장의 시낭송도 더해진다.2부는 그의 음악으로 채워진다. 타이틀곡 '내가 아는 단 한사람'을 비롯해 해금 선율이 애절한 '성원', '내가 본 나와 너' '어느 겨울' 등을 들려준다. 관객들과 함께 한대수의 '물 좀 주소'와 들국화의 '사노라면'도 부른다.이번 콘서트는 '밥풀데기'로 유명했던 김정식 목사가 스탭으로 참여해 공연 실황을 영상물로 제작한다. 공연은 10일 오후 5시30분 옛 전주 프리머스 자리에 위치한 레드제플린.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4.09 23:02

[전시] 메세나 모범 사례로 기증문화 활성화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9일부터 25일까지 '2009 신소장품전'과 '하정웅 기증작품전 - 손아유의 추상세계'를 동시에 연다.'2009 신소장품전'은 전북의 작고 작가와 원로·중견·청년 작가를 망라하는 작품 31점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김성석 김수자 김영란 김영미 나인하 노시은 류연복 류창희 박상규 박재연 박천복 서희화 유기준 이 용 이중희 임택준 임현채 전량기 전수천 정미경 조주승 최광호 홍성녀씨.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해 주목을 모은 설치미술가 전수천씨는 자연과 인간의 소통되지 못한 현실을 표현했다. "무수히 많은 선을 그어대듯 바느질도 드로잉의 연장"이라는 김수자씨는 회화와 바느질로 일상의 감정을 드러낸다. 플라스틱 폐자재를 활용해 화조도와 문자도의 조화를 이룬 작품을 탄생시킨 서희화는 전통미술의 색채가 짙다.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71)은 지난해 이곳에 손아유(1949~2002)의 작품 122점을 기증했다. 자신의 소장품을 조건 없이 기증해 진정한 메세나 운동을 보여준 그는 125점을 더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일 이주 노동자 아들로 태어나 헐벗고 가난했던 시절 생계에 뛰어들면서 캔버스에 대한 미련이 많았던 그에게 작품 수집은 일종의 대리 만족. 손아유는 오사카 출신의 재일 교포 2세로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활동을 펼친 유망한 작가로 하 관장이 그의 작품에 매료돼 수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 관장은 "슈타이너 인지학을 공부해 현대 문명 속에서도 영혼과 정신의 귀함을 믿는 철학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하정웅 기증작품전 - 손아유의 추상세계'는 1970년대부터 2000년까지 제작된 수채화, 드로잉, 판화 등을 통해 그의 전 생애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신체를 비롯해 우주로서 반복해 드러나는 선과 색, 공간을 통해 존재 양식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흥재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메세나의 모범 사례를 확인하고 지역의 미술품 수집과 기증 문화를 성숙시키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4.09 23:02

전주MBC 창사 45주년 특별기획 초대전 '남천 송수남' 展 개막

50년 넘게 가꿔온 수묵밭이 꽃처럼 만개했다.전주MBC 창사 45주년 기념 특별기획 초대전 '남천(南天) 송수남'전이 7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개막했다.오는 27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실에서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1938년 전주에서 태어난 남천 선생이 오랜 기간 중앙에서 활동하다 고향에서는 처음 여는 귀향 개인전. "마음이 이상하다"는 말로 운을 뗀 송수남 선생은 "고향에 돌아왔다는 것이 감격스럽다"며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완주 전북도지사와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 한옥마을이 고향인 선생이 자랑스럽다"며 "수묵화에 혁명을 일으킨 선생의 작품이 더욱 빛나길 바란다"고 축사를 더했다.이번 전시는 남천 선생의 전 생애를 아우르고 있다. 1950년대 전주 경기전 그림 이외에도 60년대 채색 산수, 70년대 관념적인 산수와 장식적인 산수, 80~90년대 흑백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남천 산수', 2000년대 화려한 꽃그림까지 250여 점이 전시됐다.남천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미술평론가 김상철씨는 "선생님의 꽃은 절대 야하거나 속되지 않으며 수묵은 한없이 적막하면서도 외롭지 않다"며 "이것이 바로 품격과 격조인데, 예향 전주가 그 바탕이 된 것 같다"고 작품세계를 소개했다.전시를 주최한 전주MBC 선동규 대표이사는 "서양화와 한국화, 추상과 구상을 아우르며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넓힌 남천 선생의 특별초대전이 지역민들에게는 한국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지역 화단에는 활기와 신선한 충격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전시는 창사 45주년을 맞은 전주MBC가 도민께 드리는 정성"이라고 말했다.이날 개막식에는 김완주 전북도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임병찬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안홍엽 필애드 대표,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 조통달 명창, 조금숙 전 전북여성단체협의회장,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 여운 전 민족미술인협회장, 여태명 한국민족서예인협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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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4.08 23:02

[공연] 2010 서울국제음악제 내달 개최

음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는 2010 서울국제음악제(SIMF)가 내달 23-31일 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호암아트홀 등지의 서울 시내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서울국제음악제는 음악을 통한 화합과 국제 교류를 표방하며 한국국제교류재단 후원으로 지난해 처음 시작된 축제다. 2회째를 맞은 올해 축제는 '뮤직 프리즘(Music Prism)'이라는 주제 아래 위대한 작곡가의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근현대 작곡가들의 작품과 20세기 음악의 흐름을 선도한 기념비적 작품 위주로 꾸민다. 말러의 곡을 바탕으로 쓴 슈니트케의 '피아노 4중주', 슈만의 작품을 재해석한 코글리아노의 '클라리넷과 현악 4중주를 위한 독백', 리스트가 새롭게 편곡함으로써 탄생한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헨델의 곡을 모티브로 삼은 쇤베르크의 '현악 4중주를 위한 협주곡' 등 참신한 곡을 대거 소개한다. 이와 함께 현대음악의 새로운 경향을 엿볼 수 있도록 여러 초연곡도 무대에 올린다. 브리지의 '현악 4중주를 위한 노벨레텐', 펜데레츠키의 '현악 4중주 3번', 브리튼의 '파사칼리아', 쇤베르크의 '공중 정원의 책' 등이 연주되고, 이신우의 '클라리넷협주곡', 강석희의 '마림바 협주곡'은 세계 초연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외 실력파 연주자들이 어우러져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준다. 197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래 대가의 길을 걸은 피아니스트 시프리엥 카차리스, 현존하는 최고의 현악 4중주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상하이 스트링 콰르텟, 섬세한 쇼팽 해석으로 찬사를 받는 젊은 피아니스트 얀 리치에츠키, 비올리스트 아브리 레비탄, 카잘스음악축제 음악감독을 맡은 클라리네티스트 미셸 레티엑 등이 한국을 찾는다. 국내 연주자로는 백건우가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하는 것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피아니스트 박종화, 클라리넷 기대주 김한, 서울바로크합주단, 금호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가 참여한다.지난해에 이어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작곡가 류재준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과거, 현대, 미래를 관통할 수 있는 큰 흐름을 살피자는 의미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새로운 음악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전체 프로그램의 3분의 1가량은 근현대 음악으로 채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어 "세계적인 음악제와의 교류를 통해 서울국제음악제를 국제적인 행사로 키우고, 젊은 음악인들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감독에 따르면 서울국제음악제는 올해 초 폴란드의 '루드비히 반 베토벤 음악제', 스페인의 '칼라호라 음악제' 등과 교류를 시작했고, 내년에는 파블로 카잘스 음악제와도 프로그램과 연주자를 교환할 계획이다. 또, 이번 축제부터 서울국제음악제 아카데미(ASIMF)를 설치해 젊은 음악도들에게 거장들과 함께 연습하고 공연할 기회를 제공한다. 오디션을 통해 현악과 클라리넷 부문의 젊은 연주자 80여 명을 뽑아 축제 기간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할 기회를 주고, 젊은 연주자들과 거장이 함께 꾸미는 음악회를 5월29일 성남아트센터, 6월1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각각 열 예정이다. 2만-20만원. ☎1544-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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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4.07 23:02

[전시] 진안출신 청산 김선득 화백 7일 작품전시회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진안출신 청산(靑山) 김선득(사진·51·한국화가) 화백이 동양의 오방색으로 자연 속에 덧칠을 한 '상생(相生)'을 주제로 오는 7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작품 전시회를 연다.이번 전시회에서 김 화백은 그만의 화법인 적묵(積墨)이나 발묵(潑墨)에 의한 기운생동(氣韻生動)의 묘미가 잘 드러나는 '2010 상생&나의 생각'을 대표작으로, 100호 7점과 20호 30점 등 총 37점의 한국화를 선보일 예정이다.건설업(대도건설)을 겸하고 있는 김 화백의 작품은 전통적인 남화정신과 기법, 사상을 토대로 한국 산수 자연을 형상화 한 게 특징.특히 그의 실경산수화는 세밀한 관찰력과 상상력이 혼재하는 독특한 화풍으로 인해 먹의 운용이나 운필에 있어 정통성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기본기를 확인할 수 있다.그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현대 한국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지된 새로운 실험정신의 면모를 선보였다.이러한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 시도는 서구 현대미술의 단순한 응용이나 파격의 범주를 벗어난 한국화만이 가진 흔들림없는 자생력을 기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실험적인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김 화백은 진안 출신으로, 1990년 대전 무궁화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4차례의 개인 전시회를 열게 되면서 중견 화가 반열에 오르게 됐다.이 같은 열정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특선을 비롯, 통일맞이 그랑프리미술대상 우수상, 한국미술대전 한국화 금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으로 이어졌으며, 현재 사)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부회장 겸 중앙이사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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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문
  • 2010.04.07 23:02

[전시] 시어머니 보따리속 '살맛 나는 이야기' 펼치다

'구닥다리' 물건이 명품(名品)으로 취급받는 곳. 안소민(33·전주 MBC 방송작가)씨네 집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안씨의 시어머니 박춘옥(74)씨의 살림. 박씨가 결혼할 때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평균 수명이 30여 년 이상 된다. 박씨의 친정 어머니가 노리개를 팔아 장만해 준 은수저 한 벌은 손잡이 무늬까지 닳고 닳았지만, 아직도 밥상에 오른다. 박씨가 임신했을 당시 입었던 임부복을 비롯해 포대기도 안씨의 몫이 됐다."40년 이상 된 것이라고 하면, 아무도 안 믿어요. 낡고 닳기만 했다면 안 썼을 테지만, 얼마나 보드랍고 포근한 지 모릅니다. 이런 천은 이제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어요."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대표 김지연)에서 열릴 '시어머니의 보따리를 펼치며'전은 장롱 속 깊이 간직한 박씨의 보따리를 안씨가 꺼내면서부터다. 안씨는 "시어머니가 두 아이의 기침 감기를 낫게 해주기 위해 약배즙을 만들어 준 이야기를 오마이뉴스에 쓰면서 서민들의 소소한 일상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시어머니가 칠십 평생 간직하신 보물을 모아 생활박물관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전시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박씨가 이 모든 물건들을 흔쾌히 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자질구레해서 남 앞에 내놓기 민망하다", "이게 무슨 이야기꺼리가 되느냐"며 사양했다. 이에 김지연 대표가 "보따리 속 이야기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사연"이라며 부추겼고 안씨가 거들어 박씨의 마음을 돌렸다."저희 어머니가 시집 보낼 때 한 가지 한 가지 신경 써서 해준 게 제일 애착이 가죠. 어머니가 종갓집 맏며느리였기에 참 얌전하게 살림을 했지요. 저는 우리 어머니에 비하면 솜씨가 없어요."박씨가 시집 올 때 가져온 백동화로는 아직도 윤이 난다. 옷이나 버선 기울 때 쓰도록 천 조각을 모아 만든 헝겊 보따리, 안쪽에 반찬 국물이 배어들지 않도록 기름 먹인 종이를 덧댄 노란 상보, 색색의 골무까지 박씨의 친정 어머니 작품. 매년 물건을 꺼내 정성스레 닦고 보관해온 박씨의 정성이 덧대어져 보관 상태가 좋다.박씨의 남편 신태근씨의 결혼 앨범·청첩장, 신씨가 셋째 아이를 가진 박씨에게 지방으로 연수간 사이 보낸 편지 등을 보면 이들 부부 금슬을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신씨가 20대 즐겨 입은 꽃무늬 양단 조끼, 박씨가 신혼 때 즐겨 낀 흰 레이스 장갑을 보면, 부부가 보통 멋쟁이가 아니었던 듯.박씨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련한 뜨개질 한 분홍색 뜨개질 양말은 안씨의 아이들에게도 대물림이 됐다. 그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썼던 미국제 가위는 손자·손녀 손톱깎기용으로 쓰인다.안씨는 "무엇이든 새로운 것, 빠른 것, 편한 것으로 갈아타려는 세대에 어머니의 이런 진득한 고집은 불편해보이기까지 한다"며 "하지만 한 사람의 고집으로 우리에게도 저런 삶과 시대가 있었구나 하고 돌이켜볼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작게 보면 한 개인의 역사지만, 확대해보면 한 시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고집스럽게 간직해온 한 사람의 물건에 '칠십 년'이라는 이자가 붙어 추억의 잔고를 넉넉하게 해줄 것 같다. 전시는 10일부터 5월30일까지 계속되며, 개막식은 1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4.07 23:02

T.O.D랑 두번째 소리연극 '찔레'…화려함 없어도 반응 뜨거웠다

사건이 벌어지는 곳이 어딘지 금세 드러나는 친절한 무대세트, 입체감을 주기 위한 색색의 조명들, 그리고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배우들의 동작과 표정…. 우리는 그동안 너무 화려한 연극에만 익숙해져 있었다.그런 점에서 T.O.D랑(대표 최정)의 두번째 소리연극 '찔레'(작·연출 임형수)는 많은 것을 덜어낸 연극이다. 세트라고는 의자 네 개와 테이블 한 개가 전부. 조명도 기본적인 조명만 쓴다. 의상도 따로 없다. 통일된, 일종의 유니폼을 맞춰입은 배우들은 연극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몸으로 줄 수 있는 정보를 최소화한 채 허공을 바라보며 대사를 읊는다. 배우들의 대사, 즉 청각적 이미지를 강조한 연출기법. 그래서 장르도 '소리연극'이다.지난 2일 창작소극장에서는 '찔레' 시연회가 열렸다. 창작초연된 '찔레'의 맛은 담백했다. 적어도 지난해 낭독회 성격에 가깝던 첫 공연을 올리고 들었던 "굳이 해야겠어?"라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연극적 성격을 더해서인지 시연회 반응은 뜨거웠다. "배우들이 정면만 보고 연기를 하는데 시선처리가 어렵지 않느냐", "실험극이라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약간의 무대장치를 뺀 것일 뿐 실험연극으로서 약하다는 느낌이다" 등 밀도있는 질문들이 쏟아졌다.TV에 중독된 늙은 어머니 '주', 영화배우로 잘나가던 시절을 잊지 못하는 아들 '진', 스타의 피앙세로 우아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동거녀 '희'.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반복적인 구성과 대사 속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만 쳇바퀴처럼 되풀이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주'는 죽은 남편을 닮은 배우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며, '진'은 결국은 신음소리만 가득한 에로영화를 찍게 되고, '희'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요란한 화장과 옷에 집착하며 채운다. 장사익의 '찔레꽃' 노래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며 가족들과도 소통하지 못하는 외로운 인간의 모습이 묵직하게 느껴진다.사실 작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연극적 기술에 대한 욕심을 자제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찔레'는 스펙터클한 연극이 대세인 지금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일 수도 있다. 문득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그 곳에서 연극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또하나의 발견이 있다면, 배우들이다. 특히 중부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전북에서는 처음 무대에 서는 '진' 역할의 구철호는 신선함과 성실함, 연기에 대한 집중력을 보여준다. 연고가 없는 전북에서 얼마나 더 활동하게 될 지는 모르지만, 20대 후반의 남자배우가 귀한 우리 지역에서는 어찌됐든 반가운 일이다.'찔레' 본공연은 9일 오후 7시30분, 10일 오후 3시·7시 전주창작소극장. 공연수입의 10%를 온누리 안은행에 기부하기로 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4.06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27)시(詩)와 클래식(5)

스트라빈스키는 '노래가 가사의 표현에만 기능이 국한되면 그 노래는 음악의 영역을 떠났다고 할 것이다'며 가사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는 음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철학자이자 미학자이며 꽤 많은 곡을 작곡하기도 한 아도르노(Th.W.Adorno, 1903~1969)는 사회나 대중에 영합하지 않는, 기능이나 목적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만을 위한 음악이 진실한 음악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시와 하나된 음악, 시 노래는 진실한 음악이 아니라는 말인가? '음악만을 위한 음악'을 위해 인성(人聲)도 악기소리로 취급하는 등 말 즉, 시 운율을 멀리한 현대어법의 시 노래를 작곡하니 청중들은 의미를 교감할 수 없어 외면할 수 밖에! 근래에는 다시 청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사람은 말을 하며 살기 때문에 정화된 말 즉, 시가 있으면 '시 노래'의 교감이 훨씬 진한 것이다.미국의 인기있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이면서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57>의 음악을 작곡하였고 전 세계에 방영된 '젊은이들을 위한 음악회'라는 TV강연으로 클래식에 대한 젊은이들의 공감을 넓히고자 노력하였던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1910~1990)은 온전한 구조와 정선된 형태를 존중하는 음악, 아름다운 항아리처럼 나무랄 데 없는 형태를 귀중하게 생각하는 음악이 클래식이라고 정의하였었다. 클래식의 한 장르인 시 노래, 예술가곡에 대한 정의(定義)이기도 하겠다.문화의 변화가 급격한 현대에도 시는 있고, 시 노래는 여전히 많은 작곡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시 노래의 음악적 표현이 다양해졌을 뿐이다. 문명 변화에 의해 등장한 전자악기나 전자기기들의 음향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예술가곡이 작곡되기도 한다. 물론 진지한 사유를 통해 온전한 구조와 정선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시 노래 예술가곡은 짧은 형식안에 시와 음악이 용해되어 있기 때문에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아도 작은 노력으로 친할 수 있는 클래식이다. 성악가의 발성을 반드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시와 하나된 노래를, 시를 좀더 감성있게 낭송한다고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하면 되는 것이다.지금 많은 청소년들은 시는 없고 자극적인 말만 있는 강한 비트의 대중음악에 너무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시정 순수한 클래식, 시 노래를 친하게 느낄 수 있으면 우리나라 문화도 한 등급 상향할 것을…. 아름다운 섬 <홍도>를 유람하는 관광선의 배경음악이 시끄럽기만 한 음악이어서야 되겠는가? 아름다운 항아리처럼 나무랄데 없는 시 노래가 배경음악이면 관광선에서 보는 <홍도>의 아름다운 풍광, 비경도 한결 돋보일것이다. 왜 모를까?음악은 긴장을 풀어주기도 있다. 지금도 기억에 새로운 전세계를 감동시킨 밴쿠버 올림픽 피겨 여왕 김연아는 경기를 시작하기 바로 전까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가? 날으는 새! 음악으로 긴장을 푼 그녀는 빙판위에서 한없이 아름다운 춤 연기를 보여주었었다. 듣고있던 음악은 아마도 아정한 음악이었을 것이다. 시 노래이었을까?음악은 불안감 해소에도 큰 효과가 있다. 환자의 수면을 돕거나 수술에 대한 불안을 완화시켜주기도 하고 정신장애가 있는 이에게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응급실의 위급상황에 대한 불안, 긴장 때문에 직무 스트레스가 큰 의료진에게 짧은 휴식시간에 예술가곡을 들려주었더니 불안감 해소에 큰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아침 산책길에 자주보던 목련이 드디어 꽃을 피웠네! 봉곳­-이 맺혀있던 개나리 꽃-봉오리가 드디어 꽃을 피웠네! 예쁘디 예쁜 꽃을 피웠네!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부르던 <4월의 노래>가 생각난다.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시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4월의 노래, 1951>를 노래하며 꽃피고 새 노래하는 화창한 봄, 4월의 아름다운 계절을 마음껏 느껴보면 좋을 것을! 운율이 어눌하면 어떠리. 시를 한편 써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그 시를 자기 좋은대로 노래 해 보는 것이다. 음유시인이 되어보는 것이다./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4.06 23:02

[전시] 현대인의 고독·슬픔·열망이 활짝 피다

6월 열리는 엑스포 준비로 분주한 중국 상하이는 꽤 역동적이다. 하늘높이 치솟은 빌딩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는 오가는 자동차와 인파들로 활기차다. 엑스포를 앞둔 지난 2일 '2010 한·중 현대미술교류전'이 상하이 중심가의 페이지(FEIZI) 갤러리에서 개막됐다. 벨기에 브뤼셀에도 전시장을 둔 페이지는 세계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글로벌 갤러리다.'色視滿發(색시만발)'이라는 주제로 30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는 다양한 장르의 한·중 작가 5명씩 10명이 참여했다. 미술전문잡지 '퍼블릭아트' 후원으로 성사된 전시 개막식에는 참여 작가와 상하이의 각계 인사들이 대거 몰려들어 한·중현대미술 교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色視滿發'의 '色視'는 색을 본다는 뜻으로 즉물적이고 감각적인 현대인의 고독, 슬픔, 존재감 상실뿐 아니라 이의 해소를 위해 새로운 이상을 열망하는 시선을 의미하고, '滿發'은 활짝 피다는 뜻으로 현대인의 삶의 이미지를 다양한 조형어법으로 표현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전시는 두 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존재의 가벼움' 섹션에서는 현실 세계를 떠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안주하지도 못하는 도시인의 허허로움을 표출한 다섯 작가의 작품이 걸렸다. '듀얼 누드(Dual Nude)' 시리즈의 허두오링과 '누군가(Someone)' 시리즈의 지앙용은 충동적이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고뇌를 얼굴이나 신체의 윤곽만으로 표현했다.자오후아센의 '사춘기와의 작별(Farewell to Puberty)-달콤한 꿈' 시리즈, 빌딩숲의 차가운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물질주의를 지향하는 현대인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최승희의 '도시산수',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개인의 기억만을 붙든 채 익명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눈과 입 등 얼굴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마스크 작업으로 표현한 손민형의 '바람이 부는 곳으로' 등이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이상에의 동경' 섹션에는 속도와 경쟁의 도시생활에서 인간성 상실, 잃어버린 자존심, 가족애 등을 표현하면서도 치유의 공간을 동시에 제시한 다섯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굵고 가는 선을 중첩시켜 잠재된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리우덩의 '불꽃 기호(Flame Marks)' 시리즈, 현실의 허무주의를 문자를 해체시킨 조각으로 형상화한 왕지에더의 '현자의 교훈(Sages Sayings)'이 눈길을 끈다.배라는 사유공간에서 유명 화가들의 이상과 철학을 공유하고픈 꿈을 그린 김영미의 '위대한 공간', 자유로운 붓놀림으로 생성된 추상적 공간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고 우주와 자연, 인간의 상생을 염원하는 이열의 '생성공간-변수', 도시에서 떠나 자연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을 담은 김종숙의 '인공산수' 등이 이상향에 대한 동경을 드러낸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오세인 독립큐레이터는 "고속 성장하는 동아시아 도시민의 아픔과 열망을 현대미술 작품을 통해 바라보게 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현대성에서 기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카타르시스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전시 후 6월 한 달간 서울 부암동 자하미술관으로 장소를 옮겨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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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05 23:02

[공연] 국내 초연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듀엣 '언제나 그곳에' 잊혀지지 않을 멜로디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 마지막 곡은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이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삽입된 곡으로 무대에 섰던 조승우, 홍광호 뿐만 아니라 많은 가수들이 널리 부르는 애창곡 중에 하나다. 뮤지컬을 안 본 사람도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고 귀에 익은 곡이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면서도 섬세하고 감성적인 멜로디라인을 갖고 있다. 그는 "내 음악은 보여주는 게 아니다. 가슴에서 나온다"라고 말한다. 와일드혼의 음악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와일드혼의 신작인 '몬테 크리스토'가 국내 초연된다. 지난해 스위스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된 이후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한국이 처음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음악이다. 와일드혼이 '지킬 앤 하이드'에서 보여준 것 이상의 짜릿한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지는 '몬테 크리스토'의 성공 여부와 직결된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넘버는 '언제나 그곳에(I'll be there)'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 주고받으며 부르는 듀엣곡으로 한 번만 들어도 잊히지 않는 멜로디와 강렬한 인상을 갖춘 곡이다. '몬테 크리스토'는 '삼총사'의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로 이미 수차례 영화화 돼 익숙한 이야기다.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의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는 그의 지위를 탐낸 친구 몬데고의 배신으로 14년간 감옥에 갖히고 연인 메르세데스도 빼앗긴다. 탈옥한 단테스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신분을 숨기고 복수에 나선다. 몬테 크리스토 백작 역은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등 뮤지컬 스타들이 나선다. 여주인공 메르세데스는 '드림걸즈'의 히로인 차지연과 최근 뮤지컬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한 옥주현이 번갈아 맡는다. 몬데고 역은 지난해 각각 '드림걸즈'와 '돈 주앙'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최민철과 조휘가 낙점됐다. 21일부터 6월 13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셜아트센터(02-639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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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05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26)학식 높았던 명창 김연수(4)-판소리의 특성

김연수의 판소리 학습과 관련해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김연수 자신이 정정렬을 가장 따르고자 했던 스승이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김연수가 정정렬을 만나 판소리를 배운 것은 1936년이다. 상경 직후인 1935년에는 송만갑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웠다고 하였다. 그런데 정정렬로부터 판소리를 배울 때는 충청북도에 있는 현암사와 내금강 표훈사 등 구체적인 장소까지 말했다. 현암사에서는 <적벽가>를 배우고, 표훈사에서는 <춘향가>를 배웠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스승을 모시고 절에서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 것이다. 1차로 <적벽가>를 배우고 나서 다시 <춘향가>를 또 배웠던 것을 보면, 김연수가 정정렬의 소리를 매우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김연수는 1938년 스승인 정정렬이 별세한 후, 정정렬 선생이 5년만 더 살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무척 아쉬워했다고 한다. 실제 김연수는 정정렬의 판소리를 모범으로 삼고 자신의 판소리 세계를 구축하려 했다.김연수는 다른 소리꾼과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보통의 소리꾼들은 스승으로부터 배운 판소리를 약간씩 바꿈으로써 자신의 판소리 세계를 구축한다. 그런데 김연수는 배운 것을 약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거의 전면적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래서 김연수의 판소리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와는 아주 다른 판소리가 되어 버렸다. 김연수 자신이 배웠다고 말한 판소리와 현재 전승되고 있는 김연수 바디 판소리는 완전히 달라서, 전승계보를 통해서는 김연수 판소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러기 때문에 김연수의 판소리는 동편제니 서편제니 하는 과거의 틀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그러면 김연수의 판소리는 어떤 것을 토대로 해서 만들어졌는가? 음악적 특성 면에서는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정정렬의 소리를 모범으로 삼았다. 사설에서는 신재효의 사설과 일제강점기 당시 인기를 끌었던 판소리계 신소설을 대거 차용했다. 특히 김연수는 신재효의 사설을 많이 차용했다. 그런데 김연수는 신재효로부터는 사설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 신재효가 판소리 사설에서 추구했던 이른바 합리성까지 그대로 따르려고 했다. 물론 신재효가 추구한 합리성과 김연수가 추구한 합리성은 다르다. 신재효는 유교적 합리성이라고 할만한 내용을 추구했지만, 김연수는 근대적 합리성이라고 부를 만한 내용을 추구했다. 예를 들자면, 신재효는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자신의 눈을 뜨기 위해 딸을 팔아먹었다는 오해를 살까봐, 공양미 삼백 석을 몽은사로 바치겠다는 약속을 심봉사가 아니라 심청이 하는 것으로 하였다. 김연수는 <적벽가>의 '장승타령'에서 조조와 장승이 말을 주고받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하여, 나무가 어떻게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하면서, 천하가 말세 되어 시절이 분분하면 사람과 귀신이 뒤섞여 목신도 능히 말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굳이 덧붙였다.겉으로 볼 때 김연수 판소리가 다른 판소리와 가장 다른 점은 김연수 판소리의 사설이 마치 연극의 대본같이 생겼다는 점이다. 김연수는 자신의 판소리 사설을 출판했는데, 그 사설집은 대사로 볼 수 있는 부분은 등장 인물에 따라 배역을 표시하였고, 해설 부분은 도창이라고 해서 대사와 구분을 하였다. 사설 곁에 장단을 표시하기도 했다. 내용 또한 보다 극에 가깝게 수정하였다. 판소리를 부를 때도 극적인 표현을 특히 강조하였다. 요컨대 김연수는 판소리를 극으로 보았던 것이다. 김연수는 근대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극에 대한 이해가 있었던 데다가, 데뷔 때부터 창극에 관여하여 한 평생을 창극을 하며 살았던 데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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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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