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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오전에 만나는 국악공연들

클래식이나 연극 분야에서 주부를 겨냥한 브런치 공연이 확고히 자리잡은 가운데, 지난해부터 국악에도 브런치 공연이 도입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악 브런치 공연을 선보이는 두 단체인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으로 오전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20일 오전 11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정오의 음악회'가 펼쳐진다. 조정수가 지휘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삽입곡으로 친숙한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관현악을 위한 '뱃노래', 색소포니스트 심상종이 협연하는 '치고이네르바이젠', '색소폰에 의한 판소리 변주곡' 등을 들려준다.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구수한 입담으로 국악기와 국악 작품을 해설하며 이해를 돕고, 관객을 위해 음료와 떡을 무료로 제공한다. 1만원. ☎02-2280-4115,6.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는 27일 오전 11시에 가수 유열의 사회로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다담(茶談)'이 진행된다. 봄비가 백곡을 윤택하게 한다는 절기인 곡우를 맞아 햇차를 하늘에 올리는 의식으로 문을 여는 이날 공연에서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가 초대 손님으로 나와 한복에 얽힌 꿈과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이 만든 한복을 관객들이 직접 입어 보게 한다. 또, 요가 전문가 원정혜로부터 요가를 직접 배우는 시간에 이어 국악 연주자와 재즈 연주자들이 어우러진 단체 '우주낙타'의 연주도 만날 수 있다. 1만원. ☎02-580-3300.

  • 전시·공연
  • 연합
  • 2010.04.20 23:02

[전시] 그림 한 점 사볼까…줄잇는 그림장터

취향에 맞는 여러 장르의 미술작품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각양각색의 그림장터(아트페어)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코엑스에서는 29일부터 아시아권의 첫 사진 전문 아트페어인 '서울포토 2010'이 닷새 일정으로 시작된다. 아직 회화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사진 장르를 특화한 아트페어다. 국제갤러리와 원앤제이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KT&G 상상마당, 갤러리 나우, 갤러리 룩스 등 14개 국내 갤러리와 일본 갤러리 7곳, 스페인 갤러리 1곳 등 국내외 22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220여 명의 작품 1천200여 점을 전시ㆍ판매한다. 올해 한국과 스페인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선정된 스페인에서는 체바 마도즈와 다비드 히메네즈, 후안 마누엘 카스트로 프리에토 등 작가 10명이 참여해 스페인 사진을 소개한다. 명화의 이미지에 자기 얼굴을 입힌 자화상 작업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 모리무라 야스마사의 개인전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도 특별전으로 함께 열린다. 입장료 8천원. ☎02-736-1214마니프(MANIF) 주관으로 매년 봄 열리는 아트페어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도 오는 28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시작된다. 구상과 비구상 작품을 한 데 모은 '2010 아트서울' 전(4월28일~5월3일)과 구상 작품만을 특화해 전시ㆍ판매하는 '2010 한국구상대제전'(5월 4~10일)으로 나눠 신진 유망작가부터 원로작가까지 188명의 작품 2천여 점을 정찰제로 선보인다. 참여작가의 작품 중 100만원 이하의 소품을 따로 모은 부스에서는 1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행사 이름에 걸맞게 과장 명함을 제시하는 관객은 동반 가족까지 무료입장할 수 있다.☎02-514-9292. 이밖에 전국 80여 개 화랑이 참여하는 제5회 서울오픈아트페어(SOAF)도 22~26일 코엑스에서 열려 작가 1천200여 명의 작품 5천500여 점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02-545-3314.

  • 전시·공연
  • 연합
  • 2010.04.20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29)쇼팽과 리스트②

바르샤바 근교에서 프랑스계 아버지와 폴란드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쇼팽은 어려서부터 피아노, 즉흥연주, 작곡에 천부적 재능을 보여 7세에 이미 첫 작품을 출판했고 빈, 독일, 이탈리아로 피아노 연주여행을 다니며 천재의 명성을 떨쳤다. 현란한 기교와 함께 조국에 대한 애국 정서를 피아노로 표현하는 그의 피아노 음악은 특히 폴란드에서 열렬한 추종자들이 생겼으나 러시아 지배에 항거하던 폴란드혁명이 실패하자 바르샤바를 떠나 파리에 정착한다. 피아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며 아마추어와 전문가 모두에게 피아노 음악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주던 쇼팽은 파리에서 음악가 로시니, 마이어베어, 베를리오즈, 리스트, 시인 하이네, 화가 들라크루아 등과 친분을 쌓으며 리스트의 안내로 파리 상류층 사교계에 진출하였다. 당시에는 예술가로 성공하려면 파리 상류층 귀부인들의 공인을 받아야 수월했단다. 예술분야에 대한 그녀들의 입김이 강했다는 얘기겠다.헝가리에서 태어난 리스트는 아마추어 음악가였던 아버지에게 6세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빈으로 이사한 뒤에는 베토벤의 제자 체르니(Karl Czerny, 1791~1857)에게 피아노를,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825)에게 음악이론과 대위법을 배웠다. 11세 때 이미 공공 연주회에서 청중들을 경탄시킨 그는 이듬해 파리로 이주하여 작곡과 이론을 더욱 열심히 공부하였다. 쇼팽보다 먼저 파리 상류층 사교계에 등장했던 그는 피아노 비르투오소로서 화려한 경력을 쌓기 시작하며 상류층 귀부인들과의 공공연한 연애사건으로도 유명해졌다. 이른바 팬 그룹을 몰고 다니며 스타로서의 인기를 누렸던 것이다. 이 때쯤 리스트는 같은 피아니스트인 쇼팽을 파리 사교계에 소개했다.리스트는 슈만 부인 클라라와 더불어 피아노 연주시 악보를 온전히 다 외워서 연주하는 첫 피아니스트로서도 유명하다. 그들 때문에 피아노 연주는 악보를 다 외워서 연주해야 하는 관례가 생긴 셈이다.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Nicolo Paganini, 1782~1840)의 환상적인 바이올린 기교에 감명받은 리스트는 파가니니가 이룬 바이올린에서의 전설적 비르투오소 업적을 피아노에서 이루고자 피아노의 기교를 한껏 발전시켜 '피아노 황제'라는 칭호를 듣는 것이다.리스트는 피아노 비르투오소로서 뿐만 아니라 클래식의 새로운 장르인 교향시(Symphonic Poem)를 탄생시켜 클래식에 큰 공헌을 했다. 문학적 내용을 교향악에 담고자 하는 생각에 시적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교향곡의 틀을 벗어난 교향악에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교향시를 창안한 것이다. 교향시는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교향악으로 표현하는 한 악장으로 된 표제음악으로, 문학에 비유하자면 교향악 '시(詩)'이다. 대개 그림, 연극, 시, 풍경 등을 표현하며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아예 작품 제목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괴테의 <파우스트>, 단테의 <신곡>을 읽고 영감을 받아 똑같은 제목으로 리스트는 교향시를 작곡했고, 교향시 <오르페우스>는 리라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오르페우스가 그려진 루부르박물관의 에트루리아 꽃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낭만 가득한 리스트! 그의 교향시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는 바그너의 총체예술 음악극에 비견되기도 하니 바그너를 비롯한 많은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그는 풍부한 낭만을 물려준 셈이다. 낭만을 너무 과하게 물려준 셈인가? 있는 얘기, 입 방앗꾼들처럼 리스트와 바그너에 얽힌 스캔들을 얘기해 보자면, 리스트의 딸 코지마는 바그너와 사랑에 빠져 지휘자이던 남편 한스 폰 뷜로우를 떠나 바그너와 결합했다고 한다. 한스 폰 뷜로우는 바그너의 제자였으니 바그너는 제자의 아내를 사랑했던 것이다. 자신의 오페라 단원이었던 첫 부인 미나가 세상을 떠난뒤 4년 후 정식으로 결혼하고 부부가 되는데, 그 때 이미 3명의 자녀가 있었단다. 부운같은 세상사에 회한을 느껴서이었을까? 리스트는 52세 때 카톨릭의 프란체스코 수사 서품을 받아 몬테카를로 마돈나 델 로사리오 수도회에 들어가 진지한 성찰의 삶을 살며 <그리스도가 탄생하시다> 등 많은 종교음악을 작곡하였다. 리스트의 명성은 그 후로도 더욱 높아져 60세 때는 헝가리 왕실의 고문으로 초빙되는 명예도 누렸다.'피아노 시인' 쇼팽과 '교향악 시인' 리스트는 고국 폴란드와 헝가리를 떠나 파리에서 우정을 나누며 음악으로 시를 썼던 음악시인들이었다. 클래식을 즐기려면 쇼팽과 리스트 음악을 들으라고 했다던가? 그들 음악을 듣노라면 한 편의 시를 귀로 읽는 듯한, 햇볕 따뜻한 봄날에 아름다운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인 것을….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4.20 23:02

[전시] '느닷없는 전람회' 여는 김충순씨

지금까지 장르를 나눈 것은 화가들이나 작가들이 아닌, 이들에 기생해서 사는 '뻥론가'의 만행이라고 외치는 미술가. 그래서 뭐든지 손에 걸리는 대로 작업을 해 온 그는 이번에도 이것저것 선을 보인다. 한 가지 더 추가된 게 있다면 나무 작업. 괴팍하지만 순한, 그리고 가끔 마음씨 좋을 때도 있는 제페토 할아버지로 '미나리(美拿里) 미술가' 김충순씨(54)가 돌아왔다."화랑 벽에 정갈하게 간격 맞춰 작품을 걸고 할로겐 불빛의 반사경 각도를 조정하고, 텅 빈 예배당 같은 고요함 속에 하이힐 소리만 또각또각 울리는…. 그런 전시는 아니에요. 이상할 것 까진 없지만, 뭐랄까…. 완성도가 떨어진다고나 할까요?"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시각으로 본다면, 이상한 전시다. 21일부터 5월 15일까지 전주시 효자동 효자동성당 맞은편 미나리작업실과 미나리화랑에서 열리는 그의 스물다섯번째 개인전 '느닷없는 전람회'는 "봄인데, 화들짝 재미있는 사건도 없고" 해서 열게 된 전시다."어두컴컴한 곳에서 문 걸어 잠그고 작업하거나 야행성으로 비밀스럽게 작업하는 게 아니고, 낮 동안 부지런히 작업하고 놀고 먹고 떠들고 생활하다가 저녁이면 집에 가서 아내와 함께 연속극 보는 사람이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요. 훤히 보이는 주방에서 조리돼 나오는 요리를 믿고 먹듯이 작가의 생활도, 제작되는 그림도, 팔려나가는 그림값도, 화들짝 뒤집어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란 요즘 하는 정치하고는 달리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해요."김씨는 "걸려있거나 놓여있는 작품이 작가 성격대로 작업실 분위기처럼 어수선한 채 널려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시장과 작업실이 함께 붙어 있고, 전시되는 작품들은 완성됐다기 보다는 제작이 진행 중인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리오네트 인형. 파리에서 공부하던 시절 지하철 입구나 공원에서 공연하는 걸 보며 언젠가 저런 인형 하나쯤은 내 손재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 언젠가를 기다리다 영감이 된 지금에서야 톱과 대패를 들었다"고 말했다.목재소에 쌓여있는 자투리 토막들을 골라내어 몸통·머리·팔·다리를 자르고 맞췄다. 마구잡이로 덤벼드는 성격에 한동안 앓아누었었지만, 새로운 일은 늘 그를 흥분시킨다. 흙으로 테라코타도 만들고 입체 조형물을 만들기도 많이 했었지만, 움직이는 팔다리를 매만지며 세우고 앉히고 눕히다 보니 여느 입체작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는 "피노키오의 제페트 할아버지의 마음을 가늠해 보면서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생각보다 시간 소비를 많이 한 건 인형의 머리카락을 만드는 일. 스킬자수를 하며 털실을 잡아 꿰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그였지만,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스킬자수를 꺼내놓고 머리털을 만들었다.철없던 젊은 날에는 그룹전도 많이 했지만, "남들이 차려놓은 무대에 나가 빽댄서 노릇이 하기 싫어" 10여 년 전부터는 개인전만 해왔다. 그는 "지금까지 한우물을 판 건 의지가 대단해서가 아니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하던 짓만 했더니 평생 나의 일이 됐다"며 "이번 전시는 내가 즐겁게 일하는 걸 보여주는 전람회"라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4.20 23:02

[전시] 함평나비축제서 '나비작가' 미술작품 본다

나비를 그려 인생과 사랑, 비상의 꿈을 표현해 온 여류작가 3인의 작품이 함평나비대축제에서 전시될 예정이어서 나비 축제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나비를 모티브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 온 황선화, 최미남, 김현정 작가는 오는 23일부터 내달 9일까지 전남 함평에서 열리는 함평나비대축제 행사장에서 대표작 130여점을 공개한다. 능소화와 나비를 소재로 화려하고 독창적인 색감의 동양화를 선보여 온 황선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표작 '능소화-나비의 사랑'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사랑을 표현한다. 꽃이 시들지 않고 떨어진다고 해 '지조의 꽃'으로도 불리는 능소화에 사뿐히 내려앉은 아름다운 나비는 '바라보는 사랑'과 '변하지 않는 사랑' 등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들 작품은 돌가루인 분채와 석채를 섬세하게 다져 쌓아올리는 작업을 통해 나비와 꽃에 고도의 입체감을 부여함으로써 환상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등에서 다수 입상한 황 작가는 "꽃이 나비인지 나비가 꽃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구성을 통해 물아의 경계를 넘어 사랑하는 나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비의 꿈'을 주제로 뉴욕과 도쿄 등에서 9번의 개인전을 연 김현정 작가는 작품 속 나비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날아오르고자 하는 꿈을 표현한다. 나비박물관 학예연구팀장을 역임한 최미남 작가도 힘없는 곤충이지만 아름답고 신비하며 우아한 세련미를 뽐내는 나비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보여줄 예정이다. 함평군은 "올해 처음으로 '나비작가'를 초청해 곤충 나비는 물론 예술 속 나비도 관람할 수 있게 됐다"며 "나비작가들이 그려내는 오묘한 색채의 나비를 보며 상상과 환상에 빠져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제12회 함평나비대축제는 꽃과 나비, 곤충을 소재로 한 전시.문화.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17일 동안 함평엑스포공원에서 열린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4.19 23:02

[공연] 한 편 가격으로 두편 감상…햇살 따뜻한 봄 오페라 관객 입문하세요

2008년 전북에서 초연된'쟌니 스키키'는 대작만을 올려오던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처음으로 꺼내든 '소극장용 오페라'였다. 희가극이기도 하지만, 전북지역 상호나 사투리를 살려 무겁지 않은 오페라로 대박을 터뜨렸다. 2009년에 올린 '버섯피자'도 마찬가지였다. 실용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에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면서 '소극장 오페라'의 붐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올해는 푸치니 오페라 '쟌니 스키키'와 시모어 바랍의 오페라 '버섯피자'를 한 무대에서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5월 7일 오후 7시, 8일과 9일 오후 3시·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는 호남오페라단 제32회 정기공연. 1시간 분량의 단막 희가극 두 편이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올려지는 이번 공연은 한 편 가격으로 두 편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지난 16일 제작발표회를 가진 호남오페라단 조장남 단장은 "이 두 편을 공연하면서 청소년과 일반 관객들이 희가극과 소극장을 가깝게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지난 공연은 극장이 협소한 감이 있어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공식적으로 올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쟌니 스키키'는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로 인간의 욕망을 그리는 푸치니의 마지막 작품. 멜로디만 들어도 친근한 소프라노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장성일 전북대 외교수가 '쟌니 스키키'에, 오임춘 군산대 교수와 이경선 군산시립합창단원이 '라우레타'에, 이성식 호남오페라단 상임단원이 '리누치오'에 캐스팅됐다.'버섯피자'는 현대오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 시모어 바랍의 작품. 만남과 사랑, 배신과 질투,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프닝을 코미디 형식의 연극적 요소와 이태리 벨칸토 선율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호남오페라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식(포르마죠) 고은영 송주희(불룹뚜아) 김재명(스코로피오) 이은선씨(포피아)가 출연한다.두 편 모두 예술성 있는 노래와 다이나믹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관객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말로 번안해 올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에 출연했던 가수들이 대부분 재캐스팅돼 완성도가 높다.조단장은 "전반기에는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서도 볼 만한 오페라로 소극장 오페라를 제작하고, 하반기에는 그랜드 오페라를 하기로 했다"며 "올 하반기에는 푸치니의 '토스카'나 호남오페라단이 창작한 '흥부와 놀부' 중 하나를 올리려 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4.19 23:02

[전시] 2010 모양과 모양전, 22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선배가 곧 하늘이었어요. 선배 때문에 미술 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죠. 그림 안 그린다고 많이 맞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애정이 있었다는 말이더라고요. " (조상현씨)"작고한 김치현 선생님이 학교 선생님이셨죠. 미술실에서 퍼질러 자고 있으면, 수업 안 들어가냐며 호통을 치곤 하셨습니다. 덕분에 발로 채이기도 하고요.(웃음)" (김용태씨)지난 16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제3회 모양과 모양전' 개막식. 고창고등학교 미술부 선·후배들 모임인 모양과 모양회는 고창의 옛 명칭인 '모양(牟陽)'과 형상을 뜻하는 '모양(造形)'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서양화·동양화·조각 등 장르와 활동지역 불문하고 한데 모인 끈끈한 자리.올해 참여작가는 김수현 김용수 임병남 조병완 유승옥 이철재 오만록 최덕호 이의성 조상현 오평석 김용태씨.이철재씨는 수집한 2500여 장의 로또에 인두로 버스를 기다리는 군상을 담은 '빠지게 기다리다'를 내놓았다. 이씨는 "서울은 집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길바닥'에 몇 시간씩 버리고 다녀야 한다"이라며 "로또를 사는 일이 부를 위한 서민들의 각박한 기다림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김수현씨는 청동으로 만든 '사색'으로 명상의 깊이를 더해준다. 군더더기 없는 표현으로 고독한 영혼을 드러내 침묵의 시간을 연상케 한다.백호 해를 맞아 조병완씨는 붉은 바탕의 호랑이를 선보였다. 허공을 향하는 호랑이의 눈동자는 허무하면서도 익살스럽다.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을 받아 열게 된 이번 전시는 22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4.19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28)학식 높았던 명창 김연수(6)-임방울과 김연수

김연수는 임방울보다 2년 늦게 태어났다. 판소리계에 데뷔한 것도 임방울이 1929년이었던 데 비해서 김연수는 데뷔 연도가 분명치 않지만, 상경하여 조선성악연구회에 가입하고 정정렬에게 판소리를 배운 뒤라고 한다면, 1935년이나 1936년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데뷔 시기도 임방울보다 6~7년이 늦다. 데뷔 시기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데뷔의 과정이다. 임방울은 상경과 함께 바로 크게 이름을 날려 방송 출연, 음반 제작 등으로 이어지는 활동을 하였다. 이른바 스타 탄생이라고 할 만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김연수의 데뷔 과정은 스타 탄생이라고 할만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임방울과 김연수는 굉장한 라이벌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들에 얽힌 일화도 많다.김연수는 임방울에 비해 목이 좋지 않았다. 임방울은 남자 목소리로는 최고로 치는 목을 가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임방울은 아무렇게나 해도 소리가 된다고 했다. 그런데 김연수는 목이 나빴다. 거친 수리성을 가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곱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운 목소리를 가졌던 것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 김연수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대단한 목소리인 것은 분명하다. 오랜 수련 끝에 얻을 수 있는 단단하고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를 김연수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역시 거친 점이 문제였다. 또 임방울은 학식이 거의 없었는데, 김연수는 신식 교육을 받을 만큼 받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임방울은 소리를 논리적으로 따져서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자신의 감성대로 불렀다. 김연수는 역시 학식이 풍부한 사람답게 소리를 논리적으로 따져가면서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김연수는 '이면에 맞게 소리를 해야 한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런 태도에 대해 임방울은 "이면 찾다가 소리 망친다."고 했다. 그러니까 임방울과 김연수는 단순한 라이벌 관계가 아니라, 소리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었다.그런데 청중들은 임방울의 소리에 환호를 보냈다. 김연수는 그것이 아마도 상당히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임방울과 김연수는 같은 무대에 잘 서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가끔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었던 모양이어서, 임방울과 김연수에 얽힌 이야기들이 더러 전해온다.한 번은 임방울과 김연수가 같이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연수의 심술이 발동을 했다. 소리꾼은 우렁을 먹으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는 김연수가 우렁회를 사가지고 와서 임방울에게 권했다. 임방울은 우렁회를 맛있게 먹었다. 마침내 임방울이 소리를 할 차례가 되었다. 우렁회를 먹었으니 임방울의 목소리가 안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임방울의 목소리는 평상시나 다름없이 잘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 목소리를 들은 김연수는, "목 좋은 놈은 우렁을 먹어도 잘 나오네."하면서 투덜거렸다고 한다.한 번은 또 남원에서 이들 둘이 공연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많거나 이름 있는 명창이 제일 나중에 무대에 나오는 것이 관습으로 되어 있다. 김연수가 임방울보다 나이가 적었기 때문에 이때도 김연수가 먼저 소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연수는 소리를 길게 끌다가 끝날 시간이 다 되어서야 소리를 마치고 들어갔다. 임방울이 다음에 나왔지만 소리를 할 시간이 없었다. 예전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있었기 때문에 11시 반 이전에는 공연을 끝내야 했다. 청중들이 난리가 났다. 임방울의 소리를 못 들었으니 공연 시간을 연장하라고 아우성을 쳤다. 어쩔 수 없이 경찰서장이 나와 특별히 허가를 해주어 공연 시간을 연장하고 임방울의 소리를 들은 뒤에 공연을 끝냈다고 한다.이런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여기서 따질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런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으며, 그럴 듯하게 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두 사람 사이가 묘한 긴장 관계 속에 있었다는 것을 뜻하고 있기 때문이다.생전에는 아무래도 김연수는 임방울만큼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사후에 김연수의 소리는 점점 세력을 키워 마침내는 우리나라를 판소리를 대표하는 소리가 되었다. 임방울 사후에 임방울의 소리가 전승이 끊어지다시피 한 데 비하면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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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4.19 23:02

클래식 공연장이 다양해진다

"앗, 여기서도 클래식 공연을?"클래식 공연은 보통 많은 건축비가 들어간, 잔향이 좋은 콘서트홀이나 체임버홀에서 열리기 마련이지만, 요즘 이런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최근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이고, 연극 전용 소극장, 야외 공원, 심지어 길거리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클래식 공연이 열리고 있다. 14일 낮 명동 입구에서는 때아닌 길거리 피아노 공연에 행인들이 걸음을 멈춰 섰다. 피아니스트 지용이 주인공으로 나선 이날 깜짝 공연은 '스톱&리슨(Stop&Listen)'이라는 제목으로 30분가량 펼쳐졌는데, 지용은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 등 친숙한 곡들을 선사해 큰 호응을 받았다.앞서 지난달에는 연극이 주로 올라가는 대학로 소극장에서 이색 클래식 공연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소란(Fouillis)'이라는 주제 아래 26-28일 대학로에 자리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펼쳐진 당시 공연에서는 중견 첼리스트 양성원이 설치미술가 배정완과 의기투합, 콘크리트가 노출된 소극장을 배경으로 클래식 선율과 빛이 섬세하게 반응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연주곡목은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소나타였다. 클래식 음악에는 완벽하게 어울리지 않는 소극장이라는 이질적인 공간이었지만, 이날 극장을 찾은 관객은 음악에 몰입하는 집중력이 오히려 높아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달 19일부터 매달 한 차례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서울시향 오박사의 재미있는 클래식'을 진행하고 있다. 오병권 서울시향 공연기획 자문위원이 해설을 맡아 정오에 선보이는 이 공연은 점심을 하러 나온 광화문 직장인들을 겨냥한 것이다. 서울시향 단원들의 연주와 함께 클래식 감상법, 악기의 특징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미술관도 음악가들의 단골 행선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연주자들로 구성된 세계적 실내악단 이무지치, 빈소년합창단은 지난 1월 내한공연 당시 '앤디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열리고 있던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 음악을 들려줘 관람객의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이밖에 내달에는 야외 공원에서 클래식 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BBC 심포니오케스트라는 내달 15일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 야외무대에서 내한공연을 펼친다. 광폭 마이크를 써야 해 섬세한 음향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야외에서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자유롭게 음악을 감상하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래식 역사가 오래된 서구에서는 이처럼 콘서트홀을 벗어난 연주회가 드물지 않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은 피라미드 섹션의 오디토리움에서 매년 약 60회의 연주회를 개최,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젊은 음악인들을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파크 콘서트 역시 공원이 시민 생활의 한 부분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흔한 일이다. 세계적인 클래식 축제인 영국의 'BBC 프롬스(PROMS)'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공연이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리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음악계에서는 국내 클래식 공연장이 다변화되는 최근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용의 거리 연주회를 기획한 공연 기획사 크레디아 관계자는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화되는 것은 그만큼 클래식 저변이 확대됨을 의미한다"며 "정형화된 콘서트홀을 벗어나 거리나 공원 등 일상 공간에서 접하는 클래식은 클래식 음악이 지루하고, 근엄하다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4.16 23:02

[공연] 뜨락에서 맛보는 '흥보가' 완창발표회 등

▲ 뜨락에서 맛보는 '흥보가' 완창발표회17일 오후 2시 덕음산 앞 마당남원시 신촌동 44번지에 자리잡은 덕음산 앞 마당. 전북도립국악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공주씨가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갖는다. 강도근 명창 문하에서 소리를 시작, 목구성이 남다르고 기초가 튼실하다는 평을 받아온 김씨는 국립민속국악원 소주호씨와 함께 부부명창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고수는 권혁대씨.▲ 리듬의 무한신명17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타악연희원 아퀴가 기존의 타악 무대와는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전통타악을 바탕으로 하지만, 비디오와 퍼커션 아트 퍼포먼스를 더해 시원하면서도 강렬한 무대를 펼쳐낸다. 대고의 웅장한 울림을 느낄 수 있는 '라이징 썬', 동해안 별신굿장단을 기초로 파도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그려낸 '블루오션', 물을 이용한 퍼포먼스 타악 '굿타-Good打', 쥐불놀이의 시각적 느낌을 극대화한 '붐스틱' 등.▲ 바람 바람 바람18일 오후 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전주필하모닉색소폰앙상블의 다문화가정 초대음악회 '바람 바람 바람'.전주필하모닉색소폰앙상블은 색소폰의 아름다운 화성을 추구하는 연주인들의 모임으로 소프라노, 앨토, 테너, 바리톤 등 네 종류의 색소폰으로 편성돼 있다. 소프라노 이은희 전북대 교수가 특별출연, '아리 아리랑'을 협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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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4.16 23:02

[전시] 전북 미술 원로작가 초대전 등

▲ 전북 미술 원로작가 초대전 '꽃 피고 새 울면…'18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전북 미술 원로작가 초대전은 올해가 4회째. 참여작가는 하반영 전병하 박남재 권경승 장령 조윤출 이승백 박종남 김종범 최상기 홍순무 권병렬 임동주 원창희 박민평 김영성 방의걸 이용휘 최종인 정승섭 소병순 김윤태 임섭수씨 등. 한국화, 서양화, 서예 등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68세 이상 원로작가 중 전라북도전 초대작가를 초대, 출품작 대부분이 최근작들로 긴장감이 느껴진다.▲ 김영란씨 초대전 '일상 위를 걸어보다'30일까지 갤러리 공유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일상에 대한 확대경. 자연 앞에 선 인간은 미약한 존재다.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을 떠올리는 듯한 크기의 사람이 등장, 벚꽃나무 사이로 바쁘게 걸어가는가 하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치는듯한 자작나무 아래 앉아 물끄러미 바라본다. 상감기법을 차용했으며, 캔버스에 아크릴 가루와 물감을 섞어 파스텔톤 색상을 연출한 점이 돋보인다.▲ 장동국 '전통과의 만남전'19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전통과 현대의 접목시킨 흙의 숨소리를 담은 작품전이다. 황갈색, 순금을 칠한 것은 새로운 기법. 전통 기법 에 흙과 불의 아름다운 조화를 선물한다. 분청에서 삼강기법, 박지기법을 더하고, 전통문양, 목단, 연꽃, 학, 호랑이 등을 새긴 5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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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4.16 23:02

[전시] 조각가 황순례씨, 4년만에 세상나들이 '바람소리' 展

"이리 와봐요. 내가 좋아하는 장소 보여줄 테니까."15일 완주군 이서면 용서리 546-5번지 정농미술문화공간을 찾았다. 황순례 전주대 도시환경미술학과 교수(63)에 의해 끌려나간 곳은 테라스. 나무 의자에 다가서니 꽃망울을 터뜨리기 전의 환한 배꽃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있으면 행복해. '배 아저씨'가 이맘 때쯤이면 배꽃이 핀다 해서 개막식 하는 건데. 하늘이 나를 안 도와주네.(웃음)"황 교수는 2006년 정농미술문화공간을 지었다. '벽에 걸다전'에 이어 4년 만에 갖는 '바람소리전'."나는 학교와 집 밖에 몰라요. '돌쟁이'는 마음을 비워야 돼. 작품 하나 만들려면 첫 감동을 오래 유지해야 하는데, 지치고 힘들고 짜증나죠. 내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건 기억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오해도 많이 샀죠. 사람 이름 특히 기억 못해요."고집스럽게 혼자 작업하는 그를 위로해주는 건 자연이었다. 2006년 덕진연못에 핀 연꽃을 보면서 생명체의 은밀한 움직임에 감동을 받았다. 소리가 스치고, 소리가 들리고, 소리가 보이는 찰나의 여운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수한 연잎을 만들었다."연잎은 줄기와 잎이 많다 보니까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돌은 무겁고 투박하잖아요. 연잎을 단순화시키면서 크기는 오히려 커졌죠. 무겁고 단단한 대리석이 가볍고 연약해보이는 연잎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감히 내 생애 최고의 기량이라고 자부합니다."94년부터 시작해 2006년에야 비로소 손 턴 작품도 있다면서 '돌쟁이'는 미련하지 않으면 절대 못하는 일이라고 했다."30대엔 세계 최고의 작가가 되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습니다. 참 교만했죠.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셋이나 낳다 보니 50대가 돼 있는 거에요. 아뿔싸! 살 날이 얼마 남았구나 하는 다급한 마음에 정말 작업만 했습니다. 나중엔 그냥 원로작가나 돼자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70대가 되려면 10년 가까이 남았는데, 열심히 놀아도 버틸 수 있으려나 몰라요.""가지고 있는 돌을 다 쓰고 나면 노동은 이제 그만 해야겠다"는 그는 "앞으로 정농미술문화공간이 전업작가들을 위해 올바르게 쓰여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예술에서 영원을 읽듯 모두의 가슴에 영원이 담기길 바라는 마음의 여운이 길게 남았다. 전시는 5월14일까지 계속된다. 군산 출생인 그는 홍익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국미술협회, 한국여류조각회, 홍익조각회, 전북조각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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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4.16 23:02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이제 신동(神童)이라는 소리를 듣기보다는 함께 무대에 서는 오케스트라 단원, 연주자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음악가'로 불리기를 원합니다."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위해 현지를 방문한 사라 장(장영주.29)은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연주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전 세계의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 어느 곳에서 연주해도 빠짐없이 고국의 동포들이 찾아와 성원을 해주신다"면서 "한국에 계시는 팬들 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시는 동포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라 장은 9세 때 미국 링컨센터에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15세 때 세계 3대 오케스트라(베르린 필, 빈 필, 뉴욕 필)와 공연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미국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는 2006년 '차세대 여성지도자 2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는 오는 16일과 17일 홍콩 문화센터 콘서트홀에서 안드레아스 델프스의 지휘로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다음은 사라 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홍콩에서 공연하게 된 소감은. ▲홍콩에서는 2005년 이후 5년만에 공연을 하게 됐다. 홍콩은 매우 다이내믹한 곳이다.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홍콩 출신 뿐 아니라 서양인, 중국인 등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분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홍콩 공연에서는 부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하게 된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브람스와 쇼스타코프비치의 음악을 즐겨 연주한다. --9살 나이에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음악의 신동'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등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그냥 '음악가'로 불리기를 원한다. 같이 무대에 서는 오케스트라 단원, 연주자들과 호흡을 함께 하는 음악가로 불리기를 원한다. --전 세계를 순회하면서 왕성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1년 중 6개월은 미국에서, 5개월은 유럽에서, 나머지 한달은 아시아 등지에서 연주활동을 한다. 특별한 건강관리 비법은 없다. 수영과 다이어트를 하는 정도다.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비타민과 한약을 먹고 있다. 긴장하면 아프지도 않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서도 순회공연을 했는데, 올해는 한국 공연 계획이 없나. ▲오는 9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계획이다. --한국의 음악 수준은 어떻다고 보나. 또 고국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외국의 연주자들은 한국에서 공연을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청중들의 수준이 매우 높다. 한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미국 줄리아드 음악학교에 대거 입학할 정도로 음악가들의 수준도 높다.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 회관이 운영하는 연주 관련 프로그램도 훌륭하다. 한국에서 공연하는 오케스트라만 해도 뉴욕 필, 베를린 필, 빈 필 등 세계적 오케스트라들이 주류를 이룬다. 세계 어느 곳에서 연주해도 빠짐없이 고국의 동포들이 찾아와 성원을 해주신다. 한국에 계시는 팬들 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시는 동포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한국에도 '제 2의 사라 장'을 꿈꾸는 수많은 젊은 음악도들이 있는데. 훌륭한 음악가가 되기 위한 비결은. ▲비결은 물론 없다. 다만 재능과 본인의 노력, 도와주는 팀 등 3박자가 맞아야 한다. 나의 경우 메니지먼트를 해주는 팀이 음악계에 입문할 때부터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소망이 있다면. ▲김연아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봤다. 너무나 훌륭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뻤다. 다만 피켜 스케이팅 선수의 경우 저렇게 멋진 연기를 나이가 들면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반면 연주자의 경우 악기를 다룰 손만 건강하다면 40∼50대까지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연주를 할 수 있다.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세계의 팬들에게 훌륭한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작고하신 스승인 아이작 스턴처럼 차세대들을 키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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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4.15 23:02

[공연] 요요마와 떠나는 실크로드 음악 기행

실크로드는 동서양의 문화를 잇는 역할을 했던 옛 무역로를 뜻한다. 13세기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의 문물을 섞이게 한 이탈리아 무역상 마르코 폴로가 있었다면, 현대 음악계에는 천재 첼리스트로 불리는 요요마가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중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뒤 4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요요마는 다국적 성장 배경, 끊임없는 탐구정신으로 클래식 음악가로는 드물게 전세계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음악가로, 소니뮤직 전속 아티스트로서 지금까지 70여 장의 음반을 내고 15차례나 그래미상을 받기도 했다. 음악과 인문학을 동시에 공부한 그는 끊임없는 탐구 정신과 열정으로 1998년부터는 음악을 매개로 동서양의 문화를 잇는 대장정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한국을 비롯해 중국, 몽골, 이란, 인도, 터키, 우즈베키스탄 등 옛 실크로드 지역에 위치한 국가의 음악가들을 모아 '실크로드 앙상블'을 구성, 서양의 클래식과 팝, 동양의 민속음악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하며 음악을 통한 동서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실크로드 앙상블의 지금까지의 주요 활동으로는 25개국에서 400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참가해 1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스미스소니언 민속문화축제(2002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 콘서트(2005년), 2006-2007년 시카고 전역에서 펼쳐진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2004년 6월 첫 공연을 해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는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이 18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번째로 내한공연을 펼친다. 페르시아 전통 민요에 기반한 '비상(飛上)'과 터키 작곡가 아흐메드 사이군의 '첼로를 위한 파르티타' 등으로 이뤄진 '실크로드 모음곡'과 함께 '뱃노래', '흥보가' 등 한국적 선율의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한국 예술가로는 장구 연주자 김동원과 가야금 연주자 김지현이 실크로드 앙상블단원으로서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이 해외 유명 음악가들을 초청해 꾸미는 월드 아티스트 시리즈의 첫 번째 공연이다. 6만-16만원.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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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4.15 23:02
문화섹션